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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461 - 챕터 3470

3870 챕터

3461장

이가음의 모친은 어느새 눈매가 매서워졌다.“뒷배가 아무리 든든하기로서니 이렇게 건방질 수 있는 건가?”“정말 우리 용문에서 당신 하나 어떻게 못할 거라고 생각해?”“잘 들어! 우리 용문에는 실력이 출중한 고수들이 널리고 널렸어!”“지금 당신이 조금 앞서가는 것 같으니까 이젠 나를 괴롭히겠다? 내 남편을 끌어내리겠다고?”“당신은 그럴 자격도 능력도 없어!”“당신이 지금 누굴 상대하고 있는지는 알고 있지?”이가음의 모친은 냉소를 지으며 매서운 눈빛으로 일관했다.“여기 있는 분들이 누구인지 알려 줄 테니까 똑똑히 들어!”“이 분은 용문 금정 지회 부지회장!”“이 분은 용문 외삼당의 둘째 자제분!”“이 분은 용문 집법당의 집법 제자로 아주 신분이 높은 분이지!”이가음의 모친이 연이어 호명을 하며 소개를 하자 십여 명의 남녀들이 모두 일어서서 거들먹거리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이가음의 모친은 이 사람들 때문에 잃어버렸던 용기를 다시 되찾은 듯했다.그녀는 눈꼬리를 매섭게 휘어감어 천천히 하현 앞으로 걸어 나와 냉소적인 입매로 말했다.“이 사람들은 모두 용문의 어른들이야!”“용문과는 얽히고설킨 사람들이지!”“감히 이 사람들의 미움을 사겠다는 건가?”“용문은 대하의 4대 초석 중 하나야!”“무성에서 우리 용문 사람들과 싸우겠다고?”“오만함도 이 정도면 병이지!”“아무리 뭘 몰라도 그렇지!”이가음의 부인이 하는 말을 듣고 뒤에 서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한마디씩 거들었다.시쳇말로 용문은 강호의 무림 지존이라 할 수 있었다.강호에서 무학의 성지에서 온 사람이 아니고서는 누가 감히 용문과 겨루겠다고 큰소리칠 수 있겠는가?아무리 실력이 뛰어난다고 해도 용문 앞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하현은 냉랭한 표정으로 이가음의 모친 뒤를 돌아보면서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내 기억이 맞다면 용문의 계율 제1조는 권세를 믿고 남을 업신여겨서는 안 되고, 옳고 그름을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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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2장

용문 집법당 영패?!영패를 보는 것은 당주를 보는 것과 같다?!순간 장내는 얼어붙은 듯 고요했다.이가음의 모친 일행은 벼락을 맞은 듯 온몸에 힘이 빠지고 얼굴은 창백하게 식어갔다.그들은 하현이 툭 던진 영패가 용문 집법당의 영패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이럴 수가!이럴 수는 없다?!정적에 휩싸인 그들은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지금까지 용문의 신분을 자랑하던 자들도 모두 뒤로 물러서서 넋이 나간 얼굴이 되었다.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무적의 고수를 만났다고 해도 이렇게 얼어붙지 않았다.그러나 영패는 다르다.영패 앞에서는 그 누구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이것은 용문 집법당의 영패였다.영패를 보는 것은 당주를 보는 것과 같다.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절대자의 상징이었다!집법당 제자들은 지금 일어서지도 못하고 무릎을 꿇고 눈만 껌뻑껌뻑거릴 뿐이었다.그는 갑자기 신임 집법당 당주에 관한 얘기가 떠올랐다.당주를 실제로 본 사람은 많지 않고 실제적으로도 진주희가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고 했다.그런데...집법당 영패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그가 믿고 싶지 않아도 믿을 수밖에 없었다.지금 그가 보는 것은 허깨비가 아니다.금빛이 감도는 분명한 집법당 영패였다.이제 집법당 제자인 그는 어떻게 해야 자신의 잘못을 용서받을 수 있는가?그러자 집법당 제자는 갑자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당신과 이 영패가 무슨...”“퍽!”집법당 제자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하현은 손바닥으로 이 사람을 쓰러뜨렸다.“자신이 집법당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거지?”“그러면 법을 알고도 법을 어겼다는 건데 법을 어길 시 어떻게 된다는 것도 알겠군, 안 그래?”“당신은 집법당 사람으로서 용문의 연줄을 앞세워 위세를 부리는 사람들을 보고도 가만히 있었어.”“당신은 그들을 제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동조했어!”“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그런 짓을 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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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3장

이 광경에 용문 무성 지회 제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절망적인 얼굴이 되었다.그들은 집법당이라는 세 글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지만 영패가 같은 용문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도구가 아니라 더욱더 크나큰 시련을 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이가음의 모친은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고 손톱이 살에 박힐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하현은 영패를 쥐어 들고 심드렁한 얼굴로 발걸음을 옮겨 길을 막고 있던 이 씨 가문의 경호원들을 걷어찼다.그리고 나서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가음의 모친 앞으로 다가와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부인, 똑똑히 말해 보세요? 지금 내가 마주 보고 있는 사람이 누구죠?”하현은 냉담한 목소리로 툭 내뱉었다.그러나 순간 그의 말 한마디는 이가음의 모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왜 그래? 도대체 뭘 원하는 거야?”이가음의 모친은 안색이 급격히 나빠졌다.“정말 날 건드리려는 거야?”영패를 보는 순간 이가음의 모친은 절망스러운 마음으로 가득 찼지만 절대로 무릎을 꿇을 수는 없었다.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무릎을 꿇는다고 해도 그녀만은 무릎을 꿇을 수 없다!용문 무성 지회의 지회장 부인으로서 자부심과 자존심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녀 뒤에 아주 큰 후원자가 있다는 것이었다.그 후원자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철옹성 같은 것이었다.“당신은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했을 뿐만 아니라 내 처제를 다치게 했어요. 그녀의 옷까지 벗기려고 했고요. 정신적 육체적으로 내 처제를 망가뜨리려 한 거죠!”하현은 겨울바람처럼 싸늘한 눈빛으로 이 씨 가문 경호원의 손에서 총 한 자루를 빼낸 후 안전장치를 풀어 냉랭하게 말했다.“내가 처제를 대신해 정의를 되찾아 줄 거예요. 다른 사람을 마구 망가뜨린 그 손발을 망쳐 놔도 과하지 않죠, 안 그래요?”“당신이 직접 할래요? 아니면 내가 직접 도와드릴까요?”하현의 말을 들은 이가음의 모친은 눈꺼풀이 화들짝 들썩였고 입술을 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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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4장

잘난 체하며 의미심장한 듯한 눈빛을 보이는 이가음의 모친 뒤에서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내려놓았다.“그럼, 당신한테 기회를 드리죠.”“용천오에게 전화하세요!”“그리고 물어보세요.”“그가 감히 당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지, 당신을 지지해 줄 수 있는지.”부인은 갑자기 어리둥절해졌다.하현이 용천오라는 이름을 듣고도 이렇게 담담하게 자신만만할 줄 몰랐다.다만 지금 이가음의 모친은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눈앞의 상황에 떠밀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용천오에게 전화를 걸어야 했다.벨이 몇 번 울린 뒤 마침내 전화기 건너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구세요?”순간 핸드폰을 사이에 두고 한껏 낮은 자세를 보이며 이가음의 모친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용천오, 난 용문 무성 지회 지회장 부인입니다. 오늘 밤 좀 사소한 마찰이 일어났는데 그 사람이 용문 집법당 영패를 가지고 있어요.”“그가 날 아주 없애버릴 작정으로 큰소리를 뻥뻥 치고 있길래 전화를 걸었어요.”“집법당?”전화기 맞은편 용천오의 표정이 갑자기 싸늘하게 식었다.“언제부터 집법당 영패를 든 사람이 무성에서 날뛰게 된 거죠?”이 말을 듣고 이가음의 모친은 기쁜 기색을 떠올리며 하현을 쳐다보았다.속으로 아주 통쾌해 죽겠는 모양이었다.하현은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용천오한테 말하세요. 내 잘못이라고 한다면 내가 집법당의 영패를 가지고 있는 것과 내 이름이 하현이라는 것뿐이라고.”이가음의 모친은 하현의 이런 당당함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자신의 이름이 용문 집법당 영패보다 더 대단하다고 여기는 건가?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용천오, 저기. 내가 하현이라는 사람을 건드렸어요. 그가 집법당 영패를 들고 위세를 떨지 뭐예요! 그리고 그가 말하길...”상대의 싸늘한 목소리는 그대로 가라앉아 버렸고 용천오의 숨소리가 옅게 들리는가 싶더니 갑자기 잠잠해졌다.이가음의 모친이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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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5장

”내가 누구냐고?”하현은 총의 안전장치를 풀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리고 옅은 미소를 띠며 이가음의 모친을 향해 총을 들어 올렸다.“내가 말하지 않았어요?”“하현이라고. 내 처제를 대신해 정의를 되찾으러 온 설유아의 형부!”하현은 말이 끝나자마자 무덤덤한 표정으로 방아쇠를 당겼다.납탄이 ‘펑'하고 날아가 이가음의 모친 손목을 관통했다.장내는 비명으로 가득 찼고 사람들은 놀란 입을 가린 채 눈이 휘둥그레졌다.하현이 정말로 총을 쏠 줄은 몰랐다.사람들이 말리고 할 틈도 주지 않았다.그러나 잠시 생각해 보니 이제야 용천오가 왜 그렇게 이놈 앞에 서기를 꺼렸는지 알 것 같았다.고작 이가음의 모친이 뭐라고 앞에 나서겠는가?죽으면 죽는 거지!비명을 지르며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던 이가음의 모친은 아픈 것보다 충격이 너무나 커서 정신이 혼미해졌다.그녀는 피를 흘리는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요 몇 년 동안 그녀는 무성에서 큰소리 뻥뻥 치며 기고만장했었다.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는 여자였다.거슬리는 사람은 밟아 버리면 그만이었다.그런데 어쩌다가 이런 꼴을 맞았을까?그녀는 자신이 이런 꼴을 당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탕!”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가음의 모친 허벅지에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이가음의 모친은 한 손과 한 발을 못 쓰게 된 것이다.하현은 한 손으로는 부족했던 것이다.그녀는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실수로 하현을 자극하게 될까 봐 끙끙거리며 입을 꾹 다물었다.“다른 사람들도 이제 슬슬 스스로 내 앞에 나올 준비가 되었겠지? 아니면 내가 일일이 나오게 할까?”하현은 총구를 훅 하고 불며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사람들 속에서 몇 명이 이가음의 모친과 눈빛을 주고받고는 잠시 후 이를 악물고 덜덜 떨며 앞으로 나왔다.그들은 하현처럼 무자비한 사람 앞에서 도망가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듯했다.이 사람들 앞에서 하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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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6장

”하현! 하현!”“하현! 이 개자식!”자신을 구해 달라는 이가음의 모친 전화를 받은 뒤 용천오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는 이가음의 모친을 구해 주지 않으면 자신의 체면이 구겨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하현에 대한 그의 두려움을 알리게 된다는 것이었다.심지어 조심하지 않으면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하지만 문제는 무성 신시가지의 일로 그는 하현에게 큰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었다.아직 눈앞에 거슬리는 찜찜한 일이 남아 있었고 여전히 해결할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이런 때 하현을 계속 자극한다면 언제 다시 하현과 전면전을 벌일지도 모를 일이었다.용천오는 그것이 두려웠던 것이다.이런 시점에서 하현이 전면전을 선택한다면 용천오는 집안의 두 라이벌에게 좋은 일만 시켜 주게 되는 꼴이 된다.이렇게 되면 자신이 수년 동안 쌓아왔던 노력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린다.그래서 그는 지금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지회장의 부인 목숨은 운명에 맡길 수밖에!“하현! 이놈! 내가 상석에 앉기만 하면 당장 네놈의 목부터 칠 것이야!”용천오는 평생 처음으로 무력함을 느꼈다.그는 지금 화를 분출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용천오, 당신은 우리한테 큰일이 있을 때마다 침착하고 냉정하게 생각하라고 가르쳤어요.”마영아가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마영아의 말에 용천오는 냉정을 되찾아 천천히 말했다.“당신 말이 맞아. 이럴 때일수록 냉정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 좋은 꼴만 시키지.”하지만 그가 마음을 추스르고 냉정해지려고 했을 때 바깥에서 누군가가 선물 상자 같은 것을 들고 왔다.“방금 어떤 사람이 이걸 보내왔습니다. 직접 열어보라고 했구요.”용천오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상자를 바라보았다.명절도 아니고 큰일도 없는데 웬 선물?누가?하지만 용천오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부하를 시켜 얼른 상자를 열어 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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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7장

용천오는 와신상담을 해야 할지, 아니면 결사의 각오로 출사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그때 하현은 용천오에게 심부름꾼을 시켜 서화를 선물한 일을 완전히 잊고 있은 채 병원에서 설유아의 재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루돌프 팀이 아직 떠나지 않은 것은 설유아에게 있어 정말 행운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었다.하룻밤이 지난 후 설유아의 외상은 완전히 호전되었다.그녀는 정신도 아주 맑아졌다.완전히 깨어났을 뿐만 아니라 식욕도 생겼다.“방금 처제 주려고 주문한 거야. 처제가 좋아하는 닭고기 죽이야. 내가 이미 좀 식혀 놨으니까 바로 먹어도 될 거야.”하현은 표장지를 열고 미소를 머금은 채 죽 그릇을 설유아의 침대맡에 놓았다.하현은 스스로 요리를 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럴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음식을 배달했다.배달은 최근 그에게 생긴 필수 기술이 되었다.“형부, 손이 아파서 그런데 먹여 주시면 안 돼요?”설유아는 약간 힘없는 표정으로 말했다.하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그녀의 간절한 눈빛을 보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이렇게 컸는데 다른 사람한테 먹여 달라고 하면 나중에 어떻게 시집갈 거야? 시집 못 갈까 봐 두렵지도 않아?”“쳇!”설유아는 콧방귀를 뀌며 빙그레 웃었다.“난 시집 안 갈 거예요. 왜냐하면 결혼하면 형부는 지금처럼 날 이렇게 보살펴 주지 않을 테니까”하현은 설유아의 이마에 딱밤을 놓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지금처럼 보살펴 주는 형부가 없다는 게 무슨 소리야? 처제가 결혼하면 난 죽는다는 소리야?”설유아는 입을 삐죽 내밀며 뾰로통하게 말했다.“모르겠어요. 형부한테 부탁할래요.”“앞으로 난 형부 같은 사람 찾기로 결심했어요!”“못 찾으면 결혼도 안 할 거예요!”하현은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나 같은 사람을 찾는다면 아마 장모님이 처제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릴 거야!”“게다가 나 같은 절세의 좋은 남자는 찾고 싶다고 찾아지는 게 아니야.”“세상에 똑같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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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8장

설유아의 모습을 보고 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두 자매의 성격이 어떻게 이렇게 그들 모친과는 조금도 닮지 않았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조그마한 손실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성격과 인품의 최희정에게서 이런 서글서글한 성격의 딸이 나왔다니 조상이 은덕을 톡톡히 쌓았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하현은 설유아와 계속 이렇게 노닥거릴 때가 아니란 걸 문득 깨닫고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그럼 나도 더 이상 처제를 곤란하게 하지 않을게.”“긴장하지 말고.”“내일 그들이 무릎 꿇는 걸 지켜보면 돼.”“알았어요. 형부.”설유아는 하현의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긴장이 조금 풀리자 마침 다른 일이 생각이 난 듯 설유아가 눈을 번쩍였다.“형부, 가음이는 어때요?”“듣기로는 아직 정신이 말짱하게 깨어나진 않은 것 같던데 정말 내가 쏜 그 총 때문이에요?”자기 얘기가 끝나자 마음씨 착한 설유아는 참지 못하고 절친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몰라.”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하지만 처제가 쏜 총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거야.”“병이 있는 것도 아니고.”“그래요? 그럼 왜 그런 거예요?”설유아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너무 놀라서 충격이 심했던 거 아니에요? 왜 아직도 나아지지 않는 거죠?”하현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총으로 다친 건 피부 외상일 뿐이야. 조금 놀라긴 했겠지만 그렇게 많은 충격을 받을 일은 아니지, 안 그래?”“다만 의사든 간호사든 모두 방향을 잘못 잡았기 때문에 치료가 잘 안되는 거야.”“서양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는 병도 있어. 그럴 땐 우리 동양의학이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지.”하현은 여기까지 말한 뒤 더 깊게 설명하기 복잡해서 화제를 바꾸었다.“그 친구한테 뭘 그렇게 관심이 많아? 그 친구와의 일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비난을 받았으면서 처제는 화도 안 나?”설유아는 한숨을 내쉬며 눈을 반짝였다.“원래는 화가 많이 났었죠.”“하지만 문득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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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9장

얼마 후 설은아의 전용 차량인 마이바흐 한 대가 차고에서 나왔다.마이바흐는 예전부터 무성 황금 회사의 자산으로 사장의 전유물이어서 타 본 사람도 별로 없어 아직 새것처럼 반짝반짝했다.하현은 감탄해하는 눈빛으로 뒷좌석에 올랐다.설은아는 하현이 올라타는 것을 보고 아침 식사를 건네준 뒤 운전기사에게 출발해도 된다고 말했다.“벌써 용천진한테 연락한 거야?”“이렇게 빨리? 상대가 이천억을 돌려주기로 한 거야?”설은아는 한숨을 푹 내쉬며 입을 열었다.“용천진이 누구야? 무성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람이잖아?!”“용천진은 용 씨 집안 젊은 세 사람 중 으뜸으로 불리며 줄곧 그 사실에 심취해 있었어.”“보통 사람들과 함부로 만나기는커녕 TV로도 보기 힘든 사람이라고.”“머무는 숙소만 해도 열여덟 개인데 매일 무작위로 한 곳을 골라 머문다고 하더라고.”“한 번 입었던 옷은 다시 입지 않는대.”“모든 행적을 절대 비밀로 하기 위해서라지.”하현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용천진은 용문 장로회와 서른여섯 지회 중 절반의 지지를 얻고 있고 용문 내의 세 개의 당과 외부의 다섯 개 당 중에서도 절반의 당주가 그를 지지하고 있어.”“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자신을 죽일까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어쨌든 그의 자리는 옛날 동궁 태자와도 같으니까 말이야.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 정상적으로 선종한 사람이 몇이나 돼?”“용천진이 아주 조심스럽게 행동한다는 건 상석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반증이지.”하현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들을 말한 뒤 짐짓 흥미로운 눈빛을 띠며 말을 이었다.“그러니 용천진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거야.” “그럼 오늘 우리가 만나야 할 사람은 누구야?”설은아는 안색이 갑자기 무거워지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우리가 만날 사람은 용천진의 다섯 번째 첩이야.”“첩?”하현은 꺼림직한 표정을 지었다.설은아는 하현의 표정을 보며 지그시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가 입을 열었다.“응, 첩이야. 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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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0장

하현이 옅은 미소를 띠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왜? 당신이 말하는 걸 보니 흐름상 그녀는 슈퍼스타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설은아는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연예계의 그늘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참혹하잖아. 사청인은 몇몇 거물들의 잠자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찬밥 신세로 전락했고 그렇게 그렇게 점점 인기가 떨어지게 되어 조연이나 전전하게 된 거지.”“몸도 마음도 큰 상처와 모욕을 받았을 거야.”“그러다 용천진을 우연히 알게 되어 그의 여자 중 한 명이 된 뒤에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어.”“그뿐이야?”하현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사청인은 지금 용천진의 노리개일 뿐인데 용천진을 대신해 우리와 협상할 자격이 돼?”설은아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사청인이 용천진의 첩이 된 뒤 그의 세력을 빌려 한 가지 일을 했어. 그녀를 핍박했던 연예계 거물들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가족들까지 가만두지 않았어.”“심지어 연예계 거물들의 조상들 무덤까지 파헤쳐 뼈를 날려버렸지!”연예계에서 거물들의 잠자리를 거절한 대가로 핍박받던 여자가 얼마나 한이 많았으면 이렇게까지 했을까 하는 마음이 드는지 설은아는 한탄하듯 말을 맺었다.하현은 심호흡을 한 뒤 조용히 말했다.“독한 사람이군!”“용천진이 애지중지하겠어, 안 그래?”설은아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애지중지할 뿐만 아니라 모시다시피하지!”“용천진의 72명 첩 중 유일하게 한 회사를 독자적으로 장악하고 있어.”“그녀가 장악하고 있는 회사는 무성 최고급 쇼핑과 오락의 중심지인 무성 백양몰이야.”설은아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내가 여러 인맥을 통해서 그녀와의 자리를 마련한 거야. 오늘 그녀가 운영하는 투우장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평화적으로 잘 마무리되었으면 좋겠어.”하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투우장? 평화적인 마무리?”“그럴 확률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 거야?”“확률이 높진 않겠지.”설은아가 한숨을 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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