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70장

Author: 레몬맛 고양이
경소경은 도저히 웃을 수 없어 그녀를 안았다. “괜찮아요, 당신한테 화난 거 아니니까 너무걱정하지 말아요. 엄마가 아버지한테 전화한 거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나타날 줄 몰랐아요. 나는 심지어 그 사람이 영원히 돌아오지 않길 바랬고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돌아와서 우리 엄마랑 평화롭게 같이 살면 괜찮지만, 나중에 또 도망가 버리면 엄마는 무너질 거예요.”

  진몽요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나 누구 달래주는 거 잘 못 하는데, 혼자 좀 쉬고 있을래요? 나 먼저 가서 화장 지우고 샤워하고 올게요. 어제 잘 못 잤으니 오늘 저녁엔 일찍 자요. 나 내일 또 일자리 찾으러 나가봐야 해요.”

  그녀가 막 일어나자 경소경에게 붙잡혔다. “같이 씻어요…”

  진몽요의 얼굴은 시뻘게졌다. “왜요… 아직 적응 안 됐는데 그냥 따로 씻어요. 금방이면 돼요.”

  경소경은 굽히지 않고 그녀를 데리고 욕실로 들어갔다. 그는 샤워기를 틀었고, 그녀는 차가운 벽에 기대어 있었다.

  점점 따듯해지는 물이 두 사람 몸에 닿았고, 천천히 바닥으로 흘렀다. 빠르게 욕실에는 온기가 가득 찼고, 두 사람의 엉켜 있는 몸이 흐릿하게 보였다.

  그는 절대 좋지 않은 일을 그녀에게 말해주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앞에서는 늘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척, 헤픈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도 적지 않은 아픔을 지니고 있었다.

  밤이 깊어가고, 두 사람은 그제서야 침대에 누웠다.

  “아이 낳아 줄래요…?”

  진몽요는 정신 번뜩 들었다. “너무 이른거 아니에요? 난 이제 겨우 20대 초반이고 아이 낳으면 모든 게 달라질텐데. 애 키우면 자유가 사라지잖아요. 이러는 이유가 설마 나 임신시키려고 그러는 거 아니죠? 내가 말하는데, 나 아직 충분히 못 놀았어요. 그래서 안 돼요!”

  경소경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걱정하지 마요. 당신이 낳으면 내가 키울게요. 당신이 원하는 자유 내가 다 줄게요…”

  일이 끝나고, 경소경이 일어났을 때 진몽요는 이미 잠 들어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71장

    그녀는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수정구슬 안에 들어있던 가루는 탕위엔의 뼛가루였다. 이 선물을 그 어떤 선물과 가치를 비교할 수 없을만큼 귀하고 소중한 선물이었다. 목정침이 이렇게 마음 써줄 줄 그녀는 생각지도 못 했다.  그녀는 드림캐쳐를 조심스럽게 침대맡에 걸었고 폰을 꺼내 목정침에게 문자를 보냈다. ‘고마워요.’  이 짧은 한 마디에 여러가지 의미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렇게 긴 세월동안 그녀가 그에게 감동을 받은 일은 처음이었다. 보기에는 차가워 보여도 따뜻한 구석이 있었다. 이번에 그의 마음은 세상 모든 걸 주지 않아도 그녀에게 확실하게 전달되었다.  목정침은 답장을 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거절하지 않고 전화버튼을 눌렀다. “선물 고마워요, 잘 받았어요.”  목정침은 사무실 책상에 앉아 미소를 숨길 수 없었다. “네가 좋아하면 됐어. 원래 거기 있었을 때부터 집사아저씨한테 부탁했었는데, 내가 돌아와서 보니까 좀 마음에 안 들어서 직접 디자인했어. 아니면 더 일찍 받을 수 있었을거야. 요새 제도는 좀 시원해졌는데, 거긴 어때?”  마치 오래된 친구가 대화를 나누듯이 온연도 불편할게 없었다. “여기는 아직도 더워요. 날씨가 제도랑은 좀 달라서요. 시원해졌으면… 따뜻하게 잘 챙겨 입어요. 감기 걸리지 말고요. 샤워 다 하고 머리 말리는 것도 잊지 말아요. 시간 다 돼서 가게에 가봐야 해요. 먼저 끊을게요.”  통화가 끝났지만 목정침의 입가엔 아직도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사무실 문 앞에 가서 새로운 남자비서를 보자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그는 예전부터 목정침네 회사에서 일했었고, 이제 비서로 승진했다. 그 비서는 목정침히 변했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웃는 걸 거의 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기분이 이렇게 좋으니,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걸까? 그는 짐작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이야?” 목정침은 데이비드를 발견하고 웃음기가 싹 사라졌고 다시 평소처럼 차가워졌다.  데이비드는 그의 앞으로 다가왔고, 손에 있던 서류를 그의 책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72장

    모닝은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보며 말했다. “아직 그 사람 좋아하죠? 그래서 마음 접으라는 거잖아요. 내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했는데, 화도 안 내고. 하마터면 속을 뻔했네요.”  온연은 질문에 마주하지 않았다. “됐어요, 놀러 왔으면 놀다 가세요. 그럼 먹고 있어요, 저는 일하러 가 볼게요.”  모닝은 재잘거리던 걸 멈추고 첫 입에 반해버렸다. “이거 거의 수준급 파티시에 수준인데요! 뭐든 잘할 수 있다니 정말 부러워요! 우리 아빠는 내가 맨날 아무것도 못 한다고 혼내기만 하는데.”  온연은 주방에서 머리를 내밀었다. “그정도는 아니에요. 제가 이렇게 잘할 수 있는 건 다 목정침이 알려준 비법 덕분이에요. 그정도면 거의 손만 있으면 다 만들 수 있는 수준이죠. 별거 없어요. 말 나온김에 궁금한건데, 정말 저 찾으러 온 거 아니죠?”  모닝은 입주변에 뭍은 크림을 핥으며 웃었다. “맞다고 봐야죠. 그냥 정침오빠랑 정말 재결합 못하는지 궁금해서 확인하러 와봤어요. 지금 보니까 아니네요. 친구로써 경고하는데, 그런 남자 혼자 두면 위험해요. 대시하는 여자가 적지 않을텐데, 진짜 이런 곳에 숨어서 신경조차 안 쓰게요?”  온연은 반 농담식으로 말했다. “만약에 할 수만 있다면 가서 대시 해봐요. 만약 그 사람이 나랑 이혼해준다면 내가 고마워 할께요.”  모닝은 당황했다. “진짜예요?”  온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계산하고 나가려는데, 모닝을 주방을 향해 말했다. “나 갈게요, 제도가서 정침오빠 찾을 거예요. 나중에 후회하지 말아요~”  온연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를 가게를 떠났다.  란샹은 모닝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연아, 저 사람 누구야? 말도 하나도 안 가려서 하고? 못하는 말이 없네…”  온연은 그저 웃었다. “저 사람 성격 원래 저래. 신경 쓰지 마. 근데 쟤가 목정침 좋아하는 건 진짜야.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나는 목정침을 몰랐거든. 따지고 보면 내가 중간에서 가로챈거지.”  란샹은 그녀의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73장

    목정침은 질척이지 않고 카메라를 보면서 손을 흔들었다. “잘자.”  전화가 끊기자 온연은 가슴을 부여잡으며 자신의 심장 빠르게 뛰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바보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흡입력 있는 목소리에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녀 자신이 미친건가 싶었다.  매번 통화를 하는 건 목정침에게 더 큰 진전을 의미했다. 그리고 그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그가 잘 준비를 하자 모창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빠랑 사이가 좋은 어른이 아무 이유 없이 전화를 하진 않았을테고, 모닝이 귀국하고 나서 온 첫번째 연락이었는데 아마 전지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서 전화를 한 것 같다… 그는 눈썹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네, 아저씨.”  모창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침아, 너 요즘 온연이랑 사이 좀 그렇다며. 내가 잘 안 본 사이에 닝닝이가 또 도망가버렸지 뭐니. 널 분명 찾으러 갈거야. 잘 챙겨주길 바란다. 너도 걔가 널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잖아… 너희가 잘 안 될 걸 알지만, 다시 나한테 돌려보내 주겠니.”  목정침은 머리가 아팠다. 그와 온연이 잠깐 떨어져 있는 걸 어떻게 다들 알게 된걸까? 모닝은 정말 타이밍도 잘 잡았다. 지금 그는 도저히 그들을 상대해 줄 힘이 없었다. 그는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네 알겠어요, 걱정마세요 아저씨.”  모창해는 전화를 바로 끊지 않고 고민하더니 물었다. “전지… 혹시 어디 갔는지 아니?”  다들 늘 이런 일을 잘 알고 있었다. 결국엔 그도 마지막에 본론을 물어보기 위해서 전화한 것이였다. 모창해도 목정침의 아버지 편이어서 전지를 보호하고 싶은건가? 그렇다 쳐도 이미 늦었다.  목정침의 말투는 더 차가워졌다. "아저씨, 아빠가 혼외자식 있는 거 말씀만 해드렸을 뿐이지 그렇게까지 관심 갖지 않으셔도 돼요. 전지... 이미 이 세상에 없어요, 아시겠어요? 이건 저희 목가네의 일이에요, 상관 없는 일에는 신경 끄세요."  모창해는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내가 할 말이 없네..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74장

    모닝의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하... 진짜 나 쫓아내려고요? 나는 우리 사이에선 긋고 싶지않은데. 침대에서 그냥 같이 자는 것도 안돼요?"  목정침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고, 드레스룸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온 뒤 딱 한마디만 했다."우리 그렇게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가까운 사이 아니야. 나의 구역에선 내가 만든 규틱을 지켜야 돼. 마지막으로 알려주는 거야."  그의 차가 목가네에서 떠나자, 모닝은 침대에서 내려왔다  모닝의 표정은 편안해 보이지 않았고, 이 남자가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럴수록 그녀는 더 그를 갈망했다. 전에는 그저 목정침과 온연의 사이를 보면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두 사람이 떨어져 있으니 그녀는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이 방안에는 목정침의 향기와 기운이 가득했고, 그녀를 더 탐욕스럽게 만들었다. 그녀의 꿈은 이곳에 평생 남아 그와 죽을때까지 함께하는 것이었다. 이 생각은, 그녀가 그를 처음봤을때부터 들었다. 그리고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그 생각은 더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았다.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때, 임집사가 방 앞으로 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모 선생님께서 전화 왔습니다. 받아 보세요."  상상의 나라가 끊기자 모닝은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대답을 하고 아랫층으로 내려갔다.모창해는 목가네로 바로 전화를 걸었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받았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에요? 제가 외국에 있기 싫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모창해는 지금 막 국내 공항에 착륙했고 화가나서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너 이 망할 기집애, 목가네에서 딱 기다려, 지금 바로 데리러 갈거야! 내가 하는 말은 매번 흘려 듣고, 내가 어떻게 너 같은 걸 키웠지? 목정침은 이미 결혼했어, 넌 지금 아빠 체면에 똥칠하고 있는거야!"  예전에 모창해는 말로 잘 딸을 타이르는 편이었지, 절대 심하게 혼내지 않았었다. 모닝은 혼이 나더니 화를 냈다. "제가 아빠 얼굴에 똥칠한 거면 딸 없는 셈치시면 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75장

    모창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딸의 뺨을 때렸다.  경쾌한 소리가 나고 모닝은 그대로 멍해졌다. 그녀는 빠르게 부어오르는 얼굴을 부여잡으며 모창해를 봤다. "때린거예요? 제가 틀린 말 했어요? 다른 사람도 없는데 말도 못해요?"  모창해는 경호원이 건낸 약을 먹고 진정이 되자 입을 열었다. "자기 부모가 낳은 의붓형제도 죽이는 앤데, 너라고 다르겠어? 걔가 널 좋아하게 되면 넌 걔 먹잇감이 되는거야. 제일 무섭고 추하게 죽게 될 거라고. 난 딸이 너 하나뿐인데, 네가 죽게 냅둘 수 있었네? 온연은 평범해보여도 목정침이 10년을 넘게 키운 아이야, 너랑 뭘로 비교할래? 이번에 돌아가면 조용히 시집가고 목정침 근처엔 얼씬도 하지마!"  모닝은 감히 대답하지 못했다. 목정침에 대해서 아는 게 많지는 않지만, 이렇게 놀라운 일을 그녀는 당연히 그가 무서웠다. 그 순간 온 몸에 기운이 다 빠졌다.  모창해는 그녀를 떄린 죄책감이 들어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닝닝아, 아빠는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거야. 건들이면 안 되는 건 건들지 말자. 목가네 사람은 갖을 수 없어. 사랑은 증오를 낳기 마련이야. 그래서 아빠는 네가 온연한테 나쁜짓이라도 할까봐 무서워. 그러면 목정침이 널 용서하지 못 할 거야. 지금 그냥 손 떼, 알겠지? 아빠는 네가 나쁜아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질투는 사람을 미치게 만들 수 있어. 이번엔 아빠 말 들어."  모닝에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찼다. "저는 그냥...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분명 온연은 아무것도 없는 고아이고, 외모로 봐도 제가 꿀리지 않고, 집도 우리집이 훨씬 잘 사는데, 걔보다 부족한 게 뭔지 모르겠어요... 알겠어요 아빠. 앞으로 걱정 안 시킬게요. 이제 목정침한테 안 매달려요."  정말 그녀를 포기하게 만든건, 모창해의 걱정도 목정침의 매정한 성격도 아닌 온연이 목정침과 함께한 10년이 넘는 세월이었다. 그건 영원히 그녀가 이길 수 없는 거였고, 대체할 수 없는 거였다.  오후, 목정침은 급한 일을 처리하고 온연에게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76장

    목정침은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너무 늦었으니 밖에서 먹지 말지, 우리 둘뿐이니까 당신 집에 가서 아무거나 만들어 먹으면 될 것 같은데, 라면 끓일 줄 알지?"그녀가 끓인 라면을 아직 기억하고 있는 건가? 라면은 그녀가 유일하게 잘 하는 요리였고, 그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그나마 제일 잘 하는 것이 라면이었다. "그러죠...... 그렇게 맛있지도 않은데 대충 먹으면 되겠네요. 선물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내일 시간을 내서 꼭 밥을 사도록 할게요."목정침은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는 어렴풋이 그녀가 자신에게 빚을 지고 싶지 않다는 것을 느꼈기에 기분이 언짢았지만, 1년 뒤에 그녀가 그와 함께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다른 것은 더 이상 문제 삼고 싶지 않았다.집으로 돌아온 온연은 거실 에어컨을 먼저 켠 뒤 주방으로 부리나케 들어가며 말했다."잠시만 기다려요, 금방 라면 끓여 줄게요."목정침은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그녀를 따라서 부엌으로 들어갔고,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사실 이런 작은 집이 오히려 더 집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온연은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뜻이지? 이 상황에서 집 같은 느낌이라니?온연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기 위해서 그를 밖으로 밀어내며 말했다."됐어요, 여긴 더우니까 나가서 에어컨 바람이나 쐬고 있어요. 여기 일 하려고 온 거 아니에요?"목정침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응, 너 보러 왔지."온연은 원래 그가 업무를 하러 오는 김에 그녀를 찾은 건 줄 알았고, 그가 일부러 그녀를 보러 왔다는 솔직한 대답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가 1년 동안 고려해 보겠다고 대답한 것은 단지 임시방편일 뿐이었지, 결코 그와 함께 돌아갈 생각은 아니었다. 아마 1년 후에 그녀는 그와 한바탕 싸울 게 분명했다.왜인지 모르게 그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할수록 그녀는 마음이 불안해져만 갔고, 그를 속이고 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라면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77장

    경소경의 아버지? 온연은 들어본 적이 없었고, 조금은 의아한 듯 물었다.“무조건 가야죠, 근데 경소경의 아버지는 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데……”목정침도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걔네집안 사정도 매우 복잡해. 나중에 제도에 돌아가게 되면 목가네로 돌아가, 임씨 아저씨와 유 씨 아주머니도 겸사겸사 뵙고 말이야.”그는 온연에게 거절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정이 많아 속으로는 유 씨 아주머니와 임 씨 어저씨를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들을 이용해 그녀를 목가네로 돌아가게 할 속셈이었다. 그저 임시로 거주할 거라면……거절할 이유도 없지 않겠는가?“그때 되면 다시 말해요, 피곤하니 이만 잘게요.”온연은 말을 한 뒤 눈을 감았고,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오니 이번에는 정말로 피로가 몰려왔다.목정침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도 그의 눈은 매우 말똥했고 조금도 졸린 기색이 없었다.자신의 여자가 옆에 버젓이 누워 있는데도 만지지도 못하니 당연히 잠에 들지 못했다. 그의 마음속에는 불길이 솟구쳐 40도에 육박하는 여름 날씨보다 더욱 뜨거웠다.이튿날, 온연은 일어나자마자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그녀는 비몽사몽한 상태로 변기에 앉아 얼굴을 한 번 쓸어내렸다. 그녀는 부끄러워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오랫동안 그녀는 목정침과 같이 자면서 처음으로 그런 꿈을 꾸었고, 또 꿈은 어찌나 생생한지 몸에 이질감만 없었어도 그녀는 잠든 기회를 틈 타 목정침이 무슨 짓을 했는지 궁금해했을 것이다……볼일을 다 본 뒤 문을 열고 나왔고, 목정침은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그토록 기상시간을 철저히 지키던 사람이 늦잠이라니,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의심할 시간도 없이 빨리 가게로 가봐야 했다.가게가 한산한 틈을 타 그녀는 부엌을 한 번 깨끗이 청소할 생각이었고, 깔끔해진 부엌을 보면 그녀의 기분도 좋아질 것같았다. 란샹이 그녀를 도와주러 들어오자, 한눈에 그녀의 목덜미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며 말했다.“목이……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578장

    진몽요의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했다, 왜 그녀가 맡은 것도 아닌 일을 잔업으로 넘기려고 하는 거지? 분명히 교희가 출근할 때 쓸데없는 통화와 애니메이션을 본다고 일을 끝내지 못한 건데 말이다. 그녀는 간신히 화를 참으며 말했다.“저도 일이 있어서 남아서 야근할 수가 없어요, 교희씨께서 직접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전 이만 퇴근하겠습니다.”그러자 교희는 두툼한 서류 뭉치를 진몽요의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네가 해도 해야 되고, 안 한다 해도 해야 돼. 회사가 돈을 들여서 너를 불러온 게 에어컨 바람맞으라고 여기 앉혀놓은 줄 알아? 에어컨 전기세 값이라도 해야 할 거 아니야? 오늘 네가 회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했는지는 생각이라도 해 봤니? 서류 하나 인쇄해 달라는 것도 말대꾸를 하다니, 아무것도 못하는 신입은 역시 가르치기 힘들다 이거야!”하루 종일 제대로 된 일을 안 한 것이 그녀의 탓인가? 진몽요는 화가 치밀어 올라 말했다.“첫째, 저는 이 업종의 신입이 아닙니다. 이 회사에서 신입일 뿐이지 저는 디자이너로서의 업무 경력이 있습니다. 둘째, 저는 제가 도움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부서장님께서 동료들과 업무환경에 적응하라며 하루종일 당신들의 심부름을 한 겁니다. 저는 감사 인사를 바란 적도 없고, 그냥 이렇게 당연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겁니다. 셋째, 제 이름은 신입이 아니라 진몽요입니다. 당신이 제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도 되지만,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이인데 왜 제가 그쪽을 도와서 야근을 해야 하는 거죠? 모두들 동등한 자격으로 대우를 받는데, 당신은 제 리더도 아니면서 저를 마음대로 부려먹을 자격은 당연히 없죠. 이미 퇴근했으면 사장님도 절 부릴 수 없는데, 당신이 뭐라고 날 부려먹어요?”교희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며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고,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진몽요는 상대하기 귀찮다는 듯 가방을 들고 자리를 벗어났다.교희의 시선은 진몽요의 핸드백에 꽂혀 있었고, 그녀가 들고 있는 핸

Latest chapter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60장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