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3501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경홍근의 말에 조한철은 편안히 의자에 기대어 곱게 생긴 하녀의 보필을 받으며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만 씨 가문이 뒤에 버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나 용한 셈이군요.”

“혹시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 씨 가문과 영 씨 가문은 아주 막역합니다.”

“용 씨 가문이라고 할지라도 만 씨 가문에게 함부로 미움을 살 수 없는 이유죠.”

“무성에서 만 씨 가문이 위세를 떨칠 수 있는 것도 뒤에 영 씨 가문이 받치고 있기 때문이고요.”

“영 씨 가문?”

경홍근이 놀라서 얼굴빛이 약간 변했다.

“대용두가 있는 그 영 씨 가문?”

조한철은 웃음기가 싹 빠진 얼굴로 말했다.

“무성은 서북부 변방의 땅이지만 사실 무성은 유서가 깊은 곳이에요.”

“그 하 씨 성을 가진 놈이 날뛰며 여기저기서 미움을 사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며칠 전에는 인도인들에게까지 미움을 샀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혹시 만 씨 가문이 일부러 밖에 배치해 둔 바둑알이 아닐까 하고 추측하고 있었어요!”

조한철을 지극정성으로 보필하는 두 미녀를 바라보는 경홍근의 눈에 부러움이 잔뜩 깔렸다.

그는 흠칫 정신을 다잡고 눈을 뗀 다음 입을 열었다.

“조 세자? 그게 무슨 뜻입니까?”

조한철은 흥미진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잘 생각해 보세요. 당신 머리로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거예요. 바둑알이 무엇에 쓰이는 물건인지.”

경홍근이 잠시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눈을 번쩍 떴다.

“조 세자, 나의 얕은 식견으로는 바둑알이라는 것은 손을 쓸 때 앞잡이로 세우거나 아니면 위세를 드러낼 때 세우는 것인데...”

“현재 상황으로 볼 때 하현이라는 바둑알은 만 씨 가문의 위세를 떨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무성에서의 영 씨 가문의 이익까지 연결되어 있어요!”

“다만 무성은 유서가 깊어서 만 씨 가문도 함부로 하다간 역효과가 날 수도 있으니 약간은 두렵지 않겠습니까?”

경홍근의 눈에는 의심에 가득 서린 기색이 감돌았다.

만 씨 가문이 무성의 관청을 장악했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3502장

    ”네? 얼마나 매력적이길래요?”여자라는 말에 조한철은 정신이 번쩍 드는 모양이었다.원래 다른 취미가 별로 없던 그는 어느새 원기가 많이 충만한 것 같았다.경홍근은 일찌감치 자료를 준비한 듯 얼른 핸드폰을 열어 몇 장의 사진을 조한철에게 보내주었다.조한철은 잠시 핸드폰을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껄껄껄 웃으며 말했다.“하나는 아주 성숙한 여인이고 하나는 아주 보송보송한 꽃봉오리 같군요, 아주 매력적이네요. 자매가 아주 아리따운 꽃이에요!”“자매꽃이 모처럼 보이니 그럼 마지못해 한번 손을 써 볼까요? 하하하!”조한철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비서에게 손짓을 하며 담담하게 말했다.“방 감독관에게 전화해.”...조한철이 전화를 걸어 손을 쓰고 있을 때 하현은 일전에 일어난 일은 마음에 두지 않고 설유아를 안정시킨 후 이대성이 가져온 계약서를 들고 차에 올랐다.그는 무성 중심부로 차를 몰아 고풍스러운 건물 앞에 멈춰 섰다.이곳은 옛 풍모를 그대로 간직한 무도관이었다.주변이 떠들썩한 가운데 오로지 홀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이 무도관은 이미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이대성의 부친이 이대성에게 물려준 것으로 국술당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우아함과 엄숙함이 묻어나는 이름이 이곳의 환경과도 아주 잘 어울렸다.“당주, 오셨습니까?”순간 몸집이 큰 남자가 국술당 입구에서 깍듯이 나와 인사를 했다.그는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던 듯 하현을 보자마자 얼른 다가와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당주, 국술당이 당신 명의로 넘어간 일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이대성 전 지회장께서 관련 사항을 잘 인도하라고 제게 당부하셨습니다.”“공인과 장부, 부동산 증서 등 다 준비해 두었습니다.”하현의 면전에서 무참히 짓밟혔던 이희광은 완전히 사람이 바뀐 듯 하현에게 더없이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하현 때문에 이대성이 용문 무성 지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가 가진 국술당까지 내놓았다는 걸 이희광은 이미 전해 들

  • 재벌 사위면 될까?   3503장

    ”지금 국술당에는 백 명 가까운 학생이 있습니다.”“예전에는 스승님도 학생들을 가르칠 시간이 없었습니다.”“그래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특별히 초빙한 열 명의 교관들이 맡았습니다.”“모든 교관은 무도의 고수이자 명문가 출신들입니다.”“열 명의 학생을 혼자 도맡아 가르쳤는데 오히려 가까이서 밀착해 세세하게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아마 당주께서 국술당을 인수한 후에도 별로 관리할 것이 없을 겁니다.”“이 교관들이 있으니 당주는 매달 앉아서 돈만 수금하면 되는 것입니다.”“당주, 장부를 자세히 보지 않으셔서 아직 잘 모를 수도 있는데요.”“여기 국술당에서 1년에 수백억을 버는 건 그리 큰 문제도 아닙니다.”하현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학생을 가르치는 데 그렇게 수입이 많습니까?”이희광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대답했다.“물론 용문 무성 지회장이신 이대성 스승님께서 여기에 계시니 그것을 보고 제자들이 몰리는 거죠. 스승님의 문하에 있다고 하면 아무래도 체면이 서니까요.”“그래서 많은 재벌 2세들이 입문을 위해 큰돈을 들이고 있습니다.”“하지만 지금은...”말을 얼버무리며 이희광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러나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을 짓자 이희광은 얼른 화제를 돌려 계속 말을 이었다.“참, 당주. 우리 국술당의 현재 수석 교관은 남궁나연입니다.”“그녀는 무학의 성지인 황금궁의 외문 제자로 무술 실력도 출중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식을 겸비한 미인이라 쫓아다니는 사람이 많습니다.”“또한 국술당의 일상생활도 기본적으로 남궁나연이 관리하고 있고요.”“나는 가끔 오는 사람이라 별로 발언권이 없지만 이제 당주가 오셨으니 이곳의 장악권은 당연히 당주에게 있습니다.”이희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가 남궁나연을 상대하기에는 조금 꺼림직했던 모양이었다.하현은 이희광을 흥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이희광은 이대성의 대제자로 용문 무성 지회에서는 큰형으로 불렸다.그런데 남궁나연에 대해 얘기

  • 재벌 사위면 될까?   3504장

    ”안녕하세요, 여러분.”이희광이 학생들에게 다가가 손뼉을 쳤다.“자, 잠시 조용히 좀 해 주세요.”현장에 있던 교관은 이희광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재벌 자제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어떤 재벌 2세 집에서 따로 과외를 한다는 얘기도 나왔고 어떤 교관은 가슴을 치며 자신의 단단함을 뽐내며 개인 보디가드도 가능하다고 장담하고 있었다.그야말로 망신스러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이희광은 계속해서 헛기침을 하며 다가갔다.“여러분, 조용히 하세요! 소개해 줄 사람이 있습니다!”“소개라니?!”정중앙에 앉아 유일하게 재벌 2세들에게 아부를 하지 않는 여인이 일어섰다.그녀는 재벌 2세들에 빙 둘러싸여 있었다.키가 크고 날씬한 그녀는 얼굴이 그린 것처럼 정교하고 조각 같았다.눈썹에서는 약간의 강인한 기세도 보여 여간해서는 접근하기조차 어려워 보였다.그는 이희광을 싸늘한 눈빛으로 훑어보며 말했다.“여기 지금 학생들이랑 얘기하고 있는 거 못 봤어요?”“왜 자꾸 끼어들어요?”“내가 말 안 했나요? 여기 국술당에서는 당신이 말할 자격 없다고!”“그런데 지금은 뭐 또 할 말이 있는 거예요?”“지회장님이 말씀하셨잖아요!”“여기는 내 마음대로 운영해도 된다고! 설령 당신이 온다고 하더라도 여기 있는 사람들은 순순히 내 말을 들어야 해요!”“저기 가서 청소나 하고 가세요. 오늘 청소하는 사람도 없으니 당신 부하들 데리고 가서 바닥이나 말끔하게 청소하세요! 잊지 마세요! 깨끗하게 해야 합니다!”“깨끗하게 청소해 놓지 못하면 내가 가만히 두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하현을 이희광의 부하로 착각한 모양이었다.그리고 국술당에선 자신 위에 절대적인 권위가 없는 사람처럼 지시를 했다.아무도 그녀의 권위에 반기를 들거나 의심하는 사람이 없었다.이희광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남궁나연 교관님...”“바닥 청소 안 해요?”남궁나연이 이희광을 노려보았다.“곧 5시예요. 학생들이

  • 재벌 사위면 될까?   3505장

    하현은 이희광을 유심히 바라보다 담담하게 말했다.“당신, 국술당에서 이렇게 찍소리도 못하는 존재였어?”이희광은 더욱 난처한 기색을 띠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됐어. 상대하지 마!”이때 남궁나연은 벽에 걸린 시계를 힐끔 쳐다보며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빨리 가서 연무장 청소하고 그 기구들도 다 닦으세요!”“이제 곧 수업 시작이에요!”“당신, 청소 안 할 거예요? 하기 싫으면 꺼져요!”발끈하는 남궁나연의 말에 다른 교관들도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이희광을 쳐다보았다.이 상황이 아주 재밌다는 듯 모두들 이죽거리고 있었다.무학의 성지에서 온 그들은 모두 황금궁 외문 제자들이었다.사실 재벌 2세들 앞에서도 별로 내세울 신분이 없는 자들이었다.그래서 그들은 더욱 이희광 같은 인물을 밟아 자신의 지위를 과시해야만 했다.“당신 좀 심한데!”이희광은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다.자신 곁에 든든한 뒷배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이희광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순간 하현은 얼른 손을 내저으며 이희광을 막아서고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아. 바닥이나 쓸자구.”하현은 청소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소위 교관들이 어떻게 수업을 하는지 보고 싶었던 것이다.어쨌든 이 국술당은 앞으로 그의 본거지가 될 것이다.만약 정말로 이런 난장판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가장 기본적인 상황부터 파악해야 조금씩 고쳐 나갈 수 있다.쫓아내야 할 사람은 쫓아내어야 점차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내쳐야 할 학생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국술당이라는 곳에 국술 두 글자가 걸려있는 한 길가의 개나 소나 들어와서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대하의 전통 국술을 선양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인재만이 국술당에 들어올 자격이 있다.교관과 학생들이 모두 옷을 갈아입으러 가는 사이 하현과 이희광은 빗자루를 들고 연무장으로 향했다.하현이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는 사이 이희광은 한두 번이 아닌 솜씨로 빠르

  • 재벌 사위면 될까?   3506장

    남궁나연은 짜증스러운 얼굴을 보였다.그러나 짜증 내는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얼굴은 확실히 아름다웠다.비록 미간을 찌푸린 얼굴이지만 동글동글한 눈망울과 갸름한 턱 선은 그 자체로 광채가 흘려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그러나 이희광은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왜냐하면 그는 하도 그녀에게 욕을 먹어서 지금 무슨 말을 할 겨를이 없는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뭐 하는 거야? 졸개 하나 데리고 와서 멀뚱멀뚱 뭘 쳐다봐! 얼른 바닥 쓸라니까!”“내가 당신들 속셈 모를 줄 알아? 이렇게 국술당에 들어와서 몰래 무공만 훔쳐보고 하는 거? 내가 폭로하지 않고 눈감아주었으면 됐지!”“바닥 좀 쓸라고 했더니 거기서 멍하니 서 있어?”“왜? 자기가 그렇게 잘난 줄 알았어?”“무도 수행의 시작은 바닥 쓰는 것부터라는 것도 몰라?”“바닥도 쓸지 못하는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무술을 배울 수 있겠어?”“이희광 당신도 마찬가지예요! 용문 무성 지회 큰형으로 불리면서 바닥 닦는 법도 모르니 정말 한심하네요. 그래서 지회장님이 그 높은 연봉을 주고 우리들을 데려왔나 봐요!”하현과 이희광을 호통치는 남궁나연의 목소리에 무도복을 갈아입고 나온 남녀 학생들도 하나같이 비아냥거리며 한마디씩 거들었다.“어서 좀 잘 쓸어요! 내 피부가 얼마나 연한지 몰라요?!”“무도장에서는 다 맨발로 있는데!”“만약 당신 때문에 발바닥이 까지면 당신 책임질 거예요?”“당신을 팔아도 내 귀한 몸을 배상하지는 못할 거예요?”“무릎 꿇고 어서 바닥을 깨끗이 닦으라구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 가만 안 둘 거예요!”학교에서 골칫거리 역할을 도맡아 할 것 같은 몇몇 학생들은 함부로 날뛰며 앞으로 나와 하현을 가리켜 무릎을 꿇으라고 요구하고 있었다.교관들은 이 광경을 보고 재미난 구경이라도 난 듯 키득거렸다.그들은 하현과 이희광이 망신을 혹독히 당하고 무릎 꿇고 사과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이희광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뭐라고 변명하려고 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3507장

    ”뭐?!”장내는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수십 명의 학생들은 모두 아연실색하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남궁나연조차도 뭐라고 말을 잇지 못하는 얼굴이었다.슬쩍 빗자루를 흔드는 동작만으로 멀리 날려 똑바로 세우다니!이런 수법은 무협의 고수나 보이는 기술이었다!동작 하나하나가 절도 있고 군더더기가 없어 멋있다는 말로는 부족할 지경이었다.학생들은 아직 이런 기술에는 문외한이라 이것이 어느 정도의 기술인지 알지 못했다.그러나 교관들은 모두 전문가이기 때문에 이것이 어떤 수법인지 잘 안다.힘과 위력뿐만 아니라 사물에 대한 심오하고 철저한 통찰력도 있어야 한다.보통 사람들은 하현처럼 이렇게 정확하게 힘을 통제하기 어렵다.아마 용문 무성 지회장인 이대성도 할 수 없을 것이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남궁나연을 보며 빙긋 미소를 지었다.“남궁나연 교관님, 지금은 어떻습니까? 아직도 내가 몰래 무공을 훔쳐보려고 온 사람 같습니까?”“야! 지금 뭐라는 거야?!”남궁나연은 몹시 언짢은 듯 미간을 찡그렸다.어느새 얼굴이 일그러진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잘 들어. 무학은 엄격함, 진지함, 물 흐르듯 유려한 접근, 그리고 과감한 결단을 중요시해.”“당신의 솜씨는 얼핏 대단해 보이지만 이런 것은 그냥 쇼일 뿐이야. 이른바 민간에서나 보이는 자잘한 무술 나부랭이지.”“우리 무학과는 거리가 멀어!”“어디 서커스단에서 좀 배웠나 본데 그걸 가지고 이렇게 잘난 척하는 거야?”“우리 국술당에서 가르친 제자들은 비록 당신 같은 그런 연기는 못하지만 하나같이 실전의 고수들이야. 당신처럼 화려한 눈속임이 아니야!”남궁나연은 여전히 뭔가 언짢은 기색이 있었지만 많은 교관들 앞에서 억지로 의기양양한 척했다.하현은 그녀가 말하는 것에는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고 지긋이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당신 같은 자아인지 장애인들은 국술당 같은 곳에서 교관을 하기엔 부적합해요.”비꼬는 듯한 하현의 말을 듣고 남궁나연은 화가

  • 재벌 사위면 될까?   3508장

    모든 교관들과 학생들은 눈을 껌뻑거리며 하현을 쳐다보았다.이른바 새 주인에 대해 모두가 호기심 가득한 시선이었다.아무도 그가 이렇게 단숨에 국술당 사람들의 기를 제압할 줄은 몰랐다.어쨌거나 그들은 국술당 교관이었다.절대로 쉬운 사람들이 아니었다.하현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장내의 사람들을 쓱 훑어보았다.사람들의 눈빛이 그에게 다소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는 마음에 두지 않았다.“당주, 이쪽은 남궁나연이고 이쪽은 장 교관, 이쪽은 이 교관, 이쪽은 왕 교관입니다...”이희광은 열정적으로 하현에게 남궁나연 일행들을 소개했다.“이 교관들은 모두 우리 국술당의 원로이자 엘리트들이며 모두 스승님이 심혈을 기울여 모셔온 고수들입니다.”“안녕하세요. 난 하현이라고 합니다.”하현은 매우 예의 바르게 모두에게 인사를 했다.“앞으로 잘 부탁합니다.”그러나 하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근육이 우락부락한 남자가 끼어들었다.“뭐? 잘 부탁한다고요?”“우리가 없으면 이 국술당은 두 달도 안 돼 문을 닫아야 한다는 거 알아요?”근육질의 교관 말에 다른 교관들도 덩달아 냉소를 보내며 하현을 무시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그들이 보기에 아무리 하현이 센 척하며 겉멋을 부려도 그뿐이었다.이런 사람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이따위 사람이 과연 국술당을 제대로 관리하고 주재할 수 있을까?그래서 다들 하현을 무시하는 것이었다.이희광은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여러분이 지금 이분이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몰라서 그러는데, 이분은...”하현은 손을 뻗어 이희광의 말을 제지한 다음 앞으로 나가 근육질의 교관을 비롯한 다른 교관들을 힐끗 쳐다보고는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왜? 내가 여러분의 상사라는 게 마음에 안 듭니까?”변함없이 당당한 자태를 보이던 여교관이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코웃음을 쳤다.“아우, 아직 일 처리가 미숙하고 솜털도 안 마른 것 같은데 어디 우리 같은 고수들 위에 군림하려

  • 재벌 사위면 될까?   3509장

    하현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심드렁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혹시 네 번째도 있습니까?”“물론이죠!”당당한 자태를 뽐내던 여교관이 입을 열었다.“넷째 당신이 이 업계의 문외한이니 운영에는 일체 간섭할 수 없습니다!”“누굴 뽑고 어떻게 운영하는지는 우리가 결정해요!”“매년 연말에 한 번씩 와서 배당에만 참여하면 됩니다.”“이 조건에 응하겠습니까?”이희광은 열 명의 교관들이 제시한 조건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이렇게 하면 국술당은 교관들에게 임대하는 셈이 된다.대부분의 수익은 교관들이 가져가고 하현은 매년 몇 푼 되지도 않는 임대료만 받을 뿐이다.운영상 발언권은 하나도 없었다.“만약 당신이 동의한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이 국술당을 위해 온 힘을 쏟을 거예요.”“만약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금 당장 사직서를 내고 건너편에 무도관을 새로 차릴 거예요.”남궁나연은 냉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하루의 시간을 줄 테니 잘 생각해 보고 알려주세요.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지 말지.”“지금은 좀 꺼져 주시죠. 학생들 수업 방해하지 말구요!”“남의 자식 망치면 누가 책임질 거예요?”남궁나연 일행이 할 말을 마친 뒤 하현에게 물러나라고 하자 그는 덤덤하게 말했다.“이것이 말로만 듣던 하극상인가요?”“열 명의 교관이 힘을 합쳐 날 밀어내시겠다? 아주 위풍당당하고 패기가 넘치는군요.”“그런데 자신감도 너무 지나치면 독이 되는 거 아닙니까?”“당신들은 뭘 믿고 이렇게 날 밀어붙이는 거예요?”“자기가 하고 싶다고 하면 뭐든지 다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하현! 이런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시죠!”근육질 교관이 사납게 웃으며 얼굴 가득 비꼬는 표정을 지었다.“남자라면 좀 시원하게 행동하시죠? 말만 번지르르해서 무슨 소용 있어요?”“우리의 요구를 들어주든지!”“아니면 당장 여기서 꺼지고 혼자 소꿉놀이나 하든지요!”“당신한테 다른 선택지는 없어요!”지난 몇 년 동안 국술당은 분

최신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3870장

    응급실에 있던 원가령은 아직도 술에 취한 듯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다.원래 같았으면 벌써 위를 씻고 상처를 치료해야 했었지만 의료진은 그녀를 병상에 눕혀만 놓고 방치한 것이다.하현은 얼굴을 찡그리며 손을 뻗어 원가령의 위를 몇 번 누른 다음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하구봉에게 쓰레기통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원가령은 술을 모두 토한 뒤에야 비로소 조금은 편안해진 얼굴이 되었다.강옥연에게 응급실의 소독약으로 간단하게 원가령의 상처 부위만 소독한 뒤 휠체어를 구해 원가령을 실었다.그리고 하현 일행은 떠날 준비를 했다.이때 문밖에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와 함께 남양 말로 뭔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분명 경비원들이 들어오려고 하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하구봉에게 눈빛을 보냈고 하구봉은 지체 없이 한 걸음 내디디며 한 발로 세게 문을 걷어찼다.‘퍽'하는 소리와 함께 응급실 문이 벌컥 열렸다.예닐곱 명의 건장한 경비원이 뛰어들려다가 튕겨나가는 부일민과 부딪혀 난장판이 되었다.비슷한 시각 복도 끝 쪽에서는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었다.어딘가 낯이 익어 보이는 여자가 맨 앞에 서 있었다.그녀는 몸매가 유려했고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뿜으며 걸어왔다.앳된 간호사 몇 명은 이 여자를 보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이 중년 여자는 페낭 병원에서 제일 영향력이 센 원장, 여음채였기 때문이다.여음채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위엄있는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우리 병원에서 소란을 피워? 눈도 없어?”“원장님, 외지 사람들이 와서 억지를 부리고 있어요. 우리가 의술의 도리를 저버렸다고 하면서 사람을 때리고 응급실 문을 발로 차고 있어요.”“우리는 모두 들어가서 환자를 치료하려고 하는데 환자를 마음대로 데려가려고 합니다!”“이건 아주 우릴 무시하는 거죠!”넘어져 있던 부일민은 여음채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 하현 일행의 행동을 가리키며 고자질

  • 재벌 사위면 될까?   3869장

    부일민은 더욱 냉소적으로 말했다.“하지만 우리 앞에서 귀에 거슬리는 그런 말은 해도 되지만 이것만은 알고 가세요. 한번 지불한 돈은 환불되지 않아요.”“사람이야 얼마든 데려가도 되지만 보증금 천만 원은 돌려주지 않습니다!”“그럼 어서 물러가세요!”“여기서 방해하지 말구요!”의사의 오만방자한 말에 강옥연은 얼굴이 싸늘해졌다.“살리기는커녕 환불도 안 된다구요?!”“내가 당신들 고소할 거예요!”“고소?!”부일민은 여간호사 몇 명과 눈을 마주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어떤 사람은 손거울을 꺼내 화장을 고치기 시작했고 어떤 사람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강옥연이 고소라는 말을 꺼내도 그녀들은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 게 분명했다.어차피 페낭 병원은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고소? 그래 하세요!”부일민은 눈썹을 치켜세운 뒤 벽에 붙은 전화번호를 가리켰다.“국민신문고, 식약처, 경찰서, 등등, 전화번호들이 여기 다 있으니까!”“아무데나 전화해서 아무나 불러 보세요!”“사람을 불러서 날 고소해 보세요! 그럼 내가 당신들을 할아버지라고 부를게요!”“대하 촌놈들이 감히 우리 남양 땅에 와서 거드름을 피우며 위세를 부리고 있어?! 흥!”“당신들이 전화를 해 봤자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거예요!”부일민은 한껏 코웃음을 쳤다.그들은 이미 관광객들을 등쳐먹는 데 아주 익숙한 것 같았다.관광객이 신고해도 결국 팔이 안으로 굽는 법이었다.“당신들 제정신이에요!”강옥연은 눈을 부라렸다.이런 몰상식한 사람들은 정말이지 처음이었다.이때 하현이 앞으로 나와 강옥연의 어깨를 툭툭 치며 담담하게 말했다.“강옥연, 어쨌든 당신은 용문 사람인데 어떻게 기본적인 도리도 몰라?”“뭐라고?”강옥연이 살짝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도무지 하현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어떤 사람들은 말로 하면 못 알아들어. 그냥 얼굴을 두들겨 맞아야 알아듣지.”

  • 재벌 사위면 될까?   3868장

    황천화 일행을 해결하고 하현은 강옥연에게 전화를 한 뒤 택시를 타고 페낭 병원으로 향했다.페낭 병원은 사립 병원으로 규모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인테리어가 호화로웠다.거리마다 홍보 간판이 걸려 있는 병원다웠다.다만 의술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했고 보감 그룹 병원에 속하며 페낭 현지에서 평판이 별로 좋지 않았다.보통은 관광객을 속이고 사기를 쳐서 이익을 남기는 병원이었다.그리고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사기를 당해도 신고할 길이 없어 결국 흐지부지될 수밖에 없었다.하현은 오는 길에 이런 정보들을 알게 되었다.강옥연도 현지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병원에 가게 된 것을 그녀의 잘못만이라고 탓할 수가 없었다.하현과 하구봉은 곧바로 병원에 도착해 응급실 복도에서 강옥연을 찾았다.“하현.”하현이 나타난 것을 보고 강옥연은 급히 다가와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상황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어?”하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물었다.“응급실에 들어가긴 했지만...”강옥연이 말끝을 흐렸다.하현은 얼굴을 찡그리며 응급실 문틈을 살짝 들여다보았다.대여섯 명의 환자가 병상에 누워 있었고 그중 두세 명은 외상을 입고 낮은 소리로 신음하고 있었다.그러나 응급실 안에는 의료진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내가 원가령을 데리고 왔을 때 의료진은 어떤 유명 연예인이 다쳐서 나간다고 했어.”“이곳의 한 인플루언서 스타가 영화를 찍다가 손가락을 다쳐서 급하게 응급실 의료진이 갔어!”“곧 돌아오겠다고 하면서 보증금 천만 원을 먼저 내라고 했어.”“그래서 보증금을 내고 30분째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데도 아직 아무도 안 와...”강옥연의 얼굴에 긴장감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하현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보감 그룹 산하 병원의 평판이 좋지 않다는 걸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그가 다른 의료진을 찾아보려고 하자 강옥연이 그를 멈춰 세우며 말했다.“하현, 내가 가서 재촉해 볼게.”강옥연은 혼자서 달려가더

  • 재벌 사위면 될까?   3867장

    ”퍽!”하현이 뭐라고 입을 떼기도 전에 줄곧 무릎을 꿇고 있던 황천화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이신욱의 뺨을 그대로 날려버렸다.“개자식!”이신욱은 얼굴을 가리고 버둥거리며 일어섰다.“황천화, 감히 날 건드려?!”“죽고 싶어?!”“차칵!”황천화는 이신욱이 하는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곧바로 앞으로 나가 이신욱의 오른손을 움켜잡고 세게 꺾었다.이신욱은 죽자 살자 덤볐지만 황천화는 그렇지 않았다.페낭 무맹인으로서 감찰관이라는 직위의 무게를 잘 알고 있었다.이럴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누구보다 꿰뚫고 있었다.“아!”이신욱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고 황천화는 그제야 단호하게 이신욱을 다시 한번 꺾었다.‘차칵'하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잠시 후 이신욱은 사지를 쓰지 못하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계속 경련을 일으켰다.그는 극심한 고통 때문에 화를 내고 싶어도 도무지 화를 낼 수가 없었다.오로지 땅바닥에 널브러져 돼지 멱따는 소리만 울부짖을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사방팔방에서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 부잣집 도련님들, 유명한 미녀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혼미해졌다.머리카락이 쭈뼛 곤두서며 두려움이 온몸을 전율시켰다.이신욱이 소리쳐 반항을 한 끝에 결국 이 꼴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말하자면 이신욱은 오늘 밤 하현을 세 번이나 공격한 것이다.그 결과는 처참한 자신의 몰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털썩!”이신욱의 사지를 부러뜨린 후 황천화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오늘 밤 일어난 이 모든 일은 다 내 불찰이고 이신욱의 잘못이야. 난 이미 당신 뜻에 따라 이신욱의 사지를 부러뜨렸어.”“당신이 만족할지 모르겠지만 말이야.”하현은 무덤덤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내가 한 말은 모든 사람들이 다 한 손씩은 부러뜨려야 한다는 거였어.”“당신은 말귀를 좀 알아듣는 것 같으니 왼손으로 하지.”황천화는 눈

  • 재벌 사위면 될까?   3866장

    ”내 두 손을 자르라고?!”자신의 뒷배는 이미 무릎을 꿇었는데 하현이 자신의 두 손을 자르라는 말을 듣고 이신욱은 두려움도 잊고 어느새 숨겨 두었던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하현! 당신이 무슨 대표든 무슨 감찰관이든 난 상관하지 않아. 하지만 당신, 이것만은 똑똑히 알아야 할 거야! 나 이신욱!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아!”“난 남양 3대 가문 중 하나인 이 씨 가문 사람이야. 우리 이 씨 가문은 원 씨 가문과 운명을 같이 하는 집안이야!”“나한테 미움을 사고 해를 입히는 사람은 남양에서 수많은 적을 만드는 것과 같아!”“그리고 나 이신욱! 당신을 평생 기억할 거야!”“오늘 당신을 무릎 꿇리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언젠간 당신을 가루로 만들어 버리고 말 거야!”“1년 안에 당신을 무릎 꿇리지 못한다고 해서 5년, 10년 후에도 못하라는 법은 아니거든!”“지금 내 두 손을 끊는다면 절대 좋은 결말은 없을 거야! 두고 봐!”이신욱이 이를 갈며 하현에게 소리쳐 경고했다.감찰관이라는 하현의 신분이 무맹 사람들한테는 먹힐지 모르지만 이 씨 가문에는 하등의 위협도 되지 않는다는 걸 말한 것이다.호랑이 가죽을 뒤집어쓴다고 해도 하현은 외지인일 뿐인데 어떻게 남양에서 이 씨 가문의 끝없는 복수를 견뎌낼 수 있겠는가?이 씨 가문은 엄연히 남양 3대 가문의 하나다!황천화는 이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이신욱!”“닥쳐!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닥치라고!”이신욱은 황천화의 말을 거칠게 끊었다.“내가 매년 당신한테 몇 억씩 갖다 바쳤던 이유는 이럴 때 나에게 힘이 되어 달라고 그랬던 거예요!”“그런데 어떻게 되었죠? 당신은 무릎을 꿇고 뺨을 맞기만 할 뿐 아무것도 못 하잖아요!”“당신 같은 사람 키워봐야 아무 소용이 없어요!”“앞으로 당신 같은 바보 등신 앞에서 누가 머리를 조아리며 공손히 굴겠어요?”“퉤! 당신한테 그럴 자격이 있어요?”이신욱은 황천화가 아무리 하현의 신분이 두렵더라도 무도 정신을 잃지 말

  • 재벌 사위면 될까?   3865장

    황천화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하현, 이건 너무 심하잖아...”“정말로 내가 당신을 두려워하는 줄 알아?”“잘 들어. 당신 신분이 가짜인지 진짜인지는 제쳐두고, 설령 진짜 감찰관이라고 해도...”애써 침착하며 여기까지 말하던 황천화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갑자기 하현의 주먹이 날아와 그의 얼굴을 ‘퍽'하고 쳤기 때문이다.황천화는 이번 문제가 커진다면 자신이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페낭 무맹도 같이 곤란해질 거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남양 무맹 감찰관이 말이 쉽지 엄청난 자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황천화가 뺨을 맞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정신이 혼미해져서 도저히 똑바로 서 있을 수가 없었다.그는 페낭 무맹에서 호령하는 사람이었고 이신욱을 도우러 온 것일 뿐이었다.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몇 마디 말로 하현이라는 외지인 앞에 무릎을 꿇게 생긴 것이다!황천화가 무능한 것인가?아니면 하현이 대단한 것인가?하현은 황천화에게 다가가 오른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툭툭 치며 말했다.“황천화, 왜 갑자기 무릎을 꿇었지?”“무릎까지 꿇었는데 내가 어떻게 당신 얼굴을 때리겠어?”황천화는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감찰관님께 뺨을 얻어맞게 되어 영광입니다.”“좋아, 그렇게 말하다니 소원을 들어줘야지.”하현은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오른손을 치켜들고 세차게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건 당신이 제멋대로 날뛰고 무맹의 얼굴에 먹칠한 대가야!”“퍽!”“이건 약자를 괴롭히고 힘들게 한 대가야!” 하현은 하나하나 낱낱이 열거해 가며 황천화의 얼굴을 뒤흔들었다.비록 황천화도 고수 중의 고수였지만 하현이 뺨을 때릴 때는 아무런 저항도 분노도 표출하지 못하고 억지로 견뎠다.하현이 손바닥을 휘두를 때마다 황천화의 눈빛은 아프게 이리저리 흔들렸다.이 광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점점 초점을 잃어갔다.페낭 무맹의 실력자가 무릎을 꿇고 다른

  • 재벌 사위면 될까?   3864장

    원청산?원 대표님?황천화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문득 그가 누군지 떠올랐다.이 사람은 남양 무맹의 대표이다.페낭 무맹의 맹주는 그를 보면 넙죽 엎드려야 한다.그런데 이 어른이 방금 뭐라고?하현이 남양에 있을 때는 남양의 감찰관 임무를 맡기겠다고?맹주를 감찰하고 만인을 순찰한다고?원청산의 말이니 하현이 대하무맹 대표가 된 것이 거짓은 아닐 것이다.대하무맹 대표가 되고 세계무맹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남양에서는 감찰관이라...순간 황천화는 갑자기 호흡이 가빠졌다.두 다리는 휘청거리기 시작했고 얼굴에 가득했던 거만한 표정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 자리에 깊이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채워졌다.그를 따르던 무맹의 고수들도 모두 손발이 얼얼하고 팔다리는 저릿저릿 아파서 서 있을 힘조차 없었다.다른 사람들은 이런 신분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지만 그들 무맹인들은 잘 알고 있었다.하현이 아주 높은 자리에 앉아 대표자로서 만인의 뜻을 전달하는 사람이 되었다.아무도 그의 말을 거스를 수 없다는 뜻이다.황천화 일행이 위세를 떨치다가 갑자기 전전긍긍하며 어쩔 줄을 모르자 이신욱은 속이 타서 참을 수가 없었다.“형님, 이런 놈한테 속으면 안 돼요!”“대표라니요? 감찰관이라니요?”“이놈이 능청스러운 연기로 우릴 속이려는 게 틀림없어요!”“저런 놈이 무슨 대표고 무슨 감찰관이랍니까? 형님은 분명히 알고 계시잖아요?”이신욱의 말을 듣고 주위의 많은 동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몇몇 아리따운 여자들은 화들짝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다시 조롱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감히 능청스럽게 연기를 하면서 황천화를 속이려고 하다니?“연기? 그래?”“내 연기가 아마 연기대상감인가 보지? 유명 배우 뺨칠 정도로 뛰어났던가 봐.”하현은 담담하게 웃으며 한 발짝 앞으로 나와 페낭 무맹 제자들 앞으로 가더니 사정없이 손바닥을 후려갈겼다.“퍽!”페낭 무맹 제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 재벌 사위면 될까?   3863장

    당당하고 거침없는 황천화의 모습에 사람들은 가소롭다는 듯 하현을 비꼬아 보았다.다들 하현이 겁을 먹고 도망칠 거라고 생각했다.하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황천화와 대적할 수야 있겠는가?그건 정말 목숨을 거는 짓이고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였다.하현은 손을 뻗어 제멋대로 입을 놀리는 황천화의 뺨을 후려치려고 했지만 갑자기 뒤에 있던 하구봉의 핸드폰이 심하게 진동하는 것을 느끼며 흠칫 뒤를 돌아보았다.순간 하구봉의 얼굴에 의아한 빛이 떠올랐다.이어 하구봉은 하현에게 공손히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하현, 무성에서 온 전화야.”“대하무맹을 대표해 의견을 전달한다더군.”“방금 만진해 맹주의 강력한 추천으로 대하무맹에서 치열한 토론을 펼쳤어. 그래서 당신이 대하무맹 대표로 확정되었대!”“대하무맹을 대표해 세계 무맹에서 상임이사로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어!”“간단히 말해 앞으로 당신은 대하무맹의 대표로서 만진해 맹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거야.”“만약 만진해 맹주가 물러난다면 당신은 그다음 맹주가 되는 거야.”말을 하는 동안 하구봉의 입술이 계속 떨리고 있었다.그도 이 엄청난 소식에 적잖이 놀란 것이 틀림없었다.그러면서 그는 핸드폰을 켜고 방금 메신저를 통해 온 메시지 한 장을 보여주었다.대하무맹?대표?세계 무맹의 거부권?한마디 한마디 융단 폭격과도 같은 엄청난 단어에 황천화는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하지만 그는 무의식적으로 하현이 자기 앞에서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황천화가 불같이 화를 내려 했을 때 하현의 부하들이 일부러 이런 말을 꺼낸 것만 봐도 뻔한 가짜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거짓말하지 마!”“세계 무맹이라니? 거부권이라니?”“그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뻔한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줄 알았어?”“순진하기는!”황천화는 심호흡을 한 뒤 냉소를 흘렸다.그도 무맹 사람이다.만약 대하무맹에서 하현이라는 대표가 나왔다면 어떻게 그가 모

  • 재벌 사위면 될까?   3862장

    ”옳고 그름?”“잘잘못을 따지자는 거야?”“하여튼 약자들은 이런 허무맹랑한 것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단 말이지.”황천화는 두 손을 뒷짐진 채 앞으로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겼다.걸음을 옮길 때마다 매서운 기운이 파장을 일으키며 사람들을 압도했다.“나 같은 강자들은 그런 걸 알 필요가 없지.”“난 말이야. 신분에 따라 편들지 이치에 따라 편들지 않아.”“내 후배가 사람을 죽이고 나쁜 짓을 했어도 그건 옳은 일이야.”“당신이 무수히 많은 도리를 가지고 법을 운운한다고 해도 내 후배를 건드린 당신은 나한테 여전히 나쁜 놈이야.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하지.”옆에 있던 이신욱은 황천화의 강력한 지지를 얻은 순간 없던 힘까지 솟아오르는 것 같아 큰소리로 선동하고 나섰다.“형님, 이 개자식이 방금 아주 큰소리를 쳤어요. 형님이 온다고 해도, 페낭 무맹 맹주가 온다고 해도 절대 자기를 건드릴 수 없다고요!”다른 부하들도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맞습니다. 이놈이 아주 기고만장하게 말했어요.”“날 무시하는 거야? 맹주를 무시해? 아님 우리 페낭 무맹을 무시하는 거야?”황천화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요즘 세상에 그런 얼빠진 놈이 있어?”“자기가 뭔지도 모르고 설치는 꼴이라니!”“무슨 자격으로 우리 동네에 와서 함부로 굴어!”“이봐, 당신 대하 사람이지?”“자자, 당신의 내력을 말해 봐. 당신이 5대 문벌 출신이라도 돼? 아니면 10대 가문 출신이야?”“분명히 말해 두겠는데,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내가 체면을 봐 줘서 죽이지는 않겠어. 몸은 좀 상하게 하겠지만.”하현이 덤덤하게 말했다.“다 아니야.”“아니라고?”황천화가 입을 크게 벌리며 웃었다.“다 아니라면서 감히 페낭에 와서 위세를 떨치려는 거야?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놈이군!”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난 페낭이 법과 규율, 그리고 도리를 중시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황천화 당신을 보니 도리를 거론할 동네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