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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1장

경가네 공관. 하람은 이미 주방에 시켜 한상 가득 맛있는 음식들을 차려 놓았다. 대부분의 음식들은 진몽요가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진몽요는 식탁을 보며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는다는 건 매우 좋은 일임을 느꼈다. 그녀의 마음을 따듯하게 만들어 주었다.

  경성욱은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고 경소경은 당연히 그의 행방을 묻지 않았다. 진몽요는 하람에게 물었다. “어머님, 아버님은 어디계세요? 아직 안 오셨나요?”

  하람은 경소경의 눈치를 봤다. “서재에 있을거야 아마… 소경이가 만나면 기분 안 좋을까봐 숨어 있는 것 같아. 내가 말했는데도 소용없네. 몽요야, 네가 소경이랑 같이 가서 불러올래?”

  경소경은 계속 고집을 피웠다. “난 안가요, 꼭 밥 먹어 달라고 부탁하는 거처럼. 먹을거면 내려오고 안 먹을거면 말겠죠.”

  진몽요는 슬쩍 그의 발을 밟았다. “무슨 말이에요? 아까 오는 길에 나랑 얘기했잖아요. 얼른요, 같이 가요!”

  경소경은 진몽요를 거절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그녀와 함께 올라갔다. 서재 앞, 그는 들어갈 생각이 없었는지 문 앞에 서 있었고 진몽요는 그에게 강요하지 않고 문을 두들겼다. “아버님, 식사하세요. 저랑 소경씨 왔어요.”

  경성욱은 빠르게 서재 문을 열었고 얼굴엔 선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그래, 금방 내려가마.”

  경소경은 바로 뒤를 돌아 내려갔고, 진몽요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따라 내려갔다.

  경성욱은 바로 내려와 자리에 앉았고, 다같이 앉으니 마치 화목한 가족 같았다. 하지만 사실상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고 왠지 모르게 오묘했다. 진몽요는 분위기를 어떻게 띄울지 몰라 고개를 숙인 채 젓가락만 씹고 있었다. 만약 앞으로 여기서 식사할 때 매번 이런 분위기라면 그녀는 다시 오고싶지 않았다…

  하람은 진몽요에게 음식을 집어주었다. “몽요야, 앞으로 소경이랑 자주 오렴.” 그녀는 지금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진몽요 밖에 없었다. 만약 진몽요가 중간에 없었더라면, 경성욱과 경소경이 한 식탁에서 밥 먹는 일은 아마 없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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