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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491 - 챕터 3500

3870 챕터

3491장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고 약 5분이 지났을 때 의식을 잃었던 수사팀장이 갑자기 똑바로 앉았다.그리고 그는 왈칵하고 더러운 것을 뱉어내었다.그의 안색은 약간 창백했지만 이제는 똑바로 앉을 수 있게 되었다.“됐어! 살아났어!”주변에 있던 그의 동료들이 흥분한 표정으로 수사팀장을 둘러쌌다.수사팀장을 자세히 살펴보던 동료들은 모두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이대성의 얼굴은 까맣게 타들어갔다.그는 자신의 딸을 노려보며 소리쳤다.“깨어나지 마! 깨어나지 말라고!”하지만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은 법.수사팀장이 똑바로 앉은 지 30분 만에 이가음이 갑자기 ‘악'하며 비명을 질렀다.“악! 총 맞았어요. 내가 총 맞았다구요!”그녀는 이 말을 한 뒤 갑자기 ‘욱'하더니 가슴속에 맺혔던 피멍을 내뿜으며 정상으로 돌아왔다.이대성은 얼굴이 굳어졌다.“깨, 깨어났어?!”“아빠!”정상으로 돌아온 이가음은 이대상의 모습을 보고 그의 품에 와락 안겼다.“아빠,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어요!”“너무 무서웠어요!”그녀의 얼굴에 눈물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이대성은 떨떠름한 표정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괜찮아. 이제 괜찮아.”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그제야 사람들은 이가음이 이대성의 딸이란 사실을 알아차렸다.동시에 하현을 바라보는 시선에 경외로움이 가득 찼다.기괴하고 신기하고 무서웠다.그가 정말 이가음을 살린 것인가?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하현이 무학의 이론이 탄탄하고 실력도 강할 뿐만 아니라 이런 기술도 익혔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됐어요. 이제 깨어났으니 며칠 병원에서 요양하면 괜찮아질 거예요.”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티슈를 꺼내 자신의 손가락을 닦았다.“지회장님, 우리가 한 약속 잊지 마세요!”“내일 사람을 보내 무도관을 모두 내 명의로 옮기겠습니다!”이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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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2장

설유아가 하현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경홍근은 사람들을 이끌고 병원 로비에 앉아 있었다.사실 경홍근은 하현이 자신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득의양양해 있었는데 이가음의 모친이 병원에 가서 억지로 무릎을 꿇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가장 먼저 병원으로 달려온 것이었다.이것이 하현의 첫 번째 선포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다음에는 십중팔구 자신을 향해 뭔가 행동을 할 것임이 분명했다.그래서 이가음의 모친을 위해서 나서든 선수를 치기 위해서 나서든 경홍근은 자신이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곳에 오기 전에 자신의 배후를 만나고 왔다는 것이다.큰 뒷배의 묵인을 얻은 경홍근은 자신감이 치솟았고 하현 하나 제압하는 건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다.그리고 경홍근의 곁을 따라다니는 사람들과 금전파 무리들 외에 그날 하현에게 뺨을 맞은 진 선배도 함께 와 있었다.그는 상처가 아물자 그때의 아픈 기억도 사라졌는지 병원을 휘저으며 큰소리로 병원 안의 환자와 의료진을 쫓아내고 있었다.그뿐만 아니라 하현이 나타나지 않으면 설유아에게 못된 짓을 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떠들어댔다.병원 전체가 시끌벅적해졌고 많은 의료진들이 허둥지둥 그 자리를 떠났다.몇몇 병원 경비원들이 대담하게 앞으로 나섰다가 금전파 일행들에게 속수무책으로 걷어차였다.권세를 믿고 남을 괴롭히는 일에는 아주 일가견이 있는 금전파였다.전화를 끊은 설유아는 난장판이 된 병원 내부를 보면서 얼른 밖으로 나와 예전에 연기하던 실력을 펼치며 휴대용 다기를 들고 와 경홍근 일행에게 차를 끓여 바쳤다.“방주 어르신, 진 선배. 형부가 말했어요.”“그동안의 일은 이가음의 엄마가 와서 무릎을 꿇은 걸로 다 없던 일로 하겠다고요.”“그런데 왜 갑자기 이렇게 병원으로 몰려와서 소란을 피우는 거예요?”“이러면 다른 사람들 보기에도 좋지 않잖아요?”“그러니 깔끔하게 병원비 보상하고 병원 사람들한테 사과하는 게 어떻겠어요?”“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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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3장

진 선배의 오만방자한 행태를 보고 상관인 경홍근 곁에 있던 몇 명의 예쁜 여자들은 입을 가리고 키득키득거렸다.하현이 무슨 운이 그리 좋았는지 모르겠지만 이가음의 모친 뺨을 때렸다는 건 상관인 경홍근의 체면을 짓밟았다는 뜻이기도 했다.무성 6대 파벌 중 한 명인 경홍근은 지금까지 피는 흘려도 체면은 잃은 적이 없었다.그의 행동 규칙은 체면을 잃은 곳에서 반드시 다시 체면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실실거리고 있는 여자들 눈에 하현은 곧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던 셈이다.경홍근은 담배를 쥐고 로비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앉아서 다리를 꼬고 있었다.그는 제멋대로 날뛰는 진 선배를 말리지 않았다.어떤 일은 자신의 신분으로 나서기가 좀 곤란하기 때문이었다.진 선배가 나서서 호가호위하는 건 그에게 꽤나 좋은 효과를 가져다주었다.설유아는 진 선배의 모습에 깜짝 놀라며 허둥지둥 물러섰다.“대홍포나 용정차를 준비하지 못해서 죄송해요. 내가 대접이 소홀했네요...”“당신들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이 아가씨가 얼굴에 상처까지 입었는데도 이렇게 예의 바르게 차까지 끓여 바쳤는데 다기를 다 깨뜨리다니?!”“당신들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이렇게 사람의 기본 도리마저 저버리면 안 되죠!”“맞아요! 하나같이 상류층 사람처럼 잘 차려입었고만 행동은 개돼지만도 못하다니!”“당신들은 가정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어요? 이렇게 버릇없이 굴면 어쩌자는 거예요?”아직 자리를 뜨지 못한 의료진과 환자들은 하나같이 분노에 찬 목소리를 내었다.그들은 진 선배가 호가호위하며 제멋대로 구는 모습을 보이자 격분하여 한마디씩 거들었다.“입 닥쳐!”진 선배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차가운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우리 일에 당신네들이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 없잖아! 더 이상 한마디라도 더 하면 내가 당신들 그 입을 갈기갈기 찢어놓을 거야, 알았어?”말을 하면서 진 선배는 자신의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하며 손가락을 딱 쳤다.그의 동작에 양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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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4장

”삐걱!”바로 그때 병원 안전 계단의 문이 열리고 하현이 모습을 드러내었다.그는 멀리 서 있는 설유아를 보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오호! 하 씨! 드디어 나타나셨군!”진 선배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자신이 얻어맞았던 얼굴을 일부러 슥 문지르며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다 흉악한 미소를 지었다.“난 당신이 평생 움츠러든 거북이처럼 영원히 나타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이렇게 나오다니! 흥! 용기가 가상해서 내가 한 가지 알려 주지!”“무성 촬영 세트장의 장부, 이가음의 모친이 당한 망신! 당신은 열 배 백 배 보상해야 해!”“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 죽여 버릴 거야!”진 선배는 경홍근이 손을 쓰기 전에 특별히 뒷배를 찾아갔다는 사실을 아는 게 틀림없었다.그래서 진 선배는 지금 패기가 넘쳤고 전에 본 적 없는 오만방자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거만하게 팔짱을 끼고 있던 여자들도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눈을 흘겼다.그녀들은 하현이 진 선배의 체면을 구기고 이가음의 모친을 짓밟고 감히 경홍근에게 덤비는 모습을 보고 재벌 2세나 강호의 고수쯤 되는 줄 알았다.하지만 실상 하현이 이런 평범한 사람일 줄은 몰랐다.살짝 잘생긴 모습 말고는 어디에도 재벌 2세나 강호의 고수가 풍길 법한 호기로움이 없었다.아마 길가에서 마주쳤더라면 절대 눈길도 끌지 못했을 것이다.하현을 몇 번 쳐다보던 그녀들은 더 이상 하현에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조롱과 멸시에 가까운 시선을 던졌다.“당신이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오늘 밤 설유아는 날 잘 모셔야 할 거야. 편하게 성심을 다해서 모셔야 할 거라고. 그러면 내 마음이 조금 풀릴지 모르지.”진 선배는 아주 패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그렇지 않으면 당신과 설유아는 모두 죽게 될 거야.”진 선배라는 작자를 상대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하현은 그가 하는 말을 듣고 기가 차서 걸음을 멈추었다.그리고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진 선배를 담담히 바라보며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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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5장

맞은편에서 담배를 피우며 다리를 꼬고 있는 경홍근을 보며 하현은 미소 지은 얼굴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상관님, 우리가 다시 만날 줄은 몰랐네요.”“요즘 좀 바빠서 당신을 찾아가 결판낼 겨를이 없었거든요.”“그런데 어떻게 직접 찾아왔어요?”“사는 게 너무 지루하신가?”“그래서 나한테 와서 스릴감 넘치는 일을 좀 찾고 싶었던 건가요? 아니면 ‘죽을 사'자를 어떻게 쓰는지 알고 싶었던 건가요?”경홍근의 눈동자가 차갑게 일렁거렸다.그는 손을 흔들어 미쳐 날뛰고 있던 진 선배 등을 제지하고는 눈살을 찌푸린 채 하현을 쳐다보았다.“젊은이가 말이 좀 거칠군.”“네놈이 이가음의 모친을 짓밟은 것으로 보아 뭐 실력이나 뒷배가 아주 없는 놈은 아닌 모양인데 말이야.”“하지만 알다시피 여기는 무성이야!”“대하 서북부에서도 가장 큰 도시로 대구, 금정, 남원 등에 뒤지지 않아!”“이곳에는 겉으로 드러난 무학의 성지 황금궁, 10대 최고 가문인 용 씨 가문, 4대 초석 중 하나인 용문, 그 외에도 들으면 절로 경외심이 드는 사람들이 차고 넘쳐.”“당신이 강을 건넌 맹룡이라 할지라도 어디서 배가 뒤집힐지 모르는 게 무성이라고!”“무슨 말인지 알겠어?”상관인 경홍근은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긴 했지만 화도 잘 내는 성격이었다.이번에 그는 특별히 그의 뒤에 있는 누군가에게 윤허를 받은 뒤 하현에게 찾아온 터였다.그의 배후에 있는 사람의 지위가 너무 높아서 용문이나 황금궁에서도 우러러보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그런데 그런 경홍근이 모든 사람 앞에서 얼굴을 맞았다.완전히 제대로 망신을 당한 것이다.다만 그의 침착한 심성이 그의 화를 누르며 인내심을 발휘했을 뿐이었다.그는 중요한 순간까지 기다렸다가 자신의 비장의 카드를 꺼낼 생각이다.이렇게 해야 지금까지 하현에게서 받았던 모든 수모를 되돌려 주게 되는 것이다!하현은 경홍근이 마음속으로 와신상담을 하건 뭘 하건 무시하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상관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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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6장

”하현, 말과 행동을 너무 단정적으로 하지 마!”“아직 당신은 어려서 많은 걸 파악할 수 없어!”경홍근은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고 똑바로 앉았다.“인정해. 내가 당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했어.”“그런데 문제는 말이야. 만 씨 가문이 당신을 지지한다고 해도 당신이 무성에서 함부로 횡포를 부릴 수 없다는 거야.”“이를테면 이런 거지. 나를 만나면 순순히 고개를 숙여야 한다든가.”“왜냐하면 내 뒤에 있는 사람은 당신이 절대 미움을 사서는 안 될 사람이기 때문이지.”여기까지 말하고는 경홍근은 손가락을 탁 튕겼다.그러자 그를 본 여비서가 상자 하나를 들고 다가왔다.경홍근은 손수 상자를 열어 공손하게 명함 한 장을 꺼내 하현 앞에 놓인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조한철!명함 위에는 다른 것은 없고 손으로 쓴 세 글자만 있었다.용이 휘어져 승천하는 것처럼 힘차고 유려한 글씨였다.보기만 해도 무적의 기세와 포악함이 절로 느껴졌다.“조한철?!”하현은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조금은 낯선 이름이었다.경홍근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맞아, 바로 조 세자야.”“내가 오늘 오면서 조 세자한테 다녀왔지.”“조 세자가 말했어.”“나 금전파가 곧 조 세자의 권위를 대변한다고.”“내가 체면을 잃는다는 건 조 세자가 체면을 잃는 거나 같아.”“하지만 세자는 도리를 잘 아는 분이지.”“그는 이렇게 명했어. 당신은 지금 이가음의 모친에게 가서 배상금을 열 배로 갚고 우리 금전파 정문 앞에서 3일 밤낮으로 무릎을 꿇고 사죄하라고. 그러면 이 일은 그냥 없던 일로 하겠다고 하셨어.”“아, 참. 당신 처제는 내 부하들 곁에서 수발을 들어야 하는 건 당연하고 말이야.”경홍근의 표정은 아주 부드러웠지만 내뱉는 말은 아주 단호했다.“당연히 거절할 수 있어. 하지만 그 결과는 온전히 본인이 감당해야 할 거야. 당신이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군.”얼굴을 가리고 있던 진 선배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조 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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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7장

”보아하니 당신도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군.”“그렇지 않으면 조 세자가 5대 문벌 사람이라는 걸 짐작도 할 수 없었을 텐데.”경홍근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오만함과 자신감을 내비쳤다.“뭐 어쨌거나 당신이 조 세자를 안다니 말하기가 훨씬 수월해졌군.”경홍근은 파일을 꺼내어 무덤덤한 표정으로 하현에게 툭 내던졌다.이가음의 모친에게 해야 할 보상 외에도 무성 촬영 세트장의 최근 며칠 동안의 손실, 진 선배의 병원비 등 자세한 내역이 들어 있었다.모든 내역은 상세하고 명확했다.“이 숫자의 열 배를 보상해야 해. 알아들었어?”경홍근이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하현은 이를 듣고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자세히 보지 않으면 상관께서 내 처제한테 배상하는 건 줄 알겠어요.”“뭣이?!”경홍근은 하현의 입끝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지적에 경멸하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가 이내 냉담한 표정으로 돌아와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해.”“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무리 날카로워도 소용없어!”“잘못한 사람은 잘못을 인정하고 벌을 받으면 돼.”“대충 계산해 봤는데 이번에 당신이 배상할 돈은 천억이야.”“이 천억을 배상하고 한 달 동안 당신 처제가 우리랑 같이 지내는 거야. 그러면 일은 깨끗이 끝나.”“문제없지?”하현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천억? 한 달?”“그게 다입니까?”하현의 말을 들은 몇몇 여자들은 모두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지었고 더욱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하현이 떠는 허풍이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지경이어서 훅 불면 날아갈 기세였다.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이 지금 하현의 말투를 들었다면 아마 상황을 주도하는 쪽으로 착각할 정도였다.“원래는 더 요구할 생각이었는데 우리는 도리를 아는 사람이니까 이 정도로 하는 거야.”상관은 껄껄 소리 내어 웃었다.“여자는 말이야. 아무리 절세미인이어도 한 달 놀고 나면 싫증이 나는 법이거든.”“참, 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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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8장

용문 무성 지회 제자들 열두 명을 거느리고 들어온 이대성은 얼핏 위풍당당하고 웅장해 보였다.이대성이 나타나자 경홍근도 무의식적으로 벌떡 일어섰다.그는 이대성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나서 하현을 힐끔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이놈아, 넌 이제 죽었어!”“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지회장님이 안색이 별로 안 좋아 보이시니 사정해 봐야 아무 소용없을 거야.”“어서 엎드려 살려 달라고 빌어!”경홍근의 말을 듣고 갑자기 이대성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이를 본 진 선배와 예쁘장한 여자들은 모두 들뜬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꼴이라니!하현이 꼴사납게 당하는 모습을 이렇게 빨리 볼 줄이야!경홍근에게 맞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용문 무성 지회장한테도 맞게 생겼으니 아주 꼴좋다!경홍근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이대성이 하현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는 것을 보았다.그러나 순간 풀썩하고 이대성이 하현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닌가!이대성이 거느리고 온 사람들도 모두 하나같이 황송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었다!이 모습을 보고 경홍근은 어안이 벙벙해졌고 무의식적으로 겨우 입을 열었다.“지회장, 이게 무슨 짓입니까?”이대성은 경홍근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약서를 들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하현, 이것은 우리 무도관을 당신 명의로 옮겼다는 문서야.”“수속은 이미 다 마쳤으니 서명만 하면 무도관은 이제 모두 당신 것이 되는 거지.”“그리고 오늘 일은 진심으로 미안해. 이렇게 사과하네.”부들부들 떨며 주눅 든 이대성의 모습을 보고 진 선배와 예쁘장한 여자들은 모두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서 있었다.다들 이대성이 하현을 혼내주려고 온 줄 알았다.이렇게 무릎을 꿇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게다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배상을 하다니!이대성의 자산 중 가장 알짜인 무도관의 명의를 모두 하현에게 넘긴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하현이 도대체 무엇을 했기에 이대성 같은 인물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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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9장

하현은 앞으로 나와 손을 뻗어 경홍근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한숨을 내쉬었다.“용천오도 이대성의 부인을 지키지 못했는데.”“용문이라고 이대성을 지킬 수 있겠어요?!”“상관님은 조한철이라는 세 글자로 내 앞에서 당당하게 위세를 떨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당신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렇게 코를 벌름거리며 덤벼드니 뭐 내가 만족스럽게 해 드려야지요.”말을 마치며 하현은 명함을 집어 들고 천천히 경홍근의 눈앞에서 갈기갈기 찢었다.이 장면을 보고 여자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마치 하현이 조한철을 눈앞에서 갈기갈기 찢어 죽이는 것을 본 사람들 같았다.경홍근도 안색이 급변했다.“개자식! 감히 조 세자의 명함을 찢어?”“죽고 싶어 환장했어?”“퍽!”하현은 손바닥을 휘둘러 경홍근을 바닥에 쓰러뜨렸다.“내가 죽을지 말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당신이 죽을 자리를 찾고 있는 건 확실한 것 같군요.”“이봐!”“어서 관청에 신고해!”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내뱉은 한마디에 경홍근의 목숨이 달렸다.“상관 경홍근은 선량한 시민인 나에게 천억을 갈취하려 했으니 법에 따라 처벌하도록 해!”...30분도 채 되지 않아 목영신은 직접 팀원들을 이끌고 상관인 경홍근 일행을 무성 경찰서로 연행했다.물샐틈없는 조사를 거쳤지만 결국 확실한 증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경홍근은 풀려나게 되었다.하지만 경찰서에 잡혀갔다는 것만으로도 경홍근에게는 씻을 수 없는 망신이었다.그는 무성 6대 파벌 중 한 명이고 그의 뒤에는 조한철 같은 거물이 버티고 있었다.그런데 이런 대우를 받았다고?도저히 무성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는 일이었다!가장 치명적인 것은 경홍근은 풀려났지만 진 선배 일행은 결국 다 구속되었다는 것이다.이유는 간단했다.진 선배 일행들에게 얽히고설킨 사건들이 많아서 계속 더 조사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진 선배는 설유아의 비싼 고급 다기를 깨뜨렸기 때문에 거액의 배상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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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장

조한철을 보고 있던 경홍근은 한달음에 달려가 두 손을 늘어뜨린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조 세자.”조한철은 손바닥을 닦으며 값비싼 대홍포 한 잔을 받아 입을 헹군 후 말했다.“상관, 여기가 무슨 명승유적지라도 됩니까?”무미건조하게 툭 내뱉은 말이었지만 경홍근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상관인 경홍근이 오늘 아침에 한 번 왔다가 다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그렇다면 유일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일은 상관 경홍근이 그 오만방자한 놈을 제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제압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체면을 완전히 구겼을지도 모른다.그렇지 않았다면 경홍근이 이렇게 빨리 다시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상관 경홍근은 순식간에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그는 황송한 자태로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조 세자,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일을 잘못 처리해서 조 세자의 체면까지 구겼습니다.”“오늘 잃어버린 체면을 되찾으려고 당당하게 조 세자의 명함을 내밀었어요.”“그런데 그놈이 명함을 박박 찢어 버리고 우릴 무성 경찰서에 신고를 해 버렸어요.”경홍근은 조 세자 앞에서 숨김없이 모두 털어놓았다.“참, 그놈은 이대성 부부도 손쉽게 제압한 모양이더군요.”“용천오도 이대성 부부를 지키지 못했다고 했어요.”“용천오가 그 외지인을 제압하지 못했다?”조한철의 얼굴에 흥미진진한 표정이 떠올랐다.그는 정자 안으로 들어가 앉더니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참 재미있는 놈이 나타났군.”“하지만 별거 아닙니다.”“용천오가 요즘 무성 신시가지 일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 용 씨 가문 내의 몇몇 원로들도 그의 능력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하더군요.”“이런 중요한 시기에 그가 이대성을 함부로 감싸려고 하진 않았을 겁니다. 당연한 일이에요.”“게다가 용천오는 용 씨 가문 세 후계자들 중 최강도 아니고요.”“상대가 정말로 용천오를 억눌렀든 아니든 간에 그놈이 충분히 강하다는 걸 말하기엔 부족하죠.”“그런 사람 앞에서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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