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271 - 챕터 280

1359 챕터

제271장

그 시각 임가네에선 긴급 가족회의가 열렸다. 물론, 임립을 제외하고.  당연히 온갖 권력과 좋은 걸 다 가로채려는 첫째와 둘째는 가족까지 다 데리고 왔고, 시집간 딸만 참석하지 않았다.  “아버지, 무슨 일로 갑자기 부르신 거예요?” 술 마시며 놀고 있던 둘째는 갑작스러운 호출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는 안색이 어두운 채 말했다. “임립이 목청침과의 사이가 좋은 거 같다. 목청침의 집사람도 임립의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고, 내가 계산을 못했어. 이렇게 되면 우리는 어떻게 해서라도 목청침과의 관계는 끝난 거야!”   둘째는 관심도 없었고 누군가를 탓할 생각뿐이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가 몰랐던 일이잖아요. 안 그래도 지금 저랑 걔랑도 사이가 안 좋은데 이건 제 탓하시면 안 되죠.”.  아버지는 얼굴이 창백해진 채로 “너 그걸 말이라고 하냐? 넌 임립보다 못해! 이런 쓸모없는자식!”  둘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첫째가 고심 끝에 입을 뗐다. “전에 아버지께서 저한테 이리씨를 임립네 회사로 보내라고 하셔서, 저한테 항상 뭐든 보고했는데, 목청침과 관련된 일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설마 립이 눈치채고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은걸까요?”  그는 고개를 저으며 “나도 잘 모르겠어, 네가 한번 이리한테 찾아가서 말해보렴, 아무것도 빠짐없이 얘기해 줘야 한다고. 그리고 임립은 자기가 회사에서 나오는 대신 집에서 나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 아이가 떠나면 모든 걸 다 뺏을 생각이지만, 우리가 오랫동안 노력한 목씨네와의 관계는 가망이 없을 것 같다. 그러니 다 같이 방법을 생각해 보자꾸나.”  이때 첫째가 이의 제기를 했다. “아버지, 비상 그룹 둘째한테 넘기지 마세요. 둘째가 어떤 앤지 모르시는 것도 아니고 분명 아무것도 못 할 거에요. 그냥 계속 임립이 운영하게 두세요, 그래야 목청침을 끌어들이죠.”  둘째는 기분이 확 나빠져서 “형 지금 뭐라고했어? 회사는 뭐 형만 운영할 수 있고 나머지는다 쓸모없다 이거야? 그렇게 따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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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장

모두가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이때 첫째네 가족이 둘째를 못마땅해 하며 말했다.”괜히 우리 체면에 먹칠하는 짓 하지 말죠. 나중이 일 커지면 수습 못해요.”  그러자 둘째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뭐라고요? 이게 뭐가 어때서요? 제 말은 목청침의 아내가 임립을 배신하게 한 다음에, 임립이랑 목청침네랑 싸우면 둘의 사이가 멀어지지 않을까요? 저희한테도 이득은 없지만, 임립이 목청침의 아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 목청침은 임립이 잘못했다고 생각할 것이고, 우리는 중간에 있다가 목청침을 끌어오는 거죠. 그러면 임립한테 복수도 하고 일석이조 아닌가요?”   첫째가 눈을 반짝이며 “아버지, 제 생각엔 꼭 불가능한 것 만은 아닌 거 같아요. 이리가 아직비상에 있으니, 제가 찾아가서 말해볼게요. 목청침의 아내는 당연히 임립을 배신하지 않을 테니 이리가 중간에서 그 역할을 대신해 주면 될 것 같은데요?”  그의 아버지는 잠시 고민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한번 해보지 뭐. 이 일은 첫째 너한테 맡기마. 그래도 내가 널 좀 더 믿으니.”  둘째는 툴툴대며 “제 아이디어를 형이 한다고요? 아버지 너무 사람 차별하시는 거 아니에요?”  그는 둘째는 한번 째려보고선 “너는 제대로 하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 그러니까 닥치고 있어!”......  비상 디자인 그룹의 점심시간. 온연은 입맛이 없어 테이블에 엎드려 쉬고 있다.  회사 사람들이 나 밥 먹으러 나가고, 조용해진 사무실에 홀로 남은 온연은 서서히 머리가 아파졌다.  이때 갑자기 앞에서 구두 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들었더니, 이리였다.  이리는 항상 시간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었다. 밥 먹으러 제일 먼저 나가서 제일 먼저 들어오고, 나가서 먹지도 않고 거의 매일 구내식당에서만 먹는다. 오늘 처음으로 밥을 먹으러 가지 않았다. 가방을 들고 있는 걸 보니 외출하려는 거 같은데 표정이 좋지가 않다.“이주임 님, 나가서 식사하시게요? 요즘 식당 밥도 맛있다던데, 평소에 엄청 검소하셔서 밖에서 잘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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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장

그제서야 그녀는 목청침이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그가 있다면 집안에 생기 도는 거 같았다. 그녀는 하루 일과 끝에 이런 어두컴컴한 분위기인 집에 오면 더 피곤해지는 것만 같았다.  이때 탕위엔이 소리를 내며 그녀의 품에 안겼다. 온연은 그제서야 미소를 지으며 “나 샤워하러 가야돼, 요즘 바빠서 잘 못 돌 봐줘서 미안해.” 탕위엔은 그녀의 말을 알아 들었는지, 슬픈 소리를 내었다.  그녀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탕위엔은 이미 잠에 들었다. 그녀는 깨우지 않고 천천히 탕위엔을 쓰다듬어 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탕위엔의 소리를 듣고 놀라 꿈에서 깬 온연은 황급히 불을 켰는데, 탕위엔 보다 더 놀라게 한 목청침이었다.  탕위엔이 침대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앉아 있으니, 목청침은 방문에 기대어 가만히 서 있었다. 털이 달린 동물에 민감한 목청침은 겨우 침대에 누우려고 다리를 뻗은 순간 탕위엔이 발을 긁는 바람에 쏜살같이 밖으로 나갔다.  그걸 발견한 온연이 재빨리 탕위엔을 안고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다시 방에 돌아온 그녀는 침대 맡에 쓸쓸하게 앉아 무언가를 생각하는 목청침을 보고선 말했다 “내가 집에 왔을 때 너무 피곤해서 탕위엔 신경을 못 썼네요. 지금 괜찮으니 얼른 자요.”  목청침은 그제서야 힘을 빼고 이불 속으로 누웠다. “내가 깨기전까지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해.다시 내 눈앞에 나타나면 국으로 끓여버릴 꺼야.”  이 말이 살짝 기분 나빴지만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굳이 이런 일로 새벽에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저번에 강연연과의 사진도 둘 다 바빠서 그런지 흐지부지 넘어갔다. 역시 사람은 바쁠수록 고민거리가 적어지는 거 같다, 아니, 걱정할 시간조차 없다.   둘째 날 아침, 온연과 목청침은 동시에 일어났다. 세수하고 같이 밥을 먹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밥을 다 먹고 같이 출근하는 길에 목청침을 그녀를 큰 길까지 데려 다 주었다. 시간이 매분 매초가 부족한 그에겐 회사까지 데려 다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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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장

온연은 황급히 자리로 돌아가 자신의 자료를 찾아봤지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자리에 앉은 그녀의 얼굴은 창백 해졌다. “없어요..자료가 없어졌어요. 이 클라이언트는 왜 갑자기 말을 바꾼 거죠? 진짜 너무하네요.”  임립은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지금 제 상황은, 집안 일은 말할 것도 없고 비상이 큰 회사도 아니라 큰 돈 벌기에도 무리에요. 그래서 이런 일은 경쟁사에서 절대 알아서는 안되요, 얘기가 흘러 나가면 상대가 더 나은 조건을 클라이언트에게 제시하고 저희와 분명히 해약하겠죠. 제가 그 돈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꼭 그럴 필요가 없어서였어요. 이해되요?”  온연은 고뇌하며 말했다.”저는 진짜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요, 게다가 저는 일개 디자이너일 뿐이라 이런 중요한 일을 맡을 이유도 없고요. 지금 저는 어떻게 해야 될 지도 모르겠어요. 자료는 제가 분명이 서랍안에 넣어서 잠귀 놨는데, 왜 사라진지 모르겠네요. 이제 어떡하죠?”   임립은 머리가 복잡했지만 애써 침착하게 대답했다. “계약은 이미 물 건너갔고, 야근도 괜히 했네요. 둘때형이 인수할 날도 얼마 안 남았으니, 서류 찾지 말고 그냥 할 일 하세요. 어차피 누가 그랬는지 알아내기도 귀찮고, 내가 이 회사 떠나면 저랑도 상관없는 일이니까요.”  온연은 이를 꽉 깨물고 “아니요, 꼭 알아 내주세요. 분명 회사 내부 사람이 한 짓 일거 에요, 저는 절대 임대표님을 배신하지 않았어요. 만약에 이대로 뒀다가 그 사람이 대표님의 새 회사까지 따라와서 계속 일하게 된다면요? 그때도 다시 배신하지 않을까요?”  임립은 고민 후 대답했다. ”사실 저도 찾아보고 싶은데 이미 너무 지쳤어요. 그냥 넘어가죠, 저는 떠나도 제가 믿는 사람만 데리고 갈 거에요. 가서 일 보세요, 이 얘기 다시는 꺼내지 마시구요. 연이씨 말은 믿을게요.”  온연은 답답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아니, 너무 화가났다. 임립은 자신을 이렇게 믿어주는데, 자신은 오히려 일을 잘 처리하지 못했다. 이 계약으로 인한 수익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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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장

온연은 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선 “고마워요, 제 물건은 안 잃어버렸는데, 일에 관련된 게 없어져서요.”  옆 사람은 자신이 의심받을까 봐 무서워 말했다. “절대 저는 아닙니다!”  온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리를 의심하고 싶지 않았지만 모든 정황이 그녀를 가리키고 있었다. 임립은 이리가 자신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만약 정말 그녀의 짓이라면 임립이 너무 실망할 것 같았다.  그녀는 이리를 탕비실로 불러냈다. 이리는 좀 짜증이 난 듯 ”무슨 일이에요? 지금 일하는 시간이니까 할 말 있으면 퇴근하고 하세요.”  온연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 자료 임씨집안에 안 넘긴건 알고 있어요. 근데 예전에 그집에서 일했었다니 언제 줄지는 모르죠, 무슨 생각이었어요?”  이리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자기가 실수한 거 가지고 왜 저한테 그러세요? 그쪽이 잘못 생각했어요, 나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온연은 실눈 뜨며 말했다.”왜 이게 ‘일’이라고 생각하시죠? 임대표님이 무슨 일인지 말해주지 않았을텐데요. 최근 회사에서 일어난 일은 딱 저랑 임대표님만 알고 있는데, 이래도 발뺌 하실 거예요?”  이리는 그녀를 무시하고선 나갔다. 그녀는 이제 이리가 한 짓이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임립에겐 더 이상 남은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한시라도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온연은 문을 두드리지 않고 바로 임립의 방 문을 열었다.”이리 짓이에요. 어제 저녁 시간에 잠깐 정전이 된 그 시간이었어요. 물증은 없지만 증거는 있어요. 어제 저녁도 안 먹고 계속 앉아 있다가 제 자료를 훔쳐 간 거예요. 아까 찾아가서 말했더니 그냥 가버리더라고요. 분명 알고 있던 눈치였어요, 이번 일 이리한테 말한 거 아니죠?”  임립은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저도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알아내올 줄은몰랐네요.그냥 조금 이해가 안됬어요, 왜냐면 이번 일은 우리집이랑 직접적으로 상관이 있는게 아니라서, 왜 이리가 이런짓을 한 건지 모르겠네요.”  온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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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장

이리는 온연은 슬쩍 쳐다보았다. “제가 이 일을 완벽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들통이난 거예요. 저는 진짜 하기싫 었는데 큰형 분께서 부탁하신 거예요. 이유는 물어봤는데 말해주지 않으셨어요,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라고. 제가 어렵사리 제도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임 씨집안에서 도와주셨는데, 저희 집이 경제 조건이 좋지 않아 잘리고 싶지 않았어요. 수입이 없으면 엄마한테 욕만 먹거든요. 어차피 큰형분의 한 마디면 저를 자를 수 있을 테니, 저도 방법이 없었어요.”  임립은 실망한 듯 말했다. “제가 집이랑 사이가 안좋고 앞가림도 못해서 이주임조차 못 도와줄 거라고 생각한 거예요? 저 못 믿으세요? 그래, 좋아요. 원래 비상 그룹 떠나면 이주임도 같이 데려갈 생각이었는데, 인연이 아니었나 보네요. 이번 일은 큰형을 도왔으니, 큰형이 책임져 주길 바라야겠네요. 여기는 이제 그쪽 필요 없으니 당장 본사로 돌아가세요.”  이리는 고개를 숙이고 나가던 발길을 멈추고 말했다.”죄송합니다…제가 대표님의 믿음을 저버렸네요.”  임립은 짜증이 난 듯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리는 묵묵히 물건을 챙긴 뒤 회사를 떠났다. 온연이 바보가 아닌 이상 이 일의 결말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서 전혀 죄책감을 느끼거나 이리를 동정하지도 않았다. 잘못한 건 잘못한 거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다.  이리가 떠난 후 임립도 자리를 비웠다. 많이 화가 난 모습을 보니 큰형을 찾으러 가는 듯했다. 온연은 그를 말리지 않았다. 그녀는 목청침에게 문자로 일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한 후 시간 되면 경소경보고 임립한테 가보라고 말했다. 혹시라도 그가 큰형이랑 싸울 때 경소경이 옆에 있으면 큰일은 안날 테니 말이다.  목청침이 요즘 들어 너무 바빠서 문자에 답장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답장이 왔다.”OK.”  그 날 임립은 다시 회사에 오지 않았다. 다음날 그는 다시 기를 펴고 회사 사람들에게 내일부터 회사는 둘째 형이 운영한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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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장

임립은 오케이 사인를 하고선 “주말에 잘 쉬세요, 월요일에 새 회산 관련해서 발표할거예요. 지금처럼 잘 해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요, 주소 보내드릴게요.”  오늘을 야근을 안 해도 되는 온연은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향했디. 날씨가 요즘 따듯해져서 그런지, 샤워 후 얇은 옷으로 갈아입고 선 주방에 내려가 유씨 아주머니를 도왔다. 오래간만에 일찍 퇴근한 온연을 보고선 약간 속상한 말투로 “나 도와주지 말고 가서 쉬어, 요즘 일하느라 바빴잖아.”  온연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저는 괜찮아요, 제가 도울게요. 제가 이럴 때나 좀 부지런 하지언제 또 도와드리겠어요.”  유씨 아주머니는 음식을 잘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선”오늘 도련님은 밖에서 먹고 오신데. 참먹을 복도 없지, 네가 만든 음식도 못 먹고 말이야.”  온연은 빨개진 얼굴로 “에이 아주머니~ 장난치지 마세요. 이따가 밥 먹고 몽요랑 나가서 놀려고요. 날씨가 더워져서 옷이 없길래 나가서 여름 옷도 좀 사고 올게요.”  밥을 먹고, 온연은 바로 택시 타고 진몽요의 집으로 향했다. 도착한 뒤 전화를 걸었더니 그녀는 요리를 하고 있었고 옆에선 강령의 쉬지 않는 잔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순간 자신이 타이밍을 잘못 맞췄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바쁜 진몽요의 쉬는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밥을 다 먹고 나오라고 하고 싶었지만, 진몽요는 절대 그러지 못하고 요리를 하다 말고 뒤쳐 나왔다.  “갑자기 웬일이야? 네가 와서 다행이다, 안 그래도 엄마 잔소리 때문에 죽을뻔했어.“  “바보야, 잔소리 듣는다고 안 죽어.” 온연이 웃으며 말했다.  “그냥 해본 말이야.” 진몽요는 입을 삐죽거렸다.  온연은 그녀를 데리고 가까운 식당에 와서 그녀가 좋아하는 몇 가지 음식을 주문했다. 음식이나오기도 전에 갑자기 나타난 강령이 “나 빼고 둘이 맛있는거 먹으려고?”  온연은 난감한 말투로 “ 어머님.. 그게 아니라 그냥 몽요랑 잠깐 놀려고 온 거예요. 식사하셨어요? 안 하셨으면 같이 하실래요?”  강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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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장

강령은 그녀를 째려보고선 “네가 만든 밥은 너도 안 먹으면서 나보고 먹으라고? 맛도 없고만.. 이렇게 좋은 데를 나만 쏙 빼놓고 오고. 엄마는 너 키울 때 좋은 거 있으면 무조건 너부터 줬는데, 넌 애가 왜 그러니? 안 그러니 연아?”  온연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괜찮아요 어머님, 드시고 싶은 거 다 시키세요.”  강령은 만족한 듯 웃음을 지었다.”우리 연이가 뭘 좀 아네, 좋은 남편한테 시집가서, 먹는 거입는 거 걱정도 안 하고, 한 평생 다 쓰지 못할 돈도 있고. 몽요야 너도 좀 보고 배워라. 어떻게 남자친구 찾는지도 배우고. 전지 생각만 하면 내가 화가 나, 우리가 돈 대준 것도 모자라 너의 청춘까지 바쳤는데 얻은 게 하나도 없잖아.”  진몽요는 표정이 싹 굳은 채로 “엄마, 예전에는 한 번도 이런 식으로 말한 적 없잖아요. 아무리 집이 망해도 그렇지 한때는 엄마도 진사모였어요. 그러니 말 좀 조심해 주실래요? 밥 먹으러 오셨으면 밥만 먹고 가세요. 연이가 제일 친한 친구라서 창피할 건 없지만, 다음부턴 이러지 마세요 제발.”  온연은 어떻게든 분위기를 풀어보자 “괜찮아, 너도 그렇게 말하지 마. 우리가 안지가 몇 년인데 그런거 이제 신경 쓰지 말자. 오랜만에 다 같이 모여서 밥 먹는 거니까 기분 좋게 먹자.”  진몽요는 더 이상 공공장소에서 싸우고 싶지 않아 입을 다 물었다.  요리가 하나씩 올라오자 어느새 식탁 한 상을 꽉 채웠다. 강령은 맛있게 먹었지만, 진몽요는그 모습을 보고 웃을 수 없었다.  강령의 이런 모습을 본 온연은 사실 내심 마음이 쓰였다. 한때는 아무런 걱정 없이 살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월세방에서 살고 돈 걱정 때문에 음식도 마음대로 못 먹는다니..  밥은 다 먹었는데 식탁 위에는 손도 대지 않은 요리들이 많았다. 진몽요는 당연히 직원을 불러 포장하려 했지만 강령이 그녀를 제지하며 말했다. “뭐 하는 거야? 창피하게.”  진몽요는 더 이상 상대하기 싫어, 음식을 포장한 후 그녀에게 떠밀었다.”집에 가져가세요, 본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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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장

평소에 양복만 입는 목청침은 양복만 해도 수십 벌이 넘는데 다른 옷들도 말할 필요가 없었다.  드레스룸에서 나온 그녀는 임립에게 문자를 보내자마자 목청침이 올라오는 소리를 들었다. 무겁지만 가벼운 그의 발걸음 소리, 몇 년을 들어서 그런지 소리만 들어도 바로 그 임을 알 수 있었다.  목청침을 문을 열고 들어와 그녀가 침대에 앉아 있는 걸 보자”아직 안 잤어? 나 씻고 올게. 아직 할 일이 남아서 서재에 있을 거야, 먼저 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침대에 누웠다. 그런데 잠에 들지 못하고 욕실 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물소리가 끊기고 가운을 입고 나온 목청침이 물었다.”아직 안 자고 뭐해?”  그녀는 돌아누워 시선을 돌렸다.”요즘 왜 이렇게 바빠요? 그것도 전보다 훨씬. 오늘 금요일인데도 늦게까지 일하는 거면, 주말에도 일만 하겠네요?”  목청침은 느긋하게 그녀를 쳐다보여 “너 지금 안 놀아줬다고 삐진 거야? 네가 나 없을 때만 편히 쉬길래, 내가 집에 오는 게 싫은 줄 알았지.”  온연은 그가 모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다 알고 있었다. 그녀는 차마 그를 쳐다보지 못하고 말했다. “그런거 아니에요. 요즘 뭐하나 궁금해서 물어본거예요. 또 약속 안 지키고 강연연이랑 만날까 봐, 걔가 좋은 꼴은 못 보겠어서요.”  목청침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네 말은, 그냥 내가 강연연을 안 만나기만 하면 된다는 거야질투가 난다거나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고?”  질투라는 단어에 발끈 한 온연연은 “당연하죠! 제가 왜 질투를 해요?”  목청침은 아무런 대꾸 없이 서재로 향했다.밤새도록 방에 오지 않던 그는, 둘째 날 아침이 되어서야 서재에서 나온 뒤, 아침 먹고 다시집을 나섰다. 잠에서 깬 온연은 다시 홀로 남은 자신을 발견했다. 그녀도 왜 자신이 이런 일에 신경 쓰게 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전에는 그가 집에 있을까 봐, 그가 없을 때면 기분이 좋았는데, 지금은 그가 없으니 목 가네가 너무 조용해진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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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장

이 시각 경가네, 경소경은 그의 어머니 하람과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핸드폰이 울렸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걸 본 하람은 “아들, 핸드폰 안봐도 되? 회사에 일 생긴 거면 어쩌려고.”  경소경은 그제서야 핸드폰을 열었는데, 진몽요의 사직 메일을 보고선 입맛이 뚝 떨어진 채 폰을 내려놨다.  하람은 그의 표정 변화를 보고선 “무슨 곤란한 일이라도 생겼니? 네가 아직 어려서 모르는 게 많으니 엄마한테 물어봐도 돼.”  그러자 그는 바로 “어떤 직원이 그만두겠데요, 근데 저는 내보내기 싫은데 어쩌죠?”  하람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우선 상대가 왜 그만두려는지 알아야지. 만약 그저 자신의 직위나 월급에 만족을 못 해서라면, 월급을 올려줘서라도 잡아야지. 그 사람이 인재라면 무조건 맞춰주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인재는 아니에요. 이제 겨우 인턴 끝났고, 일도 잘 못해요 맨날 실수만 하지.”그는 있는 그대로 답했다.“  하람은 조금 놀랐다. ”소경아, 이건 너답지 않은데? 혹시 상대가 여자니?”  경소경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엄마, 엄마가 생각하시는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제 생각에는 그 사람이 발전 가능성도 있어 보이고, 회사에서 나름 복지도 잘 해줬고또 안정적인 직업이 필요한 거 같았는데 갑자기 그만 둘 이유가 없어 보여서요. 메일에는 사유도 안 적고 그냥 그만두겠다고 하네요. 지금은 귀찮으니 월요일에 다시 해결해야겠어요.”   하람은 미소를 지은 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몽요는 답장이 오지 않자 마음이 급해졌다. 그녀는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 주말에 이 일을해결하지 않는다면 마음이 불편할 거 같았다. 딱 경소경에게 전화를 하려던 그때 강령이 와서는 “너 일 그만둔다고? 미쳤어? 그만두면 우리 집은 뭐 먹고 살라고? 난 절대 허락 못 해!”  진몽요는 힘이 쭉 빠진 채로 말했다.”엄마는 그냥 내가 경소경이랑 잘 안될까 봐 그런 거 아니에요? 제가 누누이 말하는데 저는 엄마의 그 환상 못 이루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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