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471 - 챕터 480

1359 챕터

제471장

목정침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는 빠르게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온연은 창백한 웃음을 지었다. 하긴… 만나고 싶어하면 안 되는 거지… 그게 나아… 그날 술집에서의 포옹은 그냥 잊어버리면 그만이니까. 회사에 도착한 목정침은 고위관리자의 인솔하에 각 부서를 시찰했다. 안경에 가려진 그의 눈에서 차갑고 험악한 분위기가 뿜어져 나왔다. 주위 사람들은 덜덜 떨고 있었다. 모두 혹여나 그의 눈앞에서 실수라도 저지를까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이고는 방금 온연에게 커피 주문을 했다. 그는 목정침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다는 걸 곁눈질로 확인하고는 황급히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계속 일에 열중했다. 아침에 목정침이 온다고 분명히 말했었다. 이런 때에 농땡이 부리다 들키면 잘릴 게 분명했다. 목정침은 이고의 옆을 지나가더니 갑자기 멈춰섰다. "여기, 복도가 너무 좁아요." 고위관리자는 인상을 찌푸리며 황급히 대답했다. "네네! 알겠습니다. 얼른 재배치 시키겠습니다!" 갑자기,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이고의 핸드폰이 울렸다. 온연의 답장이었다. '네. 금방 만들어드릴게요.' 메시지 알림음이 목정침의 주의를 끌었다. 문자를 보낸 사람이 온연이란 걸 확인하자 목정침의 눈동자가 어둡게 드리워졌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앞쪽에 있는 사무실로 걸어 들어갔다. 그의 뒤에 서 있던 고위관리자가 이고를 째려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이고를 나무랐다. "너! 앞으로 근무 시간에 핸드폰 보지 마!" 이고는 조금 긴장되었다. 고작 문자 하나 온 것뿐인데. 뭐 어떻게 되겠어? 사무실에 도착하자 목정침이 입을 열었다. "아까 그 직원, 들어오라고 해요." 고위관리자가 대답하더니 핸드폰을 꺼내 이고에게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확인한 이고는 일의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는 황급히 사무실로 뛰어 들어갔다. "목 대표님…" 목정침은 고위관리자를 밖으로 내보냈다. 고위관리자는 웃으며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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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장

고위관리자는 황급히 사무실로 들어갔다. "저기… 목 대표님. 이고 사원과의 일, 전해 들었습니다. 모르는 게 죄라고 하잖아요? 이제 알았으니 다시는 그러지 않을 겁니다. 이고 엄청 능력 있는 사원이에요. 목 대표님, 어떻게… 선처라도…?" 목정침은 의자에 앉아 담담하게 문서를 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뿜어내던 냉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자른다는 말은 안 하지 않았나? 당신 말대로 모르는 게 죄니까. 회사 전체에 전해. 온연이 내 부인이라고. 걔가 만든 디저트는 좋아해도 상관없는데, 걔를 좋아한다면…" 고위관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뜻인지 압니다. 모두 알아들을 겁니다. 근데 사모님은 왜 이런 데서 디저트 가게를?" 그의 질문에 목정침은 그를 째려보았다. "당신이 알아야 할 문제인가? 디저트 하나만 사다 줘.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이랑." 고위관리자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사모님네 가게에서 사면 될까요?" 목정침이 한심한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럼?" 고위관리자는 더 이상 못 있겠는지 빠르게 대답하고는 사무실을 떠났다. 일자리를 잃게 될까 두려웠던 이고가 그에게 다가와 물었다. "관리자님, 저 자르신데요?" 고위관리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말씀 안 하셨어. 모르는 게 죄라고. 걱정마. 너 안 잘려. 지금 사모님 가게로 디저트 사러 가야 하니까 귀찮게 굴지 말고 가서 일이나 해! 목 대표님 엄청 부드럽다고 들었는데 다 가짠가 봐! 땀 난 것 좀 봐!" 고위관리자는 급하게 온연의 가게로 향했다. 통통한 체격과 술 때문에 한껏 나온 배가 그를 힘들게 했다. "사모님… 여기… 여기… 디저트 하나랑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이요!" 가게에 새로운 카운터는 젊은 엄마였다. 이름은 란샹. 이제 갓 유치원에 다니는 세 살짜리 아이가 있었다. 고위관리자가 이렇게 부르자 그녀는 조금 부끄러웠다. "저 사모님 아니에요. 저희 가게에는 사모님이 없는데? 사장님은 있어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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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장

진몽요는 바로 입을 닫았다. 그녀는 란샹에게 눈치를 주었다. 하지만 란샹은 그것을 무시한 채 다른 일을 하러 갔다. 저녁,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갔다. 온연은 그 종이를 들고 한참 동안 연구했다. 진몽요는 한편으로 경소경이 보낸 음식을 먹으며 한편으로 잔소리를 했다. "으이구, 쓸 거면 쓰고, 말 거면 말아. 뭘 선택하든 응원해줄 테니까. 그러니까 그만 뚫어져라 쳐다봐. 종이 뚫리겠다." 온연은 종이를 치워버렸다. "넌 먹기나 해. 경소경 아무래도 돼지를 키우고 있는 것 같아. 너 살찌워서 어디다 팔아버리려나 봐. 너 이렇게 더 먹다가는 공처럼 동그래지겠다." 진몽요는 무척이나 낙관적이었다. "뭐가 걱정이야? 난 결혼 할 생각 없어. 혼자 살래. 편하고 좋잖아. 하고 싶은것도 맘껏 하고. 인생은 짧아. 그러니까 현재에 집중하자. 맛있는 게 이렇게나 많은데 뭐. 죽어서 후회하기엔 너무 늦잖아?" 진몽요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말이었다. 그래도 여자인데. 진몽요도 옛날에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했었다. 사람들이 자기를 뚱뚱하다고 놀릴까 봐 걱정도 했었다. 온연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그녀에게 물었다. "몽요야, 솔직히 말해. 너 납치 되던 날, 무슨 일 있었지? 너 그날 이후로 엄청 변했어." 진몽요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젓가락을 들고 있던 그녀의 손에 의식적으로 힘이 들어갔다. "아… 아니야. 그냥 강연연 때문에 고생이나 좀 했지. 다른 건 없었어. 그 일은 갑자기 왜 꺼내는데?" 경소경이 진몽요를 찾은 후 온연은 무척이나 기뻤다. 걱정하느라 푹 쉬지 못했던 탓에 그녀는 상태가 무척이나 좋지 않았다. 그래서 진몽요의 상태를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때 뭐가 좀 이상하긴 했다. 강연연이 진몽요를 때렸다면 온몸에 멍이 들었겠는데… 그때 진몽요는 목에만 선명하게 빨간 자국이 남아 있었다. 맞은 게 아니라… 입에 담기 어려운 일이었다. 진몽요가 말하기 싫어하는 것도 이해가 되긴 했다. 하지만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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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장

빠르게 온연은 문제점을 발견했다. "됐어. 그만하자. 조금 이따 사람 부르자. 그냥 문을 바꿔버리는 게 나아." 진몽요는 돈이 너무 아까웠다. "문 바꾸는 데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데! 내가 꼭 잡아낼 거야! 상도덕도 없는놈!"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문을 지금 당장 바꿀 수가 없었다. 많은 가게들이 아직 영업을 시작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온연과 진몽요는 문을 뜯어냈다. 잘 보관해야 한다. 그래야 신고하기 편하다. 경찰과 문을 교체해주는 사람이 동시에 찾아왔다. 낙서가 가득한 문을 본 경찰은 사진을 찍어 증거를 남겨두었다. 그리고는 이 근처의 CCTV를 확인하러 갔다. 이 근처에는 CCTV가 많았다. 범인을 찾기에는 무척이나 쉬웠다. 가게 직원들은 문을 교체하느라 바쁜 사람들을 보며 의아해했다. "이게 다 뭐예요? 갑자기 문은 왜 바꿔요?" 진몽요는 아직도 화가 나 있었다. "어떤 상도덕도 없는 새끼가 문에 낙서를 했어. 그건 그렇다 쳐도 도무지 닦이지가 않아서 이렇게 문까지 바꿔야 하잖아. 이미 신고했으니까 두고 보면 알겠지. 누가 이런 짓을 한 건지!" 안야는 문이 너무 아까웠다. "이 페인트 지우면 지워지지 않나요?" 온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됐어. 이미 바꿨는데 뭐. 치우기 너무 힘들더라고. 그리고 닦아도 자국이 남아서 어쩔 수가 없었어. 전문업체를 부르는 수밖에 없어. 그럼 사람들이 보게 되잖아. 가게 매출에 지장 줄 거야. 누구인지 밝혀내서 배상하라고 해야지. 그러면 손해 보진 않을 거야." 오후,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낙서한 범인을 찾았다며 온연보고 경찰서에 오라는 전화였다. 진몽요도 같이 따라나섰다. 그녀는 참을 수가 없었다. 누가 이런 양심 없는 짓을 한건지 확인하고 싶었다. 오후 동안 잠시 가게를 닫을 수밖에 없었다. 음료와 디저트를 만드는 사람이 없어졌는데 장사를 할 수 있을 리가. 경찰서에 도착했다. 진몽요는 잡힌 범인을 보며 어이없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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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장

온연은 이어서 말했다. "해고하던 날 그동안 일한 월급을 계산해서 줬어요. 가게에서 공짜로 먹은 음료랑 디저트 돈은 빼지도 않고 그냥 지각비만 조금 뺐는데 엄청 불만이더라고요. 한참 동안 싸우고 나서야 가게를 떠났어요. 그날부터 계속 친구들이랑 작당해서 가게에 악플을 달더라고요. 배달시키고 평점 낮게 주고. 우리 가게 음식 뭐라고 한 사람 없었는데… 가게 위생이 더럽다고 한 사람은 더더욱 없고요. 그냥 우리 가게를 모함하는 거예요." "언제 한번 백소가가 시킨 주문에 배달을 갔었는데. 딱히 협박하고 그러진 않았어요. 그냥 쟤랑 쟤 친구 아이디 차단하기만 했어요. 앞으로 악플 그만 달라는 뜻으로. 녹음도 해서 증거 남겼다고 앞으로 그만하라고 하긴 했지만 녹음도 안 했어요. 이렇게 끝난 줄 알았는데 우리 가게에 페인트칠까지 할 줄은 몰랐어요. 그 문 다는데 200만 원 넘게 들었는데. 배상 청구할게요. 앞으로 계속 우리 가게를 더럽힌다면 소송 걸 거예요." 기록을 끝낸 경찰은 백소가를 쳐다보았다. "더 할 말 있어요? 저 말이 다 사실이에요? 아님 그 친구들 불러서 물어볼까요?" 백소가는 당황했다. 온연이 집 앞에 찾아온 그날 이후 친구들은 더 이상 그녀를 도와주지 않았다. 낙서도 백소가 혼자 벌인 짓이었다. 친구들이 경찰서에 온다면 분명히 혼자 살겠다고 자기를 팔아버릴 것이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이에요… 복수하려고 일부러 그런 거예요… 배상할 돈이 없는데… 저 이제 감옥 가는 건가요?" 경찰은 입을 삐죽거렸다. "감옥까지는 아니고. 아마 유치장에 갇힐 거예요. 어떻게 합의하느냐의 문제인데. 그 문은 이미 떼졌어요. 저희가 이미 사진 찍어 증거도 남겼고요. 엄청 심하던데. 배상은 하셔야 할 거예요. 얼른 가족에게 연락하세요. 아님 계속 여기 계셔야 합니다." 온연이 착한 사람이란 걸 백소가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온연을 보며 애원했다. "잘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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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장

온연은 진몽요를 등졌다. "걔 얘기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아." 자고 깨니 벌써 저녁 7시였다. 진몽요는 하품을 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주방에 들어가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확실히 라면은 온연이 잘 끓인다. 라면이 모두 다 퍼져버렸지만 온연은 아무 말 없이 그릇을 비워냈다. 밥을 먹은 후 두 사람은 같이 티비를 보고 있었다. 그때 온연이 갑자기 결정을 내렸다. "목정침이 준 비법 말이야. 써볼까 해. 분명히 수준급 파티시에한테서 얻어왔을 거야. 호의를 거절하면 안 되지." 진몽요가 깔깔 웃어댔다. "언제부터 그렇게 융통성이 있었어? 처음에는 싫다고 안 쓴다더니? 이제 좀 납득이 돼? 내가 그랬잖아. 두 사람 사이에 이제 빚진 게 없다고. 이젠 계산도 안 되지 않아? 서로 끊을 수 없는 사이라니까." 온연은 진몽요의 말을 무시했다. 목정침이랑 상관이 없었다. 그 비법의 유혹이 너무 컸기에 쓰기로 결정한 것이다. 갑자기 진몽요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진몽요는 담담하게 전화를 받았다. "뭐에요? 왜 이렇게 자주 연락하는 거예요?" 말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경소경이 분명했다. 진몽요는 경소경이 여길 온 걸 알게 되었다. 마침 심심하던 차에 그에게 저녁에 일정이 있는 물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대답했다. "저녁에 술집이나 가려고요. 올래요?" 진몽요는 쿨하게 대답했다. 두 사람 이런 데서는 통하는 구석이 있었다. 전화를 끊은 후 온연에게 물었다. "연아, 같이 갈래? 전에 갔던 술집." 전에 갔던 술집에서 겪었던 일이 생각 난 온연은 그 제안을 거절했다. "안 갈래. 너 혼자 갔다 와." 진몽요는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온연을 혼자 집에 둘 수 없었다. "네가 안가는 데 혼자 가기 좀 그렇지… 혼자 집에 있는 거 외롭지 않을까?" 온연은 그녀를 째려보았다. "그만해. 진짜 안 갈래. 어쩌다 생긴 혼자만의 시간인데. 조금 이따 일찍 잘래. 너도 빨리 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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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장

경소경은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뭘 걱정하는 거예요?”  그녀는 그의 시선이 불편했다. “신경 쓸 일 아니잖아요! 관심 꺼요!”  그는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여기 난방 잘 되는데, 스카프 매고 있으면 안 더워요?”  그녀는 스카프를 뺐다. 왠지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지는 거 같았다. 그녀는 자신이 미쳐서 그가 선물한 스카프를 매고 그를 만나러 나왔다고 생각했다.  “설마 나 만난다고 일부러 그거 매고 온 거 아니죠?”  그녀는 몸이 살짝 굳었다. 경소경이 나쁜 자식, 모른 척해주면 어디 덧나나? 자신이 미쳤다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지만 그가 한번 더 자각시켜주었다.  그녀는 불쾌한 듯 말했다. “아니거든요! 그냥 나오기 전에 아무거나 집은 거예요! 여긴 당신이랑 같이 놀아 줄 몸매 좋은 아가씨들 따윈 없어요. 하여튼 어딜 가나 이런 곳에 오는 버릇은 못 고치네요. 당신 같은 사람은 평생 혼자 살아야 돼요. 침침한 눈으로 다른 노인네들이 광장에서 춤추는 걸 보면서, 혼자 불쌍하게 늙어가야죠.”  경소경은 멈칫하더니 눈을 게슴츠레 떴다. “누가 예전에 뭐라고 했더라… 맞다, 내가 헤어지라고 해서 헤어지면, 당신이랑 잘해볼 거냐고 물었죠? 난 그때 승낙했는데, 이제 솔로니까 그 약속 지켜야하는 거 아니예요? 당신이 말한대로 생각해 봤어요. 근데 혼자 불쌍하게 늙어 죽고싶진 않아요. 최소한 옆에 댄스 파트너 정도는 있어야죠.”  진몽요는 그의 말에 얼굴이 타는 듯이 뜨거워졌다. 그녀는 손으로 그의 얼굴을 밀었다. “적당히 해요! 내가 왜 당신의 댄스 파트너가 되어야 하죠? 나는 고상한 할머니로 늙을거에요! 큰 집 마당에서 석양도 볼 거예요!”  경소경은 그녀의 손을 잡아 얼굴에서 떼며 진지하게 말했다. “당신이 광장에서 춤을 추던 큰집 마당에서 석양을 보던 난 다 괜찮아요.”  그의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녀는 그가 이미 자신이 납치된 후 당한 모든 걸 알고 있다고 느꼈다. 그녀는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녀는 일부러 방정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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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장

경소경이 황급이 뒤따라가, 그녀가 차를 잡자 얼른 차에 올라타 그녀를 끌어당겼다. “여기항첩호텔로 가주세요!”  진몽요는 호흡이 불안정했다. “호텔가서 뭐하게요? 나 집에 갈 거예요! 기사님 차 돌려서 성원단지로 가주세요!”  경소경은 지갑에서 현금을 한 뭉치 꺼내더니 기사에게 내밀었다. “호텔로 가주세요.”  기사는 눈 앞에 현금을 보자 단순한 사랑싸움이라고 생각해 친절하게 호텔로 데려다 주었다.  경소경은 어두운 얼굴로 진몽요를 끌고 갔고, 진몽요도 그가 진심인 걸 알자 더 이상 소란을피우지 않았다. 그녀는 발버둥을 치며 작은 목소리로 “이러지 마요… 우리 다른데가서 대화로 해결하면 안돼요? 도망 안 갈게요…”  그는 그녀의 말을 무시했다. 그녀에게 대화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엘리베이터로 끌고 들어갔다.  엘리베이터에 아무도 없자 진몽요는 소리쳤다. “당신 미쳤어요? 당장 놔줘요! 계속 이런식이면내가… 내가… 내 말 지금 듣고 있어요?”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내려다보며 “듣고 있어요. 계속 말해요. 당신이 뭘 어쩌게요?”  그녀는 화병나서 죽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그가 이곳에 온 건 분명 계속 이 호텔에 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금 전 들어올 때 체크인도 무료였고, 그녀는 더 이상 도망갈 기회가 없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후, 그는 그녀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벽에 밀쳤다. “이래도 도망 갈래요?”  그녀는 가방을 가슴 앞에 꽉 끌어안고 두려운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안 도망 갈게요… 너무많이 마신 거 아니예요? 너무 늦어서 이제 가봐야 할 거 같은데.”  그는 한 손으로 벽을 잡고 있었고, 벽과 자신의 몸 사이 갇힌 불쌍한 그녀의 모습을 보자 어이가 없어서 화가 났다. “나 많이 안 마셨어요. 그때 약속한건데 왜 안 지켜요? 당신이 헤어지면 나랑 잘 해보겠다는 말 본인 입으로 한 거잖아요. 말 뱉어놓고 다시 삼키게요?”  그녀에 등은 벽에 딱 붙어 움직일 수 없었고 시선은 그의 가슴에 의해 가려졌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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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장

경소경은 영상을 자신의 폰으로 전송하고는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집 갈래요 아니면 여기 있을래요?”  그녀는 방방뛰며 “당연히 집에 가야죠!” 어딜 헛수작을 부리려 하는거지? 집에 안 가면 아까 찍은 영상은 괜히 찍은 거나 마찬가지다. 예전에 같이 잘 때 그가 그녀를 건들이지 않은 건 다 연기였고, 지금은 그녀가 여자친구가 됐으니 그의 자제력을 더욱 믿을 수 없었다.  경소경도 강요하지 않았다. “그래요, 그럼 데려다 줄게요. 맞다, 나 내일 청침이랑 제도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시간 있을 때 보러 올게요. 만약에… 혹시라도 딴 짓하면 이 영상 온연이랑 가게에 알바생들한테 다 보낼거예요. 날 좀 도와 달라는 차원에서.”  진몽요는 이를 갈며 속으로 그를 저주했다. 방에서 나오자 경소경을 찾으러 온 목청침과 마주쳤다. 목청침은 두 사람이 같은 호텔에 머무른다고 생각했고, 진몽요는 얼굴을 가리고 빠르게 뛰었다. 경소경은 짓궂게 웃으며 “청침아, 이따 다시 올 게!”  목청침은 두 사람이 같이 엘리베이터로 뛰어가는 걸 보자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또 무언가가 떠오른 듯 다시 미소를 숨기고 눈빛은 차가워졌다.   진몽요를 아파트 단지까지 데려다 준 뒤 경소경은 뻔뻔하게 키스를 요구했다. “이별 키스 안돼요? 나 내일이면 가는데… 그럼 한동안은 못 보잖아요.”  진몽요는 닭살이 돋았다. “어찌됐던 이제 겨우 사귄지 20분 밖에 안됐는데, 이렇게까지 애틋할 거 뭐 있어요?”  그는 그녀의 태도가 맘에 안 들었지만 살짝 입을 맞췄다. “됐어요, 얼른 올라가요. 들어가는 거 보고 갈게요.”  진몽요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잠시 멈춰서더니 갑자기 뒤를 돌아 그에게 뛰어가 큰 포옹을 해주었다. “다음에 오면 놀아줄게요.”  경소경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연스럽게 그녀의 스카프를 정리했다. “좋아요. 얼른 들어가요.”  진몽요는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마치 사랑 노래에 리듬을 맞추며 걷듯 가벼웠다. 그녀 때문에 잠에서 깬 온연은 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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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장

온연은 마음이 녹아내리는 거 같았다. “언니 진짜 전생에 우주를 구했나봐, 딸이 너무 귀엽다, 이름이 뭐야?”  란샹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딸을 쳐다봤다. “이름은 통루야, 태명은 야야.”  “너무 귀엽다, 만약에 집에 사정 생기면 아이 가게로 데려와도 돼. 괜찮아.” 온연은 매일매일 이런 귀여운 아이를 보고 싶었다.  란샹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중에 딸 낳아봐, 너도 이렇게 이쁜데 딸도 분명 예쁘겠다.  온연의 웃던 얼굴에 표정이 굳었다. “나… 애 못 낳아.”  란샹은 의아했다. “왜?”  온연온 과거를 회상하고 싶지 않았다. “이순이랑 애들이 하는 얘기 못 들었어? 결혼은 해도 애는 못 가져.”   란샹은 멈칫했다. “남편 때문에?”  온연은 고개를 저었다. “나 때문이야. 그럼 이만 일하러 가볼게.”  이 일을 듣고 난 란샹은 마음이 썩 좋지 않았다. 온연은 아직 젊은데 아이를 못 낳는다는 건 잔인한 일이었다. 그녀는 뒤에서 몰래 진몽요에게 물었고 진몽요는 딱 한 마디만 했다. “걔 남편 목청침이잖아. 그때 보지 않았나? 연이가 두번이나 유산을 해서 더 이상은 힘들어. 더 얘기하면 복잡하니까 여기까지 말할게요.”  더운 하루가 지나가고, 디저트 가게의 매출은 승승장구했다. 예상보다 빨리 원금을 벌었고 이건 다 목청침이 알려준 비밀 레시피 덕이었다. 이곳에서는 일반 가격으로 고급 디저트를 먹을 수 있었으니 손님이 끊기지 않았다. 가게도 점점 정상화 되어가고, 출퇴근 시간을 엄격하게 지키다 보니 온연과 진몽요는 더 이상 예전처럼 새벽에 귀가하지 않아도 됐다.  이 도시는 4월이 되자 기온이 점점 올라갔다. 해가 쨍쨍한 날에는 다들 반팔을 입었고, 비오는 날에만 겉옷을 입었다. 이 곳은 바다 옆 도시가 아니어서 그런지 해산물이 매우 비쌌다. 가장 일반적인 해산물 조차도 너무 비싸서 아무리 좋아해도 온연은 돈이 아까워서 사먹지 못했다.  진몽요는 먹고 입고 자는 것에 예민했다. 특히나 입으로 들어 가는 건 절대 함부로 사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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