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3469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얼마 후 설은아의 전용 차량인 마이바흐 한 대가 차고에서 나왔다.

마이바흐는 예전부터 무성 황금 회사의 자산으로 사장의 전유물이어서 타 본 사람도 별로 없어 아직 새것처럼 반짝반짝했다.

하현은 감탄해하는 눈빛으로 뒷좌석에 올랐다.

설은아는 하현이 올라타는 것을 보고 아침 식사를 건네준 뒤 운전기사에게 출발해도 된다고 말했다.

“벌써 용천진한테 연락한 거야?”

“이렇게 빨리? 상대가 이천억을 돌려주기로 한 거야?”

설은아는 한숨을 푹 내쉬며 입을 열었다.

“용천진이 누구야? 무성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람이잖아?!”

“용천진은 용 씨 집안 젊은 세 사람 중 으뜸으로 불리며 줄곧 그 사실에 심취해 있었어.”

“보통 사람들과 함부로 만나기는커녕 TV로도 보기 힘든 사람이라고.”

“머무는 숙소만 해도 열여덟 개인데 매일 무작위로 한 곳을 골라 머문다고 하더라고.”

“한 번 입었던 옷은 다시 입지 않는대.”

“모든 행적을 절대 비밀로 하기 위해서라지.”

하현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용천진은 용문 장로회와 서른여섯 지회 중 절반의 지지를 얻고 있고 용문 내의 세 개의 당과 외부의 다섯 개 당 중에서도 절반의 당주가 그를 지지하고 있어.”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자신을 죽일까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

“어쨌든 그의 자리는 옛날 동궁 태자와도 같으니까 말이야.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 정상적으로 선종한 사람이 몇이나 돼?”

“용천진이 아주 조심스럽게 행동한다는 건 상석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반증이지.”

하현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들을 말한 뒤 짐짓 흥미로운 눈빛을 띠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 용천진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거야.”

“그럼 오늘 우리가 만나야 할 사람은 누구야?”

설은아는 안색이 갑자기 무거워지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우리가 만날 사람은 용천진의 다섯 번째 첩이야.”

“첩?”

하현은 꺼림직한 표정을 지었다.

설은아는 하현의 표정을 보며 지그시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가 입을 열었다.

“응, 첩이야. 용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3470장

    하현이 옅은 미소를 띠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왜? 당신이 말하는 걸 보니 흐름상 그녀는 슈퍼스타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설은아는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연예계의 그늘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참혹하잖아. 사청인은 몇몇 거물들의 잠자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찬밥 신세로 전락했고 그렇게 그렇게 점점 인기가 떨어지게 되어 조연이나 전전하게 된 거지.”“몸도 마음도 큰 상처와 모욕을 받았을 거야.”“그러다 용천진을 우연히 알게 되어 그의 여자 중 한 명이 된 뒤에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어.”“그뿐이야?”하현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사청인은 지금 용천진의 노리개일 뿐인데 용천진을 대신해 우리와 협상할 자격이 돼?”설은아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사청인이 용천진의 첩이 된 뒤 그의 세력을 빌려 한 가지 일을 했어. 그녀를 핍박했던 연예계 거물들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가족들까지 가만두지 않았어.”“심지어 연예계 거물들의 조상들 무덤까지 파헤쳐 뼈를 날려버렸지!”연예계에서 거물들의 잠자리를 거절한 대가로 핍박받던 여자가 얼마나 한이 많았으면 이렇게까지 했을까 하는 마음이 드는지 설은아는 한탄하듯 말을 맺었다.하현은 심호흡을 한 뒤 조용히 말했다.“독한 사람이군!”“용천진이 애지중지하겠어, 안 그래?”설은아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애지중지할 뿐만 아니라 모시다시피하지!”“용천진의 72명 첩 중 유일하게 한 회사를 독자적으로 장악하고 있어.”“그녀가 장악하고 있는 회사는 무성 최고급 쇼핑과 오락의 중심지인 무성 백양몰이야.”설은아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내가 여러 인맥을 통해서 그녀와의 자리를 마련한 거야. 오늘 그녀가 운영하는 투우장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평화적으로 잘 마무리되었으면 좋겠어.”하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투우장? 평화적인 마무리?”“그럴 확률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 거야?”“확률이 높진 않겠지.”설은아가 한숨을 내쉬

  • 재벌 사위면 될까?   3471장

    설은아는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나지막이 말했다.“그녀는 내가 세 번쯤 만나자고 계속 말하니까 겨우 응하며 투우장에서 만나자고 약속했어.”“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어. 첫째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을 거야. 굳이 시간을 내서 우리를 만나고 싶지 않았겠지.”“둘째 그녀는 우리 쪽에서 안달이 나게끔 튕긴 거야. 일단 선수를 잡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셋째 그녀는 이번 기회에 내가 누구인지, 그녀와 협상할 자격이 되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는지도 몰라.”하현이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재미있는 여자군. 어쩐지 아무 배경도 신분도 없는데 용천진 같은 거물을 쥐락펴락하더라니.”사청인이라는 여자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에 하현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어디론가 메시지를 보냈다.남을 해칠 마음도 없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남을 경계하는 마음까지 없어서는 안 된다.한 시간 후 차는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같은 건물이 있는 무성 교외에 도착했다.이곳은 건축 양식이 매우 독특해서 일종의 고대 투우장 같은 느낌이 물씬 풍겼다.동남서 세 방향으로 3미터 높이의 스탠드가 있었고 반대쪽에는 투우가 드나드는 곳이 있었다.그리고 맨 가운데는 축구장같이 움푹 팬 곳이 있었다.주위에는 뾰족한 가시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강철 난간도 많아서 바람이 불기만 해도 피비린내가 나는 듯했다.분명 이곳에서 성난 소들이 죽어 나갔을 것이다.지금 투우 경기는 없었지만 사방팔방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가 꽤 있었다.어떤 이들은 침묵하고, 어떤 이들은 분노하고 어떤 이들은 마치 닭의 피를 본 것처럼 흥분했다.주위의 바닥에는 배팅한 종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이곳의 수입은 얼핏 봐도 상당할 것 같았다.설은아는 하현을 데리고 들어와 귀빈석 쪽으로 향했다.“난 무성 황금 회사 설은아예요.”설은아가 신분을 밝히자 입구의 경호원은 무전기를 들고 신원을 확인했고 곧이어 누군가가 나와서 설은아와 하현을 데리고 들어갔다.하현이 줄

  • 재벌 사위면 될까?   3472장

    명문가 자제가 오랫동안 곁에 둔 양귀비 같은 여자는 존재감부터 남달랐다.여자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은 드러내지 않아도 저절로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고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의심할 여지 없이 이 여자는 용천진의 다섯 번째 첩 사청인이였다.사청인 옆에는 역시 안하무인하고 오만한 자태의 남자가 서 있었다.남자는 가늘고 긴 담배를 비스듬하게 물고 이따금씩 담배연기를 내뿜었다.누아르 영화에서 보던 조직의 포스가 이런 느낌이었을까?사납고 난폭한 느낌에 함부로 다가서기 힘들어 보이는 인상이었다.이 남자는 사청인의 경호원이었고 신분도 절대 나쁘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발아래 사람들을 둔 것처럼 행동하지는 않았을 터였다.설은아는 하현에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눈짓을 한 후 미소를 머금고 사청인 앞으로 다가와 오른손을 내밀었다.“사청인 사장님, 안녕하세요.”“무성 황금 회사의 설은아입니다.”“오늘 만나 뵙기로 약속했죠. 채무에 대해서 얘기하기로.”“사청인 사장님과 얘기할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군요.”설은아의 말에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이 심드렁한 미소를 지으며 설은아를 바라보았다.사청인에게 돈을 요구하는 거야?이건 용천진에게 돈을 요구하는 것과 같다.이 사람이 지금 제정신인가?아니면 사는 게 지겨워서 한바탕 푸닥거리를 해보자는 건가?눈을 위아래로 내리깔며 설은아를 훑어보던 남자는 싸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는 설은아가 사청인 앞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얼마나 대단한 조상을 두었길래 간덩이가 이렇게 부었나 생각했다.감히 함부로 돈 얘기를 꺼내다니?그것도 빚 독촉이라!“당신이 뭔데 여기 와서 빚 독촉을 하는 겁니까?”“그 돈 정말 사청인 사장님이 빌린 거 맞아요?”“제대로 알아보고 왔어야 할 겁니다!”“우리 사청인 사장님이 당신들한테 돈을 빌렸다고?”“지금 장난하는 겁니까?!”돈을 돌려받을 수

  • 재벌 사위면 될까?   3473장

    화려한 옷을 입은 몇몇 남녀들은 이를 보고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분명 이런 장면들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는 듯했다.사청인도 이런 방법으로 사람의 혼을 빼놓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설은아가 어떤 투우를 선택하든 그 투우는 사고를 당할 거라는 건 거의 확실하다.독극물로 죽거나 중상을 입고 죽어 나가거나.어차피 사청인의 투우장에서 벌어지는 승부는 그녀가 결정하는 것이었다!“사청인 사장님, 이건 좀 심하신 것 아닌가요?”설은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녀는 비즈니스에 막 발을 들여놓은 초보가 아니었다.만약 자신이 정말로 사청인과 함께 베팅을 한다면 십중팔구, 혹은 백 퍼센트로 자신이 질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심지어 오늘 이 자리는 사청인 본인이 설은아를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판을 뒤집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심하다고?”사청인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그리고 차갑고 도도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무성에서, 그것도 대하 서남에서도 감히 나한테 빚 독촉을 하러 온 사람은 없었어요.”“사람을 바로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체면을 많이 봐준 줄 아셔야지.”“난 당신과 이런 사소한 일을 하기 위해 천보만보 물러섰는데 당신은 하지 않겠다 이 말인가요?”“왜? 우리가 만만해 보입니까? 무시하는 거예요?”여기까지 말하고 사청인은 냉담하게 고개를 치켜세웠다.그녀는 여전히 앉아 있었지만 아랫사람을 내려다보듯 싸늘한 눈빛을 보였다.“그게...”설은아는 고민에 빠졌다.사청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핑곗거리를 제공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동의한다면 자신의 이천억을 그냥 날리게 되는 것이다.순간 비즈니스 경험이 풍부하다고 자부한 설은아의 표정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설은아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때 옆에서 하현의 손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내가 할게요.”하현은 사람들 앞으로 스스로 나서며 사청인을 향해 당

  • 재벌 사위면 될까?   3474장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모두가 놀란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이런 식으로 사청인을 상대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항상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쪽은 사청인이었다.누가 감히 사청인의 얼굴을 짓밟을 수 있었겠는가?하현이 처음이었다.어리둥절하고 할 말을 잃은 건 설은아도 마찬가지였다.그녀는 하현이 일을 할 때 이렇게 난폭하고 단순하게 덤빌 줄은 몰랐다.다만 이미 일어난 일이었고 그녀의 결정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었다.마음속으로 걱정이 되었지만 설은아는 애써 침착하며 하현의 뒤에 물러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지금...”“이 자식! 감히 투우장에서 총을 쏴?!”“감히 사청인 사장님의 소를 쏴 죽여?!”“이거 어떻게 책임질 거야?!”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도 깜짝 놀라 테이블을 박차고 벌떡 일어섰다.경호원 몇 명이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살벌한 눈빛으로 하현을 겨냥했다.곧 이 소식은 주위의 경호원들에게 무전되었고 소식을 들은 경호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사람 키만 한 커다란 무기를 들고 몰려온 그들은 당장이라도 잡아 죽일 듯이 하현을 노려보았다.이렇게까지 사람을 놀라게 하는 사람은 없었다.살벌한 기운이 위태롭게 흐르는 가운데 설은아도 반 발짝 움직였다.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하현과 함께 섰다.그러자 사방의 사람들이 모두 놀란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사람들의 눈빛 속엔 이미 하현과 자신의 결말이 다 정해져 있는 듯 보였다.사청인의 구역에서 제멋대로 날뛰다니!그것은 사청인에게 죽여달라고 자신해서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매서운 눈빛을 뿜어내고 천천히 단도를 뽑아낸 한 남자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개자식! 이분의 투우 한 마리가 얼마인지 알아?”“삼천억이야!”“오늘 당신들은 한 푼도 못 가져가. 오히려 천억을 내놓아야 돼!”“그렇지 않으면 당신 몸에 이 칼이 쑥 들어가 오장육부를 휘저어 놓을 거야!”하현은 눈앞의 남자를 상대

  • 재벌 사위면 될까?   3475장

    ”우리 무성에서는 내가 무릎 꿇으라면 꿇고 엎드리라면 엎드려야 해!”“호랑이도 평지에선 개들에게 물리는 법이란 말도 못 들어봤어?”사청인은 웃는 듯 마는 듯한 미소를 보이며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사청인 사장님, 난 다른 말을 들었는데. 맹룡은 강을 건너도 맹룡이지.”하현의 말을 듣고 사람들은 갑자기 극도로 안색이 변했다.그의 이런 말과 행동이 사청인의 체면을 조금도 봐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청인의 얼굴을 눈앞에서 날려버리는 꼴이었기 때문이었다.하현을 바라보는 사청인의 눈동자에 의미심장한 빛이 가득했다.그녀는 옆에 있던 카푸치노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당당하게 말했다.“당신이 그렇게 강하다면 난 더 이상 누가 용이고 호랑이인지 논하지 않겠어.”“그럼 이제부터 공정하고 정의롭게 얘기를 나눠보자고.”“베팅이라면 최소한 서로가 공평해야 하지 않겠어?”“두 마리의 소가 서로 싸워서 승패가 결정되기도 전에 당신은 황소를 쏴 죽였어. 그러니 이건 규칙을 어긴 거지!”“당신이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알아서 납득할 줄 알았어?”“복종이라도 하라는 건가?”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뒷짐을 진 채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사청인에게 다가가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사청인, 당신한테는 복종이라는 말이 그렇게 중요해?”“당신의 세상에서는 주먹이 곧 도리라고 생각했겠지.”“무리해서라도 당신들을 설득했더라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었을까?”“당신이 이기면 이천억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그런 거래가 어떻게 공평하다고 할 수 있어?”“정말로 공평하고 공정하다면 우리가 졌을 때는 이천억을 그대로 탕감해 주는 셈이 되지만 우리가 이겼을 경우엔 원금 이천억에 당신이 진 댓가로 베팅한 이천억도 얹어서 줘야지!”“당신의 거래는 처음부터 날 굴복시킬 수 없었어!”“내가 왜 굴복해야 해?”하현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냉담했다.상대의 경호원들과 눈이 마주쳐도 조금도 물러섬이 없었

  • 재벌 사위면 될까?   3476장

    하현은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진 남자를 본 척 만 척하고 사청인을 향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청인 사장님, 좋은 가정교사는 못 된 것 같군.”“주인이 말하는데 옆에서 개가 짖다니 말이야.”“상류사회가 아니라 무슨 시골 바닥 같잖아!”“개자식! 당신 지금 뭐라고 했어?”“재주가 있으면 어디 한번 다시 말해 봐?!”안하무인한 남자는 사나워진 눈초리로 죽일 듯이 하현을 노려보았다.“내가 귀가 좀 안 좋아서 그러니 다시 한 번 말해 보라고! 이 자식아!”“듣기 싫은 소리 했다가는 당장 목을 따 버릴 거야!”말을 하면서 남자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하현을 무참히 깨 버릴 각오를 다졌다.하현은 그 모습을 보고도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했다.“귀가 안 좋으면 의사한테나 가 봐!”“당신을 위해 한번 더 말할 생각 없거든.”“휙!”남자는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버럭 화를 내며 앞으로 나가 하현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기세가 남달라서 보는 사람들이 고수라고 감탄할 정도였다.만약 이 주먹이 먹힌다면 하현의 최후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그러나 사청인이 남자를 제지할 틈도 없이, 다른 사람들이 좋은 구경할 틈도 없이 하현이 손바닥을 휘둘러 남자의 얼굴을 사정없이 날려버렸다.“퍽!”둔탁하고 묵직한 소리와 함께 남자의 몸이 그대로 붕 날아올라 테이블 위로 툭 떨어져 한참 동안 미동도 하지 못했다.“개 한 마리가 어디서 짖고 난리야?!”하현은 티슈를 꺼내 손가락 사이를 닦았다.“당신이 용천진을 대신할 수 있어? 아니면 네 사장님이라도 대신할 수 있는 거야?”“당신은 아무것도 아니야. 뭣도 아닌 것이!”널브러진 남자를 향해 하현은 조금도 사정을 봐주지 않고 몰아붙였다.“네놈이!”테이블 위에 널브러진 남자는 돼지머리처럼 부은 자신의 얼굴을 감싸며 음흉한 표정을 짓다가 허겁지겁 일어섰다.하현에게 다시 손을 쓰려고 몸부림치다가 결국 남자는 품에 있는 총을 뽑아들려고 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3477장

    ”하현, 너무 건방진 거 같은데.”“천 번 만 번 말하지만 잊지 마.”“여기는 무성이야.”“용 씨 가문 구역이라고. 함부로 날뛸 곳이 못 돼.”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청인은 매서운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았다.그녀의 눈빛에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칼집에서 칼을 꺼내었고 총을 가진 사람들은 안전장치를 풀었다.사청인의 말처럼 이곳은 무성이었다.하현은 외지인이었기 때문에 그가 어떤 말을 하든 얼마나 대단한 성과를 거두었든 상관없었다.무성은 현지인들이 날뛸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사청인의 부하들은 사청인의 명령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하현을 도륙 낼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그들은 거리낌 없이 하현을 갈기갈기 찢어 늑대들의 밥으로 만들 태세였다.그들이 데리고 있던 늑대들조차도 지금은 하현과 설은아를 뜯어버릴 듯 사나운 눈빛을 보였다.설은아의 안색은 말도 못 하게 창백해졌다.그녀는 이런 장면을 몇 번 목격하긴 했지만 어쨌든 힘에서는 밀리는 여자였고 떨쳐버리려야 떨쳐버릴 수 없는 두려움이 심장을 압박해 왔다.그러나 오히려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며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입을 열었다.“사청인 사장님, 다들 다 큰 어른들인데 이런 저급한 수작 그만 부리면 안 되겠어? 이건 당신을 더 우습게 만들 뿐이야.”“이 정도의 총과 칼이라면 내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그랬다면 아마 나 하현의 목숨은 무성에서도 열 번은 더 고꾸라졌을 거야.”“당신들의 이런 수작 하나도 소용없어. 지금 내가 여기 머리카락 한 올 다치지 않고 서 있다는 게 그 증거야.”사청인은 눈으로 차가운 기운을 내뿜었고 아름다운 얼굴에는 어느새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그녀는 눈꼬리를 가늘게 뽑아 흘기듯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이 대단하다는 건 알고 있어. 내가 얻은 자료는 당신에 대한 정보가 아주 명확했거든.”“당신 같은 사람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지!”“하지만 당신도 알아야 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최신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3870장

    응급실에 있던 원가령은 아직도 술에 취한 듯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다.원래 같았으면 벌써 위를 씻고 상처를 치료해야 했었지만 의료진은 그녀를 병상에 눕혀만 놓고 방치한 것이다.하현은 얼굴을 찡그리며 손을 뻗어 원가령의 위를 몇 번 누른 다음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하구봉에게 쓰레기통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원가령은 술을 모두 토한 뒤에야 비로소 조금은 편안해진 얼굴이 되었다.강옥연에게 응급실의 소독약으로 간단하게 원가령의 상처 부위만 소독한 뒤 휠체어를 구해 원가령을 실었다.그리고 하현 일행은 떠날 준비를 했다.이때 문밖에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와 함께 남양 말로 뭔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분명 경비원들이 들어오려고 하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하구봉에게 눈빛을 보냈고 하구봉은 지체 없이 한 걸음 내디디며 한 발로 세게 문을 걷어찼다.‘퍽'하는 소리와 함께 응급실 문이 벌컥 열렸다.예닐곱 명의 건장한 경비원이 뛰어들려다가 튕겨나가는 부일민과 부딪혀 난장판이 되었다.비슷한 시각 복도 끝 쪽에서는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었다.어딘가 낯이 익어 보이는 여자가 맨 앞에 서 있었다.그녀는 몸매가 유려했고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뿜으며 걸어왔다.앳된 간호사 몇 명은 이 여자를 보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이 중년 여자는 페낭 병원에서 제일 영향력이 센 원장, 여음채였기 때문이다.여음채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위엄있는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우리 병원에서 소란을 피워? 눈도 없어?”“원장님, 외지 사람들이 와서 억지를 부리고 있어요. 우리가 의술의 도리를 저버렸다고 하면서 사람을 때리고 응급실 문을 발로 차고 있어요.”“우리는 모두 들어가서 환자를 치료하려고 하는데 환자를 마음대로 데려가려고 합니다!”“이건 아주 우릴 무시하는 거죠!”넘어져 있던 부일민은 여음채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 하현 일행의 행동을 가리키며 고자질

  • 재벌 사위면 될까?   3869장

    부일민은 더욱 냉소적으로 말했다.“하지만 우리 앞에서 귀에 거슬리는 그런 말은 해도 되지만 이것만은 알고 가세요. 한번 지불한 돈은 환불되지 않아요.”“사람이야 얼마든 데려가도 되지만 보증금 천만 원은 돌려주지 않습니다!”“그럼 어서 물러가세요!”“여기서 방해하지 말구요!”의사의 오만방자한 말에 강옥연은 얼굴이 싸늘해졌다.“살리기는커녕 환불도 안 된다구요?!”“내가 당신들 고소할 거예요!”“고소?!”부일민은 여간호사 몇 명과 눈을 마주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어떤 사람은 손거울을 꺼내 화장을 고치기 시작했고 어떤 사람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강옥연이 고소라는 말을 꺼내도 그녀들은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 게 분명했다.어차피 페낭 병원은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고소? 그래 하세요!”부일민은 눈썹을 치켜세운 뒤 벽에 붙은 전화번호를 가리켰다.“국민신문고, 식약처, 경찰서, 등등, 전화번호들이 여기 다 있으니까!”“아무데나 전화해서 아무나 불러 보세요!”“사람을 불러서 날 고소해 보세요! 그럼 내가 당신들을 할아버지라고 부를게요!”“대하 촌놈들이 감히 우리 남양 땅에 와서 거드름을 피우며 위세를 부리고 있어?! 흥!”“당신들이 전화를 해 봤자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거예요!”부일민은 한껏 코웃음을 쳤다.그들은 이미 관광객들을 등쳐먹는 데 아주 익숙한 것 같았다.관광객이 신고해도 결국 팔이 안으로 굽는 법이었다.“당신들 제정신이에요!”강옥연은 눈을 부라렸다.이런 몰상식한 사람들은 정말이지 처음이었다.이때 하현이 앞으로 나와 강옥연의 어깨를 툭툭 치며 담담하게 말했다.“강옥연, 어쨌든 당신은 용문 사람인데 어떻게 기본적인 도리도 몰라?”“뭐라고?”강옥연이 살짝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도무지 하현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어떤 사람들은 말로 하면 못 알아들어. 그냥 얼굴을 두들겨 맞아야 알아듣지.”

  • 재벌 사위면 될까?   3868장

    황천화 일행을 해결하고 하현은 강옥연에게 전화를 한 뒤 택시를 타고 페낭 병원으로 향했다.페낭 병원은 사립 병원으로 규모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인테리어가 호화로웠다.거리마다 홍보 간판이 걸려 있는 병원다웠다.다만 의술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했고 보감 그룹 병원에 속하며 페낭 현지에서 평판이 별로 좋지 않았다.보통은 관광객을 속이고 사기를 쳐서 이익을 남기는 병원이었다.그리고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사기를 당해도 신고할 길이 없어 결국 흐지부지될 수밖에 없었다.하현은 오는 길에 이런 정보들을 알게 되었다.강옥연도 현지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병원에 가게 된 것을 그녀의 잘못만이라고 탓할 수가 없었다.하현과 하구봉은 곧바로 병원에 도착해 응급실 복도에서 강옥연을 찾았다.“하현.”하현이 나타난 것을 보고 강옥연은 급히 다가와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상황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어?”하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물었다.“응급실에 들어가긴 했지만...”강옥연이 말끝을 흐렸다.하현은 얼굴을 찡그리며 응급실 문틈을 살짝 들여다보았다.대여섯 명의 환자가 병상에 누워 있었고 그중 두세 명은 외상을 입고 낮은 소리로 신음하고 있었다.그러나 응급실 안에는 의료진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내가 원가령을 데리고 왔을 때 의료진은 어떤 유명 연예인이 다쳐서 나간다고 했어.”“이곳의 한 인플루언서 스타가 영화를 찍다가 손가락을 다쳐서 급하게 응급실 의료진이 갔어!”“곧 돌아오겠다고 하면서 보증금 천만 원을 먼저 내라고 했어.”“그래서 보증금을 내고 30분째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데도 아직 아무도 안 와...”강옥연의 얼굴에 긴장감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하현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보감 그룹 산하 병원의 평판이 좋지 않다는 걸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그가 다른 의료진을 찾아보려고 하자 강옥연이 그를 멈춰 세우며 말했다.“하현, 내가 가서 재촉해 볼게.”강옥연은 혼자서 달려가더

  • 재벌 사위면 될까?   3867장

    ”퍽!”하현이 뭐라고 입을 떼기도 전에 줄곧 무릎을 꿇고 있던 황천화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이신욱의 뺨을 그대로 날려버렸다.“개자식!”이신욱은 얼굴을 가리고 버둥거리며 일어섰다.“황천화, 감히 날 건드려?!”“죽고 싶어?!”“차칵!”황천화는 이신욱이 하는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곧바로 앞으로 나가 이신욱의 오른손을 움켜잡고 세게 꺾었다.이신욱은 죽자 살자 덤볐지만 황천화는 그렇지 않았다.페낭 무맹인으로서 감찰관이라는 직위의 무게를 잘 알고 있었다.이럴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누구보다 꿰뚫고 있었다.“아!”이신욱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고 황천화는 그제야 단호하게 이신욱을 다시 한번 꺾었다.‘차칵'하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잠시 후 이신욱은 사지를 쓰지 못하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계속 경련을 일으켰다.그는 극심한 고통 때문에 화를 내고 싶어도 도무지 화를 낼 수가 없었다.오로지 땅바닥에 널브러져 돼지 멱따는 소리만 울부짖을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사방팔방에서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 부잣집 도련님들, 유명한 미녀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혼미해졌다.머리카락이 쭈뼛 곤두서며 두려움이 온몸을 전율시켰다.이신욱이 소리쳐 반항을 한 끝에 결국 이 꼴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말하자면 이신욱은 오늘 밤 하현을 세 번이나 공격한 것이다.그 결과는 처참한 자신의 몰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털썩!”이신욱의 사지를 부러뜨린 후 황천화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오늘 밤 일어난 이 모든 일은 다 내 불찰이고 이신욱의 잘못이야. 난 이미 당신 뜻에 따라 이신욱의 사지를 부러뜨렸어.”“당신이 만족할지 모르겠지만 말이야.”하현은 무덤덤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내가 한 말은 모든 사람들이 다 한 손씩은 부러뜨려야 한다는 거였어.”“당신은 말귀를 좀 알아듣는 것 같으니 왼손으로 하지.”황천화는 눈

  • 재벌 사위면 될까?   3866장

    ”내 두 손을 자르라고?!”자신의 뒷배는 이미 무릎을 꿇었는데 하현이 자신의 두 손을 자르라는 말을 듣고 이신욱은 두려움도 잊고 어느새 숨겨 두었던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하현! 당신이 무슨 대표든 무슨 감찰관이든 난 상관하지 않아. 하지만 당신, 이것만은 똑똑히 알아야 할 거야! 나 이신욱!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아!”“난 남양 3대 가문 중 하나인 이 씨 가문 사람이야. 우리 이 씨 가문은 원 씨 가문과 운명을 같이 하는 집안이야!”“나한테 미움을 사고 해를 입히는 사람은 남양에서 수많은 적을 만드는 것과 같아!”“그리고 나 이신욱! 당신을 평생 기억할 거야!”“오늘 당신을 무릎 꿇리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언젠간 당신을 가루로 만들어 버리고 말 거야!”“1년 안에 당신을 무릎 꿇리지 못한다고 해서 5년, 10년 후에도 못하라는 법은 아니거든!”“지금 내 두 손을 끊는다면 절대 좋은 결말은 없을 거야! 두고 봐!”이신욱이 이를 갈며 하현에게 소리쳐 경고했다.감찰관이라는 하현의 신분이 무맹 사람들한테는 먹힐지 모르지만 이 씨 가문에는 하등의 위협도 되지 않는다는 걸 말한 것이다.호랑이 가죽을 뒤집어쓴다고 해도 하현은 외지인일 뿐인데 어떻게 남양에서 이 씨 가문의 끝없는 복수를 견뎌낼 수 있겠는가?이 씨 가문은 엄연히 남양 3대 가문의 하나다!황천화는 이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이신욱!”“닥쳐!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닥치라고!”이신욱은 황천화의 말을 거칠게 끊었다.“내가 매년 당신한테 몇 억씩 갖다 바쳤던 이유는 이럴 때 나에게 힘이 되어 달라고 그랬던 거예요!”“그런데 어떻게 되었죠? 당신은 무릎을 꿇고 뺨을 맞기만 할 뿐 아무것도 못 하잖아요!”“당신 같은 사람 키워봐야 아무 소용이 없어요!”“앞으로 당신 같은 바보 등신 앞에서 누가 머리를 조아리며 공손히 굴겠어요?”“퉤! 당신한테 그럴 자격이 있어요?”이신욱은 황천화가 아무리 하현의 신분이 두렵더라도 무도 정신을 잃지 말

  • 재벌 사위면 될까?   3865장

    황천화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하현, 이건 너무 심하잖아...”“정말로 내가 당신을 두려워하는 줄 알아?”“잘 들어. 당신 신분이 가짜인지 진짜인지는 제쳐두고, 설령 진짜 감찰관이라고 해도...”애써 침착하며 여기까지 말하던 황천화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갑자기 하현의 주먹이 날아와 그의 얼굴을 ‘퍽'하고 쳤기 때문이다.황천화는 이번 문제가 커진다면 자신이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페낭 무맹도 같이 곤란해질 거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남양 무맹 감찰관이 말이 쉽지 엄청난 자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황천화가 뺨을 맞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정신이 혼미해져서 도저히 똑바로 서 있을 수가 없었다.그는 페낭 무맹에서 호령하는 사람이었고 이신욱을 도우러 온 것일 뿐이었다.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몇 마디 말로 하현이라는 외지인 앞에 무릎을 꿇게 생긴 것이다!황천화가 무능한 것인가?아니면 하현이 대단한 것인가?하현은 황천화에게 다가가 오른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툭툭 치며 말했다.“황천화, 왜 갑자기 무릎을 꿇었지?”“무릎까지 꿇었는데 내가 어떻게 당신 얼굴을 때리겠어?”황천화는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감찰관님께 뺨을 얻어맞게 되어 영광입니다.”“좋아, 그렇게 말하다니 소원을 들어줘야지.”하현은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오른손을 치켜들고 세차게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건 당신이 제멋대로 날뛰고 무맹의 얼굴에 먹칠한 대가야!”“퍽!”“이건 약자를 괴롭히고 힘들게 한 대가야!” 하현은 하나하나 낱낱이 열거해 가며 황천화의 얼굴을 뒤흔들었다.비록 황천화도 고수 중의 고수였지만 하현이 뺨을 때릴 때는 아무런 저항도 분노도 표출하지 못하고 억지로 견뎠다.하현이 손바닥을 휘두를 때마다 황천화의 눈빛은 아프게 이리저리 흔들렸다.이 광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점점 초점을 잃어갔다.페낭 무맹의 실력자가 무릎을 꿇고 다른

  • 재벌 사위면 될까?   3864장

    원청산?원 대표님?황천화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문득 그가 누군지 떠올랐다.이 사람은 남양 무맹의 대표이다.페낭 무맹의 맹주는 그를 보면 넙죽 엎드려야 한다.그런데 이 어른이 방금 뭐라고?하현이 남양에 있을 때는 남양의 감찰관 임무를 맡기겠다고?맹주를 감찰하고 만인을 순찰한다고?원청산의 말이니 하현이 대하무맹 대표가 된 것이 거짓은 아닐 것이다.대하무맹 대표가 되고 세계무맹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남양에서는 감찰관이라...순간 황천화는 갑자기 호흡이 가빠졌다.두 다리는 휘청거리기 시작했고 얼굴에 가득했던 거만한 표정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 자리에 깊이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채워졌다.그를 따르던 무맹의 고수들도 모두 손발이 얼얼하고 팔다리는 저릿저릿 아파서 서 있을 힘조차 없었다.다른 사람들은 이런 신분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지만 그들 무맹인들은 잘 알고 있었다.하현이 아주 높은 자리에 앉아 대표자로서 만인의 뜻을 전달하는 사람이 되었다.아무도 그의 말을 거스를 수 없다는 뜻이다.황천화 일행이 위세를 떨치다가 갑자기 전전긍긍하며 어쩔 줄을 모르자 이신욱은 속이 타서 참을 수가 없었다.“형님, 이런 놈한테 속으면 안 돼요!”“대표라니요? 감찰관이라니요?”“이놈이 능청스러운 연기로 우릴 속이려는 게 틀림없어요!”“저런 놈이 무슨 대표고 무슨 감찰관이랍니까? 형님은 분명히 알고 계시잖아요?”이신욱의 말을 듣고 주위의 많은 동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몇몇 아리따운 여자들은 화들짝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다시 조롱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감히 능청스럽게 연기를 하면서 황천화를 속이려고 하다니?“연기? 그래?”“내 연기가 아마 연기대상감인가 보지? 유명 배우 뺨칠 정도로 뛰어났던가 봐.”하현은 담담하게 웃으며 한 발짝 앞으로 나와 페낭 무맹 제자들 앞으로 가더니 사정없이 손바닥을 후려갈겼다.“퍽!”페낭 무맹 제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 재벌 사위면 될까?   3863장

    당당하고 거침없는 황천화의 모습에 사람들은 가소롭다는 듯 하현을 비꼬아 보았다.다들 하현이 겁을 먹고 도망칠 거라고 생각했다.하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황천화와 대적할 수야 있겠는가?그건 정말 목숨을 거는 짓이고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였다.하현은 손을 뻗어 제멋대로 입을 놀리는 황천화의 뺨을 후려치려고 했지만 갑자기 뒤에 있던 하구봉의 핸드폰이 심하게 진동하는 것을 느끼며 흠칫 뒤를 돌아보았다.순간 하구봉의 얼굴에 의아한 빛이 떠올랐다.이어 하구봉은 하현에게 공손히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하현, 무성에서 온 전화야.”“대하무맹을 대표해 의견을 전달한다더군.”“방금 만진해 맹주의 강력한 추천으로 대하무맹에서 치열한 토론을 펼쳤어. 그래서 당신이 대하무맹 대표로 확정되었대!”“대하무맹을 대표해 세계 무맹에서 상임이사로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어!”“간단히 말해 앞으로 당신은 대하무맹의 대표로서 만진해 맹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거야.”“만약 만진해 맹주가 물러난다면 당신은 그다음 맹주가 되는 거야.”말을 하는 동안 하구봉의 입술이 계속 떨리고 있었다.그도 이 엄청난 소식에 적잖이 놀란 것이 틀림없었다.그러면서 그는 핸드폰을 켜고 방금 메신저를 통해 온 메시지 한 장을 보여주었다.대하무맹?대표?세계 무맹의 거부권?한마디 한마디 융단 폭격과도 같은 엄청난 단어에 황천화는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하지만 그는 무의식적으로 하현이 자기 앞에서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황천화가 불같이 화를 내려 했을 때 하현의 부하들이 일부러 이런 말을 꺼낸 것만 봐도 뻔한 가짜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거짓말하지 마!”“세계 무맹이라니? 거부권이라니?”“그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뻔한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줄 알았어?”“순진하기는!”황천화는 심호흡을 한 뒤 냉소를 흘렸다.그도 무맹 사람이다.만약 대하무맹에서 하현이라는 대표가 나왔다면 어떻게 그가 모

  • 재벌 사위면 될까?   3862장

    ”옳고 그름?”“잘잘못을 따지자는 거야?”“하여튼 약자들은 이런 허무맹랑한 것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단 말이지.”황천화는 두 손을 뒷짐진 채 앞으로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겼다.걸음을 옮길 때마다 매서운 기운이 파장을 일으키며 사람들을 압도했다.“나 같은 강자들은 그런 걸 알 필요가 없지.”“난 말이야. 신분에 따라 편들지 이치에 따라 편들지 않아.”“내 후배가 사람을 죽이고 나쁜 짓을 했어도 그건 옳은 일이야.”“당신이 무수히 많은 도리를 가지고 법을 운운한다고 해도 내 후배를 건드린 당신은 나한테 여전히 나쁜 놈이야.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하지.”옆에 있던 이신욱은 황천화의 강력한 지지를 얻은 순간 없던 힘까지 솟아오르는 것 같아 큰소리로 선동하고 나섰다.“형님, 이 개자식이 방금 아주 큰소리를 쳤어요. 형님이 온다고 해도, 페낭 무맹 맹주가 온다고 해도 절대 자기를 건드릴 수 없다고요!”다른 부하들도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맞습니다. 이놈이 아주 기고만장하게 말했어요.”“날 무시하는 거야? 맹주를 무시해? 아님 우리 페낭 무맹을 무시하는 거야?”황천화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요즘 세상에 그런 얼빠진 놈이 있어?”“자기가 뭔지도 모르고 설치는 꼴이라니!”“무슨 자격으로 우리 동네에 와서 함부로 굴어!”“이봐, 당신 대하 사람이지?”“자자, 당신의 내력을 말해 봐. 당신이 5대 문벌 출신이라도 돼? 아니면 10대 가문 출신이야?”“분명히 말해 두겠는데,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내가 체면을 봐 줘서 죽이지는 않겠어. 몸은 좀 상하게 하겠지만.”하현이 덤덤하게 말했다.“다 아니야.”“아니라고?”황천화가 입을 크게 벌리며 웃었다.“다 아니라면서 감히 페낭에 와서 위세를 떨치려는 거야?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놈이군!”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난 페낭이 법과 규율, 그리고 도리를 중시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황천화 당신을 보니 도리를 거론할 동네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