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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장

그는 담배 한 모금 깊게 빨고는 남은 담배를 꺼버렸다. "나… 나쁘지 않았어… 그 뭐야… 나 홍차 한 잔만 타줄래? 좀 진하게." 그의 입속에 괴상한 맛이 맴돌았다. 담배를 피워도 사라지지 않았다. 홍차가 이 맛을 없애줄 수 있길…

그는 온연이 들고 온 홍차를 허겁지겁 마셨다. 사서 고생이라고 하나. 케잌의 괴상함과 홍차와 섞인 그 맛을 그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는 저녁을 먹지 않았다. 밤사이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더니 결국 다음날 병원으로 향했다.

어제 온 오후 분주히 돌아치던 온연은 피곤했는지 깊게 잠이 들었다. 어젯밤 목정침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온연은 알지 못했다. 그냥 어젯밤 그가 좀 뒤척거렸다고만 알고 있었다. 오늘 아침에도 목정침이 일찍 출근해서 집에 없는 줄 알았는데… "넌 왜 도련님을 고생시키고 그래! 도련님 병원 가셨어. 나랑 임집사는 그런 거 안 따지니까 앞으로 네가 만든 케잌은 우리가 맛봐줄게. 도련님 그만 고생시켜!" 유씨 아주머니가 온연을 나무랐다.

그녀는 어리둥절했다. "어쩐지… 어젯밤에 뒤척거리더라니… 그렇게 심해요? 아주머니는 아무 일 없으셨잖아요. 제가 조금 이따 한번 가볼게요."

유씨 아주머니는 온연의 손에 샌드위치 하나 쥐여주고는 문밖으로 밀어버렸다. "임집사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얼른가! 지금 밥이 넘어가?"

온연은 샌드위치를 먹으며 문밖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사태의 심각성을 의식하지 못했다. 자기도 아무렇지 않은데 심각해봤자 얼마나 심각하겠어?

온연은 병원에 도착했다. 목정침을 본 그 순간 그녀는 유씨 아주머니가 과장한 게 아니란 걸 알아챘다. 목정침의 얼굴에 이 정도로 그늘이 드리운 건 처음이었다. 하룻밤 사이에 얼굴이 이렇게나 상하다니… 그의 손등에는 링거가 꽂혀있었다. 하얀 속살에 비치는 파랗게 혈관이 그의 상태를 대변해주었다.

"미안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그녀는 마치 뭘 잘못한 아이처럼 고개를 떨구며 옷자락을 비벼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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