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재벌 사위면 될까?: Chapter 511 - Chapter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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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장

설재석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온 큰 프로젝트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겼고, 딸의 기본 합의서는 다른 사람이 서명을 해버렸다.지금 다른 설씨 식구들의 딸들이 모두 부잣집에 시집 가는 것을 보면서 그의 마음속이 얼마나 괴로운지는 말할 것도 없었다. “보아하니, 하현 이 폐물과 은아는 반드시 이혼을 시켜야 해. 그렇지 않으면 살 필요가 없어. 우리의 삶은 더욱 비참해질 뿐이야!”희정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설재석은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나는 안 시키고 싶은 줄 알아? 어르신이 경고하셨잖아. 설씨 집안의 경삿날인데 만약 무슨 불길한 일이라도 생기면 그건 내 책임이라고!”“설씨 어르신은 은아가 다른 사람의 자리를 뺏을까 봐 두려워하고 계셔. 이런 상황에서 은아가 이혼하기를 원치 않으실 거야!”희정은 ‘짝’하고 설재석의 뺨을 때리며 매섭게 말했다. “설재석, 너는 설씨 어르신이 말하면 뭐든지 다 그대로 하니? 너는 네 의견도 없어?” “먼저번에는 왕세자, 그 다음은 하 세자야!”“만약 우리 딸이 그 폐물에게 시집을 가지 않았더라면 이 모든 건 다 우리 것이 될 수 있었어!”“지금 우리 딸은 아무것도 건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힘들게 얻은 것조차 다른 사람에게 넘겨줘야 한다고!” “넌 이게 공평한 거 같아?”설재석은 탄식하며 말했다.“나도 불공평한 거 알아, 하지만……”“됐어. 이 일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은아와 폐물은 반드시 이혼 시킬 거야. 이번에는 계속 그들을 가만 내버려두고 있지는 않을 거야!”희정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전에 너무 부드러웠다고 여겼다. 비록 계속 말로는 그들에게 이혼하라고 했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들이 바로 가서 이혼을 하도록 호되게 독촉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자신의 딸은 아마 하 세자에게 시집갈 기회를 얻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남원의 하늘! 진정한 최상급 가문!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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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장

한 30분 정도를 기다린 뒤에야 하현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는 음식을 손에 들고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제가 방금 시장에 갔다가 할인하는 음식을 좀 사왔어요. 오늘 저녁 같이 먹어요.”은아가 웃으며 말했다. “좋아!”희정과 설재석은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 절대적인 실망감이 넘쳐났고,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 했다. 설은아가 이혼하고 싶어하지 않으면 그냥 내버려두자. 결국 그들도 단념했다. 이때 그들의 마음은 이미 설유아를 향해 있었다.……다음날 설은아는 회사에 출근을 해야 했고 하현도 함께 나갔다. 떠나기 전 희정은 부탁하며 말했다.“은아야, 이제 곧 국경일 휴일이잖아. 네 동생이 막 전학을 와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적응을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네가 휴일에 가서 유아 좀 집으로 데리고 와.”희정은 지금 완전히 단념을 하고 큰 딸은 쓸모가 없으니 작은 딸을 키우려고 하였다. 자신의 막내딸을 잘 키워서 이번엔 꼭 귀한 사위를 데리고 와야 한다.“알겠어, 엄마.”설은아는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사실 요 며칠 그녀는 잘 지내지 못하고 있었다. 설씨 회사는 지금 남원에서 모든 업무를 다시 시작해서 잘하고 있었고, 회사 건물 부지도 선정이 잘 되었다. 천일그룹측에서는 수시로 시찰을 하러 오고 있는데 매번 태도가 아주 좋은 걸로 봐서 하 세자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설은아는 더욱 더 소외되어 갔다. 원래 설씨 어르신은 그녀에게 한 자리를 주기로 했지만, 지금은 아예 회사 후방에 있는 부서에서 일을 하도록 지시하셨다. 이 부서로 말할 것 같으면 듣기에는 좋으나 사실상 아무 할 일도 없는, 돈도 없고 권리도 없는 그런 자리였다. 하지만 설은아는 이런 상황에서 싸워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그저 묵묵히 견뎌내고 있었다. 이 모든것을 지켜보고 있는 하현이였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마치 아무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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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장

골동품 롤렉스 시계를 다 만지작거린 뒤에야 하현은 고개를 들고 엷은 눈빛으로 흘겨보며 말했다. “너 이렇게 정정당당하게 나를 만나러 오면 하민석이 알까 봐 두렵지 않아? 널 가지고 놀다 죽이는 거 아니야?”“그가 이렇게 귀여운 여동생을 아까워하지 않겠어?”하수진은 애교 있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귀여워?”하현은 지난 날을 떠올리며 입가에 비웃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눈앞에 있는 이 여인은 모략가, 팜므파탈, 얼음미인, 녹차녀 등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유독 귀엽다고 표현을 하다니, 그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물론 하현도 그녀의 아름다움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은 무기일 뿐만 아니라 흉기이기도 했다. 나라와 국민들에게 재앙을 가져올 흉기였다. “내가 귀엽지도 않은데 오빠는 왜 그 때 나를 하씨 가문으로 데리고 갔어?”하수진의 가볍고 담담하게 말하면서 지난 날을 회상했다.“내가 겨우 8살 때 너를 하씨 집안에 데리고 왔는데, 그 때 길거리에서 아무렇게나 있던 3살짜리 여자 아이가 십여 년 만에 나를 죽이려 할 줄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물론, 나는 후회하지 않아.”“과거의 나는 너무 자신만만해서 나는 이 세상에서 내가 못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부심이 강했어.” “그래도 너, 그리고 다른 세 녀석이 나를 가르쳐줬지. 그런 점에서 나도 너희들에게 감사해야지.”하현은 입가에 담담한 웃음을 띠었다. 마치 3년 전 하씨 가문에 일어난 일들의 절반은 거짓인 것 만 같았다. “오빠, 나는 3년 전에 일어난 일이 오빠에게는 매우 불공평했다는 걸 알아. 하지만 이건 할머니의 결정이었고, 나는 실행에 옮길 수밖에 없었어.”하수진은 해명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 언제 하수진이 감히 당치도 않은 사람이 된 거야?”하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인정해, 늙은이의 명령이 없었어도 너희들은 나에게 손을 댔을 거야.”“나의 존재 자체가 너희들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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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장

스위트 룸에서 하수진은 하현이 떠나간 방향을 잠시 바라보다가 잠시 후 갑자기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둘째 오빠. 우리 형님이 방금 한 말들이 나 들으라고 한 소리야? 아니면 너 들으라고 한 소리야?”스위트 룸 내부, 이때 한 남자가 손에 옥 바둑을 들고 밖으로 나오며 천천히 말했다.“나 들으라고 한 소리고, 너 들으라고 한 소리야……”“그럼 오빠는 무섭지 않아?”하수진이 말했다.“뭐가 무서워? 사나운 말을 제압하고 싶다면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돼. 하씨 가문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하민석의 병든 눈동자 사이로 옅은 붉은 빛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는 곧 평온을 되찾았다. 하수진은 이 말을 알아 들었는지 못 알아 들었는지 담담하게 말했다.“형님이 선전포고를 하셨으니 형수를 상대로 작게 수작 부렸던 건 그만 둘게.”“네 마음대로 해……”하민석은 스위트 룸을 나갔다. “하지만 내가 충고 한 마디만 할게. 노는 건 좋은데 어떨 때는 놀다 보면 내가 너를 구할 수 없을 지도 몰라!” 이 말을 남기고 그는 사라졌다. 곧 하수진의 얼굴엔 미소가 사라졌고 천장에 있는 부조를 한참 쳐다보다가 문득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남자는 이렇게 재미가 없어……”“너희들은 큰일을 하고 싶어 하면서도 작은 일 밖에는 못하지. 나는 더 크게 놀고 싶어. 이번에는 큰 아주머니가 마음껏 놀아줄게……”곧 이어 그녀는 전화 한 통을 걸었다. ……이튿날, 무거운 소식이 남원 전체에 거친 파도를 일으켰다. 천일그룹 고위 임원들은 며칠 동안 연구한 끝에 많은 자원들을 한데 모아 하나의 큰 회사로 합병하기로 결정 했는데, 그 중에는 설씨 회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심지어 설씨 회사는, 새롭게 설립된 회사 안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 새 회사는 설씨 회사의 멤버들로 구성되었다. 기존의 프로젝트와 자산 외에 새 회사의 주요 담당 프로젝트는 대모산 리조트였다. 이 큰 프로젝트는 이미 3년 전 다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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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장

이 갑작스러운 일은 설씨 집안의 아직 결혼하지 않은 여자들을 매우 기쁘게 했고 흥분해서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게 했다. 그녀들은 하 세자가 보낸 선물이 분명 미래의 아내 될 사람에게 보낸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누가 이 새 회사의 51%의 지분의 권력을 얻든지 간에 그 사람이 진정한 회장이었다. 설씨 어르신은 바로 교체될 것이다. 이 날, 설씨 집안의 모든 친척들이 새로운 회사 빌딩 안에 모여 직접 내부 회의를 열었다. 설씨 어르신은 높은 회장 자리에 앉아 설씨 집안 사람들을 내려다 보았다. 이때 설씨 집안 사람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하나같이 눈빛이 불같이 뜨겁고 야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새 회사의 회장은 하 세자라는 큰 산에 기대어 반드시 남원의 일류 가문을 만들 수 있었다! 이런 자리라면, 설씨 집안으로 하여금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흐르게 할 수 있었다. 설씨 어르신은 다시 한 번 무기력함을 느꼈다. 설씨 가족은 남원에 온 이후로 이미 점점 제어할 수 없게 되었다. 하 세자 앞에서 그는 점점 늙은이가 되어가고 있어서 상대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상대방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설씨 집안은 내분이 시작되었다. 물론 과거에도 있었지만, 과거의 내분은 지금까지 그에게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설씨 어르신도 자신이 직접 물러 나지 않고 계속 권력을 손에 쥐고 있으면 아마도 자신의 자리는 빼앗길 것이라는 것을 예감했다. 전에 그는 비할 데 없이 설민혁을 마음에 들어 했었고 자신의 후계자라고 높이 평가해 왔다. 하지만 오늘에 이르자 자신이 회장 자리를 잃으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늙은이가 될 것 같았다.이때, 설씨 어르신도 조금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그는 필경 인물이었다. 이 순간 별다른 기색이 없었다. 야심만만한 수많은 설씨네 가족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설씨 어르신은 깊은 심호흡을 한 뒤에야 입을 열었다. “최근에 밖에서 떠도는 소문들은 다 들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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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장

설민혁의 이 말을 듣고, 설씨 집안 모든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봤다. 물론 다들 야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설씨 어르신이 너무 오랫동안 설씨 집안을 장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그가 권력을 계속해서 이어가려는 마음이 있는데 누가 감히 면전에서 그를 거역할 수 있겠는가?“아버지, 저희는 아버지가 회장직을 이어갈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설동수가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설민혁을 밀어주었다. “그래요! 할아버지가 계속 회장으로 있는 한 새 회사를 뭐라고 부르든 간에 그건 여전히 우리 설씨 집안이에요!”“할아버지, 우리 설씨 집안을 오늘에 까지 이르게 해주셨고, 그래서 할아버지의 인솔하에 설씨 집안이 남원의 일류 가문이 될 날도 머지 않았네요!”이런 말들을 듣고 비록 사람들이 하는 말이 전혀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설씨 어르신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들……”“노부는 이제는 나이가 좀 들어서 줄곧 퇴직하고 노년을 누리며 살 생각을 하고 있었어.”“하지만 너희들을 보니 민혁이를 제외하고는 정말 큰 일을 어깨에 지고 갈 수 있는 사람이 몇 명 없는 거 같아!”“만약에 너희들에게 설씨 집안의 대표를 맡겼다가 남원에서 떠돌아 다니게 된다면 적게는 하 세자를 잃게 되고, 크게는 우리 설씨 집안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게 될 거야!” “됐다 됐어, 설씨 집안을 위해 내가 몇 년만 더 고생해야지 뭐!”“노부가 미리 말해두는데, 몇 년이 지나고 내가 퇴직 할 때는 나를 말리지 말아라!”설씨 어르신은 마지못해 하는 것 같았지만, 속으로는 의기양양했다. 아무래도 그는 계속 설씨 집안을 장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 설씨 어르신은 자신이 죽지 않는 한 계속 할 마음이었다. 그렇다면 이 권력을 누가 양보하겠는가!설민혁을 포함해서!만약 자신이 운이 좋으면 20년도 더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권력을 내 놓으라고?만약 정말 설씨 가문을 남원에서 일류 가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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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장

“맞아! 바깥에서 이런 소문이 돌고 있는 거 같아!”“하 세자가 찾는 새 회장은 젊은이가 맞을 거야!”“하 세자가 새로운 기상의 새 사람을 뽑으려 한다니 이건 설씨 집안에게 기회를 주는 거예요. 설씨 집안은 실수 하지 말아야 해요……”“우리 모두가 할아버지를 지지하긴 하지만 이렇게 하 세자를 거역해도 정말 괜찮을까요?”“하 세자는 우리 지분의 51%를 가지고 있는데 지금이나 앞으로나 그가 우리 회사를 손에 쥐고 있으니 우리가 지금 여기서 회장을 뽑아봤자 별 의미가 없는 거 같은데요!?”“……”한 무리의 설씨 집안 사람들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고,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이 그들의 양심에 어긋나는 것처럼 보였다.사실상 그들은 하나 같이 입이 삐뚤어져있었다. 계속해서 늙은이가 권력을 잡게 되면 그들은 무슨 기회가 있겠는가?지금 이 데릴사위가 뛰어나와 일을 저질렀으니 자연스럽게 호응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그들도 회장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필경 이 데릴사위가 회장이 될 수는 없잖아?철 왕좌에 앉은 설씨 어르신의 안색은 안 좋아졌고 설민혁과 눈을 마주쳤다. 설민혁도 안색이 좋지 않았지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우리는 모두 설씨 집안 사람들이에요. 설씨 집안의 대표를 뽑는데, 어떻게 외부인이 우리 관계를 충동질 할 수 있습니까!”“설씨 회사는 지금이나 앞으로도 오직 할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셔야 해요!”“민혁아, 나는 이 데릴사위의 말이 맞는 거 같아. 우리는 젊은 사람을 뽑아야 해!”“만약 어르신이 계속 해도 괜찮았다면 하 세자가 회장을 뽑으라는 신호를 보내지는 않았을 거야!”“아니면 민혁아 네가 하는 건 어때? 우리는 오히려 네가 적합하다고 생각해!”어떤 사람이 지금 웃음을 머금고 의견을 내 놓았다. 이 말을 들은 설민혁의 얼굴은 새까맣게 질렸다. 좋다, 그는 새 회사의 회장이 너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는 자신에게는 이런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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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장

이때 만약 희생양을 찾지 않는다면 분명 설씨 어르신은 자신에게 화를 내실 것이 분명했다. 설민혁은 설씨 어르신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이때 누가 ‘적합’하든, 그 사람은 재수가 없는 사람이었다. 곧 그의 시선은 설은아에게로 떨어졌다. 어쨌든 설씨 어르신은 줄곧 그녀를 싫어하셨으니 그녀를 ‘적합’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할아버지, 제 생각에는 은아가 가장 ‘적합’할거 같아요!”“그 동안의 기본합의서도 은아가 얘기해서 된 거잖아요! 그러니 은아가 새 회사의 회장이 되는 게 당연하죠!”설민혁은 그럴듯하게 입을 열었다. 이럴 때는 설은아를 밀어줄 뿐만 아니라 진지하게 말을 하면 할수록 그녀는 더욱 비참해질 것이다. 다른 설씨 사람들은 설민혁의 속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잠시 생각해 보고는 어떤 사람이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은아랑 천일그룹 사람들은 잘 아니까 회장이 되도 별 문제가 없을 거 같아요!”“게다가 그녀는 지금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는데 회사에서 식충이가 될 수는 없잖아요? 차라리 뭐 별거 없어도 겉은 멀쩡하니까 은아를 회장으로 앉히는 게 낫겠어요!”“맞아, 은아가 가장 적합한 거 같아요!”설씨 집안 사람들이 보기에 설은아가 무슨 자격으로 대답을 할 수 있겠는가? 무슨 용기로 승낙을 할 수 있을까?지금 이렇게 말하는 것은 그녀를 조롱하기 위한 것뿐이었다. “오, 기왕 다들 이렇게 너를 밀어주고 있는데, 은아야, 너 회장 할래?”설씨 어르신은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으로 설은아를 한 번 쳐다보지도 않았다. “너, 하고 싶어?”그가 보기에 설은아는 감히 대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설은아는 오늘 정신이 나가서 다른 사람이 뭐라고 말하는 지 들리지가 않았다. 이때 설씨 어르신의 몇 마디 추궁하는 말을 듣고서야 반응을 보였다. “할아버지, 좋아요.”설은아는 지금 조금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 좋다고 반응을 한 것이다.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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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장

만약 설씨 집안에서 젊은 사람 중 한 명을 뽑아야 한다면 설씨 어르신은 설은아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 생각에 미치자 설씨 어르신은 확고하게 말했다.“자, 하 세자 측에서 우리 설씨 집안에서 젊은 사람을 새 회장으로 뽑으려고 하는 이상!”“설은아는 우리 설씨 가문에서 확실히 큰 공이 세웠으니!”“내가 생각하기에 설은아를 새 회사의 회장으로 삼아야겠다.”이 말이 나오자 장내는 조용해졌다가 잠시 후에야 드문드문 맞장구를 쳤다. 설은아도 멍하니 있었는데 그제서야 그녀도 그녀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 지 알아들었다. 뜻밖에도 그녀를 새 회사의 회장으로 세우려고 한 것이다. 이런 일이 어떻게 자신에게 떨어질 수가 있지?“할아버지, 절대 안돼요! 그녀는 능력이 부족해서 적합하지 않아요!”“할아버지 우리 중에서 아무나 뽑으셔도 그녀 보다는 나아요! 그녀가 무슨 자격이 있어요!”“맞아! 하 세자가 미래의 아내에게 보낸 예물도 있잖아요. 은아는 중고인데, 뭘 믿고!?”설씨 집안 사람들은 설은아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들은 설씨 어르신이 권력을 잡는 것도 원치 않았고 설은아가 그렇게 되는 것도 전혀 원치 않았다. 설민혁이라면 아마 받아 줄지도 모르지만 설은아는 너무……설씨 어르신의 안색은 냉랭했다. 그 같은 사람이 어찌 설씨 집안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채지 못하겠는가?모두들 이렇게 반대했지만 오히려 그의 결심은 확고해졌다. 어쨌든 그가 보기에 설은아가 회장이 된다면 앞으로 설씨 집안은 그가 말한 대로 되지 않겠는가? 만약 설민혁을 정말 그 자리에 앉힌다면 모든 것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를 염두 해 두고 설씨 어르신은 기침 소리를 내면서 소란스러운 소리를 제압했다. 그리고 난 후 그는 설은아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은아야! 모두들 네가 새 회사의 회장으로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나는 널 좋게 보는데!”“이건 기회야, 너 하고 싶어?”설은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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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장

이날, 설씨네 회사의 새 회장 선출이 남원에 널리 알려졌다. 동시에 새 회사의 이름도 정해졌다.백운 회사! 새 회사가 존재하는 이상 주요한 업무는 대모산 리조트가 되었다. 하지만 남원에서 백운이라는 두 글자는 마음대로 쓸 수 가 없었다. 가령 백운별원, 백운외원 이런 이름들은 모두 하씨 가문의 산업을 대표하는 이름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백운회사 라는 네 글자가 나왔다. 뜻밖에도 천일그룹측에서 통과 시켜주었다. 듣기로 하 세자도 백운회사라는 이 이름을 아주 좋아했다고 한다. 한동안 소문만 무성했다. 심지어 하 세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이 아직 고등학생인 설은아의 여동생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그래서 그는 미래의 처제를 이렇게 챙기는 구나.물론 이 말을 밖에서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모두 뒤에서 몇 마디 나눈 것뿐이었다. 그리고 설은아는 정식으로 백운회사의 회장이 되었고 이어서 각종 자원을 통합했다. 일이 그녀를 팽이처럼 바쁘게 만들었다. 요즘 하현도 생각 없이, 정신 없이 따라다니고 있었다. 곧 국경일이 되었는데도 설은아는 너무 바빠서 일을 멈출 수가 없었다. “하현, 가서 유아 좀 데리고 와줘. 곧 국경일인데 엄마가 유아가 학교에 잘 적응하는지 걱정된다고 며칠 집에 와서 묵게 하라고 하셨거든.”설은아는 한가지 일을 떠올렸다. “그래, 내가 데리러 갈게.”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그가 유아와 그렇게 좋은 관계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아내의 여동생이니 데리러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회사를 떠나 하현은 슬기에게 전화를 한 통 걸었다. “차 한대만 준비해줘. 낮은 급이면 돼.”“네, 회장님.” 전화 맞은편에서 슬기도 엄청 바빴다. 지시만 하고 자신은 꼼짝도 하지 않는 이 하현이 너무 성공을 해서 슬기는 지금 매일 야근을 하느라 바쁘다. 그녀는 정말 시간을 내서 차를 준비할 수가 없었고 오직 전화 한 통으로 차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곧 양복차림의 구두를 신은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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