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221 - 챕터 3230

3664 챕터

3221장

”내가 만천우를 여기로 부른 것은 그의 힘을 빌려서 법을 집행하는 데 도움을 받고자 함이 아닙니다.”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제 와서까지 변명을 늘어놓는 건가?”하현의 말을 듣고 만천우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분명히 하현이라는 놈이 동생에게 일부러 전화를 걸어 뇌물을 먹이고 법을 어기는 행동을 부탁하려고 했을 텐데 이제 와서 법을 공정하게 집행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싶은 건가?자신을 바보로 여기는 것인가?그것도 간파하지 못할 것이라 보는가?하지만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만천구를 앞에 놓고도 하현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열었다.“믿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난 죄를 짓고도 누군가의 힘을 빌려 법망을 벗어나는 짓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그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닙니다.”“법망을 벗어난다고?”“당신이 뭐라도 되는 양 얘기하는군!”만천구는 코웃음을 쳤다.더 자세히 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는 하현을 무리들의 부추김에 한껏 어깨에 힘만 들어간 퇴물로 여겼다.“무성 경찰서에서 만천우라는 거물 빼고 누가 당신의 죄를 벗겨줄 수 있겠어?”“무성 경찰서장이라는 신분으로 당신을 빼 달라고 할 거였잖아?”“뻔뻔스럽게 세상 의로운 척하기는! 우리가 그 말을 믿을 줄 알아? 우릴 바보로 알아?”“젊은 나이에 법을 준수하기는커녕 불순한 것만 배워가지고는!”만천구는 얼굴 가득 마뜩잖은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내가 여기 있는 한 당신은 절대 우리 만 씨 가문에 망신주는 일은 하지 못해!”“똑똑히 들어. 이 사건은 반드시 공정하게 법의 집행을 받을 거야. 절대 만천우의 지시를 들어서는 안 돼!”만천구는 목영신 일행을 가리키며 또박또박 말했다.“모든 것은 절차에 따라서 법의 지시대로 한다!”“누구라도 감히 이 일에 잔꾀를 부리는 놈은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누구도 봐주지 않을 거라고!”만천구는 무성 관청의 이인자였다.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무성의 문체부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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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2장

용천오 곁에는 마영아, 마하성, 용이국 등이 서 있었다.그들은 모두 용천오가 일상적인 수련을 마칠 때까지 공손히 손을 모으며 기다린 뒤 걸어갔다.하인이 용천오에게 물 한 대야를 가져다주었다.덤덤한 표정으로 용천오는 손을 깨끗이 닦은 후에 여유로운 눈빛으로 말했다.“누가 만천구에게 알렸어?”“나야.”마하성은 어깨를 으스대며 앞으로 한 걸음 나왔다.“하현 그 자식이 무슨 수를 썼는지 만천우한테 연락했다는 소식을 들었어.”“그래서 사람을 시켜 만천구한테 그 소식을 알렸지.”“방금 들어온 소식으로는 만천우가 완전히 만천구의 기에 눌려 끌려갔다고 해.”“그는 더 이상 하현의 일에 관여할 수도 없게 되었고 말이야.”“만천구가 없으면 하현은 아무리 용을 써도 거기서 나올 수 없을 거야.”그러자 마영아가 옆에서 기어들었다.“용천오, 우리 오빠는 소리 소문도 없이 사람을 죽이는 데는 도가 텄다니까요.”용천오는 냉담한 얼굴로 천천히 말했다.“내가 언제 마천구한테 알리라고 했어?”“내가 언제 하현을 감옥에 갇히게 하라고 했냐고?”마하성과 마영아는 동시에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 되었고 순간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용천오는 그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하현 같은 놈한테 감옥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그가 감옥에 있다고 해서 우리한테 좋을 게 있어?”“나한테 필요한 것은 그의 약점이야. 내 손에 그의 약점이 있어야 내가 그를 다루는 게 좀 더 수월해지지.”“난 만천우가 사적으로 법을 어기는 것을 걱정하는 게 아니야. 만천우는 앞뒤가 꽉 막힌 고집불통이야. 만약 그가 법을 어기고 하현을 비호한다면 난 그것을 약점 잡아 밀어붙일 수 있어. 만천우가 우리 손에 꼼짝도 못 한다면 우린 만 씨 가문도 손에 넣는 게 되는 거라고.”“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번 판은 천 리 밖에서 승리를 거두는 셈이었어.”용천오는 얼굴 가득 원망 어린 기색이 역력했다.“그런데 안타깝게도 만천구가 이 모든 것을 다 망쳐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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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3장

마하성은 잠시 생각에 잠긴 후 유달리 쓴웃음을 지었다.용천오의 말처럼 하현이 정말로 성 씨 가문을 몰살시킨 범인이라면 만천구의 등장으로 자연스럽게 죽게 될 것이었다.모든 증거들이 하현을 겨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은 예리한 만천구가 무엇을 눈치챘는가였다.그가 뭔가를 눈치챘다면 정말이지 이건 자기 발등을 찍은 거나 마찬가지였다.마하성이 난감한 표정을 계속하자 용이국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다.“용천오, 사실 궁금한 게 있어.”“설은아란 여자 말인데. 왜 그 여자는 당신의 호의를 거절했을까?”“부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서로를 구하는 건 당연한 도리야.”“하지만 지금 그녀의 행동은 하현을 불구덩이 속에 밀어 넣는 것이나 마찬가지야!”“우리가 계속 그녀를 끌어들일 필요가 있을까?”“그 여자 생각보다 좀 성가셔.”설은아를 언급하자 용천오의 얼굴이 차갑게 변했다.“내가 보기엔 그 여자 아직도 하현에 대한 감정이 깊은 것 같아. 다만 그 감정에는 양가적인 모순이 있는 걸로 보여.”“그를 구해 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가 무죄라고 믿고 있는 거지.”“하지만 결국 그녀는 하현이 무죄라는 걸 믿기로 한 거야. 법이 하현에게 결백을 증명해 줄까?”“하현을 맹목적으로 믿은 건지, 아니면 머리가 나쁜 건지...”용천오는 큰 그림을 그렸었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주연배우가 협조를 하지 않으니 용천오는 씁쓸할 뿐이었다.그가 준비한 일련의 모든 수단과 방법이 효력을 잃어 아무런 손도 쓸 수 없게 된 것이 용천오를 적잖이 불쾌하게 만들었다.용이국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용천오, 이 여자가 우리의 계획을 눈치챈 걸까?”“어쨌든 우리 때문에 감옥에 들어갔다 나왔으니 우리에 대한 대비를 했다면 이상할 것도 없지.”용천오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녀는 우릴 경계할 수도 있지만 최희정 그 멍청한 여자는 완전히 우리 편이야.”“내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설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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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4장

다음 날 아침 상쾌하고 푸른 무성의 깨끗한 하늘이 옅은 회색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갑작스러운 기온 하락으로 거리는 한기가 더해졌고 가게들은 느즈막이 기지개를 켜며 문을 열었다.그 시각 무성 경찰서 정문 앞에는 수사팀장 두 명이 잠이 덜 깼는지 하품을 하며 걸어오고 있었다.그들은 교대 근무를 한 뒤 아침 식사를 하려고 경찰서를 나서던 참이었다.그런데 갑자기 열몇 대의 차량이 일렬로 달려와 사나운 기운으로 경찰서 앞에 멈춰 섰다.곧 차 문이 열리고 무도복을 입은 백여 명의 남자들이 차에서 내렸다.두 수사팀장들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순간 허리춤에 있던 총기에 손을 얹었다.딱 봐도 눈에 익은 사람들이었고 두 수사팀장의 힘으로는 백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제압할 수는 없어 보였다.다만 백여 명의 남녀들은 차에서 내린 순간 경찰서를 공격하지도 포위하지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앞장섰던 남자가 손짓을 하자 누군가 상복을 입고 걸어 나왔다.동시에 다른 사람들은 차 안에서 미리 준비한 플래카드를 꺼내 일자로 펴기 시작했다.하얀색 현수막 위에는 검은 글씨가 바람에 날리듯 유려하게 쓰여 있었다.‘살인을 했으면 법의 이름으로 처단하라!’남녀들은 기세등등한 얼굴로 앞으로 나와 경찰서 입구에 서서 외쳤다.“사람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보상하라!”순간 사방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시선을 모으며 모여들기 시작했다.미리 포섭해 둔 일부 언론 기자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 부리나케 달려왔다.게다가 어떤 사람은 관을 메고 나왔다.맨 앞에는 용호태의 영정이 놓여 있었다.또 어떤 사람은 종이돈을 사방에 뿌리고 있었다.억울하게 죽은 누군가의 영혼을 달래듯 그들은 모여든 사람들을 향해 호소하는 눈빛을 보냈다.잠시 후 사방에는 수백 명의 구경꾼들이 모여들어 하나같이 손가락질을 해댔다.이 사람들이 진짜 구경꾼이든 돈을 주고 매수한 사람들이든 간에 한마디로 누군가 의도적으로 일을 크게 만들어 여론을 조성하려는 수작임에 틀림없었다.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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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5장

하현은 배달 음식 상자를 열고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말했다.“그들은 내가 용문 집법당 당주라는 걸 몰라?”“여기까지 와서 저 소란이라니, 죽음이 두렵지 않은가 보지?”“평소 같으면 저 사람들도 당신을 두려워했겠죠.”“그렇지만 지금은 평소와는 다른 특수한 상황이잖아요. 그들이 당신을 두려워하겠어요?”“그들이 보기에 당신은 영원히 여기서 나가지 못할 사람으로 보일지도 몰라요.”“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꿍꿍이를 가진 사람들이 저렇게 밀어붙이는 데 우물에 앉아서 저들이 돌을 던질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고 계실 거예요?”하현은 군만두 하나를 집어 들고 웃으며 말했다.“꿍꿍이를 가진 사람들? 그래 누가 저런 짓을 꾸미는지 알아냈어?”“아직이요. 하지만 상대방 조직은 이렇게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아무 배후도 없이 저렇게 밀어붙이지는 못할 거예요. 분명 누군가 있어요.”“하지만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오히려 난 성 씨 가문이 몰살당한 것과 용호태의 죽음이 당신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는 걸 더욱 확신하게 되었어요.”“왜냐하면 상대방이 너무 급하게 당신을 죽이려고 몰아붙이고 있어요.”이 말을 듣고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상대방도 처음에는 날 죽이고 싶지 않았을지도 몰라.”“하지만 당신 형이 나타난 이상 그의 성격상 반드시 법을 공정하게 집행한다는 걸 알고 급해진 거지.”“상대는 지금까지 한 모든 것이 헛수고가 될까 봐 두려운 거야. 자칫 잘못하다가 허점이라도 발견되면 불똥이 튈지도 모른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지.”“그들이 지금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여론을 조성해서 당신네 경찰서를 움직이는 거야. 증거가 불충분한 상황에서도 빨리 사건을 해결하도록 종용하는 거지.”“날 죽여야만 하니까.”“사건의 근원을 뿌리 뽑아야 발 뻗고 잘 수 있을 테니까...”“그들의 증거에는 많은 허점이 있다는 걸 방증하는 거야.”“당신네 경찰에서 이 허점을 찾기만 한다면 나의 무죄는 증명하기 쉬울 거야...”하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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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6장

30분 후 무성 경찰서 정문 앞에는 사람들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진주희는 집법당 사람들과 도끼파 패거리들을 데리고 지체 없이 경찰서 정문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경찰서 수사관들은 이런 일을 할 수 없겠지만 용문 집법당과 도끼파들은 할 수 있는 일이었다.다만 상대방도 하현 측에서 보일 수 있는 수단을 미리 예측하고 있었다.그래서 양측은 서로 밀고 당기는 충돌 속에서 점점 더 많은 언론과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결국 무성의 나팔수였던 무성 방송국도 전문 기자들을 몇 명 보냈다.무성 사람들의 알 권리를 앞세워 사건의 파장을 더 크게 만들려는 수작이었다.이렇게 되자 현장은 이른바 대규모 기자회견장으로 변했다.얼마나 많은 총과 무기가 현장에 깔렸는지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있었다.만천우는 하현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것인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경찰서 입구에 많은 기자들과 임시로 설치된 뉴스데스크를 보고 있자니 만천우의 안색이 적잖이 어두워졌다.비록 현재 수집한 증거로는 하현이 결백하다고는 하지만 문제는 밖에 있는 사람들이 이 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범죄 혐의는 경찰서의 사건 처리 원칙에 따라서 확정되지만 대중이 범죄를 인정하는 잣대는 이와 다르다.그들이 보기에 사람을 죽였다면 그 사람은 범인이 되고 반드시 목숨으로 그 값을 치러야 한다.뉴스데스크 뒤에서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문자 메시지를 몇 통 보낸 뒤 양복으로 갈아입고 단상으로 걸어갔다.“살인범!”“법의 심판을 받고 목숨을 내놔라!”“사람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갚아야지!”하현이 단상에 오르는 것을 본 군중들은 일제히 소리를 높여 하현을 비난했다.일부는 썩은 계란과 썩은 채소를 단상으로 던지기도 했다.그러나 이때 미리 진을 치고 있던 도끼파 패거리들이 재빨리 우산을 펼쳐 하현이 봉변을 당하는 일을 막아 주었다.하현은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고 결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오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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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7장

’10억'과 ‘1억’이라는 단위를 듣자 장내에는 고요한 냉기가 감돌았다.일반인들에게는 엄청나게 큰돈이었다.그런데 하현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돈을 내놓다니!그가 무죄라는 걸 믿게 만들기 충분한 발언이었다.요즘 세상에 이렇게 달콤하고 솔깃한 제안이라니!“거짓말! 거짓말하는 거야!”“그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야! 사람을 죽였다고!”“그가 이렇게 많은 돈을 뿌리는 것은 그가 마음에 찔리는 게 있기 때문이야!”“그렇지 않다면 뭐 때문에 이렇게 많은 돈을 내놓겠어? 하물며 그와 성 씨 가문은 별로 친분도 없는데 말이야!”숨돌릴 새도 없이 사건이 급변했다.파동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 나갔다.그러다 군중 속에서 갑자기 무도복을 입은 수십 명의 남녀가 나섰다.그들은 모두 키도 크고 실력도 좋아서 장내를 진압하고 있던 도끼파의 손길을 따돌렸다.또한 집법당 제자들은 이 낯익은 얼굴들을 보고 주저하며 함부로 나서지 못했다.“우리가 이렇게 나오도록 만들다니! 우린 모두 용호태 부당주의 가족이야! 우린 진실을 말할 권리가 있어!”“우리한테 아무 소리도 하지 말라는 건 뭔가 찔려서 그런 거 아니야?”“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날까 봐 두려운 거잖아?”“퉤! 살인범이 여기서 허세를 부리는 것도 모자라 기자회견은 무슨 기자회견이야? 정말 우리가 바보인 줄 알아?”“기자들 어딨어?! 내가 진실을 알려주지!”“사람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빚을 갚아야지! 빚을 졌으면 당연히 갚아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지!”용호태 가족들은 큰 소리로 떠들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언론사 기자들은 피를 본 상어처럼 하나같이 눈에 불을 켜고 카메라와 마이크를 돌렸다.무대 아래에 서 있던 진주희와 만천우의 얼굴빛이 살짝 일그러졌다.모든 것이 잠시나마 가라앉을 줄 알았는데 결국 또 이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이것은 결국 하현을 죽음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다분했다.죽이지 않고는 결코 멈추지 않을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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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8장

용이국이 모습을 드러내자 하현은 엷은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아니 판을 너무 작게 만드는 거 아니야?!”“이런 판에는 용천오가 나와야 제 격이지!”“뒤에 숨어 파렴치한 소인배 노릇이나 하면서 대신 당신 같은 피라미를 보내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구도가 좀 안 맞다고 생각하지 않아?”“용천오? 판을 작게 만든다고?”하현의 말에 용이국은 언짢은 기색을 드러내며 매서운 눈빛으로 말했다.“하 씨.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지른 사건일 뿐이야. 우린 이 일에 정의를 지킬 뿐이고. 그런데 용천오가 이런 데를 올 필요가 뭐 있겠어?”“정말 가증스럽군!”“여기 피해자 가족들, 시민들, 기자들 눈빛이 서슬 퍼렇게 당신을 노려보고 있다는 걸 몰라서 이러는 거야?”“아무도 당신 말에 속지 않아!”그러면서 용이국은 자신이 ‘보고 들은 것'에 대해 간략하게 진술하는 한편 이전 영상과 증거를 제시해 현장에서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이 장면은 현장에 있던 기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일이 이 지경에까지 발전했으니 정말로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이것은 틀림없이 내일 아침 빅뉴스가 될 것이다.순간 기자들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하 선생님, 피해자 가족과 대질하실 의향 있습니까?”“당신이 결백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이 말을 듣고 용문 집법당 제자들과 도끼파 패거리들은 마치 전장에서 적을 마주한 것처럼 표정이 굳어졌다.어쨌든 그들은 하현과 한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만약 하현이 살인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다면 그들도 재수 없게 같이 오명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용호태 가족들은 분명 용이국을 지지하고 있는 듯했다.그들이 이렇게 나타난 이상 분명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왔을 터였다.“피해자 가족들과 대질하실 의향 있으십니까?”하현의 일행들이 그를 말리려 했을 때 하현은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나 하현은 바르게 행동하고 똑바로 살아왔습니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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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9장

이 장면을 본 많은 사람들은 넋이 나간 듯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가 한 말이 사실이라는 것에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소리치며 울부짖는 모습은 사람들을 뭉클하게 만들기 충분했다!기자들의 눈은 피를 본 상어처럼 혈안이 되어 있었다.이 촬영으로 헤드라인은 달리 생각할 필요도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살인범은 혐의를 부인하고 피해자 가족은 피를 토한다...”하현은 상대방의 연기를 흥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이 모습은 기자들의 눈에 들어갔고 하현이 조금도 죄를 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기자들은 법의 처벌을 더욱 강력하게 주장하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다른 피해자 가족들도 잇따라 성토하기 시작했다.그들 외에서 일부 성 씨 가문 친척들과 친구들도 군중을 헤치고 나와 한마디씩 덧붙였다.다들 하현이 살인범이고 반드시 죽어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현장에 있던 기자들과 사람들은 모두 하현이 범인이라고 확신하며 격분했다.게다가 살인범이라면 당연히 경찰서에서 체포하고 억류해야 하는데 버젓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들을 더욱 분노케 만들었다.“하현, 하 선생님. 더 하실 말씀 있습니까?”“이렇게 많은 피해자 가족들이 당신을 살인자로 지목하고 있습니다!”“아직도 죄를 인정하지 않는 겁니까?!”용이국은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하현을 보고 있었다.만천구의 출현으로 하현이 혐의를 벗을 수 있게 되었다고 용천오가 말하긴 했지만 용이국은 관청과 경찰서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이 여론이라는 걸 잘 안다.여론의 압박이야말로 법의 쇠사슬보다 더 강력할 때가 있다.피해자 가족이 피를 흘리며 성토하게 하는 모습을 전파에 내보냄으로써 하현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만들려는 것이 용이국의 의도였다...간단히 말해서 하현은...어떻게 해서든 죽어야 했다!억울해하고 분노하는 피해자 가족들의 모습에 용이국은 말할 수 없이 만족스러웠다.어쨌든 그는 돈도 얼마 들이지 않고 원하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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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0장

”퍽퍽!”피해자 가족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모두 단단히 각오를 하고 온 모양이었다.그들은 모두 땅바닥에 머리를 부딪히며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입이 쩍 벌어지게 만들었다.이윽고 그들의 머리에선 피가 흐르고 남자들은 나 죽는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여자들은 피해자의 영혼을 달래듯 통곡을 늘어놓았다.비명과 고성이 뒤섞여 장내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기자들과 구경꾼들은 모두 넋이 나간 모습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피해자 가족들이 이렇게 격렬하게 항의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가족이 죽었으니 그 억울함이야 오죽했으랴!매수당했다고?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인가!어떻게 약간의 돈으로 목숨을 건 이런 짓을 할 수 있겠는가?“당신들!”진주희 일행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아무리 봐도 계획한 듯한 냄새가 진동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용이국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한 사람당 겨우 오십만 원 정도, 앞뒤로 다 따져봐도 겨우 몇천만 원으로 이런 퍼포먼스를 보이다니!지금 보니 수억 원의 가치가 있는 퍼포먼스였다!역대급 할리우드 연기는 평소에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기자들은 이 장면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서둘러 셔터를 눌렀고 전후의 모든 상황을 빠짐없이 기록했다.이를 보던 사람들은 하현의 이마에 살인자라는 주홍글씨를 새기고 있었다.하현을 바라보는 그들의 표정은 썩은 벌레 보듯 능멸하는 눈빛이 역력했다.만약 현장에서 사람들을 통제하지 않았다면 분노한 군중들이 당장에라도 하현에게 달려들 기세였다.“하현,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만천우는 이 장면을 보고 얼굴이 창백해졌다.하현이 이미 뭔가를 대비했을 거라는 믿음은 있었지만 눈앞의 장면은 도무지 통제 불능이었다.군중들은 당장이라도 인간 벽을 뚫고 앞으로 돌진할 태세였다.이때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미리 써 놓은 메시지를 어디론가 보냈다.“팅팅팅!”하현이 메시지를 보낸 지 몇 초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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