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Chapter 561 - Chapter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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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장

진몽요는 경소경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냥 거짓말하는 거잖아요, 모르긴 뭘 몰라요? 다 알았잖아요! 연아, 너 당장 쟤랑 이혼해, 더 이상은 못 살아!”  온연은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혼하면 하는거지…”  경소경은 속으로 계속해서 괴로워했다. “됐어요, 둘다 그만해요. 내가 정침이한테 가볼게요. 장사는 해야죠? 두 사람은 가게에 있어요!”  경소경이 떠나고 란샹은 아직도 꺼림칙했다. “미안해…연아… 난 그 여자 네 남편이랑 아는 사이인 줄 모르고… 아이까지 안았네…”  목정침이 배신자가 되자 온연은 왠지 모르게 속으로 환호했다. “괜찬아, 가서 일 봐. 난 주방 들어가볼게~”  란샹은 그녀가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고 생각해, 마음이 썩 좋지 않았다. 심지어 죄책감이 들어 미간이 찌푸려졌다.  경소경은 재빨리 목정침의 사무실에 도착했다. 엄채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가 물었다. “뭐야? 걔는? 어떻게 해결했어?”  목정침은 담담하게 말했다. “해결됐어. 내가 늦어도 오늘 안에 네가 돈 보낼 거라고 말했어. 얼마 보낼지는 네가 결정해. 애가 누구 애든 이제 중요하지 않아. 아마 아닐거야. 어차피 나중에 결과지만 네 손에 들어오니까 네가 말하고 싶은대로 말해주면 되잖아. 이제 너 찾아올 일 없을 거야. 앞으로 이런 일로 나 귀찮게 하지마.”  경소경은 숨을 내쉬었다. “이 일은 네가 나섰어야 됐어. 며칠동안 나를 괴롭혔는데 너는 한 번에 해결했잖아. 진작에 너한테 부탁할 걸. 걱정 마, 이 은혜는 내가 꼭 잊지 않을게!”  목정침은 신경 쓰지 않았다. “밥 몇 끼 사주는 거 말고, 어떻게 은혜를 갚은건데?”  경소경은 마음이 약해졌다. “그… 너한테 온연이 제일 중요한 거 알아. 그래서 재결할 할 수 있게 도와줄게. 그런데… 지금 작은 문제가 하나 생겼다. 나는 당연히 네가 직접 가게까지 와서 엄채희랑 아이를 데려갈 줄 몰랐는데, 몽요가 그걸 보고선 네 아이라고 생각하나봐. 그래서 지금 온연이랑 너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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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장

진몽요는 눈으 부릅뜨며 목정침을 노려봤다. 그 눈빛을 느낀 목정침은 고개를 들었다. 온연은 재빨리 진몽요를 주방으로 밀었다. “얼른 가서 도와줘!”  갑자기, 경소경이 거실 책상에 올려둔 핸드폰이 울렷다. 목정침은 자연스럽게 받았고, 전화 너머 하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이 자식, 뭐 하는데 2억이나 썼어? 요즘 회사에 자금 필요하다는 말 없었는데, 어디에 썼어? 또 허튼 일 했니?”  목정침은 핸드폰을 귀에서 살짝 뗐다. “어머니, 저에요, 목정침. 소경이가 지금 바빠서요. 이 일은 제가 아는데 아무데나 쓰지 않았으니까 너무 걱정마세요. 저 자식 이제 어린 애 아니에요, 2억이면 큰 돈도 아니고요.”  하람은 목정침의 목소리를 듣자 말투가 부드러워졌다. “정침이구나… 그래, 네가 알고 있으면 내가 걱정하지 않지. 쟤 지금 진몽요랑 만나는 거 아니야? 나는 또 밖에 여자들이랑 놀고 있을까봐 걱정되서. 평소에 감시를 못 하니까 네가 대신 잘 챙겨줘. 넌 가정도 있는데, 쟤는 아직도 없잖니. 그냥 걱정이 되서 그랬어, 평소에는 얼마 쓰든지 신경 잘 안 써.”  대화를 하고 나서 하람은 기분이 좋아져 전화를 끊었다. 목정침이 폰을 내려놓았을 때 온연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의아했어 “왜 쳐다봐? 얼굴에 뭐 묻었어?”  온연은 부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렸다. “아니요, 입에 침도 안 바르고 어른한테 거짓말하는 게 신기해서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어른 얘기가 나오자, 목정침이 물었다. “최근에 너네 어머니가 찾아온 적 있었어?”  온연의 표정이 냉정해졌다. “아니요.” 그녀는 말을 하고 뒤를 돌아 주방으로 향했다.  잠시 후, 그녀는 다시 진몽요와 경소경의 떠밀려 거실로 돌아왔다. “넌 좀 쉬어, 밥은 우리가 할게.”  온연은 두 사람이 왜 이러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진몽요는 그녀가 목정침이랑 ‘아이’ 일을 해결하길 바랬다 치고, 경소경은 왜 끼어드는 걸까? 그녀는 목정침과 같이 침묵하며 앉아 있고 싶지 않았다. 계속 고민하다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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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장

문자를 받은 후 목정침은 읽은 뒤 바로 삭제해버렸다. 이런 문자를 그는 핸드폰에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  그는 소매를 걷고 온연을 도와 뒷정리를 했다. 온연은 그가 너무 성실하게 돕자 말했다. “안 도와줘도 돼요, 설거지만 하면 되는데. 당신 어차피 안 해봤잖아요…”  그는 대답했다. “안 해봤으면 배우면 되지. 나 그렇게 바보 아니야. 나한테 맡겨.”  온연은 의심을 품고 그를 주방에 남겨 두었다. 마음이 안 놓였는지 때때로 그를 보며, 그가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자 마음이 놓였다.  에어컨 바람이 불어 꽃 향기가 온 집에 퍼졌고, 그녀는 집에 널린 장미를 보고는 기운이 빠졌다. 그는 도대체 그녀의 말을 듣지 않은건지, 분명 꽃을 보내지 말라고 했는데 매일 한 다발 씩 보냈다. 이런식이라면 며칠후에 집에 둘 자리도 없었고, 가게에서 배달 올 일도 없었다.  목정침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그의 폰은 주머니 안에 있어 받기가 곤란해 어쩔 수 없이 온연을 불렀다. “나 대신 전화 좀 받아줘.”  그가 설거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온연은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주방으로 걸어가 민망했지만 그의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이건 좀 아니지 않나?  그녀가 움직이지 않자 목정침은 재촉했다. “빨리 받아.”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머릿속에 있던 이상한 생각들을 떨쳐버렸다. 그제서야 폰을 꺼냈고, 화면에는 한 글자가 떠 있었다. ‘집.’ 목가네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녀가 연결 버튼을 눌렀고 스피커폰을 키자 임집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 맡기신 일 처리했습니다.”  목정침이 알겠다고 대답하자, 전화 너머도 조용했고 목정침의 설거지하는 소리만 들려왔다. 갑자기 궁금해진 임집사는 물었다. “도련님 지금 뭐하세요?”  목정침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설거지.”  임집사는 또 다시 침묵하다가 반응했다. “네… 그럼 먼저 끊겠습니다.”  전화가 끊기자 온연은 장난을 쳤다. “지금 목가네 사람들도 당신이 설거지하는 거 알았네요.”  목정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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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장

그녀의 소리는 그에 의해 막혔다.  온연은 그를 뿌리치지 못 하고, 그가 귓가에 키스하자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나 사랑하는 거 확실해요? 아니면 그냥 이러고 싶어서 그러는 거예요? 목정침씨, 만약 정말 나랑 만나고 싶으면 내가 받아들일 시간을 좀 줘요, 자꾸 이런 짓 좀 그만하고요! 나는 지금 우리 아빠를 해친 사람이랑 도저히 같이 있고 싶지 않아요!”  목정침은 하던 걸 멈췄다. “시간 주면, 나 받아줄 수 있어?”  온연은 답을 몰랐다. 만약 그가 충분한 시간을 준다면, 그녀가 그를 받아들이고 과거를 잊을 수 있을까? 그녀는 아마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그를 볼 때마다, 그녀는 억울하게 죽은 아빠가 생각났고 오랫동안 잊을 수 없었다. 한 때 그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자신을 해쳤다는 걸 아는데 어떻게 받아줄 수 있을까?  그녀의 침묵에 목정침은 긴장했다. “너 대답해! 내가 시간 주면 너 나 받아줄 수 있어?”  온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나도 몰라요… 나도 내가 그럴 수 있을 지 모른다고요… 밀어 붙이지 말아요…”  만약… 만약 그녀가 대략적인 기간을 정해 놓는다면, 확실한 대답만 해준다면, 그는 고민도 안 하고 기다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기다릴 수 있는 동기를 주지도 않아 그는 남은 생에 그녀가 없을까봐 두려웠다. 그녀의 옆에 다른 사람이 생길까봐 두려웠고, 그녀가 사라질까봐 두려웠다. 그래서 기다릴 수 없었다.  그는 늘 그녀에게 극단적이었다. 아무리 그가 그녀에게만 자상하게 대해도, 그녀는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  그는 무섭게 그녀를 안고 안방으로 향했다. “모르겠다는 건 못 하겠다는 거잖아. 그치? 못 하겠으면 말고… 이제 기대할 수 있는 미래가 없으니 지금에 집중해야겠네. 난 너 절대 못 놓아줘, 널 놓아줄 방법도 없고, 서로 계속 괴롭게 하는거지…”  온연은 마음이 두근거려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는 지금 드는 감정과 그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었다…  이 남자, 부드러운 방식으로 그녀를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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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장

목정침은 그녀가 무슨 생각인지 꿰뚫어 본 듯 “시간은 줄 수 있어. 근데 나한테 소홀히 하라는 뜻은 아니야. 내 시간을 지체하는 동안 넌 진지하게 우리의 관계를 생각해봐. 만약 네가 못 할 거 같으면, 내가 너 데려갈 거야. 놓아 달라고 부탁하지마, 난 못 하니까.”  온연은 무언가 맞지 않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면 공평하지 않죠. 그러면 내가 마지막에 당신을 받아주거나, 강제로 돌아가야 되는 거잖아요. 난 거절할 권리도 없어요? 만약에 생각해 본 뒤에 내가 못 하겠으면, 어쨌든 당신이랑 돌아가야 되고, 그럼 시간을 주는 의미가 없잖아요? 강제로 당신한테 돌아가겠다고 대답할 시간을 주는 거예요? 당신의 말에 논리가 없다고 생각이 들진 않아요? 정상적으로는 나한테 생각할 시간을 주고, 만약 내가 못 받아드리겠으면 각자 살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목정침은 그녀를 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맞아, 내가 너한테 시간을 주는 건 받아드릴 시간을주는거야. 평생 나를 못 벗어난다는 현실을 받아드릴 시간. 네가 떠날지 돌아갈지 고민하라는 시간이 아니야.”  비록 이렇게 될 줄 알았지만, 막상 들으니 온연은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만약 그녀가 지금 거절을 한다면, 그는 바로 그녀를 목가네로 데려갈 생각이었다. 돌고 돌아 결국 시간을 벌어야 했고, 최소한 눈 앞에 있는 문제를 해결해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말게 해야했다.  “좋아요, 그럼 내가 생각하는 시간 동안 당신… 다시는 이러면 안돼요… 당신이 할 수만 있다면 나도 진지하게 고민해볼게요. 내 자신을… 설득 해볼게요. 그러니까 여기서 계속 나 지키고 있지 않아도 돼요. 제도로 돌아가요.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  목정침은 지금까지 앉아서 기다리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당연히 그녀의 ‘무기징역’을 기다릴 수 없었다. “시간을 네가 못 정하겠으면 내가 정할게. 네가 제도 떠난지도 오래 됐으니, 1년후, 네가 결정 못 하면 내가 대신 해줄게.”  온연은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의 눈빛에 제압되어 가슴에 덥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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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장

임립은 먹으면서 더 실랑이를 벌이지 않았다. 사실 나중에 또 보자는 말은 거의 나중에 볼일이 없다는 말과 같았다. 그는 다시 이곳에 올 일이 없었고, 이번은 예외였다.  잠시 후, 안야는 희망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 “립님, 고향이 제도에요? 제도 엄청 크죠? 다 큰 건물이고 휘황찬란하죠?”  임립은 이렇게 바보 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을 처음봤다. “거의 그렇죠. 살만해요. 어차피 여기보다는 훨씬 크고, 환경도 좋고, 인구도 많아요. 안 가봤어요?”  안야는 조금 상심한 듯 고개를 저었다. “안 가봤죠. 어렸을 때부터 이곳을 떠난 적이 없어요, 사실 할아버지 데리고 이리저리 다니고 싶었는데, 바깥 세상도 구경시켜 드리고. 그런데 돈이 없어서요. 지금 벌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연세가 드셔서, 아프시기도 하고, 이제 저를 거의 못 알아보세요… 지금 살아계실 때 제도를 구경시켜 드리고 싶어요. 이번에 이렇게 큰 돈을 주셔서, 진짜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할아버지와의 여행 계획만 짜면 되겠어요!”  임립은 갑자기 먹고 있던 전병이 맛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항상 힘들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가족이 있으나 없으나, 다 혼자서 해내야 했고, 매일 발바닥에 불날듯이 바빴다. 지금 자신보다 더 비참한 사람을 만나자 그는 가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겼다. 하지만 한가지, 가족 관련된 건 안야가 그보다 나았다. 그래서 그는 부러웠다. “그쪽 생각 멋지네요. 가족이 살아 있을 때, 하고 싶은 거 다 하려는 그 모습. 만약에 제도 오면 전화해요. 내가 시간 있으면 가이드 해 줄게요. 다른 가이드보다 나을 거예요.”  안야는 그의 말을 빈말로 생각하지 않았다. “진짜요? 너무 좋네요, 그럼 제도로 가게 되면 꼭 연락 드릴게요. 전화 안 받으면 안돼요, 약속!”  안야는 손을 뻗었고, 임립은 조금 이상하게 여겼다. “나이 먹었는데 손가락 약속까지 해야 돼요? 어린 애예요?”  안야는 굴하지 않았다. “우리 할아버지는 늘 나를 애라고 생각했어요. 손가락 거는 게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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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장

진몽요는 조금 놀랐다. “그럴수가 있어요? 이혼도 안 했는데 몇 년 동안 만나지도 못 하고,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너무한 거 아니에요? 감정도 없는데 이혼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서로 자유롭고, 이러면 괜히 당신 어머니만 힘들잖아요… 정말… 일단 알겠어요. 이런 상황이니 우선 아버지는 신경 안 쓸게요.”  경소경은 화제를 돌렸다. “그럼 반대하는 거 아니면, 내일로 할까요? 오늘은 나랑 같이 있어줘요…”  진몽요는 그를 노려봤다. “이제 돌아왔는데 엄마랑 같이 있을 시간도 안 줘요? 내일 만나도 되잖아요? 오늘 저녁은 안 돼요, 혼자 있어요!”  경소경은 의외로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그래요… 그럼 들어가서 어머니랑 같이 있어 드려요. 내일 되면 ‘장모님’이 되시겠죠.”  오후, 경소경은 진몽요를 집에 데려다 준 후 경가네 공관으로 향했다.  하람은 강아지를 안고 책을 읽고 있었다. 아들이 돌아온 걸 봤지만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신발 갈아신어, 발자국 이리저리 남기지 말고.”  경소경은 현관에서 신발을 갈아 신고, 하람 앞으로 가 강아지를 안았다. “엄마, 내일 같이 식사해요. 몽요랑 거의 다 결정됐어요.”  하람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이번엔 진짜야?”  경소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에요, 거짓말 아니고. 결혼하고 싶어요.”  “결혼하려면 당연히 아빠한테 말씀드려야지. 난 연락하기 싫으니까 네가 알아서 전화해.” 하람은 담담하게 말하며 책을 넘겼다. 사실 내용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버지는 신경 쓰지 마세요. 어차피 집에 있으나 없으나 똑같은데 뭐하러 연락해요? 그냥 이렇게 해요. 내일 몽요랑 어머니 모시고 올 테니까 집에서 식사해요. 이런 중요한 일일수록 집에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경소경은 강아지를 바닥에 내려놓고, 방으로 올라갔다.  방문을 닫고, 그는 침대 맡 서랍을 열어 가족사진을 꺼냈다. 사진 속 그는 어려 보였고, 그를 안고 있던 사람은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엄마는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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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장

진몽요는 그의 팔을 꼬집었다. “우리 엄마도 있잖아요. 그런 멘트는 자제해요.”  강령은 대답했다. “괜찮아, 너희 마음대로 해. 난 없는 사람 취급해줘.”  경가네 공관. 강령은 허리를 꼿꼿이 펴고 들어갔다. 집 외관만 봐도 몇 십억은 되어 보였다. 딸이 시집갈 곳이라면 이정도면 꽤나 만족스러웠다.   하람은 사람들과 집 정리를 한 번했고, 정원도 가꿨다. 집에 있던 콩콩이도 새 옷으로 갈아입어 나비모양 리본을 달았다.  집 안으로 들어오자, 콩콩이는 진몽요를 향해 달려갔다. 진몽요는 자신이 이렇게 동물에게 환영받는 존재인지 몰랐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콩콩이를 안았고, 하람의 아끼는 만큼 조심스럽게 다뤄야했다.  강령도 콩콩이를 보고 매우 좋아했다. “이 강아지 정말 예쁘네요. 사돈께서 너무 잘 차려 입혀 주셨어요.”  하람은 웃으며 거실로 마중을 나왔다. “평소에 별로 하는 게 없어서요. 소경이도 집에 잘 없으니, 반려동물 키우는 재미에 살죠. 아니면 얼마나 지루하겠어요? 편하게 자기집이다 생각하시고 앉으세요. 어차피 이제 한 가족이니.”  진몽요는 하람의 관대한 태도에 점차 안도했다. 그녀는 처음에 하람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경소경이 과제를 잘 숙지해 그녀를 난감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 예전에 경소경의 여자친구인척 연기했을 때, 그녀는 하람 앞에서 제법 건방졌지만, 지금은 진짜가 되었으니 그녀는 긴장이 되어 앉은 자세마저 굳어 있었다.  경소경은 긴장한 그녀를 보자 자상하게 그녀를 끌어당겼다. “엄마, 장모님이랑 먼저 얘기 나누고 계세요. 몽요씨랑 방가서 얘기 좀 하고 올게요.”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자 진몽요는 긴 숨을 내쉬었다. “난 진짜 이런 상황이랑 안 맞는 것 같아요. 너무 긴장돼요. 당신 어머니 눈도 못 마주치겠고, 말도 못 걸겠어요. 왜 예전에 우리가 연기할 때는 전혀 그러지 않았죠? 진짜 죽겠어요…”  경소경은 악랄한 미소를 지었다. “긴장하지 마요, 여기 우리 집이에요. 앞으로 당신 집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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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장

방으로 오자 그녀는 경소경을 막 깨웠다. “빨리 일어나서 준비해요, 아버님 오셨어요!”  경소경은 바로 일어났다. “뭐라고요?”  그녀는 미친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장난치는 거 아니에요. 정말이라고요. 아랫층에 와계세요. 얼른 나랑 같이 내려가요. 혼자서는 너무 긴장 되서 안되겠어요…”  경소경은 눈썹을 찌푸리며 느릿느릿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아버지는 본 그 순간 그의 표정은 굳었고, 인사를 하지도 않은 채 진몽요는 데리고 소파에 앉았다.  “소경이 다 컸네.”  경소경은 고개를 들어 맞은 편에 앉은 남자를 보았고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사람이 당연히 크죠. 아마 아버지 기억속에 저는 엄청 어린애 모습으로 남아 있겠죠?”  그의 아버지는 눈을 내리깔고 눈가엔 죄책감이 스며 들었다. “다 내 잘못이야.”  강령은 궁금했지만 다른 사람의 가족사이니 기어들지 않았다. 하람의 인내심을 놀라울 정도로 강했고, 얼굴에는 불쾌함이 드러났지만 말로 티내지 않았다. 식시시간, 가족들의 분위기를 그럭저럭 괜찮았고 경소경만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밥을 다 먹고 방으로 들어가 하람은 참지 못하고 남편과 싸웠다. “지금까지 소식 한번 없어서 난 당신이 정말 죽은 줄 알았어. 이혼도 안 해주고 사라져 버리고, 이렇게 내 인생 낭비하라는 거야? 내가 똑똑히 말하는데, 만약 이혼했으면 소경이는 이미 다른 남자한테 아버지라고 불렀을거야!”  경성욱은 후회했다. “하람, 그동안 정말 미안했어. 처음에는 그저 내 꿈만 이루고 싶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다시 돌아오려 했을 때 이미 염치가 없다고 생각했어… 만약 네가 이번에 나한테 소경이 결혼한다고 전화하지 않았더라면, 어떤 이유로 돌아올지 아직도 고민하고 있었을지 몰라. 젊었을 때는 꿈만 생각하느라, 당신이랑 소경이의 감정 따위 신경 쓰지 못 했어. 이제 돌이켜보니까 당신이랑 소경이가 꿈보다 더 중요한 것 같아.”  하람은 그에게 차갑게 웃어보였다.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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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장

경소경은 도저히 웃을 수 없어 그녀를 안았다. “괜찮아요, 당신한테 화난 거 아니니까 너무걱정하지 말아요. 엄마가 아버지한테 전화한 거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나타날 줄 몰랐아요. 나는 심지어 그 사람이 영원히 돌아오지 않길 바랬고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돌아와서 우리 엄마랑 평화롭게 같이 살면 괜찮지만, 나중에 또 도망가 버리면 엄마는 무너질 거예요.”  진몽요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나 누구 달래주는 거 잘 못 하는데, 혼자 좀 쉬고 있을래요? 나 먼저 가서 화장 지우고 샤워하고 올게요. 어제 잘 못 잤으니 오늘 저녁엔 일찍 자요. 나 내일 또 일자리 찾으러 나가봐야 해요.”  그녀가 막 일어나자 경소경에게 붙잡혔다. “같이 씻어요…”  진몽요의 얼굴은 시뻘게졌다. “왜요… 아직 적응 안 됐는데 그냥 따로 씻어요. 금방이면 돼요.”  경소경은 굽히지 않고 그녀를 데리고 욕실로 들어갔다. 그는 샤워기를 틀었고, 그녀는 차가운 벽에 기대어 있었다.  점점 따듯해지는 물이 두 사람 몸에 닿았고, 천천히 바닥으로 흘렀다. 빠르게 욕실에는 온기가 가득 찼고, 두 사람의 엉켜 있는 몸이 흐릿하게 보였다.  그는 절대 좋지 않은 일을 그녀에게 말해주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앞에서는 늘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척, 헤픈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도 적지 않은 아픔을 지니고 있었다.  밤이 깊어가고, 두 사람은 그제서야 침대에 누웠다.  “아이 낳아 줄래요…?”  진몽요는 정신 번뜩 들었다. “너무 이른거 아니에요? 난 이제 겨우 20대 초반이고 아이 낳으면 모든 게 달라질텐데. 애 키우면 자유가 사라지잖아요. 이러는 이유가 설마 나 임신시키려고 그러는 거 아니죠? 내가 말하는데, 나 아직 충분히 못 놀았어요. 그래서 안 돼요!”  경소경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걱정하지 마요. 당신이 낳으면 내가 키울게요. 당신이 원하는 자유 내가 다 줄게요…”  일이 끝나고, 경소경이 일어났을 때 진몽요는 이미 잠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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