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람의 태도가 돌변하자 경소경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엄마,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그때 저희가 그랬던 건 다 가짜였어요. 제가 엄마 속이려고 돈 주고 여자친구 해달라고 그런 거예요. 그때는 저희가 잘 되기 전이였어요. 전지는 걔가 대학생때 3년정도 사귄 남자친구예요. 나중에 헤어졌는데 전지가 다시 찾아와서 그 날 광장에서 프러포즈 한 거였고요, 엄마도 봤잖아요. 그때 그 사람은 전지를 사랑하는지 아닌지 헷갈렸었고, 다시 헤어졌을 때도 전지가 파산되기 전이었어요, 뭐 어쨌거나 제가 전지보다 돈이 많지만요. 정말 돈을 보는 사람이라면 전지랑 재결합하지도 않고, 오히려 저를 꼬실 기회를 노렸겠죠.” 하람에게는 아무 말도 먹히지 않았다. “관심 없고, 네가 지금 또 나를 속이는 거 일지 어떻게아니? 그리고 당시에 전지가 광장에서 프러포즈 할 때, 그렇게 큰 장소에서 해서 인터넷에 아직도 영상들이 돌아다니는데, 지금 다시 만나서 뭘 어쩌게? 우리 경가네 체면은 신경 안 쓰니? 나는 너희에게 기회를 줬어. 심지어 결혼하라고 부추겼는데 그 기회를 놓쳤잖아. 지금은 네가 그런 여자애랑 만나는 거 용서 못해. 일단 여기까지만 말할 테니까 걔랑 그만 만나! 여기서 너랑 같이 돌아갈 때까지 기다릴 거야, 네 맞은편 방에서!” 경소경은 이마를 짚으면서 그녀를 문 밖으로 밀었다. “그래요, 마음대로 하세요. 저는 앞으로 이 사람 빼고 아무도 안 만날 거예요!” 그는 바로 문을 닫고 진몽요가 일찍 간게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람과 마주치는 그 순간은 상상도 하기 싫었다. 그는 하람이 계속해서 모든 행동을 감시할 걸 알았다. 그래서 밖에 나가지 않기로 했고, 어차피 진몽요는 자진해서 호텔에 오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았다. 하람은 화를 참는 성격이 아니라 사람을 시켜 진몽요에 대해 조사했다. 그래서 진몽요와 온연은 이 도시에서 디저트 가게를 차렸되었고 그녀는 바로 그 곳을 찾아갔다. 경소경이 눈치 못 채게 슬금슬금 밖으로 나갔다. 혹시라고 그가 알 게 된다면 절
란샹은 한숨을 쉬며 카운터로 돌아갔다. 생각할수록 걱정이 되서 주방을 향해 말했다. “연아, 잠깐 나와봐.” 온연은 앞치마를 두른채로 걸어나왔다. “무슨 일이야?” 란샹은 진몽요와 하람쪽을 가르켰다. “경소경네 엄마 같은데 상황이 안 좋아보여. 몽요가 끼어들지 말라네.” 온연은 깊게 고민하더니 “그럼 신경 쓰지 말아야지 뭐, 아마 혼자서 잘 처리할 거야. 우리가 끼어들면 괜히 곤란하니까 만약에 필요하면 부르겠지.” 진몽요와 하람은 둘다 양보하지 않았다. 잠깐의 침묵 뒤에 하람은 또 한 장의 수표를 꺼냈다. 이번엔 금액이 적혀 있지 않았다. “네가 직접 써, 이러면 됐지? 난 여기서 너랑 말 장난할 시간 없어, 정말 고집도 쎄라.” 진몽요는 이제 참을 수 없었다. “제가 만약 1조 넘게 적어도 줄 수 있으세요? 툭하면 돈으로사람한테 모욕주시고 말이에요. 세계에서 제일 부자도 아니시고, 돈 좀 있다고 막 이러셔도 되는 거예요? 더 많이 버시면 그때 다시 찾아오세요! 혹시 모르죠, 그때가서 저랑 경소경이랑 애를 잔뜩 낳아서 더 이상 저를 어떻게 못하실지.” 하람을 팔짱을 끼고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레, 어디 한번 결혼해봐. 소경이가 네 말대로 쉽게 결혼해줄 수 있는지 어디 나도 한번 보고싶네. 내가 이렇게 오랜 세월 기다렸는데도 결혼을 안 하는 애인데, 넌 뭐 예쁘지도 않고 잘 난 것도 없고, 뭘 보고 결혼하겠니? 농담조 적당히 해. 난 네가 온연의 친구라서 그나마 봐준 거야, 어딜 까불어 나이도 어린게!” 진몽요는 예전처럼 기세가 죽지 않았다. “그래요, 두고보세요! 저를 싫어하실수록 저는 꼭 며느리가 될거고, 천천히 괴롭혀 드릴게요!” 하람은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하, 그래. 이건 네가 한 말이니 어디 내가 두고볼거야!” 말이 끝나고 그녀는 부잣집 사모님의 걸음걸이를 하며 가게를 나섰다. 진몽요는 화가 나서 레몬주스를 한숨에 들이켰다. “아이셔!” 온연이 웃으며 걸어왔다. “점심 떄 뭐 먹을래?” 울기 직전에 진몽요
안야는 감히 아무 말도 못했다. 어차피 가게에서 다른 사람들 다 한 그릇 먹을 때 그녀 혼자 두 그릇을 먹었다. 경소경은 순순히 옆에 앉았고, 진몽요가 그에게 반찬을 집어주려 팔을 들어올릴 때 그는 의식적으로 몸을 피했다. 혹시라도 맞을 까봐 계속해서 옆의 눈치를 봤다. 진몽요도 당황했다. “뭐 하는 거예요? 꼭 내가 때릴 거처럼. 당신이 싸움 잘 하는 거 내가 뻔히 아는데 굳이 왜 그러겠어요.” 경소경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아무리 싸움 잘해도 여자친구는 안 때리죠, 내가 맞아도난 할 말없어요… 당신 평소에도 나 잘 때리잖아요, 어제 저녁에도 발로 걷어 찼으면서…” 온연은 갑자기 사레가 들려 한참을 기침했다. “둘 다 그만해요, 이건 사랑 싸움이잖아요. 됐고, 몽요는 오후에 가게 나오지 마. 둘이 가서 잘 화해해. 우리는 더 못 듣겠다.” 란샹과 안야 그리고 온 지 얼마 안된 새로운 직원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고, 오늘 있던 모든 상황이 꼭 드라마틱 해서 그녀들도 심장이 쫄렸다. 밥을 먹고 경소경은 끙끙거리며 진몽요를 끌고 나왔다. 그녀를 달래주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맛있는 걸 잔뜩 사들고 호텔로 가는 것이었다. 그녀는 먹을 때 대체적으로 기분이 좋고, 그럴 때 그가 몇 마디 해주면 좀 더 쉽게 그녀는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먹을 걸 사고 호텔로 돌아간 뒤,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경소경은 발걸음을 가볍게 내디뎠다. “천천히요. 우리 엄마가 바로 맞은편 방에 있어요. 아침부터 나갔다 와서 지금 아마 자고 있을 거예요.” 진몽요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표정에는 원망이 가득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오는 건데, 나안 갈래요, 갈 거예요!” 경소경은 복도에서 그녀와 싸우기 싫어서 그녀의 입을 막고 방으로 끌고 들어가 문을 잠궜다.”아이고 됐다. 이제 편한대로 하고싶은 말 하세요.” 진몽요는 신발을 벗고 소파에 앉아 먹을 걸 뜯으며 말했다. “어머님이 가게에 와서 얼마나 난처했는지 알아요? 나 싫어하시는 거 진작 알고 있었
경소경이 허리를 숙이려는 그 순간 진몽요는 눈을 크게 뜨고 두려움을 숨길 수 없었다. “나건들이지 마!” 경소경은 멈췄다. “왜요?” 그녀는 자신이 왜 두려운지 말할 수 없었다. 그렇게 민망하고 더러운 과거를 아무렇지 않게 말할 자신이 없었다. 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그냥… 그만할 수 없어요? 부탁할게요…” 경소경은 지금 마치 활에 꽂힌 화살처럼 당장 쏘기 직전이었다. 지금 만약에 그만두면 죽는 것보다도 더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물론 그도 그녀가 무엇을 두려워하는 알고 그런 그녀의 얼굴을 잡고 이마를 맞대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날 봐요, 난 경소경이에요. 그런 작은 일로 당신은 무너지지 않아요. 이미 다 지나간 일이고 지금은 우리 둘이 만나잖아요. 난 당신의 남자고 당신을 사랑해요. 날 봐요…” 그녀는 그의 말을 듣고 눈물이 맺힌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점점 정서가 안정되고 억울한 듯그의 목을 감쌌다. 진몽요는 정식으로 하는 게 처음인데, 과연 경소경의 능숙함을 견딜 수 있을까? 경소경은 어렵게 기회를 잡았다. 오후 내내 그들은 밖에 나가지 않았고 그녀가 다시는 헤어지자는 말을 못 꺼내도록 타일렀다. 저녁 7시 정도가 되자 진몽요는 배가 고팠다. 그는 하던 걸 끝내고 그녀를 데리고 밥을 먹으러 문을 나서자 하람을 마주쳤다. 하람은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 “나 밥 먹으러 갈 건데, 같이 안 갈래?” 그녀는 ‘같이’라고 했다. 이 부분은 진몽요가 확실히 들었다. 경소경은 황급히 대답했다. “저희도 마침 밥 먹으러 가는데, 이쪽에 분점 차렸거든요. 거기가서 먹을까요?” 하람은 대답하지 않고 먼저 엘리베이터에 탔다. 엘리베이터 안, 3명이 같이 있으니 진몽요가 제일 어색했다. 아까 전 하람과 디저트 가게에서 싸워서 지금 만약 경소경이 없었다면 그녀는 이 이상한 분위기를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호텔 밖으로 나온 후, 경소경은 택시를 잡았고 진몽요는 자진해서 조수석에 앉았다. 아니면 분명 경소경에 조수석에
진몽요는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 기분 안 좋은 건 맞아. 아까 저녁 먹을 때 걔네 엄마도 같이 있었거든. 눈에 불을 켜고 나를 쳐다보는데 없던 입맛도 다 사라지더라. 밥 먹으러 가는 길에도 여기로 자주 오지 말고 회사 신경쓰라고 하시더라. 그것도 나 때문이라는 거잖아? 분명 나 더 싫어하게 되셨을 거야.” 온연이 당시에 자리에 없어서 하람이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온연은 그녀를 위로하며 “너무 막 생각하지 마. 네 머리로는 그런 잡생각에 말리면 감당 못 해. 나중에 경소경이랑 더 얘기해보면 되잖아. 만약에 걔네 엄마가 네가 제도로 돌아가는 걸 원한다면? 이 문제는 우리도 얘기했었으니 너도 잘 생각해봐.” 진몽요는 고민했다. “난 안 돌아가, 내가 돌아가면 넌 혼자잖아. 연아, 날 두고가지 않을 거야, 이건 이미 말했었잖아. 네가 나랑 같이 가면 몰라도. 나는 목정침이 너 쉽게 놓아줄 거 같지 않은데, 왜 한참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지?” 목정침을 언급하자 온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몽요야, 그 사람 얘기 하지마. 이렇게 생각해봐. 그 사람 성격상 물론 나를 쉽게 놔주지 않겠지. 근데 이미 나를 놓아줬고 네 말대로 이렇게 오랫동안 소식이 없는거면, 그건 정말 나를 놓아준거야. 나는 이제 여기 생활도 적응됐고, 자꾸 내가 기대하게 만들지 마. 난 이번생에 그 사람이 딱 한번만 나를 찾아왔으면 좋겠어… 이혼하고 싶을때.” 진몽요는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다. “맞아, 너 아직 이혼 안했지. 네가 이혼 안 했으면 넌 아직도 목가네 사모님인거야. 그 사람이 널 찾을 오던 말던 넌 그 사람 아내지. 제도를 떠난지 오래 되서 그런지 네가 아직 목가네 사모님인 것도 까먹었네.” 온연은 그녀의 말에 화가 났다. “너 정말… 얘기하지 말라고 해도 그러네. 너랑 말 안 해!” 그녀는 바로 주방으로 들어갔다. 진몽요는 입술을 삐죽이며 멍을 때렸다. 그때 문자 한 통이 왔고 폰을 열어보니 경소경이었다. 내용은 간단했다. ‘엄마가 당신이 나랑 제도로
진몽요는 그 어느때보다도 마음이 흔들렸다. 그녀는 늘 감정에 진심이라 전에도 오랫동안전지를 잊지 못했다. 지금은 경소경이랑 만나게 되었으니 그와 함께하는 미래가 어느정도 그려졌다. 만약 지금 그가 원한다면 가는 게 맞았다. 그녀는 목정침이 곧 온다는 소식을 온연에게 말하지 않았다. 목정침은 곧 오기 때문에 그녀가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었다. “그럼… 나 정말 간다? 한 2주정도만 더 머무르다가 갈게. 안야한테 음료 만드는 법도 알려주고, 앞으로 나 대신해서 일 해줘야 하니까. 가게도 너한테 맡길게. 나중에도 저주 너 보러 올 테니까 내 생각 꼭 해야한다.” 그녀가 결정하자 온연도 마음이 놓였지만 마음 한켠엔 아쉬움이 있었다. “너가 결정해서 다행이야, 난 네가 죽을때까지 내 곁에 있는다고 할까봐 걱정했어. 나중에 그럼 경소경한테 미움 사잖아. 됐다, 오글거리는 얘기 그만하고 얼른 들어가서 씻고 자자. 하루종일 너무 피곤했어.” 진묭요는 눈물을 닦고 그녀를 놓아줬다. “그래, 들어가자. 근데…” 온연은 그녀를 보았다. “근데 뭐?” 진몽요의 표정이 바뀌더니 살짝 쑥스러워했다. “남녀사이에 일이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그렇게 보수적이지 말 걸 그랬어.” 온연은 입꼬리를 쭉 내렸다. “너 정말… 이렇게 빨리 경소경한테 항복한거야? 그 사람도 참 대단하다! 나한테 이런 얘기 적당히 해, 내 귀까지 임신하겠다야.” 진몽요는 개의치 않아했다. 어차피 저녁이라 길에 아무도 없고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을 사람도 없었다. 온연의 얼굴도 갑자기 불그스름 해졌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본 얼굴인데, 이미 질렸지 뭐.” 두 사람은 거리를 거닐었고 최고의 우정은 아마 이런게 아닌가 싶다. 못할 말도 없고, 말 못하는 비밀도 없고, 옷도 번갈아 입으며 같은 침대에서 자는 거… 둘째 날, 경소경과 하람은 제도로 돌아갔고 2주 뒤에 진몽요를 데리러 오기로 했다. 진몽요는 음료와 커피를 만드는 법을 안야에게 가르쳤다. 안야는 세심했다. 음료를 만
란샹이 대답하기도 전에 여자가 웃었다. “온연, 네가 이렇게 후진 곳에 와서 일할 줄 몰랐네, 정침오빠가 버렸니? 이건 업보야! 내가 말했지 너한테 좋은 결과가 없을 거라고.” 온연도 이곳에서 강연연이 만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어두워진 얼굴로 “강연연, 입 함부로 놀리지 마. 나도 내가 여기서 널 만날 줄 몰랐네. 너도 제도에서 못 사는 거 아니야? 먹으러 왔으면 곱게 먹고, 안 먹을거면 썩 꺼져. 너 상대해줄 시간 없어!” 란샹은 온연의 다른 모습을 처음 보고선 속으로 같이 화가났다. “저희 사장님이세요, 저희는 그냥 직원이고요.” 강연연은 온연이 차린 가게가 별 볼일 없어보였다. “여기 꽤나 맛있는 디저트 가게라던데, 거의 파티시에 버금 가는 실력이라고 해서 와봤더니. 난 또 누군가했어. 직원아니고 사장이면 뭐가 달라지나? 나는 여기 즐기러 온 손님인데 어떻게 같을 수 있어? 온연 빨리 말해줘, 왜 목가네에서 쫓겨났는지. 네 비극이 너무 궁금해서 못 참겠어~” 온연은 차갑게 말했다. “내가 목정침을 떠난거야, 알겠어? 내가 버린 사람 조차도 널 버렸는데, 누가 더 비참하니?” 강연연은 화가나서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뭐라고? 너 다시 한번 말해봐!” 온연은 한 글자 한 글자씩 말했다. “못 들었으면 다시 말해줄게. 내가 버린 남자가 널 버렸다고!” 이때, 안야는 다 만든 커피를 포장했다. “커피 나왔습니다.” 강연연은 커피를 던지며 온연에게 소리쳤다. “나쁜년!” 온연은 몸을 돌려 피했고 커피는 벽에 맞아 사방으로 튀었다. 란샹은 카운터에서 전화기를 들어 “신고할게요.” 강연연은 란샹 손에 있던 전화기를 뺏어 바닥에 던졌다. “누가 끼어들으래?” 온연은 아무렇지 않게 소매를 걷었고, 안야에게 가게 문을 잠구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녀는 이미 오랫동안 강연연을 참아와서, 더 이상 참아주고 싶지 않았다. 특히 강연연이 전지한테 붙어서 진몽요를 납치한 걸 알고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안야는 이 정도 눈치는 있
밖에서 나는 소란에 다른 사람들도 잠에서 깼다. 진몽요가 나왔을 때 강연연과 온연의 표정을 보자 모든 걸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연아…” 온연의 입술은 움찔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죽일듯이 강연연을 노려보게 입술을 깨물었고 이내 온 힘을 다해 발로 찼다. “너 가서 죽어! 왜 안 죽어? 너 같은 사람은 세상에 존재해 봤자 피해만 끼쳐! 넌 내 아이를 해쳤고, 몽요도 해쳤고, 널 애초부터 참아주면 안됐었어!” 안야와 란샹도 듣더니 같이 발로 찼다. 진몽요는 울면서 이성을 잃은 온연을 잡았다. “연아 이러지 마! 그만, 그만해! 이러다가 사람죽겠어. 내 일은 경소경도 다 알아. 그 사람도 넘어갔어. 난 지금 잘 살고 있고, 충분히 다시 시작할 수 있어. 난 정말 괜찮아, 나 때문에 이러지마…” 온연의 눈물은 쉴새없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쟤 죽이고 싶어…” 그녀는 처음으로 이렇게 극단적으로 누군가를 죽이고 싶었고 전부터 마음속에 담아둔 모든 응어리가 터져나왔다. 그녀는 길에 가는 개미 한 마리도 못 죽이고, 작은 애벌레만 봐도 소스라치는 사람인데, 지금 이 순간엔 아무것도 두렵지 않은 채 오직 강연연이 죽길 바랬다. 란샹은 강연연이 정말 나쁘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무슨 일이라도 날까봐 문을 열었다. 진몽요는 강연연을 향해 소리쳤다. “너 또라이야? 얼른 가! 아니면 연이가 너 진짜로 죽여버릴지도 모르니까!” 강연연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비틀거리며 뛰쳐나갔고, 가기전까지도 뒤를 돌아 저주했다. ”너 딱 기다려! 내가 너 절대 안 봐 줄거야! 네가 여기 있는 줄 미리 알았더라면, 진작에 불행하게 만들었어!” 온연은 쫓아나가고 싶었지만 진몽요가 끌어안아 붙잡았다. “가지마, 그냥 맘대로 짓껄이라고 해. 어차피 지금 권력도 없고 인맥도 없어서 아무것도 못해. 신고하면 그만이니까 괜히 손에 피 묻히지 마, 나중에 일만 복잡해져. 넌 이제 목가네에서 나왔으니 귀찮게 할 사람도 없을거야.” 한참이 지나서야 온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