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261 - 챕터 270

1359 챕터

제261장

유씨 아주머니는 잠깐 생각하는 듯하더니 말했다.“서영생.”온연은 순간 얼어붙었다.“서영생이요? 확실한거예요?”서영생, 여영생, 이런 우연이 또 있을까?유씨 아주머니는 다리를 탁 치며 말했다.“나도 이제 누군지 생각났어. 분명 이 이름이 맞을거야. 비록 이미 십 몇 년이나 지났지만, 내가 다 까먹을 정도로 늙진 않았지. 서영생이였어, 생긴건 못생겼는데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이였지, 말수도 별로 없고. 생각해보니까 그도 운이 좋았지, 원래 같이 비행기 타기로 한 거였는데 갑자기 장염이 걸렸다고 오전내내 화장실에서 못 나와서 할아버지가 휴가내라고 하셨지 뭐야.”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온연은 탐정한테 여영생이 요양원 들어올 때의 자료와 사진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유씨 아주머니에게 사진을 보여주니 말했다.“전보다 많이 늙었다, 그래도 얼굴 보니까 딱 서영생이구만, 너무 늙어서 못 알아볼 뻔 했잖아.”  온연은 너무 신나서 손이 떨렸다.“아주머니 다시 잘 봐봐요, 확실한거에요?”  유씨 아주머니는 혹시 자기가 잘못 봤을까 싶어 임집사에게도 보여줬다. 임집사는 목씨 집안사람들을 다 정확히 기억해서 한 눈에 알아봤다.“맞네, 그때 그 할아버지 운전기사 서씨.”  이 대답을 듣고, 온연은 마음이 놓였다. 비록 아직 탐정이 여영생이 개명했는지에 대해서 아직 찾아내지 못했지만, 지금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여영생이 온연을 속인 것 이다! 게다가 목씨 집안의 운전기사였다니, 그럼 내부사정은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고, 당시에 비행기에 올라타기 전에 갑자기 못탄게 좀 의문인데, 혹시 비행기가 사고 날거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그녀는 당장 요양원으로 달려가 여영생에게 묻고 싶었지만, 시간이 늦었고 그가 몸이 안좋기도하니 내일 다시 가기로 했다. 한가지 더 이상한 점은, 여영생의 고급 요양원이다. 그는 운전기사 출신인데 어떻게 이런 고급 요양원에 살 수 있을까? 자식들이 출세한 게 아닌 이상 의심해봐야할 필요가 있다.
더 보기

제262장

목청침과 강연연의 일에 대해서 온연은 진몽요에게 숨기고 있었는데, 더 이상 숨길 수없었다.“몽요야, 나 사실 이미 알고 있었어. 목청침이 강연연이랑 다신 연락 안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나도 이렇게 약속을 어길 줄 몰랐어. 일단 그 사람이 지금 출장 중이니까 갔다 오면 다시 물어볼 게, 그러니까 절대 너가 나서지마, 내가 해결할 수 있어. 약속해줘.”  진몽요는 벙찐채로 말했다.“뭐라고? 어쩐지 강연연이 너를 가만두지 않더라니. 집안일이 아니고 이것 때문이였어? 목청침도대단하네! 언니랑 결혼한 것도 모자라 이젠 동생까지, 이런 인간인 줄은 몰랐네. 이런 거 알면 세상 사람들이 퍽이나 걔 좋다고 하겠다. 역시 남자들은 똑같아.”  온연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 얼른 화제를 돌렸다.“저기…내가 문득 서씨가 우리 아빠랑 아는 사이일 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유씨 아주머니랑 임집사님께 물어봤더니, 진짜로 단서가 나왔지 뭐야. 서씨 이름이 서영생이래, 예전에 목청침 아빠의 운전기사였데. 그리고 내가 여영생의 사진까지 보여줬는데 이 사람이 서영생이라고 하더라고.우리가 속았어. 여영생이 서영생이야. 내일 퇴근하고 나랑 같이 요양원에 가자.”  온연은 진몽요의 화제를 돌리는 데에 성공했다.“사실이야? 괜히 발로 뛰어서 고생했네, 진작에 그 분들께 물어볼 걸 그랬어. 좋아, 우선 이 일이 더 중요하니까 청침이 일은 나중에 해결하자.  전화를 끊고 온연은 더 잠에 들 수 없었다. 목청침과 강연연이 같이 뭐하고 있는지를 모르니그녀는 누군가 심장을 쥐어짜는 것만 같았다. 예전엔 절대 이런 일은 신경 쓰지 않았는데, 그치만 약속한 건 지켜야 하는거 아닌가?   긴 고민 끝에 그녀는 전화를 걸었다. 긴 통화연결음 끝에 목이 잠긴 채로 목청침의 목소리가들려왔다.“여보세요..”“어디야?” 온연은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렸다.목청침은 비몽사몽 한채로 대답했다.“출장왔지, 호텔이야, 이제 잠 들었는데.. 2틀후면 갈 꺼야, 왜 갑자기 이 새벽에 전화한 거야? 무슨일 있어?”  온
더 보기

제263장

임집사는 목청침과 몇 마디 더 나눈 뒤 전화를 끊었다. 온연은 식탁에서 죽을 먹으며 좀 찜찜한 마음에 물었다.“아저씨, 걔가 또 뭐래요?”  임집사는 정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도련님이 기다리래.”“기다리라면 기다리는거지 누가 무서울 줄 알고?”온연은 말은 이렇게 해도 속으로는 내심 불안해했다.  오후에 퇴근하고 그녀는 진몽요와 함께 다시 요양원에 갔다. 여영생의 방 앞에 도착하자마자 문이 활짝 열려 있고 아주머니가 청소를 하고 있었다. 안에 왜 사람이 없지?진몽요는 다급하게 물었다.“아주머니, 여기 살던 사람은요? 여영생은요?”  아주머니는 이들을 보더니 이내 말했다.“오늘 아침 일찍 가족들이 데리고 갔는데?”  온연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갔다고요? 어딜요?”아주머니는 고개를 저으면 말했다.“그건 나도 모르지. 듣자 하니 병원 옮긴다는 거 같던데. 여영생씨는 여기 3년이나 있었어, 암에 걸렸는데, 여기 막 들어왔을땐 수술하면 살 가능성이 있다고 했는데 가족들이 수술을 못하게 하나봐. 혹시라도 잘못될 까봐. 그래서 하루라도 더 살려고 여기 있었던거지. 지금은 뭐 수술하고 싶어져도 너무 늦어서 못할 꺼야.”   온연은 다리가 떨려 벽에 기대어 말했다.“아주머니.. 혹시 가족들 어떻게 생겼는지 보셨나요?”  아주머니는 여영생의 가족이 인상깊었는지 말했다.“젊은 청년이였어. 얼굴도 잘 생기고, 키도 크고, 올때마다 양복을 빼 입고 오는데 꽤 비싸 보이던데? 물건들도 항상 제일 좋은 걸로 가져오고, 이 방 보면 딱 알지, 뭐든 제일 좋은 걸로 해줬어. 여영생은 복도 많지, 아들이 효자라서. 게다가 얼굴도 훨씬 잘생겼잖아.”  이 사실은 온연이 알고 있던거랑 좀 달랐다, 여영생이 목씨 집을 떠날 땐 분명 미혼이었는데,갑자기 어디서 아들이 나타난거지? 아무리 계산해봐도 아들이 기껏해봐야 열 몇살일텐데…   그녀는 여영생이 여길 떠난 이유가 자신이 자주 방문해서 라고 생각했다. 그녀를 피하고 싶었던 거겠지. 곧 생을 마감할 사
더 보기

제264장

돈을 받은 탐정은 다시 열심히 수사에 나섰다.  통화를 끊은뒤, 진몽요는 온연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연아, 괜찮아, 이런 일이 한두번도 아니고, 여영생이 죽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다시 찾아낼 수 있어. 그사람이 서씨인줄 알았으면 도망이라도 못 가게 했을 텐데 말이야. 이 사람도 진짜 너무하네,괜히 잘 지내고 있는 너한테 그런 편지를 보내놓고 이제와서 사라지다니. 자기는 곧 죽을지 모르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은 어쩌라는 거야?”  온연은 웃으며 말했다.“내가 찾을 수 있을꺼야, 그가 전에 목씨 집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으니, 그에 대한 정보는 내가 다손에 넣을 수 있어. 죽지만 않는다면, 내가 찾아 내야지.”  이때 갑자기 진몽요의 휴대폰이 울리자 그녀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아 짜증나, 엄마한테 알아서 배달 시켜 먹으라고 돈까지 줬는데 나한테 왜 또 전화하는거야..”라며 진몽요가 투덜거리며 휴대폰을 봤는데 엄마가 아니고 모르는 발신자였다.  온연은 혼이 빠져 요양원 문 밖으로 걸어가는데 진몽요가 불렀다.“연아! 네 애인!”온연은 화들짝 놀랐다.“뭐라고?”진몽요는 핸드폰을 가르키며 말했다.“목청침! 나한테까지 전화왔어!”  온연은 눈썹을 찡그렸다, 목청침이 자신을 찾기 위해 이렇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왜?”  목청침의 목소리가 들렸다.“왜냐고? 너야말로 뭐야? 어제 저녁이 갑자기 전화해선 맘대로 끊어버리고, 아침엔 휴대폰도 ㅇㄹ부러 꺼놓고. 내가 진몽요한테 전화하지 않았으면, 너 못 찾을까봐 전화했다. 나 지금 가는 길이야, 나 만나기 전에 어떻게 변명할지 미리 생각해 둬.”  하나도 빠짐없이 다 들은 진몽요는 절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변명해야 되는 사람은 너지 이 바보야! 난 너처럼 쓰레기 같은 남자는 또 처음 본다! 밖에서 다른 여자랑 연애할꺼면 좀 조용히 할 것이지, SNS에 다 퍼진 거 너도 봤지? 괜히 우리 연이만 불쌍해졌잖아.”  온연은 놀란 나머지 전화를
더 보기

제265장

식당에 도착했는데 예약이 만석이라 자리가 없었다. 기대에 부풀어 있던 진몽요는 실망한 목소리로 말했다.“작정하고 많이 먹으려고 왔는데 자리가 없다는 게 말이 돼? 사장이 운영을 어떻게 하는 거야? 가게가 잘되면 자리를 더 만들던가 해야지! 진짜 영업을 못하네, 앞으로 더 잘될 수 있나 두고보자.”  온연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만약 진몽요가 이 식당의 사장이 경소경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적어도 저렇게 말하진 못할 것이다.  “됐다, 우리 그냥 근처에서 대충 먹자, 밥 다 먹고 쇼핑하자, 넌 좀 늦게 들어가 그래야 청침이가 널 기다리지.” 진몽요는 어쩔 수 없이 나갔다. 백수완식당의 음식을 제일 좋아하는 그녀는 경소경 집에서 먹었던 그 음식의 맛을 당연히 잊을 수 없었다. 아직까지도 그의 음식이 어떻게 백수완식당 음식과 똑같은 맛이 나는지 의심중이다.  온연은 진몽요가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고선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온연은 두리번 거리다 창 가에 있는 중년 남성이 눈에 띄었다. 그는 딱 2가지 음식만 주문했도, 겉모습을 보니 돈이 그리 많아 보이지도 않았다. 게다가 주문한 음식도 비싸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바로 남성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저기..죄송한데 여기 자리가 없어서 혹시 같이 앉아도 될까요? 음식은 저희가 계산할 게요, 괜찮으신가요?”  이 남성은 고민도 하지 않고 알겠다고 대답했다.“그러세요, 저는 금방 먹고 나갈꺼라서. 계산은 안해주 셔도 돼요. 어차피 제가 나갈 때 그쪽 음식도 나올꺼 같아서.”  온연은 미소를 지으며 “감사합니다.”  중년남성을 살짝 웃어준 뒤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온연의 시선이 식탁위에 있던 작은 케이크로 향했는데, 위에는 ‘생일 축하합니다’ 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케이크가 고급스러운 게 딱 봐도 백수완식당에서 만든 케이크였다. 그제서야 이 남자가 왜 여기서 식사중인지 이해가됐다. 혼자서 생일을 보내는 건 슬픈 일이니 차라리 이런 좋은 곳에 와서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
더 보기

제266장

이 소리를 들은 목청침의 시선이 그녀들을 향했다, 온연은 목청침이 온다는 생각에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고개를 숙인 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목청침이 걸어와 웃는 거 같기도 안 웃는 거 같기도 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너네 즐길 줄 아네, 소경이한테 부탁해서 직접 음식 좀 만들어 달라고 말해볼까?”   온연은 귀 뒤로 머리를 넘기며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이틀 후에 온다고 한 거 아니었어요?” 그는 앞에 앉으며 말했다.“원래는 그랬지, 근데 너 때문에 일을 할 수가 없어서 일찍 왔어, 그래서 이제 왜 그랬는지 말해볼래?”  진몽요는 핸드폰에 저장해둔 캡쳐본을 들이밀며 “너가 직접 봐!”  강연연이 SNS의 올린 피드를 보고선 목청침이”그냥 우연히 만난 거야, 사진은 걔가 찍은 거고, 난 그냥 거절을 안한거고. 그렇다고 올리라고 한 것도 아니야. 걔가 올릴 줄 누가 알았겠어? 그리고 걔랑 같이 밥도 안먹었어. 이게 나의 해명이야.”   진몽요는 어이없다는 말투로 말했다.“지금 누굴 속여? 강연연한테 전화해서 삼자대면 할까?”  온연은 진몽요가 혹시 선을 넘을 까봐 그녀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 목청침이 망설임 없이 강연연에게 전화를 거는데 진몽요가 그의 손을 탁치며 ”또 핑계 대려고? 걔 번호도 안 지웠으면서, 이 거짓말쟁이야!”   목청침은 어리둥절 한 채 전화를 끊고 말했다.“진몽요, 일 크게 만들지마.”  진몽요는 기가차서 ”지금 이게 일 크게 만드는걸로 보여? 너랑 강연연이 맨날 일 벌리고, 그거 때문에 연이만 상처받는 건 생각안해? 이건 너네 집 일이니까 내가 더 이상 관여하진 않겠는데, 연이가 너랑 이혼하고 싶으면, 난 두손두발 다 들고 찬성이야. 바람 안 핀 사람은 있어도 한번 핀 사람은 없어, 절대 용서 못하지!”  목청침이 어두워진 표정으로 “나 그런 적 없어.” 라고 말했다.”  온연은 목청침이 이미 화낼 힘이 없는 모습을 보고선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꾸자
더 보기

제267장

온연은 그 순간 웃을 수가 없었다. ”됐어됐어, 다음에 뭐 먹고 싶으면 바로 나한테 말해. 나 이제 들어가 봐야겠어, 늦게 들어가면 또 목청침한테 혼나.”  진몽요는 앞에 오는 택시를 잡고 “그래, 너 먼저 들어가.”......백수완 별장에서 목청침은 마음이 뒤숭숭한지 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옆에 있던 경소경이 어쩔 수 없이 창문을 열며 “말해봐, 무슨 일인데?”  목청침은 서류 가방에서 파일 하나를 꺼내며 “네가 봐봐, 누가 날 괴롭히네.”  경소경도 담배에 불을 붙이고, 파일을 훑어본 그는 욕을 참을 수 없었다.“젠장! 누가 이렇게 간이 커? 두 달 동안 계속 너가 협력하던 곳만 치면서 파트너들이 죄다 그 사람을 선택하게 만들고, 도대체 이 사람 누구야?”  목청침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내가 안 그래도 알아봤는데, 외국회사더라고, 오너도 외국사 람이야. 딱 봐도 상장회사인 거 같은데, 뒤에 누가 있는지 아무리 찾아도 안나와. 안 그래도 요즘 나 끌어내리려는 사람 많았는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타격을 준 사람은 이 사람이 처음이네. 너도 좀 알아봐 줘, 해외지사에 손실이 좀 커서 내가 갔다 와 봐야겠어.”  경소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립이한테는 따로 말 안 할게. 듣자하니 걔 회사도 둘째형한테 넘겨줘야 하는 게 확정된 모양이야, 이제 인수인계해줘야 되는 거 같더라고. 걔가 혼자 인맥으로 해결하려는 거 같아.”  목청침은 자기 앞가림하기도 바빠 그의 일은 신경 쓸 수 없었다.“그래, 피곤하다. 나 먼저 들어갈게, 뭐라도 알아내면 연락 줘.”  ......  이 시각 목 씨네 집, 온연은 목청침이 들어오는 소리에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이미 저녁 11시가 넘어서, 그녀는 도저히 싸울 기력이 없었다.   그는 역시나 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바로 잠에 든 것 같았다.  온연은 조금 의아했다, 그도 피곤해서 트집 잡을 힘이 없었나?  잠시 후 갑자기 그가 다가와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 순간 강연연과의 사진이 생각난 온연은더
더 보기

제268장

아침이 되자 목청침은 온데간데없었다. 온연은 여영생 일 때문에 힘이 쭉 빠져 있어서 그런지 아침 먹을 때 유씨 아주머니가 와서 물었다.“연아 너 또 도련님이랑 싸웠어? 어제 출장 갔다 와서 그런지 아침에 얼굴색이 영 안 좋던데, 너도 똑같네.”   온연은 고개를 저으며 “그이랑 안 싸웠어요, 저도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그냥 기분이 안 좋아서 그런데 그이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 그러니 걱정마세요. 제가 오늘부터 야근해서 돼서, 탕원이 좀 부탁드릴게요.”  유씨 아주머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안 싸웠으면 됐어. 탕원이는 나보다 잘 먹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집에 맛있는 거 있으면 다 하나씩 갖다 줬더니 뱃살이 거의 바닥까지 늘어지겠어.”  온연은 유씨 아주머니 덕에 마음이 놓였다. 밥을 다 먹고 회사로 향했는데, 딱 들어가니 분위기가 영 안 좋았다. 사람들이 다 산만하게 사무실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이상하다 싶어 옆 사람에게 물었다. ”다들 왜 그래요?”  옆 사람은 “임대표님 집에서 누군가 왔나 봐요. 아까부터 계속 큰소리가 났는데 지금은 좀 잠잠해졌네요. 다들 무슨 일인지 모르는데, 한번 들어가 볼래요? 연이씨는 목씨 집안 아가씨니 아무도 뭐라고 못할 거예요. 듣자 하니 회사 오너가 또 바뀌나봐요. 임대표님 있을떄는 운영도 잘해서 저희도 편했는데, 또 사람이 바뀌니 저희도 불안하네요. 서류 가져다주는 척하고 한번 들어가 볼래요?”  온연은 이런 일에 총대 맬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그녀는 임립이 노력해서 얻은 회사인걸 알기에, 회사가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가는걸 볼 수 없었다.  온연은 가방을 내려놓고 아무 서류 하나를 든 채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두드리고 임립이 들어오라고 하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임립의 둘째 형이 있는 게 아니라 웬 백발의 노인이 임립의 자리에 앉아있었고, 정작 임립은 그 옆에 서 있었다. 이건 그녀가 상상한 장면이 아니었다.  노인은 임립의 아버지라고 하기엔 너무 늙었지만, 임립이 늦둥
더 보기

제269장

임립의 아버지는 손에 든 지팡이를 쾅 내려놓고서 말했다.“지금 네가 날 가르치는 거야? 임립, 네 그 어중이떠중이 친구들 다시는 회사에 얼씬도 못하게 해! 이러니까 회사 운영도 못하지, 일주일 시간 줄 테니까 너 비상그룹 당장 둘째 형한테 넘겨!”  임립은 두 손에 주먹을 꽉 쥐며 “왜 그래야 되죠?”  “왜냐면 내가 네 아버지니까! 너는 그저 내가 말하는 대로,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거야. 그렇게 하기 싫으면 우리집에서 당장 나가!” 그의 아버지는 감정이 격해져서 얼굴까지 빨개졌다. “  온연은 문득 진함이 생각났다. 비록 진함은 절대 대담한 사람이 아니었지만, 강균성과 강연연을 선택하고 자신을 버렸다. 그녀는 이런 부모들을 향한 증오를 억누르고 말했다. “어르신, 그럼 저와 목청침이 어중이떠중이라는 뜻인가요? 임씨 집안 정말 대단하네요, 목씨 집안조차 무시하고말이죠. 그리고 저는 그쪽 집안일은 신경 쓴 적도 없고, 쓰고 싶지도 않네요. 그 결정 부디 후회하시길 바랄 게요.”  비록 임씨 집안도 부와 명예가 있지만 목씨 집안을 무시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목청침을 어중이떠중이라고 부르는 건 정말 이례적인 일이다.  역시나, 목청침의 이름을 들은 그의 표정도 살짝 굳었지만, 사과하기엔 너무 늦었다. “어쩐지 네가 운영하는 비상 그룹 실적이 좋더라니, 다 목씨 집안이 도와줘서였고만.” 이라며 어쩔 수 없이 둘러댔다.  임립은 비꼬듯이 말했다.“또 이렇게 나오시네요? 제 친구는 청침이 말고도 경씨 집안 도련님 경소경도 있고, 아버지가 모르시는 친구들 더 많아요. 제가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만약에 비행 회사 둘째 형한테 넘기시면, 저랑 관련된 건 뭐든 다 가져갈 거에요. 목씨 집안과의 협력이던 회사 사람들이던 다 데려 갈테니 남은 거 둘째형한테 주시면 되겠네요.”  그의 아버지는 지팡이로 임립을 치며 소리쳤다.“이런 불효자식! 걘 너 둘째 형이야 인마!”  임립은 통증을 참으며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누가 제 형
더 보기

제270장

임립은 피식 웃으며 “좋아요, 그럼 오늘부터 저는 임씨집안과 아무 상관없는거네요. 근데 제가 듣기론 큰형이 청침이네랑 협력하고 싶어하던데.. 왜 안되는 줄 아세요? 마침 청침이 아내도 이 자리에 있으니 말씀 드리지만, 절대 청침이네랑 협력하고 싶어 하지 마세요, 적어도 제가 살아있는 한 절대 그럴 일 없을거에요. 왜냐면 청침이는 의리를 지키는 친구거든요.”  임립의 아버지는 그를 한번 보고, 또 온연을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가버렸다.  온연은 그제서야 숨을 돌렸다. 사실 아까 그녀는 그의 아버지가 임립을 때리면서 자기까지 때릴까 봐 쫄아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초반에 목청침의 이름을 들먹였던 것이다. 역시 목청침의 이름빨이 좋아서 그런지 임립한테도 도움이 됐다.   그의 아버지가 떠난 후 임립은 넥타이를 살짝 풀며 말했다.“저는 이제 아무것도 남은 게 없네요. 영감탱이가 내가 이룬 수익은 챙겨도 된다고 했는데 회사 지분은 하나도 못 가져간데요. 뭐, 괜찮아요, 그 돈이라도 조금 챙겨서 작은 회사 하나 차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겠죠. 절대 임씨집안한테 지지 않을거에요!”  온연은 한숨을 내쉬며 “제가 그쪽 집안 사정은 잘 모르지만 딱 제가 본걸로만 말하자면 다들 너무하네요. 그치만 혼자서 뭐든 잘할 수 있을거에요, 적어도 아버지 간섭은 안받을테니. 설마 혼자 차린 회사까지 형제들에게 넘기라고 하시겠어요?”  임립은 쓴 웃음을 지었다. “그 분은 그러고도 남을 분 이세요. 나중에는 내 목숨도 자기가 준거라고 은혜 갚으라고 할껄요? 생각만해도 무섭네요. 왜 나를 저렇게 싫어하시는 줄 알아요? 우리 엄마가 바람을 피셨거든요. 근데 아버지가 복수하기도 전에 자살하셔서, 그 모든 증오의 화살을 나한테 돌리신거에요. 우리 형제 중에서 내가 그나마 우리 엄마를 닮아서 괜찮게 생겼어요, 우리 엄마를 닮아서, 그래서 더 싫어하나 봐요. 황당하죠?”   온연은 자신의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제 생각엔 그쪽 아버지 좀 아프신 거 같아요. 나중에
더 보기
이전
1
...
2526272829
...
136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