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3473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화려한 옷을 입은 몇몇 남녀들은 이를 보고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분명 이런 장면들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는 듯했다.

사청인도 이런 방법으로 사람의 혼을 빼놓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설은아가 어떤 투우를 선택하든 그 투우는 사고를 당할 거라는 건 거의 확실하다.

독극물로 죽거나 중상을 입고 죽어 나가거나.

어차피 사청인의 투우장에서 벌어지는 승부는 그녀가 결정하는 것이었다!

“사청인 사장님, 이건 좀 심하신 것 아닌가요?”

설은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녀는 비즈니스에 막 발을 들여놓은 초보가 아니었다.

만약 자신이 정말로 사청인과 함께 베팅을 한다면 십중팔구, 혹은 백 퍼센트로 자신이 질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오늘 이 자리는 사청인 본인이 설은아를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판을 뒤집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심하다고?”

사청인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리고 차갑고 도도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무성에서, 그것도 대하 서남에서도 감히 나한테 빚 독촉을 하러 온 사람은 없었어요.”

“사람을 바로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체면을 많이 봐준 줄 아셔야지.”

“난 당신과 이런 사소한 일을 하기 위해 천보만보 물러섰는데 당신은 하지 않겠다 이 말인가요?”

“왜? 우리가 만만해 보입니까? 무시하는 거예요?”

여기까지 말하고 사청인은 냉담하게 고개를 치켜세웠다.

그녀는 여전히 앉아 있었지만 아랫사람을 내려다보듯 싸늘한 눈빛을 보였다.

“그게...”

설은아는 고민에 빠졌다.

사청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핑곗거리를 제공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동의한다면 자신의 이천억을 그냥 날리게 되는 것이다.

순간 비즈니스 경험이 풍부하다고 자부한 설은아의 표정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설은아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때 옆에서 하현의 손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내가 할게요.”

하현은 사람들 앞으로 스스로 나서며 사청인을 향해 당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재벌 사위면 될까?   3474장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모두가 놀란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이런 식으로 사청인을 상대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항상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쪽은 사청인이었다.누가 감히 사청인의 얼굴을 짓밟을 수 있었겠는가?하현이 처음이었다.어리둥절하고 할 말을 잃은 건 설은아도 마찬가지였다.그녀는 하현이 일을 할 때 이렇게 난폭하고 단순하게 덤빌 줄은 몰랐다.다만 이미 일어난 일이었고 그녀의 결정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었다.마음속으로 걱정이 되었지만 설은아는 애써 침착하며 하현의 뒤에 물러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지금...”“이 자식! 감히 투우장에서 총을 쏴?!”“감히 사청인 사장님의 소를 쏴 죽여?!”“이거 어떻게 책임질 거야?!”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도 깜짝 놀라 테이블을 박차고 벌떡 일어섰다.경호원 몇 명이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살벌한 눈빛으로 하현을 겨냥했다.곧 이 소식은 주위의 경호원들에게 무전되었고 소식을 들은 경호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사람 키만 한 커다란 무기를 들고 몰려온 그들은 당장이라도 잡아 죽일 듯이 하현을 노려보았다.이렇게까지 사람을 놀라게 하는 사람은 없었다.살벌한 기운이 위태롭게 흐르는 가운데 설은아도 반 발짝 움직였다.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하현과 함께 섰다.그러자 사방의 사람들이 모두 놀란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사람들의 눈빛 속엔 이미 하현과 자신의 결말이 다 정해져 있는 듯 보였다.사청인의 구역에서 제멋대로 날뛰다니!그것은 사청인에게 죽여달라고 자신해서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매서운 눈빛을 뿜어내고 천천히 단도를 뽑아낸 한 남자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개자식! 이분의 투우 한 마리가 얼마인지 알아?”“삼천억이야!”“오늘 당신들은 한 푼도 못 가져가. 오히려 천억을 내놓아야 돼!”“그렇지 않으면 당신 몸에 이 칼이 쑥 들어가 오장육부를 휘저어 놓을 거야!”하현은 눈앞의 남자를 상대

  • 재벌 사위면 될까?   3475장

    ”우리 무성에서는 내가 무릎 꿇으라면 꿇고 엎드리라면 엎드려야 해!”“호랑이도 평지에선 개들에게 물리는 법이란 말도 못 들어봤어?”사청인은 웃는 듯 마는 듯한 미소를 보이며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사청인 사장님, 난 다른 말을 들었는데. 맹룡은 강을 건너도 맹룡이지.”하현의 말을 듣고 사람들은 갑자기 극도로 안색이 변했다.그의 이런 말과 행동이 사청인의 체면을 조금도 봐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청인의 얼굴을 눈앞에서 날려버리는 꼴이었기 때문이었다.하현을 바라보는 사청인의 눈동자에 의미심장한 빛이 가득했다.그녀는 옆에 있던 카푸치노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당당하게 말했다.“당신이 그렇게 강하다면 난 더 이상 누가 용이고 호랑이인지 논하지 않겠어.”“그럼 이제부터 공정하고 정의롭게 얘기를 나눠보자고.”“베팅이라면 최소한 서로가 공평해야 하지 않겠어?”“두 마리의 소가 서로 싸워서 승패가 결정되기도 전에 당신은 황소를 쏴 죽였어. 그러니 이건 규칙을 어긴 거지!”“당신이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알아서 납득할 줄 알았어?”“복종이라도 하라는 건가?”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뒷짐을 진 채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사청인에게 다가가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사청인, 당신한테는 복종이라는 말이 그렇게 중요해?”“당신의 세상에서는 주먹이 곧 도리라고 생각했겠지.”“무리해서라도 당신들을 설득했더라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었을까?”“당신이 이기면 이천억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그런 거래가 어떻게 공평하다고 할 수 있어?”“정말로 공평하고 공정하다면 우리가 졌을 때는 이천억을 그대로 탕감해 주는 셈이 되지만 우리가 이겼을 경우엔 원금 이천억에 당신이 진 댓가로 베팅한 이천억도 얹어서 줘야지!”“당신의 거래는 처음부터 날 굴복시킬 수 없었어!”“내가 왜 굴복해야 해?”하현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냉담했다.상대의 경호원들과 눈이 마주쳐도 조금도 물러섬이 없었

  • 재벌 사위면 될까?   3476장

    하현은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진 남자를 본 척 만 척하고 사청인을 향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청인 사장님, 좋은 가정교사는 못 된 것 같군.”“주인이 말하는데 옆에서 개가 짖다니 말이야.”“상류사회가 아니라 무슨 시골 바닥 같잖아!”“개자식! 당신 지금 뭐라고 했어?”“재주가 있으면 어디 한번 다시 말해 봐?!”안하무인한 남자는 사나워진 눈초리로 죽일 듯이 하현을 노려보았다.“내가 귀가 좀 안 좋아서 그러니 다시 한 번 말해 보라고! 이 자식아!”“듣기 싫은 소리 했다가는 당장 목을 따 버릴 거야!”말을 하면서 남자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하현을 무참히 깨 버릴 각오를 다졌다.하현은 그 모습을 보고도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했다.“귀가 안 좋으면 의사한테나 가 봐!”“당신을 위해 한번 더 말할 생각 없거든.”“휙!”남자는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버럭 화를 내며 앞으로 나가 하현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기세가 남달라서 보는 사람들이 고수라고 감탄할 정도였다.만약 이 주먹이 먹힌다면 하현의 최후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그러나 사청인이 남자를 제지할 틈도 없이, 다른 사람들이 좋은 구경할 틈도 없이 하현이 손바닥을 휘둘러 남자의 얼굴을 사정없이 날려버렸다.“퍽!”둔탁하고 묵직한 소리와 함께 남자의 몸이 그대로 붕 날아올라 테이블 위로 툭 떨어져 한참 동안 미동도 하지 못했다.“개 한 마리가 어디서 짖고 난리야?!”하현은 티슈를 꺼내 손가락 사이를 닦았다.“당신이 용천진을 대신할 수 있어? 아니면 네 사장님이라도 대신할 수 있는 거야?”“당신은 아무것도 아니야. 뭣도 아닌 것이!”널브러진 남자를 향해 하현은 조금도 사정을 봐주지 않고 몰아붙였다.“네놈이!”테이블 위에 널브러진 남자는 돼지머리처럼 부은 자신의 얼굴을 감싸며 음흉한 표정을 짓다가 허겁지겁 일어섰다.하현에게 다시 손을 쓰려고 몸부림치다가 결국 남자는 품에 있는 총을 뽑아들려고 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3477장

    ”하현, 너무 건방진 거 같은데.”“천 번 만 번 말하지만 잊지 마.”“여기는 무성이야.”“용 씨 가문 구역이라고. 함부로 날뛸 곳이 못 돼.”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청인은 매서운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았다.그녀의 눈빛에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칼집에서 칼을 꺼내었고 총을 가진 사람들은 안전장치를 풀었다.사청인의 말처럼 이곳은 무성이었다.하현은 외지인이었기 때문에 그가 어떤 말을 하든 얼마나 대단한 성과를 거두었든 상관없었다.무성은 현지인들이 날뛸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사청인의 부하들은 사청인의 명령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하현을 도륙 낼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그들은 거리낌 없이 하현을 갈기갈기 찢어 늑대들의 밥으로 만들 태세였다.그들이 데리고 있던 늑대들조차도 지금은 하현과 설은아를 뜯어버릴 듯 사나운 눈빛을 보였다.설은아의 안색은 말도 못 하게 창백해졌다.그녀는 이런 장면을 몇 번 목격하긴 했지만 어쨌든 힘에서는 밀리는 여자였고 떨쳐버리려야 떨쳐버릴 수 없는 두려움이 심장을 압박해 왔다.그러나 오히려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며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입을 열었다.“사청인 사장님, 다들 다 큰 어른들인데 이런 저급한 수작 그만 부리면 안 되겠어? 이건 당신을 더 우습게 만들 뿐이야.”“이 정도의 총과 칼이라면 내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그랬다면 아마 나 하현의 목숨은 무성에서도 열 번은 더 고꾸라졌을 거야.”“당신들의 이런 수작 하나도 소용없어. 지금 내가 여기 머리카락 한 올 다치지 않고 서 있다는 게 그 증거야.”사청인은 눈으로 차가운 기운을 내뿜었고 아름다운 얼굴에는 어느새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그녀는 눈꼬리를 가늘게 뽑아 흘기듯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이 대단하다는 건 알고 있어. 내가 얻은 자료는 당신에 대한 정보가 아주 명확했거든.”“당신 같은 사람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지!”“하지만 당신도 알아야 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 재벌 사위면 될까?   3478장

    주변에 있던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 총을 든 경호원들 모두 하나같이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허풍 떨다가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게 분명해!그 결과가 어떻게 되나 두고 보자!감히 여자 앞에서 뻔뻔스럽게 센 척이나 하다니?!능력이 있으면 당장 용천진한테 찾아가 보시지?!지금 여기서 뭐 하는 짓이야?!“넙죽 엎드린다고?”하현은 눈꼬리를 가늘게 치켜세우며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정말 그렇다면 내가 구린내 나는 용천진의 밑을 핥아 주겠어! 허!”“그렇지 않으면 무서워서 용천진을 마주 보기라도 할 수 있겠어?! 아이고 무서워라!”“쾅!”사청인은 앞에 놓인 테이블을 걷어찼다.“개자식! 감히 용천진을 갖고 놀아?!”“갖고 논다고?”하현은 웃으며 무덤덤한 표정으로 돌아섰다.“내일 오후에 이천억 보내라고 용천진한테 전해.”“그렇지 않으면 하루에 이자 십억씩 붙일 테니까.”“3일 후에도 돈을 갚지 않으면.”“내가 직접 손을 쓰겠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현은 설은아의 손을 잡고 그곳을 떠나려고 했다.사청인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하현, 감히 용천진을 위협하다니! 오늘 네가 살아서 여길 벗어난다면 내가 네놈의 성 씨를 따르지!”“어서 해치워!”사청인의 명령이 떨어지자 현장에 있던 경호원들이 모두 한 걸음 앞으로 나와 일순간 칼끝이 팽팽해졌다.하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들을 돌아보며 단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사청인 사장님, 지금은 아무나 하 씨 성을 따를 수 있는 게 아니야.”“당신이 한 다섯 살 어려도 그건 안 돼!”“감히 네놈이!”사청인은 버럭 화를 냈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현이 손가락을 살짝 움직였다.“슝슝슝!”공기를 가르는 가벼운 파열음이 들렸다.순간 방금까지 살벌한 눈빛을 쏘아붙이던 경호원들이 하나같이 비명을 지르며 오른손을 감싸고 땅바닥에 픽픽 쓰러졌다.저격수였다!이미 저격수가 밖에서 진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순간

  • 재벌 사위면 될까?   3479장

    설은아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하지만 사청인의 성격상 쉽게 승복하지는 않을 거야.”“정 안 되겠다 싶으면 용천진에게 말을 전하기는커녕 스스로 나와서 우리와 죽기 살기로 싸우려고 들 거야.”“그게 더 귀찮지 않겠어?”설은아는 사청인의 성격과 행동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이 무서운 여자가 체면을 잃고도 쉽게 굴복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용 씨 가문은 정확히 삼파전이야. 세 명의 후보자 모두 힘이 팽팽해.”“아무도 쉬운 사람이 없어.”“그리고 쉬운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그들은 모두 아주 총명해.”“물론 오늘 우리가 했던 방법이 통했다고 하더라도 용천진을 빨리 굴복시킬 수 있는 건 아니야.”설은아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그게 무슨 말이야?”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물론 쇠뿔도 단김에 빼랬지만...”“그렇게 급하게 서두를 것도 없어.”“그에게 사흘을 주겠다고 했으니 기다려 보자고.”“사흘 뒤에도 그가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머뭇거린다면.”“그때 가서 손을 봐줘도 늦지 않아.”...용천진의 일은 잠시 접어두고 하현은 용문대회로 신경을 쏟았다.다음날 아침 10시, 하현은 용문대회의 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다시 무성 체육관을 찾았다.이번 대회는 이전 대회보다 훨씬 수준이 높다.용문 내부의 거물들이 참관하러 나온 것도 대회의 수준을 말해 주는 것이지만 심사하는 사람들도 용문 각 지회 부지회장 수준의 사람들이 아니었다.심사를 하러 온 사람들은 모두 각 지회장들이었다.이렇게 하는 목적은 용문대회의 절대적인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무성 지회장의 심사장은 바로 용문 무성 지회장이었다.하현이 시험장에 와 보니 자신 외에도 다른 수험생들이 십여 명 와 있었고 참관인들도 수백 명에 달했다.일부 용문 제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전 대회에서 떨어진 사람들이 참관하러 와 있었다.김방아는 지금도 뭐가

  • 재벌 사위면 될까?   3480장

    이때 지회장들 뒤편에서 짧은 턱수염을 기르고 무도복을 말끔하게 갖춰 입은 남자가 당당하게 걸어 나왔다.얼핏 섬나라 사람과 비슷한 용모였다.다만 그의 몸은 섬나라 사람보다 훨씬 우람했고 거칠고 사나운 기세가 풍겨 나와 섣불리 다가가기 어려워 보였다.하현은 이 남자를 흥미로운 눈빛으로 쳐다보다 문득 그의 모습이 이가음의 얼굴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이 사람은 용문 무성 지회 이대성 지회장임에 틀림없었다.곧이어 몇 명의 관리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쓸데없는 장황한 연설을 늘어놓은 뒤 주변 심사위원단과 주임 시험관들을 소개했다.형식적인 절차가 다 끝난 뒤 이대성은 단상에 올라 무뚝뚝한 표정으로 하현을 힐끗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다들 알다시피 쟁쟁한 실력자들을 꺾는 방법은 오직 실력밖에 없습니다.”“가장 중요한 것은 삼교구류의 살인술을 아는 것입니다.”“사람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일을 당했을 때 자신을 보호하는 힘을 가지기 위해서입니다!”“그래서 이번 시험은 이전의 시험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여기 한 사람이 있습니다. 내 판단으로는 그녀가 삼교구류의 음흉한 살인술을 만난 듯합니다.”“그래서 지금 매우 힘든 상황을 겪고 있어요.”“누가 그녀의 이런 상황을 해결해 준다면 내가 어찌 그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1등 자리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나의 신임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백억의 상금까지 받아 갈 수 있고 용문대회 최종전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까지 얻게 됩니다!”말을 마친 뒤 이대성이 누군가에게 손을 흔들자 용문 제자가 조심스럽게 휠체어를 끌고 나왔다.휠체어 위에는 한 여자가 끈으로 묶여 있었다.환자복을 입은 채 온몸을 오들오들 떨며 겁에 질린 눈빛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여자는 확실히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인간 같은 모습이었다.가끔 그녀의 목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지 않았더라면 아마 시신으로 착각했을 정도였다.몇 미터

  • 재벌 사위면 될까?   3481장

    이대성의 말이 끝나자 모두들 서로를 쳐다보았다.이것은 용문대회였다.모두들 피 터지게 싸우는 살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그들의 눈앞에는 병든 사람이 누워 있다.그들한테 병든 사람을 치료하고 구하라고 하는 것인가?문제는 이대성이 하는 말마다 일리가 있어 아무도 반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구양연조차도 뭔가 언짢은 듯 양미간을 만지작거리며 난감한 모습을 보였지만 뭐라고 설득을 해야 할지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았다.하현을 바라보는 김방아의 눈에는 어느덧 고소해 죽겠다는 통쾌한 눈빛이 가득했고 입가에는 기쁜 미소가 일렁거렸다.그녀는 이런 난제 앞에 하현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하현은 누군가와 죽기 살기로 싸우는 건 할 수 있지만 눈앞의 이런 상황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추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다.결국 강호에서 실력자로 거듭나는 건 세상 물정 좀 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고되고 험난한 길인 것이다.하현이 여기서 망신을 당하고 떨어질 것을 상상하니 김방아는 새어 나오는 미소를 감출 수가 없었다.“자, 시작!”이대성은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뒤로 물러나 조용히 시작하라는 손짓을 했다.첫 번째 수험생은 단발머리의 여자로 눈살을 찌푸린 채 앞으로 나와 이가음을 에워쌌다.잠시 후 그녀는 앉아서 이가음의 맥을 짚었다.대하의 무학은 줄곧 의술과 무술의 일체화를 중시했는데 옛날에 무술을 하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조금이라도 의술에 관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단발머리 여자도 분명 어느 정도 능력이 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맥을 짚었을 것이다.하지만 이가음을 마주하자마자 그녀는 무서운 것을 본 듯 온몸을 떨었고 마치 악마를 본 듯 당황스러운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녀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단발머리의 여자는 무성에서 꽤 유명한 무학 가문에서 태어났다.원래 그녀는 성격이 도도하고 오만해서 이 정도의 문제는 그동안 부모님이 전해준 강호의 경험으로 쉽게 해결할 수

Latest chapter

  • 재벌 사위면 될까?   4470장

    허탈해하는 하현의 표정을 살피며 설은아가 입을 열었다.“하현, 뭘 선물하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당신이 우리 결혼기념일을 기억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하현, 오늘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한 것은 더 이상 우리의 과거 일을 언급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였어.”“김탁우와의 사이는 이미 멀어졌어.”“엄마 기분이 좀 나아지면 내가 직접 말씀드릴 거야.”“당신이랑 재혼할 거라고.”“그러니 더 이상 우리 엄마랑 싸우지 마, 알았지?”설은아는 하현을 무척이나 아끼고 있는 게 분명했다.게다가 그녀는 간민효를 마주했을 때 하현을 빼앗길까 봐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다.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다른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다만 최희정은 아마 두 사람의 재혼을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하현이 그리 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최희정이라는 여자는 혼자서 모래폭풍도 무찌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 나박하는 어느새 설 씨 집안에 도착했다.하현이 머뭇거리며 말했다.“먼저 들어가. 난 요즘...”“내려! 여긴 당신 집이야!”설은아는 억지로 하현을 차에서 끌어내렸다.“오늘 밤 여기서 자.”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설은아의 손에 이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집안에 들어가니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그득하게 차려져 있었다.최희정과 설재석 외에 그들의 양아들 이영산과 며느리 장리나도 함께 모여 있었다.네 사람이 82년산 라피트를 마시며 얼굴이 볼그레한 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십여 개의 선물 상자가 쌓여 있었는데 그중 몇 개의 상자에는 김 씨 가문 로고가 박혀 있었다.김탁우가 방문한 것이 틀림없었다.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하현이 나타나자 최희정의 낯빛이 일그러지며 순식간에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자네, 여긴 어쩐 일이야?”“와서 밥 먹어.”로열 회관의 일로 설재석은 여전히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9장

    ”하 대사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아마 지금쯤 감옥에서 죽었을 거야!”“당신한테 하루의 시간을 주겠어! 우리 왕 씨 가문의 돈 일억을 갚지 않으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할 거야!”“감옥에 들어갈 준비나 하라고!”“그럼 그만 꺼져!”왕부인이 다시 손을 휘둘러 우소희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망했다!완전히 망했다!우소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가리며 끊임없이 통곡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설은아는 하현의 차에 앉아 의문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도대체 우소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어떻게 하다가 왕 씨 가문에 일억을 빚진 거냐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왕 씨 가문 딸 왕자혜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는데 마침 내가 그녀를 구해 주게 되었어...”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 당신이 어떻게 사람을 구해? 당신이 의술을 알아?”하현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모르지. 난 단지 차에서 그녀를 빼내서 폭발하기 직전의 차에서 구해 준 것뿐이야...”“그때 마침 우소희가 구급차 간호사로 왔는데 내가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으로 둔갑시켜 공을 가로챘지.”“그래서 왕 씨 가문에선 고마움의 뜻으로 그녀에게 일억을 준 거야.”“나중에 왕문빈의 부인이 진실을 알게 되었고 우소희의 잘못이 드러났지.”“하지만 부인은 우선은 딸의 부상이 더 염려되어서 잠시 우소희 일은 따지지 않았던 거야. 그런데 뜻밖에도 우소희가 그 돈을 먹고 튈 줄은 몰랐지.”“게다가 그 돈으로 사기를 쳐 돈 많은 거물을 낚은 거야...”하현은 기가 차다는 듯한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렇게 된 거구나.”설은아는 그제야 모든 걸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우다금 모녀가 휘룡만 집을 산다며 뛰어다니더라니.”“우소희가 아주 눈먼 거물을 잘 속인 거였군!”하현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만 안타깝게도 운이 조금 모자랐던 거야. 여기서 부인을 만났으니.”“집도 날아가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8장

    ”저는 왕 사장님이 주신 휘룡만 1호를 보러 왔습니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휘룡만의 문턱이 이렇게 높은 줄은 몰랐습니다. 매니저가 다짜고짜 절 도둑놈으로 몰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왕 사장님이 저한테 뭐라고 해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하현의 말을 듣고 왕문빈의 부인은 눈꺼풀이 펄쩍 뛰었다.그녀는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손을 휘둘러 남자 매니저의 얼굴을 때렸다.“퍽!”“개자식! 눈이 멀었군!”“하 대사님은 우리 왕 씨 가문 귀빈이야!”“그런데 도둑이라니?!”“네가 뭔데 함부로 그딴 소리를 해?!”“경찰에 신고를 한다고?”“감옥에 가둔다고?”“죽고 싶은 거야?”“꺼져!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옳고 그름도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사람을 얕보는 당신 같은 직원은 필요없어!”왕문빈의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하현이 누구인가?왕자혜의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다.주 씨 가문 귀빈이자 풍수의 대가, 무도의 고수였고 심지어 자신도 그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던 사람이었다.그런데 감히 매니저 따위가 하현을 건드려?살기가 싫은 건가?왕문빈의 부인은 가까스로 하현의 용서를 얻은 상태였다.하현이 자칫 기분이 언짢기라도 한다면 왕문빈이 자신을 내칠 수도 있었다.남자 매니저는 일그러진 얼굴을 가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모님, 어떻게 저한테...”“촥!”왕문빈의 부인은 또 한 번 세차게 그의 얼굴을 때렸다.“꺼지라고!”“못 들었어?”“내가 다시 한 번 말해야 알겠어?”“내가 직접 널 끌어내야 속이 시원하겠어?!”남자 매니저는 얼굴을 가린 채 아무 반박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혹시라도 반박했다간 어떤 지경이 될지 그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왕문빈의 부인이 어떤 스타일인지 익히 잘 알고 있었다.순간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하물며 하현이 정

  • 재벌 사위면 될까?   4467장

    ”그가 훔쳤든 아니든, 내가 여기 있는 한 그는 훔친 겁니다!”“왕 사장님 머리가 어떻게 되셨더라도 절대 휘룡만 1호를 파실 분이 아닙니다!”“두 분이 솔직히 인정하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용서할 기회를 드리죠!”“그렇지 않으면 정말 경호원을 불러 경찰서로 데리고 가라고 할 거예요!”남자 매니저는 색기가 가득 흐르는 눈빛으로 설은아를 바라보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음흉한 속내를 슬쩍 비쳤다.설은아는 기겁하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그러자 남자 매니저는 더욱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여사님, 제가 여사님 얼굴을 봐서 특별히 두 분께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안 그러면 두 분도 같이 경찰서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할지 모릅니다. 쓸데없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요.”“공범으로 몰려 죄를 피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남자 매니저가 이렇게 말하자 우소희는 순간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설은아, 우리 모두 피차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잖아?”“체면 때문에 일부러 하현한테 이런 뻔뻔한 일을 시킬 필요는 없는 거 아니야?”설은아는 그녀의 말에 기절할 뻔했다.“뭐라고?”이때 하현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휘룡만 1호는 내가 산 게 아닌 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주운 것도 아니에요.”“훔친 건 더더욱 아니고요.”“왜냐하면 왕 사장님이 저한테 주신 거니까요.”이 말을 들은 설은아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믿기 어려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소리예요?”“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냐고요?!”“왕 사장님이 당신을 어떻게 안다고 그래요?”“어떻게 천억짜리 집을 당신한테 주냐고요?!”남자 매니저는 하현의 말을 듣고 ‘피식’하고 냉소를 흘리며 얼굴 가득 혐오의 빛을 띠었다.“당신은 정말 날 바보로 아는군요!”예쁘장한 여자 영업사원들도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나이도 많지 않은데 허풍이나 떨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것이다.우소희도 입을 삐죽거리며 시큰둥한

  • 재벌 사위면 될까?   4466장

    하현은 이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이 집은 내가 산 것이 아닙니다...”“뭐라고요?”하현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남자 매니저가 눈에 한기를 가득 머금은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이 카드키, 훔친 거죠?”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눈이 동그래졌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훔친 거라고?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훔친 카드키를 들이밀며 자신이 이 집을 산 거라고? 돌았나?!방금까지 하현을 우러러보던 사람들의 눈빛은 갑자기 돌변했다.그들은 방금 하현을 그런 눈으로 본 자신들을 탓하며 3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설은아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살짝 변하며 약간 걱정스러운 듯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 매니저를 바라보았다.“방금 당신이 한 말, 꼭 책임져야 합니다.”“책임이라고요?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제대로 알려드리죠!”남자 매니저는 손가락을 튕겨서 경호원 몇 명을 불렀다.“휘룡만 1호는 우리 휘룡만에서 가장 귀한 물건입니다!”“이 집은 외부에 판매된 적이 없었고 저당 잡힌 것도 없습니다!”“이곳은 왕문빈 사장님의 개인 별장입니다!”“카드키도 분명 왕 사장님 손에 있을 겁니다!”“그런데 그게 어떻게 외부인인 당신 손에 있단 말이죠?!”“설마 오다가 주웠다고는 말하지 마세요!”“오다 주운 게 휘룡만 1호 카드키라니요?!”“어서 말해 봐요! 이 카드키, 왕 사장님한테서 훔친 겁니까?”“솔직히 말하면 관대하게 처리해 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관청에 신고해서 당신을 감옥에 처넣어 버리고 말 겁니다!”남자 매니저는 위엄 있는 얼굴로 속사포처럼 하현을 향해 퍼부었다.이로써 그는 자신이 꽤 성공한 사람처럼 느껴져 우쭐해졌다.데릴사위를 호통쳤을 뿐만 아니라 설은아 같은 미녀 앞에 꽤나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왕문빈이 잃어버린 카드키를 되찾았다는 것이다.엄청난 공로임에 틀림없다!어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5장

    휘룡만 1호?!그 가치가 천억이라고?하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다.방금까지도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의기양양했던 우다금은 설은아가 손에 든 카드키를 보며 온몸이 굳어 버렸다.우소희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인한 뒤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우소희의 눈빛에는 부러움과 질투로 이글이글 타올랐다.스스로 상류층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오건우조차도 이 순간에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천억짜리 선물이라고?그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농담을!자신의 몸값을 다 쳐도 살 수 없는 액수였다!설은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이게 휘룡만 1호라고?”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휘룡만 1호.”“당신 주려고 준비했어. 결혼 3주년 기념 선물이야.”하현의 말을 듣고 주변에 있던 많은 분양사 직원과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모두들 귓속말로 서로 속삭이며 하현을 한껏 우러러보았다.다들 돈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저렇게 쉽게 천억을 들여 집을 산 사람은 처음 보았다.이것이 진정한 토호의 모습이 아닌가!하현을 얕잡아 보던 우소희는 순간 억지로 웃음을 쥐어짰다.“설은아, 하현이 어떤 사람인지 우린 모르지만 혹시 당신도 잘 모르는 거야?”“저 사람 혼자 힘으로 천억을 덥석 내놓는다고? 허! 그렇담 암퇘지도 나무에 올라갈 수 있겠군!”우다금도 옆에서 이를 갈며 거들었다.“맞아. 하현은 데릴사위야. 한 달 동안 네가 준 용돈으로 빌붙어 사는 사람이잖아?!”“그런데 어떻게 휘룡만 1호를 살 수 있단 말이야? 농담 좀 그만해! 정말 지겨워!”“분명히 인터넷에서 카드키 하나 사 가지고 너한테 준 걸 거야!”“우리 앞에 보여 주려고 말이야!”“설은아, 내가 사람 된 도리로 하나 가르쳐 줄게.”“사람이 아무리 허풍을 떨고 싶어도 체면까지 내팽개치면 안 되지.”우다금은 세상 물정에 해박한 어른인 양 하현을 꾸짖었다.“하현, 내가 꼭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이 이렇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4장

    하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오건우를 쳐다보았다.오건우는 왠지 얼굴이 화끈화끈거리며 통증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잠시 후 그는 이를 악물고 은행 카드를 테이블 위에 내놓았다.“살게요! 내가 사요!”“전액 현금으로!”“이걸로 하겠습니다!”오건우는 49호를 가리켰다.더 비싼 집은 도저히 그의 능력 밖이었다.특가 주택 정도는 그의 능력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다.그러자 분양 직원은 함박미소를 띠며 말했다.“네, 그럼 수속 도와드리겠습니다.”일사천리로 구매 계약서가 준비되었고 서명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오건우, 당신 정말 대단해! 날 이렇게 사랑하다니!”우소희는 터져 나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계약서를 들고 오건우의 얼굴을 감싸안으며 미친 듯이 웃었다.정말 사람 하나는 잘 골랐어!이렇게 비싼 집을 사 주다니!이게 웬 떡이야!오건우의 마음속에 그녀를 향한 사랑이 이렇게 크게 자리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하지만 오건우는 이 계약으로 거의 이백억을 탕진하게 되어 유동자금은 모두 없어져 버렸다.그는 화류계에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그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하지만 우소희가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가졌으니 앞으로 인맥은 비길 데 없어 넓어질 것이다.우소희가 왕문빈의 딸을 구해 주었다니 인정상 왕문빈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그것만으로도 우소희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자신이 우소희와 결혼하기만 한다면 우소희의 인맥이 곧 자신의 인맥이 된다.그렇게 되면 자신도 당당하게 왕문빈 앞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게 되고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일만 남게 된다.그 순간을 상상하니 지금 아무리 불쾌하고 떨떠름해도 오건우는 충분히 참을 수 있었다.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그의 얼굴 위에 이내 환한 미소가 번졌다.우다금 모녀는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원래 그녀는 이십억짜리 집이라도 사면 설 씨 집안에 충분히 체면이 서게 된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 재벌 사위면 될까?   4463장

    ”어머! 오건우, 200억이잖아?”우소희는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오건우에게 온몸을 기대어 애교를 부렸다.“당신 같은 부자한테 200억은 껌이잖아. 나 이 집 갖고 싶어!”우소희는 영리한 여자였다.오건우라는 황금거위를 이용해 거액의 집 한 채를 꿀꺽 삼키고 싶었던 것이다.어쨌든 그녀는 지금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겸비한 돈 많은 여자이지 않은가!그녀가 왕문빈 부부에게 체면이 깎인 일은 현재 병원 내부에서만 알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여전히 여신격의 의사로 알고 있다.겉모습이 꽤나 예쁘장한 우소희는 왕문빈의 일억을 가지고 고급 장소에 출입하며 재벌 2세들의 관심을 끌었다.수많은 추파 속에 오건우를 선택한 우소희는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그를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그래야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게 된다.오건우는 지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가 새파랗게 변했다.그러나 그도 체면을 의식하며 깊은 숨을 들이마신 뒤 가식적인 모습으로 사진을 몇 번 찍어 누군가에게 보냈다.오건우의 입에서 ‘어우,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우소희, 방금 우리 집 풍수지리사에게 특별히 물어봤어.”“그런데 이 집은 보기에는 위치도 좋아 보이고 멀끔해 보이지만 결함이 굉장히 많다고 해.”“바람길의 입구에 위치해 있어서 교살과 노살을 막고 있대.”“그러니까 말이야. 이 집은 다른 사람들의 재난을 막아주고 있는 형상이어서 들어가서 살게 되면 병들고 아플지도 모른대.”“우리 대사님 말씀에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 집 말고 다른 집이 있는지 둘러보자.”“가격대가 다 이렇게 비슷비슷한가요?”오건우는 분양 직원에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그 의미는 분명했다.더 저렴한 물건이 없냐는 뜻이었다.직원은 오건우의 눈짓에 웃으며 말했다.“손님, 이미 이 가격도 싼 거예요.”“이 집은 도로 입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특가를 진행하는 거예요.”“48호 가격은 250억이에요. 그리고 다른 건...”

  • 재벌 사위면 될까?   4462장

    ”됐어! 소희야, 다른 사람 상처에 소금 뿌리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좋지 않은 행동이야!”이때 공작새처럼 차려입은 우다금이 나서서 원만하게 수습하려는 척 단아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이 단지 체면이 깎일까 봐 한번 해 본 소리일 뿐이야.”“우리야 이런 일이 많으니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지만 저런 사람들이야 남하고 비교될까 봐 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어?”“게다가 우린 지금 상류층 사람이야. 저런 데릴사위랑 실랑이를 할 필요가 뭐 있어?”“격 떨어져!”“그러니까 얼른 집이나 보자고. 빨리 수속 밟아야 하잖아?”“저런 사람과 실랑이를 하다가 좋은 집을 놓치면 우리만 손해지!”우다금은 빈정거리면서 분양 단지를 설명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 흡족한 눈빛으로 대형 분양 단지들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 이런 집을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예비 사위 오건우도 이런 큰집에 헛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그저 칠팔십 평짜리 방 세 개 정도 되는 집이라도 살 수 있다면 감지덕지일 것이다.“자, 설은아. 하현. 당신들은 먼저 돌아가.”“우리는 집을 산 후에 개인 모임이 있어서 식사도 해야 해.”“그곳은 너무 고급스러운 자리라 여러 명을 데리고 가긴 좀 안 맞거든. 함부로 데려갔다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 엄한 말이라도 하면 곤란하잖아, 안 그래?”하현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설은아가 끌고 나오는 바람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설은아는 돼먹지도 않은 우다금 모녀와 더는 화를 내며 상대할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아무런 의미없는 실랑이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만약 최희정이 가라고 그녀를 등 떠밀지 않았더라면 아마 설은아는 죽어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오건우는 설은아가 이렇게 떠나게 될까 봐 노심초사했다.자신의 부를 과시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오건우는 헛기침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우소희, 당신이 골라 봐. 마음에 드는 거 있는지 보자고.”오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