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481 - 챕터 3490

3641 챕터

3481장

이대성의 말이 끝나자 모두들 서로를 쳐다보았다.이것은 용문대회였다.모두들 피 터지게 싸우는 살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그들의 눈앞에는 병든 사람이 누워 있다.그들한테 병든 사람을 치료하고 구하라고 하는 것인가?문제는 이대성이 하는 말마다 일리가 있어 아무도 반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구양연조차도 뭔가 언짢은 듯 양미간을 만지작거리며 난감한 모습을 보였지만 뭐라고 설득을 해야 할지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았다.하현을 바라보는 김방아의 눈에는 어느덧 고소해 죽겠다는 통쾌한 눈빛이 가득했고 입가에는 기쁜 미소가 일렁거렸다.그녀는 이런 난제 앞에 하현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하현은 누군가와 죽기 살기로 싸우는 건 할 수 있지만 눈앞의 이런 상황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추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다.결국 강호에서 실력자로 거듭나는 건 세상 물정 좀 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고되고 험난한 길인 것이다.하현이 여기서 망신을 당하고 떨어질 것을 상상하니 김방아는 새어 나오는 미소를 감출 수가 없었다.“자, 시작!”이대성은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뒤로 물러나 조용히 시작하라는 손짓을 했다.첫 번째 수험생은 단발머리의 여자로 눈살을 찌푸린 채 앞으로 나와 이가음을 에워쌌다.잠시 후 그녀는 앉아서 이가음의 맥을 짚었다.대하의 무학은 줄곧 의술과 무술의 일체화를 중시했는데 옛날에 무술을 하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조금이라도 의술에 관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단발머리 여자도 분명 어느 정도 능력이 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맥을 짚었을 것이다.하지만 이가음을 마주하자마자 그녀는 무서운 것을 본 듯 온몸을 떨었고 마치 악마를 본 듯 당황스러운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녀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단발머리의 여자는 무성에서 꽤 유명한 무학 가문에서 태어났다.원래 그녀는 성격이 도도하고 오만해서 이 정도의 문제는 그동안 부모님이 전해준 강호의 경험으로 쉽게 해결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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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2장

한 명 한 명 돌아설 때마다 이대성의 분노는 극도로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자식을 향한 마음이 간절했던 이유도 있었지만 그의 급한 성격도 한몫했다.하현이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이대성은 갑자기 냉소를 지으며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결국 제대로 된 능력도 없이 용문대회에 나선다고 큰소리를 쳤던 거였어! 그러면서 저마다 자존심을 거네 어쩌네 말들이 많아!”“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 아무 소용 없는 사람들이야!”“내 눈에 당신들은 모두 쓰레기들일 뿐이야!”“정말로 살육의 장에 던져졌을 때 어떻게 죽을지 분간도 하지 못할 어리석은 자들이라니!”“이렇게 간단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강호의 바닥에서 살아남겠다고?!”이대성의 말에 방금 무대에서 내려온 수험생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출신 내력이 남달랐던 이들은 이대성에게 쓰레기라는 말을 듣자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치솟기 시작했다.그러나 이대성의 신분을 떠올리며 그들은 잠자코 자리에 앉았다.한편으로는 이대성의 실력과 신분이 무섭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결국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자신들의 부족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구양연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이대성이 못마땅한 표정을 짓자 이내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장내의 수많은 눈동자가 마지막 남은 수험생 하현에게 쏠려 있었다.모두의 눈과 귀는 하현이 이 기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주목했다.오직 김방아와 그녀의 친구들만이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하현을 흘겨보고 있었다.그 눈빛은 하현이 분명 무능하고 무력할 것임을 예단한 것처럼 보였다.“드륵!”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일어섰다.그리고 그는 품에서 휴지를 꺼내더니 곧장 이가음 앞으로 다가갔다.“꺼져! 내가 언제 올라오라고 했어?”하현이 나가는 것을 보고 화가 난 이대성은 그를 쳐다보고는 험한 말을 퍼부었다.하현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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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3장

”저리 꺼져! 여기는 당신 같은 사기꾼들이 활개치는 곳이 아니야!”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대성을 바라보다가 잠시 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알겠습니다. 내가 당신 딸을 살리길 원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하시죠. 나도 굳이 살리려 하지 않을 겁니다.”“그래도 대회는 치러야 하니까 다른 문제를 내시죠!”이대성은 화가 치밀어 오른 목소리로 소리쳤다.“뭐? 다른 문제를 내라?”“그럴 필요없어!”“어차피 당신 같은 인간은 통과하지도 못해!”“이번 도 대회에서는 모든 사람이 진급 자격을 잃었음을 선언한다!”“모두 꺼져! 어서 물러가라고!”“멀리멀리 꺼져! 다시는 얼씬도 하지 마!”이대성의 막무가내 발언에 하현의 눈동자가 차갑게 식었다.주변에서도 원성의 소리가 들려왔다.사람들은 하현과 이대성이 구체적으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진급 자격을 잃었다는 이대성의 선언은 똑똑히 들었다.이번에는 더 이상 참지 못한 구양연 부지회장이 앞으로 나섰다.“지회장님, 이렇게 시험도 안 보고 하현을 떨어뜨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이렇게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니 뭔가 해결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사람을 구할 수 있는지 한번 해 보라고 하는 게 어떨까요?”이대성이 분노한 목소리로 말했다.“데릴사위가 무슨 능력이 있겠어?”“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누가 책임질 거야?”“구양연 당신이 책임질 거야?”“당신이 그럴 능력이나 있어?”이대성의 말에 구양연은 쓴웃음을 지었다.비록 구양연도 용문 무성 지회 부지회장이긴 하지만 지회장인 이대성 앞에서는 강하게 나갈 수가 없었다.그저 이런저런 방향을 권할 수는 있지만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면 이대성에게 쓸데없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문제였다.구양연마저 욕을 먹게 되자 다른 시험관들도 뭐라고 말하기 어려웠고 결국 모두들 이대성의 말을 잠자코 들을 수밖에 없었다.이를 본 김방아는 고소하고 통쾌해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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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4장

”젊은이, 지회장이 이미 결정을 내렸으니 군말 말고 물러서.”“지회장이 진급 자격이 되는 사람이 없다고 선언했으니 그만 매달리고 내려와.”“당신이 이러는 건 모든 사람들의 시간만 낭비할 뿐이야.”이대성의 말에 몇몇 시험관들이 맞장구를 쳤다.모두들 하현을 호통치고 나무라는 모습이었다.“좋습니다. 그렇다면 용문도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하겠습니다.”“스스로 물러나죠!”하현은 이대성과 몇몇 시험관들이 호통치는 모습을 보고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그렇지만 지회장님.”“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긴 잘 들으셔야 할 겁니다.”“음험한 기운이 지금 따님의 가장 깊은 곳까지 침투해 있습니다. 말하자면 음기에 딱 달라붙어 있다는 얘깁니다.”“따님은 총기 오발 사고로 넋이 나갈 정도로 혼을 뺐고 그 틈에 음험한 기운이 음기에 달라붙은 거죠.”“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치료할 수 없습니다.”“대하 전역에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세 명을 넘지 않습니다.”“무성 전체에서 그녀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밖에 없을 겁니다.”“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따님은 평생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지내게 될 거구요.”말을 마친 하현은 손에 든 티슈로 손가락을 하나하나 닦으며 돌아섰다.“거기 서!”하현이 이가음의 상태에 대해 정확하게 집어내는 것을 듣고 이대성은 심장이 벌렁거렸다.갑자기 지금 하현이 이가음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말로 영영 저 모습으로 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젊은이,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니 그럼 내가 특별히 당신에게 기회를 주지.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 봐!”“당장 돌아와서 어디 한번 해 보라고!”“하지만 만약 당신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이미 말했잖습니까? 난 도 대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기권입니다.”“미안하지만 난 따님을 구하지 않을 겁니다.”“감히 이 녀석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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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5장

만천우는 현장의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었다.그러나 이런 상황은 일반적인 의학 지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래서 제일 먼저 용문 무성 지회에 사람을 보내서 이대성에게 도움을 요청했었다.이대성은 험한 강호의 경험이 풍부하다고는 했지만 살인술에는 능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을 구할 방법이 없었다.그리고 만천우도 밤새 무성에서 소위 내로라하는 고수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결국 그의 심복을 구할 방법은 찾지 못했다.그런 사실을 대충 알고 있었던 이대성은 팀을 이끌고 들이닥친 만천우를 보고 자신을 단념하지 않은 것으로 착각한 것이었다.이대성은 만천우가 여전히 그에게 손을 내밀러 온 것이라 생각했다.그러나 누가 알았겠는가?만천우가 이대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쓱 스쳐 지나가 사람들을 뚫고 하현 앞으로 향할 줄을!사람들이 이렇다 할 반응을 하기도 전에 만천우는 이미 하현에게 얼른 다가가 손을 떨며 애원하듯 말했다.“하현, 시험을 방해하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원래는 이럴 의도까지는 없었습니다.”“하지만 지금 제 부하가 워낙 특수한 상황이다 보니까 할 수 없었습니다.”“생각해 보니 무성 전체에서 사람을 구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이 있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는 것 같았습니다.”“정말 죄송합니다.”“제 부하가 도굴꾼 일당을 추격하기 위해 큰 무덤에 들어갔다가 음기가 몸에 배어 버려서 이렇게 되었습니다...”“뭐?!”만천우의 말을 들고 시선을 그의 부하에게 던진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만천우가 무성 경찰서 서장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그가 지금 자신의 부하가 음기에 휩싸였다고 말한 이상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그런데 만천우가 이런 급박한 상황에 무성 전체에서 하현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었다!순간 이대성은 놀라서 할 말을 잃었다!용문 무성 지회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김방아와 그녀의 일행들도 마찬가지였다!하현이 비록 용문대회 예선과 시 대회에서 두 번이나 1등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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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6장

말을 하는 동안 하현은 손을 뻗어 혼수상태인 수사팀장의 맥을 짚었고 잠시 후 그의 명치 쪽 혈을 막았다.“야! 함부로 굴지 마!”이를 본 이대성은 노발대발했다.“명치의 혈자리는 함부로 만져서는 안 된다는 걸 몰라?!”“어떻게 감히 함부로 건드려?”“형사님을 완전히 못 일어나게 할 셈이야? 후환이 두렵지도 않아?”말을 하면서 이대성은 하현의 팔을 잡아당기려고 했다.그는 하현이 사람을 구할까 봐 두려웠고 두려운 나머지 방해를 해야 했던 것이다.이대성은 어떻게든 하현이 사람을 구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했다.“퍽!”만천우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결국 이대성에게 한 방 날려 버렸다.“물러서요!”“방해하지 말고 하현이 하는 대로 내버려둬요!”“앗!”이대성이 만천우에게 뺨을 맞고 날아가는 것을 보고 장내에서는 놀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이대성은 용문대회 도 대회가 치러지는 이곳에서 신분이 제일 높은 사람이었고 용문 무성 지회라는 그의 신분 뒤에도 거물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그리고 만천우는 무성 경찰서의 서장이었고 관가에서도 평판이 아주 좋아서 부정적인 뉴스는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사람이었다.그런 만천우가 사람을 때리다니!이 장면은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이 한 방은 발로 사람을 날려 버린 것보다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만 씨 가문이 비록 강대하다고는 하지만 이대성을 제압할 정도인가?그러나 이때 사람들의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만천우 뒤에 만 씨 가문 외에 또 다른 거물이 있는 건 아닌가?바로 그 전설의 병왕, 살아있는 신화!이런 배경으로 만천우가 이대성을 때렸다면 감히 이대성이라고 복수할 수 있겠는가?“내 심복이 지금 사활을 넘나들고 있어요.”“내가 염치 불구하고 하현에게 살려 달라고 애원하고 있다구요.”만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이대성을 흘겨보았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시죠! 자꾸 이렇게 시끄럽게 굴면 당신 뒤에 용천오가 아니라 용천오 할아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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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7장

만천우는 이대성을 싸늘하게 훑어보며 더 이상 상대하기 귀찮은 듯 눈을 흘겼다.그리고 나서 그는 하현에게 시선을 돌렸다.“하현, 내 부하가 살 수 있겠습니까?”만천우는 처음부터 하현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있는 듯했다.다만 신분 차이로 인해 제일 먼저 하현에게 달려와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을 뿐이었다.이대성은 만천우의 태도에 눈꺼풀을 파르르 떨었지만 이내 이를 악물고 말했다.“만 서장님, 제발 믿지 마세요.”“물론 이해는 합니다. 서장님은 지금 심복이 생사를 오가니 많이 혼란스러울 거예요.”“나도 서장님의 부하가 아무 일 없이 회복하길 바랍니다.”“하지만 만 서장님, 절대 함부로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난 용문 무성 지회장입니다. 내가 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일을 떳떳하게 처리해 왔고 절대로 소란스러운 일에 얽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서장님의 부하가 회복하는 걸 바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난 단지 무지한 소인이 서장님의 사람을 죽이게 될까 봐 염려될 뿐입니다!”“하현 이 사람에 대한 자료는 내가 다 가지고 있어요. 그는 데릴사위에 불과합니다. 단지 운이 좋아서 두 번의 대회를 잘 통과했을 뿐이고요.”“내가 낸 시험엔 답도 하지 못하면서 무슨 능력이 있어서 서장님 부하를 살릴 수 있겠습니까?”“무슨 능력으로 사람을 구하겠냐고요?”“물론 서장님이 구하라고 명령하니 말릴 수는 없겠지요.”“그런데 절대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이놈은 절대 서장님의 부하를 살려 낼 수 없을 겁니다!”“만약 그가 정말로 서장님 부하를 살려 낸다면 난 바로 저놈을 용문대회로 내보내겠습니다!”자신의 권위와 체면과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이대성은 선언한 것이다!지금 이 상황에서 이대성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끝까지 가는 것뿐이었다.이대성처럼 속이 좁은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이 이런 일이다.분명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언을 하면서 정의롭고 늠름한 척하는 모습이라니!정말 역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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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8장

”지회장님, 어쨌든 당신도 용문 무성 지회장이잖아요?”“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계속 뻔뻔하게 굴 수 있어요?”“그렇게 말하면 다들 대의명분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까?”“당신의 그 쪼잔한 마음, 사람들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세요?”목영신은 더 이상 이대성의 체면을 봐주지 않고 바로 말했다.“충고 한마디 할게요. 뒤통수 조심하세요. 이 바닥이 좁다는 걸 아셔야죠!”“우리 무성 경찰서 앞에서 지금 누굴 속이려 드는 겁니까?!”“자꾸 이런 식이면 나중에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테고 그 결과는 심각할 겁니다!”말을 마치고 난 뒤 목영신은 개의치 말라는 듯 옅은 미소를 지으며 하현을 바라보았다.“하현, 이런 비열하고 파렴치한 소인배 신경 쓰지 말고 사람을 구하는 데 힘쓰세요.”“용문대회 승급전은 만 서장님이 반드시 방법을 찾아줄 것입니다.”이대성이 승급대회 진출권을 결정하는 사람이고 그가 마음만 먹으면 누구의 체면도 봐주지 않고 하현이 용문대회에 나가지 못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목영신은 이 세상에 여전히 공평하고 정의로운 것이 존재한다고 믿었고 어떤 일이든 해결할 방법은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아닙니다. 이런 사소한 일로 그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요.”“지회장님이 이왕 그렇게 내기를 하고 싶다면 한번 제대로 해 보겠습니다.”소인배를 바라보듯 이대성을 바라보는 하현의 얼굴이 차갑게 식었다.“그런데 말이죠. 걸린 판돈이 하나도 구미가 당기지 않는데요.”“이기든 지든 지회장님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잖아요!”“지회장님이 내기를 하고 싶다면 확실하게 베팅을 해야 합니다!”“내가 사람을 구한다면 용문에서 나가십시오!”하현에게 있어서 용문에 해로운 말들을 늘어놓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다.“맞습니다. 그래야 공평하죠.”만천우가 하현의 말을 듣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지회장님, 졌으면 스스로 물러나고 용문 무성 지회장 자리를 내놓아야 합니다.”“용문 법령 상에는 용문 무성 지회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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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9장

지면 패가망신하지만 적어도 딸은 구할 수 있는 것이다.일단 이기면 자신의 뺨을 때린 어리석은 놈을 불구로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널리 명성도 얻을 수 있다!가장 중요한 것은 천억의 현금을 손에 쥔다는 것이다.이것은 재산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는 아주 절호의 기회였다.이 얼마나 수지맞는 장사인가!순간 이대성은 마음속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자신의 딸이 식물인간으로 살지언정 자신의 돈벌이에 조금도 영향을 주지 않게 해 달라고 빌었다.이때 구양연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한마디했다.“하현, 당신은 의사가 아니야. 무술을 배운 사람일 뿐이라고!”“지금 이 두 사람의 상황은 강호에서 아무리 기술을 익힌 사람이 와도 구할 수 없는 상태야!”“한 명을 구하기도 힘든데 두 명을 구해야 해...”여기까지 말하고서 구양연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그는 이 일이 성공할 확률이 지극히 낮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리고 그는 하현 같은 무학의 거물이 이런 사소한 일 때문에 스스로 모든 것을 잃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이것은 무성뿐만 아니라 대하 무학계 전체의 손실이다.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부지회장님,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저 하현, 분수를 모르고 일에 뛰어들지 않습니다.”“그럼 됐어.”구양연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만천우는 하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지금 이 순간 그는 누구보다 흔들림 없는 신뢰를 보내며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이 일은 이제 결정된 거군요!”“여기 있는 오백 명 정도의 사람이 증인입니다!”“누구도 내기의 규칙을 어겨서는 안 됩니다!”이 말을 들은 관객들은 하나같이 흥분한 모습이었다.이번 승급 경기가 이렇게 판이 커지고 흥미진진하게 흘러갈 줄은 아무도 몰랐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흥분한 나머지 목을 길게 빼고 이 싸움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김방아는 못마땅한 듯 혼자 구시렁거렸다.“실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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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0장

”슥삭슥슥!”하현은 사람들의 표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부적 위에 뭔가를 그렸다.그는 예전에 전장에서 어떤 도사에게서 이것을 배운 적이 있었다.그 도사의 표현에 따르면 전신의 피는 모든 살인술을 깨뜨릴 수 있다고 했다.하지만 사용법을 잘 알아야 했다.예를 들어 음기가 몸에 들어가면 지양을 해 주는 부적이 필요하다.하현은 옛 도사에게서 부적을 쓰는 방법을 꽤 많이 배웠다.복잡하고도 오묘한 부적 쓰기가 끝나자 하현은 오른손을 돌려 혼수상태에 빠진 수사팀장의 이마에 천천히 붙였다.“피식!”부적은 갑자기 타오르기 시작했고 희미한 핏빛이 흔들리는 사이에 수사팀장의 얼굴에 드리웠던 검은빛이 조금씩 사라져 부적 속으로 꼬리를 감추었다.부적은 바람에 흩날리며 잿더미로 변했다.꿈결에서나 볼 법한 장면에 사람들은 정신이 혼미해졌다.사람들은 강호의 삼교구류에는 기괴하고 기이한 기술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눈으로 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이대성조차도 어리벙벙한 표정이 되어 하현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정일교의 도사들이 쓰던 부적?”구양연이 알아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정일교의 도사들은 인간 세상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던데?!”“그 도사들이 쓰던 부적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니?!”도교의 일종인 정일교는 강호의 무학 성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그리고 정일교 도사들이 사람을 구하는 수단과 죽이는 수단은 모두 신비롭기 그지없어서 마치 전설 속의 신선술 같았다.그런데 그런 수법을 지금 하현이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구양연은 역시 식견이 대단한 사람답게 일찌감치 하현의 재주를 알아보았던 것이다.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흔들림 없는 손놀림으로 재가 된 부적을 손에 넣었다.그런 다음 그릇을 가져다가 물 반 컵을 부어 재를 녹였다.하현은 지체 없이 그 물을 수사팀장의 입에 몇 방울 떨어뜨렸다.마치 재를 녹인 물이 온기라도 머금은 듯 수사팀장의 입에 떨어질 때마다 그의 얼굴에 온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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