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지루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을 때 하현이 한숨을 내쉬며 군중들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이어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도 한마디 하지!”“아 참, 당신들! 정말 죽는 게 두렵지도 않아?!”성경무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거기, 의견이 있으면 나중에 나한테...”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오만방자하던 성경무의 얼굴이 그대로 얼어버렸다.담담한 표정으로 걸어 나오는 하현을 보자 성경무는 도저히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마침내 그는 걷잡을 수 없이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하, 하, 하, 하...”방금까지 의기양양하게 협박을 일삼던 성경무가 제대로 입도 떼지 못했다.동시에 한껏 거만했던 그가 안절부절못하며 하현 앞에 공손히 머리를 조아렸다.이를 본 김규민은 어리둥절하다 못해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성 서장님, 왜 그러세요? 저놈을 아세요?”그녀는 성경무가 사람을 잘못 본 줄 알았다.성경무가 용 씨 가문과 김 씨 가문 외에 이렇게 공손하게 대할 사람이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하현은 의아해하는 김규민의 얼굴엔 아랑곳하지 않고 성경무를 빤히 쳐다본 뒤 검지를 까닥거렸다.“이리 와.”성경무는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 같았다.그는 의아해하는 김규민과 브라흐마 아샴의 시선을 뒤로하고 하현 앞으로 걸어 나온 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미, 미안해. 내가 당신을 보지 못했어...”“퍽!”하현은 손바닥으로 그의 왼쪽 뺨을 때렸다.찰진 소리가 룸 안에 퍼졌다.성경무는 얼굴을 가리고 뒤로 물러섰고 얼굴에는 커다란 손자국이 벌겋게 떠올랐다.성경무의 부하들은 이 모습을 보고 얼른 총을 꺼내려고 했지만 성경무가 눈살을 찌푸리며 그들을 저지했다.하현은 사람들의 시선에는 안중에도 없이 계속 검지를 까딱거렸다.“이번에는 오른쪽.”성경무는 자신도 모르게 오른쪽 얼굴을 하현 앞에 가져갔다.“퍽!”하현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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