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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장

설은아는 입구에서 계속 하현을 기다리고 있다가 그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안쓰러운 표정으로 재빨리 수건 한 장을 건넸다. 원호가 방금 하현이 모욕당하는 동영상을 최씨 가족 단톡방에 올렸다. 최가 사람들은 지금 좋아요를 누르느라 바빴다. 최가 할머니는 원호를 칭찬했고 그가 특별히 일을 잘 한다고 생각 했다. 은아는 제일 먼저 원호에게 이 동영상을 지워달라고 했지만 결국 최가 사람들에게 욕만 얻어 먹었다. 이 쓸모없는 남자가 최가의 체면을 구겼다고 하면서 만약 설은아를 최가의 외손녀로 삼으려면 이 쓰레기 같은 남자는 집 밖으로 쓸어버려야 한다고 했다. 소위 집안 식구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이런 태도를 보고 은아는 분노했다.왜냐하면 이번엔 두 가정이 처음부터 한 마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하나는 하현을 쓸어버리려고 했고, 또 다른 하나는 하현이 스스로 알아서 나가게 만들려고 했다. “하현, 나 다 알고 있어. 네가 나를 위해 모욕을 달게 받았다는 거!”“원호가 불순한 목적으로 판을 깔았으니 그들을 이렇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은아는 초조하면서도 자책하는 표정이었다. 하현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으며 말했다.“여보, 걱정 마. 난 괜찮아.”“거기다 이 사람들은 천일그룹의 자칭 고위 임원들일 뿐이야. 결과는 3일 뒤에나 알 수 있어!”“그때 내가 반드시 그 현장에 갈 거야. 내가 보는 앞에서 그 사람들이 어떻게 임원이 될 수 있을지는 그때 가서 봐야지!”은아는 하현이 현장에 가서 이 사람들의 추악한 행동들을 폭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하현, 팔로는 허벅지를 비틀 수 없어. 거기는 사람들이 많아서 수적으로 밀려서 네가 가서 무슨 말을 한다 한들 소용이 없을 거야.” “우리 같이 가서 보자. 어쨌든 그때 가서 보면 재미있을 거야.”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같이 가줄게!”은아는 원래 자신은 통합식에 갈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하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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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장

지연이 눈을 가늘게 뜨고 은아를 쳐다보며 얼굴에 미소를 띠고 말했다. “은아야, 마침 잘 왔어. 자, 내가 너희 가족들을 위해서 드레스를 준비했는데 맞는 지 한번 입어볼래?”말을 하는 동안 한 하인이 옷걸이를 내밀었다. 은아와 재석, 희정은 무의식적으로 쳐다보았다. 곧 얼굴색이 비할 데 없이 안 좋아졌다. 이 옷들은 확실히 드레스였지만 집사와 하녀가 입는 그런 종류의 옷이었다. 이때 설지연이 뜻밖에도 하인들이 입는 드레스를 설은아 일가에게 꺼내주었다. 이게 무슨 짓인가?은아의 안색이 바뀐 것을 보고 지연이 담담하게 말했다.“은아야, 내가 듣기로 남원에서는 대 가문이 밖에 나갈 때는 전용 하인들을 몇 명 데리고 다닌다고 하더라고. 그렇지 않으면 가문의 체면이 구겨진대!”“우리 설씨 집안이 오늘부터 시작해서 반은 일류 가문 문지방에 들어선 셈이잖아.”“그래서 꼼꼼히 좀 살펴야 할게 있어!”“우리 집안 하인들 수준이 너무 낮아서 무대에 오를 수가 없잖아. 그래서 너희 가족들을 귀찮게 할 수밖에 없었어!”설지연이 말하는 논리는 당연했다. 은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희정은 이미 화가 나서 온몸을 떨었다.“설지연, 우리는 어쨌든 네 손 윗사람이야. 근데 네가 우리를 네 약혼식에서 하인으로 쓰겠다는 거야?”“허, 이게 내 약혼식이라는 건 알고 있었어? 넌 오늘이 지나면 내가 하 세자의 부인이 된다는 걸 알아야 돼. 강남 1인자의 부인이라고!”“앞으로 나는 설씨 집안의 가장 큰 빽이 될 거야. 너네 집은 고사하고 할아버지라고 해도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돼!”지연의 날뛰는 말에 설씨 어르신은 비록 조금 언짢았지만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 앞으로 우리 설씨 집안은 지연이가 말하는 대로 될 거야!”“재석아, 며느리 관리 잘 해라. 빨리 가서 옷 갈아 입혀. 이제 곧 차량들이 마중 올 거야!”재석은 비록 평소에 패기가 없고 무기력하긴 했지만 오늘 만약 그들 일가가 정말 이 하인들이 입는 드레스를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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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장

“하지만, 설씨 집안을 떠나라는 말은 네가 한 말이니까 그럼 네가 말한 대로 해!”“여기, 계약서 좀 가지고 와봐!”민혁의 명령과 함께 일찌감치 준비되어 있던 계약서 한 장이 배달되었다. 계약서 상의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 설은아 가족은 모든 것을 남겨두고 빈털터리로 설씨 집안을 떠나라는 것이었다. 오늘부터 설씨 집안에 소속된 설씨 회사의 49%의 지분과 자산은 설은아와는 한 푼도 관계가 없다. 설은아는 자발적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계약서의 내용을 보면서 은아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 재석도 몸이 약간 흔들렸다. 희정은 더 심하게 바닥에 주저앉아 참지 못하고 욕을 해댔다.“설민혁, 설지연, 너희 두 사람은 양심도 없구나!”“진작부터 준비를 해 두다니! 고의적으로!”민혁이 냉랭하게 말했다.“고의적이면 또 뭐가 어때서요? 오늘 우리가 두 가지 선택권을 드릴게요!”“첫째, 이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둘째, 하인 드레스를 입고 식장에 가서 하인 노릇을 한다!”지연은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분명 묵인한 것이다.설씨 어르신은 오직 차갑게 말했다.“자, 속도 좀 빨리 내자. 약혼식 할 시간 다 됐어. 좋은 날에 어르신 기분 상하게 하지 말고!”이 말을 들은 재석과 희정은 비참한 얼굴로 서로를 마주보았다. 비록 그들에게 최씨 집안의 큰 빽이 있다지만 설씨 집안을 떠나서 그들이 어떻게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겠는가?그런데 문제는 설씨 집안을 떠나면 그들은 거렁뱅이나 다름이 없는데 최가가 그들을 받아 주겠느냐는 것이다.답은 절대 아니다. 사실 희정은 은아가 회장이 아니었다면 최가 할머니가 그들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을 거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지금 은아가 회장의 자리를 잃는 다면 최가에서 희망을 거는 것은 헛된 꿈이나 다를 바가 없다!이 순간 희정의 시선은 옷걸이에 떨어졌다. 잠시 그녀의 마음이 흔들렸다. 설령 모욕을 당한다 하더라도 거렁뱅이가 되는 것보다는 낫지.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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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4장

“참, 과거의 정을 생각해서 내가 사진 몇 장 찍어서 보여 줄게.”하현이 차갑게 말했다.“너희들이 하인으로 가서 일하는 사진?”지연은 눈가에 경련이 일더니 잠시 후에야 차갑게 말했다. “초상집 개 같은 헛소리에 내가 신경 쓸 거 같아?”하현은 이 사람들을 거들떠 보기도 귀찮아 계약서 사본을 들고 설은아에게로 돌아서며 말했다.“여보, 우리 가자.”멀리 떨어지고 나서야 희정은 하현의 멱살을 잡고 고함을 질렀다.“하현, 네가 뭔데 우리를 대신해서 계약서에 사인을 해!?”“다들 너처럼 거렁뱅이가 돼야 네 마음이 편하겠니?”하현이 위로하며 말했다.“어머니, 걱정 마세요. 은아가 있으니 분명 부귀영화를 누리실 수 있을 거예요!”재석이 탄식하며 말했다.“하현, 너 그렇게 순진하게 굴지마! 은아가 성공한 건 설씨 집안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건 우리가 확실히 인정해야 되는 거야!”“지금 설씨 집안을 떠나 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났으니 우리가 뭘 믿고 기댈 수 있겠어?”하현이 웃으며 말했다.“아버지, 한쪽 면 밖에는 못 보시네요.”“우리가 설씨 집안을 떠난 건 사실 좋은 일이에요.”“잊으셨군요. 전에 외삼촌댁이 은아한테 직접 창업해 보자고 제안했었잖아요!”하현의 말을 듣고 재석은 묵묵히 아무 말이 없었다. 네 놈은 네 싸구려 외삼촌이 그것 말고도 너를 집에서 쓸어내라고 요구 했다는 걸 모르는 구나. 하지만 지금 모두들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재석도 이 말을 꺼내기가 귀찮았다. 이런걸 보고 오십보백보라고 한다. “아버지 어머니, 제 생각에는요. 천일그룹이 은아를 회장으로 임명했기 때문에 설씨 집안이라고 해도 인정하지 않을 거예요!”“오늘 우리가 자산 통합식에 가서 우연히 하 세자를 만나면 은아의 회장 자리를 지켜줄 수도 있잖아요.”재석은 어이없어하며 말했다.“하 세자를 우연히 만난다고? 우리가 들어 갈 수나 있을까?”하현이 웃으며 말했다.“아버지, 잊지 마세요. 은아는 아직 회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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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장

“오늘부터 설씨 집안은 일류가문의 문턱을 반은 넘은 셈이야!”“여러분 오늘 저녁 저희 집에 오셔서 술 한잔 드시고 가세요……”부잣집 사람들은 하나 같이 똑똑한 사람들이었다. 이 말을 듣고 바로 큰 소리로 축하를 하며 심지어 설지연 일행을 환송하기까지 했다. 다들 모두 부러워하는 얼굴이었다. 하 세자가 청혼한 일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여주인공을 보면서 모두들 부러워하며 질투하고 있었다.이것은 필경 하늘로 날아올라 나무 위에 오른 봉황과 같았다!이런 가운데 유명한 스타가 등장하는 것만큼이나 거대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그러나 설씨 가족들이 렉서스 차량 행렬에 접근하려고 할 때……원래 주차되어 있던 차량 행렬이 갑자기 시동을 걸고 유턴을 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빨리 멈추게 해!”“신부측이 아직 차에 타지 못한 거 못 봤어!?”이때 설씨 가족들은 모두 놀라 멍해졌다. 잠시 후 설씨 집안 사람들은 온몸으로 차를 세우기 시작했다.하지만 문제는 이 전용차 기사들은 전부 우윤식이 직접 고른 것이라 냉혹하기 짝이 없었고 명령만 충실히 이행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도처로 뛰어 다니던 설씨 사람들을 전혀 살피지 않았다. 이 장면은 순간 더할 나위 없이 난처해졌다. 설가 사람들은 대대적으로 전용차에 오를 기세였고, 심지어 설지연은 여주인공 행세를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근데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가?마침내, 설민혁은 좋은 생각이 떠올라 큰 소리로 욕을 했다.“재수없게! 이게 다 은아네 가족 때문이야. 일찍도 늦게도 아니고 하필이면 딱 이때 와서 우리 시간을 지체하게 만들다니!”“원래 8시 반에 차를 타기로 했는데 벌써 5분이나 지났어!”“남원의 규정대로 시간이 지났으니 우리는 전용 차를 타고 갈 수가 없어.”설씨 집안 사람들은 너도나도 맞장구를 쳤다.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서로 쳐다보았다. 남원에 이런 규정이 있었나?다들 약혼식에 참석한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자세한 사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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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장

그들은 원래 은아의 얼굴을 앞세워 잠입해 들어갈 수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보려고 했었다. 그런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누군가 초대장을 건네주다니?이게 무슨 상황이지?설은아는 의아한 듯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설마 네가 시킨 건 아니겠지?”하현은 눈썹을 찡그렸다. 그가 보낸 것이 아니었다. 이때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나 아니야, 우리 입장할 때 이런 건 필요 없어!”원래 재석과 희정은 하현에게 약간의 기대를 걸었지만 지금은 한숨을 쉬었다. 역시 그러면 그렇지! 또 뭘 바라겠냐?“허, 당연히 이 폐물은 아니지.”이때 한바탕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멀지 않은 곳에서 대두에 큼지막한 귀를 가진 남자가 벤츠 뒷자리에서 힘겹게 내렸다. 이 사람을 보자 은아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 사람은 다름 아닌 이전에 원호가 은아에게 소개시켜줘서 알게 된 나씨 집안의 나민영이었다. “이 분은……”이 사람이 벤츠를 타고 온 것을 보고 희정은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그녀는 항상 허영심이 있어서 이때 나민영을 보고 눈 앞이 밝아졌다. 이런 사람이야 말로 자기 딸과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민영은 애써 점잖은 모습을 보이며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최씨 어머니시죠?”“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남원 일류가문의 나민영이라고 합니다. 현재 남원 은행의 지점장을 맡고 있습니다.”“민영이구나!”희정은 마음에 들어 하는 얼굴이었다. 이런 사람은 아주 훌륭하다. 나민영은 계속해서 말했다. “식장에 들어가시는데 초대장이 없다는 소식을 방금 전해 들었어요.”“그래서 제가 특별히 나씨 집안 쪽에서 세 장을 가지고 왔습니다.”이것은 분명 원호가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나민영에게 알린 것이다. 희정은 너무 기뻐하며 말했다.“민영아, 넌 역시 능력이 있구나!”“은아야, 너 빨리 와서 나 은행장님께 감사하다고 해야지!”재석은 이때 나민영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중얼거리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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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7장

“앞으로 아저씨 아주머니의 일은 저희의 일이 될 거예요!”“저희 나씨 가문이 비록 일류가문이긴 하지만 정상급 가문들도 저희 나씨 집안 사람들을 건드리려면 잘 헤아려봐야 할 거예요!”은아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나민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저씨, 아주머니, 저와 은아씨의 일은 최가 할머니도 동의를 하셨어요. 앞으로 저희 나씨 집안과 최씨 집안은 한 식구예요!”“이제 성대한 식장에 같이 가보실까요?”“하지만 초대장이 딱 3장 밖에 없으니 이 거지는 아마도 들어갈 수 없겠죠?”나민영은 하현을 가리키더니 두 팔을 감싸며 팔짱을 낀 채로 승리자의 표정을 지었다. 희정은 곧 냉담하게 말했다.“너는 폐물이야. 방금 까지도 감히 네 멋대로 서명을 해서 우리 집안을 다 죽여놨잖아!”“이런 사람은 자기 혼자 알아서 살다 죽게 내버려 두는 게 나아. 상대할 필요도 없어!”“은아야, 가자. 빨리 들어가자!”재석과 희정 두 사람이 하현을 따돌리는 모습을 보고 은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아빠, 엄마, 가시고 싶으시면 가세요. 저는 안 갈래요. 저는 하현이랑 밖에 있을게요.”나민영이 웃으며 말했다.“아가씨, 저도 아가씨가 마음씨가 좋다는 건 알고 있어요. 이런 폐물은 걱정하지 마세요.”“그럼 이렇게 하는 게 낫겠네요. 제가 그를 들여보내 줄 수는 있는데 하인들이 들어가는 길로 가야 할 거 같아요!”은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금방이라도 화가 날 것 같았다. 희정은 서둘러 말했다. “민영아, 아니면 우리 먼저 들어가자! 은아는 혼자 좀 진정을 한 뒤에 잘 생각해 보라고 하고.”희정은 은아의 성격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이때 굳이 들어가자고 하면 어떤 결과를 불러올 지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나민영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그럼 우리 먼저 들어 갈게요. 은아씨, 후회가 되면 언제든지 저한테 전화하세요.”말을 하면서 그는 은아에게 초대장 한 장을 건네 주었고 하현은 한 번 쳐다보지도 않고 돌아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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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장

잠시 후 은아는 실망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우리 돌아가자.”분명 그녀는 일이 이 지경까지 발전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현은 여전히 큰 소리만 치고 조금도 현실에 발을 들여놓으려 하지 않았다. 원래 하현에 대해 조금 양심의 가책을 느꼈던 은아는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극에 달했다. 어떻게 이렇게 자기 남편은 큰 소리 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줄을 모를까?하현은 그 순간 뒤편에 있는 백운별원을 보며 말했다.“우리는 갈 수 없어. 이따가 부모님이 전화로 도움을 요청 하실 거야.”은아는 얼굴을 가린 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하현, 도대체 너는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오는 거야?”“너 또 뭘 하려고 그래? 일이 생기면 이슬기씨한테 도와달라고 그러게?”“너 인맥도 한번 쓰면 한번은 쉬어줘야 하는 거 몰라?”“게다가 너는 대장부가 되가지고 무슨 일만 조금 생기면 다른 여자한테 도움이나 청하고, 너는 내 생각은 안 해봤어?”“너는 내가 창피하지 않을 거 같아?”“됐다. 기왕 네가 부모님한테 문제가 생길 거라고 장담을 했으니 그럼 어떻게 되나 기다려 보자.”다른 한 편, 백운별원 바깥 입구. 나민영은 이때 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 “아저씨, 아주머니, 남원에 오신지 얼마 안되셨으니 아마 저희 나씨 집안에 대해 잘 모르실 거예요.”“제가 대충 소개를 좀 해드릴게요. 남원에서 저희 나씨 집안은 심지어 강남 전역에까지 금융업과 은행 일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지금 남원에 있는 은행의 약 50%는 저희 나씨 집안이 장악하고 있어요.”“제가 비록 나씨 집안의 후계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저희 집안에서 제 신분이 낮지는 않아요. 저는 지금 남원 은행의 지점장이잖아요!”“아저씨 아주머니께서 만약 대출을 받아 집을 사시려고 하시거나 장사를 하시려면 얼마든지 말씀해주세요. 제가 최대한 할인을 해드릴게요.”재석과 희정은 이채로운 눈빛을 드러냈다. 나민영이 비록 못생기긴 했지만 집안 배경이나 신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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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9장

하현과 나민영을 잘 비교해보면 은아도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당연히 알 것이다. 재석도 입을 열었다.“사실 우리는 진작부터 하현 이 데릴사위를 쓸어내려고 했었어!”“결혼한 지 3년이 지났지만 그와 은아의 결혼은 사실 유명무실한 거나 마찬가지야!” “안타깝게도 오랫동안 일이 잘못돼서 그를 쓸어내지 못하고 흐지부지해졌던 거지!”“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나민영은 이 말을 듣고 순간 마음이 놓였다.은아에게 장가를 들려고 하는 것은 그녀의 외모 때문만이 아니었다. 최가와 관계를 맺기 위해서였다. 최가는 남원의 5대 일류 가문에서 실력이 가장 약했다. 하지만 최가는 벼슬아치 집안이라 외손녀의 사위가 될 수만 있다면 나민영에게는 나씨 집안에서 자신의 지위를 높일 수 있는 기회였다. 이것이 그가 이렇게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진짜 이유였다. 이들이 웃고 떠드는 사이 벌써 백운별원의 정문 입구에 도착했다. 이곳은 벌써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비록 오늘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고 싶어했지만 초대장을 가진 사람은 백 명중 한 사람도 안될 것이다.심지어 지금 백운별원 밖에서는 많은 언론이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어쨌든 오늘은 남원 상류층 사람들의 대규모 모임인 셈이었다. 이 곳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단연 거물들이었다. 이때 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나민영의 뒤를 따라 앞으로 걸어가며 주위를 두리 번 거리며 흠모하며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들을 즐기고 있었다. 입구에는 지금 경호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이 경호원들은 모두 양복으로 갈아입었을 뿐 당도대에서 임시로 배치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 군사들에게서 나오는 병왕의 아우라는 하씨 가문도 감출 수가 없었다. 이 사람들이 있었기에 현장에서 감히 소란을 피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나하나 꼼꼼하고 진지하게 초대장을 검사했다. 곧 나민영이 도착했다. 그는 초대장을 내밀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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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장

그 자리에 있던 세 사람을 모두 한데 모았다. 어떤 사람이 적을 상대하려는 듯 오른 손으로 허리춤에 차고 있던 칼자루를 눌렀다. “이런 중요한 자리에 감히 가짜 초대장을 가져오다니 당신들이 다른 속셈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어. 경찰서로 보내겠어!”사방의 매서운 살의를 느끼며 당도를 꺼낼 듯한 모습을 보고 나민영과 두 사람은 놀라 오줌을 쌌다. 그들은 줄곧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며 지냈으니 언제 이런 장면을 본적이 있었겠는가?나민영은 순간 쫄았다. “제 잘못입니다. 제 잘못이에요. 바로 갈게요!”스태프는 냉소하며 말했다.“가? 이번에 우리 하 세자님이 청혼하는 자리라 안보가 최고 수준이야!”“가짜 초대장을 들고 와서 입구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이제 와서 도망을 치겠다고? 당신들의 목적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네!”“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당도대 사람들이야. 오늘 우리는 안보를 돕도록 당도대에서 파견됐어. 오늘 해외의 무장괴한들이 소란을 피울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지금, 우리는 당신들을 해외 무장괴한처럼 취급할 권리가 있어!”말을 하면서 그들은 칼을 뽑아 들었다. 이번에 대장의 중요한 의식이 있을 것이다. 누가 감히 이 자리에서 소란을 피운다면 이것은 곧 대장과 당도대 전체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이 스태프들은 모두 당도대에서 온 군사들이었다. 게다가 한 사람 한 사람 몸에 당도의 칼자국들이 있었다. 나민영은 이때 바로 오줌을 쌌다. 그는 다른 사람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재석과 희정 두 사람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이 초대장은 내가 받은 게 아니라 이 두 사람이 나한테 준거라 나도 가짜인지 몰랐어요!”이 말이 나오자 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곤경에 처했다고 그들을 바로 귀신취급 하다니?방금 까지만 해도 그들의 노후를 잘 보내도록 해주겠다던 효자의 모습은 어디 간 거지?희정은 지금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나민영, 할머니가 정말 너를 잘못 보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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