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후 무성 경찰서 정문 앞에는 사람들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진주희는 집법당 사람들과 도끼파 패거리들을 데리고 지체 없이 경찰서 정문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경찰서 수사관들은 이런 일을 할 수 없겠지만 용문 집법당과 도끼파들은 할 수 있는 일이었다.다만 상대방도 하현 측에서 보일 수 있는 수단을 미리 예측하고 있었다.그래서 양측은 서로 밀고 당기는 충돌 속에서 점점 더 많은 언론과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결국 무성의 나팔수였던 무성 방송국도 전문 기자들을 몇 명 보냈다.무성 사람들의 알 권리를 앞세워 사건의 파장을 더 크게 만들려는 수작이었다.이렇게 되자 현장은 이른바 대규모 기자회견장으로 변했다.얼마나 많은 총과 무기가 현장에 깔렸는지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있었다.만천우는 하현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것인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경찰서 입구에 많은 기자들과 임시로 설치된 뉴스데스크를 보고 있자니 만천우의 안색이 적잖이 어두워졌다.비록 현재 수집한 증거로는 하현이 결백하다고는 하지만 문제는 밖에 있는 사람들이 이 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범죄 혐의는 경찰서의 사건 처리 원칙에 따라서 확정되지만 대중이 범죄를 인정하는 잣대는 이와 다르다.그들이 보기에 사람을 죽였다면 그 사람은 범인이 되고 반드시 목숨으로 그 값을 치러야 한다.뉴스데스크 뒤에서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문자 메시지를 몇 통 보낸 뒤 양복으로 갈아입고 단상으로 걸어갔다.“살인범!”“법의 심판을 받고 목숨을 내놔라!”“사람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갚아야지!”하현이 단상에 오르는 것을 본 군중들은 일제히 소리를 높여 하현을 비난했다.일부는 썩은 계란과 썩은 채소를 단상으로 던지기도 했다.그러나 이때 미리 진을 치고 있던 도끼파 패거리들이 재빨리 우산을 펼쳐 하현이 봉변을 당하는 일을 막아 주었다.하현은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고 결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오늘 이
’10억'과 ‘1억’이라는 단위를 듣자 장내에는 고요한 냉기가 감돌았다.일반인들에게는 엄청나게 큰돈이었다.그런데 하현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돈을 내놓다니!그가 무죄라는 걸 믿게 만들기 충분한 발언이었다.요즘 세상에 이렇게 달콤하고 솔깃한 제안이라니!“거짓말! 거짓말하는 거야!”“그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야! 사람을 죽였다고!”“그가 이렇게 많은 돈을 뿌리는 것은 그가 마음에 찔리는 게 있기 때문이야!”“그렇지 않다면 뭐 때문에 이렇게 많은 돈을 내놓겠어? 하물며 그와 성 씨 가문은 별로 친분도 없는데 말이야!”숨돌릴 새도 없이 사건이 급변했다.파동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 나갔다.그러다 군중 속에서 갑자기 무도복을 입은 수십 명의 남녀가 나섰다.그들은 모두 키도 크고 실력도 좋아서 장내를 진압하고 있던 도끼파의 손길을 따돌렸다.또한 집법당 제자들은 이 낯익은 얼굴들을 보고 주저하며 함부로 나서지 못했다.“우리가 이렇게 나오도록 만들다니! 우린 모두 용호태 부당주의 가족이야! 우린 진실을 말할 권리가 있어!”“우리한테 아무 소리도 하지 말라는 건 뭔가 찔려서 그런 거 아니야?”“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날까 봐 두려운 거잖아?”“퉤! 살인범이 여기서 허세를 부리는 것도 모자라 기자회견은 무슨 기자회견이야? 정말 우리가 바보인 줄 알아?”“기자들 어딨어?! 내가 진실을 알려주지!”“사람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빚을 갚아야지! 빚을 졌으면 당연히 갚아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지!”용호태 가족들은 큰 소리로 떠들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언론사 기자들은 피를 본 상어처럼 하나같이 눈에 불을 켜고 카메라와 마이크를 돌렸다.무대 아래에 서 있던 진주희와 만천우의 얼굴빛이 살짝 일그러졌다.모든 것이 잠시나마 가라앉을 줄 알았는데 결국 또 이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이것은 결국 하현을 죽음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다분했다.죽이지 않고는 결코 멈추지 않을 심
용이국이 모습을 드러내자 하현은 엷은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아니 판을 너무 작게 만드는 거 아니야?!”“이런 판에는 용천오가 나와야 제 격이지!”“뒤에 숨어 파렴치한 소인배 노릇이나 하면서 대신 당신 같은 피라미를 보내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구도가 좀 안 맞다고 생각하지 않아?”“용천오? 판을 작게 만든다고?”하현의 말에 용이국은 언짢은 기색을 드러내며 매서운 눈빛으로 말했다.“하 씨.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지른 사건일 뿐이야. 우린 이 일에 정의를 지킬 뿐이고. 그런데 용천오가 이런 데를 올 필요가 뭐 있겠어?”“정말 가증스럽군!”“여기 피해자 가족들, 시민들, 기자들 눈빛이 서슬 퍼렇게 당신을 노려보고 있다는 걸 몰라서 이러는 거야?”“아무도 당신 말에 속지 않아!”그러면서 용이국은 자신이 ‘보고 들은 것'에 대해 간략하게 진술하는 한편 이전 영상과 증거를 제시해 현장에서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이 장면은 현장에 있던 기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일이 이 지경에까지 발전했으니 정말로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이것은 틀림없이 내일 아침 빅뉴스가 될 것이다.순간 기자들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하 선생님, 피해자 가족과 대질하실 의향 있습니까?”“당신이 결백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이 말을 듣고 용문 집법당 제자들과 도끼파 패거리들은 마치 전장에서 적을 마주한 것처럼 표정이 굳어졌다.어쨌든 그들은 하현과 한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만약 하현이 살인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다면 그들도 재수 없게 같이 오명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용호태 가족들은 분명 용이국을 지지하고 있는 듯했다.그들이 이렇게 나타난 이상 분명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왔을 터였다.“피해자 가족들과 대질하실 의향 있으십니까?”하현의 일행들이 그를 말리려 했을 때 하현은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나 하현은 바르게 행동하고 똑바로 살아왔습니다. 내
이 장면을 본 많은 사람들은 넋이 나간 듯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가 한 말이 사실이라는 것에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소리치며 울부짖는 모습은 사람들을 뭉클하게 만들기 충분했다!기자들의 눈은 피를 본 상어처럼 혈안이 되어 있었다.이 촬영으로 헤드라인은 달리 생각할 필요도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살인범은 혐의를 부인하고 피해자 가족은 피를 토한다...”하현은 상대방의 연기를 흥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이 모습은 기자들의 눈에 들어갔고 하현이 조금도 죄를 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기자들은 법의 처벌을 더욱 강력하게 주장하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다른 피해자 가족들도 잇따라 성토하기 시작했다.그들 외에서 일부 성 씨 가문 친척들과 친구들도 군중을 헤치고 나와 한마디씩 덧붙였다.다들 하현이 살인범이고 반드시 죽어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현장에 있던 기자들과 사람들은 모두 하현이 범인이라고 확신하며 격분했다.게다가 살인범이라면 당연히 경찰서에서 체포하고 억류해야 하는데 버젓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들을 더욱 분노케 만들었다.“하현, 하 선생님. 더 하실 말씀 있습니까?”“이렇게 많은 피해자 가족들이 당신을 살인자로 지목하고 있습니다!”“아직도 죄를 인정하지 않는 겁니까?!”용이국은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하현을 보고 있었다.만천구의 출현으로 하현이 혐의를 벗을 수 있게 되었다고 용천오가 말하긴 했지만 용이국은 관청과 경찰서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이 여론이라는 걸 잘 안다.여론의 압박이야말로 법의 쇠사슬보다 더 강력할 때가 있다.피해자 가족이 피를 흘리며 성토하게 하는 모습을 전파에 내보냄으로써 하현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만들려는 것이 용이국의 의도였다...간단히 말해서 하현은...어떻게 해서든 죽어야 했다!억울해하고 분노하는 피해자 가족들의 모습에 용이국은 말할 수 없이 만족스러웠다.어쨌든 그는 돈도 얼마 들이지 않고 원하던 것을
”퍽퍽!”피해자 가족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모두 단단히 각오를 하고 온 모양이었다.그들은 모두 땅바닥에 머리를 부딪히며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입이 쩍 벌어지게 만들었다.이윽고 그들의 머리에선 피가 흐르고 남자들은 나 죽는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여자들은 피해자의 영혼을 달래듯 통곡을 늘어놓았다.비명과 고성이 뒤섞여 장내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기자들과 구경꾼들은 모두 넋이 나간 모습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피해자 가족들이 이렇게 격렬하게 항의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가족이 죽었으니 그 억울함이야 오죽했으랴!매수당했다고?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인가!어떻게 약간의 돈으로 목숨을 건 이런 짓을 할 수 있겠는가?“당신들!”진주희 일행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아무리 봐도 계획한 듯한 냄새가 진동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용이국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한 사람당 겨우 오십만 원 정도, 앞뒤로 다 따져봐도 겨우 몇천만 원으로 이런 퍼포먼스를 보이다니!지금 보니 수억 원의 가치가 있는 퍼포먼스였다!역대급 할리우드 연기는 평소에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기자들은 이 장면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서둘러 셔터를 눌렀고 전후의 모든 상황을 빠짐없이 기록했다.이를 보던 사람들은 하현의 이마에 살인자라는 주홍글씨를 새기고 있었다.하현을 바라보는 그들의 표정은 썩은 벌레 보듯 능멸하는 눈빛이 역력했다.만약 현장에서 사람들을 통제하지 않았다면 분노한 군중들이 당장에라도 하현에게 달려들 기세였다.“하현,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만천우는 이 장면을 보고 얼굴이 창백해졌다.하현이 이미 뭔가를 대비했을 거라는 믿음은 있었지만 눈앞의 장면은 도무지 통제 불능이었다.군중들은 당장이라도 인간 벽을 뚫고 앞으로 돌진할 태세였다.이때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미리 써 놓은 메시지를 어디론가 보냈다.“팅팅팅!”하현이 메시지를 보낸 지 몇 초도 지
”무슨 메시지 말입니까?”용이국은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돌렸다.궁금한 기자들도 피해자 가족들이 보여준 문자 메시지를 힐끔 보았다.그러자 모두들 기자들의 표정이 그대로 얼어붙었다.모두들 마법에 걸린 사람들처럼 움직이질 못하고 멍한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볼 뿐이었다.“사람들에게 전달했던 일억 원을 철회한다고?”“일억!?”“수십 명의 가족들한테 주었던 일억을 철회한다고?”“그럼 이게 얼마야?”“도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용이국이 피해자 가족에게 인당 일억을 줬다고?”“그리고 이제 와서 그 돈을 다 빼앗았다고?”금융을 좀 아는 기자는 몇 번만 보면 이것이 어떻게 조작된 것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아마도 용이국이 먼저 은행에 가서 계좌이체를 예약했을 것이고 원래대로라면 24시간 후에 돈이 입금될 것이다.하지만 지금 예약을 철회했으니 이체도 당연히 없던 일이 된다.기자들은 웅성거리며 야단법석을 떨었고 용이국의 낯빛은 순식간에 먹구름이 가득 끼었다.“일억은 무슨? 철회라니요?”“이 돈은 내가 철회한 게 아닙니다.”“철회한 게 아니라면 돈을 주세요, 그럼!”피해자 가족들은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따졌다.“이건 우리랑 약속한 거랑 완전히 다르잖아요? 우리가 당신 말대로 하기만 하면 일억 주기로 했잖아요? 안 그래요?”“지금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데, 목숨 걸고 연기했는데 철회라니요?”“맞아요! 우리를 이용만 하고 돈은 안 주겠다는 거예요? 우릴 바보로 아는 겁니까?”한 무리의 피해자 가족들은 모두 의분에 차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다.“돈 주세요! 빨리 돈 달라구요!”“그 돈은 정말 내가 철회한 게 아니에요. 난 당신들한테 일억을 주지도 않았어요!”망자의 영혼을 목놓아 부르며 열연을 펼치던 피해자 가족들이 갑자기 달려들자 자신이 모든 계획을 완벽하게 짰다고 생각했던 용이국은 머릿속이 하얘졌다.“내가 어디에 그런 많은 돈이 있어서 당신들한테 줄 수 있겠어요?”“나
”다행히 우리는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라 미리 문자 알림 설정을 해 두었죠. 그렇지 않았더라면 우린 모두 당신한테 깜빡 속았을 거예요!”“경고하는데 우린 당신이 하라는 대로 다 했어요. 당신이 돈을 주지 않겠다면 단단히 각오하세요!”“우린 기자와 경찰서 사람들에게 우리가 방금 하현에 대해서 했던 말들이 모두 당신이 외우라고 시킨 거란 걸 폭로해 버릴 거예요!”“하현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우리한테 사주한 거잖아요!”“당신이 계약금조로 준 오십 만원이 우리 수중에 있어요. 계좌이체 기록도 있구요!”“처음에 돈을 줬을 때 그렇게 시원시원하게 주지 않았더라면 우린 당신을 믿지도 않았을 거라구요!”“용이국, 우린 더 이상 이런 연극하지 않을 거예요. 더 이상 당신한테 놀아나지 않겠다구요!”용이국은 그야말로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자신이 철저하고 치밀하게 작전을 짰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하지만 그도 더 이상 하현을 함정으로 몰아넣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향해 캐묻는 모습을 본 용이국은 얼른 곁에 있던 십여 명의 남녀들을 데리고 일어났다.“가자!”“가?!”“어딜 간단 말이야?”“돈도 안 주고? 돈을 안 준다면 아무 데도 못 가!”피해자 가족들은 용이국이 일어서는 모습을 보고 모두 득달같이 달려들었다.이 사람들도 보통 사람들은 아니었다.용이국의 경호원들과 맞닥뜨려도 절대 물러서는 법이 없었다.결국은 서로 봐줄 의사가 없는 사람들끼리 주먹다짐이 벌어지며 난장판이 되었다.진주희와 만천우는 어이없어 하며 이 모습을 지켜보았다.일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아무도 몰랐다.한 무리의 기자들은 잠시 멍해 있다가 모두 앞다투어 달려가 진상을 카메라에 담느라 바빴다.아무리 잘 쓴 드라마도 이렇게 드라마틱할 수는 없다!이 소식이 외부에 알려지기만 한다면 틀림없이 뉴스 헤드라인감이었다.하현은 자신에게 음모를 뒤집어씌우려다 난장판이 된 모습을 눈앞에서 덤덤한
모든 것은 하현이 예상한 대로였다.용이국은 완전히 망했다.일억에 눈이 뒤집힌 피해자 가족들은 모두 미쳐 날뛰었다.그들은 용이국에게 눈을 희번덕이며 주먹다짐을 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모든 음모를 폭로하고 말았다.며칠 전부터 용이국은 그들에게 연락해 오십만 원씩 매수해 현장에서 소란을 피우라고 지시했다.피해자 가족들은 용이국이 CCTV도 조작했을 거라며 피를 토했다.가짜 연기자 몇 명 섭외해 그런 영상을 만드는 것 식은 죽 먹기일 거라고 지적했다.어쨌든 이 모든 일들은 용이국의 민낯을 가감없이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하현의 결백도 증명해 보였다.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용이국의 불행이 곧 그들에겐 특종감을 선사했으니 굳이 나서서 용이국의 체면을 세워 줄 필요가 있겠는가?그들은 가장 먼저 나서서 용이국의 불행을 퍼 날랐다.간단히 말해 용이국은 이미 완전히 끝났다!...무성, 용문 무도관.마하성은 용천오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그에게 보고했다.“용천오, 용이국의 작전이 망했어.”“아주 회복되지 못할 정도로 무너졌다고.”“우리가 힘들게 계획한 모든 것들이 다 수포로 돌아갔어.”“게다가 용이국은 남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남을 모함하는 소인배로 전락했고.”“만천우는 현재 사건 수사의 주요 용의자로 용이국을 지목하고 있어!”“자칫 잘못하다간 모든 게 밝혀질 수도 있어!”“용천오, 이제 뭔가 대비를 해야 하지 않겠어?”차를 마시고 있던 용천오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마하성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용천오는 마하성의 자세한 보고를 듣고 난 뒤 얼굴에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재미있군. 하현, 하 세자, 하 당주! 역시 날 놀라게 해!”“공들여 준비한 계획이 이렇게 쉽게 무너지다니!”“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과정에서 그가 큰 거물들을 움직이지 않고 몇천 원짜리 문자 메시지로 모든 것을 뒤엎어 버렸다는 거야!”“고작 몇천 원에 말이야!”“이런 안목과 수법은 정말 쉽지 않아!”“그동안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