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재벌 사위면 될까?: Chapter 3421 - Chapter 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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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1장

하현은 웃으며 진주희에게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라고 손짓을 했다.이어 진주희는 가방을 열어 서류를 꺼냈다.그러자 순식간에 부동산 계약서들이 쏟아져 나왔다.“나, 하현은 무성 신시가지 1차 물량 백 채를 모두 소유한 소유주야!”“나 오늘 이 계약들 물리려고 해!”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아연실색했다.부동산 계약서 한 장은 시세로 따지면 수억에 해당했다.백 장이면 천억에 달한다.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자 부동산 구매자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용천오는 초기 1차 부동산 물건을 모두 연경에 있는 재력가에게 팔았다.어젯밤 하현이 전화를 걸어 두 배로 매수한다고 했을 때 그 재력가는 하현의 말에 협조하며 모든 수속을 마쳤다.그래서 지금 무성 신시가지 1차 물량은 모두 하현의 소유였다.예쁜 여자 진행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벌린 채 나지막이 내뱉었다.“이럴 수가?!”“알려지지 않았다는 그 재력가가 바로...”설유아는 앞으로 걸어가 노트북을 펼치며 웹페이지를 열어 담담하게 말했다.“이건 우리 대하 부동산 공증 사이트예요!”“이걸 보면 부동산이 모두 하현의 소유임을 보여주고 있죠!”“못 믿겠는 사람은 부동산 증서에 있는 QR코드를 핸드폰으로 찍어 보세요!”이 말을 들은 모든 부동산 구매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다들 하현이 소란을 피우러 왔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그가 소유자일 뿐만 아니라 백 채의 부동산 소유주일 줄은 몰랐다.부동산 증서를 빠르게 스캔한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사람들은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남자들은 부러움에 가득한 눈으로 하현을 쳐다보았고 여자들은 이런 거물이 있었나 싶은 눈빛으로 하현의 눈에 들어 보려고 추파에 가까운 시선을 던졌다.그 자리에 있던 용천오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앞으로 벌어질 일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 같았다.“하현, 당신이 부동산 소유주라니 이렇게 함부로 분양 현장에 나타나 소란을 피운 것에 대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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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2장

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용천오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용천오, 당신이 이렇게 말솜씨가 좋을 줄은 몰랐네. 그럼 이것도 대답해 봐. 당신은 왜 인도인을 부추겨서 내 아내한테 손을 댄 거야?”“이 일에 대해 분명하고 확실하게 해명한 뒤 사과한다면 내가 오늘 화끈하게 몇 채 더 살게!”“하지만 제대로 해명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정말 비열한 소인배야!”“당신이 비열한 소인배인데 집값이 폭등할 거라는 당신 말은 모두 헛소리이자 빈말이지, 안 그래?”“그러니까 내가 산 부동산, 다 팔겠다는 거야!”하현의 말을 듣고 장내가 떠들썩해졌다.사람들은 하현의 말속에서 원한의 가시를 본 것이다.당당하고 거침없는 용천오의 기세에 부동산을 매입하려던 사람들은 하현의 등장으로 한순간에 분위기가 급변하자 모두들 쭈뼛쭈뼛거렸다.이를 본 용천오는 순간 망신스러운 기분이 들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그는 원래 부동산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을 이용해서 하현을 상대하려고 했는데 하현이 도저히 얼굴을 들지 못할 만큼 치고 나오자 어쩔 줄을 몰랐던 것이다.일이 이 지경에 이르자 용천오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는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하현,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난 당최 모르겠는데!”“오늘 성대한 이 분위기는 당신의 헛소리 몇 마디로 깨질 수 있는 게 아니야!”“인정하지 않겠다고?”“사과도 하지 않겠다는 거지?”“해명도 하지 않겠다는 거고?”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용천오를 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용천오, 난 다른 사람들과 싸우는 걸 싫어해. 그래서 다른 사람이 날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다른 사람을 건드리지 않아.”“그런데 누군가 내 머리를 밟고도 잘못을 인정하려 하질 않아. 그래서 내 머리 위에 있는 발을 내가 되돌려주려고. 그래야 나도 숨을 쉬지 않겠어?”“그런 의미에서 난 오늘 백 채의 집을 팔려고 결정했어!”하현의 말을 듣고 용천오의 안색이 급변했다.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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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3장

용천오의 표정이 차갑게 식었다.천억에 가까운 돈이지만 융통하려면 얼마든지 가능한 금액이었다.하지만 오늘 그는 만 채에 가까운 집을 팔아야 한다.그리고 오늘과 같은 행사는 대대적인 홍보를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만약 하현이 구매한 백 채의 집을 물린다면 서북부 최고의 부촌이라는 이미지가 사라질 것이다.돈 냄새를 맡고 왔던 부호들도 냉정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관망을 선택할지도 모른다.이렇게 되면 하루 만에 2차 물량을 다 팔아치우겠다는 용천오의 원대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그래서 자금 회수를 위해서든 아니면 계속 투기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든 하현이 계약을 물리지 못하도록 해야 했다.순간 용천오는 마음속에 후회가 밀려왔다.하현 이놈이 이렇게 까다롭고 질긴 놈인 줄 알았으면 인도인을 이용해 그를 건드리는 짓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지나간 일,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었다.“용천오, 방금 당신은 이곳이 서북부 최고의 부촌이 될 거라는 둥 뭐라는 둥 잔뜩 허풍을 떨던데...”하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용천오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난 방금 당신한테 수백억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준 거야.”“게다가 난 이 집들을 두 배나 주고 샀어.”“그런데도 당신한테 반값에 팔겠다는 거잖아? 당신한텐 오히려 이익 아닌가?”“당신처럼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람이 이걸 마다해?”“왜? 방금 당신이 떵떵거리던 그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는 거야?”“아니면 방금 당신이 말한 그 모든 황금빛 미래는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 사탕발림일 뿐이었던 거야?”“그것도 아니면 당신 손에 지금 그만한 자금이 없는 거야?”“돈이 없다면 차용증을 써 줄게. 이자나 꼬박꼬박 갚아.”하현은 툭툭 내뱉듯이 말했지만 듣는 사람은 속이 타들어갈 지경이었다.이제 막 구매열에 들끓어 오르던 사람들은 순간 냉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갑자기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그들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하현의 말이 맞다.방금 용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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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4장

용천오의 말에 방금 망설였던 재력가들이 비로소 마음을 놓는 듯했다.만약 용천오가 계약을 물려 주지 않는다면 자신들의 소중한 자산이 보호되는지 어떤지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하지만 하현이 등장해 소란을 피우고 서로 실랑이가 오가자 용천오는 결국 한발 물러서서 하현의 계약을 다 물려 주기로 한 거 아닌가?심지어 여러 사람들 앞에서 무조건 계약을 물려 줄 수 있다고 공언하지 않았는가?이것은 용천오가 자금이 풍부하고 사람됨이 대범하다는 것 외에도 무성 신시가지에 대해 자신이 있다는 얘기였다.그렇게 되면 계약을 한 후에도 자신들의 권익도 보장받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나중에 정 마음에 안 들면 계약을 물리면 되는 것이다.용천오가 갖은 머리를 써서 결국 상황을 누그러뜨리자 하현은 그의 수완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역시 6년 만에 가문을 부흥시킨 장본인다웠다.이런 뚝심과 결단은 보통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용천오, 당신이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는 걸 보니 AS 부서로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당장 여기서 돈을 내주면 그만 아닌가? 여기 부동산 증서 다 있잖아?”“당신만 괜찮으면 나도 괜찮아!”“어차피 당신이나 나나 바쁜 사람들인데 뒤에 가서 할 필요 뭐 있어. 여기서 후딱 끝내자고.”하현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러자 용천오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하 씨! 자꾸 이렇게 기어오르지 마!”“계약을 물리려면 규칙대로 AS 부서로 가!”“계속 이런 식으로 할 거야?”“적당히 좀 하지?!”“아니면 내가 너무 만만한 건가?”용천오는 마치 자신이 큰 손해를 보고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처럼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다.하지만 그는 마음속으로 이미 결정했다.반드시 하현을 뒤에 있는 AS 부서로 끌고 가서 혼쭐을 내겠다고.계약을 물리기는커녕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하현을 맞설 것이다!어디 한번 해 보라지!“난 당신을 만만하다고 생각한 적 없어.”“오히려 당신이 만약 계약을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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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5장

하현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사방에서 갑자기 날카로운 태평소 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무성 신시가지 바깥 거리에 수백 명이 나타났다.이 사람들은 4명씩 짝을 지어 하나같이 붉은 관을 들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울부짖고 있었다.그 외에도 1차 부동산 매물 앞에는 하얀 조화가 줄지어 놓여 있었다.관의 행렬이 가는 방향을 보니 1차 관리 사무소가 있는 곳을 향하고 있었다.줄지어 들어선 관의 행렬과 하얀 조화, 사방의 태평소 소리까지.주변은 아주 큰 장례식장을 방불케 했다.원래 부귀영화의 풍수지리라던 무성 신시가지는 순식간에 귀기 어린 분위기로 둘러싸였다.현금 다발이 가득 든 가방을 쥐고 있던 나이 지긋한 여성들은 이 광경을 보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끼며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기절할 뻔했다.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불운한 기운이었다.지금 한 번에 이렇게 많은 관들과 휘날리는 종이돈, 승천하는 태평소 소리가 어우러져 그들은 말 그대로 정신이 혼미해졌다.누가 보면 여기가 분양 현장이 아니라 대형 공동묘지인 줄 알 것이다.“내가 집 백 채를 무덤 백 개로 채우려고 합니다.”“이곳은 죽은 사람들이 몸을 눕히기엔 명당이니까요.”“일반인은 이곳에 묻힐 수가 없습니다!”“모두 인도에서 온 고귀한 친구들이 묻힐 곳입니다!”“대하 서북부에서 가장 큰 부자들의 공동묘지가 될 것 같군요!”하현은 왼손을 흔들며 계속해서 묘지 얘기를 이어나갔다.“여러분!”“백 개 가까운 자리가 지금 거의 절반 정도 찼다고 합니다!”“혹시 묫자리가 나빠서 고민이신 분들은 제가 상담해 드리겠습니다. 남은 묫자리 중 좋은 자리를 드리겠습니다!”“생각해 보십시오. 이곳 무성 신시가지는 산을 등지고 앞의 호수를 바라보는 천하의 명당입니다.”“풍수지리적으로도 이승을 하직한 사람이 쉬기에 딱이지 않습니까?”“조상께서 들어오신다면 후대가 부귀영화를 누릴 자리입니다!”“어차피 공동묘지는 인적이 드문 곳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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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6장

무성 파트너스 거물들은 모두 화가 나서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당장이라도 하현에게 달려들어 목을 조르고 싶은 심정이었다.이놈의 수작이 너무나 악랄하고 교묘했다!분양 현장에 와서 이런 행패를 부리다니!용천오가 계약을 물려 주든 말든 오늘 신시가지 분양은 보나 마나 뻔한 것이다.권력자와 부자는 명분을 가장 중요시한다.지금 하현 이놈이 집을 공동묘지로 만들겠다고 하는데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집을 사겠는가?가장 두려운 것은 일단 이 일이 알려진다면 앞으로 무성 사람들은 무성 신시가지라고 하면 가장 떠오르는 이미지로 공동묘지를 머릿속에 그릴 것이다.망했다!무성 파트너스 거물들은 이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용천오!”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용천오의 손에 명함을 쥐여 주었다.“무성 신시가지 묘지 관리 회사가 어제 막 설립되었어.”“명함 잘 받아 놔. 나중에 이 명함 한 장으로 관리비를 반 년 동안 감면받을 수 있을 테니까.”“사양하진 말고.”“하현!”용천오는 명함을 구겨서 던져버렸고 그의 눈빛에선 살인마에게서 보이는 살의가 느껴졌다.“당신,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 입 함부로 놀리지 않는 게 좋을 거라고!”하현은 담담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인도인들을 시켜 내 아내를 죽이려고 했으니 내가 이 정도 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오늘 이 일은 당신한테 복수하는 것이 아니야. 당신은 아직 그럴 가치도 없기 때문이야.”“오늘 일, 잘 기억해 둬.”“이제부터 나는 물론이고 내 아내 곁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 게 신상에 좋을 거야. 명심해!”“그렇지 않으면 이 인도인들 다 묻어 버릴 거야!”“그러니 잘 기억해 두라고!”하현은 용천오의 얼굴을 툭툭 치며 쇄기를 박듯 내뱉었다.“용천오, 당신은 날 건드릴 수 없어!”“야! 이 자식 너 뭐 하는 거야?”하현이 건방진 얼굴로 용천오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는 것을 본 무성 파트너스 사람들이 달려들었다.“감히 우리 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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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7장

저녁 무렵, 용 씨 가문 저택.건너편 방의 등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용천오는 무성 파트너스 주요 인물 열두 명을 위로하고 모두 돌려보낸 뒤에 웅장한 필체가 쓰인 액자 앞에 섰다.소탐대실!작을 것을 탐하면 큰 것을 잃게 된다!작은 것을 참지 못하면 큰 계획을 망치게 된다!이것은 용천오가 6년 동안 마음속에 간직한 문구였다.그가 6년 동안 이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뚝심이 여기에 있었다.그러나 오늘은 그도 어쩔 수 없었다.평소에는 잘 참아 왔던 그도 오늘만은 능력 밖이었던 것이다.무성 신시가지는 오랫동안 공들인 프로젝트였고 그가 상석에 앉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줄 포석이었다.하지만 하현이라는 놈이 와서 현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한순간에 그는 용 씨 가문 전체의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이것보다 더 뼈아픈 것은 자신이 공들여 놓은 신시가지가 하루아침에 공동묘지로 전락한 것이었다.말 그대로 무성 신시가지가 서북부 제일의 부촌에서 서북부 제일의 공동묘지로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오늘 용천오가 부탁해서 몇 채를 산 사람들 말고는 거의 99%의 물량이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했다.재력가들은 이런 일이 생기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가장 골치 아픈 것은 그 집들을 헐지 않는다면 재력가들은 절대 눈도 돌리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다.불운 앞에서 타협을 선택하는 사람은 없다.무성에는 집이 많아서 꼭 무성 신시가지를 고집해야 할 이유도 없었다.이 집들은 한 채도 팔리지 않았고 용천오와 무성 파트너스의 자금 압박은 순식간에 사상 최고가 되었다.오후에 이미 몇몇 은행 지점장이 전화를 걸어와 대출금을 제때 갚을 수 있는지 에둘러 물어보았다.이 외에도 무성 파트너스 거물들 중 많은 사람들이 조바심을 내며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기도 했다.어쨌든 다들 오늘을 위해 거금을 투자한 것이었다.결국 오늘 분양이 되지 않았으니 무성 파트너스 사람들의 한쪽 다리가 부러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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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8장

마영아의 말에 용천오는 살짝 어리둥절해하더니 잠시 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하 씨 그놈이 도대체 뭐길래 황금궁 집법전에서도 이렇게 몸을 사리는 거야?”“평소에 내가 황금궁에 낸 향값이 얼만데?”“이제 와서 왜 내 손에 피를 묻히라는 거야?”마영아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황금궁 집법전은 아마 그날 밤에 나타난 귀인 때문일 겁니다.”“어쨌든 그때 그 귀인 곁에는 용위 사람들이 있었고 연경 번호판을 단 차를 몰고 왔으니 신분이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거예요.”“하현과 그 귀인과의 관계를 알기 전에는 함부로 나서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음, 그렇겠군...”용천오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퉁명스럽게 내뱉었다.“하현 그놈 역시 보통 놈이 아니야!”“거물의 힘을 빌려서 협박하는 법도 알고.”“왜 그 많은 계약서가 그의 손에 들어갔는지도 대충 알 것 같아.”“아마 연경에서 온 그 거물이 도와줬을 거야.”“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그렇게 쉽게 하룻밤 사이에 수속을 마칠 수가 있었겠어?”“보아하니 그 귀인의 신분은 정말 보통이 아닌 모양이야.”“정말 하현 그놈 여자들 복은 타고났다니까! 흥!”“이거 원, 부러워서 살겠어!”여기까지 말하고 보니 용천오는 심경이 더욱 복잡해졌고 그의 표정은 하현을 비아냥거리는 건지 칭찬하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용천오,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죠?”“이번 일로 우린 체면도 많이 구겼고 또 많은 돈을 잃었어요.”“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가 오랫동안 공들였던...”여기까지 말한 뒤 마영아는 차마 나머지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하현의 행패로 오늘 용천오는 완전히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용천오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나서 한참 뒤에야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하현 그놈의 일은 내가 직접 처리할 테니 먼저 나가 봐.”“그리고 꼭 기억해. 절대로 흥분하면 안 돼. 내가 직접 나서기 전에는 누구도 하현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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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9장

”용천오 쪽에서는 언제든지 사람을 보내 그 관들을 모두 뺄 수 있는 거 아니야?”설은아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럴 리가 없어.”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 안에 누워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인도의 두 번째 계급을 가진 높은 신분들이야. 모두 무성에서 이유 없이 죽었고.”“내가 호의를 베풀어 이렇게 격식 높은 장례를 치러 줬으니 아마 인도 쪽에서는 모르긴 몰라도 겉으로는 고마워하고 있을 거야.”“용천오가 감히 그 관들을 다 없애버린다면 인도인과 선봉사들이 그를 못살게 굴 거야, 안 그래?”“득보다 실이 많은 일에 섣불리 나설 용천오가 아니지.”“다른 방법을 강구해 상황을 타개할 수밖에 없을 거야.”“하지만 그건 우리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우리가 신경 써야 할 일은 무성 신시가지의 자금 회수에 실패한 용천오의 무성 파트너스가 업계에서 나락으로 떨어질 거라는 거야.”“당신이 비즈니스로 무성에서 자리를 잡으려면.”“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야.”설은아는 하현의 말을 듣자 눈앞이 번쩍였다.그녀가 방주로 있는 대구 정 씨 가문 상황도 지금은 많이 좋지 않다.만약 무성에서 그녀가 입지를 탄탄히 할 수 있다면 이는 분명 그녀에게 좋을 일이다.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가자 설은아는 갑자기 이불을 젖히고 벌떡 일어섰다.“하현, 나 퇴원할래.”“나 바로 회사로 나가 봐야겠어. 이제 슬슬 움직여도 될 것 같기도 하고.”하현은 환하게 웃기만 할 뿐 말리지는 않았다.한편으로는 이렇게 저렇게 설은아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기 좋은 타이밍이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사업상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만약 설은아가 이 기회를 잡는다면 그녀가 짊어지고 있는 대구 정 씨 가문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참, 어제 유아가 회사 금고에서 차용증을 발견했는데 누군가 전에 회사에서 이천억을 빌린 것 같다고 하더라고.”설은아가 갑자기 떠오른 듯 하현에게 말했다.“만약 내가 그 이천억을 돌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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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0장

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용천진이 돈을 갚을지 어떨지는 모르지만.”“내가 아는 건 사람이 목숨을 빚지면 목숨으로 갚고 돈을 빚졌으면 돈을 갚아야 한다는 거야.”“당신은 무성 황금 회사에 절대적인 권위를 바로 세우고 이 기회를 틈타 무성에서 자리를 잡으려고 해.”“그러면 그 시작은 이 돈을 받는 것부터야.”여기까지 말한 하현은 한바탕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장모님도 지금 안 계시고 당신도 이미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면 지금 백양몰에 가 보는 것도 괜찮아. 내가 같이 가 줄게.”“그 이십억 돌려받자!”설은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빙긋이 웃었다.“아니야. 사실 나 이미 브로커 구했어.”“이 브로커가 돈을 회수해 올 거라고 믿어. 그녀한테는 조금의 수수료만 주면 돼.”설은아가 이렇게까지 자신만만해하자 하현은 말없이 웃기만 할 뿐이었다.이 여자도 이미 비즈니스 업계에 몸담은 지 꽤 오래되었으니 나름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그래서 하현은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보태지 않고 설은아가 일을 처리하는 걸 조용히 지켜보기로 했다....“형부, 여기서 만나네요!”병원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하현이 택시를 타고 도끼파 본거지로 돌아왔을 때 멋진 BMW 스포츠카 한 대가 멈추어 있는 것이 보였다.곧이어 젊고 아름다운 두 여자가 나왔는데 두 사람은 나이도 엇비슷하고 몸매도 비슷비슷했다.둘 다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앞에 선 여자는 바로 어제 하현과 함께 무성 신시가지 분양 현장에 달려간 설유아였다.설유아의 옆모습은 방금 피어난 꽃 같았다.피부가 매끈하다 못해 눈처럼 뽀얗고 보드라워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하현은 그저 곁눈질로 설유아를 흘깃 보며 말했다.“왜? 언니가 이제 회사로 돌아가 모든 걸 장악하겠다고 하니까 바로 이렇게 온 거야?”설유아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형부, 전 원래 사업에는 소질이 없어요. 그래도 뭐 연기다 생각하고 했죠.”“이제 언니도 돌아왔으니 이참에 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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