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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장

진몽요는 조금 놀랐다. “그럴수가 있어요? 이혼도 안 했는데 몇 년 동안 만나지도 못 하고,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너무한 거 아니에요? 감정도 없는데 이혼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서로 자유롭고, 이러면 괜히 당신 어머니만 힘들잖아요… 정말… 일단 알겠어요. 이런 상황이니 우선 아버지는 신경 안 쓸게요.”

  경소경은 화제를 돌렸다. “그럼 반대하는 거 아니면, 내일로 할까요? 오늘은 나랑 같이 있어줘요…”

  진몽요는 그를 노려봤다. “이제 돌아왔는데 엄마랑 같이 있을 시간도 안 줘요? 내일 만나도 되잖아요? 오늘 저녁은 안 돼요, 혼자 있어요!”

  경소경은 의외로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그래요… 그럼 들어가서 어머니랑 같이 있어 드려요. 내일 되면 ‘장모님’이 되시겠죠.”

  오후, 경소경은 진몽요를 집에 데려다 준 후 경가네 공관으로 향했다.

  하람은 강아지를 안고 책을 읽고 있었다. 아들이 돌아온 걸 봤지만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신발 갈아신어, 발자국 이리저리 남기지 말고.”

  경소경은 현관에서 신발을 갈아 신고, 하람 앞으로 가 강아지를 안았다. “엄마, 내일 같이 식사해요. 몽요랑 거의 다 결정됐어요.”

  하람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이번엔 진짜야?”

  경소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에요, 거짓말 아니고. 결혼하고 싶어요.”

  “결혼하려면 당연히 아빠한테 말씀드려야지. 난 연락하기 싫으니까 네가 알아서 전화해.” 하람은 담담하게 말하며 책을 넘겼다. 사실 내용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버지는 신경 쓰지 마세요. 어차피 집에 있으나 없으나 똑같은데 뭐하러 연락해요? 그냥 이렇게 해요. 내일 몽요랑 어머니 모시고 올 테니까 집에서 식사해요. 이런 중요한 일일수록 집에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경소경은 강아지를 바닥에 내려놓고, 방으로 올라갔다.

  방문을 닫고, 그는 침대 맡 서랍을 열어 가족사진을 꺼냈다. 사진 속 그는 어려 보였고, 그를 안고 있던 사람은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엄마는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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