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513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골동품 롤렉스 시계를 다 만지작거린 뒤에야 하현은 고개를 들고 엷은 눈빛으로 흘겨보며 말했다.

“너 이렇게 정정당당하게 나를 만나러 오면 하민석이 알까 봐 두렵지 않아? 널 가지고 놀다 죽이는 거 아니야?”

“그가 이렇게 귀여운 여동생을 아까워하지 않겠어?”

하수진은 애교 있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귀여워?”

하현은 지난 날을 떠올리며 입가에 비웃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눈앞에 있는 이 여인은 모략가, 팜므파탈, 얼음미인, 녹차녀 등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유독 귀엽다고 표현을 하다니, 그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물론 하현도 그녀의 아름다움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은 무기일 뿐만 아니라 흉기이기도 했다.

나라와 국민들에게 재앙을 가져올 흉기였다.

“내가 귀엽지도 않은데 오빠는 왜 그 때 나를 하씨 가문으로 데리고 갔어?”

하수진의 가볍고 담담하게 말하면서 지난 날을 회상했다.

“내가 겨우 8살 때 너를 하씨 집안에 데리고 왔는데, 그 때 길거리에서 아무렇게나 있던 3살짜리 여자 아이가 십여 년 만에 나를 죽이려 할 줄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물론, 나는 후회하지 않아.”

“과거의 나는 너무 자신만만해서 나는 이 세상에서 내가 못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부심이 강했어.”

“그래도 너, 그리고 다른 세 녀석이 나를 가르쳐줬지. 그런 점에서 나도 너희들에게 감사해야지.”

하현은 입가에 담담한 웃음을 띠었다. 마치 3년 전 하씨 가문에 일어난 일들의 절반은 거짓인 것 만 같았다.

“오빠, 나는 3년 전에 일어난 일이 오빠에게는 매우 불공평했다는 걸 알아. 하지만 이건 할머니의 결정이었고, 나는 실행에 옮길 수밖에 없었어.”

하수진은 해명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 언제 하수진이 감히 당치도 않은 사람이 된 거야?”

하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정해, 늙은이의 명령이 없었어도 너희들은 나에게 손을 댔을 거야.”

“나의 존재 자체가 너희들에게는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514장

    스위트 룸에서 하수진은 하현이 떠나간 방향을 잠시 바라보다가 잠시 후 갑자기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둘째 오빠. 우리 형님이 방금 한 말들이 나 들으라고 한 소리야? 아니면 너 들으라고 한 소리야?”스위트 룸 내부, 이때 한 남자가 손에 옥 바둑을 들고 밖으로 나오며 천천히 말했다.“나 들으라고 한 소리고, 너 들으라고 한 소리야……”“그럼 오빠는 무섭지 않아?”하수진이 말했다.“뭐가 무서워? 사나운 말을 제압하고 싶다면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돼. 하씨 가문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하민석의 병든 눈동자 사이로 옅은 붉은 빛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는 곧 평온을 되찾았다. 하수진은 이 말을 알아 들었는지 못 알아 들었는지 담담하게 말했다.“형님이 선전포고를 하셨으니 형수를 상대로 작게 수작 부렸던 건 그만 둘게.”“네 마음대로 해……”하민석은 스위트 룸을 나갔다. “하지만 내가 충고 한 마디만 할게. 노는 건 좋은데 어떨 때는 놀다 보면 내가 너를 구할 수 없을 지도 몰라!” 이 말을 남기고 그는 사라졌다. 곧 하수진의 얼굴엔 미소가 사라졌고 천장에 있는 부조를 한참 쳐다보다가 문득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남자는 이렇게 재미가 없어……”“너희들은 큰일을 하고 싶어 하면서도 작은 일 밖에는 못하지. 나는 더 크게 놀고 싶어. 이번에는 큰 아주머니가 마음껏 놀아줄게……”곧 이어 그녀는 전화 한 통을 걸었다. ……이튿날, 무거운 소식이 남원 전체에 거친 파도를 일으켰다. 천일그룹 고위 임원들은 며칠 동안 연구한 끝에 많은 자원들을 한데 모아 하나의 큰 회사로 합병하기로 결정 했는데, 그 중에는 설씨 회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심지어 설씨 회사는, 새롭게 설립된 회사 안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 새 회사는 설씨 회사의 멤버들로 구성되었다. 기존의 프로젝트와 자산 외에 새 회사의 주요 담당 프로젝트는 대모산 리조트였다. 이 큰 프로젝트는 이미 3년 전 다른 사

  • 재벌 사위면 될까?   515장

    이 갑작스러운 일은 설씨 집안의 아직 결혼하지 않은 여자들을 매우 기쁘게 했고 흥분해서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게 했다. 그녀들은 하 세자가 보낸 선물이 분명 미래의 아내 될 사람에게 보낸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누가 이 새 회사의 51%의 지분의 권력을 얻든지 간에 그 사람이 진정한 회장이었다. 설씨 어르신은 바로 교체될 것이다. 이 날, 설씨 집안의 모든 친척들이 새로운 회사 빌딩 안에 모여 직접 내부 회의를 열었다. 설씨 어르신은 높은 회장 자리에 앉아 설씨 집안 사람들을 내려다 보았다. 이때 설씨 집안 사람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하나같이 눈빛이 불같이 뜨겁고 야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새 회사의 회장은 하 세자라는 큰 산에 기대어 반드시 남원의 일류 가문을 만들 수 있었다! 이런 자리라면, 설씨 집안으로 하여금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흐르게 할 수 있었다. 설씨 어르신은 다시 한 번 무기력함을 느꼈다. 설씨 가족은 남원에 온 이후로 이미 점점 제어할 수 없게 되었다. 하 세자 앞에서 그는 점점 늙은이가 되어가고 있어서 상대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상대방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설씨 집안은 내분이 시작되었다. 물론 과거에도 있었지만, 과거의 내분은 지금까지 그에게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설씨 어르신도 자신이 직접 물러 나지 않고 계속 권력을 손에 쥐고 있으면 아마도 자신의 자리는 빼앗길 것이라는 것을 예감했다. 전에 그는 비할 데 없이 설민혁을 마음에 들어 했었고 자신의 후계자라고 높이 평가해 왔다. 하지만 오늘에 이르자 자신이 회장 자리를 잃으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늙은이가 될 것 같았다.이때, 설씨 어르신도 조금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그는 필경 인물이었다. 이 순간 별다른 기색이 없었다. 야심만만한 수많은 설씨네 가족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설씨 어르신은 깊은 심호흡을 한 뒤에야 입을 열었다. “최근에 밖에서 떠도는 소문들은 다 들었을 거예요.”

  • 재벌 사위면 될까?   516장

    설민혁의 이 말을 듣고, 설씨 집안 모든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봤다. 물론 다들 야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설씨 어르신이 너무 오랫동안 설씨 집안을 장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그가 권력을 계속해서 이어가려는 마음이 있는데 누가 감히 면전에서 그를 거역할 수 있겠는가?“아버지, 저희는 아버지가 회장직을 이어갈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설동수가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설민혁을 밀어주었다. “그래요! 할아버지가 계속 회장으로 있는 한 새 회사를 뭐라고 부르든 간에 그건 여전히 우리 설씨 집안이에요!”“할아버지, 우리 설씨 집안을 오늘에 까지 이르게 해주셨고, 그래서 할아버지의 인솔하에 설씨 집안이 남원의 일류 가문이 될 날도 머지 않았네요!”이런 말들을 듣고 비록 사람들이 하는 말이 전혀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설씨 어르신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들……”“노부는 이제는 나이가 좀 들어서 줄곧 퇴직하고 노년을 누리며 살 생각을 하고 있었어.”“하지만 너희들을 보니 민혁이를 제외하고는 정말 큰 일을 어깨에 지고 갈 수 있는 사람이 몇 명 없는 거 같아!”“만약에 너희들에게 설씨 집안의 대표를 맡겼다가 남원에서 떠돌아 다니게 된다면 적게는 하 세자를 잃게 되고, 크게는 우리 설씨 집안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게 될 거야!” “됐다 됐어, 설씨 집안을 위해 내가 몇 년만 더 고생해야지 뭐!”“노부가 미리 말해두는데, 몇 년이 지나고 내가 퇴직 할 때는 나를 말리지 말아라!”설씨 어르신은 마지못해 하는 것 같았지만, 속으로는 의기양양했다. 아무래도 그는 계속 설씨 집안을 장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 설씨 어르신은 자신이 죽지 않는 한 계속 할 마음이었다. 그렇다면 이 권력을 누가 양보하겠는가!설민혁을 포함해서!만약 자신이 운이 좋으면 20년도 더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권력을 내 놓으라고?만약 정말 설씨 가문을 남원에서 일류 가문으로

  • 재벌 사위면 될까?   517장

    “맞아! 바깥에서 이런 소문이 돌고 있는 거 같아!”“하 세자가 찾는 새 회장은 젊은이가 맞을 거야!”“하 세자가 새로운 기상의 새 사람을 뽑으려 한다니 이건 설씨 집안에게 기회를 주는 거예요. 설씨 집안은 실수 하지 말아야 해요……”“우리 모두가 할아버지를 지지하긴 하지만 이렇게 하 세자를 거역해도 정말 괜찮을까요?”“하 세자는 우리 지분의 51%를 가지고 있는데 지금이나 앞으로나 그가 우리 회사를 손에 쥐고 있으니 우리가 지금 여기서 회장을 뽑아봤자 별 의미가 없는 거 같은데요!?”“……”한 무리의 설씨 집안 사람들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고,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이 그들의 양심에 어긋나는 것처럼 보였다.사실상 그들은 하나 같이 입이 삐뚤어져있었다. 계속해서 늙은이가 권력을 잡게 되면 그들은 무슨 기회가 있겠는가?지금 이 데릴사위가 뛰어나와 일을 저질렀으니 자연스럽게 호응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그들도 회장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필경 이 데릴사위가 회장이 될 수는 없잖아?철 왕좌에 앉은 설씨 어르신의 안색은 안 좋아졌고 설민혁과 눈을 마주쳤다. 설민혁도 안색이 좋지 않았지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우리는 모두 설씨 집안 사람들이에요. 설씨 집안의 대표를 뽑는데, 어떻게 외부인이 우리 관계를 충동질 할 수 있습니까!”“설씨 회사는 지금이나 앞으로도 오직 할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셔야 해요!”“민혁아, 나는 이 데릴사위의 말이 맞는 거 같아. 우리는 젊은 사람을 뽑아야 해!”“만약 어르신이 계속 해도 괜찮았다면 하 세자가 회장을 뽑으라는 신호를 보내지는 않았을 거야!”“아니면 민혁아 네가 하는 건 어때? 우리는 오히려 네가 적합하다고 생각해!”어떤 사람이 지금 웃음을 머금고 의견을 내 놓았다. 이 말을 들은 설민혁의 얼굴은 새까맣게 질렸다. 좋다, 그는 새 회사의 회장이 너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는 자신에게는 이런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고

  • 재벌 사위면 될까?   518장

    이때 만약 희생양을 찾지 않는다면 분명 설씨 어르신은 자신에게 화를 내실 것이 분명했다. 설민혁은 설씨 어르신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이때 누가 ‘적합’하든, 그 사람은 재수가 없는 사람이었다. 곧 그의 시선은 설은아에게로 떨어졌다. 어쨌든 설씨 어르신은 줄곧 그녀를 싫어하셨으니 그녀를 ‘적합’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할아버지, 제 생각에는 은아가 가장 ‘적합’할거 같아요!”“그 동안의 기본합의서도 은아가 얘기해서 된 거잖아요! 그러니 은아가 새 회사의 회장이 되는 게 당연하죠!”설민혁은 그럴듯하게 입을 열었다. 이럴 때는 설은아를 밀어줄 뿐만 아니라 진지하게 말을 하면 할수록 그녀는 더욱 비참해질 것이다. 다른 설씨 사람들은 설민혁의 속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잠시 생각해 보고는 어떤 사람이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은아랑 천일그룹 사람들은 잘 아니까 회장이 되도 별 문제가 없을 거 같아요!”“게다가 그녀는 지금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는데 회사에서 식충이가 될 수는 없잖아요? 차라리 뭐 별거 없어도 겉은 멀쩡하니까 은아를 회장으로 앉히는 게 낫겠어요!”“맞아, 은아가 가장 적합한 거 같아요!”설씨 집안 사람들이 보기에 설은아가 무슨 자격으로 대답을 할 수 있겠는가? 무슨 용기로 승낙을 할 수 있을까?지금 이렇게 말하는 것은 그녀를 조롱하기 위한 것뿐이었다. “오, 기왕 다들 이렇게 너를 밀어주고 있는데, 은아야, 너 회장 할래?”설씨 어르신은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으로 설은아를 한 번 쳐다보지도 않았다. “너, 하고 싶어?”그가 보기에 설은아는 감히 대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설은아는 오늘 정신이 나가서 다른 사람이 뭐라고 말하는 지 들리지가 않았다. 이때 설씨 어르신의 몇 마디 추궁하는 말을 듣고서야 반응을 보였다. “할아버지, 좋아요.”설은아는 지금 조금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 좋다고 반응을 한 것이다. “뭐라고

  • 재벌 사위면 될까?   519장

    만약 설씨 집안에서 젊은 사람 중 한 명을 뽑아야 한다면 설씨 어르신은 설은아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 생각에 미치자 설씨 어르신은 확고하게 말했다.“자, 하 세자 측에서 우리 설씨 집안에서 젊은 사람을 새 회장으로 뽑으려고 하는 이상!”“설은아는 우리 설씨 가문에서 확실히 큰 공이 세웠으니!”“내가 생각하기에 설은아를 새 회사의 회장으로 삼아야겠다.”이 말이 나오자 장내는 조용해졌다가 잠시 후에야 드문드문 맞장구를 쳤다. 설은아도 멍하니 있었는데 그제서야 그녀도 그녀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 지 알아들었다. 뜻밖에도 그녀를 새 회사의 회장으로 세우려고 한 것이다. 이런 일이 어떻게 자신에게 떨어질 수가 있지?“할아버지, 절대 안돼요! 그녀는 능력이 부족해서 적합하지 않아요!”“할아버지 우리 중에서 아무나 뽑으셔도 그녀 보다는 나아요! 그녀가 무슨 자격이 있어요!”“맞아! 하 세자가 미래의 아내에게 보낸 예물도 있잖아요. 은아는 중고인데, 뭘 믿고!?”설씨 집안 사람들은 설은아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들은 설씨 어르신이 권력을 잡는 것도 원치 않았고 설은아가 그렇게 되는 것도 전혀 원치 않았다. 설민혁이라면 아마 받아 줄지도 모르지만 설은아는 너무……설씨 어르신의 안색은 냉랭했다. 그 같은 사람이 어찌 설씨 집안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채지 못하겠는가?모두들 이렇게 반대했지만 오히려 그의 결심은 확고해졌다. 어쨌든 그가 보기에 설은아가 회장이 된다면 앞으로 설씨 집안은 그가 말한 대로 되지 않겠는가? 만약 설민혁을 정말 그 자리에 앉힌다면 모든 것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를 염두 해 두고 설씨 어르신은 기침 소리를 내면서 소란스러운 소리를 제압했다. 그리고 난 후 그는 설은아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은아야! 모두들 네가 새 회사의 회장으로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나는 널 좋게 보는데!”“이건 기회야, 너 하고 싶어?”설은아는

  • 재벌 사위면 될까?   520장

    이날, 설씨네 회사의 새 회장 선출이 남원에 널리 알려졌다. 동시에 새 회사의 이름도 정해졌다.백운 회사! 새 회사가 존재하는 이상 주요한 업무는 대모산 리조트가 되었다. 하지만 남원에서 백운이라는 두 글자는 마음대로 쓸 수 가 없었다. 가령 백운별원, 백운외원 이런 이름들은 모두 하씨 가문의 산업을 대표하는 이름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백운회사 라는 네 글자가 나왔다. 뜻밖에도 천일그룹측에서 통과 시켜주었다. 듣기로 하 세자도 백운회사라는 이 이름을 아주 좋아했다고 한다. 한동안 소문만 무성했다. 심지어 하 세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이 아직 고등학생인 설은아의 여동생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그래서 그는 미래의 처제를 이렇게 챙기는 구나.물론 이 말을 밖에서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모두 뒤에서 몇 마디 나눈 것뿐이었다. 그리고 설은아는 정식으로 백운회사의 회장이 되었고 이어서 각종 자원을 통합했다. 일이 그녀를 팽이처럼 바쁘게 만들었다. 요즘 하현도 생각 없이, 정신 없이 따라다니고 있었다. 곧 국경일이 되었는데도 설은아는 너무 바빠서 일을 멈출 수가 없었다. “하현, 가서 유아 좀 데리고 와줘. 곧 국경일인데 엄마가 유아가 학교에 잘 적응하는지 걱정된다고 며칠 집에 와서 묵게 하라고 하셨거든.”설은아는 한가지 일을 떠올렸다. “그래, 내가 데리러 갈게.”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그가 유아와 그렇게 좋은 관계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아내의 여동생이니 데리러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회사를 떠나 하현은 슬기에게 전화를 한 통 걸었다. “차 한대만 준비해줘. 낮은 급이면 돼.”“네, 회장님.” 전화 맞은편에서 슬기도 엄청 바빴다. 지시만 하고 자신은 꼼짝도 하지 않는 이 하현이 너무 성공을 해서 슬기는 지금 매일 야근을 하느라 바쁘다. 그녀는 정말 시간을 내서 차를 준비할 수가 없었고 오직 전화 한 통으로 차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곧 양복차림의 구두를 신은 경

  • 재벌 사위면 될까?   521장

    재벌 2새의 이름은 손민철이었다. 하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건달이었다. 집에 특별히 돈이 많아 매일 포르쉐 718을 타고 다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저녁 모임도 그가 만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학생들이 이런 곳에 와서 이렇게 돈을 쓸 자격이 어디 있겠는가?KTV 이런 곳은 하룻밤에 몇 백만 원씩은 쓰지 않겠는가?설민철의 오늘밤의 목적은 간단했다. 설유아에게 강제로 술을 먹여서 자극적인 사진을 몇 장 찍는 거였다. 지금 이 여학생은 이게 무섭지도 않나?으름장을 놓으면 얌전한 여자가 된다!오늘밤 설유아는 절친이 선물한 옷을 입고 있었다. 작은 나시에 미니스커트, 하얀 속살이 훤히 다 드러났고 유난히 긴 다리를 꼬고 있었다. 손민철은 침을 꿀꺽 삼켰다. 이렇게 옷을 입으니 설유아는 어색해서 지금 조금 불편하게 앉아 있다가 잠시 생각을 하고서는 말했다. “형부가 왔는데, 내가 안 가면 우리 언니가 욕 할거야.”“그 사람한테 몇만 원 주고 너 못 찾았으니 돌아가라고 하면 그만이지!”“우리 지금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있는데 제대로 모이지도 않고 앞으로 어떻게 시험을 잘 볼 수 있겠어?”“열심히 공부했으면 잘 쉬어줘야지, 스트레스 좀 풀어야 하지 않겠어?”손민철이 설유아의 예쁜 얼굴을 보며, 지금 마음은 급하지만 화를 억누르고 입을 열었다. “자! 술 좀 마시면서 즐기자고……”설유아의 새 ‘절친’들은 벌써 점수가 다 잘 나와서 지금 모두 고함치며 게임을 하고 있었다. 사실 그들의 목적은 아주 간단했다. 설유아에게 술을 먹여 취하게 하는 것이다. 설유아만 어리숙해서 눈치채지 못했고 자신은 오늘 밤 이미 사냥감이 되어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룸의 문이 열렸고, 하현이 들어왔다. “아저씨 누구세요? 여기가 어딘지 아세요? 뭐 하러 왔어요?”남학생 몇 명이 일어서서 하현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분명 그들은 여학생 앞에서 과시하고 있었다. 하현도 그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최신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4285장

    황보정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하현은 앞에 놓인 다과를 말끔하게 먹은 뒤 따뜻한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좋아. 그럼 이 일은 이렇게 잘 마무리되었으니 나중에 쇼핑몰에 가서 옷이나 몇 벌 사자고!”“앞으로 내 대변인이 될 사람이니 말끔하게 보여야지.”“우리가 하려는 프로젝트는 대단히 수준 높은 프로젝트거든. 당신이 앞으로 접촉할 사람들은 모두 부유하거나 지위가 높거나 하니까 절대 무시당하지 않도록 준비를 단단히 해야지!”하현은 오늘의 이 결정을 그냥 기분 내키는 대로 내린 것이 아니었다.현재 임단은 이미 금정 화원에 있는 쓰레기 매립장 인수 일을 착수했다.비록 세간에서는 임단이 머리가 나쁘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하현은 금정 화원의 유적지가 발굴되는 순간 프로젝트 전체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 것이라는 걸 확신했다.이러한 전제하에 황보정이 자신의 대변인이 되어 일하겠다는데 멋진 옷 몇 벌 사 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황보정이 비록 풍수사로서 인정은 받았지만 방값이 꽤나 비쌌고 수입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이전에 저축해 두었던 돈은 의사를 구하는 데 거의 써 버렸기 때문에 정말로 수중에 남은 돈이 얼마 되지 않았다.황보정은 한참 예쁘게 꾸밀 나이였지만 제대로 된 번듯한 옷도 몇 벌 없었다.하현은 이 기회를 빌어 황보정에게 옷도 몇 벌 장만해 주고 살아갈 발판도 마련해 주고 싶었다.황보정은 공손하게 머리를 숙여 나지막이 말했다.“하현, 아직 입을 만한 옷이 있어요. 살 필요까진 없다고 생각하는데요...”“왜? 안 사게?”옆에 있던 나박하는 차를 마시며 껄껄 웃었다.“하현이 옷을 사 준다고 하잖아!”“우리가 말끔하게 차려입지 않으면 하현의 체면이 깎여!”“이제 하현은 금정 제일의 풍수지리사로 불리게 되었어!”“그런데 우리 같은 사람들이 너무 허름하게 입으면 손님들이 우리 대사님의 실력을 의심할 거야!”“그러니 사양하지 마. 잠시 후에 우

  • 재벌 사위면 될까?   4284장

    다음날 아침 일찍 하현은 방을 나섰다.설은아의 방문을 지나칠 때 그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두 사람이 또다시 다투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거실에 와 보니 최희정은 핸드폰을 들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하현이 지나가자 그녀는 눈을 흘기며 슬쩍 곁눈질할 뿐 똑바로 쳐다보지도 않았다.미간에는 그를 향한 마뜩잖은 기색이 가득했다.최희정은 어젯밤 설은아와 하현의 말다툼을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그래서 그의 뻔뻔함과 노여움을 눈빛으로 드러낸 것이다.하현도 최희정을 힐끗 쳐다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문을 나서려는 순간 최희정이 우다금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소리를 들었다.하현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최희정이 우다금과 연락을 하고 있다고?지난번 저지른 일로 우다금은 따끔하게 혼이 나야 했었다.하지만 그다지 큰일이 아니라서 하현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바로 차를 타고 집복당으로 갔다.“하현, 아침은 먹었어요?”집복당 입구에 도착해 보니 언제 일어났는지 벌써 황보정이 나와 있었다.그녀의 눈은 이미 완전히 회복되었고 이제는 집복당 일을 하기 시작했다.하현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황보정은 방긋 웃으며 말했다.“다과를 좀 만들었는데 한번 먹어 볼래요?”황보정은 오늘 짧은 잔꽃 무늬 치마를 입고 긴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 넘긴 고운 자태였고 걸을 때 슬쩍슬쩍 보이는 하얀 다리는 눈부시게 빛났다.특히 그녀가 가까이 다가왔을 때 하현은 싱그러운 젊은의 기운을 물씬 느꼈다.아찔해지는 마음을 다잡으며 그가 말했다.“그럼 감사히 먹어 볼게.”“감사할 사람은 나예요. 내 눈을 낫게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몸도 정상으로 돌려놓았잖아요!”황보정은 동작이 재빨랐다.“안타깝게도 할아버지는 내가 남들 관상을 봐주는 일을 허락하지 않으세요. 내가 박명해서 다른 사람들의 관상을 계속 봐준다면 결국 내가 천기를 누설할 거라고 하셨어요.”“이번엔 다행히 당신을 만나서 살았지만 다

  • 재벌 사위면 될까?   4283장

    ”풍수?”“하 대사?”“풍수관?”설은아는 명함을 움켜쥐고 노기 어린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이야?”“제대로 된 일을 하지는 않고 강호의 사기꾼이 되겠다는 거야?”“내가 당신을 이렇게나 오래 알고 지냈는데 당신이 풍수지리술을 안다는 걸 어떻게 몰랐을까?”“풍수를 보는 일이 얼마나 진지하고 엄숙한 일인지 알아?”“몇 마디 말로 사람들을 속이며 돈을 벌 수 있는 게 아니야!”“자칫 잘못하다간 많은 사람들을 죽게 하기도 하는 거야! 알기나 해?”하현의 명함에 적힌 직함을 보면서 설은아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집복당, 아홉 대째 내려오는 대단한 실력, 주역 대사...하현은 자신의 본업에는 조금도 신경 쓰고 있지 않았다!남원이나, 무성, 대구에서는 하현이 정말로 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금정에 와서 하현과 간민효가 친밀하게 지내더니 지금 눈앞에 내놓은 명함이라는 것을 보고 설은아는 슬슬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이전에 하현이 보여준 모든 것은 자신을 속이기 위한 것이 아닐까?지난 모든 것은 하현이 설 씨 가문을 설득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허상 같은 것이었다!그리고 이 허상을 만든 장본인은 하현이 밖에서 만나고 있는 간민효임이 틀림없다!금정 간 씨 가문의 간민효는 이 모든 것을 해낼 능력이 있는 여자이다.바닥에 널브러진 사진들이 그것들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증거들이다!분노한 설은아를 보며 하현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우선, 그런 눈빛으로 날 쳐다볼 필요가 없어.”“난 당신한테 말할 수 있어. 나와 간민효는 금정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처음 알게 되었어.”“과거의 모든 일은 그녀와 아무 상관이 없어.”“둘째, 그녀와 난 그저 평범한 친구일 뿐이야. 당신한테 하나하나 말하긴 어렵지만 지금 함께 몇 가지 일을 처리하고 있어.”“셋째, 내가 풍수관을 연 것은 나름의 목적이 있어서야. 내가 개업을 할 수 있다는 건 나 스스로에 대한 절대적인 확신이 있다는 걸 의

  • 재벌 사위면 될까?   4282장

    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만약 내가 간민효랑 그냥 평범한 친구 사이라고 한다면 당신 믿겠어?”설은아의 두 눈에 찬서리가 내려앉았다.“그럼 내가 김탁우랑 그냥 친구 사이일 뿐이라고 한다면 당신 믿겠어?”“그거랑 이거랑은 달라.”설은아의 말을 듣자마자 하현이 되받아쳤다.“뭐가 달라?”설은아도 지지 않고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긴장감을 올렸다.“김탁우가 이 사진을 주었을 때 우리 부부간의 감정을 해칠 수 있다며 약간 망설였었어.”“하지만 지금 보니 이 사진들이 아니었어도 우리 두 사람 사이에는 더 이상 훼손될 감정도 없는 것 같아!”“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해 둘 게 있어!”“내 차는 정비한다고 당신 비서 이시운이 가져갔어.”“그래서 일이 끝난 후 김탁우가 마침 가는 길에 날 데려다준 것뿐이야!”“나와 그 사람은 결백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고! 누구와는 정말 다르지!”하현은 설은아의 말에 다소 화가 치밀어 올라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난 당신을 믿어. 하지만 김탁우는 믿지 않아. 그는 좋은 사람이 아니야. 설마 당신이 그것을 눈치 못 챌 리가 없을 텐데?”“하현, 함부로 말하지 마! 김탁우가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는 내가 판단해!”설은아는 얼굴 가득 노기를 띠며 말했다.“내가 이 사진들을 당신 앞에 내놓은 것은 적어도 당신이 조금이라도 반성하길 바래서였어!”“앞으로 이 들개 같은 여자랑 엮이지 말라고 말이야!”“하지만 당신은 결국 나의 호의는 전혀 헤아리지도 못하고 이런 무의미한 질투까지 하고 있어!”“만약 당신이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우리의 재혼에 대해 엄마한테 잘 말할 수 있는지 그런 거나 궁리해야 하는 거 아니야?!”하현은 냉정을 유지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당신들이 조건을 내걸었잖아?”“당신을 대구 정 씨 가문 수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그래서 나도 그쪽으로 노력하고 있어...”“뭐?”하

  • 재벌 사위면 될까?   4281장

    나천우는 잠시 망설이다가 목소리를 낮추어 조심스럽게 말했다.“하현, 주광록은 여섯 은둔가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주 씨 가문 출신이야.”“은둔가 주 씨 가문은 예전에 금정이 수도였던 시절의 왕가였어.”“그래서 금정 은둔가 중에서 주 씨 가문의 권세가 가장 강해.”“주 씨 가문 사람들은 사업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대개가 다 관청이나 관청 산하에 있지.”하현은 생각에 잠긴 듯 살짝 눈썹을 오므렸다.그는 요즘 보이지 않는 세력이 은둔가들을 공격하는 듯한 낌새를 눈치채고 그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그러나 은둔가 가문들이 자신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까지 발견된 것은 없었다.짚이는 데가 있긴 하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나천우 부부와 헤어진 뒤 하현은 다시 집복당으로 돌아가 인테리어 공사하는 것을 둘러보고 몇 가지 풍수적인 사항을 짚어본 뒤 그곳을 떠났다.설 씨 집안으로 돌아온 그는 방에 들어와 창문을 열었다.바로 그때 마세라티 한 대가 집 앞에 멈춰 서는 것이 보였다.차창 아래로 얼굴을 내민 사람은 김탁우였다.곧이어 조수석에서 내리는 설은아의 모습이 보였고 김탁우는 신사다운 점잖은 모습으로 그녀에게 뭐라고 말을 건넸다.이를 본 순간 하현은 눈빛이 차갑게 식었지만 뭐라고 말은 하지 않았다.지금 무슨 말을 해도 설은아는 전혀 들으려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곧 문 앞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방문이 열리자마자 방금 돌아온 설은아가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하현이 창가에 서 있는 것을 본 그녀는 살짝 당황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당신, 방금 다 봤어?”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은아를 쳐다보았다.“그가 당신한테 접근한 것은 분명 다른 의도가 있을 거야.”“다음부턴 만나지 마.”하현이 자신을 힐난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하자 설은아는 갑자기 화가 났다.그녀는 냉랭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하현, 지금 상당히 선을 넘은 것 같은데!”“잊지

  • 재벌 사위면 될까?   4280장

    ”오늘은 나천우 부부의 체면을 봐서라도 당신과 더 이상의 실랑이는 하지 않을 겁니다!”“하지만 다음엔 절대 이렇게 끝나지 않을 거예요! 그때 가서 후회하는 일 없길 바랍니다!”“나천우, 제수 씨. 나 먼저 갈게요!”“다음에 또 얘기해!”말을 마친 후 주광록은 차 열쇠를 들고 불쾌한 낯빛으로 그 자리를 떠났다.나이도 젊은 사람이 저렇게 건방지게 굴다니!사기꾼 주제에 감히 날 속이려 해?흥!어림도 없지!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뭐? 죽음의 기운?어이가 없어서 원!하현에 대한 분노로 속이 부글부글거리던 주광록은 이참에 하현의 집복당에 대해서 절차상 문제가 없었는지 샅샅이 살펴보기로 마음먹었다.불법적인 부분이 발견되는 즉시 그의 집복당을 당장 문 닫게 만들 작정이었다.앞으로 하현이 자신 앞에 어떤 얼굴로 찾아올지 두고 볼 참이다.“주 부장님!”“형님!”나천우는 양측 사이가 틀어지는 것을 보고 얼른 일어섰다.“형님! 가지 마세요!”“하 대사는 형님을 속이지 않습니다.”“믿어도 된다고요!”“나천우, 나 씨 가문 사람이 되어가지고 어떻게 그렇게 머리가 나빠? 풍수지리술 따위를 믿다니!”주광록은 언짢은 듯 한껏 무시하는 눈빛으로 말했다.“내가 진심으로 충고할게. 이 사기꾼과는 더 이상 왕래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된통 속아서 있는 돈 다 뺏기게 될 거라고!”“사업가로서 이런 근거도 없는 허무맹랑한 말에 의존하지 말고 사업 구상이나 잘 해!”주광록은 분명 나천우 부부까지 원망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말을 마치자마자 주광록은 얼른 뒤돌아서서 그 자리를 떠났다.하현은 한숨을 내쉬었고 각자의 운명이 있음을 느끼며 더 이상 주광록의 일에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하지만 나천우와 임단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보고 결국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들 부부를 따라 쫓아나왔다.하현은 주광록이 검은색 아우디로 향하는 것을 보았다.온통 죽음의 기운이 감돌던 아우디 차체는

  • 재벌 사위면 될까?   4279장

    하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맞습니다. 바로 이 차 열쇠입니다. 당신 차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괜찮으시다면 차를 좀 보여주시겠습니까?”하현의 말을 듣고 주광록은 피식하고 웃었다.하지만 고위직에 있는 그는 이런 이유로 함부로 욕설을 퍼부을 수는 없었다.단지 그는 한숨을 내쉬며 나천우를 쳐다보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나 사장, 당신이 소개한 이 친구가 농담을 꽤나 잘 하는군.”“오늘은 처음 만난 자리라 농담하는 걸로 알고 더 이상 따지지 않겠어.”“하지만 다음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나천우가 또 이런 사람을 소개한다면 그때는 정말 가만두지 않겠다는 엄포의 말이었다.나천우는 흔들림 없는 하현의 근엄한 표정을 보며 잠시 망설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주 부장님, 하 대사는 농담을 늘어놓는 사람이 아닙니다!”“조심스럽게 충고를 드리자면 그의 말을 귀담아들으시는 게 좋을 거예요.”만약 금정 지맥도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나천우 부부도 하현이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하현이 이렇게 진지하게 말하는 것을 보니 나천우 부부는 오히려 하현의 말에 더 믿음이 확고해졌다.임단은 하현에게 빠르게 메시지를 보냈다.주된 내용은 그들에게 있어 주광록은 인성 좋은 형님이니 어떻게 해서든 그를 좀 도와달라는 것이었다.주광록이 꽤나 청렴한 관리임을 눈치챈 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주광록을 쳐다보았다.“주 부장님, 제 말이 거슬렸다면 너그러이 이해해 주십시오. 하지만 들어봐 주시길 권합니다.”“혹시 최근에 이 차를 가지고 묘지를 가 본 적 있거나 어떤 불길한 물건을 본 적 있으세요?”“아니요!”주광록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이 차는 최근에 새로 산 차예요. 최근에는 몰고 다닌 적도 없어요.”“난 묘지에 가 본 적도 없고, 불길한 물건을 본 적도 없어요.”“말하자면 이 차는 오늘 처음 운전한 겁니다!”“평소에 차 열쇠를

  • 재벌 사위면 될까?   4278장

    나천우는 주광록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장난스럽게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형님, 사양하지 마세요.”“하현, 이 형님 좀 봐줘!”“이 형님이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라 그래!”주광록은 어쩔 수 없이 나천우의 체면을 생각해 몸을 곧게 펴며 말했다.“알았어. 자, 그럼 하 대사 좀 봐 보세요!”방금 두 사람이 악수를 했을 때 하현은 주광록의 몸에 죽음의 기운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죽음의 기운이 무엇을 뜻하는가?간단히 말해서 사람의 운이 극도로 떨어졌다는 것이다.겉으로 보기에 그의 몸은 여전히 건강한 듯했지만 사람 전체에 생기가 뚝 떨어진 것이다.죽음의 기운은 보통 임종을 앞둔 노인에게만 나타난다.하지만 오래 살지 못할 운명의 사람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염라대왕이 데려가겠다고 마음먹으면 누가 거역할 수 있겠는가?바로 이런 불길한 기운이 죽음의 기운인 것이다.하현이 자세히 주광록의 얼굴을 보니 역시나 온몸이 죽음의 기운으로 뒤덮여 있었다.만약 그가 관직에 몸담고 있지 않았더라면 아마 이미 열흘이나 보름 전에 죽었을 것이다.관운이 그를 그나마 비호해 주었기 때문이다.다만 관운이 그를 지켜주었다고 하더라도 일단 죽음의 기운이 퍼지면 결국 주광록은 목숨을 잃을 것이다.한참을 주광록에게 시선을 깊숙이 고정했던 하현은 그의 손에 차량 열쇠가 들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아마도 아우디 A8인 것 같았다.하현의 눈에는 바로 이 열쇠가 불길한 기운의 집합체로 보였다.지금 이 순간도 죽음의 기운이 계속 퍼져 주광록의 몸을 갉아먹고 있었다.하현은 잠시 눈초리를 가늘게 뽑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주 부장님, 숨김없이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제가 보기엔 부장님은 지금 죽어가고 있습니다.”“아마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을 듯합니다.”“게다가 이 불길한 기운은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겁니다. 최근 주변 사람들에게 잦은 사고가 발생했거나 심각한 병이 덮쳤을 겁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4277장

    나천우의 말을 들은 주광록은 다 이해한다는 듯 온화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어르신도 참 강경한 스타일이시지.”“예전에는 나한테도 방법을 좀 생각해 봐 달라고 하셨었지. 아는 명의들 좀 소개해 달라고.”“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아는 사람들은 다 당신이 아는 사람들이었어.”분명 주광록은 은둔가 나 씨 가문과 사이가 좋은 것 같았다.그렇지 않았더라면 나천우의 아버지가 그에게 그런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임단은 주광록에게 손수 차를 한 잔 따라주며 말했다.“많이 애써 주신 거 다 알아요.”주광록은 자리에 앉은 뒤 나천우 부부를 조심스럽게 쳐다보며 싱긋 웃었다.“그런데 두 분이 이렇게 느긋하게 차도 마시러 나올 기분이 되었다니, 아마 문제가 해결된 모양이지?”“하하하! 확실히 해결되긴 했죠!””안 그랬으면 주 부장님의 혜안이 밝았다고 할 수 없죠, 안 그래요?”“그리고 이 모든 게 다 하 대사 덕분입니다.”“주 부장님, 제가 소개해 드리죠.”“이분은 저와 형제나 다름없고 저의 귀인이자 뛰어난 풍수지리사, 하현입니다!”“또한 우리 부부의 오랜 골치거리였던 아픈 문제를 해결해 주었습니다.”나천우는 하현을 향해 웃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하현, 이분은 금정 관청 주택건설부 부장님이신 주광록, 내 형님이나 마찬가지야.”“앞으로 금정개발에 무슨 어려움이 있거나 누군가 집복당을 괴롭히는 일이 있다면.”“언제든지 주 부장님한테 전화해. 그러면 그가 모든 걸 책임지고 해결해 줄 거야! 장담해!”하현은 나천우가 자신을 위해 금정의 인맥을 소개해 준 것임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다지 탐탁지는 않았지만 오른손을 내밀며 미소를 지었다.“주 부장님, 안녕하세요.”주광록도 하현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정중하게 말했다.두 사람의 손바닥이 닿은 순간 하현의 안색이 살짝 일그러졌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가늘게 뜨고 주광록을 바라보았다.죽음의 기운?한창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주광록의 몸에서 죽음의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