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천우는 이대성을 싸늘하게 훑어보며 더 이상 상대하기 귀찮은 듯 눈을 흘겼다.그리고 나서 그는 하현에게 시선을 돌렸다.“하현, 내 부하가 살 수 있겠습니까?”만천우는 처음부터 하현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있는 듯했다.다만 신분 차이로 인해 제일 먼저 하현에게 달려와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을 뿐이었다.이대성은 만천우의 태도에 눈꺼풀을 파르르 떨었지만 이내 이를 악물고 말했다.“만 서장님, 제발 믿지 마세요.”“물론 이해는 합니다. 서장님은 지금 심복이 생사를 오가니 많이 혼란스러울 거예요.”“나도 서장님의 부하가 아무 일 없이 회복하길 바랍니다.”“하지만 만 서장님, 절대 함부로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난 용문 무성 지회장입니다. 내가 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일을 떳떳하게 처리해 왔고 절대로 소란스러운 일에 얽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서장님의 부하가 회복하는 걸 바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난 단지 무지한 소인이 서장님의 사람을 죽이게 될까 봐 염려될 뿐입니다!”“하현 이 사람에 대한 자료는 내가 다 가지고 있어요. 그는 데릴사위에 불과합니다. 단지 운이 좋아서 두 번의 대회를 잘 통과했을 뿐이고요.”“내가 낸 시험엔 답도 하지 못하면서 무슨 능력이 있어서 서장님 부하를 살릴 수 있겠습니까?”“무슨 능력으로 사람을 구하겠냐고요?”“물론 서장님이 구하라고 명령하니 말릴 수는 없겠지요.”“그런데 절대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이놈은 절대 서장님의 부하를 살려 낼 수 없을 겁니다!”“만약 그가 정말로 서장님 부하를 살려 낸다면 난 바로 저놈을 용문대회로 내보내겠습니다!”자신의 권위와 체면과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이대성은 선언한 것이다!지금 이 상황에서 이대성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끝까지 가는 것뿐이었다.이대성처럼 속이 좁은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이 이런 일이다.분명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언을 하면서 정의롭고 늠름한 척하는 모습이라니!정말 역겹고
”지회장님, 어쨌든 당신도 용문 무성 지회장이잖아요?”“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계속 뻔뻔하게 굴 수 있어요?”“그렇게 말하면 다들 대의명분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까?”“당신의 그 쪼잔한 마음, 사람들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세요?”목영신은 더 이상 이대성의 체면을 봐주지 않고 바로 말했다.“충고 한마디 할게요. 뒤통수 조심하세요. 이 바닥이 좁다는 걸 아셔야죠!”“우리 무성 경찰서 앞에서 지금 누굴 속이려 드는 겁니까?!”“자꾸 이런 식이면 나중에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테고 그 결과는 심각할 겁니다!”말을 마치고 난 뒤 목영신은 개의치 말라는 듯 옅은 미소를 지으며 하현을 바라보았다.“하현, 이런 비열하고 파렴치한 소인배 신경 쓰지 말고 사람을 구하는 데 힘쓰세요.”“용문대회 승급전은 만 서장님이 반드시 방법을 찾아줄 것입니다.”이대성이 승급대회 진출권을 결정하는 사람이고 그가 마음만 먹으면 누구의 체면도 봐주지 않고 하현이 용문대회에 나가지 못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목영신은 이 세상에 여전히 공평하고 정의로운 것이 존재한다고 믿었고 어떤 일이든 해결할 방법은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아닙니다. 이런 사소한 일로 그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요.”“지회장님이 이왕 그렇게 내기를 하고 싶다면 한번 제대로 해 보겠습니다.”소인배를 바라보듯 이대성을 바라보는 하현의 얼굴이 차갑게 식었다.“그런데 말이죠. 걸린 판돈이 하나도 구미가 당기지 않는데요.”“이기든 지든 지회장님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잖아요!”“지회장님이 내기를 하고 싶다면 확실하게 베팅을 해야 합니다!”“내가 사람을 구한다면 용문에서 나가십시오!”하현에게 있어서 용문에 해로운 말들을 늘어놓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다.“맞습니다. 그래야 공평하죠.”만천우가 하현의 말을 듣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지회장님, 졌으면 스스로 물러나고 용문 무성 지회장 자리를 내놓아야 합니다.”“용문 법령 상에는 용문 무성 지회가 대
지면 패가망신하지만 적어도 딸은 구할 수 있는 것이다.일단 이기면 자신의 뺨을 때린 어리석은 놈을 불구로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널리 명성도 얻을 수 있다!가장 중요한 것은 천억의 현금을 손에 쥔다는 것이다.이것은 재산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는 아주 절호의 기회였다.이 얼마나 수지맞는 장사인가!순간 이대성은 마음속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자신의 딸이 식물인간으로 살지언정 자신의 돈벌이에 조금도 영향을 주지 않게 해 달라고 빌었다.이때 구양연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한마디했다.“하현, 당신은 의사가 아니야. 무술을 배운 사람일 뿐이라고!”“지금 이 두 사람의 상황은 강호에서 아무리 기술을 익힌 사람이 와도 구할 수 없는 상태야!”“한 명을 구하기도 힘든데 두 명을 구해야 해...”여기까지 말하고서 구양연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그는 이 일이 성공할 확률이 지극히 낮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리고 그는 하현 같은 무학의 거물이 이런 사소한 일 때문에 스스로 모든 것을 잃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이것은 무성뿐만 아니라 대하 무학계 전체의 손실이다.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부지회장님,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저 하현, 분수를 모르고 일에 뛰어들지 않습니다.”“그럼 됐어.”구양연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만천우는 하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지금 이 순간 그는 누구보다 흔들림 없는 신뢰를 보내며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이 일은 이제 결정된 거군요!”“여기 있는 오백 명 정도의 사람이 증인입니다!”“누구도 내기의 규칙을 어겨서는 안 됩니다!”이 말을 들은 관객들은 하나같이 흥분한 모습이었다.이번 승급 경기가 이렇게 판이 커지고 흥미진진하게 흘러갈 줄은 아무도 몰랐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흥분한 나머지 목을 길게 빼고 이 싸움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김방아는 못마땅한 듯 혼자 구시렁거렸다.“실패야,
”슥삭슥슥!”하현은 사람들의 표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부적 위에 뭔가를 그렸다.그는 예전에 전장에서 어떤 도사에게서 이것을 배운 적이 있었다.그 도사의 표현에 따르면 전신의 피는 모든 살인술을 깨뜨릴 수 있다고 했다.하지만 사용법을 잘 알아야 했다.예를 들어 음기가 몸에 들어가면 지양을 해 주는 부적이 필요하다.하현은 옛 도사에게서 부적을 쓰는 방법을 꽤 많이 배웠다.복잡하고도 오묘한 부적 쓰기가 끝나자 하현은 오른손을 돌려 혼수상태에 빠진 수사팀장의 이마에 천천히 붙였다.“피식!”부적은 갑자기 타오르기 시작했고 희미한 핏빛이 흔들리는 사이에 수사팀장의 얼굴에 드리웠던 검은빛이 조금씩 사라져 부적 속으로 꼬리를 감추었다.부적은 바람에 흩날리며 잿더미로 변했다.꿈결에서나 볼 법한 장면에 사람들은 정신이 혼미해졌다.사람들은 강호의 삼교구류에는 기괴하고 기이한 기술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눈으로 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이대성조차도 어리벙벙한 표정이 되어 하현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정일교의 도사들이 쓰던 부적?”구양연이 알아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정일교의 도사들은 인간 세상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던데?!”“그 도사들이 쓰던 부적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니?!”도교의 일종인 정일교는 강호의 무학 성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그리고 정일교 도사들이 사람을 구하는 수단과 죽이는 수단은 모두 신비롭기 그지없어서 마치 전설 속의 신선술 같았다.그런데 그런 수법을 지금 하현이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구양연은 역시 식견이 대단한 사람답게 일찌감치 하현의 재주를 알아보았던 것이다.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흔들림 없는 손놀림으로 재가 된 부적을 손에 넣었다.그런 다음 그릇을 가져다가 물 반 컵을 부어 재를 녹였다.하현은 지체 없이 그 물을 수사팀장의 입에 몇 방울 떨어뜨렸다.마치 재를 녹인 물이 온기라도 머금은 듯 수사팀장의 입에 떨어질 때마다 그의 얼굴에 온기가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고 약 5분이 지났을 때 의식을 잃었던 수사팀장이 갑자기 똑바로 앉았다.그리고 그는 왈칵하고 더러운 것을 뱉어내었다.그의 안색은 약간 창백했지만 이제는 똑바로 앉을 수 있게 되었다.“됐어! 살아났어!”주변에 있던 그의 동료들이 흥분한 표정으로 수사팀장을 둘러쌌다.수사팀장을 자세히 살펴보던 동료들은 모두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이대성의 얼굴은 까맣게 타들어갔다.그는 자신의 딸을 노려보며 소리쳤다.“깨어나지 마! 깨어나지 말라고!”하지만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은 법.수사팀장이 똑바로 앉은 지 30분 만에 이가음이 갑자기 ‘악'하며 비명을 질렀다.“악! 총 맞았어요. 내가 총 맞았다구요!”그녀는 이 말을 한 뒤 갑자기 ‘욱'하더니 가슴속에 맺혔던 피멍을 내뿜으며 정상으로 돌아왔다.이대성은 얼굴이 굳어졌다.“깨, 깨어났어?!”“아빠!”정상으로 돌아온 이가음은 이대상의 모습을 보고 그의 품에 와락 안겼다.“아빠,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어요!”“너무 무서웠어요!”그녀의 얼굴에 눈물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이대성은 떨떠름한 표정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괜찮아. 이제 괜찮아.”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그제야 사람들은 이가음이 이대성의 딸이란 사실을 알아차렸다.동시에 하현을 바라보는 시선에 경외로움이 가득 찼다.기괴하고 신기하고 무서웠다.그가 정말 이가음을 살린 것인가?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하현이 무학의 이론이 탄탄하고 실력도 강할 뿐만 아니라 이런 기술도 익혔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됐어요. 이제 깨어났으니 며칠 병원에서 요양하면 괜찮아질 거예요.”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티슈를 꺼내 자신의 손가락을 닦았다.“지회장님, 우리가 한 약속 잊지 마세요!”“내일 사람을 보내 무도관을 모두 내 명의로 옮기겠습니다!”이대성은
설유아가 하현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경홍근은 사람들을 이끌고 병원 로비에 앉아 있었다.사실 경홍근은 하현이 자신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득의양양해 있었는데 이가음의 모친이 병원에 가서 억지로 무릎을 꿇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가장 먼저 병원으로 달려온 것이었다.이것이 하현의 첫 번째 선포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다음에는 십중팔구 자신을 향해 뭔가 행동을 할 것임이 분명했다.그래서 이가음의 모친을 위해서 나서든 선수를 치기 위해서 나서든 경홍근은 자신이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곳에 오기 전에 자신의 배후를 만나고 왔다는 것이다.큰 뒷배의 묵인을 얻은 경홍근은 자신감이 치솟았고 하현 하나 제압하는 건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다.그리고 경홍근의 곁을 따라다니는 사람들과 금전파 무리들 외에 그날 하현에게 뺨을 맞은 진 선배도 함께 와 있었다.그는 상처가 아물자 그때의 아픈 기억도 사라졌는지 병원을 휘저으며 큰소리로 병원 안의 환자와 의료진을 쫓아내고 있었다.그뿐만 아니라 하현이 나타나지 않으면 설유아에게 못된 짓을 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떠들어댔다.병원 전체가 시끌벅적해졌고 많은 의료진들이 허둥지둥 그 자리를 떠났다.몇몇 병원 경비원들이 대담하게 앞으로 나섰다가 금전파 일행들에게 속수무책으로 걷어차였다.권세를 믿고 남을 괴롭히는 일에는 아주 일가견이 있는 금전파였다.전화를 끊은 설유아는 난장판이 된 병원 내부를 보면서 얼른 밖으로 나와 예전에 연기하던 실력을 펼치며 휴대용 다기를 들고 와 경홍근 일행에게 차를 끓여 바쳤다.“방주 어르신, 진 선배. 형부가 말했어요.”“그동안의 일은 이가음의 엄마가 와서 무릎을 꿇은 걸로 다 없던 일로 하겠다고요.”“그런데 왜 갑자기 이렇게 병원으로 몰려와서 소란을 피우는 거예요?”“이러면 다른 사람들 보기에도 좋지 않잖아요?”“그러니 깔끔하게 병원비 보상하고 병원 사람들한테 사과하는 게 어떻겠어요?”“그러면
진 선배의 오만방자한 행태를 보고 상관인 경홍근 곁에 있던 몇 명의 예쁜 여자들은 입을 가리고 키득키득거렸다.하현이 무슨 운이 그리 좋았는지 모르겠지만 이가음의 모친 뺨을 때렸다는 건 상관인 경홍근의 체면을 짓밟았다는 뜻이기도 했다.무성 6대 파벌 중 한 명인 경홍근은 지금까지 피는 흘려도 체면은 잃은 적이 없었다.그의 행동 규칙은 체면을 잃은 곳에서 반드시 다시 체면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실실거리고 있는 여자들 눈에 하현은 곧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던 셈이다.경홍근은 담배를 쥐고 로비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앉아서 다리를 꼬고 있었다.그는 제멋대로 날뛰는 진 선배를 말리지 않았다.어떤 일은 자신의 신분으로 나서기가 좀 곤란하기 때문이었다.진 선배가 나서서 호가호위하는 건 그에게 꽤나 좋은 효과를 가져다주었다.설유아는 진 선배의 모습에 깜짝 놀라며 허둥지둥 물러섰다.“대홍포나 용정차를 준비하지 못해서 죄송해요. 내가 대접이 소홀했네요...”“당신들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이 아가씨가 얼굴에 상처까지 입었는데도 이렇게 예의 바르게 차까지 끓여 바쳤는데 다기를 다 깨뜨리다니?!”“당신들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이렇게 사람의 기본 도리마저 저버리면 안 되죠!”“맞아요! 하나같이 상류층 사람처럼 잘 차려입었고만 행동은 개돼지만도 못하다니!”“당신들은 가정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어요? 이렇게 버릇없이 굴면 어쩌자는 거예요?”아직 자리를 뜨지 못한 의료진과 환자들은 하나같이 분노에 찬 목소리를 내었다.그들은 진 선배가 호가호위하며 제멋대로 구는 모습을 보이자 격분하여 한마디씩 거들었다.“입 닥쳐!”진 선배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차가운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우리 일에 당신네들이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 없잖아! 더 이상 한마디라도 더 하면 내가 당신들 그 입을 갈기갈기 찢어놓을 거야, 알았어?”말을 하면서 진 선배는 자신의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하며 손가락을 딱 쳤다.그의 동작에 양복을
”삐걱!”바로 그때 병원 안전 계단의 문이 열리고 하현이 모습을 드러내었다.그는 멀리 서 있는 설유아를 보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오호! 하 씨! 드디어 나타나셨군!”진 선배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자신이 얻어맞았던 얼굴을 일부러 슥 문지르며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다 흉악한 미소를 지었다.“난 당신이 평생 움츠러든 거북이처럼 영원히 나타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이렇게 나오다니! 흥! 용기가 가상해서 내가 한 가지 알려 주지!”“무성 촬영 세트장의 장부, 이가음의 모친이 당한 망신! 당신은 열 배 백 배 보상해야 해!”“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 죽여 버릴 거야!”진 선배는 경홍근이 손을 쓰기 전에 특별히 뒷배를 찾아갔다는 사실을 아는 게 틀림없었다.그래서 진 선배는 지금 패기가 넘쳤고 전에 본 적 없는 오만방자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거만하게 팔짱을 끼고 있던 여자들도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눈을 흘겼다.그녀들은 하현이 진 선배의 체면을 구기고 이가음의 모친을 짓밟고 감히 경홍근에게 덤비는 모습을 보고 재벌 2세나 강호의 고수쯤 되는 줄 알았다.하지만 실상 하현이 이런 평범한 사람일 줄은 몰랐다.살짝 잘생긴 모습 말고는 어디에도 재벌 2세나 강호의 고수가 풍길 법한 호기로움이 없었다.아마 길가에서 마주쳤더라면 절대 눈길도 끌지 못했을 것이다.하현을 몇 번 쳐다보던 그녀들은 더 이상 하현에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조롱과 멸시에 가까운 시선을 던졌다.“당신이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오늘 밤 설유아는 날 잘 모셔야 할 거야. 편하게 성심을 다해서 모셔야 할 거라고. 그러면 내 마음이 조금 풀릴지 모르지.”진 선배는 아주 패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그렇지 않으면 당신과 설유아는 모두 죽게 될 거야.”진 선배라는 작자를 상대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하현은 그가 하는 말을 듣고 기가 차서 걸음을 멈추었다.그리고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진 선배를 담담히 바라보며 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