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은 사팔뜨기 여자는 상대하지 않고 진료실에 있는 도구들을 이용해 얼른 설유아의 응급처치를 도왔다.다행히 설유아가 다친 곳은 모두 외상이었고 하현은 전장에서 이런 경험들이 많았던 터라 순조롭게 처치할 수 있었다.10분 후 무성 촬영 세트장 입구에 경찰차 10여 대가 번쩍거리며 멈춰 섰다.차 문이 열리고 무성 경찰서 소대장이자 설유아의 대학 동창인 목영신이 경찰들을 대동하고 싸늘한 표정으로 걸어왔다.무성 촬영 세트장 경비원 두 명이 막아 보려고 했지만 힘도 써보지 못하고 땅바닥에 넘어졌다.곧이어 경찰관들이 줄지어 의료실로 들어왔다.목영신은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하현, 당신이 신고한 사람입니까?”10분 만에 경찰들이 들이닥치자 사팔뜨기 여자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일이 이렇게 급변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것 같았다.아무런 힘도 권력도 없어 보이는 하현이 순식간에 이렇게 많은 경찰들을 불러들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설유아는 핸드폰, 노트북, 지갑, 현금, 화장품 등 모든 소지품을 다 빼앗겼어요...”하현은 이미 설유아의 친구로부터 빼앗긴 물건들을 조사했고 거림낌 없이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난 이 물건들이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길 바랄 뿐이에요!”“강도짓에 가담한 자는 모두 잡아들여 법에 따라 처벌해야죠!”하현은 사팔뜨기 여자를 가리키며 냉담하게 말했다.“저 여자부터 시작하시죠!”사팔뜨기 여자는 눈꺼풀이 갑자기 움찔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나 아니에요! 정말 나 아니라구요! 물건들은 모두 저 부인이 나한테 준 거라고요!”목영신은 냉랭한 표정으로 하현이 건네준 물건들 리스트를 쓱 보고는 사팔뜨기 여자에게 다시 눈길을 돌렸다.“잡아!”경찰관 몇 명이 쏜살같이 달려들어 도망치려던 사팔뜨기 여자를 발로 차 넘어뜨렸다.다른 여자들은 얼굴이 사색이 된 채 어쩔 줄을 모르다가 모두 그 자리에서 잡혔다.사팔뜨기 여자는 끝까지 고개를 빳빳이 들고 큰소
”왜 이러시는 거예요?”“뭐 하는 거냐구요?”“영장 있어요?”“아무렇게나 여기 들어와서 사람을 잡아가도 돼요? 여기 CCTV 많아요!”“당신들 함부로 행동하다간 나중에 큰 코 다칠 거예요!”이때 바깥쪽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고 이어서 예닐곱 명의 남녀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선두에 선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그 진 선배였다.방금 이가음의 엄마 앞에서 비굴하게 굽실거리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노기 어린 얼굴로 목영신 일행을 가리키며 무서운 기세로 돌진했다.“경찰서 사람들은 머리도 없어요?”“여기가 무성 촬영 세트장인 거 몰라요?”“영장 없이, 우리의 동의 없이 경찰서 사람들은 이곳에 한 걸음도 들여놓을 수 없어요!”“3분만 시간을 줄 테니 어서 다 풀어주세요!”“그리고 모두 철수하세요!”“그렇지 않으면 각오하세요. 전화 한 통이면 모두 그 제복들 벗게 될 테니까!”진 선배는 아까 롤플레이 놀이에서 사장 역할을 해서인지 아니면 정말로 여기 무성 촬영 세트장에 지분이 있는 건지 정말로 주주처럼 행동했다.마치 지금 무성 촬영 세트장의 사장처럼 굴었다.그래서 경찰관들 앞에서도 그는 여전히 기세등등하고 사람들을 잡어 먹을 듯 호통쳤다.“퍽!”하현은 무덤덤한 얼굴로 다가가 진 선배의 뺨을 한 대 갈겼다.진 선배는 갑자기 하현에게 뺨을 맞아 비틀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았다.자칫하다간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그는 벌건 손자국이 선명한 얼굴을 감싸쥔 채 피가 섞인 이빨을 툭 뱉은 후 발끈 화를 내며 말했다.“개자식! 감히 나를 쳐?!”몇몇 동기들은 진 선배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아까 이가음의 엄마 앞에서는 배알도 없는 사람처럼 굽신거리더니 갑자기 사람이 탈을 바꿔 쓴 것처럼 격분해서 날뛰는 것이었다.분명 별것 없는 보통 사람인데 왜 이렇게 버럭 하는 거지?“퍽!”“그래. 내가 당신 때렸어? 어쩔 건데?”“퍽!”“당신이 감히 사장이라도 돼서 경찰한테 영장 어쩌구 하는
”당신 말 다 했어요?”진 선배는 하마터면 목영신에게 쌍욕을 할 뻔했다.화가 치밀어 오른 나머지 그는 오른손을 들어 목영신을 가리키며 부르르 떨었다.하현은 티슈를 꺼내 손가락을 닦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설유아를 이렇게 만든 일, 어떻게 설명할 거예요?”진 선배는 얼굴을 가리고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설명은 무슨 설명! 설명할 게 뭐 있어요?!”“설유아가 이가음한테 총을 쐈으니 이가음 엄마한테 그렇게 맞은 거죠, 뭐. 누굴 탓해요? 자업자득이지!”“자식이 그 꼴을 당하는 데 가만히 있을 엄마가 어디 있겠어요?”“그리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있어요?”“퉤! 내 말 똑똑히 들어요!”“경찰서에 아는 사람 좀 있다고 거들먹거리지 마세요!”“내 전화 한 통이면 당신들은 바로 끝장이에요!”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뺨을 맞았으니 진 선배는 어떻게 해서든 무너진 체면을 일으켜 세워야 했다.지금 제대로 반격하지 않으면 절대로 뼈아픈 이 순간을 만회할 수 없을 것 같았다.“그래요? 정말 한 번 해 보자는 건가?”하현은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그럼 전화하세요. 내가 30분 동안 기다려 드리지.”“무성에서 누가 감히 당신을 지지하고 나서는지 보자구요!”진 선배는 잠시 어리둥절하며 당황스러워했다.하현이 이렇게 당당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그러나 지금 여기서 물러날 수 없다.그러면 지는 것이다.그래서 진 선배는 이를 악물고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진 선배가 전화를 끊은 뒤 한 15분 정도 지났을 때 문밖에서 위엄 서린 목소리가 들렸다.“나이도 어린 사람이 함부로 날뛰면 어쩌자는 거야?”“어느 낯짝이 그리 겁도 없는지 한번 구경 좀 하지! 어디서 온 놈인데 무성 촬영 세트장 규칙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거야?!”“내 말 잊었어?”“내 명령 없이는 누구도 무성 촬영 세트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말했을 텐데?!”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십여 명의 사람들이 거만한 자태로 걸어 들어왔
방금까지 우격다짐으로 좌중을 압도하던 성경무는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고 안절부절못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진 선배 일행은 모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아무리 생각해도 눈앞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거대한 태산 같던 성경무 서장이 어떻게 하현을 보자마자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을 수가 있는가?하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다니!하현은 여전히 냉랭한 표정이었다.그의 기억이 맞다면 성경무는 이미 날개 꺾인 처지가 되었다.하지만 성경무는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하고 여전히 밖에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악한 짓을 도맡아 하고 있었던 것이다.오늘 하현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왔으면 서슬 퍼런 성경무의 기세에 완전히 짓눌렸을지도 모른다.“이리 와 봐!”하현은 성경무에게 검지를 까딱거리고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성경무는 머리가 쭈뼛쭈뼛 섰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방금 자신이 내뱉은 말과 경고를 떠올리자 그는 눈앞이 캄캄해져 왔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겠는가?어쩔 수 없이 그는 한껏 비위를 맞춘 얼굴로 하현에게 다가갔다.그러자 진 선배 일행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성경무를 바라보았다.“하현, 미안해.”“모든 게 다 내 잘못이야.”“내가 이러면 안 되는...”“무릎 세워.”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어 성경무의 말을 끊었다.성경무는 곧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면서도 이를 악물고 몸을 꼿꼿이 세우고 가슴을 편 뒤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어 보였다.“퍽!”하현은 손바닥으로 그의 왼쪽 뺨을 때렸다.소리가 어찌나 우렁찬지 모든 사람들의 고막을 무섭게 때렸다.성경무의 몸이 사정없이 뒤흔들렸고 얼굴에는 커다란 손바닥 자국이 생겼다.하지만 그는 조금도 화난 기색 없이 무릎을 꿇고 비위를 맞추었다.하현은 검지를 빙글 돌리며 무표정하게 말했다.“오른쪽 얼굴.”성경무는 급히 자신의 오른쪽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퍽!”하현은 세차
”아, 아니야. 아니야!”“하현, 내 내가 농담한 거야!”성경무는 부르르 몸을 떨며 고개를 떨구고 황송한 얼굴로 겨우 입을 열었다.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농담인가?하현을 혼낸다고?하현을 가르친다고?어디서 그런 능력이 나온단 말인가?“못하겠어?”하현은 성경무의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내 기억이 맞다면 지난번에도 그렇게 말했었는데, 맞지?”“똑똑히 기억을 하라고 그렇게 혼을 내줬더니!”“그 결과가 지금 이거야? 당신은 여전히 위세를 부리며 남들을 괴롭히고 속이려 하고 있어!”“아직도 혼이 덜 난 건가?”“하현, 미안해.”“내가 오늘 일 제대로 반성할게.”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어떻게 반성할 건데?”성경무는 갑자기 안색이 변했고 순간 오른손으로 자신의 왼손을 움켜쥐고 힘껏 부러뜨렸다.‘촤칵'하는 소리와 함께 왼손 뼈가 부러졌다.성경무는 온몸을 덜덜 떨었고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로 하현의 눈치를 살폈다.하현은 무덤덤한 얼굴로 그 모습을 지켜보며 한마디 툭 내뱉었다.“그걸로는 부족해!”“아, 알겠어.”성경무는 굽실거리다가 부하를 가리키며 말했다.“이리 와!”“내 오른손도 부러뜨려!”곧이어 성경무의 부하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성경무에게 다가왔고 하현의 눈치를 살피다가 눈을 질끈 감으며 성경무의 오른손을 부러뜨렸다.두 손을 모두 못 쓰게 된 성경무는 식은땀을 흘리며 하현 앞에 무릎을 꿇었다.하현이 만족할 때까지 굽신거려야 한다는 걸 성경무도 모르지 않았다.“좋아.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성의가 좀 있어 보이는군.”하현은 한 발로 성경무를 발로 걷어차 넘어뜨린 뒤 입을 열었다.“이제 당신 부하들을 데리고 나가!”“다음에 또 한 번 이런 일이 있었다가는 그땐 두 손만으론 안 될 거야!”성경무는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섰고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진 선배를 힐끔 쳐다보았다.이 개자식의 전화 한 통이 아니었더라면 자신이 어떻게 이런 꼴을 당했겠는가?성경무 일행들이
”상관 선생님 오셨습니까?”“죄송합니다. 쉬시는 걸 방해하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었습니다.”“이 개자식이 감히 우리 동네에 와서 소란을 피우지 뭡니까?!”진 선배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그간의 일을 털어놓았다.“게다가 저놈이 선생님을 지목하고는 선생님이 와도 아무 소용없을 거라고 떵떵거리지 않겠어요?”“저놈 눈에는 선생님도 아주 하찮은 인물로 보이나 봅니다!”진 선배는 일부로 경홍근을 자극하기 위해서 없던 말을 지어낸 것이다.그래야 화가 치밀어 오른 경홍근이 하현을 완전히 짓밟아 줄 것이기 때문이다.“퍽!”진 선배가 말을 하는 도중 경홍근은 이미 손바닥을 돌려 그를 땅에 넘어뜨렸다.진 선배는 갑자기 들어온 경홍근의 손바닥에 얼굴이 벌게지고 입가에서는 피가 흘렀다.그는 잠시 와들와들 떨다가 나지막이 말했다.“죄, 죄송합니다. 저도 일부러 이런 소란을 만든 건 아닙니다!”“정말 의도한 게 아니라고요!”진 선배는 경홍근이 왜 자신을 때렸는지 알 수 없었다.그렇지만 벌벌 떨면서 우선은 잘못을 빌어야 했다.“퍽!”경홍근이 또 손바닥을 들어 진 선배를 내리쳤다.진 선배는 다시 이를 악물고 일어나 경홍근 앞에 무릎을 꿇고 덜덜 떨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잘못했습니다!”“퍽!”경홍근은 거침없이 진 선배를 발로 차서 바닥에 넘어뜨렸다.그리고 나서 그는 발을 내디디며 말했다.“내 구역에서 당신이 문제를 일으키는 건 아무 상관없어. 당신이 남자를 괴롭히건 말건 아무 상관없다고!”“그런데 문제는 이런 사소한 일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거지!”“내 구역에서 행패를 부렸을 뿐만 아니라 경찰까지 끌어들였어!”“무엇보다 뒷배랍시고 부른 사람이 얼굴이 떡이 되도록 맞았어!”“만약 이 일이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겠어?”“내 체면 따위는 아무 상관없는 거야?”“앞으로 개나 소나 나한테 와서 짖어 댈 거 아니야?”경홍근은 사
”개자식!”하현이 경홍근 앞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진 선배는 눈을 희번덕거렸다.마음 같아서는 하현을 때려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하지만 경홍근은 손을 내저으며 사람들에게 조급해하지 말라고 했다.그는 다른 사람에게 의자를 하나 가져오게 한 다음 하현을 앉힌 뒤 천천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여 한 모금 깊이 빨았다.뿌연 연기가 묘하게 띠를 이루자 경홍근은 비로소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당신 지금 말끝마다 소명 어쩌고 해명 어쩌고 하는데.”“차라리 당신이 직접 말하는 게 어때? 뭘 어떻게 해야 당신이 만족하겠는지 말해 봐?”하현은 경홍근을 보고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첫째, 위자료 오십억입니다.”“둘째, 난 저 소품용 총에 왜 총알이 들어 있었는지 알고 싶습니다.”“셋째, 이 사건의 관련자들은 모두 경찰서로 데려가 조사해야 합니다. 죄가 있으면 벌을 받으면 되는 거구요!”“넷째, 이가음의 엄마는 설유아에게 차를 대접하고 직접 사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두 손을 끊고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이 네 가지를 다 마치면 됩니다.”하현은 충격적인 발언을 해 놓고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처럼 느긋하게 차를 마셨다.경홍근은 하현의 말에 조금도 놀라는 기색 없이 담배를 크게 한 모금 빨아당긴 다음 퉁명스럽게 내뱉었다.“젊은이, 그건 너무 터무니없는 요구인데!”“일이 어떻게 된 건지는 나도 잘 알고 있어.”“그런데 내가 말하는 걸 한번 들어봐.”“설유아는 비록 맞긴 했지만 살갗이 찢어진 정도야.”“그 부인이 사람을 때리기는 했지만 딸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간절해 그런 것이니 이해할 만도 하지.”“게다가 천 번 만 번 생각해도 설유아가 총을 쏜 건 사실이잖아? 지금 이가음은 아직도 멍한 표정만 짓고 있어. 이런 상황에서 그 부인이 어찌 제정신일 수가 있겠어?”“그러니 설유아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어.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 거 아닌가?”“그런데 당신은 지금 사
하현은 찻잔을 쥐고 담담하게 말했다.“만약 내가 거절한다면요?”“거절한다고?”경홍근은 픽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젊은이, 거절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는가?”“여기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아야 할 걸세.”“여기는 무성 촬영 세트장이야. 내 구역이라고.”“내 뒤에는 무성 파트너스, 용천오, 무학의 성지인 황금궁이 있어...”“5대 문벌, 10대 가문 출신이라고 해도 이런 사소한 일로 우리들과 척을 지려 하지 않아. 잘 생각해!”“어쨌든 지금은 당신과 나 사이에만 국한된 일이니 이렇게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거야.”“그렇지 않았더라면 벌써 관청과 방송국에서 들이닥쳤을 거야!”“그러면 앞으로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몰라.”“그리고 그럴 경우 절대 당신 혼자 감당할 수 없을 거야. 혼자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 당신 뒤에 있는 가족들, 모든 세력을 다 끌어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거야!”“사람 일 모르는 거야. 그래서 적당한 선을 남겨두라는 말이 있잖는가? 다음에 어떤 일로 만날지 모르는 게 사람 일이라네.”“당신은 전도유망한 젊은이니, 적당히 나쁘지 않으면 여기서 끝내는 게 순리야, 안 그래?”경홍근은 바닥의 수표를 가리키며 냉담하게 말했다.“젊은이, 수표를 주워. 그래야 나랑 좋게 끝날 수 있어.”“그리고 당신은 어서 설유아를 데리고 돌아가서 치료나 잘 해. 만약 어떤 의사가 좋을지 잘 모르겠다면 내가 소개해 줄 수도 있어.”“자, 그러면 악수하고 여기서 끝내지. 문제없지?”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만약 이 일이 상관 선생님 일이라면 이렇게 끝낼 수 있겠어요?”“그걸 말이라고 하는 건가? 지금 어디다 비교를 하고 있는 거야?”경홍근이 놀란 얼굴로 눈을 치켜떴다.“당신과 난 하늘과 땅 차이야.”“내가 이렇게 끝내려는 건 당신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오늘 내 기분이 좋아서 특별히 기회를 준 거야.”“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지금 뭐라고?”경홍근의 말을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