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서 술을 따랐던 건 그녀는 단순히 경소경이랑 말이라도 하고 싶었고, 경소경과 진몽요의 모습도 지켜볼 수 없어서였는데 이렇게 큰 파장을 불러올 줄 몰랐다. 낮에 경소경이 가게에 진몽요를 찾으러 왔을 때 그녀는 안야를 도와 배달을 가느라 없었다. 돌아와서 란샹과 사람들이 경소경이 진몽요 때문에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 있다는 얘기를 듣자 그녀의 기분은 좋지 않았다. 7년이 지났어도 그녀는 포기할 수 없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그녀는 폰을 꺼내 경소경에게 문자를 보냈다. ‘온연이 알았어요, 방금 저랑 얘기 나눴어요.’ 그때 진몽요와 데이트를 하고 있던 경소경의 표정이 급 굳었다. ‘너 별 얘기 안했지?’ 이순은 화면을 보며 씁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제가 다 말했어요. 우리 얘기. 저도 거짓말 하고싶진 않았거든요. 알아서 처리해주세요, 오늘 저녁에 짐 싸서 제도로 돌아갈게요.’ 경소경은 답장하지 않았다. 그는 이순을 목정침에게 소개시켜주고 진몽요와 온연의 곁에 둔 걸 후회했다. 그의 표정을 보자 옆에서 꼬치를 먹고 있던 진몽요가 물었다. “왜 그래요? 누가 보낸 문자예요?” 경소경은 의식한 후 빠르게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별 일 아니에요. 일 때문에… 지금 바로 처리해야 할 거 같은데, 오늘은 그만 호텔로 돌아갈까요?” 진몽요는 생각하더니 “아니면 먼저 호텔 가서 처리해요, 난 집으로 갈에요. 당신이 일할 때 옆에서 가만히 있을바엔 그냥 집가서 잘게요.” 경소경은 고민했다. 혹시라도 온연이 다 얘기할까봐 그녀를 집에 보내면 안 될 거 같았다. 그렇게 되면 그는 더 난처해질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얼굴이었다. “집가서 잔다고요? 내가 멀리서 왔는데 같이 있어주면 안돼요? 금방 처리할게요.” 진몽요는 그의 고집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승낙했다. “그래요, 먹을 것 좀 사가죠. 당신 바쁠때 지루하지 않게 뭐 좀 먹게요.” 아파트, 온연은 집에 도착해 바로 목정침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목가네를
진몽요는 갑자기 호기심이 생겨 그가 무언가를 ‘폭로’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요, 화 안 내겠다고 약속할 게요. 그러니까 말해봐요.” 경소경은 알고 있었다. 그가 스스로 솔직해지던가, 진몽요가 발견을 하던가, 어떻게 봐도 전자가 좀 더 생존 가능성이 높았다. 계속해서 숨기는 건 거짓말과도 같으니 들켰을 때는 또 다른 얘기다. 그는 침착하게 “이순은 내가 정침이한테 소개시켜준 거예요. 나랑 이순이랑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였어요, 정확히는 내가 19살 때부터요.” 진몽요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응, 그래서요?” 그는 그녀의 눈을 마주칠 수가 없어 고개를 떨구고 목소리를 낮췄다. “이순이 그때 길에서 노숙하고 있었는데 내가 데려 가서 경호학원에 보냈어요… 걔가 18살 때 나는 23살이었고, 어디서부터 오해가 생겼는지 모르겠는데, 걔가 나랑 잘 해보려고 했어요. 걔가 18살이 되던 그 날, 나랑 걔랑…. 음, 걔가 나한테 약을 먹였고, 그래서… 대충 이해했죠? 그 이후로 7년동안 한번도 안 만났어요, 얼마전에 되서야 정침이한테 소개 시켜줬고요. 내 말 믿어줘요, 진짜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된 거예요.” 진몽요의 표정은 점점 굳어 갔고, 한번에 이 일을 받아드리기엔 어려웠다. 평소에 가게에서 잘 지내던 사람이 남자친구랑 잤다니? 차라리 아예 모르는 여자였거나 엄청 오래된 과거였으면 몰라도, 왜 하필 이순이지? 그녀는 이 일을 어떻게 할지 몰라 바로 폰을 꺼내 온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이한테 다 말할 거예요!” 경소경은 울기 직전이였다. “아줌마, 온연은 이미 알고 있어요!” 몰랐다면 그가 솔직해질 일도 없었을 거다. 진몽요는 폰을 내려놓고 슬프게 그를 바라봤다. “무슨 생각이었어요? 당신이랑 그런 일이 있었던 여자를 내 곁에 두고도 마음이 편했나봐요? 도대체 생각이 있어요 없어요? 7년동안 안 만났다면서 갑자기 다시 찾아간 이유는 또 뭐에요? 그때 약 먹인 사람이 확실히 걔 맞아요? 당신 본성을 보면 걔가 그랬다는 걸 믿을 수가 없
경소경의 당황한 모습을 본 진몽요는 처음으로 그가 안절부절 못 하는 모습을 보았다. 평소에 그는 무서울 것 없이 씩씩한 사람인데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마음이 수그러 들어 진정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지금 마음이 불편한 건 사실이에요… 근데 이번만 믿어줄게요, 앞으로 잘 하겠다고 약속하면요. 내가 확신이 안 서서 그러는데, 나랑 잠깐 충동적으로 사귀려는 거 아니죠? 예전에 그 못난 버릇 고칠 수 있겠어요? 내가 제도에 없는 데 자제할 수 있겠냐고요?” 경소경은 진지하게 그녀를 바라봤다. “내가 어떻게 말해야 믿어줄 거예요? 나는 충동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지금까지 한번도 충동적인 마음으로 무언가를 결심해본 적이 없었어요. 당신한테는 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이 있었다고요. 알아 들었어요? 갑자기 그런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마음이 있었다는 그의 말에 그녀는 참지 못하고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알겠어요, 이번 한번은 봐줄게요.” 그는 길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얼굴을 잡고 키스를 하려던 그때 그녀가 손으로 그의 입을 막았다. “뭐해요? 가서 일 봐요. 2시간 정도 같이 있어주다가 집에 갈게요. 할 일 있으면 얼른 해야죠.” 그는 행동을 멈추고 살짝 억울한 듯 그녀를 놔주었다. “알겠어요, 10분이면 되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다 하고 놀아줄게요…” 진몽요는 이어서 드라마를 봤지만 내용이 하나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고, 꼬치도 손대지 않았다. 그녀가 쿨한 성격이라고 해서 힘들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녀는 심지어 머릿속에서 경소경과 이순이 함께 있는 장면을 상상하며 생각할수록 더 마음이 복잡해 남은 꼬치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화장실로 들어가 가글을했다. 거울속에 자신을 보며, 그녀는 섹시한 포즈를 취해봤지만 다 별로였다. 아무리 예뻐 보여도 그건 다 진짜 그녀의 모습이 아니었기에 자괴감이 들었다. 순간 자신이 경소경과 여러방면에서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화장실에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있었던 그녀는 경소경이 문을 두드리자 정
임집사는 심호흡을 한 뒤 말했다. “저희가 파견한 사람들로부터 들은 건, 전지가 12시간 전 도망치다가 중상을 입고 급류가 있는 강에 빠졌고 저희쪽 사람들이 다 목격했답니다. 주변은 다 열대야 숲이라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고 시체를 찾는 것도 불가능 하다니 이제 안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목정침은 차갑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러네, 그런 곳에서 다치기까지 했으니 살아남기엔 어렵겠네. 보름 안으로 잠깐 다른데로 나가 있을 거야. 회사 일은 대충 마무리할 테니까 집만 책임져줘요.” 임집사도 그가 온연을 찾으러 가는 걸 기다렸다. “네.” 방으로 들어와 그는 침대 맡에 놓인 사진은 보며 표정이 풀렸다. “연아… 내가 빨리 널 찾으러갈게. 네가 날 미워해도 내 곁에 돌아오게 해줄 게.” 다음 날, 진몽요는 날이 밝기 전에 호텔을 떠나 집으로 돌아갔다. 비록 성인이지만 혹시 온연이 외박한 사실을 알 게 될까봐 걱정했다. 아직 경소경이랑 만난지 오래 되지도 않았으니 온연이 자신을 너무 막 나가는 사람으로 보지 않았으면 했다. 물론, 어젯밤엔 아무 일도 없었다. 경소경은 정말로 그녀를 건들이지 않았다. 그래봤자 마지막 단계만 안 했을 뿐 다른 건 조금씩 했다. 그녀가 슬금슬금 문을 열고 들어가 다시 조심스럽게 문을 닫자, 뒤에서 온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둘 사이 많이 발전했네. 왜 이렇게 일찍 들어왔어?” 진몽요는 너무 놀라 온 몸이 굳었다. 가까스로 비명을 삼키고 고개를 돌려 웃어보였다. “자매님, 비웃지 마세요. 나 아직 걔랑 아무것도…” 온연은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나 그저 소리가 들려 그녀를 본 것뿐이었다. “됐어, 나 계속 잘 거야. 곧 일어나서 가게 나가봐야 해. 너도 잠깐 눈 좀 붙여.” 진몽요는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이순이랑 경소경일 너 이미 알고 있지? 이순은 이미 떠난 것 같던데.” 온연은 뒤를 돌아 그녀를 보며 “넌 화 안나? 안 났으면 됐어. 근데 난 걔한테 확실하게 말했어. 너랑 경소경은 절대 헤어질 일 없다고
하람의 태도가 돌변하자 경소경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엄마,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그때 저희가 그랬던 건 다 가짜였어요. 제가 엄마 속이려고 돈 주고 여자친구 해달라고 그런 거예요. 그때는 저희가 잘 되기 전이였어요. 전지는 걔가 대학생때 3년정도 사귄 남자친구예요. 나중에 헤어졌는데 전지가 다시 찾아와서 그 날 광장에서 프러포즈 한 거였고요, 엄마도 봤잖아요. 그때 그 사람은 전지를 사랑하는지 아닌지 헷갈렸었고, 다시 헤어졌을 때도 전지가 파산되기 전이었어요, 뭐 어쨌거나 제가 전지보다 돈이 많지만요. 정말 돈을 보는 사람이라면 전지랑 재결합하지도 않고, 오히려 저를 꼬실 기회를 노렸겠죠.” 하람에게는 아무 말도 먹히지 않았다. “관심 없고, 네가 지금 또 나를 속이는 거 일지 어떻게아니? 그리고 당시에 전지가 광장에서 프러포즈 할 때, 그렇게 큰 장소에서 해서 인터넷에 아직도 영상들이 돌아다니는데, 지금 다시 만나서 뭘 어쩌게? 우리 경가네 체면은 신경 안 쓰니? 나는 너희에게 기회를 줬어. 심지어 결혼하라고 부추겼는데 그 기회를 놓쳤잖아. 지금은 네가 그런 여자애랑 만나는 거 용서 못해. 일단 여기까지만 말할 테니까 걔랑 그만 만나! 여기서 너랑 같이 돌아갈 때까지 기다릴 거야, 네 맞은편 방에서!” 경소경은 이마를 짚으면서 그녀를 문 밖으로 밀었다. “그래요, 마음대로 하세요. 저는 앞으로 이 사람 빼고 아무도 안 만날 거예요!” 그는 바로 문을 닫고 진몽요가 일찍 간게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람과 마주치는 그 순간은 상상도 하기 싫었다. 그는 하람이 계속해서 모든 행동을 감시할 걸 알았다. 그래서 밖에 나가지 않기로 했고, 어차피 진몽요는 자진해서 호텔에 오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았다. 하람은 화를 참는 성격이 아니라 사람을 시켜 진몽요에 대해 조사했다. 그래서 진몽요와 온연은 이 도시에서 디저트 가게를 차렸되었고 그녀는 바로 그 곳을 찾아갔다. 경소경이 눈치 못 채게 슬금슬금 밖으로 나갔다. 혹시라고 그가 알 게 된다면 절
란샹은 한숨을 쉬며 카운터로 돌아갔다. 생각할수록 걱정이 되서 주방을 향해 말했다. “연아, 잠깐 나와봐.” 온연은 앞치마를 두른채로 걸어나왔다. “무슨 일이야?” 란샹은 진몽요와 하람쪽을 가르켰다. “경소경네 엄마 같은데 상황이 안 좋아보여. 몽요가 끼어들지 말라네.” 온연은 깊게 고민하더니 “그럼 신경 쓰지 말아야지 뭐, 아마 혼자서 잘 처리할 거야. 우리가 끼어들면 괜히 곤란하니까 만약에 필요하면 부르겠지.” 진몽요와 하람은 둘다 양보하지 않았다. 잠깐의 침묵 뒤에 하람은 또 한 장의 수표를 꺼냈다. 이번엔 금액이 적혀 있지 않았다. “네가 직접 써, 이러면 됐지? 난 여기서 너랑 말 장난할 시간 없어, 정말 고집도 쎄라.” 진몽요는 이제 참을 수 없었다. “제가 만약 1조 넘게 적어도 줄 수 있으세요? 툭하면 돈으로사람한테 모욕주시고 말이에요. 세계에서 제일 부자도 아니시고, 돈 좀 있다고 막 이러셔도 되는 거예요? 더 많이 버시면 그때 다시 찾아오세요! 혹시 모르죠, 그때가서 저랑 경소경이랑 애를 잔뜩 낳아서 더 이상 저를 어떻게 못하실지.” 하람을 팔짱을 끼고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레, 어디 한번 결혼해봐. 소경이가 네 말대로 쉽게 결혼해줄 수 있는지 어디 나도 한번 보고싶네. 내가 이렇게 오랜 세월 기다렸는데도 결혼을 안 하는 애인데, 넌 뭐 예쁘지도 않고 잘 난 것도 없고, 뭘 보고 결혼하겠니? 농담조 적당히 해. 난 네가 온연의 친구라서 그나마 봐준 거야, 어딜 까불어 나이도 어린게!” 진몽요는 예전처럼 기세가 죽지 않았다. “그래요, 두고보세요! 저를 싫어하실수록 저는 꼭 며느리가 될거고, 천천히 괴롭혀 드릴게요!” 하람은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하, 그래. 이건 네가 한 말이니 어디 내가 두고볼거야!” 말이 끝나고 그녀는 부잣집 사모님의 걸음걸이를 하며 가게를 나섰다. 진몽요는 화가 나서 레몬주스를 한숨에 들이켰다. “아이셔!” 온연이 웃으며 걸어왔다. “점심 떄 뭐 먹을래?” 울기 직전에 진몽요
안야는 감히 아무 말도 못했다. 어차피 가게에서 다른 사람들 다 한 그릇 먹을 때 그녀 혼자 두 그릇을 먹었다. 경소경은 순순히 옆에 앉았고, 진몽요가 그에게 반찬을 집어주려 팔을 들어올릴 때 그는 의식적으로 몸을 피했다. 혹시라도 맞을 까봐 계속해서 옆의 눈치를 봤다. 진몽요도 당황했다. “뭐 하는 거예요? 꼭 내가 때릴 거처럼. 당신이 싸움 잘 하는 거 내가 뻔히 아는데 굳이 왜 그러겠어요.” 경소경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아무리 싸움 잘해도 여자친구는 안 때리죠, 내가 맞아도난 할 말없어요… 당신 평소에도 나 잘 때리잖아요, 어제 저녁에도 발로 걷어 찼으면서…” 온연은 갑자기 사레가 들려 한참을 기침했다. “둘 다 그만해요, 이건 사랑 싸움이잖아요. 됐고, 몽요는 오후에 가게 나오지 마. 둘이 가서 잘 화해해. 우리는 더 못 듣겠다.” 란샹과 안야 그리고 온 지 얼마 안된 새로운 직원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고, 오늘 있던 모든 상황이 꼭 드라마틱 해서 그녀들도 심장이 쫄렸다. 밥을 먹고 경소경은 끙끙거리며 진몽요를 끌고 나왔다. 그녀를 달래주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맛있는 걸 잔뜩 사들고 호텔로 가는 것이었다. 그녀는 먹을 때 대체적으로 기분이 좋고, 그럴 때 그가 몇 마디 해주면 좀 더 쉽게 그녀는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먹을 걸 사고 호텔로 돌아간 뒤,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경소경은 발걸음을 가볍게 내디뎠다. “천천히요. 우리 엄마가 바로 맞은편 방에 있어요. 아침부터 나갔다 와서 지금 아마 자고 있을 거예요.” 진몽요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표정에는 원망이 가득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오는 건데, 나안 갈래요, 갈 거예요!” 경소경은 복도에서 그녀와 싸우기 싫어서 그녀의 입을 막고 방으로 끌고 들어가 문을 잠궜다.”아이고 됐다. 이제 편한대로 하고싶은 말 하세요.” 진몽요는 신발을 벗고 소파에 앉아 먹을 걸 뜯으며 말했다. “어머님이 가게에 와서 얼마나 난처했는지 알아요? 나 싫어하시는 거 진작 알고 있었
경소경이 허리를 숙이려는 그 순간 진몽요는 눈을 크게 뜨고 두려움을 숨길 수 없었다. “나건들이지 마!” 경소경은 멈췄다. “왜요?” 그녀는 자신이 왜 두려운지 말할 수 없었다. 그렇게 민망하고 더러운 과거를 아무렇지 않게 말할 자신이 없었다. 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그냥… 그만할 수 없어요? 부탁할게요…” 경소경은 지금 마치 활에 꽂힌 화살처럼 당장 쏘기 직전이었다. 지금 만약에 그만두면 죽는 것보다도 더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물론 그도 그녀가 무엇을 두려워하는 알고 그런 그녀의 얼굴을 잡고 이마를 맞대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날 봐요, 난 경소경이에요. 그런 작은 일로 당신은 무너지지 않아요. 이미 다 지나간 일이고 지금은 우리 둘이 만나잖아요. 난 당신의 남자고 당신을 사랑해요. 날 봐요…” 그녀는 그의 말을 듣고 눈물이 맺힌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점점 정서가 안정되고 억울한 듯그의 목을 감쌌다. 진몽요는 정식으로 하는 게 처음인데, 과연 경소경의 능숙함을 견딜 수 있을까? 경소경은 어렵게 기회를 잡았다. 오후 내내 그들은 밖에 나가지 않았고 그녀가 다시는 헤어지자는 말을 못 꺼내도록 타일렀다. 저녁 7시 정도가 되자 진몽요는 배가 고팠다. 그는 하던 걸 끝내고 그녀를 데리고 밥을 먹으러 문을 나서자 하람을 마주쳤다. 하람은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 “나 밥 먹으러 갈 건데, 같이 안 갈래?” 그녀는 ‘같이’라고 했다. 이 부분은 진몽요가 확실히 들었다. 경소경은 황급히 대답했다. “저희도 마침 밥 먹으러 가는데, 이쪽에 분점 차렸거든요. 거기가서 먹을까요?” 하람은 대답하지 않고 먼저 엘리베이터에 탔다. 엘리베이터 안, 3명이 같이 있으니 진몽요가 제일 어색했다. 아까 전 하람과 디저트 가게에서 싸워서 지금 만약 경소경이 없었다면 그녀는 이 이상한 분위기를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호텔 밖으로 나온 후, 경소경은 택시를 잡았고 진몽요는 자진해서 조수석에 앉았다. 아니면 분명 경소경에 조수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