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야는 갑자기 대화에 끼어들었다. “다들 점심 뭐 드실래요? 같이 배달시키는 거 어때요? 안 먹는 거 있으면 말해주세요, 피해서 주문할게요.” 온연은 무언가 떠오른 듯 대답했다. “내가 시킬게, 거하게 먹자.” 그녀는 매번 똑 같은 배달음식이 질려 먹고싶지 않았다. 마침 오늘 경소경이 왔으니, 그의 레스토랑에서 주문하면 됐었다. 전화번호도 있고 음식도 꽤나 빠르게 나오는 편이었다. 그래도 가끔씩은 직원들에게 맛있는 걸 사줘야했다. 그녀는 자신한테는 아끼지만 다른 사람한테는 전혀 그러지 않았다. 레스토랑, 진몽요는 의식해서 여성스러운 척을 하며 밥도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었다. 예전에는 경소경이랑 같이 밥을 먹을 땐 다른 생각도 안하고, 그럴 필요도 없었지만 지금은 남녀관계이니 그녀의 마인드가 바뀌었다. 최소한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경소경은 눈썹을 올리며 놀렸다. “그만해요, 그냥 크게크게 편히 먹어요. 당신 답지 않은데요. 꼭 이런 모습 처음보는 거처럼 행동하잖아요.”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정말… 나도 체면이라는 게 있어요! 예쁜척 좀 하면 안돼요?” 그는 어깨를 들썩였다. “안 해도 돼요, 내 앞에서는 편하게 있어도 된다고요. 밥 먹고 어디 가고싶은데 있어요? 같이 가줄게요.” 그녀는 생각했지만 딱히 가고싶은 곳이 없었다. “글쎄요, 평소에 맨날 집에 누워서 드라마만 봐서 그런지 가본데가 없어요. 우린 어차피 여기 토박이도 아니라 주변도 잘 모르니 그냥 여기저기 둘러봐요.” 그가 생각하더니 제안했다. “나 어제 잠도 얼마 못 자고 날 밝자마자 공항갔는데, 오후에 같이 호텔 갈래요? 가서 좀 쉬고 잠 좀 자게요. 저녁에 내가 가게 사람들이랑 다 데리고 저녁 살게요. 저녁 다 먹고 단둘이 뭐 할지 다시 생각해봐요. 어때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밥을 먹고 같이 호텔로 향했다. 그와 단둘이 이런 곳에 오니까 약간 민망했지만 속으로 왠지 모르게 내심 기대했다. 장거리연애 때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고 물었다. “내가 재미도 없고 나한테 흥미도 없죠?” 그의 머릿속엔 물음표가 수백개였다. “응? 어… 아닌데. 난 괜찮아요, 왜 그렇게 물어요?” 그의 괜찮다는 대답에 그녀는 그가 자신한테 흥미가 없다는 사실이 더 확실해졌다. 괜찮다?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는거지 괜찮다는 건 어떤것도 설명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를 무시하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고 그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얼른 뒤따라 갔다. “왜 그래요? 어렵게 시간내서 왔는데 나랑 싸우는데 시간 낭비하려고요? 내가 뭘 잘못했어요? 알려주면 고칠게요.”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예전에 여자 끊긴적 없었죠? 나랑 사귀고 나서부터, 스님처럼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겠어요? 어차피 장거리니까 거의 스님이나 마찬가지죠. 만약에 뒤에서 몰래 그러고 있다면 말고요.” 경소경의 그녀의 말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 했다. “왜… 왜 그렇게 말해요? 나 뒤에서 몰래 나쁜짓 한 적 없어요. 당신이 허락하지 않는 이상 난 아무것도 안 해요. 이래봬도 소신 있는 사람이니까요.” 그녀가 신경 쓰이던 부분은 어느정도 해결됐지만 여전히 그를 째려봤다. “저리가요!” 그녀의 반응을 보고선 그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예전에 그는 한번도 여자의 기분을 신경 쓴 적이 없었지만, 지금은 뭐든 조심스러웠다. 옛말대로, 모든 사람들은 각자 운명에 맞는 사람이 다 있다는 게 맞았다. 목청침의 운명은 온연이었고, 그의 운명은 눈 앞에 이 여자였다. 식당에 도착해 미리 예약해둔 룸에 온연과 가게 사람들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경소경의 식당은 상당히 고급졌고, 안야와 사람들은 다소 낯설어했다. 이런 곳에 와서 밥을 먹는 게 처음이라 앉는 것 조차도 어색해보였다. 란샹은 경소경보다 조금 어렸지만, 여자들중에서 제일 연장자이고 딸 야야도 함께 데리고 와서 그나마 자연스러워 보였다. “돈 많이 쓰게 해서 죄송해요.” 경소경은 손을 저었다. “에이 그럴 필요 없어요, 먹고 싶은 거 마음
이순은 입꼬리를 올렸다. “괜찮아요.” 란샹은 온연이 물어보기 불편했던 질문을 대신했다. “이순아, 너 소경씨랑 아는 사이지?” 이순은 재빨리 경소경을 쳐다보더니 고개를 살짝 숙였다. “아니요.” 경소경도 거들었다. “아니에요, 저는 원래 아무랑도 다 친해서요. 앞으로 다들 같이 일할 사이니까 친하게들 지내요, 서로 잘 챙겨주고요. 저 없을 때 제 여자친구도 잘 부탁드려요.”] 란샹은 웃으며 “걱정마세요, 우리가 챙겨 주기도 전에 몽요가 더 잘 챙겨줘요. 우리 직원들한테 얼마나 잘해주는데요. 제가 예전에 애 낳고 몇 년동안 일도 안하고, 매일 유치원가서 애 픽업하느라 시간 맞는 일자리 구하기 힘들었는데 이 가게에 취직하길 너무 잘했지 뭐예요. 다 몽요랑 연이 같은 좋은 사장님 덕분이죠.” 식탁에는 다시 웃음기가 돌아왔다. 오직 이순만 말도 없고 음식에 손도 안 대면서 술만 마셨다. 온연이 봤을 땐, 여자의 직감으로써 이 일이 단순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 중간에 경소경이 화장실에 가자, 1분도 안 돼서 이순은 따라 나섰다. 진몽요는 란샹의 딸과 놀아주느라 주의하지 못했고, 온연은 한숨을 쉬며 따라 나갔다. 화장실 앞, 그녀는 세면대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보았고, 둘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바로 들어가지 않고 조금 가까이 다가가 엿들으려 했다. 몰래 남의 대화를 엿듣는 걸 혹시 다른 사람이 보고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조마조마 했다. “아까 나한테 술 왜 따랐어? 너가 이러면 얼마나 일이 귀찮아지는지 알아?” 경소경이 말하고 있었다. 온연은 온 신경을 집중해 더 자세히 들었다. 이순은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죄송해요 귀찮게 해드려서. 다음부터 주의할게요.” 경소경은 잠시 멈칫하더니 말했다. “됐어, 네 행동을 잘못됐다는 건 아니야. 나 이제 여자친구 있으니까 넌 온연네 가게에 남아서 딴 생각하지 말고 일해.” 이순은 물었다. “진몽요는 예전에 사겼던 여자들이랑 똑같나요? 예전에 여자 많이 사귀셨잖아요.
이순은 발걸음을 멈추고 인상을 찌푸렸다. “제가 좋아해요!” 온연은 진짜로 폰을 꺼내지 않았다. 그 답이 오히려 그녀를 실망시켰다. “말해봐…” 이순은 속으로 여러 번 고민한 후에 입을 열었다. “어차피 저 여기 계속 있을 거 아니니까 그냥 말할게요. 저는 고아예요, 고아원에 있었다가 상처투성이가 된 채로 도망쳤어요. 그리고 길에서 맨날 구걸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그때가 제 인생의 암흑기였어요. 14살때까지 그러다가 도련님을 만났죠. 아직까지도 기억나요. 날씨가 비가 올 것처럼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는 날씨 였어요. 차가운 바람도 무섭게 불었고, 머리부터 발 끝까지 더럽고 머리도 꼬질꼬질했죠. 그 분이 제 앞에 섰을 때, 저는 처음으로 강한 열등감과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을 느꼈어요. 제 눈에 있는 살기가 마음에 든다며 저를 거두셨죠. 그리고 경가네에 소속인 경호학원으로 보내주셨어요. 그 분한테 칭찬 한마디라도 듣고 싶어서 죽기살기로 노력했죠.” 여기까지 말한 그녀는 갑자기 멈추더니 씁쓸하게 웃었다. “저는 마음에 든다는 그 말을 남녀사이에 호감으로 생각했어요. 나이도 5살 차이 밖에 안 나니까 우리가 잘 될 줄 알았죠. 저는 그저 도련님과 제 사이가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그 분도 자주 학원에서 훈련했었고, 그 분 제외하고는 제가 제일 실력이 뛰어났죠. 물론 그 분 주변에 여자가 많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늘 그 여자들이 부러웠죠. 근데 제가 고백했을 때 거절당했어요. 처음으로 진지하게 충고하셨죠. 저는 그 여자들이랑 다르다고, 그래서 받아드릴 수 없다고. 제가 나중에 더 잘 살길 바란다고 하셨어요. 저는 그 말이 귀에 안 들어왔어요. 오직 그 많은 여자중 한 명이 되길 바랬죠. 18살이 되던 그 날, 제 생일을 같이 보내 달라고 부탁했고 승낙하셨죠. 제가 그 분 술에 약을 탔고 제가 그렇게 기다렸던 목표도 이뤘어요. 저는 그 분이 당연히 현실과 저를 받아들이실 줄 알았는 때, 다음날 아침에 되려 저에게 화를 내셨
식탁에서 술을 따랐던 건 그녀는 단순히 경소경이랑 말이라도 하고 싶었고, 경소경과 진몽요의 모습도 지켜볼 수 없어서였는데 이렇게 큰 파장을 불러올 줄 몰랐다. 낮에 경소경이 가게에 진몽요를 찾으러 왔을 때 그녀는 안야를 도와 배달을 가느라 없었다. 돌아와서 란샹과 사람들이 경소경이 진몽요 때문에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 있다는 얘기를 듣자 그녀의 기분은 좋지 않았다. 7년이 지났어도 그녀는 포기할 수 없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그녀는 폰을 꺼내 경소경에게 문자를 보냈다. ‘온연이 알았어요, 방금 저랑 얘기 나눴어요.’ 그때 진몽요와 데이트를 하고 있던 경소경의 표정이 급 굳었다. ‘너 별 얘기 안했지?’ 이순은 화면을 보며 씁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제가 다 말했어요. 우리 얘기. 저도 거짓말 하고싶진 않았거든요. 알아서 처리해주세요, 오늘 저녁에 짐 싸서 제도로 돌아갈게요.’ 경소경은 답장하지 않았다. 그는 이순을 목정침에게 소개시켜주고 진몽요와 온연의 곁에 둔 걸 후회했다. 그의 표정을 보자 옆에서 꼬치를 먹고 있던 진몽요가 물었다. “왜 그래요? 누가 보낸 문자예요?” 경소경은 의식한 후 빠르게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별 일 아니에요. 일 때문에… 지금 바로 처리해야 할 거 같은데, 오늘은 그만 호텔로 돌아갈까요?” 진몽요는 생각하더니 “아니면 먼저 호텔 가서 처리해요, 난 집으로 갈에요. 당신이 일할 때 옆에서 가만히 있을바엔 그냥 집가서 잘게요.” 경소경은 고민했다. 혹시라도 온연이 다 얘기할까봐 그녀를 집에 보내면 안 될 거 같았다. 그렇게 되면 그는 더 난처해질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얼굴이었다. “집가서 잔다고요? 내가 멀리서 왔는데 같이 있어주면 안돼요? 금방 처리할게요.” 진몽요는 그의 고집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승낙했다. “그래요, 먹을 것 좀 사가죠. 당신 바쁠때 지루하지 않게 뭐 좀 먹게요.” 아파트, 온연은 집에 도착해 바로 목정침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목가네를
진몽요는 갑자기 호기심이 생겨 그가 무언가를 ‘폭로’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요, 화 안 내겠다고 약속할 게요. 그러니까 말해봐요.” 경소경은 알고 있었다. 그가 스스로 솔직해지던가, 진몽요가 발견을 하던가, 어떻게 봐도 전자가 좀 더 생존 가능성이 높았다. 계속해서 숨기는 건 거짓말과도 같으니 들켰을 때는 또 다른 얘기다. 그는 침착하게 “이순은 내가 정침이한테 소개시켜준 거예요. 나랑 이순이랑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였어요, 정확히는 내가 19살 때부터요.” 진몽요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응, 그래서요?” 그는 그녀의 눈을 마주칠 수가 없어 고개를 떨구고 목소리를 낮췄다. “이순이 그때 길에서 노숙하고 있었는데 내가 데려 가서 경호학원에 보냈어요… 걔가 18살 때 나는 23살이었고, 어디서부터 오해가 생겼는지 모르겠는데, 걔가 나랑 잘 해보려고 했어요. 걔가 18살이 되던 그 날, 나랑 걔랑…. 음, 걔가 나한테 약을 먹였고, 그래서… 대충 이해했죠? 그 이후로 7년동안 한번도 안 만났어요, 얼마전에 되서야 정침이한테 소개 시켜줬고요. 내 말 믿어줘요, 진짜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된 거예요.” 진몽요의 표정은 점점 굳어 갔고, 한번에 이 일을 받아드리기엔 어려웠다. 평소에 가게에서 잘 지내던 사람이 남자친구랑 잤다니? 차라리 아예 모르는 여자였거나 엄청 오래된 과거였으면 몰라도, 왜 하필 이순이지? 그녀는 이 일을 어떻게 할지 몰라 바로 폰을 꺼내 온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이한테 다 말할 거예요!” 경소경은 울기 직전이였다. “아줌마, 온연은 이미 알고 있어요!” 몰랐다면 그가 솔직해질 일도 없었을 거다. 진몽요는 폰을 내려놓고 슬프게 그를 바라봤다. “무슨 생각이었어요? 당신이랑 그런 일이 있었던 여자를 내 곁에 두고도 마음이 편했나봐요? 도대체 생각이 있어요 없어요? 7년동안 안 만났다면서 갑자기 다시 찾아간 이유는 또 뭐에요? 그때 약 먹인 사람이 확실히 걔 맞아요? 당신 본성을 보면 걔가 그랬다는 걸 믿을 수가 없
경소경의 당황한 모습을 본 진몽요는 처음으로 그가 안절부절 못 하는 모습을 보았다. 평소에 그는 무서울 것 없이 씩씩한 사람인데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마음이 수그러 들어 진정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지금 마음이 불편한 건 사실이에요… 근데 이번만 믿어줄게요, 앞으로 잘 하겠다고 약속하면요. 내가 확신이 안 서서 그러는데, 나랑 잠깐 충동적으로 사귀려는 거 아니죠? 예전에 그 못난 버릇 고칠 수 있겠어요? 내가 제도에 없는 데 자제할 수 있겠냐고요?” 경소경은 진지하게 그녀를 바라봤다. “내가 어떻게 말해야 믿어줄 거예요? 나는 충동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지금까지 한번도 충동적인 마음으로 무언가를 결심해본 적이 없었어요. 당신한테는 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이 있었다고요. 알아 들었어요? 갑자기 그런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마음이 있었다는 그의 말에 그녀는 참지 못하고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알겠어요, 이번 한번은 봐줄게요.” 그는 길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얼굴을 잡고 키스를 하려던 그때 그녀가 손으로 그의 입을 막았다. “뭐해요? 가서 일 봐요. 2시간 정도 같이 있어주다가 집에 갈게요. 할 일 있으면 얼른 해야죠.” 그는 행동을 멈추고 살짝 억울한 듯 그녀를 놔주었다. “알겠어요, 10분이면 되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다 하고 놀아줄게요…” 진몽요는 이어서 드라마를 봤지만 내용이 하나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고, 꼬치도 손대지 않았다. 그녀가 쿨한 성격이라고 해서 힘들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녀는 심지어 머릿속에서 경소경과 이순이 함께 있는 장면을 상상하며 생각할수록 더 마음이 복잡해 남은 꼬치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화장실로 들어가 가글을했다. 거울속에 자신을 보며, 그녀는 섹시한 포즈를 취해봤지만 다 별로였다. 아무리 예뻐 보여도 그건 다 진짜 그녀의 모습이 아니었기에 자괴감이 들었다. 순간 자신이 경소경과 여러방면에서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화장실에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있었던 그녀는 경소경이 문을 두드리자 정
임집사는 심호흡을 한 뒤 말했다. “저희가 파견한 사람들로부터 들은 건, 전지가 12시간 전 도망치다가 중상을 입고 급류가 있는 강에 빠졌고 저희쪽 사람들이 다 목격했답니다. 주변은 다 열대야 숲이라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고 시체를 찾는 것도 불가능 하다니 이제 안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목정침은 차갑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러네, 그런 곳에서 다치기까지 했으니 살아남기엔 어렵겠네. 보름 안으로 잠깐 다른데로 나가 있을 거야. 회사 일은 대충 마무리할 테니까 집만 책임져줘요.” 임집사도 그가 온연을 찾으러 가는 걸 기다렸다. “네.” 방으로 들어와 그는 침대 맡에 놓인 사진은 보며 표정이 풀렸다. “연아… 내가 빨리 널 찾으러갈게. 네가 날 미워해도 내 곁에 돌아오게 해줄 게.” 다음 날, 진몽요는 날이 밝기 전에 호텔을 떠나 집으로 돌아갔다. 비록 성인이지만 혹시 온연이 외박한 사실을 알 게 될까봐 걱정했다. 아직 경소경이랑 만난지 오래 되지도 않았으니 온연이 자신을 너무 막 나가는 사람으로 보지 않았으면 했다. 물론, 어젯밤엔 아무 일도 없었다. 경소경은 정말로 그녀를 건들이지 않았다. 그래봤자 마지막 단계만 안 했을 뿐 다른 건 조금씩 했다. 그녀가 슬금슬금 문을 열고 들어가 다시 조심스럽게 문을 닫자, 뒤에서 온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둘 사이 많이 발전했네. 왜 이렇게 일찍 들어왔어?” 진몽요는 너무 놀라 온 몸이 굳었다. 가까스로 비명을 삼키고 고개를 돌려 웃어보였다. “자매님, 비웃지 마세요. 나 아직 걔랑 아무것도…” 온연은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나 그저 소리가 들려 그녀를 본 것뿐이었다. “됐어, 나 계속 잘 거야. 곧 일어나서 가게 나가봐야 해. 너도 잠깐 눈 좀 붙여.” 진몽요는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이순이랑 경소경일 너 이미 알고 있지? 이순은 이미 떠난 것 같던데.” 온연은 뒤를 돌아 그녀를 보며 “넌 화 안나? 안 났으면 됐어. 근데 난 걔한테 확실하게 말했어. 너랑 경소경은 절대 헤어질 일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