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하니 당신도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군.”“그렇지 않으면 조 세자가 5대 문벌 사람이라는 걸 짐작도 할 수 없었을 텐데.”경홍근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오만함과 자신감을 내비쳤다.“뭐 어쨌거나 당신이 조 세자를 안다니 말하기가 훨씬 수월해졌군.”경홍근은 파일을 꺼내어 무덤덤한 표정으로 하현에게 툭 내던졌다.이가음의 모친에게 해야 할 보상 외에도 무성 촬영 세트장의 최근 며칠 동안의 손실, 진 선배의 병원비 등 자세한 내역이 들어 있었다.모든 내역은 상세하고 명확했다.“이 숫자의 열 배를 보상해야 해. 알아들었어?”경홍근이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하현은 이를 듣고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자세히 보지 않으면 상관께서 내 처제한테 배상하는 건 줄 알겠어요.”“뭣이?!”경홍근은 하현의 입끝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지적에 경멸하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가 이내 냉담한 표정으로 돌아와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해.”“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무리 날카로워도 소용없어!”“잘못한 사람은 잘못을 인정하고 벌을 받으면 돼.”“대충 계산해 봤는데 이번에 당신이 배상할 돈은 천억이야.”“이 천억을 배상하고 한 달 동안 당신 처제가 우리랑 같이 지내는 거야. 그러면 일은 깨끗이 끝나.”“문제없지?”하현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천억? 한 달?”“그게 다입니까?”하현의 말을 들은 몇몇 여자들은 모두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지었고 더욱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하현이 떠는 허풍이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지경이어서 훅 불면 날아갈 기세였다.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이 지금 하현의 말투를 들었다면 아마 상황을 주도하는 쪽으로 착각할 정도였다.“원래는 더 요구할 생각이었는데 우리는 도리를 아는 사람이니까 이 정도로 하는 거야.”상관은 껄껄 소리 내어 웃었다.“여자는 말이야. 아무리 절세미인이어도 한 달 놀고 나면 싫증이 나는 법이거든.”“참, 한 가
용문 무성 지회 제자들 열두 명을 거느리고 들어온 이대성은 얼핏 위풍당당하고 웅장해 보였다.이대성이 나타나자 경홍근도 무의식적으로 벌떡 일어섰다.그는 이대성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나서 하현을 힐끔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이놈아, 넌 이제 죽었어!”“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지회장님이 안색이 별로 안 좋아 보이시니 사정해 봐야 아무 소용없을 거야.”“어서 엎드려 살려 달라고 빌어!”경홍근의 말을 듣고 갑자기 이대성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이를 본 진 선배와 예쁘장한 여자들은 모두 들뜬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꼴이라니!하현이 꼴사납게 당하는 모습을 이렇게 빨리 볼 줄이야!경홍근에게 맞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용문 무성 지회장한테도 맞게 생겼으니 아주 꼴좋다!경홍근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이대성이 하현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는 것을 보았다.그러나 순간 풀썩하고 이대성이 하현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닌가!이대성이 거느리고 온 사람들도 모두 하나같이 황송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었다!이 모습을 보고 경홍근은 어안이 벙벙해졌고 무의식적으로 겨우 입을 열었다.“지회장, 이게 무슨 짓입니까?”이대성은 경홍근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약서를 들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하현, 이것은 우리 무도관을 당신 명의로 옮겼다는 문서야.”“수속은 이미 다 마쳤으니 서명만 하면 무도관은 이제 모두 당신 것이 되는 거지.”“그리고 오늘 일은 진심으로 미안해. 이렇게 사과하네.”부들부들 떨며 주눅 든 이대성의 모습을 보고 진 선배와 예쁘장한 여자들은 모두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서 있었다.다들 이대성이 하현을 혼내주려고 온 줄 알았다.이렇게 무릎을 꿇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게다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배상을 하다니!이대성의 자산 중 가장 알짜인 무도관의 명의를 모두 하현에게 넘긴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하현이 도대체 무엇을 했기에 이대성 같은 인물이 이렇게
하현은 앞으로 나와 손을 뻗어 경홍근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한숨을 내쉬었다.“용천오도 이대성의 부인을 지키지 못했는데.”“용문이라고 이대성을 지킬 수 있겠어요?!”“상관님은 조한철이라는 세 글자로 내 앞에서 당당하게 위세를 떨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당신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렇게 코를 벌름거리며 덤벼드니 뭐 내가 만족스럽게 해 드려야지요.”말을 마치며 하현은 명함을 집어 들고 천천히 경홍근의 눈앞에서 갈기갈기 찢었다.이 장면을 보고 여자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마치 하현이 조한철을 눈앞에서 갈기갈기 찢어 죽이는 것을 본 사람들 같았다.경홍근도 안색이 급변했다.“개자식! 감히 조 세자의 명함을 찢어?”“죽고 싶어 환장했어?”“퍽!”하현은 손바닥을 휘둘러 경홍근을 바닥에 쓰러뜨렸다.“내가 죽을지 말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당신이 죽을 자리를 찾고 있는 건 확실한 것 같군요.”“이봐!”“어서 관청에 신고해!”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내뱉은 한마디에 경홍근의 목숨이 달렸다.“상관 경홍근은 선량한 시민인 나에게 천억을 갈취하려 했으니 법에 따라 처벌하도록 해!”...30분도 채 되지 않아 목영신은 직접 팀원들을 이끌고 상관인 경홍근 일행을 무성 경찰서로 연행했다.물샐틈없는 조사를 거쳤지만 결국 확실한 증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경홍근은 풀려나게 되었다.하지만 경찰서에 잡혀갔다는 것만으로도 경홍근에게는 씻을 수 없는 망신이었다.그는 무성 6대 파벌 중 한 명이고 그의 뒤에는 조한철 같은 거물이 버티고 있었다.그런데 이런 대우를 받았다고?도저히 무성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는 일이었다!가장 치명적인 것은 경홍근은 풀려났지만 진 선배 일행은 결국 다 구속되었다는 것이다.이유는 간단했다.진 선배 일행들에게 얽히고설킨 사건들이 많아서 계속 더 조사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진 선배는 설유아의 비싼 고급 다기를 깨뜨렸기 때문에 거액의 배상도 해야 했다.
조한철을 보고 있던 경홍근은 한달음에 달려가 두 손을 늘어뜨린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조 세자.”조한철은 손바닥을 닦으며 값비싼 대홍포 한 잔을 받아 입을 헹군 후 말했다.“상관, 여기가 무슨 명승유적지라도 됩니까?”무미건조하게 툭 내뱉은 말이었지만 경홍근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상관인 경홍근이 오늘 아침에 한 번 왔다가 다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그렇다면 유일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일은 상관 경홍근이 그 오만방자한 놈을 제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제압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체면을 완전히 구겼을지도 모른다.그렇지 않았다면 경홍근이 이렇게 빨리 다시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상관 경홍근은 순식간에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그는 황송한 자태로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조 세자,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일을 잘못 처리해서 조 세자의 체면까지 구겼습니다.”“오늘 잃어버린 체면을 되찾으려고 당당하게 조 세자의 명함을 내밀었어요.”“그런데 그놈이 명함을 박박 찢어 버리고 우릴 무성 경찰서에 신고를 해 버렸어요.”경홍근은 조 세자 앞에서 숨김없이 모두 털어놓았다.“참, 그놈은 이대성 부부도 손쉽게 제압한 모양이더군요.”“용천오도 이대성 부부를 지키지 못했다고 했어요.”“용천오가 그 외지인을 제압하지 못했다?”조한철의 얼굴에 흥미진진한 표정이 떠올랐다.그는 정자 안으로 들어가 앉더니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참 재미있는 놈이 나타났군.”“하지만 별거 아닙니다.”“용천오가 요즘 무성 신시가지 일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 용 씨 가문 내의 몇몇 원로들도 그의 능력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하더군요.”“이런 중요한 시기에 그가 이대성을 함부로 감싸려고 하진 않았을 겁니다. 당연한 일이에요.”“게다가 용천오는 용 씨 가문 세 후계자들 중 최강도 아니고요.”“상대가 정말로 용천오를 억눌렀든 아니든 간에 그놈이 충분히 강하다는 걸 말하기엔 부족하죠.”“그런 사람 앞에서 굳
경홍근의 말에 조한철은 편안히 의자에 기대어 곱게 생긴 하녀의 보필을 받으며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만 씨 가문이 뒤에 버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나 용한 셈이군요.”“혹시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 씨 가문과 영 씨 가문은 아주 막역합니다.”“용 씨 가문이라고 할지라도 만 씨 가문에게 함부로 미움을 살 수 없는 이유죠.”“무성에서 만 씨 가문이 위세를 떨칠 수 있는 것도 뒤에 영 씨 가문이 받치고 있기 때문이고요.”“영 씨 가문?”경홍근이 놀라서 얼굴빛이 약간 변했다.“대용두가 있는 그 영 씨 가문?”조한철은 웃음기가 싹 빠진 얼굴로 말했다.“무성은 서북부 변방의 땅이지만 사실 무성은 유서가 깊은 곳이에요.”“그 하 씨 성을 가진 놈이 날뛰며 여기저기서 미움을 사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며칠 전에는 인도인들에게까지 미움을 샀다고 들었어요.”“그래서 혹시 만 씨 가문이 일부러 밖에 배치해 둔 바둑알이 아닐까 하고 추측하고 있었어요!”조한철을 지극정성으로 보필하는 두 미녀를 바라보는 경홍근의 눈에 부러움이 잔뜩 깔렸다.그는 흠칫 정신을 다잡고 눈을 뗀 다음 입을 열었다.“조 세자? 그게 무슨 뜻입니까?”조한철은 흥미진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잘 생각해 보세요. 당신 머리로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거예요. 바둑알이 무엇에 쓰이는 물건인지.”경홍근이 잠시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눈을 번쩍 떴다.“조 세자, 나의 얕은 식견으로는 바둑알이라는 것은 손을 쓸 때 앞잡이로 세우거나 아니면 위세를 드러낼 때 세우는 것인데...”“현재 상황으로 볼 때 하현이라는 바둑알은 만 씨 가문의 위세를 떨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무성에서의 영 씨 가문의 이익까지 연결되어 있어요!”“다만 무성은 유서가 깊어서 만 씨 가문도 함부로 하다간 역효과가 날 수도 있으니 약간은 두렵지 않겠습니까?”경홍근의 눈에는 의심에 가득 서린 기색이 감돌았다.만 씨 가문이 무성의 관청을 장악했지
”네? 얼마나 매력적이길래요?”여자라는 말에 조한철은 정신이 번쩍 드는 모양이었다.원래 다른 취미가 별로 없던 그는 어느새 원기가 많이 충만한 것 같았다.경홍근은 일찌감치 자료를 준비한 듯 얼른 핸드폰을 열어 몇 장의 사진을 조한철에게 보내주었다.조한철은 잠시 핸드폰을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껄껄껄 웃으며 말했다.“하나는 아주 성숙한 여인이고 하나는 아주 보송보송한 꽃봉오리 같군요, 아주 매력적이네요. 자매가 아주 아리따운 꽃이에요!”“자매꽃이 모처럼 보이니 그럼 마지못해 한번 손을 써 볼까요? 하하하!”조한철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비서에게 손짓을 하며 담담하게 말했다.“방 감독관에게 전화해.”...조한철이 전화를 걸어 손을 쓰고 있을 때 하현은 일전에 일어난 일은 마음에 두지 않고 설유아를 안정시킨 후 이대성이 가져온 계약서를 들고 차에 올랐다.그는 무성 중심부로 차를 몰아 고풍스러운 건물 앞에 멈춰 섰다.이곳은 옛 풍모를 그대로 간직한 무도관이었다.주변이 떠들썩한 가운데 오로지 홀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이 무도관은 이미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이대성의 부친이 이대성에게 물려준 것으로 국술당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우아함과 엄숙함이 묻어나는 이름이 이곳의 환경과도 아주 잘 어울렸다.“당주, 오셨습니까?”순간 몸집이 큰 남자가 국술당 입구에서 깍듯이 나와 인사를 했다.그는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던 듯 하현을 보자마자 얼른 다가와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당주, 국술당이 당신 명의로 넘어간 일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이대성 전 지회장께서 관련 사항을 잘 인도하라고 제게 당부하셨습니다.”“공인과 장부, 부동산 증서 등 다 준비해 두었습니다.”하현의 면전에서 무참히 짓밟혔던 이희광은 완전히 사람이 바뀐 듯 하현에게 더없이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하현 때문에 이대성이 용문 무성 지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가 가진 국술당까지 내놓았다는 걸 이희광은 이미 전해 들
”지금 국술당에는 백 명 가까운 학생이 있습니다.”“예전에는 스승님도 학생들을 가르칠 시간이 없었습니다.”“그래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특별히 초빙한 열 명의 교관들이 맡았습니다.”“모든 교관은 무도의 고수이자 명문가 출신들입니다.”“열 명의 학생을 혼자 도맡아 가르쳤는데 오히려 가까이서 밀착해 세세하게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아마 당주께서 국술당을 인수한 후에도 별로 관리할 것이 없을 겁니다.”“이 교관들이 있으니 당주는 매달 앉아서 돈만 수금하면 되는 것입니다.”“당주, 장부를 자세히 보지 않으셔서 아직 잘 모를 수도 있는데요.”“여기 국술당에서 1년에 수백억을 버는 건 그리 큰 문제도 아닙니다.”하현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학생을 가르치는 데 그렇게 수입이 많습니까?”이희광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대답했다.“물론 용문 무성 지회장이신 이대성 스승님께서 여기에 계시니 그것을 보고 제자들이 몰리는 거죠. 스승님의 문하에 있다고 하면 아무래도 체면이 서니까요.”“그래서 많은 재벌 2세들이 입문을 위해 큰돈을 들이고 있습니다.”“하지만 지금은...”말을 얼버무리며 이희광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러나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을 짓자 이희광은 얼른 화제를 돌려 계속 말을 이었다.“참, 당주. 우리 국술당의 현재 수석 교관은 남궁나연입니다.”“그녀는 무학의 성지인 황금궁의 외문 제자로 무술 실력도 출중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식을 겸비한 미인이라 쫓아다니는 사람이 많습니다.”“또한 국술당의 일상생활도 기본적으로 남궁나연이 관리하고 있고요.”“나는 가끔 오는 사람이라 별로 발언권이 없지만 이제 당주가 오셨으니 이곳의 장악권은 당연히 당주에게 있습니다.”이희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가 남궁나연을 상대하기에는 조금 꺼림직했던 모양이었다.하현은 이희광을 흥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이희광은 이대성의 대제자로 용문 무성 지회에서는 큰형으로 불렸다.그런데 남궁나연에 대해 얘기
”안녕하세요, 여러분.”이희광이 학생들에게 다가가 손뼉을 쳤다.“자, 잠시 조용히 좀 해 주세요.”현장에 있던 교관은 이희광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재벌 자제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어떤 재벌 2세 집에서 따로 과외를 한다는 얘기도 나왔고 어떤 교관은 가슴을 치며 자신의 단단함을 뽐내며 개인 보디가드도 가능하다고 장담하고 있었다.그야말로 망신스러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이희광은 계속해서 헛기침을 하며 다가갔다.“여러분, 조용히 하세요! 소개해 줄 사람이 있습니다!”“소개라니?!”정중앙에 앉아 유일하게 재벌 2세들에게 아부를 하지 않는 여인이 일어섰다.그녀는 재벌 2세들에 빙 둘러싸여 있었다.키가 크고 날씬한 그녀는 얼굴이 그린 것처럼 정교하고 조각 같았다.눈썹에서는 약간의 강인한 기세도 보여 여간해서는 접근하기조차 어려워 보였다.그는 이희광을 싸늘한 눈빛으로 훑어보며 말했다.“여기 지금 학생들이랑 얘기하고 있는 거 못 봤어요?”“왜 자꾸 끼어들어요?”“내가 말 안 했나요? 여기 국술당에서는 당신이 말할 자격 없다고!”“그런데 지금은 뭐 또 할 말이 있는 거예요?”“지회장님이 말씀하셨잖아요!”“여기는 내 마음대로 운영해도 된다고! 설령 당신이 온다고 하더라도 여기 있는 사람들은 순순히 내 말을 들어야 해요!”“저기 가서 청소나 하고 가세요. 오늘 청소하는 사람도 없으니 당신 부하들 데리고 가서 바닥이나 말끔하게 청소하세요! 잊지 마세요! 깨끗하게 해야 합니다!”“깨끗하게 청소해 놓지 못하면 내가 가만히 두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하현을 이희광의 부하로 착각한 모양이었다.그리고 국술당에선 자신 위에 절대적인 권위가 없는 사람처럼 지시를 했다.아무도 그녀의 권위에 반기를 들거나 의심하는 사람이 없었다.이희광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남궁나연 교관님...”“바닥 청소 안 해요?”남궁나연이 이희광을 노려보았다.“곧 5시예요. 학생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