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3488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지회장님, 어쨌든 당신도 용문 무성 지회장이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계속 뻔뻔하게 굴 수 있어요?”

“그렇게 말하면 다들 대의명분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까?”

“당신의 그 쪼잔한 마음, 사람들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세요?”

목영신은 더 이상 이대성의 체면을 봐주지 않고 바로 말했다.

“충고 한마디 할게요. 뒤통수 조심하세요. 이 바닥이 좁다는 걸 아셔야죠!”

“우리 무성 경찰서 앞에서 지금 누굴 속이려 드는 겁니까?!”

“자꾸 이런 식이면 나중에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테고 그 결과는 심각할 겁니다!”

말을 마치고 난 뒤 목영신은 개의치 말라는 듯 옅은 미소를 지으며 하현을 바라보았다.

“하현, 이런 비열하고 파렴치한 소인배 신경 쓰지 말고 사람을 구하는 데 힘쓰세요.”

“용문대회 승급전은 만 서장님이 반드시 방법을 찾아줄 것입니다.”

이대성이 승급대회 진출권을 결정하는 사람이고 그가 마음만 먹으면 누구의 체면도 봐주지 않고 하현이 용문대회에 나가지 못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목영신은 이 세상에 여전히 공평하고 정의로운 것이 존재한다고 믿었고 어떤 일이든 해결할 방법은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닙니다. 이런 사소한 일로 그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요.”

“지회장님이 이왕 그렇게 내기를 하고 싶다면 한번 제대로 해 보겠습니다.”

소인배를 바라보듯 이대성을 바라보는 하현의 얼굴이 차갑게 식었다.

“그런데 말이죠. 걸린 판돈이 하나도 구미가 당기지 않는데요.”

“이기든 지든 지회장님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잖아요!”

“지회장님이 내기를 하고 싶다면 확실하게 베팅을 해야 합니다!”

“내가 사람을 구한다면 용문에서 나가십시오!”

하현에게 있어서 용문에 해로운 말들을 늘어놓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다.

“맞습니다. 그래야 공평하죠.”

만천우가 하현의 말을 듣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지회장님, 졌으면 스스로 물러나고 용문 무성 지회장 자리를 내놓아야 합니다.”

“용문 법령 상에는 용문 무성 지회가 대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재벌 사위면 될까?   3489장

    지면 패가망신하지만 적어도 딸은 구할 수 있는 것이다.일단 이기면 자신의 뺨을 때린 어리석은 놈을 불구로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널리 명성도 얻을 수 있다!가장 중요한 것은 천억의 현금을 손에 쥔다는 것이다.이것은 재산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는 아주 절호의 기회였다.이 얼마나 수지맞는 장사인가!순간 이대성은 마음속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자신의 딸이 식물인간으로 살지언정 자신의 돈벌이에 조금도 영향을 주지 않게 해 달라고 빌었다.이때 구양연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한마디했다.“하현, 당신은 의사가 아니야. 무술을 배운 사람일 뿐이라고!”“지금 이 두 사람의 상황은 강호에서 아무리 기술을 익힌 사람이 와도 구할 수 없는 상태야!”“한 명을 구하기도 힘든데 두 명을 구해야 해...”여기까지 말하고서 구양연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그는 이 일이 성공할 확률이 지극히 낮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리고 그는 하현 같은 무학의 거물이 이런 사소한 일 때문에 스스로 모든 것을 잃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이것은 무성뿐만 아니라 대하 무학계 전체의 손실이다.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부지회장님,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저 하현, 분수를 모르고 일에 뛰어들지 않습니다.”“그럼 됐어.”구양연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만천우는 하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지금 이 순간 그는 누구보다 흔들림 없는 신뢰를 보내며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이 일은 이제 결정된 거군요!”“여기 있는 오백 명 정도의 사람이 증인입니다!”“누구도 내기의 규칙을 어겨서는 안 됩니다!”이 말을 들은 관객들은 하나같이 흥분한 모습이었다.이번 승급 경기가 이렇게 판이 커지고 흥미진진하게 흘러갈 줄은 아무도 몰랐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흥분한 나머지 목을 길게 빼고 이 싸움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김방아는 못마땅한 듯 혼자 구시렁거렸다.“실패야,

  • 재벌 사위면 될까?   3490장

    ”슥삭슥슥!”하현은 사람들의 표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부적 위에 뭔가를 그렸다.그는 예전에 전장에서 어떤 도사에게서 이것을 배운 적이 있었다.그 도사의 표현에 따르면 전신의 피는 모든 살인술을 깨뜨릴 수 있다고 했다.하지만 사용법을 잘 알아야 했다.예를 들어 음기가 몸에 들어가면 지양을 해 주는 부적이 필요하다.하현은 옛 도사에게서 부적을 쓰는 방법을 꽤 많이 배웠다.복잡하고도 오묘한 부적 쓰기가 끝나자 하현은 오른손을 돌려 혼수상태에 빠진 수사팀장의 이마에 천천히 붙였다.“피식!”부적은 갑자기 타오르기 시작했고 희미한 핏빛이 흔들리는 사이에 수사팀장의 얼굴에 드리웠던 검은빛이 조금씩 사라져 부적 속으로 꼬리를 감추었다.부적은 바람에 흩날리며 잿더미로 변했다.꿈결에서나 볼 법한 장면에 사람들은 정신이 혼미해졌다.사람들은 강호의 삼교구류에는 기괴하고 기이한 기술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눈으로 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이대성조차도 어리벙벙한 표정이 되어 하현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정일교의 도사들이 쓰던 부적?”구양연이 알아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정일교의 도사들은 인간 세상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던데?!”“그 도사들이 쓰던 부적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니?!”도교의 일종인 정일교는 강호의 무학 성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그리고 정일교 도사들이 사람을 구하는 수단과 죽이는 수단은 모두 신비롭기 그지없어서 마치 전설 속의 신선술 같았다.그런데 그런 수법을 지금 하현이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구양연은 역시 식견이 대단한 사람답게 일찌감치 하현의 재주를 알아보았던 것이다.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흔들림 없는 손놀림으로 재가 된 부적을 손에 넣었다.그런 다음 그릇을 가져다가 물 반 컵을 부어 재를 녹였다.하현은 지체 없이 그 물을 수사팀장의 입에 몇 방울 떨어뜨렸다.마치 재를 녹인 물이 온기라도 머금은 듯 수사팀장의 입에 떨어질 때마다 그의 얼굴에 온기가

  • 재벌 사위면 될까?   3491장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고 약 5분이 지났을 때 의식을 잃었던 수사팀장이 갑자기 똑바로 앉았다.그리고 그는 왈칵하고 더러운 것을 뱉어내었다.그의 안색은 약간 창백했지만 이제는 똑바로 앉을 수 있게 되었다.“됐어! 살아났어!”주변에 있던 그의 동료들이 흥분한 표정으로 수사팀장을 둘러쌌다.수사팀장을 자세히 살펴보던 동료들은 모두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이대성의 얼굴은 까맣게 타들어갔다.그는 자신의 딸을 노려보며 소리쳤다.“깨어나지 마! 깨어나지 말라고!”하지만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은 법.수사팀장이 똑바로 앉은 지 30분 만에 이가음이 갑자기 ‘악'하며 비명을 질렀다.“악! 총 맞았어요. 내가 총 맞았다구요!”그녀는 이 말을 한 뒤 갑자기 ‘욱'하더니 가슴속에 맺혔던 피멍을 내뿜으며 정상으로 돌아왔다.이대성은 얼굴이 굳어졌다.“깨, 깨어났어?!”“아빠!”정상으로 돌아온 이가음은 이대상의 모습을 보고 그의 품에 와락 안겼다.“아빠,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어요!”“너무 무서웠어요!”그녀의 얼굴에 눈물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이대성은 떨떠름한 표정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괜찮아. 이제 괜찮아.”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그제야 사람들은 이가음이 이대성의 딸이란 사실을 알아차렸다.동시에 하현을 바라보는 시선에 경외로움이 가득 찼다.기괴하고 신기하고 무서웠다.그가 정말 이가음을 살린 것인가?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하현이 무학의 이론이 탄탄하고 실력도 강할 뿐만 아니라 이런 기술도 익혔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됐어요. 이제 깨어났으니 며칠 병원에서 요양하면 괜찮아질 거예요.”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티슈를 꺼내 자신의 손가락을 닦았다.“지회장님, 우리가 한 약속 잊지 마세요!”“내일 사람을 보내 무도관을 모두 내 명의로 옮기겠습니다!”이대성은

  • 재벌 사위면 될까?   3492장

    설유아가 하현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경홍근은 사람들을 이끌고 병원 로비에 앉아 있었다.사실 경홍근은 하현이 자신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득의양양해 있었는데 이가음의 모친이 병원에 가서 억지로 무릎을 꿇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가장 먼저 병원으로 달려온 것이었다.이것이 하현의 첫 번째 선포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다음에는 십중팔구 자신을 향해 뭔가 행동을 할 것임이 분명했다.그래서 이가음의 모친을 위해서 나서든 선수를 치기 위해서 나서든 경홍근은 자신이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곳에 오기 전에 자신의 배후를 만나고 왔다는 것이다.큰 뒷배의 묵인을 얻은 경홍근은 자신감이 치솟았고 하현 하나 제압하는 건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다.그리고 경홍근의 곁을 따라다니는 사람들과 금전파 무리들 외에 그날 하현에게 뺨을 맞은 진 선배도 함께 와 있었다.그는 상처가 아물자 그때의 아픈 기억도 사라졌는지 병원을 휘저으며 큰소리로 병원 안의 환자와 의료진을 쫓아내고 있었다.그뿐만 아니라 하현이 나타나지 않으면 설유아에게 못된 짓을 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떠들어댔다.병원 전체가 시끌벅적해졌고 많은 의료진들이 허둥지둥 그 자리를 떠났다.몇몇 병원 경비원들이 대담하게 앞으로 나섰다가 금전파 일행들에게 속수무책으로 걷어차였다.권세를 믿고 남을 괴롭히는 일에는 아주 일가견이 있는 금전파였다.전화를 끊은 설유아는 난장판이 된 병원 내부를 보면서 얼른 밖으로 나와 예전에 연기하던 실력을 펼치며 휴대용 다기를 들고 와 경홍근 일행에게 차를 끓여 바쳤다.“방주 어르신, 진 선배. 형부가 말했어요.”“그동안의 일은 이가음의 엄마가 와서 무릎을 꿇은 걸로 다 없던 일로 하겠다고요.”“그런데 왜 갑자기 이렇게 병원으로 몰려와서 소란을 피우는 거예요?”“이러면 다른 사람들 보기에도 좋지 않잖아요?”“그러니 깔끔하게 병원비 보상하고 병원 사람들한테 사과하는 게 어떻겠어요?”“그러면

  • 재벌 사위면 될까?   3493장

    진 선배의 오만방자한 행태를 보고 상관인 경홍근 곁에 있던 몇 명의 예쁜 여자들은 입을 가리고 키득키득거렸다.하현이 무슨 운이 그리 좋았는지 모르겠지만 이가음의 모친 뺨을 때렸다는 건 상관인 경홍근의 체면을 짓밟았다는 뜻이기도 했다.무성 6대 파벌 중 한 명인 경홍근은 지금까지 피는 흘려도 체면은 잃은 적이 없었다.그의 행동 규칙은 체면을 잃은 곳에서 반드시 다시 체면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실실거리고 있는 여자들 눈에 하현은 곧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던 셈이다.경홍근은 담배를 쥐고 로비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앉아서 다리를 꼬고 있었다.그는 제멋대로 날뛰는 진 선배를 말리지 않았다.어떤 일은 자신의 신분으로 나서기가 좀 곤란하기 때문이었다.진 선배가 나서서 호가호위하는 건 그에게 꽤나 좋은 효과를 가져다주었다.설유아는 진 선배의 모습에 깜짝 놀라며 허둥지둥 물러섰다.“대홍포나 용정차를 준비하지 못해서 죄송해요. 내가 대접이 소홀했네요...”“당신들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이 아가씨가 얼굴에 상처까지 입었는데도 이렇게 예의 바르게 차까지 끓여 바쳤는데 다기를 다 깨뜨리다니?!”“당신들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이렇게 사람의 기본 도리마저 저버리면 안 되죠!”“맞아요! 하나같이 상류층 사람처럼 잘 차려입었고만 행동은 개돼지만도 못하다니!”“당신들은 가정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어요? 이렇게 버릇없이 굴면 어쩌자는 거예요?”아직 자리를 뜨지 못한 의료진과 환자들은 하나같이 분노에 찬 목소리를 내었다.그들은 진 선배가 호가호위하며 제멋대로 구는 모습을 보이자 격분하여 한마디씩 거들었다.“입 닥쳐!”진 선배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차가운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우리 일에 당신네들이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 없잖아! 더 이상 한마디라도 더 하면 내가 당신들 그 입을 갈기갈기 찢어놓을 거야, 알았어?”말을 하면서 진 선배는 자신의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하며 손가락을 딱 쳤다.그의 동작에 양복을

  • 재벌 사위면 될까?   3494장

    ”삐걱!”바로 그때 병원 안전 계단의 문이 열리고 하현이 모습을 드러내었다.그는 멀리 서 있는 설유아를 보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오호! 하 씨! 드디어 나타나셨군!”진 선배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자신이 얻어맞았던 얼굴을 일부러 슥 문지르며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다 흉악한 미소를 지었다.“난 당신이 평생 움츠러든 거북이처럼 영원히 나타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이렇게 나오다니! 흥! 용기가 가상해서 내가 한 가지 알려 주지!”“무성 촬영 세트장의 장부, 이가음의 모친이 당한 망신! 당신은 열 배 백 배 보상해야 해!”“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 죽여 버릴 거야!”진 선배는 경홍근이 손을 쓰기 전에 특별히 뒷배를 찾아갔다는 사실을 아는 게 틀림없었다.그래서 진 선배는 지금 패기가 넘쳤고 전에 본 적 없는 오만방자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거만하게 팔짱을 끼고 있던 여자들도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눈을 흘겼다.그녀들은 하현이 진 선배의 체면을 구기고 이가음의 모친을 짓밟고 감히 경홍근에게 덤비는 모습을 보고 재벌 2세나 강호의 고수쯤 되는 줄 알았다.하지만 실상 하현이 이런 평범한 사람일 줄은 몰랐다.살짝 잘생긴 모습 말고는 어디에도 재벌 2세나 강호의 고수가 풍길 법한 호기로움이 없었다.아마 길가에서 마주쳤더라면 절대 눈길도 끌지 못했을 것이다.하현을 몇 번 쳐다보던 그녀들은 더 이상 하현에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조롱과 멸시에 가까운 시선을 던졌다.“당신이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오늘 밤 설유아는 날 잘 모셔야 할 거야. 편하게 성심을 다해서 모셔야 할 거라고. 그러면 내 마음이 조금 풀릴지 모르지.”진 선배는 아주 패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그렇지 않으면 당신과 설유아는 모두 죽게 될 거야.”진 선배라는 작자를 상대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하현은 그가 하는 말을 듣고 기가 차서 걸음을 멈추었다.그리고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진 선배를 담담히 바라보며 입을

  • 재벌 사위면 될까?   3495장

    맞은편에서 담배를 피우며 다리를 꼬고 있는 경홍근을 보며 하현은 미소 지은 얼굴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상관님, 우리가 다시 만날 줄은 몰랐네요.”“요즘 좀 바빠서 당신을 찾아가 결판낼 겨를이 없었거든요.”“그런데 어떻게 직접 찾아왔어요?”“사는 게 너무 지루하신가?”“그래서 나한테 와서 스릴감 넘치는 일을 좀 찾고 싶었던 건가요? 아니면 ‘죽을 사'자를 어떻게 쓰는지 알고 싶었던 건가요?”경홍근의 눈동자가 차갑게 일렁거렸다.그는 손을 흔들어 미쳐 날뛰고 있던 진 선배 등을 제지하고는 눈살을 찌푸린 채 하현을 쳐다보았다.“젊은이가 말이 좀 거칠군.”“네놈이 이가음의 모친을 짓밟은 것으로 보아 뭐 실력이나 뒷배가 아주 없는 놈은 아닌 모양인데 말이야.”“하지만 알다시피 여기는 무성이야!”“대하 서북부에서도 가장 큰 도시로 대구, 금정, 남원 등에 뒤지지 않아!”“이곳에는 겉으로 드러난 무학의 성지 황금궁, 10대 최고 가문인 용 씨 가문, 4대 초석 중 하나인 용문, 그 외에도 들으면 절로 경외심이 드는 사람들이 차고 넘쳐.”“당신이 강을 건넌 맹룡이라 할지라도 어디서 배가 뒤집힐지 모르는 게 무성이라고!”“무슨 말인지 알겠어?”상관인 경홍근은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긴 했지만 화도 잘 내는 성격이었다.이번에 그는 특별히 그의 뒤에 있는 누군가에게 윤허를 받은 뒤 하현에게 찾아온 터였다.그의 배후에 있는 사람의 지위가 너무 높아서 용문이나 황금궁에서도 우러러보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그런데 그런 경홍근이 모든 사람 앞에서 얼굴을 맞았다.완전히 제대로 망신을 당한 것이다.다만 그의 침착한 심성이 그의 화를 누르며 인내심을 발휘했을 뿐이었다.그는 중요한 순간까지 기다렸다가 자신의 비장의 카드를 꺼낼 생각이다.이렇게 해야 지금까지 하현에게서 받았던 모든 수모를 되돌려 주게 되는 것이다!하현은 경홍근이 마음속으로 와신상담을 하건 뭘 하건 무시하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상관님.”“내

  • 재벌 사위면 될까?   3496장

    ”하현, 말과 행동을 너무 단정적으로 하지 마!”“아직 당신은 어려서 많은 걸 파악할 수 없어!”경홍근은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고 똑바로 앉았다.“인정해. 내가 당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했어.”“그런데 문제는 말이야. 만 씨 가문이 당신을 지지한다고 해도 당신이 무성에서 함부로 횡포를 부릴 수 없다는 거야.”“이를테면 이런 거지. 나를 만나면 순순히 고개를 숙여야 한다든가.”“왜냐하면 내 뒤에 있는 사람은 당신이 절대 미움을 사서는 안 될 사람이기 때문이지.”여기까지 말하고는 경홍근은 손가락을 탁 튕겼다.그러자 그를 본 여비서가 상자 하나를 들고 다가왔다.경홍근은 손수 상자를 열어 공손하게 명함 한 장을 꺼내 하현 앞에 놓인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조한철!명함 위에는 다른 것은 없고 손으로 쓴 세 글자만 있었다.용이 휘어져 승천하는 것처럼 힘차고 유려한 글씨였다.보기만 해도 무적의 기세와 포악함이 절로 느껴졌다.“조한철?!”하현은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조금은 낯선 이름이었다.경홍근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맞아, 바로 조 세자야.”“내가 오늘 오면서 조 세자한테 다녀왔지.”“조 세자가 말했어.”“나 금전파가 곧 조 세자의 권위를 대변한다고.”“내가 체면을 잃는다는 건 조 세자가 체면을 잃는 거나 같아.”“하지만 세자는 도리를 잘 아는 분이지.”“그는 이렇게 명했어. 당신은 지금 이가음의 모친에게 가서 배상금을 열 배로 갚고 우리 금전파 정문 앞에서 3일 밤낮으로 무릎을 꿇고 사죄하라고. 그러면 이 일은 그냥 없던 일로 하겠다고 하셨어.”“아, 참. 당신 처제는 내 부하들 곁에서 수발을 들어야 하는 건 당연하고 말이야.”경홍근의 표정은 아주 부드러웠지만 내뱉는 말은 아주 단호했다.“당연히 거절할 수 있어. 하지만 그 결과는 온전히 본인이 감당해야 할 거야. 당신이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군.”얼굴을 가리고 있던 진 선배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조 세자

Latest chapter

  • 재벌 사위면 될까?   4470장

    허탈해하는 하현의 표정을 살피며 설은아가 입을 열었다.“하현, 뭘 선물하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당신이 우리 결혼기념일을 기억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하현, 오늘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한 것은 더 이상 우리의 과거 일을 언급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였어.”“김탁우와의 사이는 이미 멀어졌어.”“엄마 기분이 좀 나아지면 내가 직접 말씀드릴 거야.”“당신이랑 재혼할 거라고.”“그러니 더 이상 우리 엄마랑 싸우지 마, 알았지?”설은아는 하현을 무척이나 아끼고 있는 게 분명했다.게다가 그녀는 간민효를 마주했을 때 하현을 빼앗길까 봐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다.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다른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다만 최희정은 아마 두 사람의 재혼을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하현이 그리 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최희정이라는 여자는 혼자서 모래폭풍도 무찌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 나박하는 어느새 설 씨 집안에 도착했다.하현이 머뭇거리며 말했다.“먼저 들어가. 난 요즘...”“내려! 여긴 당신 집이야!”설은아는 억지로 하현을 차에서 끌어내렸다.“오늘 밤 여기서 자.”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설은아의 손에 이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집안에 들어가니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그득하게 차려져 있었다.최희정과 설재석 외에 그들의 양아들 이영산과 며느리 장리나도 함께 모여 있었다.네 사람이 82년산 라피트를 마시며 얼굴이 볼그레한 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십여 개의 선물 상자가 쌓여 있었는데 그중 몇 개의 상자에는 김 씨 가문 로고가 박혀 있었다.김탁우가 방문한 것이 틀림없었다.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하현이 나타나자 최희정의 낯빛이 일그러지며 순식간에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자네, 여긴 어쩐 일이야?”“와서 밥 먹어.”로열 회관의 일로 설재석은 여전히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9장

    ”하 대사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아마 지금쯤 감옥에서 죽었을 거야!”“당신한테 하루의 시간을 주겠어! 우리 왕 씨 가문의 돈 일억을 갚지 않으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할 거야!”“감옥에 들어갈 준비나 하라고!”“그럼 그만 꺼져!”왕부인이 다시 손을 휘둘러 우소희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망했다!완전히 망했다!우소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가리며 끊임없이 통곡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설은아는 하현의 차에 앉아 의문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도대체 우소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어떻게 하다가 왕 씨 가문에 일억을 빚진 거냐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왕 씨 가문 딸 왕자혜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는데 마침 내가 그녀를 구해 주게 되었어...”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 당신이 어떻게 사람을 구해? 당신이 의술을 알아?”하현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모르지. 난 단지 차에서 그녀를 빼내서 폭발하기 직전의 차에서 구해 준 것뿐이야...”“그때 마침 우소희가 구급차 간호사로 왔는데 내가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으로 둔갑시켜 공을 가로챘지.”“그래서 왕 씨 가문에선 고마움의 뜻으로 그녀에게 일억을 준 거야.”“나중에 왕문빈의 부인이 진실을 알게 되었고 우소희의 잘못이 드러났지.”“하지만 부인은 우선은 딸의 부상이 더 염려되어서 잠시 우소희 일은 따지지 않았던 거야. 그런데 뜻밖에도 우소희가 그 돈을 먹고 튈 줄은 몰랐지.”“게다가 그 돈으로 사기를 쳐 돈 많은 거물을 낚은 거야...”하현은 기가 차다는 듯한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렇게 된 거구나.”설은아는 그제야 모든 걸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우다금 모녀가 휘룡만 집을 산다며 뛰어다니더라니.”“우소희가 아주 눈먼 거물을 잘 속인 거였군!”하현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만 안타깝게도 운이 조금 모자랐던 거야. 여기서 부인을 만났으니.”“집도 날아가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8장

    ”저는 왕 사장님이 주신 휘룡만 1호를 보러 왔습니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휘룡만의 문턱이 이렇게 높은 줄은 몰랐습니다. 매니저가 다짜고짜 절 도둑놈으로 몰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왕 사장님이 저한테 뭐라고 해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하현의 말을 듣고 왕문빈의 부인은 눈꺼풀이 펄쩍 뛰었다.그녀는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손을 휘둘러 남자 매니저의 얼굴을 때렸다.“퍽!”“개자식! 눈이 멀었군!”“하 대사님은 우리 왕 씨 가문 귀빈이야!”“그런데 도둑이라니?!”“네가 뭔데 함부로 그딴 소리를 해?!”“경찰에 신고를 한다고?”“감옥에 가둔다고?”“죽고 싶은 거야?”“꺼져!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옳고 그름도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사람을 얕보는 당신 같은 직원은 필요없어!”왕문빈의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하현이 누구인가?왕자혜의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다.주 씨 가문 귀빈이자 풍수의 대가, 무도의 고수였고 심지어 자신도 그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던 사람이었다.그런데 감히 매니저 따위가 하현을 건드려?살기가 싫은 건가?왕문빈의 부인은 가까스로 하현의 용서를 얻은 상태였다.하현이 자칫 기분이 언짢기라도 한다면 왕문빈이 자신을 내칠 수도 있었다.남자 매니저는 일그러진 얼굴을 가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모님, 어떻게 저한테...”“촥!”왕문빈의 부인은 또 한 번 세차게 그의 얼굴을 때렸다.“꺼지라고!”“못 들었어?”“내가 다시 한 번 말해야 알겠어?”“내가 직접 널 끌어내야 속이 시원하겠어?!”남자 매니저는 얼굴을 가린 채 아무 반박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혹시라도 반박했다간 어떤 지경이 될지 그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왕문빈의 부인이 어떤 스타일인지 익히 잘 알고 있었다.순간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하물며 하현이 정

  • 재벌 사위면 될까?   4467장

    ”그가 훔쳤든 아니든, 내가 여기 있는 한 그는 훔친 겁니다!”“왕 사장님 머리가 어떻게 되셨더라도 절대 휘룡만 1호를 파실 분이 아닙니다!”“두 분이 솔직히 인정하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용서할 기회를 드리죠!”“그렇지 않으면 정말 경호원을 불러 경찰서로 데리고 가라고 할 거예요!”남자 매니저는 색기가 가득 흐르는 눈빛으로 설은아를 바라보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음흉한 속내를 슬쩍 비쳤다.설은아는 기겁하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그러자 남자 매니저는 더욱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여사님, 제가 여사님 얼굴을 봐서 특별히 두 분께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안 그러면 두 분도 같이 경찰서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할지 모릅니다. 쓸데없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요.”“공범으로 몰려 죄를 피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남자 매니저가 이렇게 말하자 우소희는 순간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설은아, 우리 모두 피차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잖아?”“체면 때문에 일부러 하현한테 이런 뻔뻔한 일을 시킬 필요는 없는 거 아니야?”설은아는 그녀의 말에 기절할 뻔했다.“뭐라고?”이때 하현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휘룡만 1호는 내가 산 게 아닌 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주운 것도 아니에요.”“훔친 건 더더욱 아니고요.”“왜냐하면 왕 사장님이 저한테 주신 거니까요.”이 말을 들은 설은아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믿기 어려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소리예요?”“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냐고요?!”“왕 사장님이 당신을 어떻게 안다고 그래요?”“어떻게 천억짜리 집을 당신한테 주냐고요?!”남자 매니저는 하현의 말을 듣고 ‘피식’하고 냉소를 흘리며 얼굴 가득 혐오의 빛을 띠었다.“당신은 정말 날 바보로 아는군요!”예쁘장한 여자 영업사원들도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나이도 많지 않은데 허풍이나 떨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것이다.우소희도 입을 삐죽거리며 시큰둥한

  • 재벌 사위면 될까?   4466장

    하현은 이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이 집은 내가 산 것이 아닙니다...”“뭐라고요?”하현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남자 매니저가 눈에 한기를 가득 머금은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이 카드키, 훔친 거죠?”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눈이 동그래졌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훔친 거라고?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훔친 카드키를 들이밀며 자신이 이 집을 산 거라고? 돌았나?!방금까지 하현을 우러러보던 사람들의 눈빛은 갑자기 돌변했다.그들은 방금 하현을 그런 눈으로 본 자신들을 탓하며 3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설은아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살짝 변하며 약간 걱정스러운 듯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 매니저를 바라보았다.“방금 당신이 한 말, 꼭 책임져야 합니다.”“책임이라고요?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제대로 알려드리죠!”남자 매니저는 손가락을 튕겨서 경호원 몇 명을 불렀다.“휘룡만 1호는 우리 휘룡만에서 가장 귀한 물건입니다!”“이 집은 외부에 판매된 적이 없었고 저당 잡힌 것도 없습니다!”“이곳은 왕문빈 사장님의 개인 별장입니다!”“카드키도 분명 왕 사장님 손에 있을 겁니다!”“그런데 그게 어떻게 외부인인 당신 손에 있단 말이죠?!”“설마 오다가 주웠다고는 말하지 마세요!”“오다 주운 게 휘룡만 1호 카드키라니요?!”“어서 말해 봐요! 이 카드키, 왕 사장님한테서 훔친 겁니까?”“솔직히 말하면 관대하게 처리해 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관청에 신고해서 당신을 감옥에 처넣어 버리고 말 겁니다!”남자 매니저는 위엄 있는 얼굴로 속사포처럼 하현을 향해 퍼부었다.이로써 그는 자신이 꽤 성공한 사람처럼 느껴져 우쭐해졌다.데릴사위를 호통쳤을 뿐만 아니라 설은아 같은 미녀 앞에 꽤나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왕문빈이 잃어버린 카드키를 되찾았다는 것이다.엄청난 공로임에 틀림없다!어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5장

    휘룡만 1호?!그 가치가 천억이라고?하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다.방금까지도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의기양양했던 우다금은 설은아가 손에 든 카드키를 보며 온몸이 굳어 버렸다.우소희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인한 뒤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우소희의 눈빛에는 부러움과 질투로 이글이글 타올랐다.스스로 상류층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오건우조차도 이 순간에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천억짜리 선물이라고?그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농담을!자신의 몸값을 다 쳐도 살 수 없는 액수였다!설은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이게 휘룡만 1호라고?”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휘룡만 1호.”“당신 주려고 준비했어. 결혼 3주년 기념 선물이야.”하현의 말을 듣고 주변에 있던 많은 분양사 직원과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모두들 귓속말로 서로 속삭이며 하현을 한껏 우러러보았다.다들 돈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저렇게 쉽게 천억을 들여 집을 산 사람은 처음 보았다.이것이 진정한 토호의 모습이 아닌가!하현을 얕잡아 보던 우소희는 순간 억지로 웃음을 쥐어짰다.“설은아, 하현이 어떤 사람인지 우린 모르지만 혹시 당신도 잘 모르는 거야?”“저 사람 혼자 힘으로 천억을 덥석 내놓는다고? 허! 그렇담 암퇘지도 나무에 올라갈 수 있겠군!”우다금도 옆에서 이를 갈며 거들었다.“맞아. 하현은 데릴사위야. 한 달 동안 네가 준 용돈으로 빌붙어 사는 사람이잖아?!”“그런데 어떻게 휘룡만 1호를 살 수 있단 말이야? 농담 좀 그만해! 정말 지겨워!”“분명히 인터넷에서 카드키 하나 사 가지고 너한테 준 걸 거야!”“우리 앞에 보여 주려고 말이야!”“설은아, 내가 사람 된 도리로 하나 가르쳐 줄게.”“사람이 아무리 허풍을 떨고 싶어도 체면까지 내팽개치면 안 되지.”우다금은 세상 물정에 해박한 어른인 양 하현을 꾸짖었다.“하현, 내가 꼭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이 이렇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4장

    하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오건우를 쳐다보았다.오건우는 왠지 얼굴이 화끈화끈거리며 통증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잠시 후 그는 이를 악물고 은행 카드를 테이블 위에 내놓았다.“살게요! 내가 사요!”“전액 현금으로!”“이걸로 하겠습니다!”오건우는 49호를 가리켰다.더 비싼 집은 도저히 그의 능력 밖이었다.특가 주택 정도는 그의 능력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다.그러자 분양 직원은 함박미소를 띠며 말했다.“네, 그럼 수속 도와드리겠습니다.”일사천리로 구매 계약서가 준비되었고 서명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오건우, 당신 정말 대단해! 날 이렇게 사랑하다니!”우소희는 터져 나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계약서를 들고 오건우의 얼굴을 감싸안으며 미친 듯이 웃었다.정말 사람 하나는 잘 골랐어!이렇게 비싼 집을 사 주다니!이게 웬 떡이야!오건우의 마음속에 그녀를 향한 사랑이 이렇게 크게 자리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하지만 오건우는 이 계약으로 거의 이백억을 탕진하게 되어 유동자금은 모두 없어져 버렸다.그는 화류계에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그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하지만 우소희가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가졌으니 앞으로 인맥은 비길 데 없어 넓어질 것이다.우소희가 왕문빈의 딸을 구해 주었다니 인정상 왕문빈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그것만으로도 우소희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자신이 우소희와 결혼하기만 한다면 우소희의 인맥이 곧 자신의 인맥이 된다.그렇게 되면 자신도 당당하게 왕문빈 앞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게 되고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일만 남게 된다.그 순간을 상상하니 지금 아무리 불쾌하고 떨떠름해도 오건우는 충분히 참을 수 있었다.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그의 얼굴 위에 이내 환한 미소가 번졌다.우다금 모녀는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원래 그녀는 이십억짜리 집이라도 사면 설 씨 집안에 충분히 체면이 서게 된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 재벌 사위면 될까?   4463장

    ”어머! 오건우, 200억이잖아?”우소희는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오건우에게 온몸을 기대어 애교를 부렸다.“당신 같은 부자한테 200억은 껌이잖아. 나 이 집 갖고 싶어!”우소희는 영리한 여자였다.오건우라는 황금거위를 이용해 거액의 집 한 채를 꿀꺽 삼키고 싶었던 것이다.어쨌든 그녀는 지금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겸비한 돈 많은 여자이지 않은가!그녀가 왕문빈 부부에게 체면이 깎인 일은 현재 병원 내부에서만 알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여전히 여신격의 의사로 알고 있다.겉모습이 꽤나 예쁘장한 우소희는 왕문빈의 일억을 가지고 고급 장소에 출입하며 재벌 2세들의 관심을 끌었다.수많은 추파 속에 오건우를 선택한 우소희는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그를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그래야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게 된다.오건우는 지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가 새파랗게 변했다.그러나 그도 체면을 의식하며 깊은 숨을 들이마신 뒤 가식적인 모습으로 사진을 몇 번 찍어 누군가에게 보냈다.오건우의 입에서 ‘어우,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우소희, 방금 우리 집 풍수지리사에게 특별히 물어봤어.”“그런데 이 집은 보기에는 위치도 좋아 보이고 멀끔해 보이지만 결함이 굉장히 많다고 해.”“바람길의 입구에 위치해 있어서 교살과 노살을 막고 있대.”“그러니까 말이야. 이 집은 다른 사람들의 재난을 막아주고 있는 형상이어서 들어가서 살게 되면 병들고 아플지도 모른대.”“우리 대사님 말씀에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 집 말고 다른 집이 있는지 둘러보자.”“가격대가 다 이렇게 비슷비슷한가요?”오건우는 분양 직원에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그 의미는 분명했다.더 저렴한 물건이 없냐는 뜻이었다.직원은 오건우의 눈짓에 웃으며 말했다.“손님, 이미 이 가격도 싼 거예요.”“이 집은 도로 입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특가를 진행하는 거예요.”“48호 가격은 250억이에요. 그리고 다른 건...”

  • 재벌 사위면 될까?   4462장

    ”됐어! 소희야, 다른 사람 상처에 소금 뿌리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좋지 않은 행동이야!”이때 공작새처럼 차려입은 우다금이 나서서 원만하게 수습하려는 척 단아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이 단지 체면이 깎일까 봐 한번 해 본 소리일 뿐이야.”“우리야 이런 일이 많으니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지만 저런 사람들이야 남하고 비교될까 봐 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어?”“게다가 우린 지금 상류층 사람이야. 저런 데릴사위랑 실랑이를 할 필요가 뭐 있어?”“격 떨어져!”“그러니까 얼른 집이나 보자고. 빨리 수속 밟아야 하잖아?”“저런 사람과 실랑이를 하다가 좋은 집을 놓치면 우리만 손해지!”우다금은 빈정거리면서 분양 단지를 설명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 흡족한 눈빛으로 대형 분양 단지들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 이런 집을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예비 사위 오건우도 이런 큰집에 헛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그저 칠팔십 평짜리 방 세 개 정도 되는 집이라도 살 수 있다면 감지덕지일 것이다.“자, 설은아. 하현. 당신들은 먼저 돌아가.”“우리는 집을 산 후에 개인 모임이 있어서 식사도 해야 해.”“그곳은 너무 고급스러운 자리라 여러 명을 데리고 가긴 좀 안 맞거든. 함부로 데려갔다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 엄한 말이라도 하면 곤란하잖아, 안 그래?”하현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설은아가 끌고 나오는 바람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설은아는 돼먹지도 않은 우다금 모녀와 더는 화를 내며 상대할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아무런 의미없는 실랑이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만약 최희정이 가라고 그녀를 등 떠밀지 않았더라면 아마 설은아는 죽어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오건우는 설은아가 이렇게 떠나게 될까 봐 노심초사했다.자신의 부를 과시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오건우는 헛기침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우소희, 당신이 골라 봐. 마음에 드는 거 있는지 보자고.”오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