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431 - 챕터 3440

3641 챕터

3431장

”네?”여자의 이름은 이가음이었다.그녀는 하현이 하는 말을 듣고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설유아의 곁으로 몇 걸음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유아야, 네 형부한테 뭔가 문제 있는 거 아니야?”“왜 여자한테 저런 걸 묻는 거야?”“아니면 너 말대로 결혼 후 3년 동안 한 번도 네 언니랑 잠자리를 못 해서 변태가 된 거야?”분명 설유아와 이가음은 전에 하현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 것 같았다.그래서 지금 하현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의심으로 가득 찼다.설유아는 난처해하며 말을 더듬었다.“아, 가, 가음아. 우리 형부 그런 사람 아니야. 네가 오해한 거야.”“예전엔 내가 철이 없어서 이 말 저 말 막 했던 거야.”설유아는 어색함을 달래려 허둥지둥 입을 열었다.“가음아, 우리 형부 아주 능력 있는 사람이야.”“괜히 그런 걸 물어보진 않았을 거야.”“설마 형부가 말한 것처럼 너 불면증에 시달리는 건 아니지?”이가음은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유아야, 설마 네 형부 돌팔이 흉내 내며 돈 뜯어내려고 이러는 건 아니지?”“남의 몸 상태를 보고 겁을 줘서 돈을 뜯어내려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어.”설유아는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도무지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오히려 옆에서 하현이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아, 난 그런 사람은 아니에요.”“그리고 당신은 아무 병도 없어요.”“그런데 최근에 고분이나 음산한 야산의 고택 같은 곳을 드나든 적이 있어요?”이가음은 하현을 보고 변태가 아닌가 생각했지만 그의 말을 듣고 다리가 후들거렸다.“맞아요. 지난주에 촬영 오픈한다고 황폐한 마을에 있는 오래된 저택에 갔었는데 관이 하나 있었고 분위기가 너무 음산했어요.”“그런데 난 거기서 30분도 안 되어 나왔는 걸요.”“그렇긴 하지만 확실히 거기 다녀온 후부터 잠을 잘 못 자기는 해요.”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연히 관계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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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2장

이가음이 이렇게 떠나는 것을 보고 하현은 마뜩잖은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설유아도 싫은 티를 내며 말했다.“이가음도! 너도 참! 우리 형부 그런 사람 아니라니까!”“형부를 저렇게 못 믿다니!”하지만 이가음을 나무라던 설유아는 잠시 머뭇거리다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형부, 방금 한 말 사실이에요?”“가음이한테 정말 그런 기운이 있어요?”하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이제 슬슬 그 불길한 기운이 재앙이 되어 올라올 거야.”“참. 처제도 가까이 있으면 불길한 기운이 전염될 수 있어. 유비무환이라잖아?”하현은 말을 마치며 티슈를 한 장 꺼내 자신의 피를 몇 방울 떨어뜨린 뒤 설유아에게 건네주었다.“아!”설유아는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이며 약간은 안심이 되는 듯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참.”뭔가가 떠오른 듯 설유아가 고개를 들었다.“형부, 방금 가음이랑 다른 대학 동기들이랑 롤플레이 놀이 하러 가기로 약속했어요.”“같이 가실래요?”“롤플레이?”이 말을 듣고 하현은 잠시 멍해졌다.“그건 뭐 하는 거야?”설유아가 세심하게 설명해 주었다.“사실 연극 같은 거 하면서 노는 거예요.”“롤플레이에 참여하는 사람마다 대본이 있어요. 다른 역할을 연기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요.”“오늘은 일제강점기 시절 첩보 시나리오예요.”하현은 무슨 얘기인지 대충 알아들을 것 같았다.롤플레이란 대형 역할 놀이였고 어른들의 소꿉놀이 정도되는 듯했다.그러자 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처제, 형부가 그렇게 느긋한 팔자가 되지 못해.”“요즘 너무 바빠서 나 좀 쉬려고.”“놀고 싶으면 처제나 잘 놀고 와. 너무 늦지 말고.”“한여침한테 사람을 보내 나중에 데리러 오라고 할 테니까 꼭 기억하고.”“아, 알겠어요.”설유아는 약간은 서운한 듯 입을 삐죽거렸다.그녀는 원래 하현도 같이 이 놀이를 했으면 했었다.그렇게 되면 부부나 연인, 친구 역할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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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3장

이가음의 부상은 심각하지는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놀라서 기절했다.상처를 감싸고 누워서 계속 경련을 일으켰고 아무리 소리쳐 불러도 반응이 없었다.설유아도 놀라서 몸을 벌벌 떨었다.총을 쏜 사람은 다름 아닌 그녀였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설유아는 소품용 총이 진짜일 줄은 꿈에도 몰랐고 실탄이 들어 있을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방아쇠를 당겼을 때 반동이 너무 심해서 빗나가지 않았더라면 이가음은 지금쯤 죽었을지도 모른다.그 생각이 설유아를 소름 끼치게 만들었다.그래서 그녀는 큰일이 났다는 것을 알고 가장 먼저 하현에게 전화를 걸었고 하현은 자초지종을 다 들은 후 날듯이 설유아가 알려준 장소로 향했다.무성 촬영 세트장은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곳이라 곳곳에 불이 켜져 있었다.설유아는 작은 벤치에 앉아 벌벌 떨고 있었고 친구들이 생수 한 병을 건넨지만 도저히 마실 수가 없었다.현지 경찰서에서 사람이 와 이 일을 조사하고 있었고 롤플레이 놀이장은 이미 통제되었다.설유아의 대학 동기들도 모두 남아 조서를 작성해야 했다.특히 경찰관 두 명은 멀리서 설유아를 지켜보고 있었다.그들은 설유아의 행동에 고의가 없었다고 할지라도 사정상 그녀의 곁을 떠날 수는 없었다.“유아야, 그래도 운이 좋았어. 총이 빗나가지 않았더라면 아마 사람이 죽었을 거야.”“그런데 참 이상하네. 어떻게 총알이 들어 있었지?”“누가 이가음에게 손을 대려고 했었나? 오늘 롤플레이에서 가음이가 저 역할을 할 줄 어떻게 알고?”“좀 냄새가 나. 분명 누군가 사람을 해치려는 의도로 한 짓일 거야.”“유아야, 겁내지 마. 이 일은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야.”“우리 모두가 피해자야.”설유아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동기들이었고 남자들도 섞여 있었다.다들 즐겁게 놀이에 열중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동기들은 모두 단합된 편이었고 어느 누구도 설유아를 탓하지 않았다.어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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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4장

”이가음!”“괜찮아?”“가음아! 엄마야!”이때 화려한 옷을 차려입은 중년 여자가 여러 명의 여자들을 데리고 나타났다.이들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한달음에 이가음 곁으로 다가와 펄쩍펄쩍 뛰며 소리를 질렀다.진 선배는 얼른 일어나 깍듯이 인사했다.진 선배는 무성 사람이 아니어서 이 부인이 누구인지 모른다.오히려 다른 동기들이 수군수군거리기 시작했다.“이가음의 어머니셔.”“무성 파트너스 일원이고 무성 신시가지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대. 집안에 돈도 많다고 들었어.”“이가음 아버지가 더 대단하대.”“부잣집이래. 오늘 우리가 여기서 놀자고 가음이한테 말했는데 어떻게 해? 우린들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겠어?”몇몇 동기들은 모두 부러운 얼굴로 말했다.어쨌든 이가음의 집안이 너무 좋아서 그녀는 평생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부족함 없이 살 수 있었다.다른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평범한 집안 출신들이었고 중산층이라고 해도 이가음의 집안과는 비교할 만한 게 아니었다.그래서 모두 그녀의 집안에 대해 부러운 시선을 보낸 것이다.이때 이가음의 엄마는 진 선배를 보자마자 꾸짖으며 뺨을 두 대 날렸다.마치 어린아이를 나무라듯 오만불손한 태도였다.진 선배는 두 대를 얻어맞고도 화를 내기는커녕 나지막이 뭐라고 설명하면서 설유아 쪽을 힐끔 쳐다보았다.“유아야, 이건 아닌 것 같아.”“진 선배가 너한테 책임을 다 떠넘기려는 것 같아.”“내가 듣기로는 이가음 엄마가 보통이 아니라고 하더라고. 얼른 경찰관을 찾아가서 말해. 그렇지 않으면 일이 더 복잡해질 것 같아.”몇몇 동기들은 이가음의 집안에 대해 분명 잘 아는 것 같았다.그녀의 집안이 어떤 횡포를 부릴지 짐작이 가는 듯 얼른 설유아에게 말한 것이다.설유아는 그들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하며 입을 열었다.“책임을 다 떠넘긴다고?”“이번 일에 있어서는 나도 피해자야!”“진 선배가 왜 나한테 다 떠넘기려고 하겠어?”초조해하는 동기들의 설명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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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5장

이가음의 엄마는 한기 어린 눈빛으로 매섭게 설유아를 쳐다보며 말했다.“내가 널 왜 때렸는지 몰라서 물어?”“천한 것! 나 이미 다 알고 왔어!”“네가 방아쇠를 당겨서 내 딸을 죽이려 했잖아?!”“일부러 그런 거 다 알아! 우리 딸이 부러워서 그런 거잖아!”“소품이지만 총알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내 딸한테 총을 쐈잖아! 그러면서 지금 무슨 억울한 척을 해? 이러고도 내가 널 왜 때렸는지 모르겠어?”이가음의 엄마는 기세등등하여 앞으로 나와 설유아를 향해 또 뺨을 때리려고 했다.“툭!”이번에는 마음의 준비가 된 설유아가 부인의 손을 막으며 말했다.“어머니, 말씀은 제대로 하셔야죠!”“우린 그냥 놀러 왔을 뿐이에요.”“여기 있는 모든 건 그냥 소품이에요!”“시나리오에 있는 대로 그냥 했을 뿐이라구요!”“이런 일이 생겨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해요!”“하지만 그건 절대 고의가 아니었어요. 저도 피해자라고요!”설유아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 총안에 진짜 총알이 들어 있다는 걸 알았다면 내가 어떻게 방아쇠를 당겼겠어요?”“저도 후회하고 있고 무거운 죄책감을 느끼지만 이 일의 모든 책임을 전부 저한테 떠넘기는 건 말이 안 돼요!”“어머님이 화가 나고 기분이 나쁘신 건 알겠지만 제대로 아셔야 할 것 같아서 말씀드린 거예요!”설유아는 자신의 억울함을 설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이가음의 엄마는 못마땅한 듯 얼굴을 부르르 떨며 천천히 말했다.“이년아! 네가 천 번 만 번 말해 봐도 네가 총을 쐈다는 사실은 바꿀 수가 없어!”“내 딸이 너 때문에 죽을 뻔했어!”“내 딸이 너보다 조건도 더 좋고 예쁜 게 부러워서 일부러 방아쇠를 당겨 죽이려고 한 게 틀림없어!”“내 말 똑똑히 들어. 사람을 죽이면 목숨으로 빚을 갚아야지! 이건 당연한 이치야!”“스스로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고! 알았어?”“내가 방금 네 뺨을 때린 건 단지 세상을 좀 알라고 교훈 차원에서 한 훈계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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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6장

몇몇 동기들이 올라와서 싸움을 말리려고 했지만 결국 이가음의 엄마의 흉악한 모습을 보고 그들 모두는 겁을 먹고 설유아가 당하는 걸 그대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이년아! 넌 분명히 내 딸한테 빌붙어 있는 게 틀림없어!”“내 딸이 사주는 거 먹고, 내 딸을 이용해서 득을 보려고 한 거지! 그러다 질투가 나서 내 딸을 죽이려고 한 거야, 맞지?”“너 같은 사람은 죽어 마땅해!”이가음의 엄마는 또 설유아의 뺨을 때렸다.결국 이가음의 엄마는 지쳤고 그때 설유아의 에르메스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설유아의 에르메스 가방을 움켜쥐고 이가음의 엄마는 냉랭한 표정을 지었고 설유아 같은 여자가 이런 비싼 가방을 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이 가방은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싼 물건이었다.틀림없이 자신의 딸에게서 돈을 뜯어 산 것이 분명했다.그러자 이가음의 엄마는 더욱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설유아의 가방 안에 있는 모든 물건을 다 쏟아냈고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다 줘 버렸다.“이 노트북 가져요!”“핸드폰도 여기 있네!”“지갑도 여기 있고!”“이년 대신 내가 좋은 일이나 해야겠어!”이가음의 엄마는 설유아의 물건을 모두 다른 사람들한테 줘 버린 뒤 스스로 설유아의 에르메스 가방을 챙겼다.에르메스 가방만은 다른 사람들에게 주기 아까웠던 모양이었다.이를 본 설유아는 화난 얼굴로 말했다.“내 물건에 손대지 마세요! 모두 내 형부가 사 준 거라고요!”“어서 돌려주세요!”설유아의 값비싼 물건들을 받은 사람들은 싱글벙글하며 얼른 물건을 숨겼다.롤플레이 놀이 하러 왔다가 이런 횡재를 맞을 줄은 몰랐다.그들은 부인의 호탕함에 감사하기만 할 뿐 설유아의 억울함에는 관심이 없었다.“형부가 줬다고?”“너 같은 여자한테 형부가 왜 줬을까? 잠이라도 잔 거야?”“나이도 어린 년이 어디서 못된 짓만 배워 가지고!”“퉤!”“그러고도 대학생이냐?”“참,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군!”말을 마치며 이가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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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7장

이가음의 엄마는 화를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와 설유아를 발로 걷어차 넘어뜨렸다.“감히 내 딸을 죽이려 하다니!”“죽어라, 이년!”“아비도 없는 이 천한 년!”“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으니 내가 가르쳐 줄 수밖에 없지!”“너 같은 건 내 딸이랑 어울려선 안 된다는 걸 알았어야지! 어른을 공경하고 마음을 곱게 먹었어야지!”이가음의 엄마는 흉측한 얼굴로 마구잡이로 설유아에게 달려들었다.설유아의 예쁘장한 얼굴을 보니 더욱 화가 치밀어 올라 스스로도 제어가 안 되는지 이가음의 엄마는 하이힐로 설유아의 얼굴을 밟으려 했다.“이년! 죽어라! 어서 죽어!”설유아는 얼굴만은 밟히지 않으려고 온몸을 웅크리며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결국 설유아의 온몸은 상처투성이가 되었고 여기저기 피가 흘러내려 보기 딱할 지경이었다.“흥! 감히 내 손을 막아?!”“오늘이 네 제삿날인 줄 알아!”“어디서 그따위 행동을 해?!”“어서 이 여자 옷을 벗기고 기념으로 사진도 몇 장 찍어!”이가음의 엄마와 함께 온 남자들이 이 말을 듣고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나왔다.설유아 같은 청순한 여대생은 여태껏 한 번도 손대 보지 못한 그들은 이 기회를 절대 놓칠 수가 없었다.“퍽!”설유아는 이런 치욕을 당할지언정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바로 머리를 땅바닥에 찧었고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이 모습을 본 이가음의 엄마는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가 이내 사나운 미소를 내걸며 설유아의 동기들에게 시선을 던졌다.“기절했다고 내가 이대로 넘길 줄 알아? 천만에! 난 절대 이 일을 여기서 끝내지 않을 거야!”“너희들! 이 여자 잘 보고 있다가 깨어나면 나한테 말해!”“난 내 딸부터 챙겨야겠어!”...하현이 무성 촬영 세트장에 도착했을 때 설유아는 이미 임시 진료실로 옮긴 상태였다.설유아의 동기들은 본인들도 무서움에 벌벌 떨었지만 설유아를 우선 임시 진료실로 보낸 것이다.그러나 임시 진료실 의사와 간호사들은 모두 이가음의 엄마 비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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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8장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하지 마세요!”한 학생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분명히 유아도 피해자예요. 이가음 엄마가 분풀이를 할 데가 없으니까 유아를 잡은 거라고요!”말을 시작한 김에 이 학생은 방금 일어난 모든 일을 털어놓았다.이가음의 엄마가 설유아의 옷을 벗기고 사진을 찍으라고 한 것도 포함되었다.이 학생들은 하현이 설유아를 보호해 줄 사람이라고 추측한 것이다.하현은 이가음의 엄마라는 사람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끓어오르는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현은 점차 냉정을 되찾았다.“야, 너희들 이가음 엄마가 누군 줄 알기나 해? 알고나 이렇게 비난하고 드는 거야?”의리 있는 동창들에게 눈을 흘기며 한 학생이 냉랭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너희들 어쩌려고 그래? 겁도 안 나?”“방금 너희들이 이렇게 말한 거 내가 이가음 엄마한테 다 말하면 너네 어쩌려고 그래? 너희들도 옷이 찢긴 채로 저렇게 당하고 싶어서 그래?”롤플레이를 하던 다른 사람들도 냉소를 흘리며 학생들의 몸을 훑어보았다.그들은 이 친구들의 몸까지 샅샅이 털고 나면 얼마나 많은 콩고물이 떨어질까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모양이었다.사실을 털어놓았던 설유아의 친구들은 하나같이 겁을 먹고 눈이 움츠러든 채 자신들도 모르게 하현의 뒤로 몸을 숨겼다.벌써부터 겁을 먹은 게 분명해 보였다.하현은 이 학생들을 뒤에 두고 담담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내가 온 이상 누구도 당신들을 괴롭힐 수 없을 테니까.”사팔뜨기 여자는 하현의 말을 듣고 하현을 위아래로 쓱 훑어보며 말했다.“어쭈! 이분은 허풍 떠는 게 직업이신가?”“아직도 정신 못 차린 거예요?”“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요?”“뭐? 지구를 구한 아이언맨이라도 돼요? 배트맨이라도 되는 거예요?”“정의의 사도로 빙의라도 할 거예요?”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 여자를 곁눈으로 힐끔 쳐다보았다가 그녀의 손에 있는 핸드폰에 시선을 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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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9장

하현은 사팔뜨기 여자는 상대하지 않고 진료실에 있는 도구들을 이용해 얼른 설유아의 응급처치를 도왔다.다행히 설유아가 다친 곳은 모두 외상이었고 하현은 전장에서 이런 경험들이 많았던 터라 순조롭게 처치할 수 있었다.10분 후 무성 촬영 세트장 입구에 경찰차 10여 대가 번쩍거리며 멈춰 섰다.차 문이 열리고 무성 경찰서 소대장이자 설유아의 대학 동창인 목영신이 경찰들을 대동하고 싸늘한 표정으로 걸어왔다.무성 촬영 세트장 경비원 두 명이 막아 보려고 했지만 힘도 써보지 못하고 땅바닥에 넘어졌다.곧이어 경찰관들이 줄지어 의료실로 들어왔다.목영신은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하현, 당신이 신고한 사람입니까?”10분 만에 경찰들이 들이닥치자 사팔뜨기 여자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일이 이렇게 급변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것 같았다.아무런 힘도 권력도 없어 보이는 하현이 순식간에 이렇게 많은 경찰들을 불러들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설유아는 핸드폰, 노트북, 지갑, 현금, 화장품 등 모든 소지품을 다 빼앗겼어요...”하현은 이미 설유아의 친구로부터 빼앗긴 물건들을 조사했고 거림낌 없이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난 이 물건들이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길 바랄 뿐이에요!”“강도짓에 가담한 자는 모두 잡아들여 법에 따라 처벌해야죠!”하현은 사팔뜨기 여자를 가리키며 냉담하게 말했다.“저 여자부터 시작하시죠!”사팔뜨기 여자는 눈꺼풀이 갑자기 움찔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나 아니에요! 정말 나 아니라구요! 물건들은 모두 저 부인이 나한테 준 거라고요!”목영신은 냉랭한 표정으로 하현이 건네준 물건들 리스트를 쓱 보고는 사팔뜨기 여자에게 다시 눈길을 돌렸다.“잡아!”경찰관 몇 명이 쏜살같이 달려들어 도망치려던 사팔뜨기 여자를 발로 차 넘어뜨렸다.다른 여자들은 얼굴이 사색이 된 채 어쩔 줄을 모르다가 모두 그 자리에서 잡혔다.사팔뜨기 여자는 끝까지 고개를 빳빳이 들고 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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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0장

”왜 이러시는 거예요?”“뭐 하는 거냐구요?”“영장 있어요?”“아무렇게나 여기 들어와서 사람을 잡아가도 돼요? 여기 CCTV 많아요!”“당신들 함부로 행동하다간 나중에 큰 코 다칠 거예요!”이때 바깥쪽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고 이어서 예닐곱 명의 남녀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선두에 선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그 진 선배였다.방금 이가음의 엄마 앞에서 비굴하게 굽실거리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노기 어린 얼굴로 목영신 일행을 가리키며 무서운 기세로 돌진했다.“경찰서 사람들은 머리도 없어요?”“여기가 무성 촬영 세트장인 거 몰라요?”“영장 없이, 우리의 동의 없이 경찰서 사람들은 이곳에 한 걸음도 들여놓을 수 없어요!”“3분만 시간을 줄 테니 어서 다 풀어주세요!”“그리고 모두 철수하세요!”“그렇지 않으면 각오하세요. 전화 한 통이면 모두 그 제복들 벗게 될 테니까!”진 선배는 아까 롤플레이 놀이에서 사장 역할을 해서인지 아니면 정말로 여기 무성 촬영 세트장에 지분이 있는 건지 정말로 주주처럼 행동했다.마치 지금 무성 촬영 세트장의 사장처럼 굴었다.그래서 경찰관들 앞에서도 그는 여전히 기세등등하고 사람들을 잡어 먹을 듯 호통쳤다.“퍽!”하현은 무덤덤한 얼굴로 다가가 진 선배의 뺨을 한 대 갈겼다.진 선배는 갑자기 하현에게 뺨을 맞아 비틀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았다.자칫하다간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그는 벌건 손자국이 선명한 얼굴을 감싸쥔 채 피가 섞인 이빨을 툭 뱉은 후 발끈 화를 내며 말했다.“개자식! 감히 나를 쳐?!”몇몇 동기들은 진 선배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아까 이가음의 엄마 앞에서는 배알도 없는 사람처럼 굽신거리더니 갑자기 사람이 탈을 바꿔 쓴 것처럼 격분해서 날뛰는 것이었다.분명 별것 없는 보통 사람인데 왜 이렇게 버럭 하는 거지?“퍽!”“그래. 내가 당신 때렸어? 어쩔 건데?”“퍽!”“당신이 감히 사장이라도 돼서 경찰한테 영장 어쩌구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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