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341 - 챕터 3350

3641 챕터

3341장

차손녕의 오만함과 횡포가 극에 달했다.그는 무성에서 이렇게 날뛰는 것에 익숙한 모양이었다.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를 두려워하고 무서워했으면 이런 태도를 보일까?그는 줄곧 제멋대로 남녀를 괴롭혔던 것이다.지금도 그는 하현을 안중에도 두지 않고 비아냥거렸다.대하인들은 인도의 네 번째 계급이라니!감히 인도 두 번째 계급 운운하며 대하에서 큰소리치다니!그야말로 죽기 살기로 덤비는 것이나 다름없었다!하현은 냉랭한 표정으로 천천히 앞으로 나왔다.“그 여자, 놔줘!”“퍽!”차손녕은 영지루의 뺨을 한 대 때린 뒤 음흉한 눈빛으로 말했다.“놔줘? 그럴 리가?!”“이 여자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갖고 놀 거야. 당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야!”하현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애써 화를 억누르며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그리고 영지루를 데리고 오려고 손을 뻗었다.차손녕은 영지루를 잡아당기며 냉소적으로 웃으며 뒤로 물러섰다.“야, 대머리. 이놈을 처리해! 난 형님한테 이 여자 넘기고 재미 좀 볼 테니까!”말을 마치며 차손녕은 영지루를 부축하고 떠나려고 했다.그러나 하현이 재빨리 그들을 가로막았다.대머리 남자가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며 말했다.“그럼 우리 같이 놀아볼까?!”몇 명의 남자들이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다가 순간 그들의 허리춤에 있던 칼을 꺼내 하현을 향해 마구 찔렀다.“퍽퍽퍽퍽!”하현은 거침없이 놈들을 향해 손바닥을 날렸다.순간 양복 차림의 남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철퍼덕 땅바닥에 쓰러졌다.이 모습을 본 많은 사람들은 순간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대머리 남자도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비록 그들 패왕파가 줄곧 횡포를 부리며 살아왔지만 이렇게까지 횡포를 부린 적은 없었다.대낮에 사람들을 못살게 군다든지 아니면 인도인을 도와 다른 사람의 물건을 강탈하든지 했다면 사람들 눈에 띄어 무슨 일이 일어나도 벌써 일어났을 것이다.순간 대머리 남자는 비수를 잡고 하현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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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2장

”대하인이 무학을 조금 배웠다고 나랑 상대가 된다고 생각해?”“천하무공 소림이 인도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몰라?”“우리 인도인이랑? 가당키나 해? 목숨이 열 개라도 우리 인도인과는 안 돼!”“내 앞에서 감히 영웅 흉내라도 내려는 거야?”“장난 그만 쳐...”“아유, 예수가 와도 저 여자를 구할 수 없어! 내가 말했지!”“이제 당신을 죽이는 것도 귀찮아. 그러니 가만히 구경꾼 노릇이나 해. 인도인이 어떻게 이 여자를 건드리는지 잘 구경이나 하라고!”“브라흐마 형님이 맛있게 드시고 나면 내가 이 여자를 죽인 후 당신한테 누명을 씌워 버릴 거야!”“그렇게 되면 살인자는 당신이 되는 거지!”“하하하!”차손녕은 오만하게 웃어 젖혔다.그는 멀리 내다보고 벌써 갖은 전략을 다 짜놓은 모양이었다.그때였다.하현이 번개처럼 앞으로 걸어왔다.“퍽!”차손녕의 더러운 손이 자신을 건드리기 전에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휘둘렀다.차손녕은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제자리에 빙빙 돌았고 빠진 이빨이 입 밖으로 툭 튕겨 나왔다.그의 몸은 벽에 세게 부딪혀 뼈가 부러진 뒤 만신창이가 된 것처럼 완전히 일어서지 못했다.“이럴 수가!”“당신은 우리 인도의 요화기독에 중독되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멀쩡할 수가 있어?”차손녕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힘겹게 소리를 질렀다.인도의 의사들도 바로 해독할 수 없는 독을, 지금 이 대하인은 어떻게 한 거지?하현의 냉랭한 얼굴로 차손녕을 노려보았다.이런 저급한 수법으로 사람을 상대하다니!하현이 무슨 생각을 했겠는가?그는 쓸데없는 말도 더 이상 하기 귀찮아서 차손녕의 가슴팍에 발길질을 했다.차손녕은 입에서 피를 토하며 결국 의식을 잃어갔다.“기절한 척하지 마!”“그들이 누구인지 어서 말해!”하현은 영지루 앞에 가서 그녀를 안아 올린 후 대머리 남자를 매섭게 노려보았다.“당신한테는 단 한 번의 기회가 있어.”정신이 혼미한 척하던 대머리 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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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3장

”김 씨? 어느 김 씨?”하현이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그는 다른 사람들이 무성 김 씨를 언급하는 것을 여러 번 들었고 언급할 때마다 공손하기 짝이 없는 자세였다는 걸 기억했다.하현은 무성에 어떻게 용 씨 가문보다 더 힘이 센 존재가 있을 수 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한여침은 심호흡을 하며 입을 열었다.“형님, 김 씨 가문의 내력은 정말 대단해요!”“김 씨 가문은 원래 평범한 호족이었는데 무학의 최고봉을 배출했죠. 그 최고봉은 황금궁 문하에 들어갔고요.”“약 20년 전에 이 사람은 만진해 어르신을 물리치고 황금궁 궁주 자리에 올랐어요.”“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무성에서 김 씨 가문이 부상하기 시작했고요!”“황금궁을 등에 업었기 대문에 무성에선 미움을 살 만한 존재들이 없었죠. 그래서 김 씨 가문은 비록 대대로 내려오는 정상 가문은 아니지만 그들을 능가하는 존재가 되었죠.”“단 하나 부족한 것이 가문의 내력이 없다는 거예요.”“패왕파, 김 씨 가문.”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그는 방금 그 대머리가 왜 그렇게 대단하게 굴었는지 이해했다.신중을 기하기 위해 하현은 한여침에게 도끼파 패거리를 데리고 먼저 나가라고 했다.그리고 그는 진주희에게 함께 남아서 영지루를 돌봐달라고 부탁했다.영지루는 술을 그리 많이 마시지는 않았지만 그 남자들이 먹인 약 때문에 완전히 인사불성이 되었다.하지만 진주희는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다.그녀는 웨이터에게 끓인 생강물을 달라고 한 뒤 영지루의 입에 조심스럽게 흘렸다.잠시 후 영지루는 콜록콜록 기침을 하면서 먹은 것을 토해 내었다.쓰레기통에 한바탕 토해 낸 영지루는 겨우 깨어났지만 여전히 정신이 흐릿했다.눈앞에 한 남자가 있는 것을 느끼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몸부림치고 반항했다.“당신 누구야?!”“만지지 마!”“이러면 관청에 신고할 거야!”영지루는 소리를 지르며 테이블 위의 술병을 집어 자신을 보호하려고 했다.그러나 하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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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4장

”맞선 보고 싶지 않았거든. 새장 속의 카타리나는 더더욱 싫었고. 그래서 대충 화장하고 조용히 밖으로 나왔지.”“기분 전환도 할 겸 혼자 술집에서 한 잔 마시고 있었어.”“그런데 몇 모금 마시기도 전에 인도 남자들이 나한테 말을 걸잖아? 반했다고 하면서. 내가 완전히 자기들 인도 스타일이라며.”“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놈들을 상대하겠어?”“그냥 하는 말인 줄 알고 가만히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몇 명이 더 온 거야!”“그들은 다짜고짜 날 데리고 가더니 무슨 브라흐마 누구한테 가자고 하는 거야!”“꺼지라고 하면서 경호원들까지 불렀는데 경호원들은 감히 다가설 엄두도 못 내더라고.”“그놈들이 갑자기 달려와 억지로 내 입에 술잔을 갖다 대었어.”“그러고 나니 머리가 너무 띵하고 어지럽고 갑자기 힘이 빠져서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어.”“어쨌든 하현, 날 구해 줘서 너무 고마워.”“이 은혜는 반드시 보답할게!”영지루는 말을 하고 보니 만약 우연히 하현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은 완전히 더럽혀질 뻔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그녀는 인도인들을 눈앞에서 도륙 내고 싶은 심정이었다.“인도인들은 자기들이 한 수 위라고 생각하지만 그냥 흉악한 놈들일 뿐이야!”하현은 눈초리를 가늘게 뽑았다.“그리고 나쁜 인도인들을 옆에서 도와준 놈들이 스스로 패왕파라고 털어놓던데 당신 그 사람들 알아?”“몰라. 내가 무성에 온 이후로 정식으로 만난 사람은 만진해 아저씨뿐이야. 그리고 당신.”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패왕파도 무선 6대 파벌 중 하나이니 만진해 어르신에게 부탁해 그들한테 전화 한 통 넣어달라고 하면 별문제는 아니야.”“하지만 좀 더 복잡한 건 그들의 후원자가 김 씨 가문이라는 거야.”“김 씨 가문?”영지루는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원래 김 씨 가문은 무성 최고 가문으로 부상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쓴 걸로 유명해.”“그들은 이미 황금궁을 손에 넣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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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5장

아버지의 지시에서 겨우 빠져나온 영지루였다.그녀는 이대로 자신의 행적과 골치 아픈 일을 아버지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한편으론 자신이 방금 겪은 끔찍한 일이 떠올라 화가 나서 온몸을 떨며 어딘가로 메시지를 보냈다.하현은 영지루를 향해 옅은 미소를 보이며 소다수 한 병을 건네주었다.“괜찮아. 내가 여기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구경이나 해!”“인도인들은 평소 오만방자한 태도가 습관이 되어 있어. 자신들이 대하인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해.”“오늘 나를 만났으니 제대로 혼쭐을 내줘야지!”“우리 대하가 이렇게 부강하고 평화롭게 일어선 것은 그놈들이 편하게 짓밟으라고 이룩한 게 아니야.”“우리 대하를 건드린 자는 반드시 응당한 벌을 받아야지.”하현의 눈빛이 맹수의 매서운 그것과 닮아 있었다.당시 유라시아 전장에서 인도의 전신 몇 명이 자신에게 된통 당한 뒤 사선을 넘을 뻔했었다.지금 또 인도인들이 무성에서 위세를 떨치려고 하고 있다.허!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은 것이다!...그 시각, 2층 럭셔리 룸 뒤로 대머리 남자가 비틀거리며 문을 밀고 들어섰다.의아해하는 수십 명의 시선들을 뚫고 가운데 테이블로 달려간 대머리 남자는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테이블 맞은편에는 커다란 소파가 있었다.도도한 남녀가 소파 위에는 앉은 채 대머리 남자에게 시선을 떨구었다.남자는 하얀 옷을 입은 인도 남자였고 얼굴이 창백했지만 앉아 있는 자태만으로도 무서운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범상치 않은 신분임에 틀림없었다.인도상회 이사 중 한 명인 인도 선봉사 최고봉, 브라흐마 아샴이었다.그의 옆에는 스무 살 남짓한 묘령의 여인이 있었다.그녀의 얼굴과 몸매는 조각같이 아름다웠다.무엇보다 발렌시아가 검은 스타킹을 신고 있어 긴 다리가 유난히 사람을 유혹하고 있었다.검은 스타킹을 신은 여자는 다름 아닌 김 씨 가문 김규민이었다.대머리 남자가 얼굴이 퉁퉁 부어오른 채 모습을 드러내자 김규민은 위아래로 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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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6장

고귀한 인도인의 두 번째 계급인 그가 언제 이런 대접을 받아 보았겠는가?하지만 어쨌든 그도 만만치 않은 인물이었다.그는 심호흡을 하고 얼굴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표정으로 일관했다.그는 감히 자신의 얼굴을 때린 대하 남자가 누구인지 죽일 듯이 보고 싶었다.하지만 브라흐마 아샴은 스스로 손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어쨌든 그는 오늘 패왕파의 손님이었다.화가 치민 것으로 친다면 그보다 김규민이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게다가 지금 김 씨 가문은 한창 상승기인데 어떻게 이런 일로 체면을 구길 수 있겠는가?만약 김 씨 가문이 웃음거리가 되면 그야말로 큰일이 날 것이다.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자 브라흐마 아샴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흥미로운 일이긴 하지만 이 또한 정상이지.”“우리 선봉사가 대하에 뿌리가 별로 없으니 천대받는 것도 당연해.”“오죽했으면 엊그제 샤르마 커 부자도 체면을 구기고 병원 앞에 가서 무릎을 꿇었을까?”“대하에는 유능한 사람이 많고 무성에서는 잠룡들이 떠오른 거지!”그는 스스로 타협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가슴속엔 분노가 가득했다.그는 일부러 이런 말로 김규민을 자극해 그녀로 하여금 감히 인도인을 모욕한 대하인들을 혼내주길 바라고 있었다.김규민이 냉랭한 표정으로 브라흐마 아샴을 힐끗 쳐다보았다.김규민같이 약삭빠른 사람이 브라흐마 아샴의 속마음을 모를 리 있겠는가?다만 그녀는 김 씨 가문 사람으로서 언제나 절대적인 냉정과 침착함을 유지했던 것이다.그래서 그녀의 얼굴색은 말할 것도 없고 자세도 하나 흐트러짐이 없었다.그녀는 담담한 표정으로 술잔에 있는 와인을 다 비운 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대머리 남자를 보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김 씨 가문과 패왕파, 그리고 선봉사의 내력을 아는 놈이라면 당장 물러나도 시원찮을 텐데.”“지금 우리한테 감히 싸움을 거는 거야?”“무학의 성지 사람이야? 아니면 어느 명문가 자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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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7장

김규민의 명령에 제육영이라는 부하가 씩 웃으며 앞으로 나와 김규민의 영패를 집어 들었다.제육영은 한때 무성에서 날아다니는 쌍절곤이라 불렸다.쌍절곤을 들고 혼자 상대편에게 진격해 소위 고수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많이 해치웠다고 했다.무성 6대 파벌들이 그를 영입하려고 군침을 흘렸지만 결국 제육영은 김규민의 품으로 갔다.그는 그동안 김규민을 위해 싸우며 혁혁한 공을 세웠다.이로 인해 김규민이 호령하는 김 씨 가문에서 그의 위상도 덩달아 높아졌다.김규민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제육영의 위상도 높아져 최근에는 직접 손을 쓰는 일이 줄어들었다.어쨌든 그는 김규민의 영패만 있으면 눈앞에 보이는 모든 사람들을 해치울 수 있었다.그리고 몇 년 동안 순풍에 돛 단 듯 순조로운 날들의 연속이어서 스스로 자신감도 한껏 충만해 있던 차였다.그는 자신이 무성에서 이미 천하무적이라고 느꼈고 원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해치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간단히 말해서 주인을 오랫동안 모시던 토종개는 결국 주인의 호가호위를 등에 업고 세력을 키우는 법을 배운 것이다!김규민의 영패를 든 제육영은 오만방자하고 기세등등한 자태로 일어서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고는 십여 명의 심복을 데리고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현장에서 인도인들을 모시던 몇몇 아리따운 여자들이 이 광경을 보고 재미난 구경을 놓칠 세라 얼른 제육영 일행의 뒤꽁무니를 따라갔다.길을 가던 종업원은 제육영 일행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결국 제육영의 발길질에 바닥에 넘어졌다.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무성에 황제가 나타난 줄 알았을 것이다.“퍽!”제육영은 곧 1호실 입구에 도착했고 문을 발로 뻥 걷어찼다.요란한 소리와 함께 방문이 펄럭거렸다.십여 명의 기세등등한 건달들이 1호실 안으로 들어갔다.제육영은 담배를 물고 건들거리며 당차게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룸 안의 사람들을 흘겨보며 사나운 미소를 지었다.“개자식! 어느 눈먼 놈이 감히 고귀한 인도인들의 심기를 건드린 거야?”“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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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8장

제육영의 말에 하현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눈을 가늘게 뜨고 앞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좋아. 개가 하는 말을 귀담아들을 필요는 없지.”“어서 말해 봐. 원하는 게 뭐야?”하현의 말에 제육영은 화가 나서 폭발할 지경이었지만 애써 꾹 참고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이놈아. 이건 우리 김 씨 가문 김규민 아가씨의 영패야. 네놈은 스스로 두 손을 부러뜨린 다음 얌전하게 아가씨 방 앞에서 10분 동안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려. 그러면 없던 일로 해 줄 거야!”“잘 들어. 이건 우리 김규민 아가씨가 네놈이 대하인인 걸 특별히 생각해서 기회를 준 거야!”“소중히 여겨야 할 거야!”“만약 네놈이 감히 거절한다면 네놈만 여기서 죽는 게 아니야!”“네놈의 가족, 친구, 배후에 있는 모든 세력들이 힘들어질 거야.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거라는 얘기야!”제육영은 분명 하현이 세상 물정 모르는 허여멀건한 남자인 줄 착각하는 것 같았다.말을 하면서 그는 황금 영패를 꺼내 위세를 부리며 오만방자한 표정으로 고개를 빳빳이 들었다.그의 일행들은 모두 가슴을 펴고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였다.마치 하현이 오금을 저리며 용서를 빌길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제육영이 내민 것이 무엇인가?김 씨 가문 영패가 아닌가?무성에서 김 씨 가문의 영패는 절대적인 권위를 상징한다.아무리 거물이라도 김 씨 가문의 영패만 보면 저절로 뒷걸음질을 칠 정도였다.용 씨 가문, 만 씨 가문도 김 씨 가문의 영패 앞에서는 고개를 수그릴 수밖에 없었다.어쨌든 김 씨 가문 뒤에는 황금궁이 있었다.무성에서 이를 무서워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다만 하현은 이런 것에 흔들릴 사람이 아니란 게 문제였다.그는 소파에 기대어 천천히 눈을 들었다.“그게 뭔데? 잘 안 보이는데.”“어서 가져와 봐!”“뭐? 어서 가져와 봐!?”제육영이 격노한 목소리로 말했다.“개자식! 내가 귀머거리인 줄 알아?”“네놈이 뭐라도 된 줄 알아?”“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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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9장

”김규민이라고?”하현은 영패에 쓰여진 글씨를 보고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김 씨 가문이 내 앞에서 돈자랑을 하는 거야?”“그런데 어쩌지? 나도 돈이 부족하진 않은데.”“돌아가서 김규민에게 전해. 이런 물건으로는 날 움직이지 못한다고.”“돈으로는 날 움직이지 못하지.”순간 하현은 제육영을 힘껏 걷어찼다.제육영은 끙끙거리며 비틀거리다가 뒤로 몇 발짝 물러섰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성질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김 씨 가문도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거야?”“당신 도대체 누구야?”“신분을 밝혀!”하현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나? 난 그냥 데릴사위에 불과해.”“다른 건 내세울 게 없어. 뭐 그냥 의로운 일에 관심이 많다고 할까?!”“개자식! 네가 어떤 사람이든 감히 날 다치게 했으니 절대 네놈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제육영은 하현이 데릴사위에 불과하는 말을 듣고 화가 나서 속이 부글부글거렸다.순간 그는 옆에 있던 동료들에게 소리쳤다.“야! 다 같이 해치워!”그의 명령과 함께 패왕파와 김 씨 가문에서 나온 십여 명의 싸움꾼들이 소지한 무기를 꺼내면서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살벌하게 돌진했다.“퍽퍽퍽!”하현이 손을 쓸 필요도 없이 진주희가 눈을 가늘게 뜨고 몸을 움직였다.그녀의 동작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고 순식간에 십여 명의 사람들이 날아갔다.그들은 진주희의 발길질에 뼈가 부러졌고 고통 때문인지 놀랐기 때문인지 입을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저 얼굴을 찡그리고 땅바닥에서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킬 뿐이었다.그들은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가지고 있던 전투력을 모두 잃었다.“개자식!”이 광경을 본 제육영은 온몸을 부르르 떨렸고 자신도 모르게 뒤춤에 넣어둔 총을 만지작거렸다.그러나 그가 총을 꺼내기도 전에 진주희가 테이블을 탁 치더니 그녀의 옷소매에서 젓가락이 툭 튀어나와 그대로 제육영의 손바닥을 관통해 버렸다.그의 손바닥에서 피가 분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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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0장

제육영은 손을 바들바들 떨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맞은편에서 쌀쌀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제육영, 왜 이렇게 안 데리고 오는 거야?”제육영은 떨리는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규민 아가씨, 저로는 감당이 안 될 것 같습니다.”“김 씨 가문 영패로는 안 된다고 전하랍니다.”“죄송합니다.”전화기 너머에선 잠시 침묵이 흘렀다.“오늘 밤은 별로 재미없게 흘러가나 싶었는데.”“이렇게 나한테 즐거움을 주려는 자가 나타난 줄 몰랐네.”“그럼 구경이나 해.”“누군가 나한테 재미난 구경거리를 주려고 이렇게 발버둥이니 뭐 가서 놀아줄 수밖에.”...10분 후 술집 전체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손님들은 다 쫓겨났다.사방팔방에서는 수많은 패왕파들이 몰려들어 술집 안팎을 물샘틈없이 에워쌌다.키 크고 건장한 남자들이 통로까지 꽉 차 있었다.열기로 후끈거렸던 술집이 갑자기 싸늘하게 식어가는 순간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이힐을 또각거리는 소리가 술집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고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은 발걸음을 이끈 싸늘한 그림자가 들이닥쳤다.하현이 사람을 시켜 차를 끓이려고 했을 때 갑자기 방문을 뻥 걷어찼다.발렌시아가의 검은 옷을 입은 아리따운 여자의 다리가 먼저 룸 안으로 들어왔다.이 장면을 본 남자들은 매혹적인 여자의 모습에 침을 꼴깍꼴깍 삼켰다.물론 이 사람들 중에 하현은 포함되지 않았다.이윽고 매서운 아우라를 풍기며 김규민이 등장했다.그녀의 뒤에는 좋은 구경거리를 놓칠 세라 브라흐마 아샴이 따라붙었다.이어서 김 씨 가문 고수들과 많은 인도인들이 뒤따랐다.갑작스러운 김규민 일행의 등장에 룸 안은 무거운 기운으로 가득 들어찼다.그들은 널브러져 있는 그들의 사람들을 힐끔 보았다가 시선을 던져 여유롭게 찻잔을 들고 있는 하현에게 던졌다.차손녕과 제육영이 모두 죽은 개처럼 쓰러져 있는 것을 보자 김 씨 가문 고수들은 하나같이 눈썹을 치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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