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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201 - 챕터 3210

3882 챕터

3201장

이튿날 아침 다급한 핸드폰 벨소리가 하현의 잠을 깨웠다.그가 전화를 받자마자 맞은편에서 진주희의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하현, 또 큰일이 났어요. 어젯밤 글쎄 성 씨 가문이 화를 당하고 말았어요...”하현이 현장에 갔을 때 이미 성 씨 가문 정원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성 씨 가문 친척들 외에도 경찰서에서 온 사람들, 그리고 용문 집법당 사람들이 많이 와 있었다.무성에서 멸문의 화를 당하다니 모두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무성의 상류층 사람들은 격노하며 범인을 잡는 데 엄청난 현상금을 내걸었다.진범을 잡을 수만 있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 같았다.진주희는 뒤쪽에 서서 모여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사건이 벌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무성의 상류층들이 합류해 진범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그녀는 일부러 다른 사람들과 떨어진 뒤쪽에 서서 하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하현이 모습을 드러내자 진주희가 바로 다가갔다.“하현, 아침 일찍 번거롭게 해 드려 죄송해요.”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그는 성호남과 아무런 감정적인 관계가 없었음에도 어제 양측은 무성 경찰서 앞에서 격렬한 충돌을 겪었다.그 충돌이 일어나자마자 그날 밤 성 씨 가문이 화를 당했다.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하현은 꼭 알아야 했다.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너무나 음모의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 용문 집법당이 하현의 수중에 들어왔다는 것이었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일을 처리하기가 무척 난감했을 것이다.“어제 우리와 충돌한 뒤 성호남 일행은 바로 성 씨 저택으로 돌아왔어요.”이미 상황 파악을 끝낸 진주희가 빠르게 하현에게 보고하기 시작했다.“하지만 그 이후로는 아무도 그들의 행방을 알지 못해요.”“성 씨 가문 저택의 모든 CCTV가 먹통이 되었거든요.”“성호남의 시체를 보니 그를 죽인 사람은 단검을 썼어요. 한 방에 죽였으니 저항할 기회조차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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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2장

”무성 전체에서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돼?”“많지 않죠.”진주희는 하현의 말을 받았다.“황금궁의 특사, 용문의 거물들, 용 씨 집안 젊은이들...”“그 외에는 없어요.”하현은 진주희의 말을 듣고 담담하게 말했다.“용문의 몇몇 거물들, 나까지 포함해서?”진주희는 쓴웃음을 지었다.“당주께선 어떻게 생각하세요?”“그러니까 현장에 있는 모든 증거들이 나를 향해 있다는 거 말이야?”하현이 헛헛한 미소를 떠올렸다.“그렇지만 이런 우회적인 증거들 말고는 내가 한 짓이라는 증거가 없지 않아?”진주희는 눈이 동그래지며 입을 열었다.“당주,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어요.”“우리가 했다는 실증도 없지만 우리가 한 짓이 아니라는 증거도 없어요.”“아무래도 이런 점을 들어 누군가 우리한테 누명을 씌우려는 게 분명해요.”하현은 눈을 매섭게 뜨고 용 씨 가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그러다 잠시 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정말 대단한 놈이야. 날 죽이려고 자기가 키우는 개도 발로 차서 죽일 수 있다니...”진주희는 하현에게 시선을 돌렸다가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당주, 그러니까 당주의 뜻은 용천오가...”“하 씨!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나타난 거야?!”하현이 진주희와 머리를 맞대며 고심하고 있던 그때 누군가가 하현을 발견하고 소리쳤다.성 씨 가문 저택 안쪽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하현을 향해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앞장선 사람은 역시 용 씨 가문의 방계 용목단이었다.비록 그의 얼굴에는 아직 그날의 흔적이 엷게 남아 있었지만 그의 곁에 늘어선 고수들 때문에 아주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하현에게 당하긴 했지만 용 씨 가문 어른으로서 기개를 잃지 않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만 아랫사람들이 그를 계속 따를 것이다.용목단은 성큼성큼 하현 앞으로 걸어와 악랄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현, 당신 일 처리하는 스타일이 너무 악랄하잖아!”“용호태와 성원효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성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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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3장

”모두가 알고 있어. 당신과 성호남이 어제 충돌이 있었다는 거!”“어제 무성 경찰서 앞에서 협박까지 했다던데!”“당시 증인이 수도 없이 많아!”“성호남이 이빨을 드러내며 먼저 선수를 칠 것 같으니까 어젯밤 당신이 바로 성 씨 가문 저택에 와서 사람을 죽였잖아!”“게다가 당신은 성호남을 욕보이게 하기 위해 무릎까지 꿇게 한 후 그를 죽였어!”“당신의 이런 행동 너무 파렴치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용목단은 마치 자신이 정의의 사도라도 된 것처럼 말했다.“그런 관점에서 볼 때 당신이 살인자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실제적인 증거는 없지만 말이야!”“모든 사람들은 훤히 다 알고 있어!”“이제 당신은 절대 발뺌할 수 없다고!”“만약 법이 당신을 심판할 수 없다면 나 용목단이 용 씨 가문을 대표해서 당신을 심판할 거야!”말을 마치며 용목단은 마치 그가 법의 화신이라도 된 것마냥 정의롭고 늠름한 표정을 지었다.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용목단의 말을 듣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하현에게 쏠렸다.성 씨 가문 친척들과 친구들은 모두 분노에 찬 얼굴이었고 무학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이를 갈며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 하현을 노려보았다.그러나 하현은 시종일관 무덤덤한 표정으로 뒷짐을 진 채 용목단을 응시할 뿐이었다.“나이 먹어서 그렇게밖에 못 해? 늙어서 밥은 함부로 먹어도 되지만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되지!”“증거도 없이 날 살인자로 몰아붙여?!”“또 나한테 누명을 뒤집어씌우려고?!”“당신은 그동안 나한테 당한 것 때문에 원한이 들끓었겠지!”“그래서 나와 성호남이 충돌했다는 사실을 알고 만반의 준비를 한 후 성호남을 죽였어. 목적은 나한테 그 누명을 뒤집어씌우기 위해서!”하현의 표정이 독사처럼 차갑고 매서웠다.“그리고 당신은 용천오의 신분을 이용해 성호남을 제압한 뒤 감히 저항하지 못하게 무릎을 꿇리고 죽였지!”“용목단, 당신이야말로 이 사건의 진범이라고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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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4장

용목단은 믿을 만한 사람을 찾은 듯 눈을 번뜩이며 하현을 바라보았다.“하 씨! 잘 들었어?”“내 조카가 증거를 가지고 왔군. 시간적으로도 충분한 알리바이가 있는 데다가 마침 현장에도 나타났어!”“그 밖에 당신한테는 분명한 살해 동기도 있어!”“하 씨! 무슨 할 말 있어?!”하현은 용목단을 바라보며 가타부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눈꼬리를 가늘게 뽑으며 용이국에게 시선을 던졌다.“물론이지!”용이국은 눈을 흘기며 하현을 바라보았다.비록 그가 오기 전에 하현에 대한 자료를 샅샅이 살펴보았고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막상 하현을 맞닥뜨리자 그는 하현의 범상치 않음에 적잖이 놀랐다.하현이 어떻게 이렇게 젊은 나이에 손쉽게 종인검을 처리하고 강력한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동시에 하현에게 걸려 있는 하 세자, 당주 등과 같은 신분들이 용이국의 마음에 적잖은 질투를 불러일으켰다.자기보다 훨씬 어린놈이 무슨 자격으로 저 높은 자리에 올랐을까?비록 상대의 범행으로 장인 일가가 몰살당하면서 명실공히 성 씨 가문의 모든 자산을 물려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용이국은 온전한 자신의 신분을 앞세워 하현을 밟아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다.스스로의 힘으로 하현을 짓밟아야 자신의 아내에게도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도 만족스러운 설명을 할 수 있는 것이다.이런 생각을 염두에 두고 용이국은 눈을 가늘게 뜬 채 하현을 냉랭하게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성 씨 가문 저택으로 들어가는 당신의 모습과 떠날 때의 모습이 CCTV에 선명하게 찍혔어.”용이국은 하현을 노려보며 또박또박 따지고 들었다.“당신의 정체가 무엇이든, 당신이 어떤 신분을 가지고 있든 난 상관하지 않아!”“당신이 내 장인 일가를 죽였으니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법이 당신을 철저히 처벌하도록 만들겠어!”“만약 법이 당신을 벌하지 못한다면 내가 직접 당신을 보내버릴 거야!”용이국의 당당한 자태를 보고 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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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5장

그러자 안색이 약간 어두워진 진주희가 입을 열었다.“용이국, 함부로 사람 잡지 마!”“정말 CCTV 증거가 있다면 내놔 봐!”“허, 지금 꺼내 보라고? 당신들이 나쁜 마음을 먹고 증거를 파괴해 버리면 어떻게 하라고?”용이국은 눈앞의 진주희를 빤히 쳐다보았다.그는 조중천의 최고 제자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무술 연마로 다져진 단단하고 다부진 진주희의 몸을 훑어보는 용이국의 눈에 사악한 빛이 감돌았다.“이미 명확한 증거가 있어서 당신은 절대 빠져나오지 못해! 경찰서에 살인의 혐의는 변명할 여지도 없이 확정될 거라고!”말을 마치며 용이국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진주희에게 시선을 옮겼다.“진주희, 당신은 하현과 달리 처음부터 용문의 제자였지!”“게다가 당신의 스승도 이 자의 손에 죽지 않았어?”“그런데도 이 자를 위해 나서겠다는 거야?”“천벌받을 게 두렵지도 않아?”“감히 지금 날 가르치겠다는 거야?”진주희는 용이국의 말에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고 냉랭한 얼굴로 말했다.“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훈계질이야?”“중요한 것은 당신의 나쁜 꿍꿍이가 나한테 들키거나 당신들이 내놓은 그 CCTV 자료에 문제가 있다면 내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거야!”“집법당 당주 하현이 이 일을 따지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만들 거야!”“당신이 용 씨 가문 사람이라는 것도 신분이 높다는 것도 잘 알아.”“하지만 내가 마음을 먹는다면 당신을 비호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절대 날 이길 수 없을 거야!”말을 하는 동안 진주희는 화가 나서 발을 앞으로 내디뎠다.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진주희가 발을 내디디자 바닥의 푸른 벽돌이 먼지를 일으키며 가루가 날렸다.이 모습을 보고 용이국과 용목단은 눈꺼풀을 펄쩍이며 숨을 몰아쉬었다.하현이 진주희에게 무성의 많은 일을 맡긴 것 자체가 그녀의 명석함과 능력을 말해 준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똑똑하고 유능한 것 외에 진주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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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6장

CCTV 화면 영상이 약간 흐릿하긴 했지만 하현의 모습은 뚜렷하게 보였다.하현이 나타나는 장면은 두 장면뿐이었다.한 화면은 성 씨 가문 정원에 들어가는 장면이고 다른 한 장면은 떠나는 장면이었다.특히 떠나는 장면에서 하현은 카메라를 향해 씩 웃으며 비아냥거리는 모습까지 보였다.이 광경을 보고 하현은 깜짝 놀랐다.자신이 봐도 감쪽같은 자신의 모습이었다.분명히 자신의 얼굴을 가진 사람이 성 씨 가문 정원에 드나들고 있었다.진주희는 시종일관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실제적인 증거는 없지만 범행이 벌어진 그 시간 하현의 알리바이는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었다.화면을 보면서 용목단은 누구보다 먼저 환한 미소를 터뜨렸다.“하현, 지금 증거가 확실하잖아. 모든 증거가 당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말하고 있는데 무슨 할 말이 있다는 거야?!”용이국도 천천히 입을 열었다.“하현, 어젯밤에 성 씨 가문 사람을 건드린 적 없다고 했잖아? 그럼 이 화면 속의 사람은 누구야? 당신 아니고 누구냐고?”하현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거들먹거리는 두 사람을 보며 입을 열었다.“첫째, 범인은 내가 아니야.”“무성 사람들은 모두 이 바닥에선 고수들이지. 대부분 변신술에 아주 능하다는 걸 잘 알고 있어.”“인도의 마승이나 섬나라 닌자들도 모두 변신술에 능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야.”“둘째, 난 성호남을 죽일 하등의 이유가 없어.”“셋째...”“변신술?”용목단이 하현의 말을 끊으며 냉소를 터뜨렸다.“하현,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구시대 때 써먹던 걸 들먹이며 사람을 속이려는 거야?”“무도를 모르는 사람은 정말 당신 말에 깜빡 속겠어!”“하지만 우리는 모두 무학의 고수들이야. 어떻게 당신한테 속아 넘어갈 수 있겠어?”“세상에는 변신술이 있긴 하지. 하지만 똑같이 흉내 낼 수는 없어.”“변신술을 쓰는 사람은 얼굴이 뻣뻣하고 무표정해!”“그런데 영상 속의 사람 좀 봐. 이 비아냥거리는 표정 좀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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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7장

하현의 냉담한 표정을 보고 용목단과 용이국은 낯빛이 살짝 변하며 CCTV 영상 속 사람을 곰곰이 떠올려 보았다.정말 하현이 아니었을까?사건을 맡은 두 수사팀장의 안색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그중 한 사람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하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세 개의 전화번호 중 무작위로 하나를 골라 전화를 걸어 보십시오.”“그들이 서로 짜고 진술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십시오.”다른 수사팀장이 일어나서 하현의 핸드폰에서 최희정, 설은아, 설유아의 전화번호를 가져가 다른 전화기로 전화를 걸었다.5분 후 자리를 떠났던 수사팀장이 다시 돌아와서 냉랭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죄송합니다. 하 선생님.”“방금 무작위로 걸었더니 최희정이 받았습니다.”“그녀는 당신 같은 불효막심한 사위를 둔 적이 없다며 꺼지라고 했습니다...”“그래서 말인데요. 죄송하지만 저희는 당신을 계속 용의자로 남겨둘 수밖에 없습니다...”이 말에 용목단과 용이국은 서로의 눈을 쳐다보며 동시에 너털웃음을 터뜨렸다....“펑!”30분 후 도끼파 본거지.진주희 일행은 찬바람이 이는 얼굴로 건물 깊숙한 곳으로 들어섰다.문 앞을 지키고 있던 십여 명의 도끼파 경호원들도 진주희의 발걸음을 감히 막지 못했다.진주희는 바로 저택 정문까지 가서 문을 발로 뻥 걷어찼다.“최희정! 당신 당장 꺼져요!”“누구야? 누가 건방지게 내 이름을 불러?!”“여기가 어디라고 큰소리야?!”이때 안에서 앙칼진 목소리가 들렸다.곧이어 말끔한 옷차림을 한 최희정이 싸늘한 얼굴로 걸어 나왔다.그녀는 기분이 매우 언짢은 듯 난폭하게 발걸음을 내디뎠다.방금 잠이 들었던 그녀를 이렇게 깨우다니 도저히 화가 나서 용서할 수가 없었다.진주희가 들어서 있는 것을 보자 최희정은 냉소를 터뜨리며 입을 열었다.“참나 기가 막혀서! 너 따위 싸구려가 강아지 부르듯이 날 불러?!”“왜? 어쩌라고?”“언제 감히 개 한 마리가 주인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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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8장

최희정은 자신이 두고두고 황금 광산 주식에 관해 꼬투리를 잡고 늘어질까 봐 하현이 두려워한 나머지 일부러 진주희를 자신에게 보낸 것이라고 생각했다.진주희로 하여금 자신에게 채찍을 주었다가 이제는 당근을 주어 회유하려 한다고 최희정은 생각했던 것이다.이런 생각이 들자 최희정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현 그놈만 끼어들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쯤 최고 권세가의 장모로 떵떵거렸을 것이다.이런 허름한 곳에서 전전긍긍할 필요조차 없었을 것 아닌가?여긴 공기마저 더럽고 역겨웠다!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자 최희정은 이내 냉소적인 얼굴로 돌아섰다.“내가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바로 하현 그놈한테 착 붙어서 다 일러바치려고 그러지?”“그래 그럼 어디 뭐라고 하는지 좀 들어보고 내가 널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볼게!”“내 딸과 하현의 관계가 완전히 정리되어야 너한테도 기회가 오지 않겠어?”“아니면 상간녀는 어때? 상간녀가 되는 게 인생 목표야?”“당신 정말!”진주희는 하마터면 최희정의 뺨을 때릴 뻔했다.그러나 최희정의 역할을 떠올리며 애써 참았다.진주희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말했다.“최희정 씨. 당신과 하현 사이에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든 그건 상관없어요!”“이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선 상관하지 않겠어요!”“그런데 한 가지만 물을게요. 양심에 손을 얹고 말해 보세요!”“하현이 이렇게 사방팔방으로 해결책을 찾지 않았다면 어떻게 당신이 이렇게 빨리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겠어요?”“하현이 구해 주지 않았더라면 감옥에서 아주 편하게 잘 살았으려나요?”“하현이 당신들을 위해 그렇게 많이 애썼는데 당신은 조금도 고마워하지 않군요!”“오히려 하현에게 무슨 일이 생기니 아주 죽으라고 제사를 지내고 있어요! 우물에 빠진 사람한테 돌을 던지고 있다구요!”“당신은 인간으로서 양심도 없어요?”최희정은 약간 어리둥절해하다가 입을 벌렸다.“뭐? 내가 언제 양심 없는 짓을 했다고 그래?”“내가 언제 우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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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9장

”당신과 당신 딸을 구하기 위해 하현은 먼 길을 거쳐 무성에 왔어요.”“둘을 구출하기 위해 적잖은 미움을 샀구요!”“지금 누군가가 그를 함정에 빠뜨려 죽이려고 하는데 장모란 사람이 도와주기는커녕 불난 집에 부채질까지 하고 있는 꼴이라고요!”“정말 대단하시네요!”진주희의 말에 최희정은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멍했다.“경찰서? 행적을 확인하려고 전화했다고?”최희정이 의아해하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그놈이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무슨 짓을 하긴요? 아무 짓도 안 했어요!”진주희가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당신 때문에 지금 그는 성 씨 가문을 멸망시킨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되었어요!”“날 노려볼 필요 없어요. 어젯밤 당신의 얼굴을 때린 바로 그 성호남의 가문 말이에요!”“어젯밤 11시 반에서 12시 사이에 그의 식솔들 스물세 명, 그리고 집에서 기르는 개까지 모조리 몰살당했어요!”최희정은 온몸을 흠칫 놀라며 눈이 휘둥그레졌다.잠시 후 그녀의 얼굴에서는 통쾌하다는 듯 환한 미소가 번졌다.“아유 그거 잘 됐어! 속이 다 시원하네! 아주 고소하다! 내 뺨을 때리더니 그 자식 아주 꼴좋다!”“가문이 몰살당해도 싸!”“잘 됐다고요?”진주희는 정말로 너무나 어이가 없었고 역겨운 듯 눈살을 찌푸렸다.“최희정 씨,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요!”“지금 유일한 방법은 당신과 당신 딸이 경찰서에 가서 증언하는 거예요. 하현이 어젯밤 여기서 당신들과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었다는 걸 증언하기만 하면 돼요.”“하지만 그게 뭐 얼마나 큰 영향이 있겠어?”최희정의 눈동자가 반짝거렸다.그러다가 잠시 후 그녀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게 뭐 별거라고! 가지 뭐! 내 딸들을 데리고 경찰서에 가서 증언할게!”말을 마치며 최희정은 약간 상기된 얼굴을 하고 침실로 뛰어갔다.30분 후 진주희는 최희정 일행을 데리고 부랴부랴 무성 경찰서에 도착했다.설은아와 설유아 모두 대체 무슨 일이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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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0장

최희정의 눈에는 차가운 기운이 가득 서려 있었다.“난 하현 그 개자식이 폭력광이라는 걸 진작에 알고 있었어!”“이렇게 일을 저지르고 감옥에 갇힐 신세란 걸 알아봤다구!”“내가 오늘 이놈한테 정의란 걸 제대로 보여 줘야겠어!”설은아는 최희정이 하는 행동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엄마, 왜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그래? 어젯밤 하현은 확실히 우리랑 함께 있었잖아!”“게다가 11시가 넘은 시간에 단둘이 얘기 좀 하자고 유아랑 나 둘 다 내쫓지 않았어?”“함께 얘기하고 차 마셨으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말도 안 돼!”설유아도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형부가 사람을 죽였다고? 형부는 절대 그런 악랄한 살인자가 아니야! 어떻게 이런 사소한 일로 일가를 몰살시킬 수가 있겠어?!”“누군가 모함하는 게 틀림없어!”설유아는 하현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다.하현이 정말로 사람을 죽이려 했다면 어떻게 구실을 붙여 상대한테 약점을 남길 수 있겠는가?진주희는 한껏 언짢은 얼굴로 세 모녀를 바라보았다.세 모녀의 대화에서 그녀는 진정으로 하현의 알리바이를 증언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최희정뿐이라는 걸 알아냈다.하지만 최희정은 지금 하현을 죽이지 못해서 안달 난 사람이다.순간 진주희는 최희정을 때려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닥쳐!”이때 최희정이 설유아의 뺨을 때릴 듯 손을 들었지만 이곳이 경찰서라는 걸 떠올리며 볼썽사나운 행동을 했다가는 좋은 꼴을 보지 못할 게 뻔하자 억지로 참았다.최희정은 낮은 목소리로 설유아에게 말했다.“이 불효막심한 것아! 넌 하현 그놈한테 완전히 세뇌당한 거냐?”“키워 준 이 엄마의 말은 귓등으로 듣고 이제 와서 그 살인자를 편들고 나서?!”“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니?”“염치와 예의는 어디 팔아먹은 거니?”“명심해. 항성에 있을 때 네가 말하는 그 잘난 형부가 날 찔러 죽일 뻔했어!”“더 해 줘?!”“넌 도대체 누구 딸이야? 어!”설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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