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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장

아파트에 도착한 후, 그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 베게에 맞았다. 노부인은 소파에 기대서 씩씩거리며 화를 냈다. “날 돌봐 줄 능력도 없으면서 왜 받아준거야?!”

  목정침의 눈빛은 어두워졌지만 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사람은 온연의 할머니다.’

  그는 할머니에게 화를 내면 안됐다…

  그는 베게를 주워 소파 앞으로 걸어갔다. “제가 화장실로 모실게요.”

  노부인은 염치없이 양 팔을 그의 목에 둘러 그에게 완전히 매달렸다. “자식, 그래도 건장하네. 온연이랑 이혼했다고 하지 않았나? 왜 여기까지 온 거지?”

  목정침은 머릿속이 울렸다. “이혼 안 했습니다… 그 사람 아직 제 아내예요, 제가 좀 안 좋은 일을 해서, 지금 화나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요.”

  노부인은 불쾌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봤다. “무슨 안 좋은 일? 바람폈니? 너희 같은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래. 너네 일도 아직 해결 못 했으면서 뭐하러 여기까지 왔어? 난 여기서 맨날 집에 혼자 버려져서 외롭기만 하고, 말 할 사람도 없고. 물 마시는데도 한참 걸려.”

  목정침은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그저 눈 앞에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는 대략 온연이 이런 상황을 마주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했다.

  사실 노부인은 완전 거동이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적어도 화장실까지 데려다주면 다른 건 혼자서 할 수 있었다. 일을 다 보고 다시 목정침을 불러 소파로 옮겨 달라고 했다. 목정침은 무언가를 느꼈다. “이곳에 연이랑 같이 살기 싫으시죠? 그래서 자꾸 트집 잡으시는 거 같은데.”

  노부인은 그를 보았다. “역시 사업하는 사람이라 머리가 좋네. 온연은 나한테 신세진 게 없어, 나이도 어리고, 나 같은 노인네 데리고 살아서 뭐라게? 걔도 걔 아빠처럼 심성이 고와. 내가 당시에 걔를 데려가지 않았어도, 나를 받아줬어… 내 죄책감이 남아 있는데 어떻게 호의를 받아들일 수 있겠어?”

  목정침은 고민하더니 말했다. “어르신은 할머니이시잖아요. 부양하는 건 당연한거죠. 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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