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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재벌 사위면 될까?: Chapter 2991 - Chapter 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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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1장

호위대 맨 앞에 서 있는 하구봉의 표정은 냉랭했다.그의 바로 앞에 서 있는 한 줄의 그림자가 뒷짐을 진 채 냉엄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하현!하구봉의 눈동자 깊숙한 곳에서 그를 향한 두려움이 일렁거렸다.애초에 그가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것은 모두 이 남자 때문이었다.하문준이 호위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더라면 하구봉은 다시 군대를 이끌고 세상 밖으로 나올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이번이야말로 하구봉은 재기의 기회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하구봉은 이번에 자신이 공을 세워 이름을 날린다면 문주 자리를 놓고 싸워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그러나 현재로선 문주 자리는 당분간 그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이런저런 생각이 하구봉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고 그의 시선도 하현에게서 자연스럽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건물 위로 떨어졌다.이 건물은 하현 일행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기껏해야 300미터 정도였다.절벽과도 같은 성벽을 타고 올라온 하현 일행 앞에 건물 가장자리에 돌담처럼 둘러쳐져 있는 벽은 더 이상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어느 날 갑자기 기습자가 철옹성 같은 성벽을 뚫고 올라올 줄은 신당류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아니면 수백 년 동안 이 신당류에 그 누구도 습격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그래서 신당류는 감히 누가 자신들을 공격하랴 하늘을 찌를 듯한 자신감에 가득 찼던 것이다.이로 인해 그들은 눈앞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못했다.심지어 건물 앞의 경비는 성벽에 있던 경비보다도 훨씬 적었고 적외선 순찰로 비춰 보니 행동도 확연히 느릿느릿했다.“하현, 우리가 어떤 임무를 맡고 있는지 잘 알고 있겠지?”하구봉이 전방을 주시하며 깊은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조직의 리더인 이의평을 잡아야 해.”“확실한 소식통이 그러던데 역시나 그가 십 년 전 그 일의 집행자였다더군!”“그를 잡을 수만 있다면 십 년 전 일은 똑똑히 밝혀질지도 몰라.”하현은 하구봉을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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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2장

그렇지 않다면 지금 하구봉의 처지로 어떻게 이런 임무를 맡았겠는가?다만 하구봉은 하현이 여기 나타난 목적을 알 수 없었다.그는 잠시 하현을 실눈으로 바라본 후에야 조용히 입을 열었다.“하현, 사실대로 말해 봐.”“당신은 항도 하 씨 가문과 얽히고설킨 관계잖아. 심지어 당신도 항도 하 씨 가문 방계라고도 할 수 있고.”“그래서 말인데, 항도 하 씨 가문 내부 싸움이 당신과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거야?”“항도 하 씨 가문의 일에 이렇게 깊숙이 개입한 이유가 뭐냐고?”“설마 외부인인 주제에 혹시 항도 하 씨 가문의 상석을 노리는 건 아니야?”“상석?”하현은 어이없다는 듯 껄껄 웃었다.“당신들의 눈에는 그 자리가 어마어마한 자리로 보이는지 모르지만 나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야...”“당신이 믿을지 모르겠지만 말이야.”“그래, 난 지금 항도 하 씨 가문 일에 개입해 있어. 왜냐하면 이 가문의 일이 대하 남쪽 문호의 안위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야.”“상석에 앉은 사람이 대하 남쪽 문호의 안위를 잘 지켜주기만 한다면.”“그게 하구천이든 하수진이든, 아니면 당신이든 난 아무 상관없어.”“내가 지금 이런 말을 해도 당신은 못 알아들을 거야.”“하지만 당신이 어느 정도 위치에 도달하면 내가 말한 게 무슨 말인지 알게 될 거야.”하현은 손을 뻗어 하구봉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거들먹거리듯 자신의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됐어, 하구봉. 이제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시간이 많지 않으니 이제 시작해야겠어.”“해가 떠 버리면 너무 늦어지거든.”하현은 말을 마치자마자 무덤덤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손짓했다.뒤에 있던 사람들 중 용전 항도 지부에서 온 정예들은 빠르게 흩어졌다.그들을 이끄는 인솔자는 다름 아닌 최영하였다.하현이 용전 항도 지부 사람들을 데려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하지만 그들은 누가 보더라도 최정예였다.용전은 줄곧 대외적으로 대하를 지켜주는 초석 역할을 톡톡히 해 왔으며 용옥,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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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3장

”퍽퍽퍽!”건물 구석에서 이따금씩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적의 습격을 눈치챈 신당류들이 반응을 하다가 목숨을 잃는 소리였다.항도 하 씨 가문의 가차없는 습격에 신당류는 큰 낭패를 보았다.주변에 건물을 지키던 사람들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하현 일행은 현대적인 건물들을 스쳐 지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는 오래된 건물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오래된 비석 하나가 앞에 나타났고 그 위에는 섬나라 문자가 번잡하게 새겨져 있었다.순간 비석 양쪽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던 섬나라 검객이 무릎에 가로놓고 있던 장도를 들어 잠에서 번쩍 깨어났다.“누구야?!”“웬 놈들이냐?”사납게 생긴 두 명의 검객은 본능적으로 일어나 굳은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그들이 본격적으로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하현이 한 걸음 나아가 오른손으로 그들을 후려쳤다.‘퍽'하는 소리와 함께 병왕급 신당류 검객 두 명이 그대로 날아와 몸을 착지하는 순간 이미 숨을 헐떡거리기 시작했다.오른손으로 뺨을 후려갈겼을 뿐인데 두 병왕급의 존재를 무력화시켜 버렸다.하현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한 방이었다.뒤에 있던 하구봉의 눈동자가 금세 움츠러들었다.하지만 하현은 멈추지 않고 하구봉 일행들과 함께 계속 속도를 높였다.곧 전방에서 소리를 듣고 온 신당류 검객 십여 명이 나타났다.그러나 신당류 검객들이 허리춤에 찬 장도를 꺼내들기도 전에 하현의 몸이 이미 그들을 스쳐 지나갔고 낭랑하고 찰진 소리와 함께 신당류 검객들의 몸이 하나둘씩 날아올랐다.하현의 전진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다.왜냐하면 그의 목적은 뚜렷했기 때문이다.이의평을 찾는 것.어쨌든 지금 덤벼드는 사람들은 신당류의 핵심 인물들이 아니었다.기껏해야 텐푸 쥬시로가 키우는 사람들일 뿐이다.여기서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가능한 한 빨리 사람을 찾아내야 했다.혹여 상대방이 도망이라도 가게 된다면 다시는 그를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를 일이었다.게다가 이곳은 텐푸 쥬시로의 본거지이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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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4장

”텐푸 쥬시로는 잘 있어?”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나가 죽으라고 해!”“병신 같은 놈! 당신도 부담없이 당신 스승 언급해도 돼!”무사복을 입은 사내의 안색이 급변했다.순간 그는 하현의 얼굴을 똑똑히 본 듯 갑자기 얼굴빛이 일그러졌다.“당신이 하현?!”“어서 해치워!”하현의 신원을 알아본 순간 무사복을 입은 사내는 쏜살같이 명령을 내렸다.그러나 안타깝게도 명령을 내리기엔 이미 늦었다.하현은 몸을 움직여 군중 속으로 뛰어들었다.여덟 명의 병왕급 검객들이 소리를 지르며 허리춤에 찬 섬나라 장도를 꺼내들려고 했다.그러나 그들이 허리춤에 손을 대기도 전에 온몸이 날아가 땅에 떨어졌다.그들의 입과 코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고 순간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무사복을 입은 남자는 낯빛이 어두워졌고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려 물러서려고 했지만 그의 동작은 이미 너무 늦었다.하현은 몸을 움직여 그의 앞에 다가와 손바닥으로 그의 얼굴을 후려쳤다.‘퍽'하는 소리와 함께 무사복을 입은 남자의 머리가 땅에 세게 부딪혔고 순간 남자는 두 눈이 뒤집힌 채 의식을 잃었다.하구봉은 이 장면을 보고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그가 멍하니 아무 말도 못 하고 서 있는 동안 하현은 이미 앞으로 나가 문을 발로 걷어찼다.주위에서 검은 그림자들이 불빛에 녹아들어 순식간에 하현 일행이 있는 곳을 향해 돌진해 왔다.이를 본 하구봉은 손을 크게 흔들었고 총을 들어 섬나라의 적진을 향해 총탄을 쏟아부었다.그러나 빗발치는 총탄도 섬나라 검객들에겐 아무 소용없었다.수포로 돌아갔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주위의 분위기를 더 살벌하게 만들어 버렸다.“이 자식들!”“섬나라 검객들이다!”하구봉은 낯빛이 일그러졌고 총알을 다시 장전하는 그의 얼굴에 땀이 흥건했다.그도 전쟁터에 나가 본 사람이다.강한 상대를 만나도 조금도 위축되지 않은 그였으나 눈앞의 기괴한 광경은 그를 긴장시키고 위기감을 고조시키기 충분했다.그제야 하구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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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5장

”어디서 수작이야!”이 광경을 본 하현은 담담하게 미소 짓다가 눈을 가늘게 떴다.곧이어 하구봉이 들고 있던 총을 빼앗은 뒤 안전장치를 풀고 망설임 없이 머리 위로 방아쇠를 당겼다.“탕탕탕!”하현의 머리 위에서 총탄이 사방으로 날아올랐다.그의 머리 위에서 몰래 모습을 드러내던 섬나라 검객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얼굴이 굳어졌다.이윽고 그들의 미간에서 한 줄기 핏물이 흘러내리더니 그대로 땅바닥에 쓰러졌다.사방에서 피가 튀는 사이 하현은 총의 방향을 바꾸어 이번에는 자신의 바로 뒤쪽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뒤편에서 또 다른 검객들이 소리를 지르며 픽픽 쓰러졌다.섬나라 검객들이 숨 쉴 기회조차 주지 않겠다는 듯 하현은 계속해서 방향을 바꾸어 가며 총구를 돌렸고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섬나라 검객들이 픽픽 쓰러졌다.“탕!”마지막 한 발이 정면을 향해 돌진했다.섬나라 검객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이 휘둥그레지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신출귀몰하던 섬나라 검객들은 순식간에 하현의 손에 죽임을 당했다.모든 검객을 소탕한 후 하현은 총을 들어 하구봉의 손에 다시 던지며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갔다.“쾅!”하현이 발길질을 하며 문을 열었다.그러자 마치 궁정과도 같은 내부가 눈앞에 펼쳐졌다.“솩!”칼날이 번쩍하며 눈앞에서 나무 문이 두 동강이 났다.살벌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텐푸 쥬시로는 섬나라 장도를 들고 서서 하현 일행을 맞았다.“제법 대범하군. 감히 우리 섬나라 신당류 본산을 쳐들어오다니!”“죽고 싶어?”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텐푸 쥬시로, 내가 말했잖아. 당신 찾으러 오겠다고.”“하현?!”텐푸 쥬시로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그러나 그는 이내 덤덤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하현, 멀리서 날 보러 오셨는데 마중을 못 나가서 미안하게 됐어.”“당신이 미리 말만 해 줬으면 우리 부하들한테 융숭한 대접을 하라고 했을 텐데 말이야.”“그럼 지금처럼 미안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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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6장

순간 하현의 시야에 살벌한 기운이 가득 들어왔다.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칼은 마치 지옥에서 마귀가 튀어나온 것처럼 섬뜩한 기운을 몰고 왔다.신당류 검객은 역시 만만찮은 상대는 아니었다.텐푸 쥬시로는 확실히 전신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하현은 손가락을 튕기며 본능적으로 재빠르게 뒤로 물러섰다.“촹!”양측의 공세가 부딪히자 낭랑하고 맑은 소리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파도처럼 음파를 타고 칼소리가 파동을 일으켰고 하현은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비록 하현은 텐푸 쥬시로를 과소평가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보여준 신당류의 실력은 확실히 지난번보다 강한 것 같았다.지난번 패배 이후 분명 텐푸 쥬시로는 뼈를 깎는 아픔으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것 같았다.텐푸 쥬시로가 오늘 보여준 실력은 확실히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었다.하현은 땅바닥에 떨어진 섬나라 장도를 집어 들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텐푸 쥬시로, 당신이 최근에 열심히 연마를 한 것 같지만 나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어.”전생의 신이든 최고의 영웅이든 하현의 눈에는 별반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그래?”“그럼 어디 한번 해 보시지!”텐푸 쥬시로의 안색이 일순 굳어졌다.오랫동안 준비한 방법이 허사가 될 줄은 몰랐다.다만 상황이 이쯤 되자 텐푸 쥬시로도 더 이상 자신이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하현이 하구봉과 함께 이곳에 온 것은 이미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걸 의미한다.텐퓨 주시로는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합을 넣듯 가벼운 추임새를 넣은 뒤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다가 갑자기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돌진했다.“촹촹촹!”이번에는 텐푸 쥬시로의 동작이 아까보다 조금 빨라졌다.그는 단숨에 섬나라 장도를 휘둘렀다.칼날에 서린 매서운 기운이 사방으로 흩어졌다.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처절한 광경을 예고라도 하는 듯 맹렬하게 번쩍였다.하현은 오른손을 들어 섬나라 장도를 휘둘러 텐푸 쥬시로의 칼을 단번에 막아냈다.하현은 결코 서두르지 않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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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7장

”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군. 고수는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아.”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고 순간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디며 손에 든 섬나라 장도를 휘둘렀다.천하의 무공은 그 무공이 강하면 무너뜨리지 못하는 것이 없고 빠르면 부수지 못하는 것이 없다!텐푸 쥬시로의 번잡스러운 칼놀림과 달리 하현의 칼놀림은 빠르고 매서웠다.단번에 허공을 가르는 하현의 칼이 순식간에 텐푸 쥬시로의 눈앞에서 칼춤을 추는 듯했다.자신만만해하던 텐푸 쥬시로는 순식간에 안색이 변했다.하현의 칼놀림이 이렇게 화려하고 매서울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순식간에 식은땀이 텐푸 쥬시로의 온몸을 적셨고 그는 소리를 지르며 하현의 칼을 막기 바빴다.“촹!”하현이 휘두르는 섬나라 장도의 칼날이 여기저기 무지갯빛 부채살을 수놓았다.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린 텐푸 쥬시로는 더 이상 하현의 매서운 칼놀림을 막을 수 없었는지 얼빠진 얼굴로 뒤로 물러섰다.도저히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다.아무리 생각해도 하현의 칼놀림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단순한 칼놀림이 아니었다.산과 바다를 뒤엎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집념이 가득한 그의 심정이 고스란히 칼날에 묻어 있는 것 같았다.그 어떤 독기도, 집념도 하현 앞에서는 막아설 재간이 없을 듯했다.텐푸 쥬시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하현이 항성에서 보여 주었던 실력은 빙산의 일각이었음을 그는 이제야 깨달았다.허공을 가르는 하현의 칼놀림은 그야말로 전설 속의 무아지경 그 이상이었다.“말도 안 돼!”“당신이 아무리 모태부터 수련을 했어도 이 지경에 이르진 못했을 거야!”“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섬나라 검객들이 문을 내닫고 수련에 온 힘을 기울였어.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텐푸 쥬시로가 소리쳤다.말할 수 없는 압박감과 죽음의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한 것이다.순간 그는 무의식적으로 손에 든 섬나라 장도를 휘두르며 쏜살같이 뒤로 물러났다.“촹!”칼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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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8장

”뭐? 당신이 이의평이라고?”하구봉은 어리둥절해하며 얼굴 가득 험악한 기색을 떠올렸다.“당신은 섬나라 신당류 종주이자 일대의 검객이야. 섬나라 10대 검객 중 하나라고!”“그런데 당신이 어떻게 ‘비명횡사'의 우두머리일 수가 있어?”텐푸 쥬시로는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만약 내가 이의평 본인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당신들이 온 목적을 단번에 알아챘겠어?”이 말을 듣고 하현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방금 어렴풋이 눈치채긴 했었지만 텐푸 쥬시로가 자신을 이의평이라고 밝히자 여전히 약간의 의아함이 남았던 것이다.“좋아. 당신이 이의평이라면 내가 묻는 말에 답할 수 있겠군.”하구봉은 날카로운 눈빛에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십 년 전 문주의 아들을 죽인 사람이 당신이야?”텐푸 쥬시로는 눈꺼풀을 살짝 움찔거리며 입을 열었다.“당신 하구봉, 맞지?”“내가 범인이길 바라? 아니면 아니길 바라?”“탕!”하구봉이 손을 들어 텐푸 쥬시로의 어깨에 총을 쐈다.선혈이 흩날리고 텐푸 쥬시로는 죽을 듯이 끙끙거렸지만 비명은 없었다.텐푸 쥬시로는 당연히 피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게 무슨 의미가 있으랴!하현은 손을 쓰지 않았지만 텐푸 쥬시로는 잘 알고 있었다.만약 자신이 반항한다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뿐이라는 것을.텐푸 쥬시로가 자신의 정체를 폭로한 이상 그는 자신이 쉽게 죽고 싶지 않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었다.비록 조그마한 기회라도 있다면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생명줄을 잡고 싶었다.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그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은 것이다.이런 텐푸 쥬시로의 모습을 보며 하현은 하구봉의 동작을 말리지 않고 그저 담담히 텐푸 쥬시로의 표정을 지켜보며 일생일대의 검객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었다.하구봉은 또 한 번 방아쇠에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그리고 나서 몇 걸음 앞으로 나가 텐푸 쥬시로의 이마에 총부리를 겨누며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텐푸 쥬시로, 허튼수작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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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9장

텐푸 쥬시로의 말에 잠시 어리둥절해하던 하구봉은 얼른 정신을 다잡았다.“개자식! 배후가 누군지 어떻게 모를 수 있어?”“자신이 이의평이라고 실토했는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느냐고?”“이 자식!”“퍽!”하구봉이 발작에 가까운 포효를 채 끝마치기도 전에 하현은 텐푸 쥬시로의 이마를 손바닥으로 후려쳐 일생일대의 검객을 그 자리에서 기절시켜 버렸다.손을 거둬들이며 하현은 휴지를 꺼내 손가락을 닦았다.“지금은 그런 걸 물을 때가 아니야.”“항성에 돌아가면 얼마든지 추궁할 수 있어.”“그가 당신과 이런 쓸데없는 말을 주고받는 건 단지 시간을 끌기 위한 수작에 불과해.”“가자!”하현의 명령과 함께 하구봉도 냉정도 되찾았다.텐푸 쥬시로가 불러들인 신당류 고수들이 들이닥쳐 그들을 포위하기 전에 하현 일행은 호위대들을 이끌고 뒷산으로 대피했다.동시에 최영하가 아까 미리 파놓은 함정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하현 일행은 누구보다 철저했고 떠나면서 함정을 폭파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여기저기서 모인 신당류 고수들은 넘어지고 서로 얽혀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그 사이 하현 일행은 무사히 자취를 감추었다....아침 7시.항성 빅토리아항.이른 아침 항성 부둣가는 오가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그래서 다행히도 검은색 요트 몇 척이 접안했을 때 주위에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곧 호위대 사람들은 한 번도 나타난 적이 없던 것처럼 소리없이 어디론가 사라졌다.요트 선실에 남은 사람은 하현, 하구봉, 최영하 세 사람뿐이었다.거꾸로 묶여 선실 바닥에 손을 향하고 있는 텐푸 쥬시로를 바라보던 하구봉의 얼굴에는 벅찬 감정이 끓어올랐다.어젯밤 지시를 받았을 때만 해도 정말로 사람들을 데리고 천 리를 건너 섬나라로 달려가 십 년 전 그 일의 주범을 데려올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그러나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고 이제야 항도 하 씨 가문의 셋째 아들네도 하문준에게 어느 정도 해명을 했다고 볼 수 있다.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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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장

하구봉은 눈을 반짝거리다가 고개를 들어 눈을 게슴츠레하게 떴다.“하현, 내가 상석에 오르면 항성과 도성의 안정을 보장할 수 있어.”“노국이든 섬나라든 아무도 항성과 도성에 와서 함부로 할 수 없을 거야. 장담해.”“이렇게 된다면 내가 상석에 올라갈 기회도 있을까?”하구봉의 진지한 표정을 보며 하현이 입을 열었다.“도대체 당신의 이 용기와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당신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거지?”“하구천이 상석에 올랐다고 해도 그렇게는 안 될 거야.”하구봉은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삐죽거렸다.“나와 하구천은 달라.”“하구천이 가장 좋아하는 일은 모략을 짜는 거야!”“그는 모든 것이 자기 손아귀에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야. 그걸 위해선 외부의 힘을 빌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지!”“외부의 세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항도 하 씨 가문 내부에서 그를 반대하는 소리도 쉽게 억누를 수 있기 때문이야.”“그가 항도 하 씨 가문에 집권하면 항도 하 씨 가문뿐만 아니라 항성과 도성도 불안정해지는 이유가 바로 그거야.”“외부에서 빌려온 힘에는 결국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지.”“하지만 나의 이념은 하구천과는 달라.”“내가 만약 상석에 오른다면 섣불리 가문 전체를 장악하지 않고 천천히 차근차근 해나갈 생각이야.”“아마도 속도는 느리겠지만 기본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가문을 끌고 나갈 수가 있지...”하현이 웃으며 말했다.“생각도 좋고 방향성도 좋은데 당신은 운이 좀 좋지 않다고나 할까?”“그 길에서 하수진이 당신보다는 훨씬 빠르고 멀리 갈 수 있기 때문이야.”“문주가 지지하는 사람과는 비교가 안 되지.”하구봉은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하현, 그런 말 하면 재미없어...”“하수진도 나쁘지 않지만 결국 하수진은 딸이라는 걸 잊지 마.”“하수진이 잠시 상석에 오른다고 해도 문주의 미봉책에 불과해!”“문주께서 훗날 후사를 보지 않는 한.”“나중에 항도 하 씨 가문의 권력 이양에는 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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