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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장

설마 목정침이 계속 욕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던건가?

  그녀는 어색함을 숨기지 못 하고 옷만 챙겨서 빠르게 입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나왔다. 목정침은 그녀에게 다른 생각이 없었는지 온화하게 그녀를 대했다. “오늘 일찍 쉬어. 나는 일이 남아 있어서. 잘자.”

  그녀는 그가 ‘자상함’ 이라는 공략으로 그녀를 노리고 있는 걸 알았다. ‘잘자’ 라는 말을 그의 입에서 들으니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그가 그녀에게 독한 말들을 퍼붓는 게 오히려 덜 이상하게 느껴졌고, 저녁인사 같은 따듯한 말을 들을 때마다 그녀는 당황스러웠다.

  새벽, 안야는 깊은 생각에 빠져 잠에 들 수 없었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건 그녀에게 큰 충격이었고,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고요한 저녁은 그녀에게 고통스러웠고, 미친듯이 위로를 받고싶은 심정이었다. 여러가지 생각속에 잠겨 있을 때 임립의 번호를 찾은 그녀는 문자를 입력했다. ‘립님, 저희 할아버지 떠났어요. 저희 유일한 가족이 떠나서 적응이 안되네요…’

  발송 버튼을 누르고 그녀는 다시 눈을 감고 흐느꼈다.

  핸드폰 벨소리가 정적을 깼고,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전화를 받았다. “립님, 죄송해요… 늦은 시간에 방해했네요.”

  임립은 뼛속까지 남자라서 누군가를 위로하는 방법을 몰랐다. 그는 한참후에 대답했다. “괜찮아요, 마음이 아프면 그냥 나한테 다 털어놔요. 내가 들어 줄게요.”

  안야는 아무 말없이 그냥 울었다. 그리고 임립은 그녀가 우는 걸 30분 넘게 듣고 있었다. 그녀는 전화가 끊긴 줄 알고 화면을 봤는데, 끊기지 않아 말했다. “할아버지 데리고 바다 보여 주셔서 감사해요. 분명 할아버지가 이제 하고 싶은 걸 다 하셨다고 생각해서 갑자기 떠나신 거 같아요.”

  임립은 자책했다. 노인은 나이가 많았고, 이런 날씨에 바람을 쐬러 나가면 안됐었는데, 거기까지는 생각지 못했다. “울지 말아요. 나도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네… 아니면 나와서 한 잔 할래요? 예전에 나랑 소경이랑 정침이는 기분 안 좋으면 다 나와서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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