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Chapter 401 - Chapter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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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장

밥을 먹은 뒤, 그와 온연과 차를 몰아 목씨 저택으로 돌아갔다. 전지는 몽요를 집에다 바래다주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전지는 또 한 번 그 반지를 꺼냈다. "몽요야, 지금은? 대답해 줄 수 있어?" 진몽요는 숨이 조금 막혔다. "전지… 미안해. 생각할 시간을 좀 줘." 그녀의 말에 전지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반지를 한쪽에 치워놓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내가 퇴원하면 대답해주기로 했잖아. 좋으면 좋은거고, 싫으면 싫은 거지. 그거 하나 고르는 게 그렇게 힘들어? 아님,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생겼어?" 진몽요는 창문을 열어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녀는 창밖을 보며 한참을 멍해 있었다. "아니… 나… 사실은 우리 엄마가 반대할까 봐 걱정돼서… 너도 알잖아. 우리 엄마 성격 이상한 거. 가끔은 나도 감당이 안 돼." 그녀는 자기의 엄마를 방패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전지의 기세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바로 승낙하기에는 후회할 것 같고… 전지는 입술을 깨물더니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정말 엄마가 걱정되서 그런거라면 그건 나한테 맡겨. 내가 해결할게. 더 이상 몰아붙이지 않을게. 난 또 네가 좋아하는 사람 생긴 줄 알고... 깜짝 놀랐잖아."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그때 진몽요의 머릿속에 경소경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의 마음이 요동쳤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짧은 침묵 끝에 전지가 입을 열었다. "지금 다니는 회사 그만두고, 우리 회사로 오는 거 어때? 월급 높고, 일은 쉬운데로 찾아줄게. 나중에 결혼하면 일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돼. 내가 너 먹여 살릴게. 널 남부럽지 않게 살게 할 능력 정도는 있어. 그 땅, 결국 내 손에 들어왔거든. 그 땅이 옛날에 누구 거였는지 알아? 너희 집 꺼야. 목정침이 사서 나한테 줬어. 앞으로 우리 같이 노력하자. 분명 점점 나아질 거야." 목정침이 전지에게 땅을 사줬다니. 그녀는 조금 의아했다. 회사 그만두는 건 한 번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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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장

전지가 자신이 목씨 집안 사생아라는 사실을 인정할 리가 없었다. 그는 눈 밑의 담긴 냉소를 숨기더니 환하게 웃었다. "아는 사람 별로 없어요. 정 못 믿겠으면 몽요한테 한번 물어보세요. 목정침한테 직접 전화 쳐서 물어보셔도 되고요. 맞다, 저번에 말한 땅 증여서 들고왔는데. 한번 보세요. 진짠지 아닌지 한번 확인해보세요." 그가 증여서를 가지고 왔다. 강령은 그 서류를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진짜인 걸 확인하고 나서야 그의 말을 믿어주었다. "아까… 우리 몽요 얘기하던데… 무슨 일 있어? 혹시 둘이 다시 만나?" 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며칠 전에 차 사고가 났었는데 계속 몽요가 간호해줬거든요. 그때 헤어진 것도 저 때문이고... 근데 이제는 아무 문제 없어요. 저는 몽요랑 결혼하고 싶은데. 몽요가 아직 허락을 안 해줬어요. 음… 어머님이 반대하실까 봐 걱정된다고 하던데… 그래서 오늘 찾아뵌 거예요. 오늘 제가 여기 온거 몽요는 몰라요. 제가 너무 일찍 왔나 봐요. 몽요도 아직 방에서 자나요?" 강령의 얼굴에 드디어 웃음꽃이 피었다. "맞아. 방에서 자고 있어. 일단 우리끼리 얘기나 할까? 조금 있으면 깰 꺼야. 너희 둘 사이… 허락 못 해줄 것도 없지. 네가 그때처럼 나쁜 애도 아니고. 몽요 행복하게 해주는 게 제일 중요한 거 알지? 설마 우리 딸, 한 번 더 차 버릴 건 아니지? 결혼은 장난이 아니야. 제대로 잘 생각해봐." 전지는 자신의 확고함을 보여주기 위해 솔직하게 그녀에게 물었다. "저도 알아요. 혼수는 필요 없어요. 다 제가 해드릴게요. 얼마면 되나요? 집이랑 차는 이미 다 가지고 있어요. 대출 없고요. 그 땅 해결되면, 그 자리에 건물 하나 세울 생각이에요. 다달이 나오는 월세만 해도 어마어마할 거예요. 그리고 저 회사도 있어요." 강령의 눈에 생기가 돌았다. "혼자 힘으로 하려고? 너도 목씨 집안사람이잖아. 그럼 목씨 집안 재산에 네 몫도 있겠지? 혼자선 아무리 노력해도 목씨 집안 재산 반도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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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장

진몽요는 웃을 수가 없었다. 왜 하필 백수완 레스토랑이랑 못 넘어가서 안달이지? 그것도 굳이 경소경이랑? 경소경과 아무 사이 아니라고 그에게 해명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강령도 산전수전 다 겪어본 사람인지라 돈만 쓸 줄 아는 게 아니었다. 그녀는 눈치도 빨랐다. 백수완 레스토랑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그녀는 이 일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 “그럴까 그럼? 거기가 확실히 괜찮긴 하지.”강령이 옷을 갈아입으러 간 사이, 진몽요는 그만 참지 못하고 전지에게 물었다. “전지, 이럴 필요까지는 없지 않아? 나 진짜 경소경이랑 아무 사이 아니라고.”그녀의 말에 전지는 기분이 조금 나빠졌다. “아무 사이 아니면 더 방해될 거 없지 않나? 아니야? 편하게 좀 생각해. 둘이 정말 아무 사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난 인내심이 그리 많지 않아, 내가 이쯤 했으면 너도 빨리 답을 줘야지. 나 정말 진심으로 너랑 결혼하고 싶어.”진몽요는 입술을 꼭 깨물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옛날에는 왜 이 불편한 기분을 못 느꼈을까? 잘 생각해 보면 전지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가 다른 남자를 좋아하든 말든, 다른 남자와 밥을 먹든, 술을 마시든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젠 이 모든 것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 거겠지?무거운 분위기에 그녀는 몸을 돌려 강령의 방으로 들어갔다. “엄마 준비 다 됐는지 보고 올게.”방문을 닫은 그녀는 그제서야 한숨 돌렸다. 진몽요는 낮은 목소리로 강령에게 말했다. “엄마, 백수완 레스토랑은 왜 간다고 한 건데? 경소경 만나는 거 어색하지 않겠어?”강령은 대수롭지 않은 듯 대답했다. “어차피 너랑 경소경 연기한 거잖아. 가짜, 어색할게 뭐가 있어? 아님 진짜 경소경이랑 뭐 있는 거야? 너 전에 내가 소개해 준 남자 다 눈에 안 찬다며. 미리 말하는데. 너 전지같이 잘난 남자가 먼저 다시 시작하자고까지 했는데 복에 겨운 소리 하지 마. 옛날에는 전지가 돈이 없어서 반대했던 거지 전지가 목정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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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장

진몽요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진짜 잘 생각해 보고 결정한 거 맞죠? 사랑이란 게 불꽃처럼 다시 되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헤여졌다 다시 만나는 건데, 진짜 다시 예전처럼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그는 오랜만에 사적인 얘기를 꺼냈다. 그래서인지 그의 말이 그녀를 조금 놀라게 했다. 한참 고민 후에야 그녀는 대답 같지 않은 대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삼년이나 만났으니까요. 저는 삼년 동안 진심을 다했어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미 다시 만나보기로 했으니까 진심을 다해보려고요.”드디어 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띄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쪽 일 잘 못하거든요? 딱히 그만둔다고 해도 회사에 큰 손실은 없으니까 걱정은 하지 말아요. 사직서는 흔쾌히 처리해 줄 테니까.”그 말에 진몽요는 경소경을 째려보았다. “드디어 밥만 축내는 직원 처리하셨네요. 어떻게, 제가 축하라도 해드려요? 됐어요, 그냥 그렇게 저 몰래 기뻐하세요. 그럼… 저는 이만 갈게요…”방문이 닫히자마자 그는 사직서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그의 컴퓨터에는 전지가 그동안 했던 악랄한 행동들이 낱낱이 쓰여 있었다. 그는 아직도 망설이고 있었다. 진몽요가 불구덩이로 떨어지게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둬야 하는 건가? 하지만 그는 말할 수 없었다. 한쪽에는 목정침, 한쪽에는 진몽요…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쓰레기통에서 사직서를 다시 꺼내 사인을 했다. 수없이 썼던 자신의 이름을 쓰는 데에 그 어느때보다 더 오랜 시간이 들었다. 퇴근시간이 다가올 때쯤 진몽요가 또 한 번 찾아왔다. “인수인계는 다 끝냈어요. 제 사직서에 사인은 하셨어요? 저 그거 들고 재무팀에 월급 받으러 가야 해요.”그는 사직서를 그녀에게 전해주었다. 그녀가 방을 나서려고 할 때 그의 머릿속에 뭔가가 번뜩였다. “저녁에 같이 밥이라도 먹을래요?”뜻밖의 말이었다. ”밥이요? 왜요? 퇴직 기념이라도 해주시는 거에요?”“그런 셈이죠?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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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장

그녀의 얼굴이 발개졌다. 그녀는 그를 더 이상 나무라지 않았다. 오히려 긴장감에 술잔에 술만 따를 뿐이었다. “당신 정말 미워요…” 그녀의 반응이 경소경을 놀라게 했다. 옛날에 장난 칠 때는 이런 적 없었다. 진몽요가 이렇게 얼굴 붉히며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아닌데… 자기보다 더 독하게 다시 쏘아붙이는 사람인데… 오늘은 왜 평소와 다르지…갑자기 그녀의 핸드폰이 가방에서 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경소경 앞에서 전화를 받았다. “전지? 나 지금 밖에서 밥 먹고 있어. 왜? 누구랑 같이 있냐니, 그냥 친구랑 있어. 뭐? 만나자고? 밥 다 먹으면 늦어질 것 같은데, 내일 다시 얘기하자. 아, 맞다. 나 오늘 회사 그만뒀어. 그래서 내일 시간 많아. 응.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하는걸로 알고 있을게. 먼저 끊을게.”전화를 끊은 그녀는 고개 숙여 열심히 밥만 먹었다. 맞은 편에 앉은 경소경이 풍기는 냉랭한 기운을 발견하지도 못한 채. 와인 몇 잔 들이킨 탓인지, 그녀의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옛날에는 주량이 이거보다 더 좋았었는데, 아무래도 한동안 술을 안 마셔서 그런지 주량이 좀 퇴보한 것 같다.식사가 끝남에 따라 와인도 바닥을 보였다. 거의 진몽요 혼자 마신 것과 다름이 없다. 경소경은 아주 조금 마셨으니까. 우울함을 술로 해소하려는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다. 요즘 진몽요의 생활은 무척이나 우울했다. 그들은 레스토랑을 나왔다. 너무나도 심각하게 빨개진 그녀의 얼굴에 경소경이 진몽요에게 물었다. “아님, 내가 데려다줄까요?”술을 마신 그녀는 대담했다. 그녀는 서슴없이 그에게 말했다. “그럼, 당연히 데려다줘야죠! 설마 지금 나보고 혼자 걸어가라는 거에요? 우리 집이 여기서 얼마나 먼지 알기나 해요? 빨리 운전이나 해요!”그는 이런 그녀의 모습이 무척이나 웃겼지만 이내 그녀를 맞춰주며 조수석 차 문을 열었다. “타요.”차를 탄 후, 그가 입을 열었다. “안전벨트 메는 거 까먹지 말고요.”그녀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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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장

온연은 유씨 아주머니를 의심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고분고분 책을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알겠어요. 어두운데 청소하실 때 조심하세요." 유씨 아주머니가 활짝 웃으며 기뻐했다. 모처럼 목정침이 일찍 퇴근했는데… 유씨 아주머니는 온연이 이 기회를 놓치는 걸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그녀는 방으로 들어갔다. 목정침이 의자에 앉아 책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가 보는 책은 그녀가 보는 책과 카테고리부터 달랐다. 전부 다 영어로 되어 있었다. 그녀는 영어를 못한다. 빼곡히 쓰여있는 문자만 봐도 머리가 아플 정도로. 그녀는 고개를 들어 시계를 쳐다보았다. 저녁 아홉 시밖에 되지 않았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생각한 그녀는 침대에 누워 아까보던 책을 계속 보기 시작했다. 한 줄이나 읽었을까, 옆에 있던 목정침이 비아냥거리며 그녀에게 말했다. "누워서 책보는 건 누구한테서 배운 거야? 눈 나빠지려고 고사 지내는 거야? 볼 거면 일어나서 보든가, 아니면 일찍 자." 그는 마치 애를 훈육하는듯한 말투로 그녀에게 말했다. 그런 그에게 익숙해진 그녀는 책을 한쪽에 치워두고 고분고분 누워 잠을 청했다. 빠르게 방안의 불이 꺼졌다. 바스락바스락 옷을 벗는 소리가 들리더니 목정침도 침대에 누웠다. 그가 또 옷을 벗고 잠을 자려는 걸 알아챈 그녀는 자기 몸을 한쪽으로 옮겼다. 그때 목정침이 온연에게 다가가더니 그녀의 허리를 한 손으로 껴안았다. "왜 내 몸에 가시라도 있어?" 그녀는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아니요… 그냥 조금 더워서…" 그는 에어컨 리모컨을 들어 온도를 16도로 낮췄다. "자자." 온연은 울고 싶었다. 그녀는 하나도 덥지 않았다. 아까 23도가 딱 좋았는데… 온도를 16도로 낮추니 무척이나 추웠다. 침대에 덮을 거라곤 얇은 담요밖에 없었다. 담요를 꽁꽁 둘러쌌는데도 추웠던 그녀는 그만 입을 열었다. "조금 추운데…" 그가 귀찮다는 듯이 리모컨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혼자 알아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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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장

온연은 자신의 자랑 섞인 말투를 자각하지 못했다. 반대로 진몽요는 모든 걸 보아내고 있었다. "참나, 너 지금 네 모습을 봐. 뭐? 이혼한다고? 같이 못 살겠다고? 왜 이렇게 좋아하는데? 내가 볼 땐 너, 목정침이랑 이혼 못해. 사랑이란 감정이 없다고 해도, 가족 같잖아. 정말 부럽다. 바로 이렇게 가족같이 사는 거… 아무리 큰일이 생겨도 이렇게 바로 화해하잖아. 보통 연인이라면 밥 먹듯이 헤어지고 이혼했을걸. 원수처럼." 온연의 입꼬리가 커다랗게 휘어졌다. "미워! 너 회사 그만뒀으면 이제 오후에 시간 많을 거잖아. 카페 가서 차라도 한잔할래? 나 이제 드디어 집 밖에 나갈 수 있거든. 답답해 죽는 줄 알았잖아." 진몽요에게는 오후까지 기다릴 인내심이 남아있지 않았다. "오후 말고 지금 당장 가자. 나 할 말이 있어… 지금 머릿속이 엄청 혼란스러워…" 그 말에 온연은 일의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래. 옷만 갈아입고 나갈 테니까, 주소 보내줘." 약속한 커피숍에 도착한 진몽요는 조금 외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진몽요는 온연을 보자마자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퍼부었다. "연아, 내가 전지한테 미안할 만한 일 했다고 말하면 믿을래?" 온연은 진몽요가 '바람'을 폈다고 까진 생각을 못 했다. "무슨 일인데? 전지 몰래 잘생긴 남자랑 밥이라도 먹었어?" 진몽요의 얼굴이 진지해졌다. "잘생긴 남자는 무슨? 경소경이랑. 밥만 먹었겠어? 경소경이 나한테 키스까지 했어!" 온연의 눈이 동그래졌다. "네가 경소경한테 키스한 게 아니라, 경소경이 너한테 키스했다고? 확실…한 거지? 네가 뭐 좋다고 경소경이 키스하겠어?" 진몽요는 그날 일어난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말했다. 그 얘기를 들은 온연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어떡해. 아무래도 경소경이 너 좋아하는 것 같은데. 아무리 장난이라도 선은 지키는 사람이잖아. 그게 장난이 아니라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네가 너무 취해서 경소경이 먼저 너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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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장

"아, 맞다. 당신이 준 차랑 집, 받을 생각 없어요. 지금은 손에 없어서, 다음에 만나서 드릴게요." 온연이 침착한 말투로 말하자 진함의 얼굴이 굳었다. "시간이 이렇게나 오래 지났는데, 이제 받을 때도 되지 않았어? 그냥 솔직히 말할게. 강연연이 지금 내 집에서 빌붙으며 살고 있어. 먹고 자고 쓰는 돈도 내가 대주고 있지. 네가 그 돈을 돌려주면 아마 걔가 그 돈까지 써버릴 거야. 강연연한테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해. 이렇게 손 벌리는 습관도 나 때문이고. 그래서 이제는 아무것도 안 해주려고. 그러니까 그냥 네가 갖고 있어." 온연은 강연연이 저 정도 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성인이면서 아직도 엄마 집에서 애처럼 빌붙어 살다니. 이제 강씨 집안도 망했으니 강연연뿐만 아니라 강균성도 뻔뻔하게 빌붙어 살 텐데… 그녀는 주스 한 모금 삼키며 그녀에게 말했다. "그럼 제가 대신 보관해드릴게요. 편하실 때 받아 가세요. 저 목씨 집안 사람이에요. 돈 많아요." 온연의 말은 진함은 충격에 빠트리지 않았다. 오히려 진함은 온연을 칭찬했다. "이제 좀 목씨 집안 안주인 느낌이 나네. 전에도 이랬으면 참 좋았겠는데… 그 돈은 내가 너한테 준 거야. 정 받기 그러면 기부라도 하든가. 목정침, 평소에 기부 많이 하던데. 부창부수라고 너도 기부 좀 해야지 않겠어? 난 일이 또 있어서, 먼저 갈게. 다음에 또 보자." 온연은 떠나는 진함을 잡지 않았다. 진함이 계산하고 간 커피와 디저트를 보자 진몽요가 부러움을 참지 못하고 온연에게 말했다. "뭐? 목씨 집안 사람이에요. 돈 많아요? 너도 참 대단하다. 만약 우리 엄마가 나한테 집도 사주고 돈도 준다고 하면 난 엎드려 절이라도 할걸." 온연은 아무 말 없이 고개 돌려 창밖을 쳐다보았다. 진몽요는 테이블에 있는 디저트를 빤히 보더니 흘리듯 말했다. "정말 뭐 없으면 디저트 가게라도 하나 차리든가." 온연은 잠시 멍해 있더니 이내 두 눈이 밝아졌다. "그러게! 디저트 가게나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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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장

그는 담배 한 모금 깊게 빨고는 남은 담배를 꺼버렸다. "나… 나쁘지 않았어… 그 뭐야… 나 홍차 한 잔만 타줄래? 좀 진하게." 그의 입속에 괴상한 맛이 맴돌았다. 담배를 피워도 사라지지 않았다. 홍차가 이 맛을 없애줄 수 있길… 그는 온연이 들고 온 홍차를 허겁지겁 마셨다. 사서 고생이라고 하나. 케잌의 괴상함과 홍차와 섞인 그 맛을 그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는 저녁을 먹지 않았다. 밤사이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더니 결국 다음날 병원으로 향했다. 어제 온 오후 분주히 돌아치던 온연은 피곤했는지 깊게 잠이 들었다. 어젯밤 목정침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온연은 알지 못했다. 그냥 어젯밤 그가 좀 뒤척거렸다고만 알고 있었다. 오늘 아침에도 목정침이 일찍 출근해서 집에 없는 줄 알았는데… "넌 왜 도련님을 고생시키고 그래! 도련님 병원 가셨어. 나랑 임집사는 그런 거 안 따지니까 앞으로 네가 만든 케잌은 우리가 맛봐줄게. 도련님 그만 고생시켜!" 유씨 아주머니가 온연을 나무랐다. 그녀는 어리둥절했다. "어쩐지… 어젯밤에 뒤척거리더라니… 그렇게 심해요? 아주머니는 아무 일 없으셨잖아요. 제가 조금 이따 한번 가볼게요." 유씨 아주머니는 온연의 손에 샌드위치 하나 쥐여주고는 문밖으로 밀어버렸다. "임집사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얼른가! 지금 밥이 넘어가?" 온연은 샌드위치를 먹으며 문밖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사태의 심각성을 의식하지 못했다. 자기도 아무렇지 않은데 심각해봤자 얼마나 심각하겠어? 온연은 병원에 도착했다. 목정침을 본 그 순간 그녀는 유씨 아주머니가 과장한 게 아니란 걸 알아챘다. 목정침의 얼굴에 이 정도로 그늘이 드리운 건 처음이었다. 하룻밤 사이에 얼굴이 이렇게나 상하다니… 그의 손등에는 링거가 꽂혀있었다. 하얀 속살에 비치는 파랗게 혈관이 그의 상태를 대변해주었다. "미안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그녀는 마치 뭘 잘못한 아이처럼 고개를 떨구며 옷자락을 비벼댔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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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장

온연은 목정침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거는 사람이 아니다. 최근 며칠사이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꽤 많아졌다. 그녀가 하는 질문에 그는 무조건 대답했다. "소경이. 술집에서 노는 사진이 찍혀서 뉴스에 나왔어. 별일 아니야." 그녀의 눈이 똥그래졌다. "그런 자극적인 사진 말인가요? 당신도 옛날에 자주 갔었잖아요. 당신은 그런 사진 찍힌 적 없어요?" 그 말에 목정침이 온연을 째려보았다. "난 그냥 분위기 즐기러 간 거고. 쟤네들은 나랑 달라. 재미 보러 간 거라고. 같은 문제가 아니라니까? 난 찍어봤자 별것 없어. 당연히 없지." 밥을 다 먹은 후, 목정침은 곧바로 방으로 돌아갔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전지에게 문자를 보냈다. '네가 한 거지?' 빠르게 답장이 날라왔다. '증거도 없이 그런 소리 하지 마.' 딱히 그리 큰일이 아니라 끝까지 따질 필요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일을 할 사람은 전지밖에 없었다. 합리적인 의심을 해보자면 전지가 경소경을 연적이라 생각해 이런 일을 꾸몄을 수도… 목정침은 전지에게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은 건들지 마.' 목정침이 전지에게 경고했다. 아홉 시가 넘었는데도 온연은 방에 들어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유씨 아주머니는 온연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유씨 아주머니의 시선에 오싹함을 느낀 온연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 "왜… 왜요? 조명청소 하시게요?" 그녀가 유유히 대답했다. "이제 그만 잘 때도 되지 않았니?" 이번에는 별다른 핑계도 대지 않았다. 그녀는 그제야 알아챘다. 유씨 아주머니가 목정침과 친해지라고 자신을 닦달하고 있음을. 에어컨 청소부터 조명청소까지… 하긴, 이젠 애도 못 낳는데… 목씨 집안에서 편하게 지내려면 목정침한테 잘 보이는 방법밖에 없겠지.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방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유씨 아주머니가 자신을 몇 시간이고 쳐다보고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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