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 전체에서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돼?”“많지 않죠.”진주희는 하현의 말을 받았다.“황금궁의 특사, 용문의 거물들, 용 씨 집안 젊은이들...”“그 외에는 없어요.”하현은 진주희의 말을 듣고 담담하게 말했다.“용문의 몇몇 거물들, 나까지 포함해서?”진주희는 쓴웃음을 지었다.“당주께선 어떻게 생각하세요?”“그러니까 현장에 있는 모든 증거들이 나를 향해 있다는 거 말이야?”하현이 헛헛한 미소를 떠올렸다.“그렇지만 이런 우회적인 증거들 말고는 내가 한 짓이라는 증거가 없지 않아?”진주희는 눈이 동그래지며 입을 열었다.“당주,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어요.”“우리가 했다는 실증도 없지만 우리가 한 짓이 아니라는 증거도 없어요.”“아무래도 이런 점을 들어 누군가 우리한테 누명을 씌우려는 게 분명해요.”하현은 눈을 매섭게 뜨고 용 씨 가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그러다 잠시 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정말 대단한 놈이야. 날 죽이려고 자기가 키우는 개도 발로 차서 죽일 수 있다니...”진주희는 하현에게 시선을 돌렸다가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당주, 그러니까 당주의 뜻은 용천오가...”“하 씨!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나타난 거야?!”하현이 진주희와 머리를 맞대며 고심하고 있던 그때 누군가가 하현을 발견하고 소리쳤다.성 씨 가문 저택 안쪽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하현을 향해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앞장선 사람은 역시 용 씨 가문의 방계 용목단이었다.비록 그의 얼굴에는 아직 그날의 흔적이 엷게 남아 있었지만 그의 곁에 늘어선 고수들 때문에 아주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하현에게 당하긴 했지만 용 씨 가문 어른으로서 기개를 잃지 않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만 아랫사람들이 그를 계속 따를 것이다.용목단은 성큼성큼 하현 앞으로 걸어와 악랄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현, 당신 일 처리하는 스타일이 너무 악랄하잖아!”“용호태와 성원효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성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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