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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1장

침대에서 가만히 앉아 있다가 그녀는 속으로 자신을 비웃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세수를 하고 가게에 출근할 준비를 했다.

  양치를 하면서, 그녀는 컵에 남은 물방울들을 보았다. 목정침의 칫솔도 젖어 있는 걸 보니 어젯밤 일은 꿈이었다. 그는 정말 왔었고, 게다가… 그녀의 양치컵을 사용했다!

  그녀는 순간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고, 그의 칫솔을 쓰레기통으로 던졌다. 본인의 사심만 채우고 말도 없이 떠난 그는 도대체 그녀를 어떻게 생각한 걸까? 어제 저녁은 잠도 잘 잤겠지? 또 불면증이 오지 않았겠지? 반면에 그녀는 한 숨도 못 자 오늘 1시간이나 늦게 일어났다.

  그녀가 그를 원망하며 양치를 하던 도중 밖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온몸이 굳었고, 목정침이 아침밥을 들고 화장실 앞에 나타났다. “일어났어? 얼른 준비하고 아침 먹자. 내가 이따가 가게로 데려다줄게. 어제 저녁에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

  그녀는 대답을 하고 뻣뻣한 자세로 양치를 했다. 머릿속엔 여러가지 생각들이 엉켜 있었다. 그는 떠난 게 아니라 아침을 사러 갔을 뿐이었고, 그 답지 않은 말들을 내뱉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그는 이렇게 친절해진 걸까? 어제 저녁에 늦게 와서 미안하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게 꼭 두 사람이 몇 천 킬로미터 차이가 나는 다른 도시에 사는 게 아닌 맞은 편에 사는 거처럼 말했다. 귀찮지도 않나?

  처음엔 그가 문을 두드린 시간이 저녁 9시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가 찾아온 시간은 새벽 1시였다. 그가 침대에서 그녀와 할 일을 마쳤을 때는 거의 새벽4시였다. 그녀가 만약 어제 일찍 잠들지 않았더라면 오늘 오후까지도 아마 출근하지 못 했을것이다.

  양치를 다 하고 보니, 목정침은 아직도 화장실 문 앞에 있었다. 그녀는 이상하게 여겨 그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쓰레기통 안에 버려진 불쌍한 칫솔을 향해 있었다. 그녀는 어색한 거짓말을 했다. “그… 컵 쓰면서 실수로 떨어졌어요. 필요 없을 거 같아서 그냥 버렸는데.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밥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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