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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장

"일부러 내가 없는 시간대로 골라서 올 정도야? 나랑 마주치는게 그렇게 싫어? 가더라도 인사 정도는 해야하지 않아?" 그의 말투가 무척이나 담담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기분을 알아차릴수가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를 어떻게 마주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아무렇지 않은척 행동할수 있지?

한참동안 정적이 흘렀다. 목정침은 캐리어를 아래층으로 내려다주었다. 뜻밖이었다.

그녀는 목정침이 떠나지 말라고 하며 자기를 잡을줄 알았다. 옛날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제적으로 옆에 둘줄 알았는데. 이렇게 담담하게 행동하다니. 그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그제야 그와 대화할 용기가 났다.

온연은 그의 발걸음을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귀뒤로 넘기더니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제 물건만 챙겼어요. 돌려줘야 할건 침대맡에 올려놨어요. 탕위엔은… 부탁할게요. 잘 돌봐줘요. 정 싫으면 그냥 무시해요. 다음에 제가 데려갈게요."

목정침은 아무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평온한 얼굴 아래로 그의 심장이 요동치고 있었다. 담담하게 그녀를 보내주는것 말고는 해줄수 있는게 없었다. 그도 그녀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목정침은 그녀의 캐리어를 자기의 차 트렁크에 넣었다. "데려다줄게."

온연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거절하지 않았다. 이게 그와의 마지막 인사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녀가 어릴때부터 느껴보고 싶었던 다정함이었다…

유씨 아주머니와 임집사는 탕위엔을 안은채 대문에 서서 떠나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온연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녀는 창문을 열어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낙엽이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바람에 흩날리다 바닥에 떨어지는게 사람의 인생과 비슷한것 같았다.

목정침은 백미러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목씨 저택이 눈에서 멀어짐에 따라 그의 눈동자에 담긴 미련도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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