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화면 영상이 약간 흐릿하긴 했지만 하현의 모습은 뚜렷하게 보였다.하현이 나타나는 장면은 두 장면뿐이었다.한 화면은 성 씨 가문 정원에 들어가는 장면이고 다른 한 장면은 떠나는 장면이었다.특히 떠나는 장면에서 하현은 카메라를 향해 씩 웃으며 비아냥거리는 모습까지 보였다.이 광경을 보고 하현은 깜짝 놀랐다.자신이 봐도 감쪽같은 자신의 모습이었다.분명히 자신의 얼굴을 가진 사람이 성 씨 가문 정원에 드나들고 있었다.진주희는 시종일관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실제적인 증거는 없지만 범행이 벌어진 그 시간 하현의 알리바이는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었다.화면을 보면서 용목단은 누구보다 먼저 환한 미소를 터뜨렸다.“하현, 지금 증거가 확실하잖아. 모든 증거가 당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말하고 있는데 무슨 할 말이 있다는 거야?!”용이국도 천천히 입을 열었다.“하현, 어젯밤에 성 씨 가문 사람을 건드린 적 없다고 했잖아? 그럼 이 화면 속의 사람은 누구야? 당신 아니고 누구냐고?”하현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거들먹거리는 두 사람을 보며 입을 열었다.“첫째, 범인은 내가 아니야.”“무성 사람들은 모두 이 바닥에선 고수들이지. 대부분 변신술에 아주 능하다는 걸 잘 알고 있어.”“인도의 마승이나 섬나라 닌자들도 모두 변신술에 능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야.”“둘째, 난 성호남을 죽일 하등의 이유가 없어.”“셋째...”“변신술?”용목단이 하현의 말을 끊으며 냉소를 터뜨렸다.“하현,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구시대 때 써먹던 걸 들먹이며 사람을 속이려는 거야?”“무도를 모르는 사람은 정말 당신 말에 깜빡 속겠어!”“하지만 우리는 모두 무학의 고수들이야. 어떻게 당신한테 속아 넘어갈 수 있겠어?”“세상에는 변신술이 있긴 하지. 하지만 똑같이 흉내 낼 수는 없어.”“변신술을 쓰는 사람은 얼굴이 뻣뻣하고 무표정해!”“그런데 영상 속의 사람 좀 봐. 이 비아냥거리는 표정 좀 보라고
하현의 냉담한 표정을 보고 용목단과 용이국은 낯빛이 살짝 변하며 CCTV 영상 속 사람을 곰곰이 떠올려 보았다.정말 하현이 아니었을까?사건을 맡은 두 수사팀장의 안색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그중 한 사람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하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세 개의 전화번호 중 무작위로 하나를 골라 전화를 걸어 보십시오.”“그들이 서로 짜고 진술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십시오.”다른 수사팀장이 일어나서 하현의 핸드폰에서 최희정, 설은아, 설유아의 전화번호를 가져가 다른 전화기로 전화를 걸었다.5분 후 자리를 떠났던 수사팀장이 다시 돌아와서 냉랭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죄송합니다. 하 선생님.”“방금 무작위로 걸었더니 최희정이 받았습니다.”“그녀는 당신 같은 불효막심한 사위를 둔 적이 없다며 꺼지라고 했습니다...”“그래서 말인데요. 죄송하지만 저희는 당신을 계속 용의자로 남겨둘 수밖에 없습니다...”이 말에 용목단과 용이국은 서로의 눈을 쳐다보며 동시에 너털웃음을 터뜨렸다....“펑!”30분 후 도끼파 본거지.진주희 일행은 찬바람이 이는 얼굴로 건물 깊숙한 곳으로 들어섰다.문 앞을 지키고 있던 십여 명의 도끼파 경호원들도 진주희의 발걸음을 감히 막지 못했다.진주희는 바로 저택 정문까지 가서 문을 발로 뻥 걷어찼다.“최희정! 당신 당장 꺼져요!”“누구야? 누가 건방지게 내 이름을 불러?!”“여기가 어디라고 큰소리야?!”이때 안에서 앙칼진 목소리가 들렸다.곧이어 말끔한 옷차림을 한 최희정이 싸늘한 얼굴로 걸어 나왔다.그녀는 기분이 매우 언짢은 듯 난폭하게 발걸음을 내디뎠다.방금 잠이 들었던 그녀를 이렇게 깨우다니 도저히 화가 나서 용서할 수가 없었다.진주희가 들어서 있는 것을 보자 최희정은 냉소를 터뜨리며 입을 열었다.“참나 기가 막혀서! 너 따위 싸구려가 강아지 부르듯이 날 불러?!”“왜? 어쩌라고?”“언제 감히 개 한 마리가 주인 앞
최희정은 자신이 두고두고 황금 광산 주식에 관해 꼬투리를 잡고 늘어질까 봐 하현이 두려워한 나머지 일부러 진주희를 자신에게 보낸 것이라고 생각했다.진주희로 하여금 자신에게 채찍을 주었다가 이제는 당근을 주어 회유하려 한다고 최희정은 생각했던 것이다.이런 생각이 들자 최희정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현 그놈만 끼어들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쯤 최고 권세가의 장모로 떵떵거렸을 것이다.이런 허름한 곳에서 전전긍긍할 필요조차 없었을 것 아닌가?여긴 공기마저 더럽고 역겨웠다!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자 최희정은 이내 냉소적인 얼굴로 돌아섰다.“내가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바로 하현 그놈한테 착 붙어서 다 일러바치려고 그러지?”“그래 그럼 어디 뭐라고 하는지 좀 들어보고 내가 널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볼게!”“내 딸과 하현의 관계가 완전히 정리되어야 너한테도 기회가 오지 않겠어?”“아니면 상간녀는 어때? 상간녀가 되는 게 인생 목표야?”“당신 정말!”진주희는 하마터면 최희정의 뺨을 때릴 뻔했다.그러나 최희정의 역할을 떠올리며 애써 참았다.진주희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말했다.“최희정 씨. 당신과 하현 사이에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든 그건 상관없어요!”“이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선 상관하지 않겠어요!”“그런데 한 가지만 물을게요. 양심에 손을 얹고 말해 보세요!”“하현이 이렇게 사방팔방으로 해결책을 찾지 않았다면 어떻게 당신이 이렇게 빨리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겠어요?”“하현이 구해 주지 않았더라면 감옥에서 아주 편하게 잘 살았으려나요?”“하현이 당신들을 위해 그렇게 많이 애썼는데 당신은 조금도 고마워하지 않군요!”“오히려 하현에게 무슨 일이 생기니 아주 죽으라고 제사를 지내고 있어요! 우물에 빠진 사람한테 돌을 던지고 있다구요!”“당신은 인간으로서 양심도 없어요?”최희정은 약간 어리둥절해하다가 입을 벌렸다.“뭐? 내가 언제 양심 없는 짓을 했다고 그래?”“내가 언제 우물에
”당신과 당신 딸을 구하기 위해 하현은 먼 길을 거쳐 무성에 왔어요.”“둘을 구출하기 위해 적잖은 미움을 샀구요!”“지금 누군가가 그를 함정에 빠뜨려 죽이려고 하는데 장모란 사람이 도와주기는커녕 불난 집에 부채질까지 하고 있는 꼴이라고요!”“정말 대단하시네요!”진주희의 말에 최희정은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멍했다.“경찰서? 행적을 확인하려고 전화했다고?”최희정이 의아해하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그놈이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무슨 짓을 하긴요? 아무 짓도 안 했어요!”진주희가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당신 때문에 지금 그는 성 씨 가문을 멸망시킨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되었어요!”“날 노려볼 필요 없어요. 어젯밤 당신의 얼굴을 때린 바로 그 성호남의 가문 말이에요!”“어젯밤 11시 반에서 12시 사이에 그의 식솔들 스물세 명, 그리고 집에서 기르는 개까지 모조리 몰살당했어요!”최희정은 온몸을 흠칫 놀라며 눈이 휘둥그레졌다.잠시 후 그녀의 얼굴에서는 통쾌하다는 듯 환한 미소가 번졌다.“아유 그거 잘 됐어! 속이 다 시원하네! 아주 고소하다! 내 뺨을 때리더니 그 자식 아주 꼴좋다!”“가문이 몰살당해도 싸!”“잘 됐다고요?”진주희는 정말로 너무나 어이가 없었고 역겨운 듯 눈살을 찌푸렸다.“최희정 씨,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요!”“지금 유일한 방법은 당신과 당신 딸이 경찰서에 가서 증언하는 거예요. 하현이 어젯밤 여기서 당신들과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었다는 걸 증언하기만 하면 돼요.”“하지만 그게 뭐 얼마나 큰 영향이 있겠어?”최희정의 눈동자가 반짝거렸다.그러다가 잠시 후 그녀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게 뭐 별거라고! 가지 뭐! 내 딸들을 데리고 경찰서에 가서 증언할게!”말을 마치며 최희정은 약간 상기된 얼굴을 하고 침실로 뛰어갔다.30분 후 진주희는 최희정 일행을 데리고 부랴부랴 무성 경찰서에 도착했다.설은아와 설유아 모두 대체 무슨 일이 어떻
최희정의 눈에는 차가운 기운이 가득 서려 있었다.“난 하현 그 개자식이 폭력광이라는 걸 진작에 알고 있었어!”“이렇게 일을 저지르고 감옥에 갇힐 신세란 걸 알아봤다구!”“내가 오늘 이놈한테 정의란 걸 제대로 보여 줘야겠어!”설은아는 최희정이 하는 행동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엄마, 왜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그래? 어젯밤 하현은 확실히 우리랑 함께 있었잖아!”“게다가 11시가 넘은 시간에 단둘이 얘기 좀 하자고 유아랑 나 둘 다 내쫓지 않았어?”“함께 얘기하고 차 마셨으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말도 안 돼!”설유아도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형부가 사람을 죽였다고? 형부는 절대 그런 악랄한 살인자가 아니야! 어떻게 이런 사소한 일로 일가를 몰살시킬 수가 있겠어?!”“누군가 모함하는 게 틀림없어!”설유아는 하현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다.하현이 정말로 사람을 죽이려 했다면 어떻게 구실을 붙여 상대한테 약점을 남길 수 있겠는가?진주희는 한껏 언짢은 얼굴로 세 모녀를 바라보았다.세 모녀의 대화에서 그녀는 진정으로 하현의 알리바이를 증언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최희정뿐이라는 걸 알아냈다.하지만 최희정은 지금 하현을 죽이지 못해서 안달 난 사람이다.순간 진주희는 최희정을 때려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닥쳐!”이때 최희정이 설유아의 뺨을 때릴 듯 손을 들었지만 이곳이 경찰서라는 걸 떠올리며 볼썽사나운 행동을 했다가는 좋은 꼴을 보지 못할 게 뻔하자 억지로 참았다.최희정은 낮은 목소리로 설유아에게 말했다.“이 불효막심한 것아! 넌 하현 그놈한테 완전히 세뇌당한 거냐?”“키워 준 이 엄마의 말은 귓등으로 듣고 이제 와서 그 살인자를 편들고 나서?!”“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니?”“염치와 예의는 어디 팔아먹은 거니?”“명심해. 항성에 있을 때 네가 말하는 그 잘난 형부가 날 찔러 죽일 뻔했어!”“더 해 줘?!”“넌 도대체 누구 딸이야? 어!”설유아
최희정이 어떻게든 하현을 괴롭히려고 안달이 나 있는 모습을 보고 설유아는 한없이 마음이 무거워졌다.세 모녀 중 진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최희정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최희정이 아침에 전화로 했던 진술을 번복해야만 하현이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한편 설은아는 눈썹만 찌푸리고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현은 절대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믿음이 그녀의 마음속에 있었던 것이다.하지만 최희정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설은아로서는 더 이상 최희정을 말리기가 쉽지 않았다.최희정의 성격상 그녀가 마음먹고 거짓증언하려고 한다면 정말로 하현은 옴짝달싹도 하지 못할 것이다.지금 최희정의 마음속엔 최고 부잣집의 장모가 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예전에 하현이 항성에서 최희정을 찔렀을 때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최희정의 사람 됨됨이로 봤을 때 하현을 구할지 죽일지는 이미 고려할 가치도 없는 문제였다.설은아가 어떻게 자신의 엄마를 설득해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던 그때 경찰서 정문 앞에는 롤스로이스 몇 대가 행렬을 지어 멈춰 섰다.그러자 하얀 정장을 입은 잘생긴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그의 뒤를 이어 전통의상 차림에 금테 안경을 쓴 여자가 양산을 받쳐 들고 경찰서 로비로 걸어갔다.용천오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마 씨 가문 마영아가 설은아 일행을 발견하고는 입을 열었다.“은아! 괜찮아?”“억울하게 감옥에 갇혔다가 나왔다는 소식 오늘 막 들었어.”“다 내 잘못이야. 갑자기 집안일 때문에 제대로 당신들을 대접하지 못했어.”“괜히 억울한 누명이나 쓰게 했지 뭐야!”“하지만 걱정하지 마. 그 일은 내가 반드시 사람을 시켜 해결하도록 할게!”“당신들이 감옥에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그 일은 반드시 책임질 사람이 책임질 것이고 당신들한테 위자료도 배상할 거야!”용천오는 천천히 걸어오며 웃는 듯 마는 듯한 애매한 미소를 지었다.얼굴에는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마치 설은아와 최희정을 제
”용천오, 그게 무슨 말이야?”“당신이 알 바 아니야.”최희정이 얼른 말을 가로채었다.“하현 그 자식은 원래 타고난 폭력광이야. 그놈 아니면 누가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다 그놈이 잘못한 거야!”“사람을 죽인 범인은 하현이야!”“사람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죗값을 치러야지!”“엄마, 그만! 그만 좀 해!”설은아는 참지 못하고 최희정에게 호통을 쳤다.그러고 나서 용천오를 보면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용천오, 이 일은 당신과 상관없는 일이야.”“그동안의 옳고 그름은 더 이상 따지고 싶지 않아.”“그러니 당신은 이 일에서 그만 빠져!”용천오는 가늘고 긴 시가를 한 대 피워 물고서 빙긋 웃으며 말했다.“설은아, 그게 무슨 말이야!”“성호남은 어디까지나 내 사람이고 이렇게 큰일이 났는데 어떻게 내가 빠질 수가 있어? 이건 모두 내 책임이야.”“그래서 소식을 듣고 오는 내내 고민했어. 죽은 사람이 억울하지 않게 반드시 되갚아 주려고 해.”“성 씨 가문은 멸문이 되었고 죽은 사람은 말이 없어!”“하지만 살아 있는 우리는 여전히 강하게 살아가야 해!”“전남편에 대해 당신이 죄책감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거 알아. 그가 감옥에 가는 것을 보고 싶지 않겠지!”“그래서 내가 오는 길에 당신을 위해 모든 증인들을 다 정리했어!”“그 수사관들까지!”“더 이상 하현을 물고 늘어지는 사람은 없을 거야!”“그 영상도 허공으로 사라질 거야!”“성 씨 가문은 전세계에 있는 깡패들을 도발해 와서 결국 온 가족이 살해당한 거야. 난 전세계 깡패들은 소탕될 거고.”“이젠 최 여사님 진술만 남았어.”“최 여사님이 잠시 후 진술하러 가시면 아까는 홧김에 그런 말을 했다고 하세요. 하현은 확실히 여사님과 그 시각에 차를 마신 겁니다. 그렇게만 말하면 돼요!”“이렇게 되면 하현은 자신이 무죄라는 것을 증명할 충분한 알리바이를 갖게 될 겁니다.”“감옥에 갈 필요도 없고요.”“뭐 세간에서 욕을 좀
”어쩐지 당신이 젊은 나이에 무성에서 가장 권세가 있는 젊은이가 되었더라니!”“은아가 자네를 따를 수만 있다면 엄마로서 마음이 너무 편할 것 같아!”최희정은 마음속으로 남몰래 기뻐했다.비록 용천오에게 이런 가식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진 않지만 용천오가 이런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설은아가 그와 결혼할 수만 있다면 그녀는 호위호식하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얼마든지 얼굴을 바꿀 수가 있었다!최희정은 설은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은아야!”“용천오 같은 사람이 세상에 어딨니?”“눈앞에 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겨야 해.”“그렇지 않으면 버스 떠난 뒤 손 흔들어도 소용없어!”설은아는 눈썹을 찡그렸다.도무지 용천오의 속내를 알 수가 없었다.그들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진주희는 경계를 늦추지 못하는 기색이었다.용천오의 말은 전혀 상식에 맞지 않는다.마치 허황된 판타지 한 편을 들은 것 같았다.최희정의 칭찬에 용천오는 광대가 승천했다.“여사님, 과찬이십니다!”“별거 아닙니다.”“은아의 마음이 편하다면, 그리고 은아가 과거와 결별할 수 있다면 전 그것으로 충분합니다...”“은아, 당신이 고개만 끄덕인다면 저 안에 있는 당신 전남편은 오늘이라도 경찰서에서 나올 수 있어!”“당신을 위해 난 모든 것을 할 용의가 있어!”설유아는 마뜩잖은 표정을 지었다.진주희는 계속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최희정만이 감격에 겨운 눈빛으로 설은아를 다그쳤다.“은아야, 얼른 고개 끄덕이지 않고 뭐 해?”“그렇지 않으면 하현이 죽는다잖아!”“그리고 일단 그 자식이 나오면 넌 그놈과 완전히 관계를 끊어야 돼, 알았어?”“용천오가 이렇게 넓은 도량으로 일을 처리해 줬는데 그 은혜 절대 저버리면 안 돼, 알았냐고?”“원래 내 말대로라면 하현 그놈은 살인죄로 바로 죽어 마땅한 몸이야.”“하지만 용천오가 방금 말했잖아. 넓은 도량으로 하현을 빼내 주겠다고 하니 나도 방해는 하지 않을 거야. 결국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