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몽요는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 기분 안 좋은 건 맞아. 아까 저녁 먹을 때 걔네 엄마도 같이 있었거든. 눈에 불을 켜고 나를 쳐다보는데 없던 입맛도 다 사라지더라. 밥 먹으러 가는 길에도 여기로 자주 오지 말고 회사 신경쓰라고 하시더라. 그것도 나 때문이라는 거잖아? 분명 나 더 싫어하게 되셨을 거야.” 온연이 당시에 자리에 없어서 하람이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온연은 그녀를 위로하며 “너무 막 생각하지 마. 네 머리로는 그런 잡생각에 말리면 감당 못 해. 나중에 경소경이랑 더 얘기해보면 되잖아. 만약에 걔네 엄마가 네가 제도로 돌아가는 걸 원한다면? 이 문제는 우리도 얘기했었으니 너도 잘 생각해봐.” 진몽요는 고민했다. “난 안 돌아가, 내가 돌아가면 넌 혼자잖아. 연아, 날 두고가지 않을 거야, 이건 이미 말했었잖아. 네가 나랑 같이 가면 몰라도. 나는 목정침이 너 쉽게 놓아줄 거 같지 않은데, 왜 한참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지?” 목정침을 언급하자 온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몽요야, 그 사람 얘기 하지마. 이렇게 생각해봐. 그 사람 성격상 물론 나를 쉽게 놔주지 않겠지. 근데 이미 나를 놓아줬고 네 말대로 이렇게 오랫동안 소식이 없는거면, 그건 정말 나를 놓아준거야. 나는 이제 여기 생활도 적응됐고, 자꾸 내가 기대하게 만들지 마. 난 이번생에 그 사람이 딱 한번만 나를 찾아왔으면 좋겠어… 이혼하고 싶을때.” 진몽요는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다. “맞아, 너 아직 이혼 안했지. 네가 이혼 안 했으면 넌 아직도 목가네 사모님인거야. 그 사람이 널 찾을 오던 말던 넌 그 사람 아내지. 제도를 떠난지 오래 되서 그런지 네가 아직 목가네 사모님인 것도 까먹었네.” 온연은 그녀의 말에 화가 났다. “너 정말… 얘기하지 말라고 해도 그러네. 너랑 말 안 해!” 그녀는 바로 주방으로 들어갔다. 진몽요는 입술을 삐죽이며 멍을 때렸다. 그때 문자 한 통이 왔고 폰을 열어보니 경소경이었다. 내용은 간단했다. ‘엄마가 당신이 나랑 제도로
진몽요는 그 어느때보다도 마음이 흔들렸다. 그녀는 늘 감정에 진심이라 전에도 오랫동안전지를 잊지 못했다. 지금은 경소경이랑 만나게 되었으니 그와 함께하는 미래가 어느정도 그려졌다. 만약 지금 그가 원한다면 가는 게 맞았다. 그녀는 목정침이 곧 온다는 소식을 온연에게 말하지 않았다. 목정침은 곧 오기 때문에 그녀가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었다. “그럼… 나 정말 간다? 한 2주정도만 더 머무르다가 갈게. 안야한테 음료 만드는 법도 알려주고, 앞으로 나 대신해서 일 해줘야 하니까. 가게도 너한테 맡길게. 나중에도 저주 너 보러 올 테니까 내 생각 꼭 해야한다.” 그녀가 결정하자 온연도 마음이 놓였지만 마음 한켠엔 아쉬움이 있었다. “너가 결정해서 다행이야, 난 네가 죽을때까지 내 곁에 있는다고 할까봐 걱정했어. 나중에 그럼 경소경한테 미움 사잖아. 됐다, 오글거리는 얘기 그만하고 얼른 들어가서 씻고 자자. 하루종일 너무 피곤했어.” 진묭요는 눈물을 닦고 그녀를 놓아줬다. “그래, 들어가자. 근데…” 온연은 그녀를 보았다. “근데 뭐?” 진몽요의 표정이 바뀌더니 살짝 쑥스러워했다. “남녀사이에 일이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그렇게 보수적이지 말 걸 그랬어.” 온연은 입꼬리를 쭉 내렸다. “너 정말… 이렇게 빨리 경소경한테 항복한거야? 그 사람도 참 대단하다! 나한테 이런 얘기 적당히 해, 내 귀까지 임신하겠다야.” 진몽요는 개의치 않아했다. 어차피 저녁이라 길에 아무도 없고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을 사람도 없었다. 온연의 얼굴도 갑자기 불그스름 해졌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본 얼굴인데, 이미 질렸지 뭐.” 두 사람은 거리를 거닐었고 최고의 우정은 아마 이런게 아닌가 싶다. 못할 말도 없고, 말 못하는 비밀도 없고, 옷도 번갈아 입으며 같은 침대에서 자는 거… 둘째 날, 경소경과 하람은 제도로 돌아갔고 2주 뒤에 진몽요를 데리러 오기로 했다. 진몽요는 음료와 커피를 만드는 법을 안야에게 가르쳤다. 안야는 세심했다. 음료를 만
란샹이 대답하기도 전에 여자가 웃었다. “온연, 네가 이렇게 후진 곳에 와서 일할 줄 몰랐네, 정침오빠가 버렸니? 이건 업보야! 내가 말했지 너한테 좋은 결과가 없을 거라고.” 온연도 이곳에서 강연연이 만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어두워진 얼굴로 “강연연, 입 함부로 놀리지 마. 나도 내가 여기서 널 만날 줄 몰랐네. 너도 제도에서 못 사는 거 아니야? 먹으러 왔으면 곱게 먹고, 안 먹을거면 썩 꺼져. 너 상대해줄 시간 없어!” 란샹은 온연의 다른 모습을 처음 보고선 속으로 같이 화가났다. “저희 사장님이세요, 저희는 그냥 직원이고요.” 강연연은 온연이 차린 가게가 별 볼일 없어보였다. “여기 꽤나 맛있는 디저트 가게라던데, 거의 파티시에 버금 가는 실력이라고 해서 와봤더니. 난 또 누군가했어. 직원아니고 사장이면 뭐가 달라지나? 나는 여기 즐기러 온 손님인데 어떻게 같을 수 있어? 온연 빨리 말해줘, 왜 목가네에서 쫓겨났는지. 네 비극이 너무 궁금해서 못 참겠어~” 온연은 차갑게 말했다. “내가 목정침을 떠난거야, 알겠어? 내가 버린 사람 조차도 널 버렸는데, 누가 더 비참하니?” 강연연은 화가나서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뭐라고? 너 다시 한번 말해봐!” 온연은 한 글자 한 글자씩 말했다. “못 들었으면 다시 말해줄게. 내가 버린 남자가 널 버렸다고!” 이때, 안야는 다 만든 커피를 포장했다. “커피 나왔습니다.” 강연연은 커피를 던지며 온연에게 소리쳤다. “나쁜년!” 온연은 몸을 돌려 피했고 커피는 벽에 맞아 사방으로 튀었다. 란샹은 카운터에서 전화기를 들어 “신고할게요.” 강연연은 란샹 손에 있던 전화기를 뺏어 바닥에 던졌다. “누가 끼어들으래?” 온연은 아무렇지 않게 소매를 걷었고, 안야에게 가게 문을 잠구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녀는 이미 오랫동안 강연연을 참아와서, 더 이상 참아주고 싶지 않았다. 특히 강연연이 전지한테 붙어서 진몽요를 납치한 걸 알고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안야는 이 정도 눈치는 있
밖에서 나는 소란에 다른 사람들도 잠에서 깼다. 진몽요가 나왔을 때 강연연과 온연의 표정을 보자 모든 걸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연아…” 온연의 입술은 움찔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죽일듯이 강연연을 노려보게 입술을 깨물었고 이내 온 힘을 다해 발로 찼다. “너 가서 죽어! 왜 안 죽어? 너 같은 사람은 세상에 존재해 봤자 피해만 끼쳐! 넌 내 아이를 해쳤고, 몽요도 해쳤고, 널 애초부터 참아주면 안됐었어!” 안야와 란샹도 듣더니 같이 발로 찼다. 진몽요는 울면서 이성을 잃은 온연을 잡았다. “연아 이러지 마! 그만, 그만해! 이러다가 사람죽겠어. 내 일은 경소경도 다 알아. 그 사람도 넘어갔어. 난 지금 잘 살고 있고, 충분히 다시 시작할 수 있어. 난 정말 괜찮아, 나 때문에 이러지마…” 온연의 눈물은 쉴새없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쟤 죽이고 싶어…” 그녀는 처음으로 이렇게 극단적으로 누군가를 죽이고 싶었고 전부터 마음속에 담아둔 모든 응어리가 터져나왔다. 그녀는 길에 가는 개미 한 마리도 못 죽이고, 작은 애벌레만 봐도 소스라치는 사람인데, 지금 이 순간엔 아무것도 두렵지 않은 채 오직 강연연이 죽길 바랬다. 란샹은 강연연이 정말 나쁘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무슨 일이라도 날까봐 문을 열었다. 진몽요는 강연연을 향해 소리쳤다. “너 또라이야? 얼른 가! 아니면 연이가 너 진짜로 죽여버릴지도 모르니까!” 강연연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비틀거리며 뛰쳐나갔고, 가기전까지도 뒤를 돌아 저주했다. ”너 딱 기다려! 내가 너 절대 안 봐 줄거야! 네가 여기 있는 줄 미리 알았더라면, 진작에 불행하게 만들었어!” 온연은 쫓아나가고 싶었지만 진몽요가 끌어안아 붙잡았다. “가지마, 그냥 맘대로 짓껄이라고 해. 어차피 지금 권력도 없고 인맥도 없어서 아무것도 못해. 신고하면 그만이니까 괜히 손에 피 묻히지 마, 나중에 일만 복잡해져. 넌 이제 목가네에서 나왔으니 귀찮게 할 사람도 없을거야.” 한참이 지나서야 온연은
...... 둘째 날, 진몽요의 부탁하에 디저트 가게는 계속 문을 열었다. 그녀는 온연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어제 일은 잊으라고 했지만 온연은 여전히 마음이 좋지 않아 디저트를 제대로 만들 힘도 없었다. 10시쯤, 강균성은 강연연을 데리고 화가 잔뜩 난 채로 가게에 들어왔다. 가게에 다른 손님들이 있어 란샹은 화를 내지 않았다. “무슨 일이세요?” 강균성은 상처투성이인 강연연을 끌고 왔다. “내 딸 당신들이 때렸어? 너네 패거리가 내 딸 한명을 괴롭혀? 당장 신고할 거야!” 란샹은 눈썹을 찡그렸다. “왜 댁 따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안 물어보세요?” 강연연은 썩소를 지었다. “증거 있어요?” 란샹은 화가나기 직전이었다. “여기서 소란 피우지 마세요!” 강균성은 딸을 위해 한바탕 하고 싶어 손님들을 향해 말했다. “여기 완전 조폭가게입니다! 어제 제 딸이 디저트를 사러 왔는데, 직원들한테 맞았어요. 게다가 문도 닫혀 있었고요. 이런 가게에 오고 싶으세요?” 가게에 손님들은 재밌는듯 이 부녀를 쳐다봤고 나갈 의향이 전혀 없어보였다. 다들 이 주변에서 자주 디저트를 먹으러 오는 손님들이라 온연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의심하지 않았다. 강균성은 사람들이 무시하자 얼굴이 시뻘게졌다. “온연 불러! 오늘 내가 그 버르장머리를 제대로 교육시켜줄 거야!” 진몽요는 버르장머리 라는 단어를 듣자 참지 못했다. “다시 말해보실래요? 버르장머리요? 그쪽 집 강연연이 더 버르장머리가 없죠! 저희 연이는 가정교육을 워낙 잘 받아서, 목정침이 직접 키운 애인데 누가 더 버릇이 없을까요? 불만 있으면 목정침한테 직접가서 물으세요, 연이를 어떻게 교육한건지. 왜 여기와서 저희한테 행패세요? 더 소란 피우시면 경찰 부릅니다!” 주방에 있던 온연은 하던 걸 내려놓고 나왔다. “강균성씨, 저희 사이에 연결고리라고는 진함 밖에 없어요. 아니면 전화해서 어떻게 해결할지 물어보실래요? 저는 여기서 그쪽 부녀랑 싸우기 싫거든요, 역겨워서 진짜
생각하지 않아도 이건 강균성의 짓임을 알 수 있었다. 중요한 건 일 처리를 너무 깨끗해서, 그때 백소가가 장난쳤을 때처럼 쉽게 범인을 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게 강균성의 짓이라는 증거 또한 없었다! 진정이 된 후, 온연은 폰을 꺼내 진함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한참 울리고 진함의 잠긴목소리가 들려왔다. “온연? 무슨 일이야? 이 저녁에 나한테 전화를 다하고, 무슨 일 생겼어?” 온연은 한바탕 난리난 주변을 보며 말했다. “강연연이 제 가게에 와서 소란을 피우길래 저한테 맞았어요. 걔가 걔네 아빠까지 데려와서 난리치다가 저한테 욕 먹고 쫓겨났어요. 저한테 두고보라고 하더니 저녁에 그러니까 방금전에, 사람들이 와서 가게 문이랑 창문 유리 다 부시고 갔어요. 누가 했을까요?” 진함은 순간 잠이 확 깼다. “뭐라고? 강균성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온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이 고른 사람인데 그것도 몰라요? 나쁜남자는 여자들이 안 좋아한다더니, 저희 아빠는 다행히도 강균성 같은 망나니가 아닌 신사라서요. 이 일 좀 제대로 처리 부탁드릴게요. 다 당신 전남편이랑 그 딸이잖아요. 만약 또 저를 귀찮게 한다면 불행하게 만들 거예요. 기억해 두세요.” 그녀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진몽요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창문이랑 문 다 깨졌는데, 이게 다 얼마치야? 우리 가고 나서도둑이 들어와도 막아둘 게 없는데 어떡하지?” 온연은 고민하더니 말했다. “바닥에 케첩 좀 뿌리자. 도둑이 아무리 간이 커도, 어두울 때 보면 여기서 살인사건이라도 난 줄 알고 안 들어오겠지. 날 밝으면 뭐 누가봐도 케첩인 거 알겠지만 그땐 상관없지. 그리고 잠글 수 있는 것만 다 잠구자. 시간도 늦었고, 얼른 중요한 물건만 챙겨서 들어가자.”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니 이미 새벽 1시가 다 되었다. 온연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잠을 잤고 진몽요는 그녀의 태연한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그녀도 같이 안심하며 잠에 들었고, 아마 오늘 저녁 잠에 못 들 사람은 강균성과 강연
다음 날, 온연은 사람을 불러 유리와 문은 새걸로 달았고, 오후가 되자 계속해서 영업을 했다. 그녀는 진함이 분명 강균성과 강연연에게 말했을 거라고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진함의 성격을 봐서는 그 부녀의 행동을 제지하기 보다 연을 끊었을 것이다. 강균성이 이제 어떻게 나올지 그녀는 아직 모르지만 어떤 방법으로 그녀를 공격해도 모든 걸 총동원해 막아낼 생각이었다. 만약 강균성이 증거만 잡힌다면 바로 감옥에 들어 갈 일만 남았다. 제도로 돌아갈 날이 점점 다가오자 진몽요는 걱정이 됐다. “연아, 아니면 경소경이랑 좀 늦게 갈지 상의해볼까? 지금 이런 상황에서 널 두고가기엔 마음이 편치 않아서.” 온연은 강력하게 고개를 저었다. “내가 해결할 수 있어, 넌 가야되니까 가야지. 내가 너한테 빚진 게 너무 많아. 네가 더 이상 나를 위해서 희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몽요야, 이번엔 내 말 들어줘. 강균성이랑 강연연이 짐승도 아니고, 이런 법치사회에서 나를 어떻게 하진 못 할 거야. 어떻게 한다고 해도 난 10배로 갚아줄 거야, 아무도 행복할 순 없지.” 진몽요는 목정침이 생각났다. 자신이 떠나면 목정침이 올 테고, 그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만약… 만약 목정침이 널 찾으러 온다면 한번만 더 기회를 주는 건 어때? 너 자신한테도 기회를 주고 말이야. 네가 그 사람 사랑하는 거 나도 다 아는데, 나보다 널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잖아. 만약에 네가 그 사람을 증오하면, 그럼 평생 그 사람을 떠나서 괴롭히는 게 제일 큰 벌이겠지…” 온연은 그녀가 왜 또 목정침 얘기를 꺼내는지 몰라 대충 대답했다. “알겠어 알겠어, 넌 네 일이나 신경 써. 내 일은 신경 쓰지 말고. 안야한테 음료 만드는 거 잘 알려주고, 그래야 네가 가고나서도 내가 가게 운영 잘 할 수 있잖아.” 진몽요는 목정침 얘기만 꺼내면 온연이 화제를 돌리는 걸 알아서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녀가 온연에게 목정침을 다시 받아주라고 하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온연이
강균성은 문 앞으로 걸어가 구멍으로 문 밖을 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온통 까만게 마치 무언가에 의해 가려진 듯했다. 그는 마음이 초조해져 일부러 괴팍하게 물었다. “누구야?” 문 밖에서 낮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전선에 문제가 있어서요, 고치러 왔습니다.” 말이라도 맞춘 듯 아파트의 불이 갑자기 꺼졌다. 강연연이 깜짝 놀랐다. “아빠 빨리 들어와서 보라고 해봐. 진짜 문제 생겼나봐, 너무 캄캄해!” 강균성은 일의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분명 밖에서 문을 두드릴 땐 전기가 멀쩡했는데 말을 꺼내자마자 전기가 고장이 났다고? 그는 경계심을 가진 채 말했다. “전선은 밖에 있어요, 바로 옆에. 내려가서 경비원한테 열쇠 받으세요. 잠겨 있어서 저도 방법이 없어요!” 밖에 있던 남자는 말했다. “열쇠 있어요, 이미 둘러봤는데 밖에 문제가 아니라 안에서 생긴 문제같아요. 수리하지 않으면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정 그러시면 먼저 가볼 테니 내일 사람 부르세요.” 남자가 이렇게 말하자 강균성은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만약 정말 전선에 문제가 생겼으면 어쩌지? 그는 캄캄한 걸 싫어했다. 잠시 고민한 후 문을 열기로 결정했다. 그가 문을 열던 그 찰나에 갑자기 밖에서 쎄게 문을 당겼다. 강균성은 중심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졌고, 건장한 남자들은 어둠속에서 두 부녀를 소파에 앉혔다. 이때 불이 켜졌고, 그제서야 강균성과 강연연은 집으로 쳐 들어온 사람이 누군지 알았다. 건장한 남자들은 처음 봤지만, 임집사는 못 알아볼 수가 없었다. 강연연이 얼굴이 잿빛이 되었고 찔려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때 그녀는 드디어 진함의 경고가 생각났다. 그리고 이제 진함의 경고가 현실이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온연의 뒤에는 목정침이 있었다… “강 선생님, 제 소개를 먼저 할게요. 저는 목가네 집사입니다. 임씨라고 불러 주시면 됩니다. 제가 여기에 왜 왔는지는 본인이 더 잘 아실테고, 제가 더 말씀 안 드려도 되겠죠?” 임집사는 강균성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