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581 - 챕터 590

1359 챕터

제581장

이 문제가 나오자 자칭 고모인 중년 여성은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중요한 질문이네. 내가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널 찾아왔어. 이 분은 네 할머니잖아? 네 아빠가 없으니, 너한테도 부양권이 있잖아. 나혼자 키울수는 없지. 예전에는 네가 어려서 그럴 의무가 없었지만 지금은 너도 시집갔고, 게다가 부잣집에 갔으니, 네 할머니도 같이 누릴 자격이 있지 않겠니? 네 할머니는 네 아빠랑 달라. 네 아빠가 죽어도 진함 그 여자랑 살아야 된다고 했어서 그렇지 우리랑은 아무 상관없어.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부양했는데, 최근에 네 할머니가 또 작은 교통사고를 당해서, 연세가 있으시니 쉽게 회복이 안되지. 벌써 한 달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못 걸으셔. 다리가 많이 불편하셔서. 내 아들은 지금 대학 다니는데 곧 졸업할거야. 여자친구도 있고, 그래서 집사고 결혼도 해야되는데 내가 도저히 다 못하겠지 뭐니. 그래서 널 찾아와서, 할머니 네가 키울 수 있는지 상의하려고 왔어. 지금까지 너도 잘 쉬지 않았니?”  이 여자는 지금 이 할머니를 자신에게 버리고 가려는 걸 온연은 알아챘다. 논리대로라면, 그녀가 신경을 써야하는 건 맞다. 이 고모의 옷 차림새를 보니 가난해 보이지는 않았다. 심지어 휠체어에 앉아있는 노부인도 꽤나 차려 입고 있어 돈이 없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도저히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노인을 부양할 수 없었다. 내일 낮에 가게문도 열어야 하고, 저녁이 되야 퇴근할 수 있었다. 나중에 좀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간 다음에, 보살 필 사람을 찾아야했다. 지금 당장 안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가게에서 이 모든 걸 감당한 충분한 돈을 벌려면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했다.  결론적으로 그녀는 이런 일을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어렸을 때 아빠가 살아 있었을 때는 그가 모든 걸 대신해주었다. 나중에 목정침과 함께하게 되었을 때도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큰 일을 처리해본 적이 없어 갑자기 닥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랐다. 그 순간 그녀의 머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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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장

역시, 아까 그 고모가 한 말은 거짓말이었다. 그들은 항공사고를 몰랐던 게 아니라, 온연을 데려갈 생각이 없었던 것이었다.  듣고 보니 당시에 그 일은 큰 이슈였음이 분명했다.  온연은 탓하지 않고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그때 일은, 아빠 때문이 아니에요. 아빠는 잘못 없어요. 그때 그 많은 목가네 사람들을 해치지도 않았고. 자세한 건 말씀드릴 수 없지만, 아빠가 결백하다는 것만 알아 두시면 돼요. 저는 이미 목가네를 떠났어요, 지금은 혼자서 디저트 가게를 하고 있는데 많이 벌지는 못해도 저희 두사람이 먹고 살 정도는 될 거예요. 나중에 더 큰 집으로 이사도 가고 요양사도 붙여 드릴게요. 저는 아침에 일찍 출근하고 저녁 늦게 퇴근해서 도저히 어르신을 봐드릴 수가 없어요. 이해해 주세요.”  노부인은 그때 항공사고에 대해서 더 묻지 않았다. 아마 언급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어쩐지 이런 곳에 살더라니… 목가네를 떠났구나. 네가 날 받아주고, 밥도 주고, 사람까지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해. 어떻게 너한테 직접 해달라고 하겠니? 네가 어렸을 때 난 널 키우지도 않았고, 본 적도 없는데, 바닥에서 자라고 해도 난 할 말이 없지.”  바닥에서? 어떻게 노부인한테 바닥에서 자라고 할 수 있을까? 온연은 이런 어르신과 만나본 적이 별로 없어서 어울리긴 힘들겠지만, 이제 이곳에서 살게 됐으니 어쩔 수 없이 함께해야 했다. “바닥에서 주무실 일 없으니까 걱정마세요. 집 바꾸기 전까지는 제가 소파에서 자고 어르신은 침대에서 주무세요. 무슨 일 있으면 부르시면 돼요. 다리는 어떠세요? 회복할 수 있는건가요?”  노부인은 자신의 둔한 두 다리를 쳤다. “할 수 있어. 좀 시간이 걸릴 뿐.”  시간도 늦었으니, 온연은 노부인에게 자기전 인사를 건냈다. 그제서야 그녀는 소파에 누웠고머릿속엔 오만가지 생각이 가득했다. 갑자기 나타난 가족이니, 앞으로 천천히 익숙해져야 했다. 그래도 자신의 친할머니이니 아빠를 대신해서 효도한다 생각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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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장

그녀는 주춤거리며 조수석에 탔다. “불만 있어서 전화 끊은 거 아니에요. 정말 너무 바빴어요.”  목정침은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 “뭐가 바쁜데? 잠 잘 시간도 없었어? 나한테 해명해봐, 앞으로도 시간 없을 거라는 말 무슨 뜻이야?”  알고보니 그는 이 말이 걸렸던 거였다…  온연은 노부인의 일을 설명했다. 목정침은 생각지도 못한 일에 의아했다. “내가 알아 봤었어. 너 할머니랑 피 안 섞인 고모 있는 거 알고 있었어. 근데 그때 안 나타나길래 앞으로도 안 나타날 줄 알고 말 안했어. 이제와서 찾아올 줄은 몰랐네. 앞으로 어떡할 거야? 혼자 노부인 키우게?”  목정침은 할머니와 고모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니! 그녀는 원망하는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알고 있었는데 왜 말 안 했어요? 난 마음의 준비도 못 했는데…”  목정침의 눈동자는 약간 흔들렸다. “말해줬으면… 네가 내 곁에 가만히 안 있었을 거잖아, 네 가족 찾으러 가겠다고 했을거야… 그리고 그 상황에서 그 사람들이 널 키우는 건 불가능해.”  온연은 속으로 알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이자식… 그녀를 입양한 게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한 일이었던 걸까? 그녀가 가족이 있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입양하고, 그 일을 숨겼다. 그때 그녀는 고작 8살이었고, 그녀는 갑자기 그가 무슨 다른 꿍꿍이가 있었나 의심됐다. “당신… 정상이죠?”  목정침은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무슨 생각하는 거야? 난 네 아빠가 네 엄마랑 같이 살기 위해서 집 나간 거 알고 있었어. 그때 네 할머니 그래도 돈 있는 집안에서 자라서 그런 여자는 눈여겨 보지도 않았지. 그 일 이후에 네가 태어 났으니, 네 고모랑 할머니가 널 안 키우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나도 너 바로 입양하지 않았어. 네 가족들이 너 안 데려갈 거 알고 입양한 거야. 이렇게 된 이상, 너한테 가족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게 무슨 소용이겠어. 가족이 있어도 널 필요로하지 않았잖아? 그게 더 속상한 일 아닌가?”  그랬다… 목정침은 그녀의 모든 걸 자세하게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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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장

아파트에 도착한 후, 그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 베게에 맞았다. 노부인은 소파에 기대서 씩씩거리며 화를 냈다. “날 돌봐 줄 능력도 없으면서 왜 받아준거야?!”  목정침의 눈빛은 어두워졌지만 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사람은 온연의 할머니다.’  그는 할머니에게 화를 내면 안됐다…  그는 베게를 주워 소파 앞으로 걸어갔다. “제가 화장실로 모실게요.”  노부인은 염치없이 양 팔을 그의 목에 둘러 그에게 완전히 매달렸다. “자식, 그래도 건장하네. 온연이랑 이혼했다고 하지 않았나? 왜 여기까지 온 거지?”  목정침은 머릿속이 울렸다. “이혼 안 했습니다… 그 사람 아직 제 아내예요, 제가 좀 안 좋은 일을 해서, 지금 화나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요.”  노부인은 불쾌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봤다. “무슨 안 좋은 일? 바람폈니? 너희 같은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래. 너네 일도 아직 해결 못 했으면서 뭐하러 여기까지 왔어? 난 여기서 맨날 집에 혼자 버려져서 외롭기만 하고, 말 할 사람도 없고. 물 마시는데도 한참 걸려.”  목정침은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그저 눈 앞에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는 대략 온연이 이런 상황을 마주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했다.  사실 노부인은 완전 거동이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적어도 화장실까지 데려다주면 다른 건 혼자서 할 수 있었다. 일을 다 보고 다시 목정침을 불러 소파로 옮겨 달라고 했다. 목정침은 무언가를 느꼈다. “이곳에 연이랑 같이 살기 싫으시죠? 그래서 자꾸 트집 잡으시는 거 같은데.”  노부인은 그를 보았다. “역시 사업하는 사람이라 머리가 좋네. 온연은 나한테 신세진 게 없어, 나이도 어리고, 나 같은 노인네 데리고 살아서 뭐라게? 걔도 걔 아빠처럼 심성이 고와. 내가 당시에 걔를 데려가지 않았어도, 나를 받아줬어… 내 죄책감이 남아 있는데 어떻게 호의를 받아들일 수 있겠어?”  목정침은 고민하더니 말했다. “어르신은 할머니이시잖아요. 부양하는 건 당연한거죠. 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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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장

진몽요는 참지 못하고 안대를 벗었다. “네네네, 더 크게 말해보세요, 잘 안 들려서요. 그냥몇백자리 가방 하나 가지고 왜 그러세요? 이게 그렇게 오랫동안 떠들 일이에요? 아무리 직원 월급이 적어도 그렇지, 2년정도 모으면 충분히 살 수 있지 않아요? 그리고, 이거 제 돈주고 산 거예요. 어떤 남자가 사준 게 아니라. 그리고 저희 집에 예전에 사둔 이런 가방 많아요. 합치면 당신들이 지금까지 번 돈이랑 비슷할 거예요. 질투해도 뭐 어쩔 수 없죠. 그러니까 그만하세요, 아니면 제가 쉴 수가 없어서요. 이래서 오후에 심부름 제대로 하겠어요?”  교희는 비꼬았다. “그럼 집에 돈이 그렇게 많은데 아가씨나 할 것이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요? 심부름도 제대로 못 하고, 민폐 끼치러 왔어요?”  진몽요는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그녀는 이곳에 디자인을 하러 온 것이지 심부름을 하러 온 게 아니었다. 일 시키는 건 그렇다 치고, 못 한다고 욕까지 먹어야 되나? 그녀는 경소경과 일주일은 버티겠다고 약속했는데, 지금보니까 이틀도 버티기 힘들었다. “교희씨, 강아지들도 은혜를 알고 갚는 법을 알아요. 아마 저한테 지금까지 제일 많이 시키셨죠? 제가 한번 거절했다고 이러시는 거예요 지금? 역시 이래서 강아지들은 잘해주면 안된다니까. 마음대로 떠드세요.”  교희는 화가 나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지금 누구보고 강아지라는 거예요?! 부서장님이 일 있으면 시키라고 하신거지 불만 있으면 부서장님한테 말하세요! 여기서 당당한 척 말고요!”  진몽요는 교희가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보고 일부러 큰소리로 말했다. “본인이 짝퉁을 매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이 정품 매는 꼴을 못 보는구나… 부서장님 말은 맞지만, 저한테 일 시킨 건 부서장님이 아니고 당신들이잖아요.”  교희는 얼굴이 빨개졌고 반사적으로 가방을 뒤로 숨겼다. “너…! 네가 뭔데 내 가방이 가짜라고해!”  진몽요를 혀를 찼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명품을 많이 봐서요. 가짜인지 진짜인지 딱 보면 알 수 있어요. 그런것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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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장

경소경은 숨을 들이 마셨다. 그의 여자가 그런곳에서 억울함을 당해서 울고 있으니 그는 속상하기도 하고 화도 났다. “괜찮아요, 울지 마요. 어디에요? 내가 지금 데리러 갈게요, 거기서 꼼짝 말아요. 무슨 개떡 같은 회사에요? 열내지 말아요, 그만두기 잘한 거예요!”  진몽요는 코를 훌쩍이며 위치를 알려준 뒤 길가에 앉았다. 이제는 날씨가 점점 시원해져서 너무 덥지 않았다. 선선한 바람이 불자 그녀의 마음도 조금의 평화를 되찾았다.  경소경의 차가 빠르게 도착해서 길가에 세워졌다. 그녀는 차에 타서 그의 얼굴을 보더니 감정이 주체가 되지 않아 그의 어꺠에 기대어 울었다. “지금보니까 나 되게 쓸모 없는 사람 같아요. 다 짤리기만 하고… 너무 화나요…”  경소경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그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회사 건물을 보며 경가네랑 눈꼽만큼 비교도 안되는 작은 회사가 그녀를 억울하게 만든 게 어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돌아가는 길, 그는 물었다. “만약에… 아직도 일하고 싶으면 그냥 우리 계열사로 갈래요? 위치가 좀 멀어서 그렇지. 북구쪽에 있긴 한데 어차피 본사에서는 내가 있어서 불편하니까, 계열사는 괜찮지 않겠어요? 걱정 말아요, 절대 낙하산으로 안 들여보내줘요. 당신 혼자 힘으로 할 수 있게 해줄게요. 분위기도 좋으니까 걱정 말아요. 매일 내가 일찍 퇴근해서 데리러 갈게요. 거리가 좀 멀어서 퇴근하는데 두시간 정도 걸려요. 그냥 우리집에서 살죠?”  진몽요는 살짝 망설였다. “그러면 너무 번거롭지 않아요? 북구는 멀어서 왕복 거의 네 시간 거린데, 그 시간동안 차라리 다른 걸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거리만 해도 시간이… 당신네 본사로 가도 괜찮아요. 대신 우리 사이 말하면 안돼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거예요. 적어도 결혼하기 전까지는 말하면 안돼요…”  경소경은 그녀가 그의 말대로 하자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요, 뭐든 당신 요구대로 해줄게요. 그럼 이대로 알고 있으면 되는거죠? 내일 인사팀 가서 바로 면접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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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장  

진몽요는 비몽사몽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온연은 마음이 복잡했는지 핸드폰을 옆에 던져놨다.  저녁 8시. 노부인은 온연에게 전화를 걸었고 기분이 나름 좋아 보였다. “나 지금 목가네에 있어. 목가네는 뭐든 다 좋네. 그 새집보다 훨씬 나아. 예전 우리집이랑 비슷한 사이즈네. 살기도 편하고. 내 일은 너무 신경쓰지마. 정침이가 있으니까.”  할 말만 한 뒤 전화는 바로 끊겼다.  온연은 마음이 좋지 않았다. 노부인은 쉬운 상대가 아닌데, 목정침은 어떻게 그 짧은 시간안에 그녀를 구워 삶아서 제도로 데려간걸까? 분명 어딘가에 문제가 있었다…  목정침은 노부인과 만난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다시 한번 통화기록을 뒤졌고, 역시나 그녀가 목정침의 호텔에서 쉬고 있을 때 노부인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당연히 그녀가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녀가 자고 있을때, 목정침이 그녀를 대신에서 아파트로 가 노부인을 챙겼고, 그때 두 사람이 같이 제도로 가는 걸 상의하지 않았을까? 너무 교활했다.  이미 일은 벌어졌으니 그녀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중요한 건 노부인은 목가네를 좋아했고, 무슨 말을 해도 다시 데려올 수 없었다. 그녀는 울적해져 다시 목정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그가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할머니를 데려갔는데 아무 말 업을 수 있어요? 이러면 내가 아무 말없이 제도로 돌아갈거라 생각했어요?”  목정침은 웃고 있었다. “우리 연이역시 머리가 좋네. 난 네가 우리 약속 안 지킬까봐. 이러면 나한테도 담보가 생기잖아? 네 할머니는 내 할머니지. 내가 충분히 보살필 수 있어. 그리고 넌 네가 원하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잖아. 걱정 마, 내가 우리 할머니 잘 챙길게.”  ‘우리 할머니…’ 그는 일부러 강조했다.  온연은 어이가 없었다. “그래요, 그렇게 챙기고 싶으면 부탁 좀 할게요. 어차피 당장 돌아 갈생각도 없으니, 아마 몽요가 약혼할 때 쯤에나 돌아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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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장

경소경은 그녀 자리를 지나치자 일부러 책상을 두들겼다. “신입, 앞으로 잘 해봐요.”  그녀는 웃고 싶었지만 고개 숙여 인사했다. “네 대표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경소경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갔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2분정도 지나자 진몽요는 문자를 받았다. “감히 날 대표님이라고 불러요?”  그녀는 ‘메롱’ 이모티콘을 하나 보내고 폰을 가방 안으로 넣었다. 지금은 근무시간이니, 폰을 너무 많이 하는 건 좋지 않았다.  큰 회사라서 그런지, 분위기나 모든 것들이 작은 회사보다 훨씬 좋았다. 바쁘고 긴장간 넘치는 것 빼고는 흠잡을 게 없었다.  그녀는 인사팀 매니저가 경소경의 사무실로 들어간 걸 주의하지 못 했다. 경소경은 봄바람을 맞은 듯 기분이 좋아보였다. “내가 시킨 거 눈치 못 챘지?”  인사팀 매니저는 대답했다. “물어보긴 하셨어요. 살짝 의심하신 것 같았는데, 제가 잘 넘겼습니다. 제 태도가 안 좋을수록 더 기분이 좋아보이셔서…”  경소경은 고래를 끄덕였다. “저 사람 머리로는 거기까지 생각 못 할거야, 잘 했어. 앞으로 사모님 될 사람이니 잘 챙겨줘. 나가봐.”  매니저는 속으로 이렇게까지 자기여자한테 할 필요가 있나? 라고 생각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그는 대답을 하고 사무실을 떠났다.  경소경은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보냈다. ‘그 망할 회사, 3일 안에 없애버려.’  진몽요가 화나 나서 그렇게 억울하게 울던 모습을 생각할수록 그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그의 여자들 건들였으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했다. 그런 작은 회사는 어차피 오래 못 가니까 지금 망해도 나쁠 게 없었다.  점심시간.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은 다 밥을 먹으러 나갔다. 진몽요는 이때 몰래 경소경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경대표님~ 점심 뭐 드세요? 구내식당에서 드시나요? 아니면 나가서 드시나요? 같이 드실래요?”  경소경은 그녀를 귀여워했다. “장난 그만쳐요.”  진몽요는 그와 사귄지 좀 되더니 더 능청스러워졌다. “네네, 장난 좀 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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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장

진몽요는 머리를 쓸어넘기며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그의 앞에 서는 건 말 할 필요도 없고, 그의 위에 올라탄다고 해도 그는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대충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감사해요…”  오후 3시쯤. 진몽요가 졸고 있을 때 하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몽요야, 우리 회사에 출근한거야? 소경이가 너 여기 안 오고 싶어 한다고 했는데 드디어 왔구나. 내가 말했잖아, 다른 사람 회사는 자기집 회사보다 못한다고. 내가…”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진몽요는 정신이 들어 그녀의 입을 막았다.  두 사람은 동시에 당황했꼬, 진몽요는 식은땀이 흘렀다. 지금 내가 뭘 한거지? 립스틱을 바른 미래 시어머니의 입을 꽉 막고 있고, 아마 립스틱은 다 번졌을 것이다. 망했다…  그녀는 얼버무리며 말했다. “어머님… 괜찮아요. 제가 경대표님이랑 말했는데 저한테 뭐 따로 안 해주셔도 되요. 제가 알아서 할 수 있어요. 인맥 쓰는 거 원치 않아요.”  하람이 아직도 당황해 있자 그녀는 조심스럽게 손을 뗐다. 그리고 손바닥에는 선명한 빨간색 립스틱이 묻어 있었다…  잠시 후에 하람은 정신이 돌아왔다. “그렇구나… 그래, 그럼 잘 해봐. 난 일이 있어서 소경이한테 가볼게. 저녁에 집에서 밥 먹니?”  진몽요는 어쩔 수 없이 입을 움직였다. “그건… 경대표님한테 물어보시면 될 것 같아요…” 더 얘기하면 들통날 것 같았다. 주위에 눈이 이렇게 많은데, 방금 한 행동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놀랐을 것이다. 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사장의 어머니 입을 막은 것이었다.  하람이 가고, 좀 전에 엘리베이터에서 그녀를 붙잡은 동료 직원이 안 쓰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따. “경대표님 앞에 대담하게 서지를 않나, 이제는 사모님 입까지 막아버리다니 대단하네요. 아는 사이죠? 방금 사모님이 자기집 회사 어쩌고 하신 거 같은데… 혹시…”  진몽요는 황급히 부인했다. “아니에요… 경대표님이랑 목정침이랑 절친이잖아요? 목대표님 알죠? 목대표 와이프 온연이 제 친한 친구예요. 오래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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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장

하람의 입가에 드디어 미소가 번졌다. “네가 내 생각해줄 줄 알았어. 널 고생하며 키운 게 헛된 일은 아니구나. 엄마 체면 생각해서라도 아버지한테 그러지 마. 그 사람도 너처럼 자존심 쎈 사람이야. 그럼 나 먼저 갈게, 너랑 몽요 약혼하는 일 도움 필요하면 말하고. 난 평소에 안 바쁘니까.”  경소경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한번 당부했다. “이따가 나가면서 몽요한테 인사할 때 너무 티 내지 마세요. 다 들통나면 저만 죽어요.”  하람은 쿨하게 오케이했다. 직원들 자리를 지나칠 때 그녀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냈다. “나 먼저 갈게, 일 열심히 하고.”  진몽요는 일어나서 배웅했다.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오후 퇴근시간. 경소경은 길가에서 진몽요를 픽업하고 경가네 공관으로 향했다. 평소와 가는 길이 다른 걸 진몽요는 알아챘다. “어머니네 가서 밥 먹게요?”  경소경은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응.”  진몽요는 그의 기분이 왜 안 좋은지 알자 그가 평소에 그녀를 대하듯이 그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집에 가는 거잖아요. 좀 즐겁게 가요, 내가 있잖아요!”  집 얘기를 하고싶지 않은 경소경은 화제를 돌렸다. “온연한테 고모랑 할머니 있는 거, 당신 몰랐죠? 며칠전에 찾아와서, 그 고모라는 사람이 할머니를 두고 간 모양이에요. 정침이가 온연을 제도로 돌아오게 하려고 그 할머니를 목가네로 데려왔어요. 당신도 아마 온연이랑 금방 만나게 될 거예요.”  진몽요는 그제서야 왜 온연이 그 날 영상통화를 걸었는지 알았다. 그녀는 피곤해서 신경 쓰지 않았는데, 아마 그때 온연은 많이 황당했을 것이다. 그녀의 기억속 학창시절의 온연은 늘 불쌍하기 짝이 없었는데, 가족이 있었다니. 고아여서 목정침에게 입양된 거 아니였나? 그녀는 순간 모든 게 이해되지 않았다. “진짜예요? 사칭 아닐까요? 목가네 돈 때문에요.”  경소경은 웃었다. “언제부터 그런걸 의심했어요? 진짜인지 아닌지는 정침이가 미리 알아봤겠죠. 온연한테 가족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잖아요. 정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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