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Chapter 451 - Chapter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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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장

전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전지는 차가운 말투로 그녀에게 말했다.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어. 진짜 내가 너한테 딴짓할 생각이었으면 벌써 하지 않았을까? 어차피 넌 반항도 못 하잖아." 버티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더니 그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은 여전했다. 예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다. 인테리어나 가구들이 그녀를 옛 생각에 잠기게 했다. 전지의 계획이 꽤 소용이 있는 것 같았다. 이곳이라면 그녀의 마음이 조금은 더 편할 것 같았다. 이게 그녀를 여기로 데리고 온 이유다. 아주머니가 이미 밥상을 차려 놓았다. 음식 냄새를 맡으니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 같았다. 마치 예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세 식구가 행복하게 살던 그때로 말이다. 눈앞에 있는 이 남자가 자신의 집안을 박살 냈다. 근데 지금 이 집 주인 신분으로 자길 데리고 오다니. 기분이 묘했다.. 전지는 진몽요를 안은 채 식탁으로 걸어갔다. 벗어나려 노력해봤지만 전지가 너무 세게 안는 바람에 그냥 안겨 있는 수 밖에 없었다. 아주머니가 음흉하게 웃었다. 그들을 연인 사이로 오해하고 있었다. 전지가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할 일 없으시면 그만 돌아가셔도 좋아요. 내일 출근하시면 됩니다." 그는 집에 낯선 사람이 지내는 걸 불편해했다.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앞치마를 풀었다. 정리를 다 끝낸 그녀는 집을 나섰다. 대문이 닫힘에 따라 진몽요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 집에 전지와 단둘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긴장되게 했다. "너… 대체… 뭘 하고 싶은건데?"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전지는 진몽요의 옆에 앉더니 평소 그녀가 좋아하던 반찬을 집어주기 시작했다. 전지가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나, 네가 나한테 잘해준 것처럼 너한테 잘해주려고. 너만 원한다면, 이 집 명의도 네 앞으로 해줄 수 있어." 그녀가 비웃음이 섞인 말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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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장

그때 차 한 대가 그녀의 옆을 빠르게 지나치더니 다시 그녀의 옆에 멈추어 섰다. 그녀는 눈물을 훔쳤다. "경소경씨? 여긴 어떻게?" 경소경이 차에서 내렸다. 그녀에게 아무 일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전지와 함께 있다는 사실이 그를 얼마나 놀라게 했는지… 하던 일도 그만두고 바로 달려 나올 정도였다. "전지한테 약점 잡힌 거 맞죠? 앞으로 전지가 만나자고 하면 나한테 연락해요. 내가 다시는 협박 못하게 만들어줄게요. 그 새끼가 무슨 짓 하지는 않았어요?"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이제 그만 놓아주겠데요. 약점 같은 거 잡히지 않았어요. 앞으로 새 출발 할 수 있겠어요. 이제 그만 우울해하려고요…" 경소경은 참지 못하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 진몽요의 눈이 동그래졌다. "지금.. 뭐하는 거예요? 설마 나 찾으러 헐레벌떡 뛰쳐나온거에요?" 경소경은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는 차에 타며 그녀를 비웃었다. "아니거든요? 자기 애가 너무 넘치는 거 아니에요? 마침 근처에 살고 있어서." 옛날의 진몽요였다면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녀는 모르는 척 조수석에 올라탔다. "당신, 인물도 훤칠하고, 키도 크고, 돈도 많잖아요. 어머님이 그렇게 손주가 보고 싶으시다는데 결혼하는 게 어때요? 비혼주의 그런 거 이제 그만하고요. 회사는 누가 물려받을 건데요? 맘에 드는 사람 생기면 그냥 결혼해요. 둘이서 오붓하게 살아요. 여기저기 흘리지 말고요." "누가 보면 나보다 나이 많은 줄 알겠어요? 지금 저 돌려 까는 거죠? 저 엄청 별로예요. 바람둥이에 믿음직하지도 않고, 잘생기고 요리 좀 하는 거 빼고는 볼 게 하나도 없어요. 우리 집 재산은 우리 엄마아빠가 불려놓은거라서 나랑 상관 없고요." 그가 혀를 찼다. 자기를 이렇게 '칭찬'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별로라고 하면서 이렇게 치켜세우다니.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얌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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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장

진몽요의 말은 무척이나 직설적이었다. 경소경이 못 알아들을리가 없었다. 그의 눈동자가 어두웠다. 조금 쓸쓸해 보였다. "그래요. 잘 풀리길 바래요. 가기전에 작별인사 정도는 해줄거죠?" 그가 아무렇지 않은척하며 말했다. 온연만이 지금 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진몽요와 경소경의 마음속에 미묘한 감정이 요동쳤다. 한명은 결단을 내렸고, 한명은 그 결단을 존중했다. 설거지는 두 사람의 몫이 됐다. "아, 맞다. 고양이 보내달라고 했었잖아요? 정침이가 싫데요." 경소경이 말했다. 온연의 마음이 급해졌다. "왜요? 왜 싫데요? 옛날에는 키우지도 못하게 했었잖아요. 좋아는것도 아니면서 왜 싫다는건데요?" 경소경이 말을 보탰다. "진정해요. 그냥 싫다고만 했어요. 다른 말은 없었는데. 저도 몰라요. 이유가 뭔지. 그냥 편하게 생각해요. 고양이까지 데리고 떠나가에는 너무 불편하잖아요. 정침이네 집에 돌봐 줄 사람도 있잖아요. 설마 고양이 하나도 못 챙길가봐요? 정침이네 집에 부리는 사람이 몇인데요." 맞는 말이다. 유씨 아주머니가 분명히 잘 챙겨줄것이다. 그의 말이 그녀의 감정을 진정시켰다. "됐어요… 주기 싫다면야… 유씨 아주머니한테 부탁하는 수 밖에요." 떠나기전에 유씨 아주머니랑 임집사는 만나봐야지. 탕위엔 잘 돌봐달라고 부탁도 하고, 작별도 할겸. 어릴 때부터 그녀를 챙겨줬는데. 그들 덕분에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수 있었다. 아무말없이 떠나는 건 도리가 아닌것 같았다. 목정침은…. 그녀는 목정침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그녀가 감히 상상도 못 할 일들이 일어났다. 그녀는 남은 여생동안 그를 가슴에 품으며 살기로 결정했다. 웃으며 그를 마주하기에는 상처가 너무 많다. 날씨가 좋은 어느 오후, 그녀는 목씨 저택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미리 유씨 아주머니에게 목정침이 집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온연을 보자마자 유씨 아주머니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유씨 아주머니는 온연의 손을 내내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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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장

"일부러 내가 없는 시간대로 골라서 올 정도야? 나랑 마주치는게 그렇게 싫어? 가더라도 인사 정도는 해야하지 않아?" 그의 말투가 무척이나 담담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기분을 알아차릴수가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를 어떻게 마주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아무렇지 않은척 행동할수 있지? 한참동안 정적이 흘렀다. 목정침은 캐리어를 아래층으로 내려다주었다. 뜻밖이었다. 그녀는 목정침이 떠나지 말라고 하며 자기를 잡을줄 알았다. 옛날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제적으로 옆에 둘줄 알았는데. 이렇게 담담하게 행동하다니. 그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그제야 그와 대화할 용기가 났다. 온연은 그의 발걸음을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귀뒤로 넘기더니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제 물건만 챙겼어요. 돌려줘야 할건 침대맡에 올려놨어요. 탕위엔은… 부탁할게요. 잘 돌봐줘요. 정 싫으면 그냥 무시해요. 다음에 제가 데려갈게요." 목정침은 아무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평온한 얼굴 아래로 그의 심장이 요동치고 있었다. 담담하게 그녀를 보내주는것 말고는 해줄수 있는게 없었다. 그도 그녀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목정침은 그녀의 캐리어를 자기의 차 트렁크에 넣었다. "데려다줄게." 온연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거절하지 않았다. 이게 그와의 마지막 인사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녀가 어릴때부터 느껴보고 싶었던 다정함이었다… 유씨 아주머니와 임집사는 탕위엔을 안은채 대문에 서서 떠나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온연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녀는 창문을 열어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낙엽이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바람에 흩날리다 바닥에 떨어지는게 사람의 인생과 비슷한것 같았다. 목정침은 백미러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목씨 저택이 눈에서 멀어짐에 따라 그의 눈동자에 담긴 미련도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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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장

새로운 도시에 도착한 그들은 한참 동안 머물 곳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또 한참 동안 집을 꾸몄다. 두 사람은 너무 힘든 나머지 그냥 침대에 엎어졌다. 그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온연이 고개를 돌려 진몽요를 쳐다보았다. "너네 엄마 진짜 혼자 둬도 되겠어?" 진몽요는 잠시 고민하더니 그녀에게 대답했다. "조금 걱정되기는 해. 그래도 자주 연락하면 괜찮을거야. 우리 이번에 꽤 멀리 도망쳐 와서 찾기도 귀찮아 할 걸. 장사하러 왔다고 이미 말했는데 뭐. 신경쓰기 귀찮아 할 거야. 나보다는 네가 걱정이지. 목정침이 감시 한 것 같은데?" 온연은 그 말이 일리 있다 생각했다. 목정침이 너무 담담하게 그녀를 놓아주긴 했다. 애초에 놓아줄 생각이 없었던 걸수도. 예전에 일년정도 놓아준다고 그가 말했었기도 하고… 온연은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마음대로 하라 그래. 진짜 있다 해도 그냥 모르는 척하지 뭐. 내일부터 디저트 배우는 곳 알아보려고. 그김에 가게도 같이. 몽요야, 내가 지금 돈이 없어. 일단 네가 먼저 내줄수 있을가? 내가 나중에 다 갚을게." 진몽요는 강령이 준 카드를 꺼내들었다. "내가 말 했잖아. 그런거 따지지 않기로. 돈 없으면 먼저 내 돈부터 써. 나중에 번 돈은 우리 같이 쓰자.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하자. 우리 새로운 미래를 향해 노력하자!" 삼개월 뒤. 진몽요와 온연이 차린 디저트 가게가 드디어 오픈했다. 삼개월 간 그들은 매일 디저트를 배우며 발품팔아 가게를 찾아다녔다. 가게 인테리어에 소품까지, 그들의 심혈이 담긴 가게였다. 너무 힘들었다. 진몽요의 살이 빠질정도로 말이다. 몸에 뼈가 보일정도였다. 개업 첫날, 가게가 무척이나 붐볐다. 손님 중 대부분은 젊은 사람이었다. 맞은 켠 건물에 출근하는 직장인들도 많이 찾아주었다. 장사가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생각을 못했다. 그래서 가게에 알바생이 없었다. 그들은 서로의 업무를 명확하게 구분시켰다. 한 사람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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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장

진함이 온연에게 웃어보였다. "오해하지마. 그냥 며칠 출장온거니까. 너 가게 차렸다는 소식 듣고 마침 배가 고파서 찾아온거야. 장사 끝났으면 할수 없지." 온연은 마음이 약해졌다. "뭐 드시고 싶으신데요?" 진함은 메뉴판을 보더니 디저트 두 가지와 라떼 한잔을 주문했다. "이렇게 주문할게. 시간 너무 많이 뺏는건 아니지? 포장해서 바로 갈게." 온연은 아무 말없이 앞치마를 들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진몽요는 라떼를 만든 후 포장을 했다. 디저트가 완성되자 진함을 돈을 지불한 후 가게를 떠났다. 온연에게 간다고 인사도 하지 않았다. 진몽요가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물었다. "연아, 너네 엄마 진짜 출장 나온것 같은데. 그냥 평범한 손님으로 대하면 돼. 너 낯선 사람한테는 웃으면서 왜 엄마한테만 야박하게 굴어…. 좀 친절하게 대해줘." 온연의 얼굴이 창백했다. 그녀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았다. 가게를 벗어나고 나서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 "내가 여기서 가게 차린거 말이야. 진함까지 알게 됐으면… 그 사람도 알지 않을가? 난 다시 시작하고 싶었는데… 제도에서 사는거랑 뭐가 달라? 난 여기서 아는 사람 만나고 싶지 않아. 넌 출장 나왔다는 말을 진짜 믿어? 그게 진짜라고 해도 내가 차린 가게가 여긴건 어떻게 알고 왔을가? 여기가 그렇게 작은것도 아니고… 분명히 알아보고 왔을거야. 여기로 날 만나러 오는게 아니었어." 진몽요는 그제서야 알아챘다. "그러게. 마침 출장 나왔다고 해도 길거리에서 마주친것도 아닌데. 여긴 어떻게 찾아온거지? 우리가 여기 있다는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거잖아! 목정침이 보낸게 아닐가?" 온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다. 정 안되면 다른데로 떠나는수밖에 없다. 더 이상 그녀를 방해하지 않을때까지. 다음날 아침. 온연의 가게로 배달주문이 들어왔다. 알바생이 출근 하기 전이라 온연이 배달주문을 확인했다. 주문서의 전화번호를 확인한 온연은 깜짝 놀랐다. "내가 갈게. 금방 갔다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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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장

온연은 감정을 추스른 후 가게로 돌아왔다. 알바생의 얼굴에는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장님, 제가 출근을 너무 늦게 했나요?" 그 말이 온연을 당황시켰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녀는 안야의 뜻을 알아챘다. "아니야. 마침 시간도 나고 그래서 내가 갔다 온거야. 괜찮으니까 일 봐. 난 주방에 들어가봐야겠다." 안야는 이 도시에서 나고 자란 아이였다. 그녀는 가정환경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대학에 붙고도 돈이 없어서 다니지 못했다. 일찍 사회생활에 뛰여든 그녀는 정신이 좋지 않은 할아버지 한명을 모시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순박하기 그지 없었다. 너무 치열하게 살아서 그런지 이쁘장한 얼굴이 조금 탔다. 서빙을 담당하는 백소가보다는 안야가 훨씬 진중했다. 백소가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일찍이 사회로 들어섰다. 사회에서 인생경험을 많이 배우지 못했나보다. 매일 자기 꾸미는데만 정신이 팔려있는지 항상 짙은 화장에 예쁜 옷으로 자기를 꾸몄다. 한달동안 같은옷 돌려입는 것을 본적이 없었다. 비록 싸구려 보세 옷이지만. 손톱에도 항상 쨍한 색갈의 매니큐어가 발라져있었다. 배달이 없을때는 안야가 백소가의 일을 대신 해주곤 했다. 백소가를 해고할지 말지에 대해 이미 서로 여러번 상의를 해봤다. 가게에 일손이 부족했기에 다른 곳보다 월급도 높게 쳐주고 있는데… 백소가가 이가게에서 제일 게으른 직원이었다. 온연은 성격이 순했다. 이미 백소가에게 여러번 주의를 줬다. 온연이 돌아오자 진몽요가 또 한번 제안했다. "연아, 좀 봐봐. 백소가가 저기서 뭘 하는지? 안야가 가게에 있기만 하면 저렇게 부려먹기만 한다니까. 자기는 앉아서 핸드폰이나 놀고. 나이가 그렇게 어리지 않던걸로 기억하는데? 몇살인데 저렇게 자각성이 없어? 오늘은 네가 뭐라고 말려도 내보낼테니까 그렇게 알아." 온연은 홀로 눈을 돌렸다. 가게에는 총 12개의 테이블이 있었다. 지금 총 8개의 테이블이 손님으로 가득 찬 상태였다. 안야는 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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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장

진몽요는 가게에서 싸우고 싶지 않았다. 장사에 방해라도 될가 걱정되었다. 진몽요는 백소가에게 돈을 건네주었다. "자, 여기." 백소가는 액수를 확인 하더니 그녀에게 반항했다. "겨우 이거밖에 안돼요? 저한테 장난 치시는 거에요? 액수가 안 맞잖아요." 진몽요는 백소가의 출결표를 꺼내들었다. "잘 봐, 처음에 일할때부터 말했지? 지각하면 월급에서 깐다고. 너 매일마다 지각했잖아. 그리고 너 여기서 일하는 동안 가게에 커피랑 디저트 계속 공짜로 먹었잖아. 그건 내가 선심써서 빼줄 게. 무슨 문제 있어? 오히려 네가 우리한테 돈을 줘야 할 것 같은데." 백소가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어차피 남아서 버릴 거 좀 먹으면 안돼요? 그게 그렇게 아까워요?" 이렇게 뻔뻔한 사람은 처음 본다. "네가 어디 남아서 버리는 걸 먹었니. 가게에서 제일 비싼걸로 골라서 먹어놓고는. 그게 그거랑 같아?" 자신에게 불리한 싸움이란 걸 백소가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실랑이를 벌이지 않았고 노발대발하며 가게를 떠났다. 진몽요는 기분이 좋았다. 묵은 체증이 내려간듯 마음이 너무 편했다. 아직도 옆에 가만히 서있는 안야의 모습에 진몽요가 입을 열었다. "왜 그래?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백소가한테 한 말이야. 백소가가 워낙 일을 못해서 그래. 넌 이미 엄청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마. 앞으로 보너스 많이 챙겨줄테니까 계속 지금처럼만 노력해줘." 안야는 입술을 깨물더니 낮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저기… 잡일 하는 사람 한명 더 뽑으신다고 하시던데… 대게 무슨 일을 하는지…" 진몽요는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그냥 청소? 설거지 하고, 컵 씻고. 그냥 그런 허드렛일. 왜? 누구 아는 사람 있어?" 안야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요. 저기… 그거 제가 하면 안될가요? 저 궂은일도 잘해요!" 그녀의 대답이 진몽요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배달 일도 힘든데 거기다 잡일까지 하겠다니.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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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장

온연은 그렇게 멀리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그녀는 지금의 생활이 마음에 들었다. 이런 평온한 생활을 즐기고 싶었다. "곧 크리스마스인데. 이벤트라도 해야하지 않을가? 세일이라든지? 거기다가 선물 같은거 좀 주고. 단골손님 잡아야지." 진몽요가 자기의 가슴을 툭툭 쳤다. "그건 나한테 맡겨! 걱정마. 내 전문이니까. 어느정도 세일하는것도 나쁘지 않지. 아 맞다. 이 얘기.. 너한테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온연은 그녀를 쳐다보았다. "응? 무슨 얘기?" 진몽요는 한참을 머뭇거렸다. 그녀가 겨우 입을 열었다. "화내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온연이 입을 삐죽거렸다. "지금 이렇게 사는거 엄청 좋은데 뭐. 나 요즘 멘탈 되게 좋거든. 화낼일 없어. 가게 적자났다는 얘기 빼고. 어서 말해." "목정침이랑 경소경이 우리 맞은켠 건물에 금융회사를 차렸데!" 진몽요가 아주 빠른 속도로 말을 끝냈다. 그녀는 불안한 마음으로 온연의 눈치를 살폈다. "뭐라고? 넌 그거 어떻게 알았어?" 온연의 반응은 아주 컸다. 진몽요가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다. "뉴스… 뉴스보고 알았지. 나도 어쩌다 본거야. 너한테 말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했는데… 어차피 알게 될 일이라서 그냥 알려주는거야. 이렇게 가까운데 있는데. 얼마나 자주 만나겠어. 그렇게 자주 오진 않을것 같아. 솔직히 여기 엄청 후지잖아. 설마 회사 일도 뒤로 하고 여기로 올가. 네가 가게 옮기자고 할가봐 말 못하겠더라. 그럼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잖아. 너무 힘들어. 지금 가게도 겨우 안정된거잖아." 진몽요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미 이 가게에 정이 들어버렸던 그녀는 가게를 옮기고 싶지 않았다. 온연은 머리가 아팠다. 목씨 가문에는 사업이 이미 어마어마하게 있었다. 금융회사를 하나 더 차릴 필요가 없었을텐데. 왜 하필 지금 그것도 내 가게 맞은편 건물에? 생각할 필요도 없이 이유는 명확했다. 진몽요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가게를 옮기기엔 지금까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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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0장

설 연휴 기간, 가게는 휴업을 했다. 이순과 안야는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 온연과 진몽요는 둘이서 지낼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타지에서 보내는 첫번째 설이었다. 섣달 그믐날 저녁, 진몽요는 강령과 한시간째 통화하고 있는중이었다. 온연은 쓸쓸하게 티비에 나오는 설특선 영화를 보고 있었다. 갑자기 온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게 보통의 설 안부 문자라고 생각했던 그녀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진함이 보냈다는 사실을 핸드폰을 들어 문자를 확인하고 나서야 알았다. 새해 축하한다는 인사와 함께 200만원이 입금되었다. 그냥 용돈이라고, 그녀의 어린시절을 보상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별 생각이 없었다. 담담하게 답장을 보냈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문자를 받자 진함은 창가에 서서 미소를 지었다. 창밖에는 눈꽃이 흩날리고 있었다. 보고싶은 사람은 저기 먼곳에 있다. 차가운 핸드폰 위로 띄워진 문자메시지에서 온기가 느껴지는것 같았다. 그녀가 올해 받은 제일 값지고 좋은 선물이었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며 수신화면이 문자를 가려버렸다. 진함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이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로 강연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새해 복 많이 받아! 용돈 줘! 내가 국내 있진 않지만 그래도 용돈은 줘야 된다!" 진함은 잠시 머뭇거렸다. "알았어. 조금 이따 보내줄게." 그때 전화기너머로 불꽃놀이 소리가 들려왔다. 진함이 눈살을 찌푸렸다. "너 해외에 있는거 맞아? 해외에는 불꽃놀이 하는 문화가 없을텐데? 너 출국 안했지?" 강연연이 급히 대답했다. "당연히 했지! 아빠가 얻어와서 몰래 노는거야. 그러게 내가 하지 말랬는데… 그럼 나 먼저 끊을게! 돈 보내주는거 까먹지 말고!" 전화가 빠르게 끊겼다. 진함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의구심이 넘쳤다. 강균성이 귀찮은 걸 얼마나 싫어하는데. 다른사람한테서 불꽃놀이를 얻어와서 논다고? 그럴리가 없다.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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