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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501 - 챕터 3510

3870 챕터

3501장

경홍근의 말에 조한철은 편안히 의자에 기대어 곱게 생긴 하녀의 보필을 받으며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만 씨 가문이 뒤에 버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나 용한 셈이군요.”“혹시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 씨 가문과 영 씨 가문은 아주 막역합니다.”“용 씨 가문이라고 할지라도 만 씨 가문에게 함부로 미움을 살 수 없는 이유죠.”“무성에서 만 씨 가문이 위세를 떨칠 수 있는 것도 뒤에 영 씨 가문이 받치고 있기 때문이고요.”“영 씨 가문?”경홍근이 놀라서 얼굴빛이 약간 변했다.“대용두가 있는 그 영 씨 가문?”조한철은 웃음기가 싹 빠진 얼굴로 말했다.“무성은 서북부 변방의 땅이지만 사실 무성은 유서가 깊은 곳이에요.”“그 하 씨 성을 가진 놈이 날뛰며 여기저기서 미움을 사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며칠 전에는 인도인들에게까지 미움을 샀다고 들었어요.”“그래서 혹시 만 씨 가문이 일부러 밖에 배치해 둔 바둑알이 아닐까 하고 추측하고 있었어요!”조한철을 지극정성으로 보필하는 두 미녀를 바라보는 경홍근의 눈에 부러움이 잔뜩 깔렸다.그는 흠칫 정신을 다잡고 눈을 뗀 다음 입을 열었다.“조 세자? 그게 무슨 뜻입니까?”조한철은 흥미진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잘 생각해 보세요. 당신 머리로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거예요. 바둑알이 무엇에 쓰이는 물건인지.”경홍근이 잠시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눈을 번쩍 떴다.“조 세자, 나의 얕은 식견으로는 바둑알이라는 것은 손을 쓸 때 앞잡이로 세우거나 아니면 위세를 드러낼 때 세우는 것인데...”“현재 상황으로 볼 때 하현이라는 바둑알은 만 씨 가문의 위세를 떨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무성에서의 영 씨 가문의 이익까지 연결되어 있어요!”“다만 무성은 유서가 깊어서 만 씨 가문도 함부로 하다간 역효과가 날 수도 있으니 약간은 두렵지 않겠습니까?”경홍근의 눈에는 의심에 가득 서린 기색이 감돌았다.만 씨 가문이 무성의 관청을 장악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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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2장

”네? 얼마나 매력적이길래요?”여자라는 말에 조한철은 정신이 번쩍 드는 모양이었다.원래 다른 취미가 별로 없던 그는 어느새 원기가 많이 충만한 것 같았다.경홍근은 일찌감치 자료를 준비한 듯 얼른 핸드폰을 열어 몇 장의 사진을 조한철에게 보내주었다.조한철은 잠시 핸드폰을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껄껄껄 웃으며 말했다.“하나는 아주 성숙한 여인이고 하나는 아주 보송보송한 꽃봉오리 같군요, 아주 매력적이네요. 자매가 아주 아리따운 꽃이에요!”“자매꽃이 모처럼 보이니 그럼 마지못해 한번 손을 써 볼까요? 하하하!”조한철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비서에게 손짓을 하며 담담하게 말했다.“방 감독관에게 전화해.”...조한철이 전화를 걸어 손을 쓰고 있을 때 하현은 일전에 일어난 일은 마음에 두지 않고 설유아를 안정시킨 후 이대성이 가져온 계약서를 들고 차에 올랐다.그는 무성 중심부로 차를 몰아 고풍스러운 건물 앞에 멈춰 섰다.이곳은 옛 풍모를 그대로 간직한 무도관이었다.주변이 떠들썩한 가운데 오로지 홀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이 무도관은 이미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이대성의 부친이 이대성에게 물려준 것으로 국술당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우아함과 엄숙함이 묻어나는 이름이 이곳의 환경과도 아주 잘 어울렸다.“당주, 오셨습니까?”순간 몸집이 큰 남자가 국술당 입구에서 깍듯이 나와 인사를 했다.그는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던 듯 하현을 보자마자 얼른 다가와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당주, 국술당이 당신 명의로 넘어간 일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이대성 전 지회장께서 관련 사항을 잘 인도하라고 제게 당부하셨습니다.”“공인과 장부, 부동산 증서 등 다 준비해 두었습니다.”하현의 면전에서 무참히 짓밟혔던 이희광은 완전히 사람이 바뀐 듯 하현에게 더없이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하현 때문에 이대성이 용문 무성 지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가 가진 국술당까지 내놓았다는 걸 이희광은 이미 전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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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3장

”지금 국술당에는 백 명 가까운 학생이 있습니다.”“예전에는 스승님도 학생들을 가르칠 시간이 없었습니다.”“그래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특별히 초빙한 열 명의 교관들이 맡았습니다.”“모든 교관은 무도의 고수이자 명문가 출신들입니다.”“열 명의 학생을 혼자 도맡아 가르쳤는데 오히려 가까이서 밀착해 세세하게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아마 당주께서 국술당을 인수한 후에도 별로 관리할 것이 없을 겁니다.”“이 교관들이 있으니 당주는 매달 앉아서 돈만 수금하면 되는 것입니다.”“당주, 장부를 자세히 보지 않으셔서 아직 잘 모를 수도 있는데요.”“여기 국술당에서 1년에 수백억을 버는 건 그리 큰 문제도 아닙니다.”하현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학생을 가르치는 데 그렇게 수입이 많습니까?”이희광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대답했다.“물론 용문 무성 지회장이신 이대성 스승님께서 여기에 계시니 그것을 보고 제자들이 몰리는 거죠. 스승님의 문하에 있다고 하면 아무래도 체면이 서니까요.”“그래서 많은 재벌 2세들이 입문을 위해 큰돈을 들이고 있습니다.”“하지만 지금은...”말을 얼버무리며 이희광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러나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을 짓자 이희광은 얼른 화제를 돌려 계속 말을 이었다.“참, 당주. 우리 국술당의 현재 수석 교관은 남궁나연입니다.”“그녀는 무학의 성지인 황금궁의 외문 제자로 무술 실력도 출중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식을 겸비한 미인이라 쫓아다니는 사람이 많습니다.”“또한 국술당의 일상생활도 기본적으로 남궁나연이 관리하고 있고요.”“나는 가끔 오는 사람이라 별로 발언권이 없지만 이제 당주가 오셨으니 이곳의 장악권은 당연히 당주에게 있습니다.”이희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가 남궁나연을 상대하기에는 조금 꺼림직했던 모양이었다.하현은 이희광을 흥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이희광은 이대성의 대제자로 용문 무성 지회에서는 큰형으로 불렸다.그런데 남궁나연에 대해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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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4장

”안녕하세요, 여러분.”이희광이 학생들에게 다가가 손뼉을 쳤다.“자, 잠시 조용히 좀 해 주세요.”현장에 있던 교관은 이희광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재벌 자제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어떤 재벌 2세 집에서 따로 과외를 한다는 얘기도 나왔고 어떤 교관은 가슴을 치며 자신의 단단함을 뽐내며 개인 보디가드도 가능하다고 장담하고 있었다.그야말로 망신스러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이희광은 계속해서 헛기침을 하며 다가갔다.“여러분, 조용히 하세요! 소개해 줄 사람이 있습니다!”“소개라니?!”정중앙에 앉아 유일하게 재벌 2세들에게 아부를 하지 않는 여인이 일어섰다.그녀는 재벌 2세들에 빙 둘러싸여 있었다.키가 크고 날씬한 그녀는 얼굴이 그린 것처럼 정교하고 조각 같았다.눈썹에서는 약간의 강인한 기세도 보여 여간해서는 접근하기조차 어려워 보였다.그는 이희광을 싸늘한 눈빛으로 훑어보며 말했다.“여기 지금 학생들이랑 얘기하고 있는 거 못 봤어요?”“왜 자꾸 끼어들어요?”“내가 말 안 했나요? 여기 국술당에서는 당신이 말할 자격 없다고!”“그런데 지금은 뭐 또 할 말이 있는 거예요?”“지회장님이 말씀하셨잖아요!”“여기는 내 마음대로 운영해도 된다고! 설령 당신이 온다고 하더라도 여기 있는 사람들은 순순히 내 말을 들어야 해요!”“저기 가서 청소나 하고 가세요. 오늘 청소하는 사람도 없으니 당신 부하들 데리고 가서 바닥이나 말끔하게 청소하세요! 잊지 마세요! 깨끗하게 해야 합니다!”“깨끗하게 청소해 놓지 못하면 내가 가만히 두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하현을 이희광의 부하로 착각한 모양이었다.그리고 국술당에선 자신 위에 절대적인 권위가 없는 사람처럼 지시를 했다.아무도 그녀의 권위에 반기를 들거나 의심하는 사람이 없었다.이희광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남궁나연 교관님...”“바닥 청소 안 해요?”남궁나연이 이희광을 노려보았다.“곧 5시예요. 학생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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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5장

하현은 이희광을 유심히 바라보다 담담하게 말했다.“당신, 국술당에서 이렇게 찍소리도 못하는 존재였어?”이희광은 더욱 난처한 기색을 띠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됐어. 상대하지 마!”이때 남궁나연은 벽에 걸린 시계를 힐끔 쳐다보며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빨리 가서 연무장 청소하고 그 기구들도 다 닦으세요!”“이제 곧 수업 시작이에요!”“당신, 청소 안 할 거예요? 하기 싫으면 꺼져요!”발끈하는 남궁나연의 말에 다른 교관들도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이희광을 쳐다보았다.이 상황이 아주 재밌다는 듯 모두들 이죽거리고 있었다.무학의 성지에서 온 그들은 모두 황금궁 외문 제자들이었다.사실 재벌 2세들 앞에서도 별로 내세울 신분이 없는 자들이었다.그래서 그들은 더욱 이희광 같은 인물을 밟아 자신의 지위를 과시해야만 했다.“당신 좀 심한데!”이희광은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다.자신 곁에 든든한 뒷배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이희광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순간 하현은 얼른 손을 내저으며 이희광을 막아서고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아. 바닥이나 쓸자구.”하현은 청소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소위 교관들이 어떻게 수업을 하는지 보고 싶었던 것이다.어쨌든 이 국술당은 앞으로 그의 본거지가 될 것이다.만약 정말로 이런 난장판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가장 기본적인 상황부터 파악해야 조금씩 고쳐 나갈 수 있다.쫓아내야 할 사람은 쫓아내어야 점차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내쳐야 할 학생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국술당이라는 곳에 국술 두 글자가 걸려있는 한 길가의 개나 소나 들어와서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대하의 전통 국술을 선양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인재만이 국술당에 들어올 자격이 있다.교관과 학생들이 모두 옷을 갈아입으러 가는 사이 하현과 이희광은 빗자루를 들고 연무장으로 향했다.하현이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는 사이 이희광은 한두 번이 아닌 솜씨로 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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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6장

남궁나연은 짜증스러운 얼굴을 보였다.그러나 짜증 내는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얼굴은 확실히 아름다웠다.비록 미간을 찌푸린 얼굴이지만 동글동글한 눈망울과 갸름한 턱 선은 그 자체로 광채가 흘려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그러나 이희광은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왜냐하면 그는 하도 그녀에게 욕을 먹어서 지금 무슨 말을 할 겨를이 없는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뭐 하는 거야? 졸개 하나 데리고 와서 멀뚱멀뚱 뭘 쳐다봐! 얼른 바닥 쓸라니까!”“내가 당신들 속셈 모를 줄 알아? 이렇게 국술당에 들어와서 몰래 무공만 훔쳐보고 하는 거? 내가 폭로하지 않고 눈감아주었으면 됐지!”“바닥 좀 쓸라고 했더니 거기서 멍하니 서 있어?”“왜? 자기가 그렇게 잘난 줄 알았어?”“무도 수행의 시작은 바닥 쓰는 것부터라는 것도 몰라?”“바닥도 쓸지 못하는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무술을 배울 수 있겠어?”“이희광 당신도 마찬가지예요! 용문 무성 지회 큰형으로 불리면서 바닥 닦는 법도 모르니 정말 한심하네요. 그래서 지회장님이 그 높은 연봉을 주고 우리들을 데려왔나 봐요!”하현과 이희광을 호통치는 남궁나연의 목소리에 무도복을 갈아입고 나온 남녀 학생들도 하나같이 비아냥거리며 한마디씩 거들었다.“어서 좀 잘 쓸어요! 내 피부가 얼마나 연한지 몰라요?!”“무도장에서는 다 맨발로 있는데!”“만약 당신 때문에 발바닥이 까지면 당신 책임질 거예요?”“당신을 팔아도 내 귀한 몸을 배상하지는 못할 거예요?”“무릎 꿇고 어서 바닥을 깨끗이 닦으라구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 가만 안 둘 거예요!”학교에서 골칫거리 역할을 도맡아 할 것 같은 몇몇 학생들은 함부로 날뛰며 앞으로 나와 하현을 가리켜 무릎을 꿇으라고 요구하고 있었다.교관들은 이 광경을 보고 재미난 구경이라도 난 듯 키득거렸다.그들은 하현과 이희광이 망신을 혹독히 당하고 무릎 꿇고 사과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이희광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뭐라고 변명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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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7장

”뭐?!”장내는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수십 명의 학생들은 모두 아연실색하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남궁나연조차도 뭐라고 말을 잇지 못하는 얼굴이었다.슬쩍 빗자루를 흔드는 동작만으로 멀리 날려 똑바로 세우다니!이런 수법은 무협의 고수나 보이는 기술이었다!동작 하나하나가 절도 있고 군더더기가 없어 멋있다는 말로는 부족할 지경이었다.학생들은 아직 이런 기술에는 문외한이라 이것이 어느 정도의 기술인지 알지 못했다.그러나 교관들은 모두 전문가이기 때문에 이것이 어떤 수법인지 잘 안다.힘과 위력뿐만 아니라 사물에 대한 심오하고 철저한 통찰력도 있어야 한다.보통 사람들은 하현처럼 이렇게 정확하게 힘을 통제하기 어렵다.아마 용문 무성 지회장인 이대성도 할 수 없을 것이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남궁나연을 보며 빙긋 미소를 지었다.“남궁나연 교관님, 지금은 어떻습니까? 아직도 내가 몰래 무공을 훔쳐보려고 온 사람 같습니까?”“야! 지금 뭐라는 거야?!”남궁나연은 몹시 언짢은 듯 미간을 찡그렸다.어느새 얼굴이 일그러진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잘 들어. 무학은 엄격함, 진지함, 물 흐르듯 유려한 접근, 그리고 과감한 결단을 중요시해.”“당신의 솜씨는 얼핏 대단해 보이지만 이런 것은 그냥 쇼일 뿐이야. 이른바 민간에서나 보이는 자잘한 무술 나부랭이지.”“우리 무학과는 거리가 멀어!”“어디 서커스단에서 좀 배웠나 본데 그걸 가지고 이렇게 잘난 척하는 거야?”“우리 국술당에서 가르친 제자들은 비록 당신 같은 그런 연기는 못하지만 하나같이 실전의 고수들이야. 당신처럼 화려한 눈속임이 아니야!”남궁나연은 여전히 뭔가 언짢은 기색이 있었지만 많은 교관들 앞에서 억지로 의기양양한 척했다.하현은 그녀가 말하는 것에는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고 지긋이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당신 같은 자아인지 장애인들은 국술당 같은 곳에서 교관을 하기엔 부적합해요.”비꼬는 듯한 하현의 말을 듣고 남궁나연은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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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8장

모든 교관들과 학생들은 눈을 껌뻑거리며 하현을 쳐다보았다.이른바 새 주인에 대해 모두가 호기심 가득한 시선이었다.아무도 그가 이렇게 단숨에 국술당 사람들의 기를 제압할 줄은 몰랐다.어쨌거나 그들은 국술당 교관이었다.절대로 쉬운 사람들이 아니었다.하현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장내의 사람들을 쓱 훑어보았다.사람들의 눈빛이 그에게 다소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는 마음에 두지 않았다.“당주, 이쪽은 남궁나연이고 이쪽은 장 교관, 이쪽은 이 교관, 이쪽은 왕 교관입니다...”이희광은 열정적으로 하현에게 남궁나연 일행들을 소개했다.“이 교관들은 모두 우리 국술당의 원로이자 엘리트들이며 모두 스승님이 심혈을 기울여 모셔온 고수들입니다.”“안녕하세요. 난 하현이라고 합니다.”하현은 매우 예의 바르게 모두에게 인사를 했다.“앞으로 잘 부탁합니다.”그러나 하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근육이 우락부락한 남자가 끼어들었다.“뭐? 잘 부탁한다고요?”“우리가 없으면 이 국술당은 두 달도 안 돼 문을 닫아야 한다는 거 알아요?”근육질의 교관 말에 다른 교관들도 덩달아 냉소를 보내며 하현을 무시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그들이 보기에 아무리 하현이 센 척하며 겉멋을 부려도 그뿐이었다.이런 사람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이따위 사람이 과연 국술당을 제대로 관리하고 주재할 수 있을까?그래서 다들 하현을 무시하는 것이었다.이희광은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여러분이 지금 이분이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몰라서 그러는데, 이분은...”하현은 손을 뻗어 이희광의 말을 제지한 다음 앞으로 나가 근육질의 교관을 비롯한 다른 교관들을 힐끗 쳐다보고는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왜? 내가 여러분의 상사라는 게 마음에 안 듭니까?”변함없이 당당한 자태를 보이던 여교관이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코웃음을 쳤다.“아우, 아직 일 처리가 미숙하고 솜털도 안 마른 것 같은데 어디 우리 같은 고수들 위에 군림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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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9장

하현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심드렁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혹시 네 번째도 있습니까?”“물론이죠!”당당한 자태를 뽐내던 여교관이 입을 열었다.“넷째 당신이 이 업계의 문외한이니 운영에는 일체 간섭할 수 없습니다!”“누굴 뽑고 어떻게 운영하는지는 우리가 결정해요!”“매년 연말에 한 번씩 와서 배당에만 참여하면 됩니다.”“이 조건에 응하겠습니까?”이희광은 열 명의 교관들이 제시한 조건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이렇게 하면 국술당은 교관들에게 임대하는 셈이 된다.대부분의 수익은 교관들이 가져가고 하현은 매년 몇 푼 되지도 않는 임대료만 받을 뿐이다.운영상 발언권은 하나도 없었다.“만약 당신이 동의한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이 국술당을 위해 온 힘을 쏟을 거예요.”“만약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금 당장 사직서를 내고 건너편에 무도관을 새로 차릴 거예요.”남궁나연은 냉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하루의 시간을 줄 테니 잘 생각해 보고 알려주세요.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지 말지.”“지금은 좀 꺼져 주시죠. 학생들 수업 방해하지 말구요!”“남의 자식 망치면 누가 책임질 거예요?”남궁나연 일행이 할 말을 마친 뒤 하현에게 물러나라고 하자 그는 덤덤하게 말했다.“이것이 말로만 듣던 하극상인가요?”“열 명의 교관이 힘을 합쳐 날 밀어내시겠다? 아주 위풍당당하고 패기가 넘치는군요.”“그런데 자신감도 너무 지나치면 독이 되는 거 아닙니까?”“당신들은 뭘 믿고 이렇게 날 밀어붙이는 거예요?”“자기가 하고 싶다고 하면 뭐든지 다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하현! 이런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시죠!”근육질 교관이 사납게 웃으며 얼굴 가득 비꼬는 표정을 지었다.“남자라면 좀 시원하게 행동하시죠? 말만 번지르르해서 무슨 소용 있어요?”“우리의 요구를 들어주든지!”“아니면 당장 여기서 꺼지고 혼자 소꿉놀이나 하든지요!”“당신한테 다른 선택지는 없어요!”지난 몇 년 동안 국술당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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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0장

”가능한 한 빨리 답을 하라고?”하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뒷짐을 진 채 덤덤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당신들은 정말로 자신들의 분수를 모르는 것 같군.”“당신들 정말 모르겠어?”“그동안 당신들이 국술당을 이룩해 낸 것이 아니라 국술당이 당신들을 끌어올린 거지!”“당신들이 없었더라도 국술당은 여전히 무성 최고 무도관 중 하나였을 거야!”“국술당이 없어지면 당신들 소위 10대 교관들은 강호의 사기꾼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하나같이 기본적인 무학의 도리도 모른 채 돈 버는 방법에만 혈안이 된 아첨꾼들 같으니!”“무술을 익히던 그 초심은 다들 어디로 간 거야?”“당신들이 재벌 2세의 개인 무술 선생이 되려거든 얼마든지 나가서 해!”“하지만 그렇게 대충대충 학생들을 가르칠 생각하지 마!”“모두들 하나같이 무학을 가르친다면서 대충대충 보이는 것만 신경 쓰고 옆으로 찔러주는 떡값에나 혈안이 되어서야 되겠어?”“학생들을 좀 봐. 이 좋은 인재들이 당신들한테 무엇을 배웠는지!”“전부 겉만 번지르르한 동작들만 익혀서 뭣에 쓰겠어?”“뭐? 무술을 배우려면 바닥부터 깨끗이 닦으라고? 에이 퉤!”“아무것도 모르면서 헛소리!”“그런 식으로 제자를 가르치는 스승은 굶어 죽어도 싸!”하현은 매서운 눈초리로 사람들을 노려보았다.“이 정도 수준인데 감히 당신들 같은 사람을 교관이라고 할 수 있겠어?”“당신들 자격 있어?”학생들은 어리둥절해서 서로의 얼굴만 쳐다볼 뿐이었다.그러다 어디선가 낮은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일리가 있는 말인 것 같아요.”학생들 중 몇몇은 여기 온 지 이미 2, 3년이나 되었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실력이라고 할 게 없었다.전에는 이런 점에 별로 의구심을 가지지 못했는데 오늘 하현이 하는 말을 들으니 학생들은 문득 뭔가를 깨달은 것이다.“개자식! 누가 감히 우릴 가르치래?”하현이 학생들 앞에서 훈계하듯 구구절절 늘어놓자 남궁나연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지며 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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