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정침은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너무 늦었으니 밖에서 먹지 말지, 우리 둘뿐이니까 당신 집에 가서 아무거나 만들어 먹으면 될 것 같은데, 라면 끓일 줄 알지?"그녀가 끓인 라면을 아직 기억하고 있는 건가? 라면은 그녀가 유일하게 잘 하는 요리였고, 그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그나마 제일 잘 하는 것이 라면이었다. "그러죠...... 그렇게 맛있지도 않은데 대충 먹으면 되겠네요. 선물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내일 시간을 내서 꼭 밥을 사도록 할게요."목정침은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는 어렴풋이 그녀가 자신에게 빚을 지고 싶지 않다는 것을 느꼈기에 기분이 언짢았지만, 1년 뒤에 그녀가 그와 함께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다른 것은 더 이상 문제 삼고 싶지 않았다.집으로 돌아온 온연은 거실 에어컨을 먼저 켠 뒤 주방으로 부리나케 들어가며 말했다."잠시만 기다려요, 금방 라면 끓여 줄게요."목정침은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그녀를 따라서 부엌으로 들어갔고,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사실 이런 작은 집이 오히려 더 집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온연은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뜻이지? 이 상황에서 집 같은 느낌이라니?온연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기 위해서 그를 밖으로 밀어내며 말했다."됐어요, 여긴 더우니까 나가서 에어컨 바람이나 쐬고 있어요. 여기 일 하려고 온 거 아니에요?"목정침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응, 너 보러 왔지."온연은 원래 그가 업무를 하러 오는 김에 그녀를 찾은 건 줄 알았고, 그가 일부러 그녀를 보러 왔다는 솔직한 대답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가 1년 동안 고려해 보겠다고 대답한 것은 단지 임시방편일 뿐이었지, 결코 그와 함께 돌아갈 생각은 아니었다. 아마 1년 후에 그녀는 그와 한바탕 싸울 게 분명했다.왜인지 모르게 그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할수록 그녀는 마음이 불안해져만 갔고, 그를 속이고 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라면
경소경의 아버지? 온연은 들어본 적이 없었고, 조금은 의아한 듯 물었다.“무조건 가야죠, 근데 경소경의 아버지는 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데……”목정침도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걔네집안 사정도 매우 복잡해. 나중에 제도에 돌아가게 되면 목가네로 돌아가, 임씨 아저씨와 유 씨 아주머니도 겸사겸사 뵙고 말이야.”그는 온연에게 거절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정이 많아 속으로는 유 씨 아주머니와 임 씨 어저씨를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들을 이용해 그녀를 목가네로 돌아가게 할 속셈이었다. 그저 임시로 거주할 거라면……거절할 이유도 없지 않겠는가?“그때 되면 다시 말해요, 피곤하니 이만 잘게요.”온연은 말을 한 뒤 눈을 감았고,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오니 이번에는 정말로 피로가 몰려왔다.목정침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도 그의 눈은 매우 말똥했고 조금도 졸린 기색이 없었다.자신의 여자가 옆에 버젓이 누워 있는데도 만지지도 못하니 당연히 잠에 들지 못했다. 그의 마음속에는 불길이 솟구쳐 40도에 육박하는 여름 날씨보다 더욱 뜨거웠다.이튿날, 온연은 일어나자마자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그녀는 비몽사몽한 상태로 변기에 앉아 얼굴을 한 번 쓸어내렸다. 그녀는 부끄러워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오랫동안 그녀는 목정침과 같이 자면서 처음으로 그런 꿈을 꾸었고, 또 꿈은 어찌나 생생한지 몸에 이질감만 없었어도 그녀는 잠든 기회를 틈 타 목정침이 무슨 짓을 했는지 궁금해했을 것이다……볼일을 다 본 뒤 문을 열고 나왔고, 목정침은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그토록 기상시간을 철저히 지키던 사람이 늦잠이라니,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의심할 시간도 없이 빨리 가게로 가봐야 했다.가게가 한산한 틈을 타 그녀는 부엌을 한 번 깨끗이 청소할 생각이었고, 깔끔해진 부엌을 보면 그녀의 기분도 좋아질 것같았다. 란샹이 그녀를 도와주러 들어오자, 한눈에 그녀의 목덜미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며 말했다.“목이……
진몽요의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했다, 왜 그녀가 맡은 것도 아닌 일을 잔업으로 넘기려고 하는 거지? 분명히 교희가 출근할 때 쓸데없는 통화와 애니메이션을 본다고 일을 끝내지 못한 건데 말이다. 그녀는 간신히 화를 참으며 말했다.“저도 일이 있어서 남아서 야근할 수가 없어요, 교희씨께서 직접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전 이만 퇴근하겠습니다.”그러자 교희는 두툼한 서류 뭉치를 진몽요의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네가 해도 해야 되고, 안 한다 해도 해야 돼. 회사가 돈을 들여서 너를 불러온 게 에어컨 바람맞으라고 여기 앉혀놓은 줄 알아? 에어컨 전기세 값이라도 해야 할 거 아니야? 오늘 네가 회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했는지는 생각이라도 해 봤니? 서류 하나 인쇄해 달라는 것도 말대꾸를 하다니, 아무것도 못하는 신입은 역시 가르치기 힘들다 이거야!”하루 종일 제대로 된 일을 안 한 것이 그녀의 탓인가? 진몽요는 화가 치밀어 올라 말했다.“첫째, 저는 이 업종의 신입이 아닙니다. 이 회사에서 신입일 뿐이지 저는 디자이너로서의 업무 경력이 있습니다. 둘째, 저는 제가 도움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부서장님께서 동료들과 업무환경에 적응하라며 하루종일 당신들의 심부름을 한 겁니다. 저는 감사 인사를 바란 적도 없고, 그냥 이렇게 당연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겁니다. 셋째, 제 이름은 신입이 아니라 진몽요입니다. 당신이 제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도 되지만,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이인데 왜 제가 그쪽을 도와서 야근을 해야 하는 거죠? 모두들 동등한 자격으로 대우를 받는데, 당신은 제 리더도 아니면서 저를 마음대로 부려먹을 자격은 당연히 없죠. 이미 퇴근했으면 사장님도 절 부릴 수 없는데, 당신이 뭐라고 날 부려먹어요?”교희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며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고,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진몽요는 상대하기 귀찮다는 듯 가방을 들고 자리를 벗어났다.교희의 시선은 진몽요의 핸드백에 꽂혀 있었고, 그녀가 들고 있는 핸
진몽요도 생각해보니 절대 조용히 약혼할 것 같지 않았다. 경가네의 경사이기도 하고, 경소경네 부모님 둘 다 계시니, 만약 목정침의 부모님도 다 계셨으면, 당시에 그렇게 조용하게 결혼하지 않았을것이다. 큰 가문들은 체면을 중요시 생각하니 그녀는 이기적일 수 없었다. "그래요... 미안해요. 방금은 생각을 못 했어요. 당신하고 싶은대로 해요. 밥 먹고 난 가봐야 해요.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출근도 해야하고. 난 당신이랑 달라서 출근시간이 마음대로가 아니에요. 발에 불 날 때까지 뛰어야죠. 에휴..." 경소경은 살짝 삐졌다. "같이 들어와서 살자고 말하려 했는데... 지금보니까 상의도 못 하겠네요? 나는 당신한테 인생의 걸림돌 같은 거예요? 여기서 산다고 해서 출근 못 하는것도 아니고, 내가 아침에 데려다주면 되잖아요..." 진몽요는 그를 노려봤다. "만약 당신이 내가 저녁에 가만히 잠만 자게 냅두면 문제가 없죠. 근데 매번 가만히 못 있고, 다 하면 새벽인데 내 몸이 버틸 수 있겠어요? 일자리 안정되면 다시 얘기해요. 그때가면 슬슬 결혼날짜도 잡아았을테니 같이 살 명분도 생기잖아요. 다른 말 나올 일도 없고. 내 말대로 해요." 밥을 먹고, 경소경은 처로 진몽요를 데려다 주었다. 건물 아래 도착하고 나서도 그의 기분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진몽요는 그의 목에 팔을 감고 격한 키스를 해주었다. 그리고 그의 얼굴을 만지며 "이 누나가 시간 있을 때 다시 놀아줄게요. 그러니까 화 풀어요." 경소경은 어쩔 수 없이 웃었다. "됐어요. 얼른 들어가요. 피곤하니까 일찍 자고. 일 있으면 전화해요, 언제든지 받을게요." 차에서 내린 진몽요는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 찬란한 미소를 지었다. "경소경씨, 당신을 만난 건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에요." 경소경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행운인데 꽉 잡아야되는 거 아니에요? 내가 말라 비틀어질때까지 기다리게 하지 말아요. 3일 안에 나한테 안 오면 클럽 갈 거예요. 나 아직 살아 있어서 빈틈 생기면 그때
집에와서 샤워를 하면서, 온연은 세면대 위에 남은 칫솔 하나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건 목정침이 썼던 칫솔이었다. 어차피 놔둬도 상관없으니 그녀는 버리지 않았다. 그녀는 잠재적으로 그가 이곳에 가끔 와서 자고 갈거라는 걸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기 싫었다. 샤워를 마치고, 그녀는 모르는 번호로 온 부재중 전화를 확인했다. 만약 전화가 한번만 걸려왔다면 그냥 무시했겠지만, 이 번호로 7번이나 걸려왔다. 그녀는 욕실에 있어서 벨소리를 듣지 못 했다. 그녀는 의혹음 품고 전화를 걸었고, 전화는 바로 받아졌다. 전화너머 익숙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가씨, 왜 이제서야 전화를 받으세요? 저 이 단지 경비에요. 어떤 분이 찾으셔서요. 가족이라는데 마음대로 들여보낼 수 없어서 여줘보려고 전화했어요. 중년 여성분이랑 휠체어 타신 노부인이 오셨어요." 중년여성과 휠체어 탄 노부인? 온연의 의혹은 더 커졌다. 전화 너머의 목소리는 경비원의 목소리가 맞다. 그녀의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는 그녀도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이미 10년 넘게 '가족'이라는 단어를 듣지 못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그녀는 고아가 되어 목정침이 입양했는데, 그 두명은 대체 누구일까? 옷을 갈아입고, 그녀는 아래로 내려갔다. 그녀가 나타나자 경비원은 구세주라도 만난듯 그녀를 반겼다. "오셨네요. 제가 안 들여보내줘서 저 분들한테 계속 욕 먹었어요. 하지만 단지 주민들 안전을 생각해서 들여보낼 수 없었어요. 제가 책임져야 하거든요. 이곳에 사는 분들도 아니니 함부로 들여보내면 안돼죠." 온연은 멀리 있는 중년 여성과 노부인을 보더니 모른다는 식으로 말했다. "저도 누군지 몰라요... 게다가... 저는 가족이 없어요." 경비원은 허벅지를 탁 쳤다. "안 들여보내서 다행이네요. 그런데... 아가씨 전화번호는 저 분들이 알려줬어요.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을까요?" 이 부분이 의심스러워 온연은 그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혹시 누구세요...?" 중년여성은 그녀를 훑어
이 문제가 나오자 자칭 고모인 중년 여성은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중요한 질문이네. 내가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널 찾아왔어. 이 분은 네 할머니잖아? 네 아빠가 없으니, 너한테도 부양권이 있잖아. 나혼자 키울수는 없지. 예전에는 네가 어려서 그럴 의무가 없었지만 지금은 너도 시집갔고, 게다가 부잣집에 갔으니, 네 할머니도 같이 누릴 자격이 있지 않겠니? 네 할머니는 네 아빠랑 달라. 네 아빠가 죽어도 진함 그 여자랑 살아야 된다고 했어서 그렇지 우리랑은 아무 상관없어.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부양했는데, 최근에 네 할머니가 또 작은 교통사고를 당해서, 연세가 있으시니 쉽게 회복이 안되지. 벌써 한 달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못 걸으셔. 다리가 많이 불편하셔서. 내 아들은 지금 대학 다니는데 곧 졸업할거야. 여자친구도 있고, 그래서 집사고 결혼도 해야되는데 내가 도저히 다 못하겠지 뭐니. 그래서 널 찾아와서, 할머니 네가 키울 수 있는지 상의하려고 왔어. 지금까지 너도 잘 쉬지 않았니?” 이 여자는 지금 이 할머니를 자신에게 버리고 가려는 걸 온연은 알아챘다. 논리대로라면, 그녀가 신경을 써야하는 건 맞다. 이 고모의 옷 차림새를 보니 가난해 보이지는 않았다. 심지어 휠체어에 앉아있는 노부인도 꽤나 차려 입고 있어 돈이 없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도저히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노인을 부양할 수 없었다. 내일 낮에 가게문도 열어야 하고, 저녁이 되야 퇴근할 수 있었다. 나중에 좀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간 다음에, 보살 필 사람을 찾아야했다. 지금 당장 안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가게에서 이 모든 걸 감당한 충분한 돈을 벌려면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했다. 결론적으로 그녀는 이런 일을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어렸을 때 아빠가 살아 있었을 때는 그가 모든 걸 대신해주었다. 나중에 목정침과 함께하게 되었을 때도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큰 일을 처리해본 적이 없어 갑자기 닥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랐다. 그 순간 그녀의 머릿
역시, 아까 그 고모가 한 말은 거짓말이었다. 그들은 항공사고를 몰랐던 게 아니라, 온연을 데려갈 생각이 없었던 것이었다. 듣고 보니 당시에 그 일은 큰 이슈였음이 분명했다. 온연은 탓하지 않고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그때 일은, 아빠 때문이 아니에요. 아빠는 잘못 없어요. 그때 그 많은 목가네 사람들을 해치지도 않았고. 자세한 건 말씀드릴 수 없지만, 아빠가 결백하다는 것만 알아 두시면 돼요. 저는 이미 목가네를 떠났어요, 지금은 혼자서 디저트 가게를 하고 있는데 많이 벌지는 못해도 저희 두사람이 먹고 살 정도는 될 거예요. 나중에 더 큰 집으로 이사도 가고 요양사도 붙여 드릴게요. 저는 아침에 일찍 출근하고 저녁 늦게 퇴근해서 도저히 어르신을 봐드릴 수가 없어요. 이해해 주세요.” 노부인은 그때 항공사고에 대해서 더 묻지 않았다. 아마 언급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어쩐지 이런 곳에 살더라니… 목가네를 떠났구나. 네가 날 받아주고, 밥도 주고, 사람까지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해. 어떻게 너한테 직접 해달라고 하겠니? 네가 어렸을 때 난 널 키우지도 않았고, 본 적도 없는데, 바닥에서 자라고 해도 난 할 말이 없지.” 바닥에서? 어떻게 노부인한테 바닥에서 자라고 할 수 있을까? 온연은 이런 어르신과 만나본 적이 별로 없어서 어울리긴 힘들겠지만, 이제 이곳에서 살게 됐으니 어쩔 수 없이 함께해야 했다. “바닥에서 주무실 일 없으니까 걱정마세요. 집 바꾸기 전까지는 제가 소파에서 자고 어르신은 침대에서 주무세요. 무슨 일 있으면 부르시면 돼요. 다리는 어떠세요? 회복할 수 있는건가요?” 노부인은 자신의 둔한 두 다리를 쳤다. “할 수 있어. 좀 시간이 걸릴 뿐.” 시간도 늦었으니, 온연은 노부인에게 자기전 인사를 건냈다. 그제서야 그녀는 소파에 누웠고머릿속엔 오만가지 생각이 가득했다. 갑자기 나타난 가족이니, 앞으로 천천히 익숙해져야 했다. 그래도 자신의 친할머니이니 아빠를 대신해서 효도한다 생각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
그녀는 주춤거리며 조수석에 탔다. “불만 있어서 전화 끊은 거 아니에요. 정말 너무 바빴어요.” 목정침은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 “뭐가 바쁜데? 잠 잘 시간도 없었어? 나한테 해명해봐, 앞으로도 시간 없을 거라는 말 무슨 뜻이야?” 알고보니 그는 이 말이 걸렸던 거였다… 온연은 노부인의 일을 설명했다. 목정침은 생각지도 못한 일에 의아했다. “내가 알아 봤었어. 너 할머니랑 피 안 섞인 고모 있는 거 알고 있었어. 근데 그때 안 나타나길래 앞으로도 안 나타날 줄 알고 말 안했어. 이제와서 찾아올 줄은 몰랐네. 앞으로 어떡할 거야? 혼자 노부인 키우게?” 목정침은 할머니와 고모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니! 그녀는 원망하는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알고 있었는데 왜 말 안 했어요? 난 마음의 준비도 못 했는데…” 목정침의 눈동자는 약간 흔들렸다. “말해줬으면… 네가 내 곁에 가만히 안 있었을 거잖아, 네 가족 찾으러 가겠다고 했을거야… 그리고 그 상황에서 그 사람들이 널 키우는 건 불가능해.” 온연은 속으로 알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이자식… 그녀를 입양한 게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한 일이었던 걸까? 그녀가 가족이 있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입양하고, 그 일을 숨겼다. 그때 그녀는 고작 8살이었고, 그녀는 갑자기 그가 무슨 다른 꿍꿍이가 있었나 의심됐다. “당신… 정상이죠?” 목정침은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무슨 생각하는 거야? 난 네 아빠가 네 엄마랑 같이 살기 위해서 집 나간 거 알고 있었어. 그때 네 할머니 그래도 돈 있는 집안에서 자라서 그런 여자는 눈여겨 보지도 않았지. 그 일 이후에 네가 태어 났으니, 네 고모랑 할머니가 널 안 키우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나도 너 바로 입양하지 않았어. 네 가족들이 너 안 데려갈 거 알고 입양한 거야. 이렇게 된 이상, 너한테 가족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게 무슨 소용이겠어. 가족이 있어도 널 필요로하지 않았잖아? 그게 더 속상한 일 아닌가?” 그랬다… 목정침은 그녀의 모든 걸 자세하게 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