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째 날, 진몽요의 부탁하에 디저트 가게는 계속 문을 열었다. 그녀는 온연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어제 일은 잊으라고 했지만 온연은 여전히 마음이 좋지 않아 디저트를 제대로 만들 힘도 없었다. 10시쯤, 강균성은 강연연을 데리고 화가 잔뜩 난 채로 가게에 들어왔다. 가게에 다른 손님들이 있어 란샹은 화를 내지 않았다. “무슨 일이세요?” 강균성은 상처투성이인 강연연을 끌고 왔다. “내 딸 당신들이 때렸어? 너네 패거리가 내 딸 한명을 괴롭혀? 당장 신고할 거야!” 란샹은 눈썹을 찡그렸다. “왜 댁 따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안 물어보세요?” 강연연은 썩소를 지었다. “증거 있어요?” 란샹은 화가나기 직전이었다. “여기서 소란 피우지 마세요!” 강균성은 딸을 위해 한바탕 하고 싶어 손님들을 향해 말했다. “여기 완전 조폭가게입니다! 어제 제 딸이 디저트를 사러 왔는데, 직원들한테 맞았어요. 게다가 문도 닫혀 있었고요. 이런 가게에 오고 싶으세요?” 가게에 손님들은 재밌는듯 이 부녀를 쳐다봤고 나갈 의향이 전혀 없어보였다. 다들 이 주변에서 자주 디저트를 먹으러 오는 손님들이라 온연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의심하지 않았다. 강균성은 사람들이 무시하자 얼굴이 시뻘게졌다. “온연 불러! 오늘 내가 그 버르장머리를 제대로 교육시켜줄 거야!” 진몽요는 버르장머리 라는 단어를 듣자 참지 못했다. “다시 말해보실래요? 버르장머리요? 그쪽 집 강연연이 더 버르장머리가 없죠! 저희 연이는 가정교육을 워낙 잘 받아서, 목정침이 직접 키운 애인데 누가 더 버릇이 없을까요? 불만 있으면 목정침한테 직접가서 물으세요, 연이를 어떻게 교육한건지. 왜 여기와서 저희한테 행패세요? 더 소란 피우시면 경찰 부릅니다!” 주방에 있던 온연은 하던 걸 내려놓고 나왔다. “강균성씨, 저희 사이에 연결고리라고는 진함 밖에 없어요. 아니면 전화해서 어떻게 해결할지 물어보실래요? 저는 여기서 그쪽 부녀랑 싸우기 싫거든요, 역겨워서 진짜
생각하지 않아도 이건 강균성의 짓임을 알 수 있었다. 중요한 건 일 처리를 너무 깨끗해서, 그때 백소가가 장난쳤을 때처럼 쉽게 범인을 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게 강균성의 짓이라는 증거 또한 없었다! 진정이 된 후, 온연은 폰을 꺼내 진함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한참 울리고 진함의 잠긴목소리가 들려왔다. “온연? 무슨 일이야? 이 저녁에 나한테 전화를 다하고, 무슨 일 생겼어?” 온연은 한바탕 난리난 주변을 보며 말했다. “강연연이 제 가게에 와서 소란을 피우길래 저한테 맞았어요. 걔가 걔네 아빠까지 데려와서 난리치다가 저한테 욕 먹고 쫓겨났어요. 저한테 두고보라고 하더니 저녁에 그러니까 방금전에, 사람들이 와서 가게 문이랑 창문 유리 다 부시고 갔어요. 누가 했을까요?” 진함은 순간 잠이 확 깼다. “뭐라고? 강균성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온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이 고른 사람인데 그것도 몰라요? 나쁜남자는 여자들이 안 좋아한다더니, 저희 아빠는 다행히도 강균성 같은 망나니가 아닌 신사라서요. 이 일 좀 제대로 처리 부탁드릴게요. 다 당신 전남편이랑 그 딸이잖아요. 만약 또 저를 귀찮게 한다면 불행하게 만들 거예요. 기억해 두세요.” 그녀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진몽요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창문이랑 문 다 깨졌는데, 이게 다 얼마치야? 우리 가고 나서도둑이 들어와도 막아둘 게 없는데 어떡하지?” 온연은 고민하더니 말했다. “바닥에 케첩 좀 뿌리자. 도둑이 아무리 간이 커도, 어두울 때 보면 여기서 살인사건이라도 난 줄 알고 안 들어오겠지. 날 밝으면 뭐 누가봐도 케첩인 거 알겠지만 그땐 상관없지. 그리고 잠글 수 있는 것만 다 잠구자. 시간도 늦었고, 얼른 중요한 물건만 챙겨서 들어가자.”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니 이미 새벽 1시가 다 되었다. 온연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잠을 잤고 진몽요는 그녀의 태연한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그녀도 같이 안심하며 잠에 들었고, 아마 오늘 저녁 잠에 못 들 사람은 강균성과 강연
다음 날, 온연은 사람을 불러 유리와 문은 새걸로 달았고, 오후가 되자 계속해서 영업을 했다. 그녀는 진함이 분명 강균성과 강연연에게 말했을 거라고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진함의 성격을 봐서는 그 부녀의 행동을 제지하기 보다 연을 끊었을 것이다. 강균성이 이제 어떻게 나올지 그녀는 아직 모르지만 어떤 방법으로 그녀를 공격해도 모든 걸 총동원해 막아낼 생각이었다. 만약 강균성이 증거만 잡힌다면 바로 감옥에 들어 갈 일만 남았다. 제도로 돌아갈 날이 점점 다가오자 진몽요는 걱정이 됐다. “연아, 아니면 경소경이랑 좀 늦게 갈지 상의해볼까? 지금 이런 상황에서 널 두고가기엔 마음이 편치 않아서.” 온연은 강력하게 고개를 저었다. “내가 해결할 수 있어, 넌 가야되니까 가야지. 내가 너한테 빚진 게 너무 많아. 네가 더 이상 나를 위해서 희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몽요야, 이번엔 내 말 들어줘. 강균성이랑 강연연이 짐승도 아니고, 이런 법치사회에서 나를 어떻게 하진 못 할 거야. 어떻게 한다고 해도 난 10배로 갚아줄 거야, 아무도 행복할 순 없지.” 진몽요는 목정침이 생각났다. 자신이 떠나면 목정침이 올 테고, 그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만약… 만약 목정침이 널 찾으러 온다면 한번만 더 기회를 주는 건 어때? 너 자신한테도 기회를 주고 말이야. 네가 그 사람 사랑하는 거 나도 다 아는데, 나보다 널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잖아. 만약에 네가 그 사람을 증오하면, 그럼 평생 그 사람을 떠나서 괴롭히는 게 제일 큰 벌이겠지…” 온연은 그녀가 왜 또 목정침 얘기를 꺼내는지 몰라 대충 대답했다. “알겠어 알겠어, 넌 네 일이나 신경 써. 내 일은 신경 쓰지 말고. 안야한테 음료 만드는 거 잘 알려주고, 그래야 네가 가고나서도 내가 가게 운영 잘 할 수 있잖아.” 진몽요는 목정침 얘기만 꺼내면 온연이 화제를 돌리는 걸 알아서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녀가 온연에게 목정침을 다시 받아주라고 하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온연이
강균성은 문 앞으로 걸어가 구멍으로 문 밖을 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온통 까만게 마치 무언가에 의해 가려진 듯했다. 그는 마음이 초조해져 일부러 괴팍하게 물었다. “누구야?” 문 밖에서 낮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전선에 문제가 있어서요, 고치러 왔습니다.” 말이라도 맞춘 듯 아파트의 불이 갑자기 꺼졌다. 강연연이 깜짝 놀랐다. “아빠 빨리 들어와서 보라고 해봐. 진짜 문제 생겼나봐, 너무 캄캄해!” 강균성은 일의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분명 밖에서 문을 두드릴 땐 전기가 멀쩡했는데 말을 꺼내자마자 전기가 고장이 났다고? 그는 경계심을 가진 채 말했다. “전선은 밖에 있어요, 바로 옆에. 내려가서 경비원한테 열쇠 받으세요. 잠겨 있어서 저도 방법이 없어요!” 밖에 있던 남자는 말했다. “열쇠 있어요, 이미 둘러봤는데 밖에 문제가 아니라 안에서 생긴 문제같아요. 수리하지 않으면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정 그러시면 먼저 가볼 테니 내일 사람 부르세요.” 남자가 이렇게 말하자 강균성은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만약 정말 전선에 문제가 생겼으면 어쩌지? 그는 캄캄한 걸 싫어했다. 잠시 고민한 후 문을 열기로 결정했다. 그가 문을 열던 그 찰나에 갑자기 밖에서 쎄게 문을 당겼다. 강균성은 중심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졌고, 건장한 남자들은 어둠속에서 두 부녀를 소파에 앉혔다. 이때 불이 켜졌고, 그제서야 강균성과 강연연은 집으로 쳐 들어온 사람이 누군지 알았다. 건장한 남자들은 처음 봤지만, 임집사는 못 알아볼 수가 없었다. 강연연이 얼굴이 잿빛이 되었고 찔려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때 그녀는 드디어 진함의 경고가 생각났다. 그리고 이제 진함의 경고가 현실이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온연의 뒤에는 목정침이 있었다… “강 선생님, 제 소개를 먼저 할게요. 저는 목가네 집사입니다. 임씨라고 불러 주시면 됩니다. 제가 여기에 왜 왔는지는 본인이 더 잘 아실테고, 제가 더 말씀 안 드려도 되겠죠?” 임집사는 강균성 맞
임집사는 동요하지 않았다. “저희 도련님이 분명히 말씀하셨어요. 두 분 같이라고. 강선생님의 죄명은 사람을 고용해서 타인의 기물파손, 그리고 공갈까지. 몇 년 안 나올 거예요. 따님은, 고의적으로 사람을 쳐 유산시키고 다시는 임신을 못 하게 했으니 그건 제가 장담 못하겠네요. 뭐 따님이 묵인해준 사람까지 불어버릴지… 본인이 알아서 하겠죠.” 강균성은 다급해졌다. “그때 목정침이 눈 감아준 거 아니에요?!” 임집사는 눈썹을 찌푸렸다. “저희 도련님이 인자하시긴 하죠. 따님이 저희 사모님이랑 혈연 관계라는 이유 때문에요. 저희 도련님은 피해자인걸요. 5분 다 됐네요, 경찰서 가실래요 아니면 여기서 해결할까요?” 강연연은 맞은 뒤로 무서워서 빨리 대답했다. “경찰서 갈게요! 저희가 경찰서 자수할게요!”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를바엔 경찰에서 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경찰서에 가서 다시 진함에게 빼내달라고 부탁하는 게 여기서 죽는 거 보다 나았다. 비록 지금 진함이랑 싸워서 사이가 좀 그렇지만, 그래도 적어도 그녀의 친모이니 진함이 신경쓰지 않을거란 말을 믿지 않았다. 그녀는 평생 이 부녀와 뗄 수 없을 것이다. 제일 중요한 건, 진함도 처음에 그녀를 눈 감아준 사람중 한명이었다. 만약 진함이 정말 그녀를 도와주지 않는다면 이걸 들먹여 나중에 진함도 책임을 면하지 못 할 것이다. 임집사는 더 말하지 않았고 사람을 시켜 두 사람을 경찰서로 데려다 주었다. 모든 일처리를끝낸 후 그는 목정침에게 전화를 걸었다. “도련님, 그 사람들 경찰서로 갔습니다. 이렇게 순순히 감옥 가지 않을 거 같아요. 분명 진함에게 도움을 요청할 거 같은데. 진함… 아마도 사모님에게 부탁할 거 같아요…” 목정침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감옥 들어가기 전에, 걔네가 진함한테 연락할 기회를 주지마세요.” 임집사는 대답을 하고선 전화를 끊었다. 경찰서에 도착한 후, 강연연은 자백을 녹음하기 전에 경호원들이 밖에 서있자 녹음을 거부하고 전화를 요청했다. 경찰은 그녀의
온연은 인사불성이 된 진몽요를 보며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뒤 돌아서자 그녀는 한참동안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택시를 잡지 않고 아무도 없는 길거리를 거닐었다. 가벼운 발걸음 속에, 옛날 기억들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모든 게 점점 잊혀지고 있었다. 어쩌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녀는 점점 그런 일들과 그런 사람들을 다 잊게 될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정신이 확 깼다. 차마 뒤를 돌아보지 못하고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술을 마셔서 온몸이 다 마비된 것처럼 말을 듣지 않았고 몇번이나 넘어질 뻔했다. 술기운 안에 남아있던 맨정신이 새벽에 혼자다니는 건 위험하다고 경고해주고 있었다. 어렵사리 집에 도착한 후 그녀는 온 몸에 식은 땀이 흘렀다. 열쇠를 꺼내서 문을 열려할 때 손은 덜덜 떨리고 있어서 열쇠가 구멍에 맞지 않았다. 그녀는 마음만 급해서 거의 울기 직전이엇고, 복도의 조명은 고장나 있었다. 어둠속에서 그녀는 휴대폰 후레시를 꺼내 열쇠를 끼워 맞췄고, 딱 이때 큰 그림자 하나가 그녀를 막아섰다. 불빛을 통해 벽에 비친 그림자는 마치 괴물 같았다! 그녀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고, 마치 보이지 않는 힘에 제압당한 듯 움직일 수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른 채, 손 하나가 그녀의 손에서 열쇠를 빼았아 그녀를 대신해문을 열어주었다. 그녀는 당연히 그 다음에 이 사람이 집 안으로 끌고 갈 거라고 생각했고,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기 싫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더 이상 아무짓도 하지 않았고, 그냥 단순히 문만 열어 주려고 했던 거 같았다. 그녀는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 재빨리 문을 닫고 잠궜다. 모든 게 끝난 후, 그녀는 문에 기대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앞으로 혼자 살면 이런 일이 많을 테니 어떻게든 익숙해져야만 했다. 그리고 오늘 저녁에 술을 많이 마신게 후회가 됐다. 만약 저 사람이 정말 불순한 의도가 있었다면 그녀는 저항할 힘 조차도 없었
별로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그는 제도에 있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나타나고 그런 무의미한일을 할 수 있을까? 비록 그녀가 전에 그에게 이순을 데려가라고 문자한 적이 있지만, 그가 답장을 안 한 걸 보면 그도 그녀를 포기한 것 같았다. 그래서 더욱 그럴 일도 없고 아마 그녀가 착각한 것이다. 진몽요는 갔지만, 가게는 계속 해야하고 할 일도 계속 해야했다. 마치 온연의 기분을 달래주기 위해서인지, 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았다. 선선한 바람이 불고, 건조하지도 않고 덥지도 않고, 햇빛도 적당하니 장사도 잘 되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갑자기 란샹이 비명을 질렀다. “연아, 대량주문 들어왔어. 맞은 편 건물의 금융회사 라는데… 네 남편 회사 아니야? 디저트랑 아메리카노 100인분. 아메리카노는 금방 만들 수 있는데, 디저트는 너 힘들어 죽을텐데… 아침에 본 그 롤스로이스 네 남편거 아니야? 그게 아니면 어떤 사장이 직원한테 이렇게 통 크게 쏘겠어?” 란샹이 이렇게 말하니 온연은 생각이 많아졌다. 정말 목정침이 이곳에 온 건가? 디저트와 아메리카노, 그가 제일 좋아하는 조합이었다. 그런데 100인분은 지금 자기 힘들어 죽으라는 건가? 돈이 있어도 벌지 않는 건 바보였다. 그녀는 앞치마를 두르고서 물었다. “언제까지야? 만약 바로 배달이면 지금가서 죽여버리게.” 란샹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오후 4시까지 배달하면 돼.” 온연은 힘을 끌어 모았다. “그리고, 목정침은 목정침이지 남편이라고 하지마.” 란샹은 입을 막는 시늉을 했다. 다들 같이 일한지 꽤 되어서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했다. 오후, 온연은 100분의 디저트를 다 만들었다. 안야도 다른 사람들의 도움 끝에 커피를 다 만들었다. 주문량이 많아서 한번에 배달하지는 못하고, 가게에 직원은 이렇게 몇 명 밖에 없으니 모든 사람이 함께 갈 수밖에 없었다. 오후에 다른 장사는 안하고 100인분을 만드는데만 공을 들였다. 란샹은 배달인원에 온연을 낄 생각이 없었으나 본인이 같이 가겠다고 말
사무실에서 만난 목정침의 태연한 모습을 생각할수록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돈 버는 것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절대 그의 주문을 받지 않았을 거다. 오후 내내 힘들었던 건 고사하고, 그가 일부러 그녀를 괴롭히기 위해 그랬다는 생각만 들었다. 얼마 후, 란샹은 유치원에서 아이를 픽업해 가게로 데려왔다. 요즘들어 이런 일이 많아져서 다른 사람들은 몰랐지만 온연은 알았다. “언니, 집에서 아이 봐 줄 사람 없어? 다른 건 아니고, 저도 야야 엄청 좋아하는데, 그냥… 자주 이렇게 하면 언니가 힘들잖아. 픽업해 줄 사람 없어?” 란샹은 씁쓸하게 웃었다. “아니. 우리 남편이 요즘 일이 힘들어서. 프로그래머라서 자주 늦게까지 야근해. 애는 신경 못 써주고 그럴 시간도 없어. 다른 어른들은… 내가 멀리 시집을 온 편이라, 부모님은 곁에 안 계시고, 우리 시부모님은 이런거 신경 안 쓰셔. 뭐 이제 쉴 나이때 되셨다고 생각하셔서 그런지, 매일 아침 먹으면 놀러 나가시고, 하루종일 보이지도 않아. 애 픽업은 내가하고, 퇴근하면 시부모님들 살림까지 다 치워야지. 주말에는 야야가 등원 안 하니까, 낮에 잠깐 봐주시는데도 이래저래 힘들어 하셔…” 온연은 듣다가 눈쌀을 찌푸렸다. “앞으로 주말에도 가게로 데려와. 바쁠때는 휴게실에서 놀게하면 되고, 한가하면 데리고 나가서 놀아도 되고. 잠도 휴게실에서 자면 되니까.” 란샹은 입술을 깨물으면 속으로 참고 있는 게 보였다. “우리 시부모님은 나한테 키운 정이 없잖아. 날 안 도와주시는 건 이해할 수 있어, 내 아이니까. 나도 전혀 그거에 대해서 불만은 없고, 내가 불쌍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아. 앞으로 날 필요로 하실때도, 나도 신경 쓸 이유가 없지. 서로 신세진 게 없으니. 그런 일은 우리 남편이 하는 게 맞는거지.” 모든 사람의 인생은 쉽지 않다. 집집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고, 온연도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생각해보니, 가족 관련된 일로는 그녀는 다른 사람들처럼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그녀에게 유일한 문제는 목정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