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품 롤렉스 시계를 다 만지작거린 뒤에야 하현은 고개를 들고 엷은 눈빛으로 흘겨보며 말했다. “너 이렇게 정정당당하게 나를 만나러 오면 하민석이 알까 봐 두렵지 않아? 널 가지고 놀다 죽이는 거 아니야?”“그가 이렇게 귀여운 여동생을 아까워하지 않겠어?”하수진은 애교 있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귀여워?”하현은 지난 날을 떠올리며 입가에 비웃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눈앞에 있는 이 여인은 모략가, 팜므파탈, 얼음미인, 녹차녀 등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유독 귀엽다고 표현을 하다니, 그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물론 하현도 그녀의 아름다움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은 무기일 뿐만 아니라 흉기이기도 했다. 나라와 국민들에게 재앙을 가져올 흉기였다. “내가 귀엽지도 않은데 오빠는 왜 그 때 나를 하씨 가문으로 데리고 갔어?”하수진의 가볍고 담담하게 말하면서 지난 날을 회상했다.“내가 겨우 8살 때 너를 하씨 집안에 데리고 왔는데, 그 때 길거리에서 아무렇게나 있던 3살짜리 여자 아이가 십여 년 만에 나를 죽이려 할 줄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물론, 나는 후회하지 않아.”“과거의 나는 너무 자신만만해서 나는 이 세상에서 내가 못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부심이 강했어.” “그래도 너, 그리고 다른 세 녀석이 나를 가르쳐줬지. 그런 점에서 나도 너희들에게 감사해야지.”하현은 입가에 담담한 웃음을 띠었다. 마치 3년 전 하씨 가문에 일어난 일들의 절반은 거짓인 것 만 같았다. “오빠, 나는 3년 전에 일어난 일이 오빠에게는 매우 불공평했다는 걸 알아. 하지만 이건 할머니의 결정이었고, 나는 실행에 옮길 수밖에 없었어.”하수진은 해명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 언제 하수진이 감히 당치도 않은 사람이 된 거야?”하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인정해, 늙은이의 명령이 없었어도 너희들은 나에게 손을 댔을 거야.”“나의 존재 자체가 너희들에게는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