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551 - 챕터 560

1359 챕터

제551장

진몽요가 끼어들어 말했다. “진작 분가했어야 됐어. 이제부터 3가족이서 좋은 날 보내야지. 그 노인네도 알아서 살아보라 그래. 최대한 만나지 말고. 첫인상부터가 별로였어. 살면서 쌓은 덕은 다 아들한테 갔나봐.”  란샹은 그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성격이 착해서 아무리 시어머니가 나빠도 뒤에서 어른의 욕은 하지 않았다.  가게가 저녁에 문을 닫고, 온연과 진몽요는 같이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하루 종일 경소경은 나타나지 않다가 병원에서 마주쳤다. 그리고 목정침도 있었다.  한 순간에 병실은 시끄러워졌고, 임립을 침대에서 다리를 꼰채 경소경이 깎아주는 사과를 먹고 있었다. “다들 그래도 마음씨가 착하네. 내가 아픈 게 한두번도 아니고, 심지어 심한것도 아닌데. 얼굴 봤으니 들어들 가봐. 그리고 소개시켜준 아가씨 정말 괜찮더라, 이것저것 세심하게 잘 챙겨주고. 급여 올려줘야겠어.”  진몽요는 자신감이 가득차서 “그럼 당연하죠. 나랑 연이랑 소개시켜준 사람인데. 보니까 며칠뒤면 퇴원할 거 같은데, 앞으로 이 ‘귀한병’ 잘 챙기세요. 아무거나 막 먹지 말고요.”  임립은 입술을 삐죽거렷다. “앞으로 술만 안 마시면 돼요. 나중에 시간내서 수술도 하고 그러면 원래처럼 다시 활발해져요. 별 일 아니에요.”  수술? 온연과 진몽요는 그제서야 이 일의 심각성을 알았다. 전에 그녀들은 그저 임립의 위장이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였다. 수술까지 해야되는 줄은 전혀 몰랐다.  경소경은 임립의 어깨를 두들겼다. “그래, 내일 다시 올게. 오늘 하루 종일 바빴더니 가서 쉬어야겠어.”   진몽요는 동요하지 않고 말했다. “나랑 연이도 하루 종일 고생했어요. 우리도 먼저 가볼게요. 몸 관리 잘하고요.” 그녀는 온연은 데리고 병실을 나섰다.  경소경은 빠른 걸음으로 쫓아갔다. “왜 그래요? 왜 괜히 나한테 심술 부리는 거 같지?”  진몽요는 언짢은 듯 “오늘 하루 종일 뭐 했어요? 문자나 전화 한 통 못 해줄만큼 바빴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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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장

온연은 강연연을 언급하고 싶었지만 끝내 말하지 않았다. 자신의 남편과 동생이 사귀었던 일은 그녀의 기분을 좋게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회상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흥분이 가라앉자 목정침은 그녀가 마음대로 딴 생각하는 걸 눈치챘다. “뭘 생각해? 혼자 생각하지 말고 나도 좀 알려줘.”  그녀는 입술을 내밀었다. “당신이 매정하다고 생각해요. 강연연이랑 한때는 좋았었는데 직접 감옥에 보내다니. 걔는 이번생은 거의 망했다고 봐야죠.”  말을 하면서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그의 표정을 살폈다. 그가 어떻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목정침의 말투는 담백했다. “나랑 사귀었던 건 맞지. 근데 널 해친 사람은 용서할 수가 없어.”  그의 반응이 온연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때는 분명 그와 강연연이 같이 그녀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었나? 지금 자기 잘못은 싹 없애고 게다자 강연연이랑 사귀었다는 걸 지금 인정한건가…? 걔랑 사귀었던 게 맞다는 말이 그녀의 기분을 좋지 않게 만들었다. “둘다 똑같아요. 누구 하나 더 나은 게 없어. 날 해친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고 했으니 당신 본인도 용서하지 말길 바라요.”  목정침은 허탈했다. “허… 난 내 자신을 용서했던 적이 없어. 너도 그렇지 않아?”  맞다, 그녀가 떠난 게 그에게는 제일 큰 복수였다.  아파트 단지 앞, 목정침이 차를 세웠다. 온연은 기분이 좋지 않아 대충 손을 흔들고 집으로 들어갔다.  그때 목정침이 그녀를 불러세워 반 농담식으로 “잠깐 앉았다 가라고 말도 안 하나?”  온연의 낮은 목소리에 거리감이 느껴졌다. “나증에요, 오늘은 너무 늦었어요.”  목정침은 고집부리지 않았다. 어차피 그냥 던진 말이었으니 결과가 어떻든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가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자 그도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호텔.  진몽요는 아직도 화가 나 있었다. 사귈 때부터 경소경이 연락을 안 했던 날이 없었다. 오늘 갑자기 이러니 당연히 이상했다. 만약 그녀가 병원에 임립을 보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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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장

그는 정신을 차리고, 배달을 시킨 뒤 복도로 나가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바로 연결되었고, 애교 섞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경아, 할 얘기 있어? 아들이 칭얼거려서, 이따가 얘기할 수 있을까?”  전화 너머 들려오는 아이의 울음소리에 그의 짜증은 더 심해졌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검사결과 나오기 전까지 귀찮게 하지 말라고. 문자도 보내지 말고, 전화는 더더욱 하지마. 만약에 결과에서 내 아이로 인정되면 내가 해결해줄게. 만약 아니면 썩 꺼져버려!”  그는 전화를 확 끊고 식은 땀을 닦았다. 그의 핸드폰을 가끔 진몽요가 보는 편이라, 만약 이문자를 들키게 된다면 결과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모든 내용을 다 삭제한 뒤, 그는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왔다. 잠시 후 진몽요가 욕실에서 나왔다. 그녀는 타월만 두른 채, 검음 머리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고, 긴 다리가 매혹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오늘 신나 보이지 않았다. 마음속에 담아둔 일이 있으니 당연히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진몽요는 그의 모습이 적응되지 않아 그의 무릎 위에 앉았다. “왜 그래요? 많이 보더니 질렸어요?”  그는 씁쓸하게 웃으며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아니요… 좀 피곤해서요… 야식 먹고 일찍 자요, 나도 좀 씻을게요.”  진몽요는 더 깊게 생각하지 않고 정말 그가 피곤한 거라고 여겼다. “그래요, 그럼 씻고 먼저 자요, 난 야식 기다릴게요.”  배달이 도착했을 때, 경소경은 이미 잠 들었다. 진몽요는 배달음식을 먹으며 드라마를 봤고, 음식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폰에 배터리가 나갔다. 그녀는 습관적으로 경소경의 폰으로 드라마를 봤고, 갑자기 화면에 문자 알림이 떴다. 그녀는 화면이 가려져서 인상을 썼지만 문자 알림이 떠있는 몇 초 동안 스팸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문자의 첫마디가 ‘미안해, 내가 민폐 끼쳐서. 나 돈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야…’  뒷부분은 보이지 않았지만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녀가 마침 문자를 확인하려는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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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장

경소경은 안도하는 동시에 죄책감을 느꼈다. 그녀를 이곳에 데려오기 전까지 이 일에 심각성을 전혀 몰랐다. 그때는 그냥 그 여자의 전화를 받고, 중요한 일로 만나야 된다고 해서 그는 신경 쓰지 않았었다. 하람은 그의 자잘한 과거가 그를 놓아주지 않는 걸 알았기에, 그는 목정침을 도와준다는 핑계로 그 여자와 이 도시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오는김에 진몽요도 데려와서 온연과 함께할 시간을 주며 즐거워할 기회 또한 만들어주고 싶었다.  생각지 못하게 일은 이미 그의 손아귀를 벗어난 상태였고, 그의 아이일지도 모르는 아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그는 어이가 없었다. 오늘 낮이 되서야 그 여자와 만남을 가졌고, 같이 가서 검사를 받았다. 혹시라도 기분이 들킬까봐 종일 진몽요에게 연락하지 못했다.  둘째 날, 온연이 가게에 도착하자 진몽요는 어젯밤 ‘일’을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어제 밤에 누가 경소경한테 문자를 보냈더라고. 나는 어떤 여자가 보낸건 줄 알았어. 나는 아직까지도 여자 정리 안 된 거면 죽여버릴라고 했는데, 이순이 사과문자 보냈더라고. 깜짝 놀랐지 뭐야.”  온연은 이미 목정침을 통해 진실을 알고 있었지만 당연히 말하지 않았다. 모든 건 검사결과가 나온 후에 해결하고 지금은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진몽요가 혼자 속아서 바보 같이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그녀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 “오해면 된거지… 오늘 너랑 경소경 일정 없어? 놀러가고 싶으면 가도 돼, 가게는 나 혼자 있어도 괜찮아.”  진몽요는 약간 자랑스러운 듯 “아니야, 오늘 그 사람이 가게로 와서 같이 있어준다고 했어. 조금 늦을거야. 이따가 오면, 너도 좀 쉴 수 있겠다.”  온연은 아무 말하지 않았다. 경소경은 정말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가게까지 올 수 있다니. 만약 진짜 그의 아이라면 그가 어떻게 이 상황을 대처할지 궁금했다.  10시쯤, 경소경이 가게로 도착했다. 캐주얼한 복장이었지만 여전히 양아치 같은 스타일이었다. 도착해서 진몽요와 잠깐 놀아준 후 주방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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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장

앨리는 자신이 정성껏 차려 입었는데 그가 한번 쳐다보고 심지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살짝 실망했다. “네… 지금 다녀오겠습니다.”  뜨거운 날씨를 제치고 길을 건너 디저트 가게에 도착했다. 가게 안에 냉기를 느끼자 그제서야 앨리는 살 것만 같았다. 카운터 앞으로 걸어가 란샹에게 “홍차 두 잔 주세요.”  란샹은 단번에 앨리가 꾸몄다는 걸 발견하고선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보수적인 사람이었지만 목을 나시나 반바지 혹은 미니스커트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앨리의 옷차림은 그것들보다 훨씬 과감했다.  “네…네…”  란샹은 민망했다. 비록 다 같은 여자였지만 두 번 쳐다보기도 민망했다.  카운터 뒤에 있던 진몽요는 앨리의 목소리를 듣자 뒤를 돌았고 기분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 ”앨리씨, 이 복장 되게 개성있네요. 저녁에 클럽가도 되겠어요. 목정침 취향도 참 특이하네요, 그 회사 여직원들은 다 그렇게 입나봐요?”  앨리는 자신있게 파마머리를 쓸어 넘겼다. “몸매가 좋아야 이렇게 입을 수 있는거죠. 저희 대표님도 신경 안 쓰시는 데, 그쪽이 신경 쓰는 게 좀 이상하지 않아요?”  진몽요는 속으로 욕을 하며, 빠르게 홍차를 만들어 카운터 올렸다. “저도 그런 거 신경 쓸 시간 없거든요. 잘 가세요.”  앨리가 떠나자 진몽요는 씩씩거리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연아! 목정침 비서가 오늘 꼭 스트리퍼처럼 옷 입었더라. 맨날 목정침 앞에서 살랑 거리는데, 넌 신경 안 써?”  온연은 경악했다. 그녀의 기억속에 앨리는 평소에 일할 때 분명 포멀한 오피스룩을 입었었는데, 스트리퍼 같은 그녀의 모습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어서 물었다. “스트리퍼? 장난이지?”  진몽요는 온연은 컴퓨터 앞 씨씨티비로 끌고 갔다. “네가 직접 봐봐, 이게 오피스룩이야? 자랑하긴 뭘 자랑해? 몸매 좋은 사람이나 이렇게 입는다고, 사장도 신경 안 쓰는데 왜 나보고 참견이녜. 나는 그 회사 사모님의 베프인데, 내가 신경 쓰면 안되나? 이 여자 제정신 아니지?!”  온연은 씨씨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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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장

앨리는 순간 당황했다. 그리고 기뻐했다. 분명 자신이 일을 잘 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머리를 귀로 넘기며 애교섞인 말투로 “왜요?”  “왜냐면 전엔 너는 일에만 집중했으니까. 나한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앨리는 얼굴 색이 변하더니 몸을 일으켰다. “죄…죄송합니다…”  목정침은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재무부에서 월급 받아가. 감원처리 차원해서. 넌 돈도 많이 받을 수 있을거야.”  앨리는 받아드릴 수 없어서 한 마디 하고 싶었지만 목정침의 냉정한 눈빛에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이렇게 좋은 직장에서 오래 일할 수 있었던 건 그녀의 능력 때문이었지, 외모가 출중해서가 아니었다. 그녀가 다른곳에 정신 팔린 후, 얻고 싶었던 걸 얻지 못 했을 뿐만 아니라, 직업까지 잃었다.  그녀는 목정침을 알싸다. 몇 년동안 함께 했으니 한 입으로 두 말하지 않는 그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건물에서 나온 후, 그녀는 모든 물건을 길가 쓰레기통에 버리고 디저트 가게로 들어갔다.  진몽요는 그녀가 목정침의 심부름을 온 줄 알았다. “또 뭐 드려요?”  앨리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온연한테 할 말 있어서요. 용건만 말하고 갈게요.”  진몽요는 눈을 굴린 뒤 주방 문을 두드렸다. “연아, 앨리가 너 찾는다. 할 말 있데.”  온연은 문을 열고 나왔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앨리가 말했다. “여기는 좀 그래서, 다른 곳에서 얘기하시죠? 단둘이 있고 싶은데.”  온연은 밖에 불타는 날씨를 보자, 역시 조용한 직원 휴게실을 선택했다. “휴게실로 들어와요.”  휴게실. 앨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저 짤렸어요. 대표님한테 딴 맘 가져서.”  온연은 놀랐지만 담담하게 물었다. “그래서요?”  앨리의 입은 웃는 것 같지만 웃고 있지 않았다. “그냥 몇 마디 충고해주고 싶어요. 그 분이 이미 이정도 했잖아요. 제도에서의 모든 걸 포기하고 이 후진 곳에 온 게 다 당신 때문인데, 고마운 줄 알아야죠. 나중에 인내심 바닥 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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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장

경소경에 미간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지금 가고 있어, 이제 차에 탔으니까 그만 재촉해. 검사결과 나오기 전까지 너네 신경 안 써. 그러니까 징징거리지 마!”  여자가 사는 호텔에 도착한 후, 경소경은 아이를 안고 차에 다 얼른 병원으로 향했다. 통통한아이를 품 안에 안을 때, 그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두려움이었다. 두려움이 극에 달았고 조금의 동정심도 없었다. 만약 이 아이가 그의 아이라면 끝장이다!  병원 복도. 경소경은 의자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자는 눈 시울을 붉히며 그를 쳐다봤다. “우리 모자를 버리지 않아서 고마워…”  그는 그녀를 보지 않은 채 냉정하게 말했다. “나 그렇게 매정하지 않아. 지금와서 말하는데 설령 내 아이라고 해도 내가 데려갈 수 없어. 어떻게 하면 완전히 사라져 줄래?”  여자의 아름다운 얼굴에 왠지모를 계획이 보였다. “알아, 너 누구 만나는거. 헤어질 생각도 없어 보이고, 나처럼 전여자친구 되지도 않겠네? 네 기분 이해해. 근데 아이는 네거야. 어떻게 거절할 수 있어? 싱글맘 혼자서는 애가 잘 클 수 없어. 대신 너 같은 아빠랑 함께 살면 상황이 다르지. 그럼 애는 나중에 경가네 작은 도련님이 될 거고, 갖고싶은 걸 다 갖을 수 있잖아. 엄마로써 나는 당연히 애가 잘 컸으면 좋겠어. 비록 내 손으로 키운 아이 보내긴 아쉽지만…”  경소경은 난폭하게 “엄가니! 네 주제를 알아! 이 아이는 네가 원해서 낳은거야, 난 네가 언제 임신했는지도 몰랐어! 왜 나 몰래 낳았는데? 다 돈 때문 아니야? 나 너랑 3달도 안 만났지? 이래도 사랑 때문이라고 할 수 있어?!”  여자는 일관적인 태도였다. “엄가니 아니고, 엄채희야. 사랑이든 아니든 아이는 이미 태어났어. 난 아이가 앞으로 잘 컸으면 좋겠어. 그게 다야.”  경소경은 화가나서 웃었다. “허… 내가 네 이름도 기억 못하는 데 뭐 어쩌려고? 돈이 필요하면 말을 해, 맨날 애 나한테 떠넘기려 하지 말고. 아직 내 아이인지도 모르잖아!”  엄채희는 그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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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장

오늘이 될 때까지, 그녀는 꾹 참고 침착한 척하다가 일부러 우는 척을 했다. “너 내가 계속 여기서 너한테 모욕당하고 싶은 줄 알아? 내가 돈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돈 줘. 그럼 바로 떠날 게. 나도 너처럼 하루도 못 기다리겠어! 아이도 여기 생활이 안 맞아서 저렇게 아픈데, 내가 지금 누구보다 더 속상해. 이왕 이렇게 됐으니, 내가 네 여자친구 찾아가서 말하면 되겠네!”  경소경이 화를 내기도 전에 응급실에서 의사가 나왔다. “아이 보호자 계신가요?”  엄채희는 눈물을 닦고 일어났다. “제가 애 엄마예요. 저희 아들 괜찮은거죠?”  의사는 의학적으로 말했다. “급성위장염이에요. 큰 문제는 없고, 병원에서 2틀정도 지켜보면 될 것 같습니다. 먹는 거 주의하고, 아무거나 먹이지 마세요. 우선 당분간은 분유 같은 걸 먹이로, 일반식은 잠깐 멈추죠.”  병원에서 지켜본다고? 엄채희는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만약 경소경의 아이가 아니라면, 나중에 아무것도 못 받을 뿐 아니라 처참하게 대가를 치룰 것이다. 그녀는 바로 결정을 내렸다. “저희 아이가 이곳에 처음 와서요. 날씨도 너무 덥고 주변환경이 안 맞아서 그런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집에 데려가서 치료하는 게 좋겠어요. 좀 괜찮아지면 다른 지역 병원 가볼게요. 감사합니다.”  의사는 거절하지 않았다. 너무 어린 아이한테는 주변 환경도 중요하긴 했다. “그러세요, 그럼 링겔 다 맞는대로 데려가시면 됩니다. 꼭 병원도 다시 가보세요, 너무 늦으면 안돼요.”  의사가 가자 엄채희는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는 간호사에게 안긴 채 링겔을 맞고 있었고, 아이는 혈관이 작아서 머릿쪽에 링겔 바늘이 꽂혀 있어 보기만 해도 불쌍했다. 이제 막 울다 잠든 것 같은데 자면서도 종종 흐느꼈다. 엄채희는 아이를 받고 울었다. 이번에는 연기가 아니었다.  경소경이 아무리 매몰차도 아이가 이렇게 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그는 병원비를 지불하고 엄채희에게 돈을 이체했다. “언제 가? 비행기표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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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장

아이가 링겔을 다 맞은 후 그녀는 바로 아이를 안고 택시를 잡아 온연의 디저트가게로 향했다. 그녀는 이 모든 걸 대비해 정보를 수집해 놓았다.  그녀가 가게에 들어선 그 순간, 첫 눈에 진몽요를 보았다. 그녀의 직감은 정확해서 경소경의 여자친구가 누군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들어오자 마자 소란을 피우지 않고 아이를 안은 채 자리에 앉았다. 아이는 몸이 안 좋아서 계속 울고 있었고 란샹은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어 다가갔다. “도움 필요하세요?”  엄채희는 일부러 연약한 척을 하며 입술을 깨물어 창백하게 만들었다. “저… 밖이 너무 더워서… 잠깐 앉으러 들어왔어요. 아이가 아파서 도저히 못 있겠어서요. 에어컨 바람만 쐬러 들어온 거 아니에요, 차나 비슷한 거 아무거나 주세요.”  란샹은 자진해서 아이를 안았다. “괜찮아요, 음료는 금방 드릴게요. 아이는 제가 잠깐 안고 있을테니 쉬고 계세요. 젊은 엄마가 애 키우는 게 쉽지 않죠, 애 아빠는요?”  엄채희는 진몽요를 보며 “아이 아빠는… 저희를 버렸어요.”  란샹은 예상치 못한 대답에 이유를 묻지 않고 죄책감이 들었다. “죄송해요, 물어보면 안됐었는데.”  아이의 울음소리는 너무 커서 주방에 있던 경소경과 온연에게까지 들렸다. 지금 경소경은 애기 울음소리만 들려도 경기했다. 온연은 호기심에 나왔는데 엄채희를 보자 마음이 쎄했다. 게다가 엄채희가 계속해서 진몽요를 보고 있는 걸 보니 아마 그녀의 직감이 맞을 것이다.  그녀는 주방으로 들어가 경소경의 옷깃을 잡았다. “나가서 봐봐요, 애 데리고 찾아온 그 여자같은데…”  경소경은 온 몸이 굳었다. “장난치지 마요… 나 이제 그런걸로 안 놀라요.”  온연은 그 보다 더 두려웠다. “내가 놀래 키려는 걸로 보여요? 난 내 직감을 믿어요, 비록 그 여자를 본 적은 없지만… 일단 나가서 봐봐요. 만약 정말 그 여자가 소란이라도 피워서 몽요가 알게 되면 어떻게 될지 알잖아요!”  경소경은 고민을 하더니 앞 치마를 풀고 걸어 나갔다. 주위를 둘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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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장

목정침의 입가엔 썩소가 보였다. “하… 당신 그냥 결과 나오고 한 푼도 못 받을까봐 그러는거죠?”  엄채희는 당황했지만 최대한 태연하게 말했다. “무슨 말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원래 경소경한테 책임지게 할 생각 없었어요. 근데 현실은 혼자서 아이를 키워야 되는데 수입은 업고, 찢어지게 가난했죠. 저도 그 사람 인생 방해하고 싶지 않아요. 저랑 결혼하고 아이를 받아줄 것도 아니니까 돈이라도 받아야죠. 당신도 경소경도 다 돈이랑 재력 넘치는데 힘 없는 여자 한 명 괴롭히는 거 귀찮지 않나요?”  목정침은 고민됐다. “귀찮죠. 우리가 그렇게 해야 될 이유도 없고. 소경이 성격상 아이 병원비는 적게 주지 않았을테고, 지금 아이 데리고 떠나면 될 것 같은데요. 검사결과 나오면 한 푼도 빠짐없이 보상해주면 되잖아요. 다시는 걔 앞에 나타나지 마요. 이건 내가 해주는 충고예요.”  엄채희는 웃었다. “허허… 말투가 협박처럼 느껴지네요. 당신들이 지금 당장 떠나라고 하니, 혹시 몰라요? 그냥 일단 보내놓고 나중에 돈 안 줄지. 저는 바보가 아니에요. 오늘안에 해결 안되면, 그 여자 찾아갈 거예요. 나중에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살려면 그 여자분은 경소경보다 더 마음씨도 넓고 결단력 있겠죠.”  이 여자가 만만치 않다는 걸 목정침은 처음부터 느꼈다. 그는 이 여자가 한시가 급하다는 걸 느꼈고, 결과나 나오기 전에 빨리 처리하고 싶어하는 걸 알았다. 하지만 지체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다.  고민한 뒤, 그는 백지수표를 엄채희에게 던졌다. “소경이는 돈 빼내려면 엄마 허락을 받아야되요. 나는 그럴 필요 없어요, 어차피 다 내꺼니까. 일단 걔 대신해서 먼저 줄게요, 적고 싶은 액수만큼 적어요.”  엄채희는 생각도 안하고 펜을 들어 액수를 적으려 했다. 지금 돈을 얻을 수만 있다면 누가 주든 상관없었다. 돈만 받으면 그녀는 바로 먼 곳에 숨어 살 생각이었고, 그때가면 아이가 누구 아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적으려는 순간 목정침이 말했다. “먼저 말해둘게요. 돈 주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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