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연은 진몽요를 등졌다. "걔 얘기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아." 자고 깨니 벌써 저녁 7시였다. 진몽요는 하품을 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주방에 들어가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확실히 라면은 온연이 잘 끓인다. 라면이 모두 다 퍼져버렸지만 온연은 아무 말 없이 그릇을 비워냈다. 밥을 먹은 후 두 사람은 같이 티비를 보고 있었다. 그때 온연이 갑자기 결정을 내렸다. "목정침이 준 비법 말이야. 써볼까 해. 분명히 수준급 파티시에한테서 얻어왔을 거야. 호의를 거절하면 안 되지." 진몽요가 깔깔 웃어댔다. "언제부터 그렇게 융통성이 있었어? 처음에는 싫다고 안 쓴다더니? 이제 좀 납득이 돼? 내가 그랬잖아. 두 사람 사이에 이제 빚진 게 없다고. 이젠 계산도 안 되지 않아? 서로 끊을 수 없는 사이라니까." 온연은 진몽요의 말을 무시했다. 목정침이랑 상관이 없었다. 그 비법의 유혹이 너무 컸기에 쓰기로 결정한 것이다. 갑자기 진몽요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진몽요는 담담하게 전화를 받았다. "뭐에요? 왜 이렇게 자주 연락하는 거예요?" 말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경소경이 분명했다. 진몽요는 경소경이 여길 온 걸 알게 되었다. 마침 심심하던 차에 그에게 저녁에 일정이 있는 물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대답했다. "저녁에 술집이나 가려고요. 올래요?" 진몽요는 쿨하게 대답했다. 두 사람 이런 데서는 통하는 구석이 있었다. 전화를 끊은 후 온연에게 물었다. "연아, 같이 갈래? 전에 갔던 술집." 전에 갔던 술집에서 겪었던 일이 생각 난 온연은 그 제안을 거절했다. "안 갈래. 너 혼자 갔다 와." 진몽요는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온연을 혼자 집에 둘 수 없었다. "네가 안가는 데 혼자 가기 좀 그렇지… 혼자 집에 있는 거 외롭지 않을까?" 온연은 그녀를 째려보았다. "그만해. 진짜 안 갈래. 어쩌다 생긴 혼자만의 시간인데. 조금 이따 일찍 잘래. 너도 빨리 갔
경소경은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뭘 걱정하는 거예요?” 그녀는 그의 시선이 불편했다. “신경 쓸 일 아니잖아요! 관심 꺼요!” 그는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여기 난방 잘 되는데, 스카프 매고 있으면 안 더워요?” 그녀는 스카프를 뺐다. 왠지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지는 거 같았다. 그녀는 자신이 미쳐서 그가 선물한 스카프를 매고 그를 만나러 나왔다고 생각했다. “설마 나 만난다고 일부러 그거 매고 온 거 아니죠?” 그녀는 몸이 살짝 굳었다. 경소경이 나쁜 자식, 모른 척해주면 어디 덧나나? 자신이 미쳤다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지만 그가 한번 더 자각시켜주었다. 그녀는 불쾌한 듯 말했다. “아니거든요! 그냥 나오기 전에 아무거나 집은 거예요! 여긴 당신이랑 같이 놀아 줄 몸매 좋은 아가씨들 따윈 없어요. 하여튼 어딜 가나 이런 곳에 오는 버릇은 못 고치네요. 당신 같은 사람은 평생 혼자 살아야 돼요. 침침한 눈으로 다른 노인네들이 광장에서 춤추는 걸 보면서, 혼자 불쌍하게 늙어가야죠.” 경소경은 멈칫하더니 눈을 게슴츠레 떴다. “누가 예전에 뭐라고 했더라… 맞다, 내가 헤어지라고 해서 헤어지면, 당신이랑 잘해볼 거냐고 물었죠? 난 그때 승낙했는데, 이제 솔로니까 그 약속 지켜야하는 거 아니예요? 당신이 말한대로 생각해 봤어요. 근데 혼자 불쌍하게 늙어 죽고싶진 않아요. 최소한 옆에 댄스 파트너 정도는 있어야죠.” 진몽요는 그의 말에 얼굴이 타는 듯이 뜨거워졌다. 그녀는 손으로 그의 얼굴을 밀었다. “적당히 해요! 내가 왜 당신의 댄스 파트너가 되어야 하죠? 나는 고상한 할머니로 늙을거에요! 큰 집 마당에서 석양도 볼 거예요!” 경소경은 그녀의 손을 잡아 얼굴에서 떼며 진지하게 말했다. “당신이 광장에서 춤을 추던 큰집 마당에서 석양을 보던 난 다 괜찮아요.” 그의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녀는 그가 이미 자신이 납치된 후 당한 모든 걸 알고 있다고 느꼈다. 그녀는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녀는 일부러 방정맞
경소경이 황급이 뒤따라가, 그녀가 차를 잡자 얼른 차에 올라타 그녀를 끌어당겼다. “여기항첩호텔로 가주세요!” 진몽요는 호흡이 불안정했다. “호텔가서 뭐하게요? 나 집에 갈 거예요! 기사님 차 돌려서 성원단지로 가주세요!” 경소경은 지갑에서 현금을 한 뭉치 꺼내더니 기사에게 내밀었다. “호텔로 가주세요.” 기사는 눈 앞에 현금을 보자 단순한 사랑싸움이라고 생각해 친절하게 호텔로 데려다 주었다. 경소경은 어두운 얼굴로 진몽요를 끌고 갔고, 진몽요도 그가 진심인 걸 알자 더 이상 소란을피우지 않았다. 그녀는 발버둥을 치며 작은 목소리로 “이러지 마요… 우리 다른데가서 대화로 해결하면 안돼요? 도망 안 갈게요…” 그는 그녀의 말을 무시했다. 그녀에게 대화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엘리베이터로 끌고 들어갔다. 엘리베이터에 아무도 없자 진몽요는 소리쳤다. “당신 미쳤어요? 당장 놔줘요! 계속 이런식이면내가… 내가… 내 말 지금 듣고 있어요?”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내려다보며 “듣고 있어요. 계속 말해요. 당신이 뭘 어쩌게요?” 그녀는 화병나서 죽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그가 이곳에 온 건 분명 계속 이 호텔에 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금 전 들어올 때 체크인도 무료였고, 그녀는 더 이상 도망갈 기회가 없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후, 그는 그녀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벽에 밀쳤다. “이래도 도망 갈래요?” 그녀는 가방을 가슴 앞에 꽉 끌어안고 두려운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안 도망 갈게요… 너무많이 마신 거 아니예요? 너무 늦어서 이제 가봐야 할 거 같은데.” 그는 한 손으로 벽을 잡고 있었고, 벽과 자신의 몸 사이 갇힌 불쌍한 그녀의 모습을 보자 어이가 없어서 화가 났다. “나 많이 안 마셨어요. 그때 약속한건데 왜 안 지켜요? 당신이 헤어지면 나랑 잘 해보겠다는 말 본인 입으로 한 거잖아요. 말 뱉어놓고 다시 삼키게요?” 그녀에 등은 벽에 딱 붙어 움직일 수 없었고 시선은 그의 가슴에 의해 가려졌다. “그냥
경소경은 영상을 자신의 폰으로 전송하고는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집 갈래요 아니면 여기 있을래요?” 그녀는 방방뛰며 “당연히 집에 가야죠!” 어딜 헛수작을 부리려 하는거지? 집에 안 가면 아까 찍은 영상은 괜히 찍은 거나 마찬가지다. 예전에 같이 잘 때 그가 그녀를 건들이지 않은 건 다 연기였고, 지금은 그녀가 여자친구가 됐으니 그의 자제력을 더욱 믿을 수 없었다. 경소경도 강요하지 않았다. “그래요, 그럼 데려다 줄게요. 맞다, 나 내일 청침이랑 제도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시간 있을 때 보러 올게요. 만약에… 혹시라도 딴 짓하면 이 영상 온연이랑 가게에 알바생들한테 다 보낼거예요. 날 좀 도와 달라는 차원에서.” 진몽요는 이를 갈며 속으로 그를 저주했다. 방에서 나오자 경소경을 찾으러 온 목청침과 마주쳤다. 목청침은 두 사람이 같은 호텔에 머무른다고 생각했고, 진몽요는 얼굴을 가리고 빠르게 뛰었다. 경소경은 짓궂게 웃으며 “청침아, 이따 다시 올 게!” 목청침은 두 사람이 같이 엘리베이터로 뛰어가는 걸 보자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또 무언가가 떠오른 듯 다시 미소를 숨기고 눈빛은 차가워졌다. 진몽요를 아파트 단지까지 데려다 준 뒤 경소경은 뻔뻔하게 키스를 요구했다. “이별 키스 안돼요? 나 내일이면 가는데… 그럼 한동안은 못 보잖아요.” 진몽요는 닭살이 돋았다. “어찌됐던 이제 겨우 사귄지 20분 밖에 안됐는데, 이렇게까지 애틋할 거 뭐 있어요?” 그는 그녀의 태도가 맘에 안 들었지만 살짝 입을 맞췄다. “됐어요, 얼른 올라가요. 들어가는 거 보고 갈게요.” 진몽요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잠시 멈춰서더니 갑자기 뒤를 돌아 그에게 뛰어가 큰 포옹을 해주었다. “다음에 오면 놀아줄게요.” 경소경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연스럽게 그녀의 스카프를 정리했다. “좋아요. 얼른 들어가요.” 진몽요는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마치 사랑 노래에 리듬을 맞추며 걷듯 가벼웠다. 그녀 때문에 잠에서 깬 온연은 비몽
온연은 마음이 녹아내리는 거 같았다. “언니 진짜 전생에 우주를 구했나봐, 딸이 너무 귀엽다, 이름이 뭐야?” 란샹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딸을 쳐다봤다. “이름은 통루야, 태명은 야야.” “너무 귀엽다, 만약에 집에 사정 생기면 아이 가게로 데려와도 돼. 괜찮아.” 온연은 매일매일 이런 귀여운 아이를 보고 싶었다. 란샹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중에 딸 낳아봐, 너도 이렇게 이쁜데 딸도 분명 예쁘겠다. 온연의 웃던 얼굴에 표정이 굳었다. “나… 애 못 낳아.” 란샹은 의아했다. “왜?” 온연온 과거를 회상하고 싶지 않았다. “이순이랑 애들이 하는 얘기 못 들었어? 결혼은 해도 애는 못 가져.” 란샹은 멈칫했다. “남편 때문에?” 온연은 고개를 저었다. “나 때문이야. 그럼 이만 일하러 가볼게.” 이 일을 듣고 난 란샹은 마음이 썩 좋지 않았다. 온연은 아직 젊은데 아이를 못 낳는다는 건 잔인한 일이었다. 그녀는 뒤에서 몰래 진몽요에게 물었고 진몽요는 딱 한 마디만 했다. “걔 남편 목청침이잖아. 그때 보지 않았나? 연이가 두번이나 유산을 해서 더 이상은 힘들어. 더 얘기하면 복잡하니까 여기까지 말할게요.” 더운 하루가 지나가고, 디저트 가게의 매출은 승승장구했다. 예상보다 빨리 원금을 벌었고 이건 다 목청침이 알려준 비밀 레시피 덕이었다. 이곳에서는 일반 가격으로 고급 디저트를 먹을 수 있었으니 손님이 끊기지 않았다. 가게도 점점 정상화 되어가고, 출퇴근 시간을 엄격하게 지키다 보니 온연과 진몽요는 더 이상 예전처럼 새벽에 귀가하지 않아도 됐다. 이 도시는 4월이 되자 기온이 점점 올라갔다. 해가 쨍쨍한 날에는 다들 반팔을 입었고, 비오는 날에만 겉옷을 입었다. 이 곳은 바다 옆 도시가 아니어서 그런지 해산물이 매우 비쌌다. 가장 일반적인 해산물 조차도 너무 비싸서 아무리 좋아해도 온연은 돈이 아까워서 사먹지 못했다. 진몽요는 먹고 입고 자는 것에 예민했다. 특히나 입으로 들어 가는 건 절대 함부로 사지 않았고
경소경은 웃었다. “에이 어딜 감히 형수님을 욕해요. 그냥 비유한 거지 누구를 욕한 게 아니잖아요. 나한테 덤탱이 그만 씌워요.” 온연은 어이가 없었다. “경소경씨, 몽요가 아까 당신 욕했어요, 이렇게 계속 안 와서 자기 요리만 먹다간 미쳐버리겠다고. 보고싶어 죽겠데요, 빨리 오셔야 되겠어요.” 진몽요는 황급히 전화를 끊고 온연을 덮쳤다. “누가 그렇게 말하래, 사람 쪽팔리게! 난 저 사람 전혀 안 보고싶거든!” 온연의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너 분명 보고싶어 했잖아! 그러게 누가 카메라로 날 비추래? 손 다 기름진 채로 새우 먹고 있는데 말이야. 아무리 경소경이어도 내 못생긴 모습 보이면 안돼지! 네가 먼저 그랬다.” 목가네, 경소경은 고개를 돌려 목청침을 쳐다봤다. “온연 봤지? 내 생각엔 이제 찾으러 가도 될 거 같아. 아니면 진몽요가 내가 너희 오작교 재결합 도우려고 사귀는 걸로 오해할 수 있잖아. 그렇다면 난 억울해…” 목청침을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아니야, 전지가 죽지 않는 한 방심할 수 없어.” 경소경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미 사람 시켰어. 너도 알다시피 해외에서 일 처리하는 건 난이도가 좀 있잖아. 언제 처리할 될지 모르겠네. 넌 계속 기다리게? 견딜 수 있겠어?” 목청침은 창가로 걸어가 의자에서 자고 있던 탕위엔을 안았다. “못 견디더라도 견뎌야지. 연이가 내 곁에 있으면 전지가 언제든지 나의 인질로 삼을 수 있어. 내가 포기 못 한 거 아니까. 그때 계획이 실패했더라도, 걘 날 불행하게 만들려고 할 거야. 내가 지금 갑자기 방심하면 안돼. 우선 지금 같은 상황을 유지해야지. 연이 그쪽 사람들은 빼지 잘 감시하라고 해.” 경소경은 한숨을 쉬었다. “걱정하지 마, 걔네 안전해. 너가 그 가게에 이순도 보내 놓지 않았어? 경호원 출신이라 우리 없어도 잘 싸울텐데 뭘 걱정해? 나도 시간내서 가봐야겠어, 내 여자가 심심하다는데 네 일 신경쓰느라 내 일은 신경을 못 썼네.” ...... 다음날은 주말이었다. 가게
안야는 갑자기 대화에 끼어들었다. “다들 점심 뭐 드실래요? 같이 배달시키는 거 어때요? 안 먹는 거 있으면 말해주세요, 피해서 주문할게요.” 온연은 무언가 떠오른 듯 대답했다. “내가 시킬게, 거하게 먹자.” 그녀는 매번 똑 같은 배달음식이 질려 먹고싶지 않았다. 마침 오늘 경소경이 왔으니, 그의 레스토랑에서 주문하면 됐었다. 전화번호도 있고 음식도 꽤나 빠르게 나오는 편이었다. 그래도 가끔씩은 직원들에게 맛있는 걸 사줘야했다. 그녀는 자신한테는 아끼지만 다른 사람한테는 전혀 그러지 않았다. 레스토랑, 진몽요는 의식해서 여성스러운 척을 하며 밥도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었다. 예전에는 경소경이랑 같이 밥을 먹을 땐 다른 생각도 안하고, 그럴 필요도 없었지만 지금은 남녀관계이니 그녀의 마인드가 바뀌었다. 최소한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경소경은 눈썹을 올리며 놀렸다. “그만해요, 그냥 크게크게 편히 먹어요. 당신 답지 않은데요. 꼭 이런 모습 처음보는 거처럼 행동하잖아요.”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정말… 나도 체면이라는 게 있어요! 예쁜척 좀 하면 안돼요?” 그는 어깨를 들썩였다. “안 해도 돼요, 내 앞에서는 편하게 있어도 된다고요. 밥 먹고 어디 가고싶은데 있어요? 같이 가줄게요.” 그녀는 생각했지만 딱히 가고싶은 곳이 없었다. “글쎄요, 평소에 맨날 집에 누워서 드라마만 봐서 그런지 가본데가 없어요. 우린 어차피 여기 토박이도 아니라 주변도 잘 모르니 그냥 여기저기 둘러봐요.” 그가 생각하더니 제안했다. “나 어제 잠도 얼마 못 자고 날 밝자마자 공항갔는데, 오후에 같이 호텔 갈래요? 가서 좀 쉬고 잠 좀 자게요. 저녁에 내가 가게 사람들이랑 다 데리고 저녁 살게요. 저녁 다 먹고 단둘이 뭐 할지 다시 생각해봐요. 어때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밥을 먹고 같이 호텔로 향했다. 그와 단둘이 이런 곳에 오니까 약간 민망했지만 속으로 왠지 모르게 내심 기대했다. 장거리연애 때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고 물었다. “내가 재미도 없고 나한테 흥미도 없죠?” 그의 머릿속엔 물음표가 수백개였다. “응? 어… 아닌데. 난 괜찮아요, 왜 그렇게 물어요?” 그의 괜찮다는 대답에 그녀는 그가 자신한테 흥미가 없다는 사실이 더 확실해졌다. 괜찮다?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는거지 괜찮다는 건 어떤것도 설명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를 무시하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고 그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얼른 뒤따라 갔다. “왜 그래요? 어렵게 시간내서 왔는데 나랑 싸우는데 시간 낭비하려고요? 내가 뭘 잘못했어요? 알려주면 고칠게요.”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예전에 여자 끊긴적 없었죠? 나랑 사귀고 나서부터, 스님처럼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겠어요? 어차피 장거리니까 거의 스님이나 마찬가지죠. 만약에 뒤에서 몰래 그러고 있다면 말고요.” 경소경의 그녀의 말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 했다. “왜… 왜 그렇게 말해요? 나 뒤에서 몰래 나쁜짓 한 적 없어요. 당신이 허락하지 않는 이상 난 아무것도 안 해요. 이래봬도 소신 있는 사람이니까요.” 그녀가 신경 쓰이던 부분은 어느정도 해결됐지만 여전히 그를 째려봤다. “저리가요!” 그녀의 반응을 보고선 그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예전에 그는 한번도 여자의 기분을 신경 쓴 적이 없었지만, 지금은 뭐든 조심스러웠다. 옛말대로, 모든 사람들은 각자 운명에 맞는 사람이 다 있다는 게 맞았다. 목청침의 운명은 온연이었고, 그의 운명은 눈 앞에 이 여자였다. 식당에 도착해 미리 예약해둔 룸에 온연과 가게 사람들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경소경의 식당은 상당히 고급졌고, 안야와 사람들은 다소 낯설어했다. 이런 곳에 와서 밥을 먹는 게 처음이라 앉는 것 조차도 어색해보였다. 란샹은 경소경보다 조금 어렸지만, 여자들중에서 제일 연장자이고 딸 야야도 함께 데리고 와서 그나마 자연스러워 보였다. “돈 많이 쓰게 해서 죄송해요.” 경소경은 손을 저었다. “에이 그럴 필요 없어요, 먹고 싶은 거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