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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재벌 사위면 될까?: Chapter 3471 - Chapter 3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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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1장

설은아는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나지막이 말했다.“그녀는 내가 세 번쯤 만나자고 계속 말하니까 겨우 응하며 투우장에서 만나자고 약속했어.”“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어. 첫째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을 거야. 굳이 시간을 내서 우리를 만나고 싶지 않았겠지.”“둘째 그녀는 우리 쪽에서 안달이 나게끔 튕긴 거야. 일단 선수를 잡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셋째 그녀는 이번 기회에 내가 누구인지, 그녀와 협상할 자격이 되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는지도 몰라.”하현이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재미있는 여자군. 어쩐지 아무 배경도 신분도 없는데 용천진 같은 거물을 쥐락펴락하더라니.”사청인이라는 여자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에 하현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어디론가 메시지를 보냈다.남을 해칠 마음도 없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남을 경계하는 마음까지 없어서는 안 된다.한 시간 후 차는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같은 건물이 있는 무성 교외에 도착했다.이곳은 건축 양식이 매우 독특해서 일종의 고대 투우장 같은 느낌이 물씬 풍겼다.동남서 세 방향으로 3미터 높이의 스탠드가 있었고 반대쪽에는 투우가 드나드는 곳이 있었다.그리고 맨 가운데는 축구장같이 움푹 팬 곳이 있었다.주위에는 뾰족한 가시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강철 난간도 많아서 바람이 불기만 해도 피비린내가 나는 듯했다.분명 이곳에서 성난 소들이 죽어 나갔을 것이다.지금 투우 경기는 없었지만 사방팔방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가 꽤 있었다.어떤 이들은 침묵하고, 어떤 이들은 분노하고 어떤 이들은 마치 닭의 피를 본 것처럼 흥분했다.주위의 바닥에는 배팅한 종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이곳의 수입은 얼핏 봐도 상당할 것 같았다.설은아는 하현을 데리고 들어와 귀빈석 쪽으로 향했다.“난 무성 황금 회사 설은아예요.”설은아가 신분을 밝히자 입구의 경호원은 무전기를 들고 신원을 확인했고 곧이어 누군가가 나와서 설은아와 하현을 데리고 들어갔다.하현이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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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2장

명문가 자제가 오랫동안 곁에 둔 양귀비 같은 여자는 존재감부터 남달랐다.여자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은 드러내지 않아도 저절로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고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의심할 여지 없이 이 여자는 용천진의 다섯 번째 첩 사청인이였다.사청인 옆에는 역시 안하무인하고 오만한 자태의 남자가 서 있었다.남자는 가늘고 긴 담배를 비스듬하게 물고 이따금씩 담배연기를 내뿜었다.누아르 영화에서 보던 조직의 포스가 이런 느낌이었을까?사납고 난폭한 느낌에 함부로 다가서기 힘들어 보이는 인상이었다.이 남자는 사청인의 경호원이었고 신분도 절대 나쁘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발아래 사람들을 둔 것처럼 행동하지는 않았을 터였다.설은아는 하현에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눈짓을 한 후 미소를 머금고 사청인 앞으로 다가와 오른손을 내밀었다.“사청인 사장님, 안녕하세요.”“무성 황금 회사의 설은아입니다.”“오늘 만나 뵙기로 약속했죠. 채무에 대해서 얘기하기로.”“사청인 사장님과 얘기할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군요.”설은아의 말에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이 심드렁한 미소를 지으며 설은아를 바라보았다.사청인에게 돈을 요구하는 거야?이건 용천진에게 돈을 요구하는 것과 같다.이 사람이 지금 제정신인가?아니면 사는 게 지겨워서 한바탕 푸닥거리를 해보자는 건가?눈을 위아래로 내리깔며 설은아를 훑어보던 남자는 싸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는 설은아가 사청인 앞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얼마나 대단한 조상을 두었길래 간덩이가 이렇게 부었나 생각했다.감히 함부로 돈 얘기를 꺼내다니?그것도 빚 독촉이라!“당신이 뭔데 여기 와서 빚 독촉을 하는 겁니까?”“그 돈 정말 사청인 사장님이 빌린 거 맞아요?”“제대로 알아보고 왔어야 할 겁니다!”“우리 사청인 사장님이 당신들한테 돈을 빌렸다고?”“지금 장난하는 겁니까?!”돈을 돌려받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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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3장

화려한 옷을 입은 몇몇 남녀들은 이를 보고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분명 이런 장면들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는 듯했다.사청인도 이런 방법으로 사람의 혼을 빼놓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설은아가 어떤 투우를 선택하든 그 투우는 사고를 당할 거라는 건 거의 확실하다.독극물로 죽거나 중상을 입고 죽어 나가거나.어차피 사청인의 투우장에서 벌어지는 승부는 그녀가 결정하는 것이었다!“사청인 사장님, 이건 좀 심하신 것 아닌가요?”설은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녀는 비즈니스에 막 발을 들여놓은 초보가 아니었다.만약 자신이 정말로 사청인과 함께 베팅을 한다면 십중팔구, 혹은 백 퍼센트로 자신이 질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심지어 오늘 이 자리는 사청인 본인이 설은아를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판을 뒤집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심하다고?”사청인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그리고 차갑고 도도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무성에서, 그것도 대하 서남에서도 감히 나한테 빚 독촉을 하러 온 사람은 없었어요.”“사람을 바로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체면을 많이 봐준 줄 아셔야지.”“난 당신과 이런 사소한 일을 하기 위해 천보만보 물러섰는데 당신은 하지 않겠다 이 말인가요?”“왜? 우리가 만만해 보입니까? 무시하는 거예요?”여기까지 말하고 사청인은 냉담하게 고개를 치켜세웠다.그녀는 여전히 앉아 있었지만 아랫사람을 내려다보듯 싸늘한 눈빛을 보였다.“그게...”설은아는 고민에 빠졌다.사청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핑곗거리를 제공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동의한다면 자신의 이천억을 그냥 날리게 되는 것이다.순간 비즈니스 경험이 풍부하다고 자부한 설은아의 표정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설은아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때 옆에서 하현의 손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내가 할게요.”하현은 사람들 앞으로 스스로 나서며 사청인을 향해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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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4장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모두가 놀란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이런 식으로 사청인을 상대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항상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쪽은 사청인이었다.누가 감히 사청인의 얼굴을 짓밟을 수 있었겠는가?하현이 처음이었다.어리둥절하고 할 말을 잃은 건 설은아도 마찬가지였다.그녀는 하현이 일을 할 때 이렇게 난폭하고 단순하게 덤빌 줄은 몰랐다.다만 이미 일어난 일이었고 그녀의 결정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었다.마음속으로 걱정이 되었지만 설은아는 애써 침착하며 하현의 뒤에 물러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지금...”“이 자식! 감히 투우장에서 총을 쏴?!”“감히 사청인 사장님의 소를 쏴 죽여?!”“이거 어떻게 책임질 거야?!”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도 깜짝 놀라 테이블을 박차고 벌떡 일어섰다.경호원 몇 명이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살벌한 눈빛으로 하현을 겨냥했다.곧 이 소식은 주위의 경호원들에게 무전되었고 소식을 들은 경호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사람 키만 한 커다란 무기를 들고 몰려온 그들은 당장이라도 잡아 죽일 듯이 하현을 노려보았다.이렇게까지 사람을 놀라게 하는 사람은 없었다.살벌한 기운이 위태롭게 흐르는 가운데 설은아도 반 발짝 움직였다.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하현과 함께 섰다.그러자 사방의 사람들이 모두 놀란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사람들의 눈빛 속엔 이미 하현과 자신의 결말이 다 정해져 있는 듯 보였다.사청인의 구역에서 제멋대로 날뛰다니!그것은 사청인에게 죽여달라고 자신해서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매서운 눈빛을 뿜어내고 천천히 단도를 뽑아낸 한 남자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개자식! 이분의 투우 한 마리가 얼마인지 알아?”“삼천억이야!”“오늘 당신들은 한 푼도 못 가져가. 오히려 천억을 내놓아야 돼!”“그렇지 않으면 당신 몸에 이 칼이 쑥 들어가 오장육부를 휘저어 놓을 거야!”하현은 눈앞의 남자를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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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5장

”우리 무성에서는 내가 무릎 꿇으라면 꿇고 엎드리라면 엎드려야 해!”“호랑이도 평지에선 개들에게 물리는 법이란 말도 못 들어봤어?”사청인은 웃는 듯 마는 듯한 미소를 보이며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사청인 사장님, 난 다른 말을 들었는데. 맹룡은 강을 건너도 맹룡이지.”하현의 말을 듣고 사람들은 갑자기 극도로 안색이 변했다.그의 이런 말과 행동이 사청인의 체면을 조금도 봐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청인의 얼굴을 눈앞에서 날려버리는 꼴이었기 때문이었다.하현을 바라보는 사청인의 눈동자에 의미심장한 빛이 가득했다.그녀는 옆에 있던 카푸치노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당당하게 말했다.“당신이 그렇게 강하다면 난 더 이상 누가 용이고 호랑이인지 논하지 않겠어.”“그럼 이제부터 공정하고 정의롭게 얘기를 나눠보자고.”“베팅이라면 최소한 서로가 공평해야 하지 않겠어?”“두 마리의 소가 서로 싸워서 승패가 결정되기도 전에 당신은 황소를 쏴 죽였어. 그러니 이건 규칙을 어긴 거지!”“당신이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알아서 납득할 줄 알았어?”“복종이라도 하라는 건가?”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뒷짐을 진 채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사청인에게 다가가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사청인, 당신한테는 복종이라는 말이 그렇게 중요해?”“당신의 세상에서는 주먹이 곧 도리라고 생각했겠지.”“무리해서라도 당신들을 설득했더라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었을까?”“당신이 이기면 이천억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그런 거래가 어떻게 공평하다고 할 수 있어?”“정말로 공평하고 공정하다면 우리가 졌을 때는 이천억을 그대로 탕감해 주는 셈이 되지만 우리가 이겼을 경우엔 원금 이천억에 당신이 진 댓가로 베팅한 이천억도 얹어서 줘야지!”“당신의 거래는 처음부터 날 굴복시킬 수 없었어!”“내가 왜 굴복해야 해?”하현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냉담했다.상대의 경호원들과 눈이 마주쳐도 조금도 물러섬이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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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6장

하현은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진 남자를 본 척 만 척하고 사청인을 향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청인 사장님, 좋은 가정교사는 못 된 것 같군.”“주인이 말하는데 옆에서 개가 짖다니 말이야.”“상류사회가 아니라 무슨 시골 바닥 같잖아!”“개자식! 당신 지금 뭐라고 했어?”“재주가 있으면 어디 한번 다시 말해 봐?!”안하무인한 남자는 사나워진 눈초리로 죽일 듯이 하현을 노려보았다.“내가 귀가 좀 안 좋아서 그러니 다시 한 번 말해 보라고! 이 자식아!”“듣기 싫은 소리 했다가는 당장 목을 따 버릴 거야!”말을 하면서 남자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하현을 무참히 깨 버릴 각오를 다졌다.하현은 그 모습을 보고도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했다.“귀가 안 좋으면 의사한테나 가 봐!”“당신을 위해 한번 더 말할 생각 없거든.”“휙!”남자는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버럭 화를 내며 앞으로 나가 하현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기세가 남달라서 보는 사람들이 고수라고 감탄할 정도였다.만약 이 주먹이 먹힌다면 하현의 최후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그러나 사청인이 남자를 제지할 틈도 없이, 다른 사람들이 좋은 구경할 틈도 없이 하현이 손바닥을 휘둘러 남자의 얼굴을 사정없이 날려버렸다.“퍽!”둔탁하고 묵직한 소리와 함께 남자의 몸이 그대로 붕 날아올라 테이블 위로 툭 떨어져 한참 동안 미동도 하지 못했다.“개 한 마리가 어디서 짖고 난리야?!”하현은 티슈를 꺼내 손가락 사이를 닦았다.“당신이 용천진을 대신할 수 있어? 아니면 네 사장님이라도 대신할 수 있는 거야?”“당신은 아무것도 아니야. 뭣도 아닌 것이!”널브러진 남자를 향해 하현은 조금도 사정을 봐주지 않고 몰아붙였다.“네놈이!”테이블 위에 널브러진 남자는 돼지머리처럼 부은 자신의 얼굴을 감싸며 음흉한 표정을 짓다가 허겁지겁 일어섰다.하현에게 다시 손을 쓰려고 몸부림치다가 결국 남자는 품에 있는 총을 뽑아들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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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7장

”하현, 너무 건방진 거 같은데.”“천 번 만 번 말하지만 잊지 마.”“여기는 무성이야.”“용 씨 가문 구역이라고. 함부로 날뛸 곳이 못 돼.”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청인은 매서운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았다.그녀의 눈빛에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칼집에서 칼을 꺼내었고 총을 가진 사람들은 안전장치를 풀었다.사청인의 말처럼 이곳은 무성이었다.하현은 외지인이었기 때문에 그가 어떤 말을 하든 얼마나 대단한 성과를 거두었든 상관없었다.무성은 현지인들이 날뛸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사청인의 부하들은 사청인의 명령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하현을 도륙 낼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그들은 거리낌 없이 하현을 갈기갈기 찢어 늑대들의 밥으로 만들 태세였다.그들이 데리고 있던 늑대들조차도 지금은 하현과 설은아를 뜯어버릴 듯 사나운 눈빛을 보였다.설은아의 안색은 말도 못 하게 창백해졌다.그녀는 이런 장면을 몇 번 목격하긴 했지만 어쨌든 힘에서는 밀리는 여자였고 떨쳐버리려야 떨쳐버릴 수 없는 두려움이 심장을 압박해 왔다.그러나 오히려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며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입을 열었다.“사청인 사장님, 다들 다 큰 어른들인데 이런 저급한 수작 그만 부리면 안 되겠어? 이건 당신을 더 우습게 만들 뿐이야.”“이 정도의 총과 칼이라면 내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그랬다면 아마 나 하현의 목숨은 무성에서도 열 번은 더 고꾸라졌을 거야.”“당신들의 이런 수작 하나도 소용없어. 지금 내가 여기 머리카락 한 올 다치지 않고 서 있다는 게 그 증거야.”사청인은 눈으로 차가운 기운을 내뿜었고 아름다운 얼굴에는 어느새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그녀는 눈꼬리를 가늘게 뽑아 흘기듯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이 대단하다는 건 알고 있어. 내가 얻은 자료는 당신에 대한 정보가 아주 명확했거든.”“당신 같은 사람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지!”“하지만 당신도 알아야 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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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8장

주변에 있던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 총을 든 경호원들 모두 하나같이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허풍 떨다가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게 분명해!그 결과가 어떻게 되나 두고 보자!감히 여자 앞에서 뻔뻔스럽게 센 척이나 하다니?!능력이 있으면 당장 용천진한테 찾아가 보시지?!지금 여기서 뭐 하는 짓이야?!“넙죽 엎드린다고?”하현은 눈꼬리를 가늘게 치켜세우며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정말 그렇다면 내가 구린내 나는 용천진의 밑을 핥아 주겠어! 허!”“그렇지 않으면 무서워서 용천진을 마주 보기라도 할 수 있겠어?! 아이고 무서워라!”“쾅!”사청인은 앞에 놓인 테이블을 걷어찼다.“개자식! 감히 용천진을 갖고 놀아?!”“갖고 논다고?”하현은 웃으며 무덤덤한 표정으로 돌아섰다.“내일 오후에 이천억 보내라고 용천진한테 전해.”“그렇지 않으면 하루에 이자 십억씩 붙일 테니까.”“3일 후에도 돈을 갚지 않으면.”“내가 직접 손을 쓰겠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현은 설은아의 손을 잡고 그곳을 떠나려고 했다.사청인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하현, 감히 용천진을 위협하다니! 오늘 네가 살아서 여길 벗어난다면 내가 네놈의 성 씨를 따르지!”“어서 해치워!”사청인의 명령이 떨어지자 현장에 있던 경호원들이 모두 한 걸음 앞으로 나와 일순간 칼끝이 팽팽해졌다.하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들을 돌아보며 단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사청인 사장님, 지금은 아무나 하 씨 성을 따를 수 있는 게 아니야.”“당신이 한 다섯 살 어려도 그건 안 돼!”“감히 네놈이!”사청인은 버럭 화를 냈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현이 손가락을 살짝 움직였다.“슝슝슝!”공기를 가르는 가벼운 파열음이 들렸다.순간 방금까지 살벌한 눈빛을 쏘아붙이던 경호원들이 하나같이 비명을 지르며 오른손을 감싸고 땅바닥에 픽픽 쓰러졌다.저격수였다!이미 저격수가 밖에서 진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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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9장

설은아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하지만 사청인의 성격상 쉽게 승복하지는 않을 거야.”“정 안 되겠다 싶으면 용천진에게 말을 전하기는커녕 스스로 나와서 우리와 죽기 살기로 싸우려고 들 거야.”“그게 더 귀찮지 않겠어?”설은아는 사청인의 성격과 행동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이 무서운 여자가 체면을 잃고도 쉽게 굴복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용 씨 가문은 정확히 삼파전이야. 세 명의 후보자 모두 힘이 팽팽해.”“아무도 쉬운 사람이 없어.”“그리고 쉬운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그들은 모두 아주 총명해.”“물론 오늘 우리가 했던 방법이 통했다고 하더라도 용천진을 빨리 굴복시킬 수 있는 건 아니야.”설은아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그게 무슨 말이야?”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물론 쇠뿔도 단김에 빼랬지만...”“그렇게 급하게 서두를 것도 없어.”“그에게 사흘을 주겠다고 했으니 기다려 보자고.”“사흘 뒤에도 그가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머뭇거린다면.”“그때 가서 손을 봐줘도 늦지 않아.”...용천진의 일은 잠시 접어두고 하현은 용문대회로 신경을 쏟았다.다음날 아침 10시, 하현은 용문대회의 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다시 무성 체육관을 찾았다.이번 대회는 이전 대회보다 훨씬 수준이 높다.용문 내부의 거물들이 참관하러 나온 것도 대회의 수준을 말해 주는 것이지만 심사하는 사람들도 용문 각 지회 부지회장 수준의 사람들이 아니었다.심사를 하러 온 사람들은 모두 각 지회장들이었다.이렇게 하는 목적은 용문대회의 절대적인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무성 지회장의 심사장은 바로 용문 무성 지회장이었다.하현이 시험장에 와 보니 자신 외에도 다른 수험생들이 십여 명 와 있었고 참관인들도 수백 명에 달했다.일부 용문 제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전 대회에서 떨어진 사람들이 참관하러 와 있었다.김방아는 지금도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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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0장

이때 지회장들 뒤편에서 짧은 턱수염을 기르고 무도복을 말끔하게 갖춰 입은 남자가 당당하게 걸어 나왔다.얼핏 섬나라 사람과 비슷한 용모였다.다만 그의 몸은 섬나라 사람보다 훨씬 우람했고 거칠고 사나운 기세가 풍겨 나와 섣불리 다가가기 어려워 보였다.하현은 이 남자를 흥미로운 눈빛으로 쳐다보다 문득 그의 모습이 이가음의 얼굴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이 사람은 용문 무성 지회 이대성 지회장임에 틀림없었다.곧이어 몇 명의 관리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쓸데없는 장황한 연설을 늘어놓은 뒤 주변 심사위원단과 주임 시험관들을 소개했다.형식적인 절차가 다 끝난 뒤 이대성은 단상에 올라 무뚝뚝한 표정으로 하현을 힐끗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다들 알다시피 쟁쟁한 실력자들을 꺾는 방법은 오직 실력밖에 없습니다.”“가장 중요한 것은 삼교구류의 살인술을 아는 것입니다.”“사람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일을 당했을 때 자신을 보호하는 힘을 가지기 위해서입니다!”“그래서 이번 시험은 이전의 시험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여기 한 사람이 있습니다. 내 판단으로는 그녀가 삼교구류의 음흉한 살인술을 만난 듯합니다.”“그래서 지금 매우 힘든 상황을 겪고 있어요.”“누가 그녀의 이런 상황을 해결해 준다면 내가 어찌 그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1등 자리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나의 신임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백억의 상금까지 받아 갈 수 있고 용문대회 최종전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까지 얻게 됩니다!”말을 마친 뒤 이대성이 누군가에게 손을 흔들자 용문 제자가 조심스럽게 휠체어를 끌고 나왔다.휠체어 위에는 한 여자가 끈으로 묶여 있었다.환자복을 입은 채 온몸을 오들오들 떨며 겁에 질린 눈빛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여자는 확실히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인간 같은 모습이었다.가끔 그녀의 목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지 않았더라면 아마 시신으로 착각했을 정도였다.몇 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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