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84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이순은 입꼬리를 올렸다. “괜찮아요.”

  란샹은 온연이 물어보기 불편했던 질문을 대신했다. “이순아, 너 소경씨랑 아는 사이지?”

  이순은 재빨리 경소경을 쳐다보더니 고개를 살짝 숙였다. “아니요.”

  경소경도 거들었다. “아니에요, 저는 원래 아무랑도 다 친해서요. 앞으로 다들 같이 일할 사이니까 친하게들 지내요, 서로 잘 챙겨주고요. 저 없을 때 제 여자친구도 잘 부탁드려요.”]

  란샹은 웃으며 “걱정마세요, 우리가 챙겨 주기도 전에 몽요가 더 잘 챙겨줘요. 우리 직원들한테 얼마나 잘해주는데요. 제가 예전에 애 낳고 몇 년동안 일도 안하고, 매일 유치원가서 애 픽업하느라 시간 맞는 일자리 구하기 힘들었는데 이 가게에 취직하길 너무 잘했지 뭐예요. 다 몽요랑 연이 같은 좋은 사장님 덕분이죠.”

  식탁에는 다시 웃음기가 돌아왔다. 오직 이순만 말도 없고 음식에 손도 안 대면서 술만 마셨다. 온연이 봤을 땐, 여자의 직감으로써 이 일이 단순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

  중간에 경소경이 화장실에 가자, 1분도 안 돼서 이순은 따라 나섰다. 진몽요는 란샹의 딸과 놀아주느라 주의하지 못했고, 온연은 한숨을 쉬며 따라 나갔다. 화장실 앞, 그녀는 세면대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보았고, 둘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바로 들어가지 않고 조금 가까이 다가가 엿들으려 했다. 몰래 남의 대화를 엿듣는 걸 혹시 다른 사람이 보고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조마조마 했다.

  “아까 나한테 술 왜 따랐어? 너가 이러면 얼마나 일이 귀찮아지는지 알아?”

  경소경이 말하고 있었다.

  온연은 온 신경을 집중해 더 자세히 들었다.

  이순은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죄송해요 귀찮게 해드려서. 다음부터 주의할게요.”

  경소경은 잠시 멈칫하더니 말했다. “됐어, 네 행동을 잘못됐다는 건 아니야. 나 이제 여자친구 있으니까 넌 온연네 가게에 남아서 딴 생각하지 말고 일해.”

  이순은 물었다. “진몽요는 예전에 사겼던 여자들이랑 똑같나요? 예전에 여자 많이 사귀셨잖아요.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485장

    이순은 발걸음을 멈추고 인상을 찌푸렸다. “제가 좋아해요!”  온연은 진짜로 폰을 꺼내지 않았다. 그 답이 오히려 그녀를 실망시켰다. “말해봐…”  이순은 속으로 여러 번 고민한 후에 입을 열었다. “어차피 저 여기 계속 있을 거 아니니까 그냥 말할게요. 저는 고아예요, 고아원에 있었다가 상처투성이가 된 채로 도망쳤어요. 그리고 길에서 맨날 구걸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그때가 제 인생의 암흑기였어요. 14살때까지 그러다가 도련님을 만났죠.  아직까지도 기억나요. 날씨가 비가 올 것처럼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는 날씨 였어요. 차가운 바람도 무섭게 불었고, 머리부터 발 끝까지 더럽고 머리도 꼬질꼬질했죠. 그 분이 제 앞에 섰을 때, 저는 처음으로 강한 열등감과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을 느꼈어요. 제 눈에 있는 살기가 마음에 든다며 저를 거두셨죠. 그리고 경가네에 소속인 경호학원으로 보내주셨어요. 그 분한테 칭찬 한마디라도 듣고 싶어서 죽기살기로 노력했죠.”  여기까지 말한 그녀는 갑자기 멈추더니 씁쓸하게 웃었다. “저는 마음에 든다는 그 말을 남녀사이에 호감으로 생각했어요. 나이도 5살 차이 밖에 안 나니까 우리가 잘 될 줄 알았죠. 저는 그저 도련님과 제 사이가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그 분도 자주 학원에서 훈련했었고, 그 분 제외하고는 제가 제일 실력이 뛰어났죠. 물론 그 분 주변에 여자가 많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늘 그 여자들이 부러웠죠. 근데 제가 고백했을 때 거절당했어요. 처음으로 진지하게 충고하셨죠. 저는 그 여자들이랑 다르다고, 그래서 받아드릴 수 없다고. 제가 나중에 더 잘 살길 바란다고 하셨어요.  저는 그 말이 귀에 안 들어왔어요. 오직 그 많은 여자중 한 명이 되길 바랬죠. 18살이 되던 그 날, 제 생일을 같이 보내 달라고 부탁했고 승낙하셨죠. 제가 그 분 술에 약을 탔고 제가 그렇게 기다렸던 목표도 이뤘어요. 저는 그 분이 당연히 현실과 저를 받아들이실 줄 알았는 때, 다음날 아침에 되려 저에게 화를 내셨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486장

    식탁에서 술을 따랐던 건 그녀는 단순히 경소경이랑 말이라도 하고 싶었고, 경소경과 진몽요의 모습도 지켜볼 수 없어서였는데 이렇게 큰 파장을 불러올 줄 몰랐다. 낮에 경소경이 가게에 진몽요를 찾으러 왔을 때 그녀는 안야를 도와 배달을 가느라 없었다. 돌아와서 란샹과 사람들이 경소경이 진몽요 때문에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 있다는 얘기를 듣자 그녀의 기분은 좋지 않았다. 7년이 지났어도 그녀는 포기할 수 없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그녀는 폰을 꺼내 경소경에게 문자를 보냈다. ‘온연이 알았어요, 방금 저랑 얘기 나눴어요.’  그때 진몽요와 데이트를 하고 있던 경소경의 표정이 급 굳었다. ‘너 별 얘기 안했지?’  이순은 화면을 보며 씁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제가 다 말했어요. 우리 얘기. 저도 거짓말 하고싶진 않았거든요. 알아서 처리해주세요, 오늘 저녁에 짐 싸서 제도로 돌아갈게요.’  경소경은 답장하지 않았다. 그는 이순을 목정침에게 소개시켜주고 진몽요와 온연의 곁에 둔 걸 후회했다.   그의 표정을 보자 옆에서 꼬치를 먹고 있던 진몽요가 물었다. “왜 그래요? 누가 보낸 문자예요?”  경소경은 의식한 후 빠르게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별 일 아니에요. 일 때문에… 지금 바로 처리해야 할 거 같은데, 오늘은 그만 호텔로 돌아갈까요?”  진몽요는 생각하더니 “아니면 먼저 호텔 가서 처리해요, 난 집으로 갈에요. 당신이 일할 때 옆에서 가만히 있을바엔 그냥 집가서 잘게요.”  경소경은 고민했다. 혹시라도 온연이 다 얘기할까봐 그녀를 집에 보내면 안 될 거 같았다. 그렇게 되면 그는 더 난처해질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얼굴이었다. “집가서 잔다고요? 내가 멀리서 왔는데 같이 있어주면 안돼요? 금방 처리할게요.”   진몽요는 그의 고집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승낙했다. “그래요, 먹을 것 좀 사가죠. 당신 바쁠때 지루하지 않게 뭐 좀 먹게요.”  아파트, 온연은 집에 도착해 바로 목정침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목가네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487장

    진몽요는 갑자기 호기심이 생겨 그가 무언가를 ‘폭로’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요, 화 안 내겠다고 약속할 게요. 그러니까 말해봐요.”  경소경은 알고 있었다. 그가 스스로 솔직해지던가, 진몽요가 발견을 하던가, 어떻게 봐도 전자가 좀 더 생존 가능성이 높았다. 계속해서 숨기는 건 거짓말과도 같으니 들켰을 때는 또 다른 얘기다. 그는 침착하게 “이순은 내가 정침이한테 소개시켜준 거예요. 나랑 이순이랑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였어요, 정확히는 내가 19살 때부터요.”  진몽요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응, 그래서요?”  그는 그녀의 눈을 마주칠 수가 없어 고개를 떨구고 목소리를 낮췄다. “이순이 그때 길에서 노숙하고 있었는데 내가 데려 가서 경호학원에 보냈어요… 걔가 18살 때 나는 23살이었고, 어디서부터 오해가 생겼는지 모르겠는데, 걔가 나랑 잘 해보려고 했어요. 걔가 18살이 되던 그 날, 나랑 걔랑…. 음, 걔가 나한테 약을 먹였고, 그래서… 대충 이해했죠? 그 이후로 7년동안 한번도 안 만났어요, 얼마전에 되서야 정침이한테 소개 시켜줬고요. 내 말 믿어줘요, 진짜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된 거예요.”  진몽요의 표정은 점점 굳어 갔고, 한번에 이 일을 받아드리기엔 어려웠다. 평소에 가게에서 잘 지내던 사람이 남자친구랑 잤다니? 차라리 아예 모르는 여자였거나 엄청 오래된 과거였으면 몰라도, 왜 하필 이순이지?  그녀는 이 일을 어떻게 할지 몰라 바로 폰을 꺼내 온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이한테 다 말할 거예요!”  경소경은 울기 직전이였다. “아줌마, 온연은 이미 알고 있어요!” 몰랐다면 그가 솔직해질 일도 없었을 거다.  진몽요는 폰을 내려놓고 슬프게 그를 바라봤다. “무슨 생각이었어요? 당신이랑 그런 일이 있었던 여자를 내 곁에 두고도 마음이 편했나봐요? 도대체 생각이 있어요 없어요? 7년동안 안 만났다면서 갑자기 다시 찾아간 이유는 또 뭐에요? 그때 약 먹인 사람이 확실히 걔 맞아요? 당신 본성을 보면 걔가 그랬다는 걸 믿을 수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488장

    경소경의 당황한 모습을 본 진몽요는 처음으로 그가 안절부절 못 하는 모습을 보았다. 평소에 그는 무서울 것 없이 씩씩한 사람인데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마음이 수그러 들어 진정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지금 마음이 불편한 건 사실이에요… 근데 이번만 믿어줄게요, 앞으로 잘 하겠다고 약속하면요. 내가 확신이 안 서서 그러는데, 나랑 잠깐 충동적으로 사귀려는 거 아니죠? 예전에 그 못난 버릇 고칠 수 있겠어요? 내가 제도에 없는 데 자제할 수 있겠냐고요?”  경소경은 진지하게 그녀를 바라봤다. “내가 어떻게 말해야 믿어줄 거예요? 나는 충동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지금까지 한번도 충동적인 마음으로 무언가를 결심해본 적이 없었어요. 당신한테는 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이 있었다고요. 알아 들었어요?  갑자기 그런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마음이 있었다는 그의 말에 그녀는 참지 못하고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알겠어요, 이번 한번은 봐줄게요.”  그는 길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얼굴을 잡고 키스를 하려던 그때 그녀가 손으로 그의 입을 막았다. “뭐해요? 가서 일 봐요. 2시간 정도 같이 있어주다가 집에 갈게요. 할 일 있으면 얼른 해야죠.”  그는 행동을 멈추고 살짝 억울한 듯 그녀를 놔주었다. “알겠어요, 10분이면 되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다 하고 놀아줄게요…”  진몽요는 이어서 드라마를 봤지만 내용이 하나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고, 꼬치도 손대지 않았다. 그녀가 쿨한 성격이라고 해서 힘들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녀는 심지어 머릿속에서 경소경과 이순이 함께 있는 장면을 상상하며 생각할수록 더 마음이 복잡해 남은 꼬치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화장실로 들어가 가글을했다.  거울속에 자신을 보며, 그녀는 섹시한 포즈를 취해봤지만 다 별로였다. 아무리 예뻐 보여도 그건 다 진짜 그녀의 모습이 아니었기에 자괴감이 들었다. 순간 자신이 경소경과 여러방면에서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화장실에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있었던 그녀는 경소경이 문을 두드리자 정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489장

    임집사는 심호흡을 한 뒤 말했다. “저희가 파견한 사람들로부터 들은 건, 전지가 12시간 전 도망치다가 중상을 입고 급류가 있는 강에 빠졌고 저희쪽 사람들이 다 목격했답니다. 주변은 다 열대야 숲이라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고 시체를 찾는 것도 불가능 하다니 이제 안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목정침은 차갑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러네, 그런 곳에서 다치기까지 했으니 살아남기엔 어렵겠네. 보름 안으로 잠깐 다른데로 나가 있을 거야. 회사 일은 대충 마무리할 테니까 집만 책임져줘요.”  임집사도 그가 온연을 찾으러 가는 걸 기다렸다. “네.”  방으로 들어와 그는 침대 맡에 놓인 사진은 보며 표정이 풀렸다. “연아… 내가 빨리 널 찾으러갈게. 네가 날 미워해도 내 곁에 돌아오게 해줄 게.”  다음 날, 진몽요는 날이 밝기 전에 호텔을 떠나 집으로 돌아갔다. 비록 성인이지만 혹시 온연이 외박한 사실을 알 게 될까봐 걱정했다. 아직 경소경이랑 만난지 오래 되지도 않았으니 온연이 자신을 너무 막 나가는 사람으로 보지 않았으면 했다. 물론, 어젯밤엔 아무 일도 없었다. 경소경은 정말로 그녀를 건들이지 않았다. 그래봤자 마지막 단계만 안 했을 뿐 다른 건 조금씩 했다.  그녀가 슬금슬금 문을 열고 들어가 다시 조심스럽게 문을 닫자, 뒤에서 온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둘 사이 많이 발전했네. 왜 이렇게 일찍 들어왔어?”  진몽요는 너무 놀라 온 몸이 굳었다. 가까스로 비명을 삼키고 고개를 돌려 웃어보였다. “자매님, 비웃지 마세요. 나 아직 걔랑 아무것도…”  온연은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나 그저 소리가 들려 그녀를 본 것뿐이었다. “됐어, 나 계속 잘 거야. 곧 일어나서 가게 나가봐야 해. 너도 잠깐 눈 좀 붙여.”  진몽요는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이순이랑 경소경일 너 이미 알고 있지? 이순은 이미 떠난 것 같던데.”  온연은 뒤를 돌아 그녀를 보며 “넌 화 안나? 안 났으면 됐어. 근데 난 걔한테 확실하게 말했어. 너랑 경소경은 절대 헤어질 일 없다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490장

    하람의 태도가 돌변하자 경소경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엄마,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그때 저희가 그랬던 건 다 가짜였어요. 제가 엄마 속이려고 돈 주고 여자친구 해달라고 그런 거예요. 그때는 저희가 잘 되기 전이였어요. 전지는 걔가 대학생때 3년정도 사귄 남자친구예요. 나중에 헤어졌는데 전지가 다시 찾아와서 그 날 광장에서 프러포즈 한 거였고요, 엄마도 봤잖아요. 그때 그 사람은 전지를 사랑하는지 아닌지 헷갈렸었고, 다시 헤어졌을 때도 전지가 파산되기 전이었어요, 뭐 어쨌거나 제가 전지보다 돈이 많지만요. 정말 돈을 보는 사람이라면 전지랑 재결합하지도 않고, 오히려 저를 꼬실 기회를 노렸겠죠.”   하람에게는 아무 말도 먹히지 않았다. “관심 없고, 네가 지금 또 나를 속이는 거 일지 어떻게아니? 그리고 당시에 전지가 광장에서 프러포즈 할 때, 그렇게 큰 장소에서 해서 인터넷에 아직도 영상들이 돌아다니는데, 지금 다시 만나서 뭘 어쩌게? 우리 경가네 체면은 신경 안 쓰니? 나는 너희에게 기회를 줬어. 심지어 결혼하라고 부추겼는데 그 기회를 놓쳤잖아. 지금은 네가 그런 여자애랑 만나는 거 용서 못해. 일단 여기까지만 말할 테니까 걔랑 그만 만나! 여기서 너랑 같이 돌아갈 때까지 기다릴 거야, 네 맞은편 방에서!”  경소경은 이마를 짚으면서 그녀를 문 밖으로 밀었다. “그래요, 마음대로 하세요. 저는 앞으로 이 사람 빼고 아무도 안 만날 거예요!” 그는 바로 문을 닫고 진몽요가 일찍 간게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람과 마주치는 그 순간은 상상도 하기 싫었다.  그는 하람이 계속해서 모든 행동을 감시할 걸 알았다. 그래서 밖에 나가지 않기로 했고, 어차피 진몽요는 자진해서 호텔에 오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았다.  하람은 화를 참는 성격이 아니라 사람을 시켜 진몽요에 대해 조사했다. 그래서 진몽요와 온연은 이 도시에서 디저트 가게를 차렸되었고 그녀는 바로 그 곳을 찾아갔다. 경소경이 눈치 못 채게 슬금슬금 밖으로 나갔다. 혹시라고 그가 알 게 된다면 절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491장

    란샹은 한숨을 쉬며 카운터로 돌아갔다. 생각할수록 걱정이 되서 주방을 향해 말했다. “연아, 잠깐 나와봐.”  온연은 앞치마를 두른채로 걸어나왔다. “무슨 일이야?”  란샹은 진몽요와 하람쪽을 가르켰다. “경소경네 엄마 같은데 상황이 안 좋아보여. 몽요가 끼어들지 말라네.”  온연은 깊게 고민하더니 “그럼 신경 쓰지 말아야지 뭐, 아마 혼자서 잘 처리할 거야. 우리가 끼어들면 괜히 곤란하니까 만약에 필요하면 부르겠지.”  진몽요와 하람은 둘다 양보하지 않았다. 잠깐의 침묵 뒤에 하람은 또 한 장의 수표를 꺼냈다. 이번엔 금액이 적혀 있지 않았다. “네가 직접 써, 이러면 됐지? 난 여기서 너랑 말 장난할 시간 없어, 정말 고집도 쎄라.”  진몽요는 이제 참을 수 없었다. “제가 만약 1조 넘게 적어도 줄 수 있으세요? 툭하면 돈으로사람한테 모욕주시고 말이에요. 세계에서 제일 부자도 아니시고, 돈 좀 있다고 막 이러셔도 되는 거예요? 더 많이 버시면 그때 다시 찾아오세요! 혹시 모르죠, 그때가서 저랑 경소경이랑 애를 잔뜩 낳아서 더 이상 저를 어떻게 못하실지.”  하람을 팔짱을 끼고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레, 어디 한번 결혼해봐. 소경이가 네 말대로 쉽게 결혼해줄 수 있는지 어디 나도 한번 보고싶네. 내가 이렇게 오랜 세월 기다렸는데도 결혼을 안 하는 애인데, 넌 뭐 예쁘지도 않고 잘 난 것도 없고, 뭘 보고 결혼하겠니? 농담조 적당히 해. 난 네가 온연의 친구라서 그나마 봐준 거야, 어딜 까불어 나이도 어린게!”  진몽요는 예전처럼 기세가 죽지 않았다. “그래요, 두고보세요! 저를 싫어하실수록 저는 꼭 며느리가 될거고, 천천히 괴롭혀 드릴게요!”  하람은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하, 그래. 이건 네가 한 말이니 어디 내가 두고볼거야!” 말이 끝나고 그녀는 부잣집 사모님의 걸음걸이를 하며 가게를 나섰다.  진몽요는 화가 나서 레몬주스를 한숨에 들이켰다. “아이셔!”  온연이 웃으며 걸어왔다. “점심 떄 뭐 먹을래?”  울기 직전에 진몽요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492장

    안야는 감히 아무 말도 못했다. 어차피 가게에서 다른 사람들 다 한 그릇 먹을 때 그녀 혼자 두 그릇을 먹었다.  경소경은 순순히 옆에 앉았고, 진몽요가 그에게 반찬을 집어주려 팔을 들어올릴 때 그는 의식적으로 몸을 피했다. 혹시라도 맞을 까봐 계속해서 옆의 눈치를 봤다.  진몽요도 당황했다. “뭐 하는 거예요? 꼭 내가 때릴 거처럼. 당신이 싸움 잘 하는 거 내가 뻔히 아는데 굳이 왜 그러겠어요.”  경소경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아무리 싸움 잘해도 여자친구는 안 때리죠, 내가 맞아도난 할 말없어요… 당신 평소에도 나 잘 때리잖아요, 어제 저녁에도 발로 걷어 찼으면서…”  온연은 갑자기 사레가 들려 한참을 기침했다. “둘 다 그만해요, 이건 사랑 싸움이잖아요. 됐고, 몽요는 오후에 가게 나오지 마. 둘이 가서 잘 화해해. 우리는 더 못 듣겠다.”  란샹과 안야 그리고 온 지 얼마 안된 새로운 직원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고, 오늘 있던 모든 상황이 꼭 드라마틱 해서 그녀들도 심장이 쫄렸다.  밥을 먹고 경소경은 끙끙거리며 진몽요를 끌고 나왔다. 그녀를 달래주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맛있는 걸 잔뜩 사들고 호텔로 가는 것이었다. 그녀는 먹을 때 대체적으로 기분이 좋고, 그럴 때 그가 몇 마디 해주면 좀 더 쉽게 그녀는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먹을 걸 사고 호텔로 돌아간 뒤,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경소경은 발걸음을 가볍게 내디뎠다. “천천히요. 우리 엄마가 바로 맞은편 방에 있어요. 아침부터 나갔다 와서 지금 아마 자고 있을 거예요.”  진몽요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표정에는 원망이 가득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오는 건데, 나안 갈래요, 갈 거예요!”  경소경은 복도에서 그녀와 싸우기 싫어서 그녀의 입을 막고 방으로 끌고 들어가 문을 잠궜다.”아이고 됐다. 이제 편한대로 하고싶은 말 하세요.”  진몽요는 신발을 벗고 소파에 앉아 먹을 걸 뜯으며 말했다. “어머님이 가게에 와서 얼마나 난처했는지 알아요? 나 싫어하시는 거 진작 알고 있었

최신 챕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60장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