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601 - 챕터 610

1359 챕터

제601장

목정침은 안야의 할아버지를 보고서 대충 어떻게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 온연의 ‘막돼먹은’ 모습을 생각하자 그는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는 자신의 여자가 이런 모습이 있는 줄 몰랐다. 마치… 사나운 고양이 같달까…?  란샹은 구급상자를 가지고 목정침에게 다가갔다. “목 선생님, 연이도 다쳤는데 치료해 주세요.”  목정침은 알코올솜으로 온연의 상처를 치료했고, 온연은 따가웠지만 투정 부릴 수 없었다. 목정침의 얼굴이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오자 온연은 그의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집중한 모습이었고, 그녀는 그가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 혹시라도 그의 얼굴에 먹칠했으면 어쩌지…?  “연아, 너 사춘기가 너무 늦게 온 거 아니야?”  역시… 그는 지금 그녀를 탓하고 있는건가?  온연은 싫증난 듯 그의 손길을 피했다. “이건 반항이 아니에요. 그 여자랑 잘 얘기할 생각이었는데, 자기가 평화롭게 해결하기 싫었나 보죠. 내가 권력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 보이니까 그런 거예요. 그런 돈 있는 사람들은 딱 봐도 신고해봤자 경찰들이 몇 마디 하고 말지, 그럼 할아버지만 억울한 거잖아요? 그게 화가 났을 뿐이에요. 당신은 체면 생각해서 이런 일 안 할지 모르지만, 나는 일반인이잖아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목정침은 눈을 살짝 게슴츠레 뜨고 그녀의 턱을 잡았다. “움직이지마, 흉터 남으면 안 예뻐. 네가 왜 권력도 없고 힘도 없어? 제도에서는, 네 남자가 말하는 게 법이야. 그리고 난 네 행동이 틀렸다고 한 적 없어. 다음부터 이런 일은 내가 해결해줄게.”  온연은 반사적으로 얼굴이 빨개졌고, 란샹은 웃었다. “연아, 네 남편 정말 자상하시네.”  온연은 불편한 듯 대답하지 않았다.  한바탕 끝나고 나서 진몽요가 왔다. “괜찮아 다들?”  안야는 죄책감이 들었다. “몽요 사장님 죄송해요, 괜히 민폐만 끼쳐서.”  진몽요는 할아버지가 돌아온 걸 보자 안심했다. “괜찮아, 찾았으면 됐지. 할아버지랑 연이는 왜 다쳤어?”  란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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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장

진몽요는 치치가 두고 간 돈을 안야에게 건넸다. “여기, 받아. 괜히 거절하지 말고. 그냥 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해, 저런 사람 상대해봤자 우리만 귀찮지. 어디서 잘 거야? 내가 호텔 예약해줄게, 다 같이 며칠동안 재밌게 놀자. 기분 풀어.”  경소경은 제안했다. “그냥 이 호텔에서 지내죠. 프론트 가서 객실 몇 개 예약하고 올게요. 우리 호텔이니까 부담 갖지 말아요.”  진몽요는 놀란 눈으로 경소경을 쳐다봤다. 그녀는 정말 경가네 재산에 대해 무지했다. 이렇게 큰 호텔이 경가네 소유라니… 경가네는 가업은 역시 다양했다.  목정침은 온연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가자, 나랑 집으로.”  온연은 태연하게 피했다. “안 가고 싶어요.”  목정침은 몸을 숙여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유씨 아주머니 요즘 몸이 안 좋으신데, 진짜 안 갈 거야? 그래도 예전에 널 제일 아껴주셨는데.”  온연은 이를 갈았다. “알겠어요. 가면 되잖아요. 유씨 아주머니랑 임집사님만 보고 호텔로 올게요. 난 목가네에서 안 자요.”  경소경은 헛기침을 했다. “그 뭐지… 우리 호텔 너무 잘 되서 남는 방이 몇 개 없을 거 같은데, 그냥 정침이랑 같이 가시죠.”  온연은 묵묵히 대답했다. “제도에 호텔이 여기 하나만 있는 건 아니죠.”  목정침은 살짝 입고리를 올렸다. “그래? 내가 마음만 먹으면 넌 아무 호텔에서도 못 지낼텐데. 나한테 고집 부리지 마.”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의 말 한마디면 제도의 그 어느 호텔에서도 그녀를 묵게 할 수 없었다.  진몽요는 그 순간 경소경과 같은 마음이었다. “연아, 그냥 목가네로 같이 가. 가서 할머니랑 유씨 아주머니, 그리고 임집사님도 보면 좋잖아. 안 간지 오래돼서 분명 널 보고싶어 하실거야. 며칠 있는다고 잡아 먹히기라도 하겠어?”  온연은 당장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는 걸 알았다. 여기는 제도고, 그녀는 목정침을 이길 수 없기에 당장은 그와 함께 돌아가야 했다.  호텔에서 나오자, 목정침은 온연의 할머니를 정성껏 모셨고,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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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장

생각을 들키자 온연은 어쩔 줄 몰라 그의 눈을 피했다. “나… 나 여기 안 남을 거예요. 그리고 할머니도 같이 데리고 갈 거예요. 할머니가 여기 있고 싶다고 하셔도, 당신 그 사실 다 말 할 자신 있어요? 만약에 어느 날 알게 되신다면 분명 화내실 거라고요! 사람이 한계가 있어요. 좋게 말할 때 우리 가족 좀 놔줘요. 과거 일은 더 이상 마음에 담아두지 않을게요. 그냥 다 없었던 일일 해줄 테니까 선 지켜요. 나 정말… 당신이랑 계속 같이 살 자신 없어요…”  설령 그녀가 1년후에 목가네로 돌아온다고 해도, 목정침은 그녀의 말에 상처를 받았다. 그들사이는 마음대로 선을 그을 수 있는 사이가 아니었다. 그녀와 떨어져 있는 걸 참는데 그도 이미 한계가 왔고, 그녀는 오로지 그의 세계에서 떠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의 마음은 복잡한 감정들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고, 안경을 바닥에 벗어둔 채 그녀를 끌어당겼다. “나랑 같이 살 자신 없다고? 난 내가 매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네가 나보다 너 매정하네. 이 세월을, 그냥 그렇게 버리겠다는거야? 너야말로 너무하네. 너 나한테 아무 감정 없다고 말할 수 있어? 나 똑바로 보고 얘기해!”  온연은 그의 눈에 가득 찬 분노를 보았고, 두려움에 그를 밀쳤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그를 멀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놔요! 사람 부를 거예요!”  목정침은 썩소를 지었다. “불러, 여기 어차피 다 목가네 사람들이야. 부르면 누가 올 것 같아? 아… 그리고 할머니가 네 편일까? 난 너를 사랑해서 이러는거지, 폭력을 쓰고 있지 않아. 할머니는 신경 안 쓰실 거 같은데.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가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니까 온연은 당연히 겁에 질렸다. 그녀는 그의 통제에서 벗어 났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보니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그에게 나름대로 잘 해주는 것이 그를 상대하는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가 한 번 화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  발 버둥치는 와중에, 그녀는 그가 바닥에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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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장

온연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눈을 꼭 감고 침대 시트를 잡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고, 그 느낌은 온 몸에 퍼져 더 눈부시게 만들었다.  그는 속삭이듯이 소리를 냈고, 마지막엔 그녀의 위에 엎드려 움직이지 않았다.  온연은 그제서야 그가 이상하다는 걸 알았고, 그의 몸은 불처럼 뜨거웠다. 그녀는 순간 당황했지만, 재빨리 침착해진 뒤에 옷을 입고, 그에게도 옷을 입혀준 뒤 목가네 의사를 불렀다.  의사를 빠르게 왔고, 간단하게 검사를 했다. “도련님은 장기간 과로와 감기가 겹쳐서 고열이 난 겁니다. 몸 상태가 안 좋아서 기절하신 거예요. 요즘 날씨가 추워져서 감기 걸리는 증상은 흔해요.”  목정침이 기절한 원인을 확인한 뒤 온연은 안도했다. 감기는 큰 일이 아니었다. 임립도 감기에 걸렸고, 이 계절에 흔한 병이었다. 그저… 목정침이 왜 과로인지, 심지어 왜 장기간 과로인지 이해되지 않았다. 분명 딱 한 번했는데… 하마터면 그녀가 원인제공을 한 줄 알았다.  의사는 목정침에게 링겔을 놔주고 약을 처방해 준 뒤에 떠났다. 유씨 아주머니는 방 문 앞에서 한숨을 쉬었다. “연아, 너 없을 때 도련님이 거의 잠을 못 잤어. 대부분 저녁내내 창문 앞에 앉아만 계시고, 다음 날에 또 출근하시고, 어떻게 그렇게 밤을 새셨는지 몰라… 너 떠난지도 오래 됐는데… 집에 오시면 가끔 소파에서 눈만 좀 붙이시다가 또 일어나셔.”  목정침은 아직도 누워 있었고, 온연은 그에게 아무 짓이나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얇은 손가락으로 그의 쇄골을 어루만졌고, 그가 살이 빠진 걸 느낄 수 있었다. 오랫동안 자신을 혹사 시켰는데 살이 안 빠지는 게 이상했다. 그녀가 그를 만날 때 매번 귀신 피하듯이 해서 그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 했다.  천하의 목정침이, 그녀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연아, 그냥 돌아와. 도련님이 뭘 잘못했던, 이미 본인이 잘못한 거 알고 계시잖아. 너 없이 어떻게 사시겠어…? 아무리 당당해 보여도, 늘 너한테 져주셨잖아. 도련님이 너를 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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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장

그녀는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 “됐어요, 잘 생각해 보겠다고 했잖아요? 아직 정리가 안됐어요… 당신 이렇게 오래 잤는데 결벽증 안 도졌어요? 잠 안 오면 가서 샤워나 해요. 유씨 아주머니가 죽도 차려놨어요. 내가 이틀동안 병간호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요, 난 계속 잘래요.”  그녀가 말하지 않았으면 몰랐겠지만, 의식하자마자 온 몸이 청결하지 못한 느낌을 받아 일어나서 욕실로 향했다. 온연은 숨을 내쉬었고, 눈을 감자 다시 빠르게 잠에 들었다.  둘째 날 아침. 일어났을 때 목정침은 이미 회사에 출근했고, 그녀는 바로 안야와 란샹이 묵고 있는 호텔로 향했다. 란샹과 안야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 그래도 그녀가 데려온 사람들이고 그녀들은 제도를 잘 모르니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다.  란샹은 가정적인 여자였다. 제도에 왔는데도 돈을 너무 많이 쓸까봐 많이 놀러 다니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야야를 데리고 사방을 둘러보고 싶었고, 날씨도 적당해서 구경하기 졸았다. 안야는 할아버지와 여행을 할 계획이었지만, 할아버지가 다쳐서 일정이 조금 늦춰졌다. 지금부터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안야는 자신이 제도에 오면 가이드를 해주겠다는 임립의 말이 생각났다. 그녀는 그 약속을 진심으로 여겨서 임립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시간 있으세요? 제도에 맛집 좀 추천해 줄 수 있어요? 할아버지 모시고 가고싶은데, 주변도 구경할 겸요. 몽요 사장님은 막 약혼해서 바쁘고, 연이 사장님은 남편이 아파서 귀찮게 할 수가 없어서요. 그래서 혹시 시간 되시나 궁금해서요.’  임립은 문자를 받고 의외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그는 그 약속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었고, 그냥 예의상 던진 말이었는데 안야가 정말 자신을 찾을 줄 몰랐다.  이왕 연락이 왔으니 그는 거절할 수 없었다. 음식을 생각하면, 그의 기억속에서 제일 맛있었던 곳은 백수완 레스토랑이었다. 그는 답장으로 ‘알겠어요. 그런데 2시간 정도만 기다려줘요. 일 좀 처리하고 데리러 갈게요. 나중에 전화할게요.’  일정이 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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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장

임립은 습관적으로 그녀의 어깨를 두들겼다. “이런 작은 돈 가지고 뭘요. 내가 이 동네 사람이니까 한 턱 낸 걸로 하죠. 가요, 바다로. 여기랑 가까워요.”  노인은 그를 보며 웃었다. “손녀 사위…”  안야와 임립은 그대로 굳었고 안야는 얼굴이 빨개졌다. “할아버지!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돼요! 이 분은 그냥 친구예요… 남자친구가 아니고요…”  임립은 민망했는지 얼른 자리를 피했다.  노인의 눈에는, 그의 손녀가 이성과 있으면 남자친구라고 받아들였다.  차에 탄 후, 노인은 정직하게 임립에게 말했다. “안야, 착한 아이야. 말도 잘 듣고. 바른 아가씨야.”  임립은 이 점을 부정하지 않았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노인은 자랑스러웠다. “잘해주게나.”  임립은 머리가 아파서 어떻게 노인에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안야는 그에게 미안해했다. “립님, 할아버지가 어떤지 아시잖아요… 방금 제 어깨를 두들기셔서 오해하셨나 봐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임립은 억지로 웃으면서 고개를 절렜다. “괜찮아요, 신경 안 썼어요. 이해해요.” 립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넘어갔는데, 이게 대수인가?  백수완은 바다와 가까워서 해변까지 가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 계절에 바닷가에 바람이많이 불어서 조금 쌀쌀했다. 물 안으로 들어가기엔 추워서 해변가에서 바라만 볼 수 있었다. 안야와 할아버지는 처음으로 바다를 봐서 그런지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노인의 컨디션은 많이 좋아보였다. “바다가 이렇게 컸다니…”  안야는 세심하게 미리 준비해둔 외투를 할아버지에게 덮어주었다. “할아버지 좋아하시면 제가 앞으로 자주 모시고 올게요. 그러니까 꼭 100살까지 오래오래 사셔야해요.”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이번생에 좋은 일을 안 해서 오래 못 살거야. 할아버지는 그저 죽기전에 네가 좋은 짝을 만났으면 좋겠어. 나 때문에 네가 얼마나 고생이 많았니. 내가 죽어야 네가 좀 편해지지. 너도 이제 커서 철도 들었고, 할아버지는 이제 짐이지. 우리 안야 이렇게 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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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장

온연은 어이가 없었다. “몽요 너 나 그만 비웃어. 경소경도 너한테 돈 적게 주는 편 아니잖아. 내가 봤을 때 너 그 사람이랑 약혼하고 나서부터 옷 스타일이 바뀌었어. 너 지금 입은 옷 올해 명품브랜드 신상이잖아. 몇 천만원은 할텐데?”   진몽요는 깔끔하게 인정했다. “맞아, 우리 집 파산되고 나서부터 나 엄청 절약했잖아. 지금 나한테 돈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다시 예전처럼 공주 생활해야지. 너야말로 바보야. 돈이 있는데도 쓸 줄을 모르고. 목정침이 너한테 2억이나 줬는데, 놀랠게 뭐가 있어? 그 사람한테 그 돈은 아무것도 아니잖아. 돈을 받을 때 너도 상대가 누군지를 봐야지. 만약에 상대가 돈이 별로 없으면 네가 망설이겠지만, 목정침 같은 사람이면 돈을 아껴주는 게 이상한 거야.”  란샹은 점점 대화에 끼지 못 했고, 온연도 더 이상 진몽요와 돈 얘기를 하지 않았다. “언니, 우리 야야한테 옷 좀 사주자. 나도 계속 야야한테 아무것도 못 사줬는데, 저쪽에 아동복 괜찮은 것 같아.”  란샹은 황급히 거절했다. “괜찮아, 정말 괜찮아. 야야 입을 옷 많아. 내가 늘 많이 사주거든.”  온연은 단호하게 야야에게 어울리는 옷을 두벌 골랐다. 여자아이들은 보통 핑크색을 좋아했고, 야야는 새 옷에서 눈을 떼지 못 했다. 아이가 너무 갖고 싶어하자 란샹도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다. “이모한테 감사하다고 해야지.”  야야는 귀엽게 웃었다. “연이 이모 감사합니다.”  온연은 쭈그려 앉아 야야를 안았다. “귀여워라, 너 같은 딸 있으면 참 좋을텐데.”  란샹은 온연의 마음이 좋지 않다는 걸 알았고 모두가 침묵했다.  5시까지 주변을 돌아보고 그녀들이 어디서 밥을 먹을지 정하고 있을 때 온연에게 안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안야는 울먹이면서 “사장님, 할아버지가 바다 다녀오시고 나서부터 잠드신 뒤로 일어나시지를 않아요. 아무리 깨워도 안 일어나세요. 몸도 차갑고, 얼른 와주세요… 저 무서워요…”  온연은 심장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알았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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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장

설마 목정침이 계속 욕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던건가?  그녀는 어색함을 숨기지 못 하고 옷만 챙겨서 빠르게 입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나왔다. 목정침은 그녀에게 다른 생각이 없었는지 온화하게 그녀를 대했다. “오늘 일찍 쉬어. 나는 일이 남아 있어서. 잘자.”  그녀는 그가 ‘자상함’ 이라는 공략으로 그녀를 노리고 있는 걸 알았다. ‘잘자’ 라는 말을 그의 입에서 들으니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그가 그녀에게 독한 말들을 퍼붓는 게 오히려 덜 이상하게 느껴졌고, 저녁인사 같은 따듯한 말을 들을 때마다 그녀는 당황스러웠다.  새벽, 안야는 깊은 생각에 빠져 잠에 들 수 없었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건 그녀에게 큰 충격이었고,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고요한 저녁은 그녀에게 고통스러웠고, 미친듯이 위로를 받고싶은 심정이었다. 여러가지 생각속에 잠겨 있을 때 임립의 번호를 찾은 그녀는 문자를 입력했다. ‘립님, 저희 할아버지 떠났어요. 저희 유일한 가족이 떠나서 적응이 안되네요…’  발송 버튼을 누르고 그녀는 다시 눈을 감고 흐느꼈다.  핸드폰 벨소리가 정적을 깼고,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전화를 받았다. “립님, 죄송해요… 늦은 시간에 방해했네요.”  임립은 뼛속까지 남자라서 누군가를 위로하는 방법을 몰랐다. 그는 한참후에 대답했다. “괜찮아요, 마음이 아프면 그냥 나한테 다 털어놔요. 내가 들어 줄게요.”  안야는 아무 말없이 그냥 울었다. 그리고 임립은 그녀가 우는 걸 30분 넘게 듣고 있었다. 그녀는 전화가 끊긴 줄 알고 화면을 봤는데, 끊기지 않아 말했다. “할아버지 데리고 바다 보여 주셔서 감사해요. 분명 할아버지가 이제 하고 싶은 걸 다 하셨다고 생각해서 갑자기 떠나신 거 같아요.”  임립은 자책했다. 노인은 나이가 많았고, 이런 날씨에 바람을 쐬러 나가면 안됐었는데, 거기까지는 생각지 못했다. “울지 말아요. 나도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네… 아니면 나와서 한 잔 할래요? 예전에 나랑 소경이랑 정침이는 기분 안 좋으면 다 나와서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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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장

온연은 임립이 그런 사람일까봐 걱정하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이 만취해서 뭐라도 했을까봐 걱정을 한 것이었다!  하지만 안야가 정말 아무렇지 않은 모습이어서 그녀는 마음이 놓였다. “그럼… 정리하고 병원으로 갈까? 할아버지 일 얼른 처리해야지. 할아버지 유골은 네가 가져갈래?”  안야은 무릎을 끌어안은 채로 침묵하다가 결정했다. “아니요. 할아버지가 유골은 바다에 뿌려 달라고 하셨어요. 그게 마지막 소원이셨으니까 제가 이뤄드려야죠. 앞으로 저는 혼자 살면 돼요. 생각할수록 마음이 쓰리네요… 예전에는 비록 사는 게 힘들었지만, 혼자가 아니었잖아요… 지금 전혀 마음이 편하지가 않아요. 오히려 더 괴로워요. 꼭 동반자가 갑자기 사라진 거처럼. 사장님, 저 너무 마음이 아파요.”  그녀도 경험자이니 이런 아픔에 공감할 수 있었다. “괜찮아, 다 좋아질 거야. 날 믿어. 아무리 슬픈 일도 시간이 지나면 다 무뎌지게 돼. 시간이 제일 좋은 약이야. 내가 경험 해봤잖아. 일어나서 세수하고 출발하자.”  안야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갑자기, 그녀는 입에 치약 거품을 물은 채 밖으로 뛰쳐나왔다. “망했다! 저 립님 위가 안 좋은 걸 까먹고 있었어요. 그런줄도 모르고 같이 술을 마셔 달라고 했다니! 어제 저녁에 분명히 아프셨을 거예요! 나 진짜 바보 같아!”  온연은 안야가 당연히 이걸 까먹은 줄 알고 고의가 아니었다는 걸 알았기에 임립이 아팠다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 “괜찮던데. 아까 나갈 때 보니까 멀쩡해보였어. 너무 걱정 하지마. 안 아팠을 거야. 그 아저씨들 고작 술 몇 잔 마셨다고 절대 안 쓰러져.”  안야는 그녀의 말을 믿고 긴 숨을 내쉬었다. 동시에 침을 삼켜 헛구역질을 하며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치약 맛이 너무 역겨워요…”  ......  란샹은 아이를 데리고 제도에 오래 머무를 수 없어 먼저 떠났다.  온연과 진몽요는 안야를 도와 장례를 치렀고, 세 사람은 작은 배 위에 앉아, 지금의 감정을 형용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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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장

이건 어려운 문제였다. 온연은 유씨 아주머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지만 안 갈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아주머니, 저 돌아올 거예요.”  진몽요는 정리된 침대에 앉았다. “너무 걱정 마세요, 아주머니. 이 집 도련님이 뭔 짓을 할 지 몰라서 연이가 계속 내버려둘 수도 없잖아요. 때가 되면 연이가 올 거예요.”  유씨 아주머니는 한숨을 쉬었다. “임집사님이 물어보라고 하신거야. 원래 말이 별로 없으시잖아. 늘 차가운 모습이 꼭 도련님이랑 비슷하다니까. 근데 마음이 또 정이 넘치셔. 그러면 나도 더 이상 말하지 않을 게. 연아, 꼭 자주 와야해. 다음번에 돌아왔을 때는 안 떠났고 도련님이랑 같이 있어주면 좋겠다. 너가 없으니까 집에 생기가 없잖아.”  온연은 목정침이 장기과로와 감기에 걸려 쓰러진 모습이 생각나서 많이 흔들렸다. 사실 그녀의 마음은 이미 풀려 있었다. 그녀가 떠난 이후로 그가 잠도 못 잤다는 걸 알았을 때 마음은 흔들렸고, 자신이 그에게 그렇게 영향력이 큰 존재인지 몰랐다. 누군가에게 큰 고통을 주고 복수를 하는것도 그렇고, 평생 피하면서 안 만나는 것이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목정침과의 관계를 바라보고 진지하게 고민해 볼 생각이었다.  다가온 2틀동안, 온연은 안야와 함께했고, 잠도 같이 잤다. 목정침은 그것에 대해 불만을 갖을 수 없었고, 이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온연이 짐을 싸고 떠날 준비를 하자 그는 참지 못 했다. “더 있다 가면 안돼?”  온연은 고작 1초 고민했다. “안돼요, 이미 있을만큼 있었어요.”  목정침은 그녀의 캐리어를 뺏었다. “내일 가, 내일 내가 공항까지 데려다 줄게. 그렇게 해.”   안야가 부추겼다. “사장님, 그냥 내일가요. 하루 정도는 더 있어도 되잖아요, 어차피 표도 안 샀는데…”  온연은 자신이 더 망설이다가 이 곳에 계속 있어야할 것 같아 목정침을 데리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나 진짜 가야 돼요. 상의하는 게 아니라 통보예요. 난처하게 하지 말아요, 이미 얘기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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