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361 - 챕터 3370

3641 챕터

3361장

”푹!”진주희가 끝까지 칼을 휘두르자 클로에의 오른팔에 순식간에 생채기가 났다.선혈이 낭자했고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그러나 클로에는 비명을 지를 사이도 없이 이를 악물고 뒤로 물러섰다.같은 고수급이었기 때문에 그는 진주희의 살의를 똑똑히 감지했다.아니면 하현에게 손을 대는 순간부터 진주희는 자신을 죽일 준비를 했을지도 모른다.클로에가 뒤로 물러나자 진주희는 오른손을 휘둘렀고 손에서 빠져나간 당도는 젓가락보다 몇 배나 더 빠른 속도로 클로에를 향해 날아갔다.칼의 속도와 힘의 위력을 알아차린 클로에는 본능적으로 도망치려고 했다.하지만 그의 속도보다 진주희의 칼이 더 빨랐다.클로에가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진주희의 칼이 그의 몸을 관통해 버렸다.“윽!”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희번덕이며 클로에는 땅바닥에 주저앉았고 그대로 생기를 잃어갔다.인도의 고수가 이름 없는 하찮은 사람에게 죽임을 당할 줄은 몰랐다.그러나 지금 누굴 원망해 봐야 아무 소용없었다.한스러운 마음을 품은 채 클로에는 죽어갔다.장내는 충격으로 들끓었고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주희를 쳐다보았다.보기엔 그냥 보통 여자인데 어디서 이런 괴력이 나와서 사람을 이렇게 처참하게 죽일 수 있는 것인가?영지루마저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하현의 부하가 이렇게 결단력 있게 행동할 줄은 몰랐다.“좋아! 좋아!”“클로에까지 죽임을 당하다니!”“당신들 정말 무법천지구만!”김규민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서면서 섬뜩한 웃음을 터뜨렸다.“보아하니 나 김규민과 한 번 해보기로 작정한 모양이지?”“그렇다면 상대해 줄게. 나중에 봐주지 않았다고 내 탓하지 마.”클로에도 죽고 브라흐마 아샴도 죽었다.이렇게 있다가는 김규민 자신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이 일은 그녀 자신의 체면뿐만 아니라 김 씨 집안의 체면이 걸린 일이었다.더욱이 인도인이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이 뭐라고 하겠는가?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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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2장

김규민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고 오직 그녀 혼자만이 서 있었다.이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얼굴이 차갑게 식었고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쳤다.“김규민, 넌 아직 날 죽이지 못했어. 날 죽이기도 전에 그냥 도망가려고?”하현은 일어서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느릿느릿한 동작인 듯 보였으나 어느덧 김규민 앞에 나타난 하현은 오른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툭툭 쳤다.거대한 힘이 느껴져 김규민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하지만 김 씨 가문 사람으로서 어떻게 함부로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겠는가?순간 김규민은 숨을 몰아쉬며 매서운 목소리로 말했다.“개자식, 능력이 있거든 날 건드려 봐!”김규민의 말에 패왕파 패거리들이 달려와 그녀를 보호하려 하였으나 진주희 한 사람에게 가로막혔다.“당신을 건드려 보라고?”하현은 손을 뻗어 김규민의 턱을 치켜든 다음 그녀의 뺨을 날렸다.김규민의 얼굴이 벌겋게 부어올랐다.하현은 흥미로운 듯 입가를 말아올리며 말했다.“건드렸다 어쩔래?”“내가 못할 줄 알았어?”김규민은 이를 갈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안하무인으로 사람들 위에 군림했다.언제 이런 모욕적인 대접을 받아 봤겠는가?순간 그녀는 하현을 씹어 죽여도 성에 차지 않을 것 같았다.어쨌든 그녀에겐 절대적인 망신임에 틀림없었기 때문이다.하현이 김규민의 뺨을 몇 대 더 때리려고 했을 때 갑자기 냉소적인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패가 하나 좋구만. 하지만 한 가지 이치만은 알아둬야 할 거야.”“푸른 산이 있는 한 푸른 물은 영원히 흐르게 마련이지.”“세상은 좁아서 돌고 돌아 결국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게 되는 법.”“내가 남겨둔 불씨가 언제 어디서 다시 돌아올지 모르는 일이지.”“외지인이 무성 같은 곳에서 함부로 날뛰다니. 하늘이 노할 일이야.”“계속 이러다간 나중에 그 업보를 어떻게 다 감당하려고 그래?”“병왕급 부하 한 명 두었다고 감히 김 씨 가문을 건드릴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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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3장

사람들은 놀란 가슴을 뒤로한 채 흥미로운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살인마라는 칭호만 봐도 이미 끝난 싸움이었다.하현이 운이 좋으면 가진 능력을 조금 발휘할 수도 있겠지만 절대로 살인마의 적수가 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젊은이, 외지에서는 함부로 날뛰었는지 모르지만.”“여기 무성은 그런 곳이 아니야. 바짝 엎드려야 한다고.”“어쨌거나 당장 우리 아가씨를 풀어줘.”“그리고 다시 브라흐마 아샴을 살려내.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 두겠어.”“만약 거절한다면 그땐 나도 어쩔 수 없지. 미안하지만 당신을 죽일 수밖에. 너무 매정하다고 이 늙은이를 욕하진 말게.”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창문이 와장창 깨졌다.그리고 창문을 통해 들어온 그림자가 바닥에 떨어졌다.착지하는 순간 ‘빠지직'하고 바닥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이 소리에 사람들은 겁에 질려 절로 뒷걸음질쳤다.인도인들도 모두 아연실색했다.그들은 항상 인도인의 무공이 천하무적이라고 자신했었는데 대하에 이런 수준의 고수가 있는 것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이런 고수는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있는 인물이지 현실에서 실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하지만 정말로 그런 존재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하현은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이 사람을 쳐다보았다.쉰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였다.그의 얼굴은 창백하기 그지없었고 눈동자는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렸는지 온통 새빨갰다.흉측한 몰골이 언제라도 사람들을 찢어버릴 것 같은 표정과 더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오금을 저리게 만들었다.“젊은이, 난 인내심이 그리 깊지 못해. 딱 3초 줄 테니 아가씨를 놓아줘!”살인마는 흉악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하현은 상대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미안하지만 당신은 그럴 자격이 못 되는 것 같은데.”“죽고 싶어?!”“이 개자식! 세상 물정도 모르는 녀석이 어딜 감히 함부로 입을 놀려!”살인마는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뭔가 말로 한 대 얻어맞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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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4장

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담담하게 말했다.“뭐 그건 나중에 따져 보기로 하지.”살인마가 냉소적인 미소를 띠며 몸을 움직이려 하자 진주희가 뛰어들어 그에게 맞섰다.살인마는 그 이름답게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역시 고수는 역시였다.다른 건 몰라도 방금 덤벼든 인도인 클로에에 비하면 살인마는 훨씬 강한 상대였다.그의 붉은 손이 번쩍거릴 때마다 매서운 기운과 피비린내가 진동했다.피바람이 사람들을 휘몰아쳐 그대로 묻어버릴 것만 같았다.진주희도 못지않은 실력으로 당도를 뽑아 살인마와 맞섰다.하지만 그녀의 공세는 여전히 화려했다.사람들의 허점을 정확히 찾아내 쉴 틈 없이 밀어붙였다.이런 상황이 길어지자 치명적인 중상은 아니었지만 진주희도 조금 상처를 입었다.이 모습을 본 김규민 일행은 기세등등한 얼굴로 냉소를 금치 못했다.그들이 보기에 살인마가 진주희만 죽인다면 하현은 끝장날 것 같았다.진주희는 정신을 가다듬고 하현의 가르침을 떠올렸다.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손에 있는 당도의 속도에 집중했다.“촹촹촹!”칼의 그림자가 허공을 가르며 핏빛 손바닥이 번쩍거렸다.장내는 곧 매서운 기운으로 가득했다.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섰다.몇몇 패왕파 무리들은 다른 부상자들과 브라흐마 아샴을 조심스럽게 옮겼다.한편으로는 서로 싸울 공간을 넓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현을 더 잘 포위하기 위해서였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하현의 손은 여전히 김규민을 잡고 있었다.그래서 패왕파 패거리들도 함부로 나서지는 못했다.혹시라도 김규민을 다치게 하면 그야말로 낭패였다.영지루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 장면을 지켜보며 마음속으로 수세를 점쳐 보았다.만약 진주희가 패하고 하현의 생사가 위험에 처한다면 법과 규칙을 무시해서라도 그녀는 사람을 보내서 손을 쓰게 할 것이다.다만 그녀는 어릴 적부터 법과 규칙의 중요성을 배워 왔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규칙을 깨뜨리려니 마음이 쉽게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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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5장

칼은 지독한 기운을 내뿜으며 핏빛에 물들고 있었다.일단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하는 것이다!죽기 살기로 싸우던 두 사람이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에 서 있었다.살인마의 안색이 말할 수 없이 일그러졌다.그는 진주희가 이런 방법을 택할 줄은 몰랐다.진주희는 같이 죽자는 심정으로 덤벼든 것이고 살인마는 살고자 했다.그는 김 씨 가문에 들어온 것이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서였지 이렇게 도륙이 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간단히 말해서 진주희는 죽을 각오로 덤볐지만 살인마는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순간 살인마의 몸이 허공에서 움츠러들었고 원래 기세등등했던 칼이 변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촹촹촹!”일련의 굉음이 울리고 불꽃이 튀었다.장내는 온통 칼날과 핏빛으로 뒤덮였다.곧이어 큰 소리가 나더니 진주희의 몸이 거꾸로 솟구쳤다.그녀가 착지하는 순간 창백한 기색을 드러내었고 입가에는 피가 흘러내렸다.반대편의 살인마는 팔뚝에 칼자국이 나 있었고 가슴에는 깊은 상처가 생겼다.그의 얼굴에는 두려운 빛이 역력했다.하마터면 진주희는 물론이고 자신도 함께 죽을 뻔했다.아직 젊은 나이인데도 이런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니 무서웠다.만약 이 실력이 계속 성장한다면 조만간 일대의 전신이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살인마의 눈에서는 어느새 증오와 질투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그는 평생 고생을 했지만 전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그런데 왜 이 여자는 전신을 넘나드는 실력이 있을까?살인마는 강호의 규율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부하들에게 소리쳤다.“이봐. 이 여자를 총으로 쏴 죽여!”“이렇게까지 날뛰다니 도저히 봐줄 수가 없군.”이 말을 듣고 현장에 있던 패왕파 패거리들은 모두 눈을 가늘게 떴다.김규민이 상황을 알아차렸을 때 사람들은 하나같이 총부리를 돌려 진주희를 쏘려고 했다.그러나 그들이 움직이기도 전에 하현은 이미 몸을 움직여 살인마 앞에 우뚝 섰다.그런 다음 그는 한 발을 올려 살인마의 가슴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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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6장

김규민은 한참을 넋이 나간 채 멍하니 있다가 겨우 정신을 다잡았다.그녀는 이미 끝없는 분노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 침착함을 잃은 지 오래였다!“어서 해치워! 뭐 하는 거야?”“죽이라고! 어서!”그녀는 순간 자신도 끝장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차손녕은 죽었고 클레오도 죽었다.살인마도 죽었고 브라흐마 아샴도 거의 죽기 일보 직전이었다.그녀는 이 사람들의 죽음에 분명히 책임을 져야 했다.그렇지 못하면 아마도 앞으로 무성에서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른다.지금 김규민에게 남은 선택지는 죽기 살기로 싸우는 것뿐이었다.그녀는 온몸이 분노에 휩싸였고 패왕파 패거리들은 일제히 총구를 돌려 하현을 죽일 듯 노려보았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방아쇠를 당기지는 못했다.그러자 김규민은 서슬 퍼런 얼굴로 계속해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그녀가 전화를 거는 사이 바깥에선 어느덧 천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다.김규민은 오늘 밤 하현과 끝까지 싸울 준비를 단단했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현을 죽이고 싶었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와 손을 뻗어 김규민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지금이 어느 때인데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거야?”“신고하는 방법 몰라?”“아니면 신고할 마음이 없다는 거야? 내가 해 줘?”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만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하현이 만천우에게 전화를 거는 것을 본 김규민은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러나 김규민은 하현이 만천우를 불러들일 수 있을 거라고는 믿지 않았다.그녀는 계속 군대를 부를 것이고 하현과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다.하지만 30분도 되지 않아 완전 무장을 하고 전투태세를 갖춘 수사관들이 술집에 몰려들어 일사불란하게 사람들을 통제했다.수사관들을 본 영지루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팀을 이끄는 사람이 만천우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만 씨 가문은 무성에서 가장 강력한 가문은 아니었지만 가장 공평하고 공정한 가문으로 정평이 나 있다.수사관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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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7장

만 씨 가문은 어르신부터 아래로는 두 형제까지 모두 관청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었다.관청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법을 공정하게 집행하는 것이다.이 사건의 피해자인 영 씨 가문이 가만히 관청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데 다른 가문들이 뭐라고 왈가왈부할 수 있겠는가?정신이 번쩍 든 만천우는 얼른 취조실을 나섰다.두 시간 후 만천우는 다시 나타났고 모든 것이 이미 결정된 듯 단호한 표정이었다.“하현, 일이 다 처리되었어요.”하현의 옆에 서서 만천우는 공손하게 사건의 결과를 보고했다.“모든 행위는 정당방위였음이 밝혀졌습니다!”“당신은 무죄로 풀려날 것이고 경찰서에서는 당신에게 훌륭한 시민상을 수여할 거라고 하는군요.”만천우의 말에 하현은 커피를 홀짝거리며 말했다.“그럼 다른 사람들은?”“영지루 일행은 피해자이니 당연히 충분한 보상을 받을 겁니다.”“인도인 일행은 중죄를 저질렀지만 외교적 면책특권이 있기 때문에 잠시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을 뿐 출국은 절대 불가능합니다.”“김규민은 악인을 도왔으니 잠시 억류된 상태로 수사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하구요.”“브라흐마 아샴은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긴 하지만 파란 알약을 과다 복용한 탓에 심근경색과 뇌졸중에 걸려 지금은 산송장 상태로 병원에 누워 있습니다.”“그래서 경찰에서는 당분간 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고 정신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모든 절차는 법에 따라 이뤄질 거구요.”그동안 있었던 과정을 막힘없이 말하던 만천우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만족스럽지는 않겠지만 법과 규칙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괜찮아.”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적어도 만 씨 가문은 김 씨 가문, 용 씨 가문, 황금궁과 인도인의 세력 때문에 이 일을 가볍게 여기지는 않았으니까.”“이런 일이 생길 때면 만 씨 가문은 항상 외로운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지.”“그러나 만 씨 가문에 대한 기관의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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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8장

무성경찰서 문밖에 차량 한 대가 멈춰 섰다.하현이 경찰서에서 걸어 나오자 차문이 열렸다.이어서 아름다운 실루엣이 차에서 나와 환한 미소를 머금고 하현 앞으로 걸어갔다.“하현, 당신 드디어 나왔네!”“당신이 못 나오면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았을 거야.”영지루는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녀의 신분으로 밀어붙였다면 아마 전화 한 통으로 하현은 무죄 석방되었을 것이다.하지만 때론 신분이 너무 높아서 할 수 없는 일도 있다.TV나 영화에서 간혹 나쁜 사람들은 거리낌이 없고 오히려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이 손발이 묶이는 이유이기도 하다.결국 어떤 사람들은 법과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태어날 때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그래서 처음부터 영지루는 하현을 무죄로 석방할 수 있는지 없는지 문의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그녀가 자신의 강력한 신분을 앞세워 하현을 구해내려 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주모자를 찾아내 외적과 내통한 물증을 찾아내고 재판에 회부했을 것이다.어쨌거나 다행히 하현은 무죄로 풀려났다.무성에는 아직 법과 정의가 통한다는 방증이었다.김규민이 나중에 보석으로 풀려나더라도 잠시 억류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법의 승리를 말해 주기 충분한 증거였다.“천만에! 난 정의를 위해 용감히 맞섰고 그 모든 행동은 정당방위였을 뿐이야. 풀려나오지 못하는 게 더 우스는 거 아니야?”하현이 능청스럽게 농담을 하며 영지루의 말을 받았다.“게다가 영지루 당신이 있는데 누가 날 건드릴 수 있겠어?”영지루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하현, 당신도 아마 내 신분을 알 거야.”“내가 당신을 감싸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어젯밤 당신이 날 구해줬지만 난 당신을 보호할 방법이 없었어. 때로는 나의 이 신분이 짐처럼 느껴져.”하현은 웃으며 손을 뻗어 영지루의 어깨를 툭툭 쳤다.“영지루. 당신의 출생, 지위, 신분은 당신이 법의 정의 아래 떳떳한 행동밖에 할 수 없게 만들었어.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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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9장

하현은 영지루의 진지한 표정을 지긋이 바라보았다.보아하니 자신이 그녀의 성의를 거절한다고 해도 그녀는 결코 물러설 것 같지 않았다.잠시 생각한 끝에 하현은 마지못해 승낙했다.그러면서 그도 기회를 봐서 뭔가로 답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어쨌든 두 사람은 이제 친구라고 할 수 있으니 당연히 예의를 차릴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하현은 영지루의 점심 초대에는 완곡히 거절했다.영지루의 뒤에 있던 경호원들의 눈빛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하현이 영지루의 생명의 은인이 아니었더라면 아마 이 경호원들은 하현과 영지루의 거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날이 선 시선을 보냈을 것이다.영지루의 정체를 알고 있는 하현은 경호원들의 매서운 시선에는 개의치 않았다.신분이 신분인 이상 영지루는 신변의 보호를 확실히 받아야 했다.어젯밤 일이 있은 후 영지루의 아버지는 영지루가 낯선 남자와 단둘이 있는 것을 내버려둘 수가 없었을 것이다.게다가 하현도 영지루의 집안의 지나친 관심을 받고 싶지 않았다.어쨌든 하현은 지금 병부 대장로의 자리에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9대 병부 총교관의 명예에도 미련이 없었다.그는 단지 조용히 자신의 삶을 살며 과거 설은아에게 소홀히 대한 것을 메우고 싶을 뿐이다.영지루와 더는 얽히고 싶지 않아서 그는 택시도 잡지 않고 그냥 공유 전기차를 몰고 도끼파 본거지가 있는 동네로 돌아왔다.오는 길에 하현은 무성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곰곰이 복기했다.현재 집법당을 장악하는 것은 비교적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었다.하지만 용인서의 몸이 위독하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용 씨 가문에는 세 명의 유력한 후계자가 있었다.하현은 그중 용천오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용천오는 용 씨 가문 문주와 용문 문주에 오를 자격이 전혀 없는 인물이었다.그러나 지금 인도인들은 무성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그를 부추기고 있었다.하현은 정황상 용문대회에서 일단은 1등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용문 문주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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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0장

하현은 술집에서 일어난 일이 이렇게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자신이 경찰서에서 나오자마자 김 씨 가문이 바로 손을 쓸 줄은 몰랐다.하지만 이것으로 김 씨 가문이 얼마나 이 일에 화가 났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김 씨 가문 입장에서는 이런 식으로 최고 가문이 타격을 입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너무 창피한 일이었다.게다가 그들은 인도인과 아직 협력할 일이 많은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인도인들에게 만족할 만한 설명을 할 수 없다면 이후에 있을 협력에 많은 잡음이 일어날 것이다.이것은 김 씨 가문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우리 김 씨 가문이 그런 수준이든 뭐든 그건 당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지. 우린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야!”이때 도요타 엘파 뒷좌석 문이 천천히 미끄러졌다.그리고 연미복에 회백색 머리카락을 모두 빗어 넘긴 노인이 천천히 걸어왔다.그는 냉랭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젊은이, 당신이 우리 김 씨 가문을 괴롭힌 순간부터 이런 결과가 있을 줄 생각했었어야지.”“하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어. 오늘 우리가 여기 온 건 당신을 죽이려는 게 아니라 당신을 적당히 다치게 한 뒤 선봉사 사람들한테 넘기려는 거야. 그 이후엔 선봉사 사람들이 알아서 하겠지.”“만 씨 가문이 우리 김 씨 가문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데 우리도 체면을 차릴 필요가 없지.”“그러니 우리 김 씨 가문이 스스로 본때를 보여주는 수밖에.”김 씨 가문 집사처럼 보이는 이 남자는 가만히 있어도 무서운 아우라를 풍겼다.방금 세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회백색 올백머리를 한 이 남자는 김 집사로 불렸고 김 씨 가문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이었다.오늘 밤은 하현을 괴롭히는 일을 맡은 모양이었다.하현은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김 씨 가문에서는 무학의 성지의 주인을 배출한 집안이었지.”“그런데 결국 아무런 원칙도 없이 인도인의 앞잡이로 전락했군.”“당신네 김 씨 가문이 궁주의 체면을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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